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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대학동기를 모이는 카페에 갔다가 누군가 올려놓은 시를 봤다.
마치 나를 위해 써놓은 것 같은 캐스트너의 시.
세상이 뜻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더욱 기를 쓰고 계획을 세우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 애 태우고
그리고 평가하면서 좌절하고...
그러면서 점점 더 경직되어 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새해에는 좀더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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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밤에
에리히 캐스트너
온갖 계획으로
일 년을 꽉 채우지 마십시오.
마치 병든 말에게 넘치는 짐을 싣듯이
너무 많은 부담을 지니게 되면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답니다
계획이 불어나면 불어날수록
행동하는 것은 더욱더 힘들어지지요.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겠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된다구요!
부끄러워하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수천 가지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정말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그것은 오히려 해가 된답니다.
계획을 버리세요!
그리고 그냥
시작해 보는 겁니다!
* 이 글은 푸른 솔님의 [건강 불평등1.] 에 관련된 글입니다.
오늘 경제학자와 보육의 공공성 문제에 대해 설전을 벌였지요.
"성장과 효율"은 결코 "분배와 형평"과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더군요.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일부 이야기 해주었더니
그 문제는 경제학으로 대답할 수 없겠는데요 하더군요.
이야기 할 수 없다면 다른 대안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경제학자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시장경제에 대한 이들의 신념이 너무나 확고해서 다른 시스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은 전혀 생기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경제학'만으로 또는 '시장경제'로 이야기 할 수 없는 문제까지
경제논리를 들이대는 걸까요?
동구권 몰락이후 불완전하지만
자본에 의한 시장경제만이 유일한 현실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네요.
인간의 역사에서 유일한 것이 진정으로 존재하는지.
지금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수긍해야 하는 건지.
'변화'란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믿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연초에 어머니가 고협압으로 쓰러진 후
부모님도 역시 세월을 비켜가지는 않는구나 새삼 느끼고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포기하면서
나에게 학력이란, 공부란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지고
보육교사회에서는 드디어 보육노조를 만들고
나이 마흔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셀럼, 기대와 걱정이 모두 들고..
머리로만 알았던 세상을
몸으로 느껴볼 기회를 가진다는 건 내 인생의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예전같지 않은 체력과 나이먹음으로 오는 삶에 대한 책임은 갈수록 만만하지가 않다.
친구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에게 " 고생많지? 힘 내라! 한해동안 수고했다." 격려도 하고
아니, 그저 반가운 얼굴보고 숨이라도 돌려보면 좋겠구만
시간은 항상 부족할 따름이다.
모든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는 '새로움'이다.
늘, 뭔가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그전과는 다르리라는 약속을 한다.
어찌보면 이건 우리 역사의 불행한 면일 수도 있다.
지나간 역사와 활동을 부정하고
다른 사람의 업적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니...
우리가 온전히 믿음직한 역사와 사람을 갖지 못한 탓일 수도 있으나
그 안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성과와 한계, 과제는 늘 하나일 수밖에 없고
냉정한 평가가 의미있는 것은
수정을 통해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기약속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면에서 과거에 대한 집착이 새로운 길을 가는데 발목을 잡기도 한다.
특히 그것이 자기의 청춘의 증거였을 때는 더욱 그렇다.
계승과 발전, 한계극복, 혁신.. 언제나 듣는 말이지만 언제나 어렵다.
매년 연말이면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평가회의를 한다.
사업의 목표와 방향은 무엇이었고
계획에 따라 진행한 것과 못한 것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그 결과는 사업의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평가를 진행한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나의 인생에서 이번 한해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성과와 과제를 남겼는지.
나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그걸 통해 세상과 동료들에게 조금쯤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성적표를 받아 든 아이처럼 걱정이다.
혹시, 더 할수 있었는데 쉽게 포기한 것은 없는지?
혹시, 그만했어야 했는데 과욕을 부린것은 없는지?
계획대로 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한해의 성적표가 내 남은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댓글 목록
san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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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들어요... 이 시!산오리도 항상 '무계획 이 계획'이라면서 살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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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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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냥 시작해보렵니다~~ ^^;;;새해에는 보육노동자들의 승리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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