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잡기장
사람들이 늘 물었죠. "인씨 중에 유명한 사람 누가 있어?" 대답을 못해 가만히 있으면, 옆에 있던 아해들이 "인순이! 인순이!!"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두 그분을 '멋있다'고 하지만 옛날에는 지금보다 편견도 더 심했고, 또 어리기도 했으니 그게 절 놀리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요.

그래도 그때는 저도 아무 것도 몰랐기에, 그저 놀림당하는게 싫어 막 화를 내곤 했습니다. 괜히 싫어하기도 하구요. 그러다 인순이님이 인씨가 아니라 "김인순"임을 알았을때 안도하고는, 누가 또 그러면 얼릉 "아냐 아냐 그 사람 인씨 아냐. 김씨야 김씨!" 했더랍니다.

인순이씨, 참 멋있는 분입니다. 뛰어난 가창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폭발적인 무대 매너. '혼혈가수'라는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싸워온  그. 그때도 지금 같은 마음이었으면 더 당당하게 "그래, 우리 인씨야" 했을 것인데.. 아쉽습니다. 흔치 않은 성씨로 놀림당하는게 늘 싫었고, 그래서 인정옥씨를 무지 자랑스러워하며, 누군가 범죄를 저질러 신문에 나와도 "이거봐 인씨야 인씨!" 하곤 했었습니다.

편견.. 정말 무서운 것입니다. 가수로서, 음악으로,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하지만, 어릴때 제 주위의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봐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런 어른들을 따라했고. 나쁜 짓을 해도 인씨라면 일단 반가워 하던 나, 그리고 몇 친지분들도 왜 그녀는 인씨가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그랬던지..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인순이씨가 계속 건강하게, 힘차게 노래를 계속 불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저봐, 인순이야 인순이! 꺄악~인씨다! " 할 수 있기를. :)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라고 울부짖는 모습은 관객과 시청자를 흡입했고 “울지 마세요,희망은 있으니까”라는 마지막 애드리브는 ‘꿈을 향해 달려가기에 외로운’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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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02:40 2006/12/1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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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2/11 14:02 | DEL
지각생님의 [인순이] 에 관련된 글. 내 몸속을 흐르는 그 '피'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때, 가족이 너무 싫었고 부담스러웠다. 가족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도망칠 수 있는 치
re 2006/12/11 02:56 URL EDIT REPLY
인순이씨가 최근에 대학가요제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다네요.
"대학은..토익성적을 올리고 취업을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대학은..'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배우는 공간'이기도 합니다"라고.
멋지죠! 인...순이님~ 화띵!
행인 2006/12/11 05:47 URL EDIT REPLY
오오... 인순이 선생님이다. 이분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흡인력 대빠이의 무대메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당신의 고양이 2006/12/11 10:24 URL EDIT REPLY
꿈을 향해 달려가기에 외로운 이들->It's me-_-;;
derridr 2006/12/11 13:04 URL EDIT REPLY
행사준비는 잘되는 겨여? 화이팅이여~~^^
지각생 2006/12/11 17:09 URL EDIT REPLY
re// 역시 멋있어, 화띵~! :)

행인// 동영상 다시 봐도 역시 멋있음 ㅋ 수욜에 뵈요 ^^

당신의 고양이// 어디쯤 달리고 계심? :) 언젠가 지나치며 인사할 수 있겠죠? 힘내삼!

쥬느// ㅎㅎ 땡큐. 그날 오실거죠?
스머프... 2006/12/11 20:43 URL EDIT REPLY
나도 인순이 좋아해! 근데, 인순이 성이 '인'인줄은 오늘 알았어..ㅋ
지각생 2006/12/11 23:42 URL EDIT REPLY
스머프// 네.. 난 인씨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본인은 어케 생각할지.. -_- (돌려 말한거유?)
개토 2006/12/12 12:18 URL EDIT REPLY
전 어린 마음에도 인순이가 다른 사람이랑 달라서 더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어른이 되면서 오히려 차이가 아닌 차별을 배우게 되었던 거 같아요.
에밀리오 2006/12/12 12:41 URL EDIT REPLY
약간 틀린 말이지만, 저는 박씨입니다만... 박씨중에 유명한 사람이 누가 있어? 하면 지체없이 '박정희'가 튀어나오는데... 그럼 꼭 이야기를 합니다. 그 사람은 박씨가 아니라 성이 다카키라고 말이지요;; 쿨럭;; // 우리 안의 편견부터 역시 박살을 내야;;
NeoPool 2006/12/12 15:39 URL EDIT REPLY
이번 대학가요제는 인순이 선생님과 이문세 선생님 스폐셜 같았지 뭡니까ㅋ 그래서 전 더 좋았구요^^

에밀리오//오오 그건 정말이지 새로운 대처방식이네요!
곰탱이 2006/12/12 16:25 URL EDIT REPLY
잘 지내시는지요^^? 오랜만에 인순이 씨 노래 듣네요^^. 정말 대단한 분이죠^^. 참 좋아하는 가수 분입니다.^^
지각생 2006/12/12 17:47 URL EDIT REPLY
개토// 차이가 아닌 차별을 배운다.. 정말 그런 것 같군요. 아직도 미처 떨어내지 못한 편견의 잔재들.. 모두 털어내고 싶어요.

에밀리오// ㅎㅎ 잘하셨삼. 우리 안의 편견부터 역시 박살을 내야죠 :)

NeoPool// 아.. 못 봤는데 동영상 있나 구해봐야겠군요? ㅋ

곰탱이// 잘 지냈습니다. 보고 또 봐도 정말 좋네요. 언제 다시 뵙고 술마시며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
곰탱이 2006/12/12 18:25 URL EDIT REPLY
조만간 다시 뵐 날이 있겠지요. 저도 지각생 님과 술마시면서 또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지각생 2006/12/12 21:58 URL EDIT REPLY
곰탱이// 넵. 행복하게 기다리죠 :) 그나저나 13,14일 노동미디어행사는 오시나요?
곰탱이 2006/12/13 15:23 URL EDIT REPLY
오늘 내일의 노동 미디어 행사는 가 볼 수 없을 거 같아요, 죄송해요...ㅠㅠ... 근데 내년 1월 8일 중구난방할 때 오시면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날짜하고 장소하고 확실하게 잡히면 다시 말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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