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들

잡기장
블로그에 포스팅할때마다
별도의 주제로 쓰기 뭐하거나, 그때 주제와 조금 안 맞아 안쓰는 얘기들.

그런 것에게도 자리를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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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번개를 마치고 미문동 방에 갔다. 한강을 따라 바로 집으로 올 수 있었지만, 케산이 자꾸 같이 가달라고 해서 (말은 그렇게 안했지만 ㅋ) 중랑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청계천으로 빠졌기 때문에. 종로 3가 근처에 오니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고, 쉬어 가고 싶기도 해서, 할 일도 있고 하니 미문동 방에 들렀다.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며 다른 컴퓨터에서 다운받은 영화를 봤다. 별로 재미가 없어서 도중에 끄고, 전에 본 재미난 것들을 다시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12시. 집에 가려고 방을 정리하고 불끄고 나와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다시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이것저것 한다.
그냥 여기서 잘까 하다가 안 씻고 그냥 자면 담날 타격이 있을까봐 어떻게든 집에 가기로 했다.
마침 비가 조금 약해졌길래 눈 딱 감고 문잠그고 자전거를 다시 몬다.
그치만 속았다! 점점 비가 많이 온다. 몸이 피곤하니 돌아가는 것도 귀찮고 이왕 이렇게 된거 오는대로 맞고 집에 가기로 한다.

무악재, 홍제를 넘어 녹번, 꺾어 들어가 응암. 응암역에 도착하니 비가 꽤 쏟아진다. 잠시 편의점에 들어가 비를 긋는데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가 아니다. 주머니엔 단돈 900원. 이럴땐 컵라면이 제격이지. 하지만 거기 파는 것들은 다 고기 성분이 들어간단 말야. 다른 걸 먹자. 배도 찼으면 좋겠고, 맛도 있으면서, 속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으면 좋겠네. 생각해보니 그걸 다 어느정도 만족시킬 수 있는건 컵라면 밖에 없는듯 싶다. 9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것 중에는.

라면을 천천히 먹었는데도 비는 수그러들기는 커녕 점점 더 내린다. 밖으로 나와 자전거 옆에 서 있는데 비를 계속 맞는다. 아예 안 맞으면 모르겠는데 날리는 비에 계속 젖자, 이럴바엔 그냥 된통 맞고 얼릉 집에 가서 씻는게 낫겠다 싶다. 결국 쏟아지는 비를 가르며 집으로. 와이퍼 없어 점점 시야가 왜곡되는 안경. 아직 익숙치 않은 길. 속도를 늦추지 않는 차들. 포장 상태가 안좋아 곳곳에 고여있는 물들. 위에서, 아래에서 온통 덮쳐오는 물. 이것은 원래 안맞을 수 있었던 비.

집에 오니 벌써 2시. 씻고 자전거 닦아주고, 밥먹고 컴퓨터 조금하다 보니 세시가 넘다.
자고 일어나니 또 11시. 몇시에 자도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하다. 불규칙한 것 보단 낫겠지. 한달 후 취직하면 그 시간만 땡기면 되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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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 밥을 많이 먹는다. 거울을 보니 배가 나와있다. 한번에 많이 먹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다. 처진다.
되게 피곤하다. 어제 좀 무리했나. 얼릉 집에 와서 쉴 걸.
감기는 안 걸렸는데 그래도 몸이 무겁다. 몸이 무거우니 마음도 상쾌하진 않다.
이럴때 어떻게 하면 활력을 되찾을까.
생각해보니 나만의 비법이랄까 그런건 딱히 없네. 그냥 몸 관리를 잘 하는 수밖에. 이런 날은 재밌는 걸 봐도 시큰둥.
밤에 혼자 히히히거리게 만들었던 그 애니도 별로 재미없는 걸 보니, 이런 식으론 안되겠다.
밥을 너무 많이 먹는바람에 몸이 한계를 초과했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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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니 겨우 몸이 가벼워졌다. 밥을 안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한다. 내 몸을 소중히 다루자. 어제 그 좋았던 기분이 이렇게 된건 내가 너무 몸을 함부로 굴린 탓.
그를 위한 에너지까지 다 써버려서야 되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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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합니다. 여성노동권 쟁취를 위한 여성활동가 선언 을 지지합니다.
새만금을 살립시다. 아직 포기하지 말고요.

내 블로그만 보면 너무 무관심한 것 같긴 하군. 하지만 억지로 하진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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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 찾아보니,
이번주 수욜부터 금욜까지 동원훈련.
젠장. -_- 왜 하필 지금. 새만금 하이킹이 20일(금)부터라는데, 늦게나마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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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7 03:36 2007/07/17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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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 2007/07/17 23:56 URL EDIT REPLY
으윽. 동원훈련. 단 1분1초도 성질나지 않는 시각이 없던데...
산오리 2007/07/18 09:40 URL EDIT REPLY
대단하십니다... 그밤에그 비를 다 맞고..ㅠㅠ
하튼 고생 많았군요.
지각생 2007/07/21 23:55 URL EDIT REPLY
SP// 나도 작년까진 그랬는데, 이번엔 좋은 책 두권을 읽을 수 있어서 짜증이 다 사라져버렸어요. :)

산오리// 안해도 될 고생을 사서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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