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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6
    자야한다.(2)
    일어나
  2. 2007/09/03
    두근 두근~(5)
    일어나
  3. 2007/08/28
    아이고...아이고...(8)
    일어나
  4. 2007/08/20
    문득...(2)
    일어나
  5. 2007/08/15
    모질라.(7)
    일어나
  6. 2007/08/02
    닭들의 천적(2)
    일어나
  7. 2007/07/26
    아기의 성질(8)
    일어나
  8. 2007/07/20
    마음이 무겁다(6)
    일어나
  9. 2007/07/15
    아기의 성별(6)
    일어나
  10. 2007/07/12
    이제 백일이 되었다(6)
    일어나

자야한다.

자야한다. 자야한다. 자야한다.

 

지금 조금 더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버티다가 낼 하루종일 고생한다.

게다가 낼은 남편이 회식이라고 늦게 온다.

 

덴장!!

그 동네는 왜 그리 바쁜게냐?

다 일이니 머라 할 수 도 없고~

 

그치만 나두 일을 해야 한단 말이닷!!

(근데 왜 안자구 블질이냐굿!)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놀고싶다.

특히 응모도 안한, 당연히 당첨도 안된 산오리님의 이벤트 관련 관악산 산행이 

정말 정말 땡긴다.

 

불가능한 일이 하고 싶다는 게지.

일이 안된다는 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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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드디어!!

여태까지 함께 아기를 돌보던 사람이 출근을 시작한다.

 

그건,

이제 적어도 일주일에 오일간 열두시간은 나 혼자서 연서를 돌봐야 한다는 얘기지.

아니, 당분간은 일주일에 이틀은 시댁에서 봐주시기로 했지.

하지만 그때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의 출근이 여러가지로 잘 된 일이고 축하할 만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많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아직 일도 끝나지 않았는데,

아직이 뭐냐, 끝날려면 멀었다. 흑~

 

돌아보면 그 사람이 함께라서 지금까지 별탈없이 잘 왔다.

아마도 혼자 아기를 돌봐야 했다면 벌써 몇번이나 몸이나 마음에 공황상태가 왔었을 거 같다.

특히 백일전의 시기는 생각만으로도 아득하지..

 

마음 같아서는 계속 집에서 함께 보그작 거리고 싶지만,

욕심이다.

 

자, 대충 대충 잘 지내보자.

 

당신도 새로운 일터에서 즐겁게 일 하면 좋겠구,

집에 와서는 연서 열심히 돌보셔!(그래봐야 그가 집에 오면 연서는 곧 잔다)

 

글고 연서야,

인제 엄마랑 둘이 잘 지내보자.

 

나도 일 끝날 때까지는 비상모드 작동이닷!!

 

아, 떨려라.

두근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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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아이고...

요 며칠 아기가 계속 밤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백일 전으로는 밤에 잠이 들면 여섯시간 정도를 내리 잤고,

백일 이후로는 적어도 일곱시간, 운이 좋은 날은 아홉시간도 내리 잤었는데

며칠동안 세시간이나 네시간마다 깨는거다.

첫날은 오늘은 왠일이지? 이랬는데 며칠을 계속 그러는 걸 보니 짚이는 게 있다.

 

젖이 부족해서인거다. 흑흑~~

그러고 보니 낮에도 젖을 물고 있는 시간이 확실히 늘었고(거의 두배로),

먹고 나서도 계속 찡찡거린다.

이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결국 걱정이 현실이 된 거다.

한달 정도를 밤에 잠을 안자고 낮에 조각잠으로 연명하다 보니 피곤이 쌓였고,

그러면서 젖이 줄고 있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결정적으로 지난주 내내 촬영이 있어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못했다.

하루 여섯번 먹이던 것을 두세번정도만 젖을 먹이고 나머지는 얼려논 젖을 먹였다.

밖으로만 돌아다니니까 그동안 젖을 짜지도 못하고

(유축을 해도 보관도 안되니까 그럴 생각을 처음에는 못했는데

나중에는 유축을 하려고 해도, 장소니 뭐니 전혀 여건이 되질 않았다)

집에서 나가기 전이나 들어온 후에 열심히 아이에게 젖을 물린다고 물리고,

아이가 잘때는 유축을 열심히 했는데도 일주일 만에 현저하게 줄었다.

생각해보니(수유일지를 들여다보니) 이번달에는 아이 몸무게가 한달동안 오백그램도 안늘었다.

글고 최근 이주동안은 백그램도 안늘었네. 이런 이런...

 

 

아이한테 충분하다고  느껴질만큼 젖양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노력과 고생을 생각하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아이가 일개월 무렵이 되었을 정도부터 한 한달정도는 정말 젖양을 늘리기 위해 '일로매진'했었다.

하루에 몇번씩 미역국을 먹었고(남편이 끓여대느라 고생이었지)

돼지발 같은 것들을 삶아서 먹었고(시어머니가 해주셨다)

물이나 쥬스를 달고 살았다.(이걸 먹으면서 이것들이 젖이 되라고 되뇌이고 되뇌였었다. 덕분에 물을 많이 마시는 버릇은 확실히 든 것 같다.)

근데 또!! 이런일이 생기다니...

 

이번주부터는 지난주만큼 자주 밖으로 돌지 않아도 되니까 다시 젖이 늘겠지라고 기대한다.

근데 담달부터는 남편이 출근을 하게되면 일주일에 두세번은 시댁에 맡겨야 하는데

젖이 제대로 나와줄지 정말 걱정이다.

안되면 혼합수유를 해야 되는건가.

분유값, 너무 비싸다고 하던데... 흑흑...

 

이번에 느낀 건데 직장맘들이 모유수유를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도 그럴거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정말로 안되는 일이구나.

 

근데 이상한 건 나는 이렇게 피곤한데도

그동안 몸무게가 일키로가 늘었다.

뭐냐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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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오늘 문득 생각하게 된 것들...

 

이랜드 동지들 임금관련해서...

언제더라, 2000년이던가 2001년 초던가, 그때도 비정규직 관련해서 이랜드가 투쟁하고 있었다.

투쟁하던 동지들 인터뷰하다가 한달 임금이 70만원 정도인걸 알고 깜딱!! 놀랐었다.

내 주변사람들도 안믿었다. 그런 대우 받으며 그거 받는게 말이 되냐고!!

오늘 일하다가 딴짓하면서 이런 저런 기사를 읽다가 봤네.

한달에 90만원정도 받고 일했다고 하는 이랜드 재벌의 비정규직 동지들.

그나마 일자리라도 보장되었으면 했다고...

어쩜 이렇게 하나도 안 변하니...

 

그러고 보니 2002년 금속비정규직 작업하면서 현장들을 쭈욱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현장의 비정규직 동지들(주로 사내하청노동자들이었다)을 보면서,

내가 부끄러워졌었더랬다.

현장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고 고단하게 느껴져서...

그러면서 정말 제대로 살아야겠다고,

일을 할려면, 적어도 어디가서 운동한다고 얘기할 수 있으려면,

지금 이 사람들에게(활동가들이 아니라 현장의 노동자들이었다.)

지금처럼 미안한 느낌이 들게 살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그런 마음들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그냥 그런저런 관성으로 살아진다.

 

 그리고 2006년 공무원노조집회에서 본 것...

연대단위가 거의 없었는데 학교비정규직노조에서 왔더라.

웅. 작년에 학비에서 뭔 일이 있었더라? 생각해봤는데

학교비정규직은 방학이면 늘 뭔일이 있었고(방학이 되면 학교비정규직 동지들을 해고한다),

그 단위는 전교조에서 받아야 하는데(내 생각이다) 전교조에서 그럴 생각이 없으니,

그래도 개중 가까운 전공노에 연대를 온 것이리라(이 또한 내 생각이다.)

 

 

 

....

글쎄... 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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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

모질라, 모질라, 시간이 모질라.

 

처음 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한 생각이었다.

작업규모나 내용, 중요성(안 중요한 작업이 어디 있겠냐마는)을 고려해보면,

작업기간이 너무 짧다는 거였다.

 

그런데도 처음 시작이나 대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끌었고,

(이건 순전히 내 탓만은 아니니 조금 위안이 될려나? 쳇, 결국 마찬가지지 뭐가 위안이냣!!)

이제 색인 작업도 다 하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캡쳐를 시작했다.

아직 필요한 영상자료들도 다 구하지 못했으니. 헐~

 

근데 어쨋든 캡쳐를 시작하니,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위원장 누구, 임원 누구, 활동가 누구, 가 아니라 조합원들 말이지...

초기, 노동조합을 만들기도 전에 그들의 표정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저, 반짝반짝 하는 표정을 가지고 집회에서 즐거워 하던 사람들 중에서

지금 조합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누구누굴까,

아직도 노동조합에 대한 희망을 그때만큼 가지고 있을까,

그동안의 투쟁에서 짤리거나, 피해를 본 사람들은 또 얼마나 될까,

뭐 그런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작업은 일단 시작하면(시작하기 전에는 별로 땡기지 않던 것들이라고 해도)

애정이 생기고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작품을 뽀다구 나게,  완성도 높게 만들고 싶다는 건 아니구

어쨋든 필요에 의해서 만드는 거니까 그 필요가 잘 채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는 거다.

 

이 작업은,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아서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지만,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조급함도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고 싶어서 한 거였다.

 

시작하고 나니,  지금 이 사람들에 대한 애정까지 생겨서,

더 잘하고 싶다.

이걸 보고 사람들이 지난 투쟁들을 떠올리고,

다시 힘을 받았으면 한다.

 

정말 잘 만들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촉박해.

아무리 따지고 따져도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단 말이쥐.

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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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들의 천적

얼마전 중복날 날도 더운데 그냥 지나가기 뭐해서 닭을 한마리 사다가 백숙을 해서 먹었다.

국물도 계속 밥말아먹고...

이틀뒤 마트에 갔더니 닭을 너무나 싸게 팔길래(큰거 한마리가 이천육백원이었다),

이런 물건은 사줘야지 하고 낼름 들고와서 또 백숙을 해먹었다.(맛은 무척 없었다. 살이 넘 퍽퍽해서)

하루 건너 시댁에서 저녁먹으러 오라하셔서 갔더니 닭도리탕을 많이 해놓으셨다.

우리식구만 가서리(보통은 아가씨네 식구들-두가족 합이 7명이다-이 함께 모이는데 이날은 두 가족이 모두 안오셨다) 닭도리탕이 엄청 남았다.

시어머니가 남은 거 다 싸가라고 하셔서 오늘까지(아니 날이 바뀌었으니 어제까지구나) 먹었다.

근데 밤에 남편이 출출하다고 해서 치킨을 시켜서 둘이 몽땅 먹어버렸다.

 

닭만 먹고 사는 거 같다.

 

(정세가 정세인지라 이런 쓰잘데기 없는 포스팅을 하는게 좀 그렇다.

근데 요즘 일때문에 스트레스 만빵 받고 있는지라, 기분전환용이다.

근데 뭐가 기분전환이 된거지? 알수 없다. 몰라. 배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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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성질

한동안 나의 육아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베이비 위스퍼’에 따르면 연서는 씩씩한 아기가 아닐까싶다(이 책을 알게 해준 바리님,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을 사준 사막은님. 넘넘 고맙3)

근데 솔직히 좀 헛갈리기는 하다.

어떤 때 연서는 모범생아기 같기도 하고(차마 천사아기 같다는 말은 몬하겄다. 아가야. 흑흑~)

예민한 것 같기도 하고(아주 가끔씩만 그렇다. 예를 들어서 혼자서 잘 놀다가도 엄마나 아빠가 눈에 띄면 그때부터 운다)

심술쟁이 아가라고는(실은 얘는 정말 그렇지 않을까?) .... 생각지 않으련다.


암튼 뭐 대충 육아책에 나와 있는대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크고,

(이건 육아책에 안나와있지만) 잘 울고불고 하니 그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것이 평소에는 보통의 아이(?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처럼 잘 지낸다 싶은데,

가끔 한번씩 난리를 피우면서 성질을 부리는 때가 있다.

아직 지 손도 제대로 못 빠는 아이가 난리를 피우며 성질을 부리면 얼마나 부리냐 싶겠냐마는 그게 그런게 아니다.

어르고, 달래고, 안고, 유모차도 태우고, 차도 태우고, 그냥 몇 시간이고 울리기도 하고(그래봐야 한시간이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지가 울고 싶은 만큼 울어야 진정을 한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다 해본 건 아니다.

근데 이런 과정, 저런 과정을 다 겪어본 경험에 의하면 한 번 성질이 나면 대충 속수무책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아기가 성질이 나기 전에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근데 아기의 욕구는 먹는거랑 노는거랑 자는건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해서 난리가 나는 경우는 주로 잠을 제대로 못재우는 경우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잠을 못자는 건데, 부모가 잘 재워주지 못하면 그건 고스란히 부모가 고생이다(주로 엄마지!!)

그러니까 잘 재워야 하는데 가끔 그걸 못할때도 있거든? 아가야?

(가끔 젖먹이는 걸 깜빡하는 경우도 있다. 딱 한 번 그랬다)


암튼. 주로 보통때의 연서를 보는 사람들은(시댁식구들이나, 우리집 식구들이나, 지인들이나 모두들) 아기가 그래도(나름대로는) 순하다고들 한다.

에미 에비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다가 애가 성질을 부리는 걸 본 사람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그러면서 모두들 엄마 닮았네, 라고 한다.(생긴건 다 아빠랑 똑같다고 한다)

이 부분에선 아빠는 공감하고 엄마는 부정한다.(근데 강한부정은 못한다. 찔리기는 하기에...)

한번은 아기가 성질부리는 걸 보지 못한 지인이(아주 친한 언니다) 내가 아기가 무지하게 성질이 나쁜것 같다고 하니


“그건 니가 포기해야지. 니 앤데 어쩌겠니?”라고 하더라.


OTL... 좌절이다.


아이가 성질머리가 못된 것은 나쁘지 않다.

이 험한 세상을 그 성질머리라도 있어야 살아가지 않겠니?

근데 그 성질머리를 니 부모한테 부리지는 말아다오.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데 말야.


박연서!! 

너 지금이니까 봐주지 좀만 더 크면 국물도 없어.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걸 엄마가 알려주마!

기둘려라~~

 

근데 원래 애들은 이렇게 죽기살기로 울기만 할 때도 있나여? 

(슈아, 이글을 보면 알려줘. 미루도 그래? 미루는 안그런거 같어. 오늘 왕좌절이었어.

오죽하면 애아빠가 애를 주욱~~ 울리자고...)

 

피에쓰; 이렇게 쓰고 보니 육아책을 굉장히 많이 본 거 같다.

그치만 위에 쓴 베이비 위스퍼랑 삐뽀삐뽀 119랑(둘다 대박이었다. 바리와 사막은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엄마 난 아직 뱃속이 그리워요랑(얘는 백일즈음에 읽었는데 좌절이었다. 아주 유익하긴 한데 애기 낳기 전에 읽어야 한다!! 두달정도까지가 유효기간인 책이다) 황금색 똥을 누는 아기가 전부다. '황금색 똥~'은 내돈주고 산 책인데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누군가 권해서 암 생각없이 주문했는데 책이 와서 저자를 확인한 순간 물르고 싶었고(내가 싫어하는 인간이다) 돈이 아까워서 읽었는데 이건 보통의 부모(임산부가)가 공감하긴 아주 힘든 책이다. 돈이나 시간이나 정성이(이건 돈과 시간과 마찬가지의 의미다) 아주 많으면 가능하기는 하지만 그나마 몇몇 부분은(오곡을 먹이라거나 신생아시기에 굶기라거나 등등 시도해보지도 않은 거긴 하나) 맞지 않는 얘기라네..

암튼 이것뿐이다. 황금똥빼고는 성공인데 너무 성의가 부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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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겁다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많이 망설였는데 하기로 결정했다.

장편작업도 아니고, 한 두달(아마도 두달이 좀 넘게 걸리지 싶지만) 바짝 하면 되는 일인데

맘에 걸리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크게 걸리는 건 역시 아이문제다.

아이에게 나중에까지 미안해지는 건 아닐까 싶은데,

현재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이것 저것 걸리는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니 마음에 조바심이 가득해진다.

담주 월요일이나 늦어도 화요일 오전까지는 일차 구성안이 대략적으로 나와줘야 하는데

아직 문서자료도 다 찾아내지 못했다.

문서자료 찾고, 다 읽어보고 정리하고 해야 하는데

오늘도 내일도 오후에는 나가야 하고

(오늘은 동생한테 프린터를 얻으러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고,

내일은 시댁에서 저녁을 먹으러 오라신다.)

모레인 일요일에는 아누아르 동지 환송회가 있어서 남편이 거기 가봐야 한다.

그러면 연서를 내가 온전히 봐야 하니 일을 할 수가 없다.

 

이랜드는 곧 침탈당할 것 같다고, 연대 오라고 문자 메시지가 날아오고 있고...

 

그 와중에 남편이 이랜드엘 다녀올까 하고 말을 꺼낸다.

아마도 그 시간에는 아이가 계속 자니까 자기는 다녀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꺼낸 말이었을꺼다.

근데 그 얘길 듣고 나는 짜증이 확 올라왔고 남편에게 그걸 고스란히 쏟아냈다.

 

'구성안 잡아야 하는데,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당신이 거길 다녀오면 아침에 일찍 온다고 해도 자야 할 것 아니냐,

그럼 내가 아이를 계속 봐야 하는데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

뭐 이런 얘기를 짜증을 잔뜩 섞어가며 해댔다.

 

머쓱해하던 남편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나는 그렇지 않아도 무거웠던 마음이 훨씬 더 많이 무거워졌다.

사실 나도 가고 싶었단 말이다.

지금 이랜드 투쟁은 한통계약직 동지들 투쟁을 생각나게 하는, 마음이 짠한 투쟁이다.

킴스클럽 강남점은 결혼 전에 내가 살았던 동네에 있고,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다녔던 곳이다.

뭐 그거랑 상관있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가보고 싶은 마음,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가득한 상황이지만

도저히 갈 수 없는 일이라 포기하고 있었던 거다.

 

일도 일이지만, 아이 때문에 내가 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아졌다는 게 불편했던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안좋았던 시점에서 남편이 혼자 갈까 하는 얘기를 하니까 화가 났던 것 같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었달까.

난 아이 때문에 당연하게 포기하고 있는 일을 남편은 나만큼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얼마전에도 이런 일이 한 번 있었다.

그때도 며칠을 연달아서 남편이 집회를 나가는데 내가 화를 낸 적이 있다.

 

"나두 집회 가고 싶고, 갈 수 있거든? 왜 자기만 가야 되는데?"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여전히 폭력적으로 화를 냈었다.

화법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내용에서는 그렇게 부당한 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그건 단순히 혼자서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만이 아니라

나는 고스란히 포기하는 걸 남편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느낀거였던 거 같다.

 

근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한사람만으로 아이는 돌볼 수 있으니까 한 사람은 나가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게 나은 게 아닐까?

그리고 나보다는 남편이 나가는게 좀 더 효율적이니까 그러라고 할 껄 그랬나 싶다.

(여기서 효율적이라는 건 내가 나가려면 유축도 해야 하고, 아이에게 짜논 젖을 먹여야 하고, 운전도 못하니 까 이동도 불편하고 뭐 그런거다)

그리고 남편도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훨씬 더 침탈을 앞두고 있는 투쟁을 그냥 두고보기가 마음이 안좋았을꺼다.

거기다가 화를 낸 내가 놀부심보(?)였던 걸까?

 

내가 사랑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신지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우리 준이 잘 키우고 싶어. 근데 그걸로 내 인생을 다 보내고 싶지는 않아"

 

지금 나는 이것 저것이 뒤섞여서 아주 복잡한 마음이다.

시작한 일 때문에 부담도 되고,

아이에게도 아주 미안하고(지금 아이는 부모 손길이 제일 많이 필요한 때인데 내 모든 시간을 온전하게 아이에게 주지 못해서인데,  일을 안해도 그건 불가능 한 일이지 싶다)

육아에 관해서 남편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생각되기도 하고(글쎄, 남편도 이 얘길 들으면 억울해 할꺼다)

아무튼 그렇다.

 

갓난애가 딸린 여자가 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일들이 불편해지고

그걸 불편해하는 내 자신이 또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것...

 

아, 일해야 한다고 남편에게 짜증을 내 놓고 뭐하는 짓이냐.

 

근데 포스팅을 하다가 생각이 났는데 오늘이 남편 생일이다.

(까먹고 있었던 건 절대 아니다. 어제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저녁에 미역국에 넣을 고기를 사러 간다는 걸 깜빡했을 뿐이다.)

 

아까 짜증을 내면서 얘기 한 건 정말 잘못한 짓이다.

혹시 미역국에 대신 넣을 거리가 없을지 냉동실을 뒤져봐야겠다.

 

혹시 이밤에 예정대로 침탈이 있다면, 이랜드 동지들도 연대하러 간 동지들도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아침을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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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성별

요즘은 매일 저녁 연서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나간다.

아이도 하루에 한번은 코에 바람이라도 넣어야 할 것 같고,

낮에 햇빛을 봐야 잘 잔다고도 하고,

더 중요하게는 산책은 시간이 잘 간다는 거다.

아침에 아이가 활동을 시작해서 저녁잠을 잘때까지는 정말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린다.

물론 시간은 그냥 가지 않는다.

그때 그때 아이의 요구를 해결해주면서 힘들게, 힘들게 하루가 지나간다.

아직 백일밖에 안되서 잠이 많은 시기인데도 이런데, 나중에 낮잠이 하루 두번으로 줄어들면 그때는 어떻게 지내지?

흠...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중요하지...

 

어쨋든 아파트 단지를 한바퀴 돌고 놀이터에 앉아서 유모차를 앞뒤로 흔들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신다.

"어머, 진짜 애기네. 몇달이에요?"

"백일 좀 안됐어요"

"근데 애가 크다. 요즘 애들은 진짜 빨라"

(그런가? 연서 키나 몸무게를 보면 또래 월령에서 30%-10명중에 세번째(작은순서로)- 정도다.  뭐 그래도 건강하게 봐주시니 좋지)

이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하신다.

아이가 왼손을 쓰겠다고도 하시고(놀랐다. 안그래도 늘 왼손을 빨려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자신의 아이들을 불러서 너두 어릴때 이랬다고 연서를 구경시키기도 하신다.

그러다가 아들들과 함께 놀이터를 떠나시면서 한마디 하신다.

 

"관옥같다... 진짜 관옥같애. 아들이"

 

떠나는 그들 모자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생각했다.

 

"저기, 얘는 딸이거든요"

 

담날은 분홍색 내복을 입혀서 데리고 나갔다.

한 할머니가 지나가면서 덕담을 하신다.

 

"아이구, 애기가 이쁘네. 옷을 보니까 딸이네. 딸이 좋지"

 

성공했다.

 

근데 여자애로 보이든 남자애로 보이든 뭐 어떠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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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백일이 되었다

 

태어난지 세시간쯤 지났을 무렵이다.

정말 못생겼었지.ㅋㅋ(지금도 객관적으로 보기에 예쁘다고 말할수는 없지 아마도)

이랬던 아기가

 

 

지금은 이런 모습이다.

벌써 백일이라니 대견하다...

이런 심정이고 싶으나,

이제 백일인데 언제 크나... 이런 맘이다.

 



 

얘는 항상(은 아니고 거의 대부분) 주먹을 이렇게 쥔다.

맘에 든다.

 

언제 다 클지 한숨이 나지만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건강하기만 해다오-정말 식상한 말인데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이란 걸 절실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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