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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끊임없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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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가 넘었다. 새날이 밝아오기는 한데, 비가 오는 탓인지 아직은 어스름하다.

창밖을 내다보니 밤새 내내 켜져 있었을 불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광채를 발휘하고 있는 붉디 붉은 것들이 있다.

 

예전과는 달리 지금 집에서는 신림2동(서림동), 신림9동(대학동), 그리고 나머지 관악구 지역이 잘 보인다. 이런 신림동의 밤 야경을 즐기게 된 것도 산 중턱에 있는 이 집에 이사왔기에 가능한 것이다. 신림동에서 몇몇 고층 아파트의 윗층들 말고 이런 야경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이 즐거움에 재를 뿌리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교회의 십자가들이다.

특히 이 시간대에는 다른 불빛들이 다들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더 붉은 빛이 더욱 빛나서 짜증나게 한다.

 

이를 즐거운 마음으로 보면 좋을 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저 십자가들을 만든 사람들이 미워지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온누리에 붉은 십자가가 휘황찬란한 것을 기쁘게 바라보고 계실까.

 

이틀을 날샜더니 어제, 그제 계속 정신을 못차렸다. 회의나 세미나 때 조는 것은 나의 일상사이기는 하지만, 그제 공공성과 노동권 프로젝트 회의 때 소장께서 지적하도록 졸았던 것은 아무래도 쪽팔리는 일이다. 어제는 새벽 5시에 자서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생활리듬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줄창 하고 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오늘도 날을 새기는 하지만, 낮에는 졸지 않도록 노력한 후에 월요일부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전한 이가 되기로 했다. 앞으로는 생활리듬을 깨는 일이 없기를...

 

오늘은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었던 책들을 정리하는 날로 정했다. 우선 이것들을 말끔하게 해야 다른 것들도 손에 잡힐 것 같다. 이를 정리하는 게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미뤄놓은지 한달이 넘었고, 다음주에는 도서관에 반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할 것은 많은데 시간이 없구나. 있는 시간이라도 알차게 쓰는 게 중요하겠지. 이런 생각을 할 때면 자본가들이 말하는 시테크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한다. 게으르게 살고 싶은데...

 

오늘도 하루내내 비가 오겠지? 연구실에 갈까 말까 고민이 되긴 한데,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어영부영 할 테고, 자칫 드러누워 퍼잘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서는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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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2 05:36 2009/07/12 05:36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행인 2014/03/16 15:44

    왜 그렇게 사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형식적인 예의를 갖추어서...정말 바쁘게 열심히 사시는 분이시군요....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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