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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대선 국면에서 전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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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 서울회원인 한 동지가 쓴 글이다. 여기에 90% 정도 동의할 수 있을 듯...

마지막에 붙인 진담대로 지금 시기 필요한 것 중의 하나는 총장에 대해 당원소환을 벌여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아가 각 캠프로 쏠린 전진의 역량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게 전진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미래에 대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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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국면에서 전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대선 방침의 한계
  

- 지난 총회에서 결정된 전진 대선방침은 대선강령을 통하여 선거의 의미를 좌익적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회원들도 이에 준하는 실천을 벌인다는 것이었음.
- 그러나 사실 이 방침은 당내경선 때까지는 후보 당선을 위한 활동 말고는 할 것이 없고, 당내경선 이후 12월까지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방침이었음.
- 실제로 세 캠프로의 원심력이 강화되고 있는 반면, 전진 자체의 기획과 지침에 의한 실천은 거의 마비 상태임. 캠프가 활발할수록 조직이 죽는 역설적인 현상.
- 대선강령은 지지후보 선택을 위한 기준으로 위상이 상승했으나, 실제로는 각 캠프 결합의 알리바이로 전락했고 강령 자체의 위상도 빛이 바랬음.
- 이는 대선 방침이 양대 선거를 거쳐 한국사회와 운동진영이 경과하는 정세에 대한 판단과 조직의 상황에 대한 진단에 근거한 기획을 결여한 필연적인 결과임. 요컨대 대선-총선을 통해 ‘한국사회’와 ‘당’과 ‘전진’이 어떻게 바뀌고 무엇을 이루어야 한다는 목표와 프로그램이 전혀 부재한 가운데 회원은 개별 캠프 활동가와 현장 일꾼으로 각자 뛰고 있음.

  
2. 후보를 통해 실현한다?
  

- 총체적 기획이 없는 가운데, 관심과 활동은 캠프와 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 다수 동지들의 이야기는 당과 조직이 처한 위기의 심각성은 잘 알고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선거에서 우리의 헤게모니가 중요하고 후보를 잘 세워서 이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임.
- 이는 연합과의 세 대결에서 객관적 열세인 상황 -- 그리고 그것이 심화되는 상황, 당 지도부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 총선에서의 승리(혹은 현상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믿을 것은 후보와 후보가 가져올 파급력이라는 판단이 함축된 것임.
- 그러나 이는 사람에게 기대는 대리주의라는 문제 말고도, 여전히 전반적인 비전은 없는 가운데 기다려보자는 대기주의적 태도임. 원칙적으로 잘못일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폐해를 낳고 있음. 좌파 진보대중은 당에서 속속 이탈하고 있고 전진 자체의 기획이 사라지고 회원들은 수동화되고 있으며, 진보대연합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조직적인 대응을 못하게 하기 때문.
- 설령 조직과 상황이 좋지 않아서 사람에게 기대를 한다면, 적어도 어느 후보가 이러한 문제들을 풀고 향후 판을 짜는 데 있어서 확연히 우월하다는 것이 동의되어야 함. 그러나 세 후보 중 누구도 탁월하지도 미흡하지도 않은 가운데 캠프끼리 전력을 소진하고 있음.
- 원하는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총선까지 잘 치르면, 당과 운동은 위기를 벗어날 것인가? 그렇다면 그 사람의 구상대로 짜는 판에 따라가면 될 것인가? 아니면, 대선 총선이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리고 좌파는 떠나가고 연합이 더욱 득세를 한다면, 그 땐 어떻게 할 것인가?
  

3. 대선을 넘어서 바라보아야
  

- 결국 대선은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며, 후보가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님. 대선을 넘어서 중장기적 비전을, 예컨대 10년의 구상을 가질 수 있을 때 후보와 대선투쟁도 방향이 나오고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음(그렇지 않을 때, 그것은 결국 선거주의와 의회주의일 뿐임). 또한, 전진의 회원과 전진을 지켜보는 좌파 대중도 동력을 갖고 따라올 수 있을 것임.
- 전진이 대선에서, 더 넓게 2007년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을 한다고 볼 때 그 핵심은 대단한 것이 아님. 우선 내부적으로는 조직 정비와 세 확장이고, 외부적으로는 당을 둘러싼 정치지형의 재편일 것임. 전진을 바라보는 대중들이 기대하는 것도 다름아닌 그것임. 그러나 이상하게도 전진은 이러한 과제를 회피하거나 공백으로 두고 있으며, 진공 상태에서 전진만이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고 있음.
- 당내 좌파 중 최대 주주일지 모르지만, 전진의 지분은 당운동과 민주노조 운동이 가져온 역사적 결과 절반에 더하여 한국 운동진영의 세력균형이 가져온 결과 절반으로 이루어진 것임. 말하자면 이 밑천은 하루 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고, 이러한 밑천 구성으로 10년 20년을 버틸 수도 버티는 게 옳지도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함.
- 다시 기본적인 질문들을 던져야 함. 첫째, 한국 정치지형의 경과하는 지점은 무엇이고 그에 따른 과제는 무엇인가? 둘째, 현 정세와 주체의 상태 또는 특징은 어떠한가? 특히 당과 운동진영의 요소와 상황은 어떠한가? 셋째, 전진의 상태는 어떠한가? 당위론이 아닌 철저한 현실주의의 입장에서, 그러나 의지적인 논의를 벌이지 않으면 흐르는 시간 속에 기회는 상실되고 말 것임.
  

4. 정계개편(좌파대연합)의 긴박성
  

- 첫째, 한국 정치지형의 경과지점은 87년 체제와 50년 체제가 동시에 변화를 요구받고 있음. 이는 일반민주주의 과제와 분단모순의 일정 해소되면서 사회경제적 민주화, 인권의 정치, 정상적 (이념/계급)정당정치, 세계사적 시간의 운동 동참 등으로 표현 가능할 것임.
- 둘째, 운동진영의 경우 특히 당 운동의 경우 97년 체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음. 이는 민독정 운동의 좌절 이후 국승21로 진보정당운동이 부활한 한편, 정치연대가 이탈하고 연합과의 동거를 이루어 정치세력화 과제를 달성한 지난 10년의 평가와 전환이 필요함을 의미함.
- 셋째, 전진은 이 과정을 주도한 범좌파의 결합세력으로서, 그 자체 역사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지만 새로운 체제(포스트2007 체제)를 이끌어갈 자원과 프로그램은 다만 잠재적으로만 갖고 있음. 그 긍정성과 부정성이 모두 존재하며 실제로 드러나고 있음.
- 조직(당 조직과 전진)은 객관적 구조와 상황적 요소의 결합인 정세에 대한 개입을 통해 새로운 체제를 만들고 과제를 해결해갈 수밖에 없음. 때문에 우리가 주목하고 논의해야 할 것은 단연 둘째의 문제임.
- 이는 최근 소위 ‘진보대연합’ 논의로 진행중인 바, 전진을 비롯한 다수의 좌파 동지들은 이를 당 정체성의 훼손이나 반보수대연합의 아류 정도로 치부하여 경시하거나 거부감을 보이고 있음. 그러나 어떠한 명칭을 붙이든 이는 곧 양대 선거를 경과하면서 이루어질 정계개편의 문제이며, 그것을 넋 놓고 보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좌파대연합’으로 유도할 것인가의 문제임.
- 여기서 다른 세력들의 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음. 민중참여경선제 건에서 보이듯 연합(특히 울산, 인천)은 당이 흔들리지 않을까 오히려 우려하고 있음. 다함께는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변죽을 울렸지만 구체적인 세력의 결합 국면에서는 궁색해질 것임. 노힘과 사회당은 나름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함부로 행보를 할 리가 없으나 적어도 97년 체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음.
- 전진을 포함한 당내 범좌파 역시 당의 구성과 상태에 대해서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움을 알고 있음. 모두들 변화를 필요로 하거나 적어도 이대로 가다가는 몰락하겠다는 의식, 이것이 정계개편의 객관적인 지반이며, 향후 6개월 여 동안 많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임.
- 다시 한번, 우리의 밑천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향후 10년을 끌고 갈 밑천은 어떻게 짜여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필요할 때임.
  

5. 의미와 실현 방안
  

- 좌파대연합은 97년에 잘못 꿰어진 단추를 바로잡는 것임. 물론 정치연대 그룹까지의 합류가 유일한 정답이거나 미래를 담보한 진보정당의 최적 구성은 아님. 그러나 적어도 이들까지의 바운더리로 합법대중정당을 밀고 나가고, 다른 축으로 비합이든 대안적 조직 프로그램이든 강구하는 것이 올바름.
- 진보대연합 대신 ‘좌파대연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명칭은 아무래도 좋으나 그것이 우리의 기득권을 일정 포기해서라도 왼쪽으로 당 운동을 흔들고 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임. 연합의 경우 자신의 외연 확대에 일정한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왼쪽으로의 문호 개방은 거부하기는 어렵지만 달갑지 않은 처지임. 결국 대상은 노힘과 사회당, 초록정치연대 플러스 정도임.
- 많은 동지들은 ‘현실성’의 문제를 제기함. 즉 상대가 미온적이거나 냉소적인데 연대의 대상이 없지 않느냐,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임. 이는 첫째 지극히 현상적이고 정태적인 판단이며, 둘째 대선 후보만을 보고 하는 판단임.
- 사회당은 청년진보당으로 분립한 이후 자폐적 노선으로 인해 스스로 소진하고 지도력이 대부분 교체된 가운데 생존 방식을 고민하고 있음. 달리 말하면 필연적이지 않은 분립으로 인해 고통받아왔고,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감내하고 있음.
- 노힘은 계급정당 천명에도 불구하고 실행 가능성과 동력은 매우 낮은 상황이며, 비합 노선이 확실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진로를 모색하고 있음. 민주노동당과의 관계에서 조직 내 이견이 상존하는 바, 노힘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함께 할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음.
- 초록정치연대는 구성원들의 현실정치 감각이 매우 낮거나, 적어도 우리와 다른 것으로 여겨짐. 반/비 민주노동당 노선은 아니지만 실제로 연대의 파트너는 되기 어려우며 길게 보면 녹색세력으로 노동중심 진보정당과 병존하는 것이 긍정적일 수 있음.
- 대선 후보만을 놓고 보면 당연히 현실성이 떨어지며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함. 그러나 이 점은 다른 세력들도 충분히 아는 사실임. 여기서 관건은 총선과 그 이후임. 예컨대 대선후보 단일화를 놓고 오픈 테이블에서 협상을 하되 민주노동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확대재창당을 통해 총선을 함께 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음. 과정에서 강령이나 정책, 총선후보 조정, 지도부 구성 같은 사안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함.
- 이는 정략적, 상층위주 협상인가? 당의 정체성 훼손인가? 연합은 물론 범좌파 내부, 총연맹, 평당원 등에서 많은 반발과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음. 그러나 우리의 답은 97년 단추의 제자리 꿰기, 87년 체제의 전환을 위한 바탕 만들기, 그리고 그것을 위한 좌파대연합과 재창당으로 돌려져야 함. 그리고 전진이 이를 역설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야 함.
- 단추가 제자리를 찾고 당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분당이 필요할 수도 있고, 지분을 다 내놓을 수도 있다는 태도야말로 이러한 방안의 전제님. 전진의 전술은 ‘벼랑끝 전술’이어야 하며, 그래야 당내 좌파 대중과 당외 좌파 세력도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임. 그리고 이 정계개편의 격랑에 기꺼이 몸을 맡겨야 함.
- 가장 좋은, 궁극적인 좌파대연합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 있음. 그러나 그러한 주장과 노력, 작업을 진행하고 실패한 것과 아무 것도 안하고 만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 97년 체제의 모순은 언제나 해소를 기다릴 것이며, 지금의 당 구성과 운동지형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요구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임. 전진의 지위와 포지션은 무엇인가, 좌파대연합이 성공 혹은 실패한 이후 전진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까지를 생각해야 함.
  

6. 향후 과제
  

- 대선/총선의 정책과 실무가 잘 이루어지게 하는 것 또는 좋은 후보를 선출하는 것보다 좌파대연합의 비전을 던지고 실질적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며, 한 만큼 향후의 행보를 보장할 수 있음.
- 전진의 대선강령은 그 폄하와 수모에도 불구하고 문제의식으로 여전히 유효함. 즉 대선후보의 당내경선과 이후 선거투쟁에 있어서 강령의 핵심 테제들이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대중에게 설득하도록 노력해야 함.
- 각 캠프로 분산된 역량의 소모를 최소화하고, 당내 경선 이후에는 가급적 빨리 좌파대연합 추진과 내부 관리, 현장 및 지역 조직으로 회원들을 배치해야 함. 대선 선대본의 운영에 너무 많은 힘을 쏟을 필요는 없음.
- 전진 내부로는 조직의 통일성을 높이는 것이 무조건 중요함. 그러나 그것은 조직의 내외 상태에 대한 끊임없는 진단 속에서 과제와 지침을 통해 회원들에게 존재감을 심어주고 활동을 풀어나가는 방식이어야 함. 회원들의 상태와 조건은 매우 다양함을 인정해야 하며, 향후에도 한 동안은 지도부의 움직임이 전진을 끌고가야 함. 그만큼 지도부의 입장과 행동에 대한 조직 내 소통과 책임성이 필요함.
- 사족 아닌 진담을 붙이자면, 대선을 잘 치르려면 후보를 잘 뽑는 것보다 총장을 교체하는 것이 10배 정도 중요한 일임. 최고위와 당 안팎에서도 공공연한 벼량끝 전술을 펼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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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3 00:38 2007/07/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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