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물어줘

잡기장
채식을 시작한지 이제 한달이 됐다. 아직 요리를 거의 안해보고(채식라면 끓이는 정도 ㅋ) 음식에 대한 고찰?도 충분히 안돼서 힘든점이 많다. 평소에 고기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이 연비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신진대사 탓인지, 밥을 더 많이 먹게 되고, 계속 배가 고프다.

그래도 이제 조금씩 몸에 배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대견스럽다. "육식의 종말"등 책도 읽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조금씩 조금씩 보고 듣는 내용 주워담는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해서. 그럴 수록 채식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이제 그렇게 되면 당연한 수순일, "함께 해요~"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나보다 먼저, 오랫동안 채식을 해온 주위, 불로그 사람들의 말씀 마냥, 채식을 한다는 건 그 자체만의 어려움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피곤함을 많이 겪게 되는 것 같다. 함께 밥먹으러 갈때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어제 만난 사람이 "적대적으로 협박을 받았다"는 말까지 들었다.), 괜히 미안해 하는 것들. 그럴때마다 "괘얀아, 신경쓰지 말고 먹어. 내 먹을 건 내가 알아서 챙길께"하고 사람들 맘 편하게 해 주기 위한 감정노동을 부차적으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채식하며 가장 편안하게 먹은 것은, ㅎㅎ 우습게도 "기내식"이었다. 총 8번(9번이던가?)의 식사를 하면서, 미리 채식을 한다고 말을 해놓은 덕에 그냥 나오는 대로 받아 먹기만 하면 됐던 것이다. 뭘 먹을지,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 신경쓸 일도 없었다 :)

사실 나도 그랬다. 채식을 한다는 사람이 있고, 같이 밥을 잘 안먹게 되거나, 먹으러 가서도 다른 사람과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들을 볼때는, 살짝 당황하며 그 사람을 뭔가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 취급했었다. 어디 밥먹으러 가면 행복해 하며, 시원시원하게 고르고,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분위기에 익숙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먹는데 까탈스러운 것"은 성격 문제거나, 먹고 사는게 힘든지 모르는 것이거나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냥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알아서 하셩" 하곤 그가 정말 왜 채식을 하는지, 어떻게 먹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은 잘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채식을 하기 시작하니 그런 입장에 내가 처하게 됐다. 내가 채식을 하게 ㅤㄷㅙㄴ 것은 물론 계란 등 특정 동물성 음식이 몸에 안 받는게 분명하다는 걸, 그런게 많아진다는 걸 깨닫게 된 것도 있고, 또 채식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사람이 많았다던가 하는 *^^* 이유들도 있지만, 분명 어떤 정치적인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 이유로 의식적인 선택,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한번 시작한 것에 대한 합리화 경향까지 있고 하니 점점 그런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걸 사람들에게 말하기가 어렵다. 역시 많이 나온 말마따나 그 "말함" 자체가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누군가의 익숙한 것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위는 - 운동하는 사람이 사실 그런 걸 하는 것이지만 - 일단 그것이 한 세력을 이뤄 표면에 드러나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일차적인 충격을 감내할 수 밖에 없으니까.

어디선가 본말인데 "100명의 채식주의자에게는 100가지의 채식주의가 있다". 그만큼 다양한 이유와 방법으로 채식을 한다는 것인데, 나도 마찬가지로(합리화를 위해 갖다 붙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4~5가지의 이유로 채식을 한다. 정치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고. 그래서 그것이 도덕적인 강요(생명), 별 색다를 것 없는 유행(건강), 먹고 사는 고민이 좀 한가로워(웰빙)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싶지 않고, 그렇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내 채식의 이유를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고, 그래야 "괜히 미안하고 불편한" 상황도 더 빨리, 부드럽게 정리될 것 같다. 동의하던 안하던, 실천으로 옮겨지던 안되던 뭔가 얘기 자체가 됐으면, 불편해하거나 미안해할 것 없이, 공격이 될까 의식할 것 없이 편하게 화제 거리로 삼아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1달 밖에 안됐고, 사무실에서 밥을 같이 해먹거나, 사람들과 그리 많은 접촉을 가진 것이 아니긴 하지만) "넌 왜 채식하는데?"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그런 질문이 나오지 않으니 정말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것 같아 내가 먼저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인천 공항에 내린 후 서울로 돌아오면서, 한국말로 많이 떠들지 못해 입이 근질근질했던 나는, 원래 잘 안하던 채식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그 얘기를 듣는 사람이 불편해한다는 걸 느끼면서도, 약간 조절을 해가며 왠만큼 얘기를 더 한 후에야 화제를 돌렸다. 그 사람이 어떻게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채식주의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면 조금 줄이는데 도움이 됐을 거라고 믿는다. 더 오랫동안 해서 몸에 배고, 더 깊은 고민이 쌓히고, 사람들과 더 협력하고 얘기해보고, 부드럽게 얘기하는 재주까지 익힌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채식에 대해 말하고, 동의와 실천을 이끌어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채식"을 한다는 것이 "단절"이 되서는 안되겠다. 채식을 하는 행위가 뭔가 특이한, 혹은 뛰어난(생명에 대한 감수성 등) 사람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되거나, 그 정치적 의미, 일상의 실천이라는 의미가 감추어진 상태로 되어서는 안되겠다. 어떻게 보면 운동하는 사람이 대중을 대할때 겪는 어려움이랑 같은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왜?"라는 질문을 끌어내어, 일단 "얘기"가 되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이것이 자신도 해당될 수 있는 일이며, 기꺼이 거대 담론에 못지 않게 에너지를 쏟아가며 실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그것이 생각만큼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것을 자연스럽게 인식될 수 있도록.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게 필요한게 아닐까? 사실 채식의 취지에 대해 들었을때 "절대 동의 못해!" 그럴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을 거라고 보이니, "너무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안드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채식을 결정하고, 선언할 정도의 상황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부분적으로라도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 예를 들면 "매주 하루는 채식의 날"로 정해 사람들과 채식을 하며,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채식을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육류의 대량 생산"이 큰 배경이라고 하면, 그렇게라도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으면서, 그걸 통해 채식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그래서 좀더 즐겁게 채식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고민할 수 있게 되는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미 그런 "채식의 날"을 실시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곳도 이런 걸 해보면 어떨지. 불로거들이 함께 하거나. "진보 불로거 채식의 날". 주 1일이 어려우면 월 1일도 상관없겠다. 중요한건, 하루 정도는 누구나 채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것. 그리고 그날은 "왜 채식을 하는가"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있겠다는 것.

그나저나,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채식을 해도 살이 쪘으면 좋겠다. 요즘은 보는 사람마다 살이 더 빠진다고 하고, 원래 마른 사람이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 그래서 울아부지는 "지금 니가 채식하는 건 불효야.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하는거라구"라고도 하셨으니. 하지만 내가 지금 살이 빠지는 이유는 분명 스트레스와 고민때문일거야. 살이여 붙어라~! 제발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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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00:53 2006/10/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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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0/24 03:02 | DEL
지각생님의 [이유를 물어줘] 에 관련된 글. 뭐 길게 쓰긴 그렇고...암튼. 저도 한 두 달 쯤 된 거 같습니다. 뭐 중간에... 소고기도 한 번 먹었고... (아버지 생신에 고기집에 갔는데... 차마 커밍아
Tracked from | 2006/10/24 11:06 | DEL
지각생님의 [이유를 물어줘] 에 관련된 글. 배추가 무가 알타리가 쪽파가 시금치가 상추와 쑥갓이 허브들이 잘 자라고 있다. 밭 고랑에는 심지도 않은 비름나물이 가지를 치며 자라고 길가
ScanPlease 2006/10/23 01:07 URL EDIT REPLY
저의 살을 좀 가져가삼~^^
저는 채식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조금 천천히 물어보고 싶었어요. (나도 채식을 결심하게 된다면..ㅋ)
제가 채식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함께 밥먹으러 갈 때, 채식인의 존재로 인하여, 한번더 채식을 생각해보는 게, 그래서 같이 채식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의 존재가,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거든요. 특히 술마시러 갈때, 진짜 채식안주만 먹어보고 싶기는 해요.
re 2006/10/23 01:13 URL EDIT REPLY
제 살도 기증하겠삼~^^(책이랑 같이 보내드릴까요? 주소 알려주세요)

전.. 워낙..... 고기를 넘 좋아해서.. ㅤㅎㅡㅋ... 채식관련된 책 읽고나도 몸이 전혀 움직여주질 않아서... ㅤㅎㅡㅋ... 채식얘기는 아직 넘 멀어요..

근데요, 먹는 거를 조절하려면 일상생활이 편안하고 맘이 안정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심신이 고단하면 먹는 것부터 흔들리더라니깐요.
지각생 2006/10/23 01:46 URL EDIT REPLY
ScanPlease// 커헉~ 조직검사부터 받읍시다 :) "채식안주만 먹기" 이것도 괜찮네요. 어떻게든 육류 소비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테니. 뭐든지 조금씩이라도 실제로 해나가면 좋겠삼. 글고 환영파뤼 감사~ ^^

re// 정말 책이랑 같이 보내주시나요? 몸과 마음을 다 살찌워주시는군요 ㅋㅋ 맘의 안정, 그거 정말 필요한 듯 합니다. 근데 저도 사실 별로 안정되지 못했는데 일단 시작했어요. 채식이 정신 안정에도 도움되지 않을까 해서 ^^ 주소를 어케 알려드리면 좋을까나. 여기다 적으면 팬레터가 봇물일거고.. (허기에 착란증상이 -_-/) 멜 주소를 알려주시면 멜로 쏘겠삼.
re 2006/10/23 01:59 URL EDIT REPLY
새벽불질쟁이들이.. 다시 모였구만요. ㅋㅋ

주소는 imho@jinbo.net 으로 보내주세요. 한시간 전 허기진 배를 겨우 '고기'만두로 달랬슴다.쩝.. 김치만두 먹을 걸 그랬나? ㅎ
ScanPlease 2006/10/23 02:00 URL EDIT REPLY
커헉. 조직검사씩이나... 저는 그저 제 살을 잘라서 갖다가 붙여주려고 했는데..ㅋ
우리는 새벽불질쟁이들 룰루랄라~
사실 저도 세시간 전에 순대볶음 먹었어요. -_-
지각생 2006/10/23 02:08 URL EDIT REPLY
고해성사 신앙고백 무드? ㅎㅎ 불질은 새벽에 해야 맛 :D
ScanPlease 2006/10/23 02:13 URL EDIT REPLY
채식신님의 용서를 바라는 바입니다.~^^
dalgun 2006/10/23 04:44 URL EDIT REPLY
음.. 채식에 대해서는 아직도 할말이 제대로 안터져 나옴,
목구멍에 걸려서...어제도 가족들이랑 잠시언쟁이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가족들이랑 이야기하는게 더 잘안되더구만요..
정화 2006/10/23 08:50 URL EDIT REPLY
이제 주변사람들과 어느정도의 소통이 되어서 그런지 측근들은 채식에 대해 묻지 않고, 식사 때도 혼자 꼼꼼히 챙겨먹도록 배려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채식 커밍아웃과 함께 그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여주고, 그리고 육류의 대량생산과 불필한 섭취에 대해 약간은 인식 시켜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정화 2006/10/23 08:51 URL EDIT REPLY
아 하지만 정말 관건인 인스턴트를 줄이지 못하는 빈곤한 자취생의 상태라 참 안타까울 뿐이라는 거죠.. 흠.. 이게 참 딜레마예요
지각생 2006/10/23 15:07 URL EDIT REPLY
달군// 혹 또 체하신건 아닌지. 정말 가족들과 민감한 얘기하기 힘들어요. 더 상처주기 싫거나 상처받기 싫거나.

정화// 네, 말하기 거시기해도 어떻게든 말을 해서 인식을 계속 확장해 나가야겠삼. 채식공동체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빈곤한 자취생들이여 단결하라!
디디 2006/10/23 15:17 URL EDIT REPLY
스캔이 조만간 채식요리의 달인으로 거듭날것 같으니 기다려보삼. 아참, 나도 채식요리 잘하는데 -ㅅ-); 육식도 잘먹는 채식요리사로 활동해볼까. 쿠헱헱- (게다가 육식도 현저히 줄이고 있어용;;;)
ScanPlease 2006/10/23 17:21 URL EDIT REPLY
헉... 조만간이라니... 저는 아직 작정하지도 않았는데..ㅋㅋ
달군 2006/10/23 19:48 URL EDIT REPLY
그들은 먹고 나는 안먹고 있는 상황이었음..-_-; 통닭시켜서 먹는데, 난 암말도 안했는데 시비를 걸더라구요.ㅋ
ScanPlease 2006/10/23 23:35 URL EDIT REPLY
달군 // 그게요. 흡연자가 비흡연자에게 담배펴보라고 시비거는 것 같은 느낌일 것 같아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
지각생 2006/10/24 00:28 URL EDIT REPLY
-_- 피곤하셨겠삼. 그래도 먹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체하진 않았겠군요 :)
지음 2006/10/24 02:27 URL EDIT REPLY
나도 오늘 채경이 물어봤는데... 우물쭈물 하고 말았음. 암튼 이번 기회에 나도 커밍아웃을... ㅋㅋㅋ
abby 2006/10/24 13:42 URL EDIT REPLY
정말로 이유가 묻고 싶어졌어요. 그러니까 뭐랄까 조목조목 얘기가 듣고 싶어졌달까요. 살이 찌고 싶으시면 초콜렛의 꾸준한 대량섭취를 권합니다. 뭘 먹든 설탕과 기름도 팍팍 치시고요. 언제나 한 손엔 빵을!! 유제품을 드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만약 유제품을 섭취하신다면 버터와 치즈를 역시 대량 섭취하시길. ;;
가족 얘기를 잠깐 하자면 부모님이 불교 신도라서 '나도 그러고 싶지만 못 하는데, 넌 훌륭하구나' 뭔가 이런 반응을 받았습니다. 동기 자체는 다르지만, 얘기를 시작하고 계속하기에는 굉장히 좋은 환경에 있습니다. ;; 돌아가면 부모님과도 채식에 관해서 얘기 많이 하려고요.
지각생 2006/10/24 15:34 URL EDIT REPLY
지음// ㅎㅎ 드디어. 자, 이제 계란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셨삼? ㅋ

abby// 히익, 갑자기 긴장되네요. "조목조목" ㅋ 덧글로 달기보다는 더 생각을 정리해서 포스팅을 하는게 낫겠습니다. 일단 한가지 이유는 고기 대량생산을 위해 굶주리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소에게 먹여 먹이사슬의 효율성이랄까 그런걸 떨어뜨리는 것도 있고, 또 그렇게 키워진 소는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이 먹게끔 되는 것이 아니죠. 결국 굶주리는 사람에게 갈 수 있는 음식을 엄청 낭비해가며 도시 혹은 잘 사는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 돌린다는것.
사실 전 귀가 얇아, 여러 가지 이유들을 듣다 보면, "그래 나도 동의해" 하며 다 제 이유로 삼아 버립니다. 다 삼켜버린달까요? ㅎㅎ
유제품도 대량생산 문제와 연결되어 있어 안먹으려 하는 입장이에요.. 초콜렛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지만 유제품이 안들어간다면 많이 먹어야겠군요(누가 좀 알려주심 감사)
제 부모님도 기본적으로는 채식이 좋다는 입장인데 다만 제 건강을 해칠것을 걱정하는 편이라 얘기하기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고기를 평소에 워낙 못 먹는 형편이다 보니 가끔 삼겹살 구워 먹는 걸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금 문제가 됩니다. 일단 일하면서 먼지를 많이 뒤집어 쓰시는 아버지는 삼겹살이 그럴때 좋다는 말을 들으신후 예찬론자가 되셨고, 다같이 모여 앉아 구워 먹는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 평소 고기를 먹고 싶지만 잘 못먹어 그때 열심히 먹는 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 모두 날씬하죠 ^^
abby 2006/10/25 11:57 URL EDIT REPLY
초콜렛에도 유제품이 들어가는군요. 털썩. 웬만한 라면 스프에도 고기 분말이 들어가는 거 같습니다. 제가 확인한 건 '튀김우동, 김치사발면, 짜장범벅' 어제 받은 소포에 있는 라면 중 먹을 게 하나도 없군요. 어흑.
초희 2006/10/25 12:19 URL EDIT REPLY
채식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사람이 많았다던가 하는 *^^*
>>저 말씀이시죠[...;;; 파닥파닥]

[...수습수습] 시중에 파는 초콜렛은 모두(!) 유제품이 들어갑니다ㅠ만 초콜렛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깨작깨작 먹어 오다가[퍽] 어제 카카오100%가루를 사서 조청[무설탕 인생에도 도전하겠습니다>ㅅ<]과 바닐라향과 두유와의 배합 비율을 어떻게 해야 먹을 만한-_- 핫초코를 만들지 연구하기 시작했는데.....시판하는 코코아가 왜 우유와 설탕 범벅인지 알 만하겠더군요;ㅁ;
지각생 2006/10/26 00:07 URL EDIT REPLY
abby// 아.. 아쉽군요. 괜찮으면 초콜릿 많이 먹어볼까 했는데 ㅋ 라면을 끊은 것도 제 식생활의 크나큰 변화 중 하나랍니다. 아, 채식라면이 있죠. 이번에 런던가서 맛있게 먹었어요 :)

초희// 강하시군요. ㅎㅎ
먹을 만한 핫초코를 만들면 꼭 한번 맛보게 해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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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담은 천천히

잡기장
포스팅을 한동안 안하다 하려니 (그래봤자 며칠 된 것도 아니지만 -_-)
그리고 열흘간 외국 여행겸회의라는, 언뜻 보면 얘기꺼리 노다지가 터졌을 법한 상황에
뭔가 쓰려고 하니 스스로, 그리고 왠지 다른 사람들도 뭔가 기대를 하고 있을 것 같다.. 는 생각에 말문을 어떻게 떠야할지 모르겠다. 말을 하려면 하겠는데 최근 들어 내가 너무 진지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원래도 그렇지만 너무 "정직 단순"한데 일상에 큰 변화를 겪으면서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아지고 있어서, 발랄한 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ㅎㅎ 물론 쓰다보면, 오히려 더 써야 원래 내가 원하던 그 분위기로 돌아올 것 같지만.

쩝.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말합니다.
여행 야그는.. 회의 정리하고, 그동안 밀린 일 좀 하고, 담주 FTA 관련해서 할 거 하고.. 쉬엄쉬엄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빨리 원래 감각대로 돌아오기를!

글고, 정말로 환영파뤼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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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2 23:37 2006/10/2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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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0/25 02:25 | DEL
[여행담은 천천히] 에 관련된 글.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었나 봅니다. 고작 열흘, 그 중 6일반을 런던, 하루 반을 파리에서 보낸 주제 얼마나 많이 그곳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충분히 느
ScanPlease 2006/10/23 02:50 URL EDIT REPLY
천천히, 그러나 길게~ ㅋ
지각생 2006/10/23 15:01 URL EDIT REPLY
일단 터지면 너무 길어져 수습하느라 어려울지도 :)
디디 2006/10/23 15:18 URL EDIT REPLY
내가 그거 알지. 갔다 오면 열나 쓸 것 같지만, 결국은 한개도 안쓰고 사진만 줄줄 올린다는 시시한 노다지의 전설. 히히
지각생 2006/10/24 17:03 URL EDIT REPLY
그, 그래도 꼭 쓸거에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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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션

사회운동
런던에 왜 와 있는지 말한적은 없는것 같군요. 지금 지각생 일행은 "트랜스미션" 회의에 참석중입니다. http://transmission.cc 트랜스미션은 "A Network of online video distribution projects for social change" - 사회변화를 위한 온라인 비디오 배급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게 머시냐?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지금도 곳곳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약자 소수자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고, 사회 시스템을 비틀어 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는 것들을 만들고 있지요. 노조, 사회 단체, 개인 미디어 활동가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배급되고, 상영되면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는데, 아 근데 이게 양은 많은데 제때 적합한 곳에 잘 활용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 상황에 함께 보면 좋을 영상이 이미 있는데
누가 뭘 만들었는지,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알 수 없고, 안다 하더라도 시스템의 문제로 수월하게 소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을 통해 비디오를 쉽게, 널리 보급하려는 시도가 계속 되어왔는데, 이 프로젝트는 지금 현재 존재하는 웹 기술과 미디어의 요구를 접목시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온라인 툴, 시스템을 만드려는 시도입니다. 6월에 로마에서 1차 회의가 있었고, 지금 10월에 런던에서 2차 회의를 가진 것입니다.

보조를 잘 맞춘건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그런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었고, 별도로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개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미디어문화행동이 추진하던 "독립미디어 온라인플랫폼"도 그 중의 하나죠. 아직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우리의 고민과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한번 맞춰보고, 실제 추진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서 이번에 미디어문화행동 멤버 4+1명이 회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CMS(content management system) 을 활용해, 비디오 컨텐츠를 관리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어떻게 사회운동에 적합하게 활용할 것인지등이 논의되었구요.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메타데이터 표준, 권력의 감시와 통제를 피해, 그리고 악용되지 않게끔 비디오를 배포하기 위한 방법 등도 얘기되었습니다, 그외 트랜스코딩(변환 작업), 다른 언어 자막 번역 작업등 다양한 고민들을 주고 받았구요.

많은 얘기가 오고 갔지만 언어의 장벽도 있고, 참가한 사람들의 인식 수준과 고민 지점들이 많이 다르다 보니 어려움이 많더군요. 새로운 얘기들이 얼마나 쏟아졌는지, 얼마나 실질적으로 진전을 봤는지는 제일 영어가 안되는 지각생으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 (지각생은 영어 공부하러 갔나?ㅋ) 그래도 역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는 것은 큰 기쁨이고, 몇가지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뭔가 하고는 있으나 어디에 촛점을 맞추고 집중해서 할지 사실 잘 모르고 있었고, 그래서 더 좌충우돌하며 이것저것 했었는데, 지금은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을지가 조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시 뭔가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하면, 관련된 다른 것들에까지 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고, 깊이 있는 고민과 노력으로 나온 성과물은 보다 넓은 영역을 커버해 줄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군요.

아직 미문동 참가팀끼리도 회의 내용에 대해 충분히 얘기를 나누고, 우리의 상황에 맞게
고민을 확장하는 과정을 밟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서 다시 실제로 부딪히며 고민하다 보면 더 많은, 더 좋은 생각들이 발견될 수 있겠죠. 실제 작업을 추진하기 위한 Working Group 도 얼추 짜여지고, 이후로도 계속 소통하며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회의 내용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정리가 되는대로, 보강해서 올리겠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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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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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7 17:28 2006/10/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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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4/30 14:11 | DEL
런던 갈 준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개인 준비는 하나도 못하고, 회의때 발표할 내용 만드는 거랑, 없을 동안의 처리, 프로젝트 실무 추진 등으로 정신 없는 하루입니다.오늘 무쟈게 많이 수다떨고, 번잡스레 헤집고, 엄청나게 나돌아다녔습니다. 놋북 2개를 빌리기 위해 메신저에 들어와 있는 사람은 죄다 한번씩 말을 걸었습니다. 갑자기 오랫만에 말걸어 불쑥 놋북을 열흘동안 빌려달라고 하니 당황하는 사람도 있...
Tracked from | 2007/04/30 14:11 | DEL
런던의 지각생입니다 :) 한국의 불로그 폐인들 잘 계시나요?계속 포스팅한다 한다 하고는 못했네요. 불질 중단 금단 증상이 생기려고 합니다. 성격이 급격히 안좋아지고 있어요. 원래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흠흠. ㅎㅎ 늦은 인사와 손가락에 힘빼기 포스팅입니다. 지금 여기는 아침 7시 반, 한국은 오후 세시 반이군요. 이곳에 온 후로 긴장한 탓인지 계속 일찍 일어나고 있습니다. 평소에 지금처럼만 일어나도 하...
Tracked from | 2007/04/30 14:12 | DEL
포스팅을 한동안 안하다 하려니 (그래봤자 며칠 된 것도 아니지만 -_-)그리고 열흘간 외국 여행겸회의라는, 언뜻 보면 얘기꺼리 노다지가 터졌을 법한 상황에뭔가 쓰려고 하니 스스로, 그리고 왠지 다른 사람들도 뭔가 기대를 하고 있을 것 같다.. 는 생각에 말문을 어떻게 떠야할지 모르겠다. 말을 하려면 하겠는데 최근 들어 내가 너무 진지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원래도 그렇지만 너무 "정직 단순&qu...
Tracked from | 2007/04/30 14:12 | DEL
[여행담은 천천히] 에 관련된 글.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었나 봅니다. 고작 열흘, 그 중 6일반을 런던, 하루 반을 파리에서 보낸 주제 얼마나 많이 그곳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충분히 느끼고 올 수 있었겠어요? 게다가 3일반은 회의와 관련된 일로 정신을 뺏기고 있었고, 나중에는 몸이 지쳐 맘의...
Tracked from | 2007/04/30 14:45 | DEL
[트랜스미션] 에 관련된 글. 작년 가을에 다녀온 트랜스미션 회의. 그때 부실 후기 1편만 올리고는 다 잊어먹고 바빠서 뒷이야기를 하나도 못했군요. 오늘 자리 정리하러 노동넷에 왔는데, 하드를 정리하다 사진들을 발견했습니다. 원래 다른 갤러리 프로그램에 다 등록했는데 지금 동작을 안해서 볼 수가 없던차라.. 감회가 새롭군요. 이야기는 이제와서 풀기에 조금 어렵지만 사진이라도 같이 보면 좋겠군요.루턴 공항에서 런던으로 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도착한 곳은
Tracked from | 2007/04/30 15:40 | DEL
[트랜스미션] 에 관련된 글. 사샤 sasha (맞나? -_-) 의 집입니다. 회의가 끝나고, 쥐와 함께 밤을 보냈던 램파트 점거건물을 나온 우리를 받아준 곳입니다. 빅토리아 공원 근처인데 그 안에 이런집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늑하고, 편안한, 오래된 집입니다. 연못과, 푸른 정원, 식탁까지 있는 집. 오랫동안 머물고 싶어지는 곳이더군요. 어떤 유명한 소설을 쓴 사람의 집이었답니다. 그게 뭐였더라? 우리가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던 jon
부탁 2006/10/18 07:22 URL EDIT REPLY
theora, ogg vorbis 등 오픈소스 비디오, 오디오 코덱 사용하는 것 이야기 됐는지 궁금하고요 안 됐다면 어떻게 활용,발전 시킬 지 논의 한번 해 주시면 어떨까요? 진보진영이라면 언제가는 MS 코덱에서 벗어나야 되지 않을까 해서 다소 생뚱맞은 부탁드려봐요.
지각생 2006/10/18 09:33 URL EDIT REPLY
전혀 생뚱맞지 않습니다 :) 제가 영어가 딸려 완전히 파악은 못했지만, 외국의 선수들은 MS 코덱(wmv) 말고도 다른 것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코덱을 사용하자는 얘기보다는, "트랜스코딩" - 코덱 변환에 대한 얘기가 주로 나왔습니다. ffmepg 나 mencoder 등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변환작업을 수행하게 하는게 가능합니다. 더 내용이 정리되는데로 자세히 말씀드리겠삼
스트롱베리 2006/10/19 17:24 URL EDIT REPLY
부탁님, 지각생님/
흐흐흐 저의 나쁜 버릇..일단 구글링부터 해본다...;;

http://videoontheweb.wordpress.com/
관련된 내용을 위 블로그 주인장께서 썰을 풀겠다 하시더니 아싸리 위키로 정리 하시겠답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http://videotranscoding.wikispaces.com/

영문이지만..꽤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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