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맵을 활용한 교육 후기

비영리단체 IT지원

이번 월요일, 2월의 첫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와 정보통신교육을 함께 했다.

내가 맡은 것은 저녁 식사 전까지 "PC 아끼고 보듬는 법"을 안내해주기.

(후기를 어떻게 쓸까하다가, 그냥 내 관점에서, 어떻게 교육을 준비했는지 무슨 생각으로 그리 했는지를 쓰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혹 다른 곳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활동가들이 직접 바로 따라할 수 있게 PC가 많은 곳에 스크린을 설치했다.

교육 자료는 "Freemind"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든 마인드맵. (저녁 식사 이후 시간은 @imzinga 님의 프리젠테이션이었다)

 

마인드맵을 이용한 교육은 이번이 세번째인데, 맨 처음 할때는 사실 문서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 못해서, 머리속에 정리 안된 지식을 즉흥적으로 마인드맵을 만들면서 뽑아낸 것이었다. 주제는 "자유소프트웨어"였는데, 하면서 스스로 놀랄만큼 부드럽게 생각이 엮여 나왔다.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화면으로 보여줄때는 즉석에서 필요/불필요한 부분을 펼쳤다 접으면서 지금 말하는 내용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한번에 바라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인권운동사랑방의 경우를 기록해본다.

사랑방 활동가에게 처음 보여준 장면이다. 목차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어떤 순서로 나갈지, 그리고 항상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어떤 것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문서나 프리젠테이션은 목차를 보려면 뒤로 돌아가는 번거로움이 있고, 지금 말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어떤 순서, 위치에 있는지 한 눈에 알기 어렵다.

 

"목적"을 펼쳤다. 지금 이 교육의 목적은 컴퓨터가 버려지고, 새로 사는 것을 줄이는 경제적, 환경 효과를 위한 것이고, 또한 현장에서 투쟁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 손에 붙잡고 있어야 하는 컴퓨터를 쾌적하게 사용하여 활동가들의 온갖 스트레스 중 하나를 덜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원래 하려던 작업에 집중하게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내 사심으로는 이 교육을 통해 그동안 호감이었던 사랑방 활동가를 한번에 만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나를 확실히 각인시키면서 :)

 

그리고 다음, "문제를 느낄때"를 펼쳤다. 우리는 어떨때 "컴퓨터가 이상하다"고 느끼게 되나? 각자 어떤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고, 이 교육이 어떤 시나리오에 의해 흘러갈 거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 다음 3번 - "컴퓨터", "문제는 어디서?(주로)"를 폈다. 한번에 다 펴지 않고, 사람들의 두려움을 예상해서 서서히 큰 범위부터 펼쳐 갔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눠져 있고, 우리가 접하는 문제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각각 다른 경우가 있다.

 

그림을 단계적으로 펼치며 자연스럽게 여러 용어들이 분류되서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컴퓨터를 구성하는 것들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한 후, 그 중 우리가 접하는 문제가 주로 어디서 발생하는지 몇가지를 찝음. (역시 많은 걸 표현하기 보다는 최소한 적은 수로 제시하는게 좋다고 판단)

 

그 다음 3번을 이제 접고, 우리의 관점은 "문제를 느낄때 - 문제는 어디서?" 로 옮겨 왔고 이제 그 원인을 살피기 시작한다. 컴퓨터의 구성 요소를 개괄 설명한 "컴퓨터"항목은 이제 간명하게 접어두었다.

증상별 주요 원인을 살펴 보기 시작한다. 2번째 항목이 아직 열려 있어서 처음 교육 시작할때의 흐름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돕는다.

 

아예 안켜지거나 에러 메시지가 나는 것은 몸져 누운 것과 같고 명확한 신호(고통)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경우가 "느림"이다. 사람이 기초 체력이 약해지고 피로를 느끼고 정신적으로(소프트웨어) 고통받는다. 일상 생활에서 누구나 안고 사는 증상이다. 이렇게 말하고 따로 빼둔 "왜 느려질까"를 펼친다.

많은 걸 담진 않고 이제 대부분 설명으로 채웠다. 이제 대처법으로 넘어간다.

이제 원인이 나왔으니 왼쪽의 항목들 "문제를 느낄때" "문제는 어디서?"는 닫는다. 원인별 대처법을 역시 한 단계씩 펼쳐 나가며 설명했다. 이제부터 매 항목의 결론은 사실상 "안전한 운영체제, 리눅스로 갈아타기~" 였다. :)

 

 

이제 평상시 건강 관리하는 법으로 넘어간다. 이전 까지 열어둔 모든 항목을 접었지만, 대충 어떤 얘기가 어떤 흐름으로 오갔는지는 대체로 기억하고 있으리라.

 

 

"기본 원칙" 항목을 펼쳐 둔채로, 그것과 연관된 구체적 실천 사항을 펼쳐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실습으로 들어가며 자유롭게 진행했다. 중간 중간 질문은 아무때나 받게 했고, 부담없이 질문들을 하는 모습.

 

-----

 

요즘들어 언어의 한계를 너무나 절감한다. 빈집 공동체에서 요즘 회의할 일이 많은데 언어가 이 사람 저 사람 끊임없이 빠르게 오가면서 사람들은 논의의 흐름을 놓치기 일쑤고,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하며, 끝나고 나면 다들 지친다. 그전부터 생각한 것이긴 하지만 언어로만 소통한다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고 많은 것을 놓치는 방식이다. 특히 어떤 시청각적 보조 도구도 없다면.

평소에 지식이 사람의 두뇌 속에서 고정된 문장 형태로 저장되어 있지 않다고 믿는다. 오히려 "위키"와 같은 형태로 이리 저리 단편들이 얽혀 있는 구조일테고(하이퍼텍스트), 어떤 주제로 생각을 엮어낼때도 이런 마인드맵 형태가 좀 더 일차적으로 머리 속에서 형성되는 구조일거라고 생각한다.

 

말은 그것을 언어라는 방식으로 "인코딩"하는 것이고 듣는 사람이 "디코딩"해서 다시 기존의 지식과 융합, 재구성해서 기억을 해둘 것이다. 양쪽은 비선형적, 입체적이지만 중간 단계 - 언어는 선형적, 평면적이다. 언어는 순차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과정을 흔들림 없이 따라갈 수 있어야 "이해"를 할 수 있고, 그것을 듣고, 해석해서 기억하는데까지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

 

교육이란게 받는 사람에게 좀 더 다가가서 그 사람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가장 이상적인 교육은 생각을 있는 그대로의 형태로 전달하는게 아닐까? 물론 마인드맵이란게 정말로 꼭 그렇게 된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내 느낌으로는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좀 더 "언어 해석"의 부담 없이 교육 과정 전반을 통찰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 프리젠테이션은 언어 문장보단 함축적 언어와 이미지를 사용하긴 하지만 역시 첫 슬라이드부터 끝 슬라이드까지 일직선을 따라 가며, 말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전체 진행 과정을 놓치기 쉽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마인드맵 도구 (기왕이면 접었다 펼쳤다 하고 아이콘도 넣고 링크도 할 수 있는 프리마인드와 같은 것들)을 활용해서 교육을 할 셈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2/05 19:13 2010/02/05 19:13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2dj/trackback/685
비밀방문자 2010/02/06 01:23 URL EDIT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지각생 | 2010/02/06 16:49 URL EDIT
쏘리.. 컴 수리가 늦게 끝나고 폰 배터리도 나가서 연락 못했삼. 그냥 일 때문에 피곤했을뿐 별 일 없다는.
Rong.I 2010/02/06 10:52 URL EDIT REPLY
수강생(?) 입장에서..;;
ppt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보다 훨씬 쉽게 이해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ㅎㅎ

좋은 강의 감사해요..ㅎㅎ
지각생 | 2010/02/06 16:52 URL EDIT
준비하는 입장에서 :) 전 다른 것보다 이게 제일 쉽고 재밌더군요. 다음 다음 주쯤 사랑방 다시 가겠삼
bsdfgㄹ 2012/06/14 18:34 URL EDIT REPLY
fgsfgsㅁㅀ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