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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불황이면 노동자가 참아야 한다?

내수 시장 침체, 유가 상승, 실업문제.. 방송을 보다 보면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적이 없었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아침 MBC 에서는 LG정유 파업에 대한 기획방송을 내보내면서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파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이 파업실패의 요인이었다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렸다. 사람들은 노동귀족들의 기득권 수호에 대해 불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오호라~ 경력 11년차의 노동자 가족 5명이 24평아파트에서 모여 사는 것이 '귀족'이라면 단칸방에서 밥이나 먹는 사람들은 모두 중산층이겠군.) 마침 바로 앞에는 여름휴가를 떠난 피서객조차 비용을 아끼려고 집에서 음식을 싸오거나 텐트나 심지어 자동차(!)에서 자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방송하였다. (얼마나 어려우면 며칠씩밖에 휴가를 가지 못하고 휴가 가서 마음껏 돈도 못 쓰고 있나에 대한 리포트의 동정어린 말에 공감해야할지... 참고로 얼마전 한 보육교사는 상담에서, 몸이 아파 병가처리를 해달라는 요청을 원장이 묵살하는 바람에 1년에 4일밖에 없는 연가를 고스란히 집에 누워 보내, 여름휴가가 하나도 없는 것을 하소연하였다.) 한국과 같이 영세자영업의 비율이 높은 산업구조에서는 내수시장의 침체는 바로 경제위기의 주요요인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피서지에서 돈도 안쓰고 백화점에서 새 옷도 안사니 이만 저만 큰일이 아니란다. 그런데 이런 저런 방송을 보다가 드는 한가지 의문은 그렇다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인데 그 소비는 노동자가 제대로 임금을 받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얼마전 광주에서 체불임금 2천여만원을 받기 위해 고공(크레인)농성을 벌인 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왔다.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는 대답없는 메아리이고 노동자들은 언제 짤릴지모르는 불안감에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데 무슨 수로 소비 촉진? 지갑에 든 것이 있어야 지갑을 풀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자본은 경기가 어려우니 잠시(?) 참으라 한다. 이런 이상한 논리가 가능한 세상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 ** 사족으로 한마디 더, 그래도 이라크에 군대 보낼 돈은 있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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