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다
어제 어머니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봤다. 어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그것밖에 없기도 했고, 입소문의 진상을 알아 보고 싶은 맘도 있었다. 물론 '워낭소리'처럼 뻔한 감정팔이 영화임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건너뛰자니 좀 거시기하더라.
미리 예매를 했으면 더 싸고 편한 시간대에 볼 수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예매비용 아끼고 직접 가면 좌석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다가 막상 영화관에서 내 생각이 틀렸음을 확인한 거다. 6시가 조금 넘어서 영화관에 갔는데, 8시 40분 타임 매진, 그리고 이왕 온 거니 10시 35분 타임이라도 보자 하면서 현매를 하려는 순간 그것마저 매진. 순간 멘붕. 미리 혼자 예매하러 갔기에 망정이지 어머니까지 함께 갔더라면...
그래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봉천사거리의 영화관의 상황을 살펴봤더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매진. 다행히 인터넷으로는 신림사거리의 영화관에 10시 35분 타임에 남은 2자리가 있어서 가까스로 예매했다. 아무리 편리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는 거래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궁지에 몰리니 어쩔 수 없더라. 그거라도 되어서 다행 아닌가.
영화 시작하기 전 거의 3시간 여를 근처 헌책방에서 보냈다. 신림사거리에 헌책방이 생겨 좋은 점이다. 그리고 서점이 문을 닫은 다음에는 거기서 산 책을 보았고... 그렇게 시간을 떼우고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의외로 2-30대가 많이 관람하더라.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온 젊은 친구도 많았고...
눈물이 많은 어머니는 역시나 연신 눈물을 닦아내기에 바쁘고,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 아마 다들 자신들의 다른 한짝을 생각했으니라. 울고 웃기는 장면이 많다. 영화는 제작진이 두 주인공의 삶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은 흔적을 잘 보여준다.
이 영화가 입소문이 날 만큼 뛰어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8-90대 노인들의 사랑을 보면서 영원한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면은 있다. 그리고 할머니의 언행을 빌어 죽음 이후를 얘기하는 것도 신선하고...
처음에는 인간극장을 영화로 보는 것일 뿐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이 영화는 인간극장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게 오히려 상영관을 늘려가면서 호응을 얻는 이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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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워낭소리’ 넘어 다큐영화 신기록 (경향, 박효재 기자, 2014-12-25 21: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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