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잡기장
이렇게 조금도 못 견딜걸, 뭘 그리 잘난척을 하냐. 지각생.

누구라도 좋으니, 내 얘길 들어줬으면 좋겠지만, 말하지 못해 답답하다.
내가 살짝 마음을 내보여도, 그게 어떤 것인지 알 만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이해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붙잡지도 못하면서, 떠나지도 못하고. 붙잡지도 않으면서, 떠나지도 않는다.

공평하지 않다.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까.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내 인내력은 모두 어디로 간거지? 이렇게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말게 된건가. 나도 모르게 진작 다 말라버린건가.

생각을 하면 할수록 감정은 파괴되고, 결국 나만 피곤해진다. 내일은 산이나 올라갔다 올까.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불로그는 잠시 쉬어야 할듯. 이만큼만 말해도 답답한게 어느 정도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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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5 02:14 2007/05/15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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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다음날

잡기장
원없이 잤다. 또 미문동 방에서 퍼자고 일어나니 10시.
축제가 끝나고 줜, 유섭님과 조촐히 뒷풀이를 했다. 그다지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해버렸다.
마시다 보니 속이 쥐어짜듯 아팠는데 살짝 허리띠 풀고 더 많은 술로 통증을 제압했다. 이건 보통 신경성이다. 확실히 요 며칠 긴장한 탓이리. 일단 이번 행사에 집중하자고 여러가지 근심걱정을 덮고 며칠 밤을 샌 결과. 뭐 그렇다고 많이 준비가 되진 않았다. 계속 속으로 싸운 탓이겠지.

혁명 후속 조치? 하려고 미문동 방에 왔는데 살짝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너무 더워서 깼는데 새벽 2시. 어떻게 된거지? 상황이 정리가 안됐다. 팽팽한 목적 의식, 행사 진행을 위한 긴장 들이 스르륵 풀리고 있는 상태. 살짝 멍한채로 있었다. 컴퓨터가 켜져 있었는데 보니 게임이 실행되고 있었다. 여길 찾는 사람 중에는 나만 하는 고전 게임. 내가 저거 하다 쓰러져 잤구나.. 끄려고 앉았다가, 이런 상태에서 흔히 그렇듯 별 생각없이 몸에 맡겨 조금 더 게임을 했다. 그러다 보니 다시 졸려왔다. 게임을 끄고 컴퓨터를 끄고, 냄새나는 양말을 좀 더 구석에 몰아넣고, 바닥에 이불도 펴고 물한잔 마시고 다시 잤다. 그때가 3시가 조금 안됐을테니 다시 7시간은 족히 잔 셈. 다 합치면 12시간은 잤겠다. 다행히 속은 괜찮아졌다. 밥 먹으러 가야지. 행사 평가는 천천히.. 사람들과 얘기좀 더 해보고.

사람들의 참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비도 오고 귀찮은, 별 일 없으면 움직이기 싫을 토요일, 자기 컴에 리눅스를 설치하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소식 듣고 대가없이 도와주러 온 사람, 그동안 서로 알지 못했지만 리눅스에 대한 관심만으로 찾아와 준 사람, 스스로의 고민과 아이디어, 재미난 것을 제공해 준 사람들, 소중히 기록을 남겨줄 사람들..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행사는 성공한 셈.

다만 살짝 아쉬운 것은 자유소프트웨어가 왜/어떻게 좋은가에 대해 참여한 사람들 각자의 생각을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 원래는 Revolution OS 영화를 보고 리뷰를 하며 그런 얘기를 해 볼까 했었다. but, 늦게 시작한데다 영화를 다시 보니 (이번엔 기술인이라기 보단 활동가의 관점으로) 미리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으면 잘 전달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영화 후반부에는 리눅스로 돈 번 얘기가 너무 강조되서 ㅡㅜ 전에 볼때는 이 부분 그냥 별 생각없이 넘기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활동가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불편하고 걱정이 되더라.. 윽.

어쨌든 지적재산권 이런 얘기하면 되게 피곤하고 분위기 급랭되곤 하니 어제 그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았겠지만, 리눅스가 왜 좋다는 건지를 충분히 서로 얘기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것. 윈도우를 기준으로 리눅스에도 이게 된다는 식의 설명에서 벗어나, 리눅스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  리눅스에서 하면 훨씬 좋은 것들 이런 거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 물론 역시 이런게 가능하려면 조금 더 많은 사람이 그 자리에서 리눅스를 설치하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겠지. 어제 이런게 아쉬웠다기 보단, 다음에 또 다시 할때 이런 걸 잘 안배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오늘은 서북부 리눅스 사용자 모임이 있는 날이다. 마침 오늘 교육이 취소되서 시간이 되니 거기 나가봐야겠다. 그런데 지금 내 꼬라지가 말이 아니군하. 집에 갔다오면 늦겠구.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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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3 11:07 2007/05/1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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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5/14 09:55 | DEL
지각생님의 [혁명 다음날] 에 관련된 글. 찌뿌둥한 날씨, 나른해지기 시작하는 오전, 갈등을 덮고 무작정 출발 10를 넘어가며 에고 늦었다...생각하는데 전철이 막혔다(?) 30분간을 구로역에서 버티다가 다시 출발 11시조금 전에 도착 했으려나... 엘레베이터를 못보고 (눈은 뭐하러 달고 다니니...층계 옆에 있더만)헉헉~~ 어딜까... 헉!!...대강당이라는데 아무도...(행사인원들만 있는 듯) 이거 어떤 씨츄에이션이고, 어떻게 스케줄을
요한 2007/05/14 07:13 URL EDIT REPLY
고생하셨어요..^^
지각생 2007/05/14 22:36 URL EDIT REPLY
고생은요. 즐거운 시간이었삼 :)
뒷감당하느라 애먹긴 하지만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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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 설치 축제가 열립니다

IT / FOSS / 웹
[F/OSS를 사용합시다] 에 관련된 글.

리눅스 설치 축제
가 열립니다.

ㅇ 리눅스 설치 축제란?
각자 컴퓨터를 가지고 한데 모여, 서로 협력해서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활용해보는 행사입니다.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아 따라하는 지루한 강의, 끝나고 나면 좌절감만 남는 그런 행사가 아니라, 나와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앞으로 계속 힘이 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자리입니다.

ㅇ 왜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사용하는 도구를 바꾸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지식을 공유하여,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변혁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독점 소프트웨어가 양산하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저항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왜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는가
 - 디지털은 자유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
 - F/OSS를 사용합시다
 - 자유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집에 묵혀 둔 PC를 개인 서버로 만들어보고 싶은 분, 쓰고 있는 컴퓨터에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활용해보고 싶은 분, 그 밖에도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컴퓨터 본체나 노트북을 들고 설치 축제 장소로 모이세요~

ㅇ 일시/장소 : 2007. 5. 12(토) / 광화문 미디액트 (지도참고)

ㅇ 프로그램
- 10시 : "Revolution OS" 상영회 / 리뷰
- 12시~ :
   * 리눅스 설치 시범 / 각자 구상하기
   * 함께, 각자의 컴퓨터에 리눅스 설치하기
   * 자유 응용프로그램들 써보기
- 4시~ : 토론 (위키에 저장) / (Revolution OS 재상영) / 뒷풀이

ㅇ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웹활용연구팀과 신자유주의세계화반대미디어문화행동이 함께 합니다. (정보공유연대와 IT산업노조도)

ㅇ 문의 : 지각생 010-3032-1248 / 조동원(미디어문화행동, 017-285-1974) / 허경(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010-6822-0038)

ㅇ 세부 기획 참여하기 : <위키 페이지>를 함께 만들어 주세요

---------- "Revolution OS"의 리눅스 설치 축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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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2 12:12 2007/05/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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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5/09 12:11 | DEL
이글의 최신 버전은 http://h2dj2.key.or.kr/mwiki/index.php/Use_freesoftware 여기서볼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란 우리가 컴퓨터를 쓸때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다. (컴퓨터 하드웨어를 직접
2007/05/09 07:37 URL EDIT REPLY
관람...은 용서가 안될까요...ㅡ.ㅡ;;(남던 피씨도 버렸고 구형컴이라 거의 10키로그램은 나가더군요..ㅠㅠ
녀름 2007/05/09 07:53 URL EDIT REPLY
리눅스 시도해 본 적 없는 게 가도 되겠죠? 오픈소스에 대한 관심? 아니면 먼가 그 근처에 가보고 싶은 데 주변에 전혀 그런 이들이 없고..해서 ..걱정과 궁금증이 혼재된 상황이예요
지각생 2007/05/09 12:08 URL EDIT REPLY
줜// 당근 되지요. 재밌는 영화 보고, 사람들 만나고 그러삼 :)

녀름// 바로 녀름님을 위한 자리랍니다. ㅋ
지각생 2007/05/10 13:44 URL EDIT REPLY
아, 아예 영화 내용처럼, 윈도우 물린 PC를 공동구매하는 것도 해볼까나. 다음번에. 그래서 미리 신청한 사람이, 축제날 그 컴에 설치를 해서, 집으로 갖고 가는거지.
새삼 2007/05/13 03:30 URL EDIT REPLY
흠냐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으로 이거저거 찔러보고 나니 어느덧 시간이...ㅎㅎ 앞으로 귀찮은 질문자가 될 듯한 예감!!
오늘 재밌었는데 너무 뭘 모르는 제가 가서 불편하지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담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컴맹은 온라인으로 본 것만으로는 뭘 하기가 넘 어려워서...흑
지각생 2007/05/13 10:32 URL EDIT REPLY
불편하긴요. 축제가 성사(?)된데 큰 역할을 하셨는데 ㅋ 직접 자기 컴에 리눅스를 설치한 참여자.
기회되는대로 이런 자리를 만들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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