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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집행부 구성 대응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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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회원게시판에 썼다가 지운 글. 일부 수정.
 
1. 8개월짜리 집행부가 할 일이 별로 없다는데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그러한 결정이 향후 민주노총의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에 대한 전진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있어야 했습니다. 전진이 심하게 비판했다지만, 그걸 현장에서 아는 이는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위원장 후보와의 간담회로 해소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2. 사무총장 후보인 신승철 사무총장 후보는 이석행 전 위원장과 같은 노선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본인이 아니라고 해서 그에 따라 판단할 것은 아닙니다. 지난 활동과정이 그것을 입증해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판단 기준이 당 문제일 것이라고 예상되지도 않습니다. 국민파와 우리와의 차이가 당 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가장 크게는 신승철은 이번 성폭력 사태의 당사자 쪽에 속해 있다고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언급되지 않았지만, 부위원장 후보군도 마찬가지입니다.
 
3. 임성규 전 의장과의 간담회가 운동권내의 전진에 대한 억측들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간담회 결과는 반드시 공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전진에 대한 억측이 해소될까요? 동일한 예는 아니지만, 민주노조운동진영이 자본가단체와 공개적으로도 만나지 않는 이유를 살펴봤으면 합니다. 또한 얼마 전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민주노총도 노사정위 비상경제대책회의 참가를 논의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순간 비판의 십자포화를 맞고 없었던 것으로 했던 사실을 기억할 겁니다. 검토만 했을 뿐이고, 참가논의를 하더라도 그 결과가 공개될 텐데 왜 비판이 거셌을까요? 그것은 자본가들에게 이용만 당할 뿐 아무런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임성규 전 의장과의 간담회 결과 공개로는 너무 미흡합니다.
 
더욱이 전진은 노동운동 내의 부패세력 및 종북세력과는 연대하는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임성규 비대위원장 중심의 통합집행부 구성는 이러한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으며, 이는 대다수 회원들의 의견입니다. . 전진의 이름으로 나름의 판단기준을 가지고 민주노총에 요구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임성규 후보와의 협조로 나타나서는 곤란합니다. 임성규 후보의 협조요청은 거부되어야 합니다.
 
4. 전진은 현장조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또한 지역조직강화를 위해서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현장이 있지 않은 탓인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노동자회를 통해 활동을 하고 있다지만, 저번 노건추 사업과 마찬가지로 그것이 전진의 활동으로도 가시적으로 나타났으면 합니다.
 
공공현장에 대해 비판 또한 그 전에 회원들이 공공현장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우선입니다. 현장조직의 방향과 전망이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하면서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덧붙여 전진의 정치방침이 무엇인가 다시한번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건추가 해소되었지만, 이에 대한 구 전진 성원의 레디앙 기고글이 있었을 뿐 전진 내부에서는 정리된 것이 없습니다. 또한 진보신당에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분명하게 된 후에야 이에 따랐는지 여부를 논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앙테이블의 논의진행과 연관해서 보면 상대적으로 전진이 현장에 무관심한 것은 맞는 말 아닌지요?
 
5. 저는 노동전선이 생각하는 민주노총 진로와 전진이 바라보는 민주노총의 진로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잘 모릅니다. 노동전선 내에서는 새로운 노총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고, 민주노총을 혁신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고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진도 마찬가지이고요.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요. 이번 기회에 민주노총의 진로에 대해서도 회원들의 토론이 있었으면 합니다.
 
8개월 집행부에 전진이 매달리는 일도 없다고 하지만, 밖으로는 그렇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속상해하는 회원들도 많고요. 그건 단지 임성규 후보가 전진의 전 성원이어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를 선입견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지를 제대로 밝혀야 하는데, 임성규 전 의장과의 간담회는 이런 선입견을 강화시킬 것입니다. 노동전선이나 현장연대, 전국회의의 간담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전진에게만 제안된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조금 냉소적으로 얘기를 했지만, 제가 열심히 활동하지 않아서 이런 글을 써도 되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전진이 바로 제 조직이기 때문에 그 나마 이렇게 얘기를 한 것이고요. 함께 풀어나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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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글을 전진의 회원게시판에 썼다가 지웠다. 오늘 있었던 상임위 회의에 민주노총 집행부 구성 대응의 건이 올라와서 논의한 결과 "전진은 노동운동 내의 부패세력 및 종북세력과는 연대하는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다. 따라서 임성규 후보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며, 면담은 취소한다"는 수정안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상임위의 결정을 지지한다.


적어도 민주노조운동 혁신의 무기는 뺏지 말아야 합니다
2009-03-19 17:33:09

 
ㅇㅇㅇ 동지의 의견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봐야 하지 않을지요. <보궐민주노총, 8개월동안 이런 일에 매진하기 바란다>의 내용 정도이면 현 후보조합이 민주노총 혁신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진을 위해서 성명서 전술을 펴자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전선은 국민파와 함께하는 지도부는 구성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 전진은 이와 같은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으나, 회원들 대부분의 의견은 혁신의 대상과 함께 통합지도부를 꾸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성폭력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고, 지난 몇년간 민주노총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민주노조 운동을 말아먹었던 국민파와 함께 통합지도부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민주노총을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없다고 하여 국민파와 함께 통합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타당한가요?
 
이번 라인업을 보면 위원장 후보만을 빼고 대부분이 국민파로 구성되어 있어, 임성규 비대위원장을 얼굴마담으로 한 국민파 집행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국민파 또한 여러 세력이 있기에 이를 뭉뚱그려 말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지만, 민주노조 운동을 대표하는 통합지도부로 볼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대중의 정서에도 부합한다지만, 그 대중은 민주노총의 대공장 정규직 조합원 일부가 아닌가요? 아니 그들조차 통합지도부 구성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노조 운동이 혁신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통합지도부 구성에서부터 민주노총 조합원은 물론 민주노총이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후보 조합은 이에 전혀 부응하지 못할 뿐더러 민주노총 혁신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민주노총 산별대표자회의에서 후보를 만들어내는 형식을 빌었다는 것이 면죄부를 주지 못합니다. 비슷한 사례는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울산북구 보궐선거에서의 후보단일화를 결정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아마 다수의 조합원 대중들에게는 설득력이 있겠지요. 하지만 이것이 후보단일화를 위한 타당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겁니다. (참고로, 저는 후보단일화 논의 자체에 부정적입니다. 기회가 되면 이에 대해서도 전진 내부에서 논의를 했으면 합니다.)
 
좌파선명성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번 통합지도부 구성으로 민주노총이 전혀 혁신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나아가 전진 또한 그에 대해 주된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리라는 점 또한 지적되어야 합니다. 이번 성폭력 사태에 있어서 전진이 한 것이 무엇인가요? 한석호 동지를 인터뷰한 서울신문 기사에 따르면 '노조운동 진영 안의 최대 정파로 불리는' 전진이 "노동운동의 후퇴를 막지 못하고 민주노총을 혁신하지 못한 전진의 무능함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는 성명서 한장 낸 것 이외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추가. 전진의 조직적 방침 또한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진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민주노조운동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시기를 이대로 넘겨버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면죄부를 주는데 함께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우려스럽구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중앙파나 전진 탈퇴한 이들의 문제를 거론하는 식의 성명서 발표를 말하는 것은 아님은 다 아실 겁니다. 최소한 이번 민주노총 임원선거가 어떠한 의미였으며, 성폭력 사태 수습을 비롯한 민주노총 내외의 문제들에 대해 전진의 입장을 표명하자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고립될 만큼, 전진을 '종파적'이라고 비판할 만큼 전진의 입장 표명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요. 그 정도가 된다면 현장이 살아있다는 얘기겠지요. 현장 활동가들에게 무기는 주지 못할지언정, 싸울 의지마저 빼앗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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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23:45 2009/03/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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