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희망의 노선
시|소설도 보고 김동윤, 박종태, 송경동, 최복남, 화물노동자, 화물연대, 희망의 노선 View Comments
오늘은 화물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있었다. 오랜만의 집회라 전국에서 상당히 많은 노동자들이 모였다. 공공운수노조의 다른 노동자들도 여기에 많이 참여하였을까. 산별노조라면 바로 우리의 문제로서 다가가야 할 텐데...
표준운임제 법제화, 노동기본권 법제화, 화물운송제도 개선, 운송료 현실화·생존권 쟁취, 수급동결 사수. 이들의 요구가 화물노동자들만의 요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번 공공운수노조 사무처 수련회 때 화물연대가 어떻게 조직되었고, 어떻게 투쟁해왔는지를 들었다. 이를 통해서 화물노동자들에 대해 새롭게 알았다고 할까. 그 뒤부터 화물노동자들이 새롭게 보이더라.
아래 송경동 시인의 시가 오늘의 집회를 맞이하여 나온 것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화물노동자들의 얘기를 절절하게 담고 있다. 아니 이 잘못된 세상에 브레이크를 걸고 노선을 전환할 과제는 화물노동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남겨져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희망의 노선은 합리성, 대중성이라는 이름으로 오른쪽으로 꺾는 것이 되어선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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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노선
- 최복남 김동윤 박종태 열사 영전에 바치는 시
송경동
동지들, 핸들을 돌려라
달릴수록 빚만 쌓여가는 이 더러운 세상
굴릴수록 설움만 더해가는 이 니기미 세상
가속에 과속을 더해봐도
생계는 잡히지 않고 딱지만 쌓여가는 빌어먹을 세상
언제까지 이렇게 생활을 저당 잡히고
청춘을 담보로 맡기고, 가족을 차압당하며
눈물만을 기름으로 삼으며
저들의 알량한 지입단가에 놀아날 것인가
동지들, 제발 한번쯤은
이 잘못된 세상을 향해 브레이크를 걸어보자
우리는 어디에서 출발해
어디로 가는 하청인생들인가
우리는 어떤 꿈을 실고 달리는 특수인생들인가
우리는 어떤 설움을 서로 물고 달리는 삼발이 디스크들인가
왜 우리가 저들의 무한착취만을 위한
힘겨운 엔진이 되어야 하는가
이제 그만 노선을 바꿔봐야 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우리도 한번쯤은 느리게 달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한번쯤은 다른 꿈을 실고 달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한번쯤은 사랑과 행복을 실고 달려봐야 하지 않겠는가
저들만을 위한 상품의 적재를 거부하고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꿀 때가 오지 않았는가
저들의 안전한 착취만을 위한 절망의 고속도로에서 내려
다른 세상을 향한 희망의 노선을 개척해야 하지 않겠는가
자본의 질주에 편승을 거부하고 우리가 다른 생의 길이 되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는가. 동지들이여!
우리 다시 투쟁의 쌍라이트를 켜고
이 어둔 세상의 심장부를 향해 돌진해 보자
분노의 PRM을 높이고
연대의 볼륨을 높이고
잃을 건 노예의 굴레뿐이니
해방의 크락숀을 거대하게 울리며
다른 세상을 향해 전진해 보자
먼저 휑하니 달려와 버렸지만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동지들 곁에 있으니
한번쯤은 전생을 걸고 밞아보아야 할 꿈도 있으니
달려라 화물노동자여!
달려라 진군의 벗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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