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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드러내고 시위벌인 아프간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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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자 서울신문에는 욕설과 돌팔매질을 무릅쓰고 아프간 여성들이 청바지에 얼굴을 드러낸채 항의시위에 나섰다는 기사가 실렸다. '죽음을 무릅쓴 시위'라는 표현에서도 드러나듯이 정말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시위를 벌일 수 있었나가 궁금했다. 그런데 기사 속에서 낯익은 단체이름을 발견하곤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단체 이름은 바로 아프간 여성혁명연합(RAWA)였다. (그런데 아프칸이 맞나, 아프간이 맞나?)
 
“돌팔매 겁 안나”… 얼굴 내민 아프간 여성 (서울신문, 정서린기자, 2009-04-17  15면)
 
4월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에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청바지를 입고 얼굴을 과감히 드러낸 아프간 여성들이 ‘항의 시위’에 나선 것. 시아파가 운영하는 종교학교에 모인 300명의 여성들은 국회를 향해 3km의 거리 행진을 감행했다. ‘죽음을 무릅쓴 시위’는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된 시아파 가족법 폐지 탄원서를 내기 위해 이뤄졌다. 아프간 인구 15%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가족 관계와 권리를 규정하는 이 법안은 부부강간과 아동결혼 등 여성악법을 합법화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질색할 정도”라고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의 포화를 맞아왔다.
 
그러나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는 곧 ‘전면전’으로 돌입했다. 보수 이슬람교도와 일부 남성들이 반대 시위대를 빠르게 조직해 시위 여성들에게 욕설과 돌팔매질을 퍼부었다. 공격이 거세질 때마다 여성들은 흩어지거나 버스로 도망쳤다. 그러나 돌에 맞아 찢어진 플래카드를 들고서도 행진은 의연하게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전했다. 1000여명의 반대 시위대는 이들을 “개”, “창녀”라고 부르며 맞섰다. “부모가 무슬림이라면 집으로 돌아가라.”는 한 성직자의 외침에 여성들은 “무슬림이라면 이런 법을 통과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차게 응수하기도 했다. 시위대간 충돌은 여성 경찰대가 시위 여성들을 팔로 감싸 ‘안전망’을 치면서 간신히 유혈사태를 피했다.
 
시위 여성 대부분은 카불 대학에 재학 중인 여학생들이거나 여성 권리 운동가들이다. 이 중에는 탈레반 정부에서 비밀리에 여성운동을 이어온 아프간 여성혁명연합(RAWA)의 조직원도 포함돼 있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미나가 조직한 이래 꾸준히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억압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투쟁해 온 RAWA는 한국의 여성운동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특히 민중가수로 활동해오다가 2000년대에는 '일이 필요해' 등 여성가요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안혜경 님이 미나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한국어와 영어로 불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 시와 노래를 담아놓았다.
 
아프간에 어떠한 민중운동 조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RAWA 같은 조직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RAWA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RAWA에서 "El pueblo unido jamás será vencido"(단결한 민중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를 번안한 곡을 발견하게 되면서였다. 물론 노래는 아프가니스탄 언어로 부르지만, 그 곡을 영역하여 올려놓은 것을 통해 대략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Freedom, Democracy"으로 번역된 노래에도 미나의 깃발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 만큼 RAWA에는 미나의 그림자가 강한 듯하다.
 
이전에는 RAWA의 홈페이지에서 MP3파일을 담아다 놓았는데, 다시 찾아보니 그 홈페이지 자체가 사라졌다. 그래서 유튜브에 올라온 것으로 대체하여 올린다. 오히려 노래와 함께 RAWA의 활동을 찍은 듯한 동영상이 나와 있어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원곡과 함께 비교해서 들어보면 좋을 듯하다. 원곡 자체도 좋지만, RAWA의 번안곡도 상당히 감동적이다. 한국어로도 이걸 번안해서 부르면 좋으련만...
 
얼마 전 공개된 북한 국방위원들의 면면을 보니 전원이 60세 이상의 남성이더라. 국방은 남성만의 전유물이라고 파악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는 최고권력기구의 성원이라고 한다면 이래서는 안된다. 물론 여성은 꽃일 뿐이라고 파악하는 저들의 감성에선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여성들의 현실은 어떠할까. 아프가니스탄이나 북한에 비길 정도는 아니겠지만, 최근 들어 계속 정체되어 있는 느낌인데... 

  
                                                                                                                                     
   
Inti Illimani & Claudio Baglioni - El Pueblo Unido
http://www.youtube.com/watch?v=IVEue6AAUck
 

RAWA - Freedom, Democracy
 
Oh freedom sun,
Thrust in darkness,
 
Democracy will cure the wounds,
Which emerge from your blood-stained soil.
Oh saddened nation,
Fight your antagonists.
 
Take revenge for your martyrs,
On the enemy of democracy and woman.
We shall bring through a bullet,
Through blood and smoke
We shall bring the dawn of freedom,
The morn of democracy.
 
Meena's flag on the shoulders of women
Who will sing she is our pride
Oh People, arise
Fight the enemies of democracy
In revenge for the blood of your beloved martyrs
And as a message for your fighters. 



Meena - I'll never return 2005/08/01 11:54
 
RAWA Poster for Meena
RAWA poster for Martyred Meena (출처: http://www.rawa.org/meena-p.htm)
 
어제 밤 늦게 MBC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누가 나의 삶을 결정하는가 - 아프칸 여성인권]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그것을 보고는 좀더 암울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프카니스탄의 여성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라와(RAWA, 아프간여성혁명연합)와 그 초기 지도자인 Meena가 쓴 시가 떠올랐다. 어제 방송에서도 라와에 대해 언급을 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와(RAWA)의 암살된 초기 지도자 Meena의 시에 최정배님이 곡을 써서 여성, 환경에 관한 노래를 주로 부르는 안혜경 님이 노래를 불렀다. 안혜경 3집에 영어와 한국어로 부른 곡이 실려 있다. 영어로 부른 곡은 라와의 홈페이지에서 담아왔고( http://www.rawa.us/rawasongs/mp3s/korean.mp3 ), 한글 번안곡은 안혜경님의 홈페이지 중 3집 음반을 소개한 페이지( http://femimusic.co.kr/album/vol_3.html )에서 퍼왔는데, 완전하게 들으려면 음반을 사야 할 것이다. 붉은털실님의 블로그에서 담아왔다. 시도 좋고, 노래도 좋다.
 
한국 WAW(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가 주최한 아프간 여성영화제에서 <여성영상집단 할미꽃>이 제작한 영상물 다큐 RAWA(나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에서 이 시를 소개하였다고 한다.  
   
I’ll never return
 
I’m the woman who has awoken
I’ve arisen and become a tempest through the ashes of my burnt children
I’ve arisen from the rivulets of my brother’s blood
My nation’s wrath has empowered me
My ruined and burnt villages fill me with hatred against the enemy,
I’m the woman who has awoken,
I’ve found my path and will never return.
I’ve opened closed doors of ignorance
I’ve said farewell to all golden bracelets
Oh compatriot, I’m not what I was
I’m the woman who has awoken
I’ve found my path and will never return.
I’ve seen barefoot, wandering and homeless children
I’ve seen henna-handed brides with mourning clothes
I’ve seen giant walls of the prisons swallow freedom in their ravenous stomach
I’ve been reborn amidst epics of resistance and courage
I’ve learned the song of freedom in the last breaths, in the waves of blood and in victory
Oh compatriot, Oh brother, no longer regard me as weak and incapable
With all my strength I’m with you on the path of my land’s liberation.
My voice has mingled with thousands of arisen women
My fists are clenched with the fists of thousands compatriots
Along with you I’ve stepped up to the path of my nation,
To break all these sufferings all these fetters of slavery,
Oh compatriot, Oh brother, I’m not what I was
I’m the woman who has awoken
I’ve found my path and will never return. 
( 출처: http://www.rawa.org/ill.htm )
 
Meena - 나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깨어나, 불타는 아이들의 재 속에서 폭퐁우가 되었다

나는 형제들의 피가 흐르는 개울에서 깨어났다
내 나라의 분노가 내게 힘이 되고,
파괴되고 불탄 마을이 나를 적을 향한 증오로 채웠다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내 길을 찾았고,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나는 무지의 닫힌 문을 열었고,
나는 황금빛 팔찌와 작별하였다
오 동포여,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니,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내 길을 찾았고,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나는 맨발로 방랑하는 집없는 아이들을 보았고,
나는 상복을 입은 적갈색 손의 신부들을 보았고,
나는 감옥의 거대한 벽들이
그 탐욕스러운 위장에 자유를 삼키는 것을 보았다
나는 저항과 용기의 시 안에서 다시 태어났고,
나는 마지막 호흡과 피의 물결, 그리고 승리 안에서
자유의 노래를 배웠다

오 동포여, 오 형제여, 나를 더 이상 약하고 무력하다 부르지 말라
나, 온 힘을 다해,
내 땅의 자유를 향한 이 길을 당신과 함께 걷고 있으니.
나의 목소리는 수천의 깨어난 여성과 함께 울리고,
내 주먹은 수천 동포들의 주먹과 함께 쥐어져 있다

이 고통과 노예의 족쇄를 부수기 위해,
나는 당신과 함께 내 나라의 길을 내딛었다
오 동포여, 오 형제여,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니,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내 길을 찾았고,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 미나(Martyred Meena, 1956-1987)는 아프간 여성 혁명 연합(The Revolutionary Association of the Women of Afghanistan, RAWA)의 초기 지도자로서, 1956년 카불에서 태어나 1987년 KGB의 아프가니스탄 조직인 'KHAD'의 조직원에 의해 살해되기까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설도 있음) 탈레반 정권이 구조화시켜놓은 여성 억압적인 체제를 뒤엎기 위해 RAWA를 조직하고 함께 전 생애를 바쳐 싸웠다. RAWA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려야 할 교육권과 노동권으로부터의 배제는 물론, 일상의 폭력에 저항하고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억압적인 현실을 바꾸기 위해 1977년에 조직되었다.  

Meena
Listen to Her Voice (MP3 and WAVE)

 

안혜경 - I'll never return
 
I'm the woman who has awoken
I've open doors of ignorance
I have said eternally
farewell to all golden bracelets
 
I'm the woman who has awoken
my nations wrath has empowered me
burnt and ruined village fill me with hatred against the enemy
 
no longer regard me as weak and incapable
with all my strength I'm on the path of my land's liberation
 
my voice has mingled with you
thousand of arisen women
my fists are clenched you
the fists thousand compatriots my nation
 
oh! compatriot no more I'm not what I was before
oh! compatriot I've found my path and will never,
never return never return before(? to past)
A song by Korean singer Hae Kyoung Ahn based on this poem of Meena
MP3, 2.49MB


안혜경 -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안혜경 3집)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나는 무지의 문을 열었고
나는 황금빛 팔찌에게 영원한 작별을 고하였다
나는 깨어난 여성이다
분노가 나에게 힘을 주었고
불타버린 마을이 적을 향한 증오로 나를 채웠다
나를 더 이상 약하다 힘없다 말아라
나 온 힘 다해 이 땅의 자유의 길 걸으니
나의 목소리는 여기 그대들과 하나요
나의 이 주먹도 그대들과 함께 쥐어져 있네
오- 형제여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니
오- 형제여 나는 내 길을 찾았고 결코 되돌아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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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01:05 2009/04/2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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