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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장의 연주 5곡의 MP3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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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굉장히 오래 전, 아마도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버지들의 아버지'라는 책에서
내 머릿속에 선명한 영상으로 남겨진 부분이 있다.
24시간 하얀 형광등이 켜져있는 거대한 축사,
축사를 빼곡히 메우고 있는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어진 좁은 쇠창살 우리,
그 우리 하나마다 분홍색 혹은 얼룩덜룩한 무늬의 지저분한 돼지가 한마리씩 들어앉아서
끊임없이 배급되는 사료를 먹고 있다.
돼지의 살을 찌우는 것 - 공공의 목적을 위해
돼지의 사적인 삶은 완전하게 파괴되었다.
24시간 하얀 형광등. 밤의 은밀함. 이것은 은유다. 주행성 생명에게는 밤의 은밀함이 필요하다.
이 거대한 축사는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 스미스가 살고 있던 방을 연상시킨다.
시선은 익명이다. 그들의 사적인 삶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사적인 공간이 100% 공적인 공간이 된다.
밥을 먹고 똥을 싸는 것조차 공공의 영역에 속한다.
내 머릿속의 생각만큼은 사적인 것으로 끝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시선은 투과한다. 투과율이 낮은 벽이 필요하다.
100% 사적인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한다. 일반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시선은 모든 것을 투과한다. 투과율이 낮은 물질이 있기는 하지만.
나는 투과율이 낮은 벽을 원한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사적인 공간.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배를 긁고 방귀를 끼고 섹스를 할 수 있는 공간.
사적 소유가 보장되어야하는 이유.
공유의 영역이 넓어져야 하는 이유.
세계를 설명하려는 어떤 시도도 결국은 일반화의 오류를 겪게 되어버린다.
일반.
일반이라는 것은 하나의 가정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동의할만한 하나의 인간형 혹은 전형을 만듦이랄까.
조금씩은 어떻게도 다른 개체들이 일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하고 물으면
그게 참 신기한 일이네 라고 대답하게 된다.
이미지. 어느 정도의 외모적 동일성. 후천적 혹은 선천적 행동의 동일성.
동일성과 타자.
전 인류적 동일성. 그건 뭘까?
인간을 분류하려는 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분류가 A형과 B형을 분류하는 것과 다른 '어떤' 근거를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
전 생명의 동일성 - 살아있다, 죽는다.
모든 개체의 동일성 - 모든 개체? 어느 구역 안에서의 모든?.
지구내 모든 것의 동일성 - 지구에 살고 있다.
행복한 삶에 대한 강좌 - 행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에 대한 강좌를 할 자격이 있는가?
일반인이 인정할 만한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
거대한 방 안에, 얼마나 거대하냐면 빙산이 들어갈 만큼 거대한 방 안에, 빙산이 들어있고
그 위에는 사람들이 잔뜩 있다.
빙산이 갈라지면서, 몇몇 사람들은 죽고 나는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살아서,
편평한 쪽의 빙산에 남아 그 곳을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 지 고민한다.
갈라진 반대편의 빙산쪽에는 나의 적이 살아남았다.
방에는 방문이 있다.
방문 밖에는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나는 여인과 함께, 조각난 빙산의 파편을 징검다리처럼 뛰어 건너 방문을 통과하는데
나의 적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우리를 쫓고 있다.
위험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래서 안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어서
우리는 범죄자들의 소굴로 들어간다.
범죄의 흔적이 전혀 없는 범죄자들의 소굴.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먹고 있다.
마당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밭을 통과해서 좁은 복도로 이루어진 집 안으로 들어가자
쌍동이 여자들이 우리를 붉은 화장실로 인도한다.
특이하게도 붉은 변기의 배수구는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만큼 크게 만들어졌다.
우리는 쌍동이 여자들을 믿고 그 안으로 뛰어든다.
오물을 뒤집어 쓰면서 손을 꼭잡고 우리는 에나멜로 만든 붉은 배수로를 미끄러져 내려간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쌍동이들에게 속았다. 배수로에는 출구가 없다.
구불구불한 좁은 배수로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논리적으로라면, 배수로를 통과하는 오물들은 한 곳으로 모이게 되어있는데,
이 붉은 배수로는 또 다른 붉은 배수로로 끝없이 연결될 뿐이다.
추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리고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래서 꿈을 꾸었다.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서 계획하고 일했던 수학자에 대해서 누군가가 말해줬는데,
수학자 이름이 기억안난다.
여러개의 직업을 갖고 여러가지 업적을 남겼다던데.
낮에는 변호사님이 놀러와서 같이 차를 마시고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빈둥거리면서,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를 조금 읽었다.
역시 좋은 책이다.
하지만 역시 대부분의 시간은 빈둥거렸다.
그 시간에, 할 수 있었던 많은, 아주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나는 빈둥거렸다.
빈둥거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웃기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마음이 편했다.
어쩌면, 그런게 오스트레일리아 식 유머였는지도...
난 그곳에 가 본 적이 없는데, 가끔은 가보고 싶다.
그렇게 넓은 곳에 살면, 그렇게 자연과 가까이 살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달라질 것 같다.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썼는데
나는 그런 이야기를 잘 못해서...
그리고
하이타니 겐이치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도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
내가 아주 많이 울고 싶을 때 읽는 책이다.
누군가 많이 울고 싶다면, 읽어보세요.
울고 싶지 않아도 읽어보세요.
좋은 책이니까.
너무 성의없게 쓴 것 같아 다시 왔다.
하지만 역시 꼭 보세요 라고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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