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의 글을 다시 보는 중이다. 태그를 달며 이참에 링크깨진 것도 잡고, 읽기 좋게 수정. 시간이 솔찬히 지나간다.
1번부터 77번까지 봤는데 대략 1년 반 전부터 6개월 정도의 글.
그 기간동안 내생각, 말투, 감정들이 변해가는 걸 보는 게 꽤 재밌는걸. 새롭게 나를 발견하는 느낌이다.
그래, 그때 이런 생각들을 했었지. 지금 하고 있는게 원래 그런 생각들로부터 시작한건데.
살짝 방향 감각을 잃었다가 다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 스크랩해 본다. 작년 봄 웹2.0이 화두였을때, 한국사회포럼 즈음에 썼던 글들. 사회운동2.0을 고민하던때. 개인이 조직에 눌리지 않고 자유롭게, 즐겁게 하는 활동.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욕구대로,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스스로 만들게끔 제시하는 운동.
to 진보네 : 태그 구름 기능 너무 좋삼 :) 수고하셨고, 혹시 태그 검색이 지금 가능한가요? 폼 하나 추가해주시면 좋을듯.
다시 "사회운동 2.0"
한 명 한 명, 활동가와 "대중"(사실 이런 구분 자체가 우습죠) 의 솔직한 두려움과 고민은 담겨나오지 않습니다. 사실 다를게 뭡니까? 활동가는 사람이 아닌가요? ㅎㅎ
운동이 쉬워야한다는게 과연 활동가의 마인드 문제이거나 대중 추수적인 발상이겠습니까? 아뇨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면 아무런 가치도 없는 운동이라고 전 말하고 싶네요. 그런 운동을 통해 바꿔질 세상이 어떤 걸까요??
그런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을까요? 모든 이가 직접 만들지 않은 세상, 누군가가 "대신"만들어준 세상?
"사회운동 2.0"
그럼 "이름", "선언"일 뿐인 웹 2.0이 기술이 아니면 뭐냐? "문화"라고 저는 단언합니다. "개인"과 "소통"을 재발견한 것입니다.
집단, 전체, 조직에 개인이 묻히는 사회구조(운동 포함!), 그리고 그것이 반영되어 버린 가상 공간, 그 속에서 사람들은(활동가 포함해서) 소외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집단속에서의 개인, 언제든 밀려날 위험 속에서 "동질감"과 "안정"을 추구하는 심리, 그것을 자본과 권력이 잠깐이나마, 부분적이나마 해소시키고 있지요.
"자본의 포털"이 운동진영의 네트워크를 "차단"했을까요?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집단으로서의 추상적 자본 말고, 개개의 자본이, 만약 운동진영의 네트워크가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연결고리를 갖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국 문제는 사회운동의 방식이 뭔가 지속적으로 대중의 흐름을 놓치고 자기 폐쇄성을 갖는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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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에서 자본은 "장치"를 발견했습니다.
운동진영은 "욕구"를 발견해야 합니다. 왜 이런게 나왔지? 지금까지의 방식이 뭐가 문제였지? 그리고 자본을 따라잡아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같이 제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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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과 "분자"
지금까지의 역사, 운동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최선이었다. 동원할 수 있는 장치가 "몰"의 단위밖에 없었으니까. 근데 이어져오는 흐름을 계속 타고 가다보니 "분자"의 가능성이 보인다. 근데 자본이 그것을 관심 갖고 있다. 국가권력은 어쩌면 남몰래 "분자"기술을 개발해 사용해 오고 있는지 모른다.(이게 음모론이죠 ㅎㅎ) 운동진영도 "분자"의 수준에서 사고하고, "분자"로 나아가는 기술을 활용하자. 그래서 "활동가"와 "대중"의 분리구도를 다시 극복해 하나가 되는 노력을 하자. 이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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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 - 위키
이런 과정을 통해 초기의 간단한 아이디어는 점점 살이 붙어 하나의 기획이 되고, 정리안된 메모는 얼굴 모르는 인터넷의 누군가들에 의해 정리되고, 내용이 붙어 완성된 텍스트가 되어 간다. 생각은 갖고 있으나 완결된 하나의 글을 쓰는데 어려워하던 사람들이 자기가 잘 아는 것, 자기가 많이 생각한 것, 불쑥 떠올랐다가 사라질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자기가 자신있는 방법으로 적용, 글 작성 과정에 참여한다. 이 작업이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수행될때, 그 효과는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의 범위를 넘는 훌륭한 성과물로 도출된다.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거쳐가면서 그 생각의 양도 풍부해지고, 질적으로도 뛰어나진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주고 받아지며 정제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글 자체를 넘어 "자정 능력"등 부수 효과도 생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이 물론 존재하지만, 혹 허위 내용과 광고 등의 쓰레기도 역시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결국 정리되리라는 믿음, 탄력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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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계속 업뎃할거임. 77번 이후의 글 중에서도 뽑아 여기에 추가하겠음.
그나저나 그때는 수줍어하면서도 지금보다는 솔직하게, 거침없이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지금은 겉멋이 조금 들어간 것 같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