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기다리며

IT / FOSS / 웹

여기는 남부터미널 옆 PC방. 서초 kIDC 에서 서버 점검 마치고 새벽 4시에 나왔습니다.

 

지하철 첫차가 5시 반이네요. 그래서 여기서 삐대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골썩인 문제가 이곳에서 마주 보며 하니까 풀리네요

 

역시 컴퓨터도 사랑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외로웠던게죠. 관리자가 보고싶었던게죠.

 

하지만 전 그 사랑이 부담스럽습니다. ㅋㅋ

 

추운데서 밤새 웅크리고 있었더니 몸이 뻐근하네요. 찜질방이라도 갈까 어쩔까 이 근처엔 보이지 않네요.

 

왼종일 속썩인 문제와, 1월1일 서버 이전후 속썩인 큰 문제가 해결되서 너무나 후련합니다. 홀가분... 내일부터 하고 싶은거 할 수 있겠네요. 또 뭔일이 터질지 모르지만요.

 

지난 주말에 미문동 평가 엠티를 갔는데 어떤분이 제 글 잘 읽고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허... 어케 알고 왔지? 게다가 담날 보니 홍콩 이야기 1부가 블로그 탑에 올랐었습니다. 또한번 화들짝 놀랐죠. 조용히 제 공간에서 끄적이려구 했는데.. 진보넷 식구들이 절 놀래키기로 한 모양임다 ㅋㅋ

 

역시 설치형 블로그 쓸때랑은 전혀 다르군요. 좋아요 ^^ 근데 이런게 익숙하지 않다보니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걸 실감하니까 적지 않이 신경이 쓰입니다. ㅋ 저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더 많이 읽고 답글, 트랙백도 남겨야겠습니다.

 

에고... 긴장이 풀리니까 살살 졸리면서 추루룩 처지기 시작하네염 잠들면 안되는데 딱 1시간 있을 돈 밖에 없어서 ㅎㅎ 저 잠들면 깨워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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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8 05:06 2006/01/1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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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홍콩 - 2부

독립미디어

전에 얘기한대로 끼니를 먹거나 필요한 물건을 살때외에는 스튜디오 밖을 나갈 일이 없었다. 홍콩에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소식은 활동가들이 찍어온 영상과 홍콩의 TV를 통해 접했으니 이런 얄궂은 일이 없다. 더구나 그 영상이나마 제대로 보는 것도 아니다. 눈에는 보이는데 머리까지 가지 않는거다. ㅋㅋ 잘 나가고 있는 건가. 지금은 어떤 자막을 내보내야 되나. 누가 의견 올린 건 없나 이건 어케해야 되나...

 

직접 현장을 본 것은 촛불 집회 한번과 이날이 전부였다. 그러니 그런 상황에 다시 스튜디오에 돌아와 진정이 될리 만무다. 약해지긴 했지만 계속 남아있는 최루가스 냄새, 창 밖으로 보이는 경찰들.. 옆에 있는 홍콩의 라디오팀은 여전히 정신이 없다.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마음이 콩닥콩닥했다. 경찰은 어쩔셈일까. 달아날 곳을 열어 놓고 쫓는 것이 상식이거늘 저렇게 완전히 막아놓다니.

 

부산 아펙반대 투쟁때 홍콩 경찰이 한국 경찰을 벤치마크했다는 얘기가 있다. 홍콩에는 집회가 많지 않은데, 그나마 경찰의 통제를 자~알 따른다고 한다. "이리로 가세요" 하면 "예~" 하고 간다는.. ㅡ,.ㅡ 이러니 홍콩 경찰이 이번과 같은 경험이 많지 않을터였다. 혹 저들이 흥분한 나머지 사고를 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만 계속 들었다.

 

완전 봉쇄된 뒤 한동안은 저러다가 적당히 빼겠거니 했다.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을 설마 다 강제연행하겠어.. 한국투쟁단을 수용할 감옥을 새로 지었다는 얘기도 있긴 했었다. 하지만 홍콩에서 그만한 규모의 집회도 드물거니와 그만큼 사람들을 한꺼번에 잡아 넣은 적도 없다. 좀 쉬다 한두번 더 붙고는 자진해산하거나 강제해산 당하는 정도 아닐까.. 그저 더이상 크게 다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랄뿐. 그리고 우리 팀 사람들도 무사히 스튜디오로 돌아오기를 바랬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하지만 포위는 풀리지 않았다. 사람도, 물건도 오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 밤이 깊을 수록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쌀쌀해져 갔다. 홍콩은 한국보다 따뜻한 곳이긴 하지만 이 날은 좀 쌀쌀했다. 긴장한 탓도 있으려나. 홍콩 활동가 S가 준 45도짜리 술이 눈에 보인다. 조금 마시니 춥지도 않고 긴장도 풀렸다. 하지만 지금도 포위된 사람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을꺼다. 괜히 미안해서 다시 내려놓고 소식이 들어오기만 기다렸다.

 

봉쇄가 되어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테잎이 올 수가 없다. 방송은 계속되는데 내보낼게 부족하다.. 현장에 있는 활동가들은 기자증을 가지고 있는데도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한다. 준비해간 테잎도 거의 떨어졌을거고, 카메라 배터리도 불안할텐데... 누군가는 그곳으로 가야된다. 하지만 그 쪽으로 가는 도중에는 3~4 겹의 경찰 포위망을 지나야 한다.

 

 

조PD카메라를 빌려 다시 밖으로 나갔다. 기자증은 있고, 카메라를 갖고 가면 어케 들여보내지 않을까 싶었다. 길거리는 과연 여기가 어제 거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썰렁했다. 영화에 많이 나왔지만 홍콩의 거리는 요란하다. 화려한 간판들이 건물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길을 가득메운다. 다닥다닥 붙은 상점들, 이층 버스와 차량들, 그리고 사람들. 상업과 금융의 도시답게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홍콩에 비하면 한국은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일 정도다. 신호등 체계가 그리 나빠 보이진 않는데도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서슴치 않는다. 오히려 신호를 잘 지키는게 바보 같을 정도로.

좋게 말해주자면 활기찬 홍콩 거리. 하지만 이날은 황량한 폐허와도 같았다. 내려진 셔터, 불꺼진 편의점, 가로등과 미처 끄지 않은 몇개의 간판,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불빛이 전부인 길을 오직 경찰만이 가득 채우고 있다. 묘한 기분을 느끼며 경찰의 포위망으로 접근했다. 역시 첫 관문부터 막혔다. 뭐라 뭐라 그런다. 그나마 조금 뚫렸던 귀가 다시 막혔나보다. 뭐라그러는지 모르겠다. ㅡㅡ; 그냥 기자증과 카메라만 보여주고 들어가겠다는 시늉을 했다. 조금 망설이더니 길을 비켜준다. 저만큼 앞에 또 경찰이 막고 있다. 앞에서 들여보내주는 걸 봤던지 기자증 한번 보더니 그냥 통과시킨다. 이제 한 블럭만 더 가서 코너를 돌면 투쟁단이 포위된 곳이다.

 

거기가 끝이었다. 세번째 폴리스 라인에서는 더이상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들어가지 못해 까치발을 하면서 안에서 뭔일이 벌어지는지, 사람들이 어쩌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과 여기는 꽤 거리가 있다. 조금 높은 곳은 이미 기자와 시민들이 다 차지하고 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순 없지.. 망설이다가 그나마 착해보이는 경찰을 붙잡고 ^^;; 더듬더듬 잠깐만 들어갔다 오겠다고 했다. 맞게 말하고 있는건지 몰겠지만 하여간 최대한 단어들을 짜맞추고 손짓발짓 해가며 얘기를 했지만 경찰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덴장 ㅡㅡ^ 부족한 영어 탓은 아닌게 내가 얘길 시도하자 다른 기자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사람은 영어가 유창했지만 역시 안됐다 ㅋㅋ

 

지하철 역이 2층높이라 올라가봤다. 사진이라도 찍어가면 그거 슬라이드라도 방송에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거기도 경찰이 막기는 마찬가지. 사진 찍으라고 살짝 공간을 냅두고는 (그나마 겨우 살짝 보일 정도) 고무총을 어깨에 둘러맨 경찰들이 노려본다. 그 약간의 공간에서 구경하는 사람들, 사진찍는 사람들, 기자들로 아우성이다. 창에 방충망은 이미 곳곳에 구멍이 났다. 한참을 기다리고 머리를 들이밀어 겨우 창쪽으로 갔다. 사진을 찍었지만 거리가 워낙 멀어 영 아니다. 몇개 찍고는 일단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밤은 점점 깊어간다. 경찰은 계속 "해산하라"는 방송을 내보낸다. 길이나 열어주고 그러던가 ㅡㅡ; 갇힌 투쟁단의 고통은 말이 아니다. 춥고 배고프고... 피곤하고 졸리고... 아니 그것보다도 더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화장실이다. 홍콩은 원래 공중화장실이 거의 없는데, 여기는 도심이고, 근처 건물들은 모조리 문을 닫았으니 갈 수 있는 화장실이 하나도 없었다. 참는것도 한계가 있다. 포위가 시작된지 벌써 3시간이 넘었다.

 

밖에 있는 것 자체가 미안할 정도다.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다.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홍콩 경찰이 하는 짓이 분통을 터지게 한다. 아무래도 이건 악의에 차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짓이다. 각료회의는 진작 끝났다. 지친 투쟁단은 경찰이 치고들어가도 제대로 저항조차 어려울 것이다. 물론 투쟁의 의지는 꺾이진 않았지만. 계속 이렇게 막아만 두면 어쩌자는 거냐.

 

포위된 활동가중에 홍콩에서 구입한 핸드폰을 가진 사람이 있긴 했지만 밧데리를 아껴야 되니 통화하기도 어려웠다. 안에 있는 고통과 비할 순 없을지 모르지만 밖에 있는 사람들의 답답함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간다.

 

1시가 넘어, 포위되어 있던 활동가 중 2명이 밖으로 나왔다. 계속 틀어막고만 있던 경찰이 기자들만 내보내기 시작한 모양이다.  연행을 하려는가... 결국 할거라면 더이상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빨리 해라.. 속으로 말하며 그들이 전하는 소식을 듣고, 속보를 방송했다. 방송 창에도 올리고, 게시판의 뉴스도 업데이트했다.

 

2시 20분, 경찰이 "최후 통첩"을 내보냈다. 20분후 집회 장소에 있는 모든 사람을 강제연행하겠다고 한다. 나랑 함께 빠져나왔던 활동가와 다시 현장에 가보기로 했다. 가져온 영상도 다 틀었고,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급도 해야한다. 아까처럼 2번째 포위망까지는 들어갈 수 있었지만 3번째에서 또 막혔다. 이번에도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와야 했다. 답답하지만 더이상 밖에선 뭘 어떻게 해볼 수도 없었다. 포위 시작한지 벌써 5시간 가까이 흘러간다. 밖에 있는 사람도 진이 빠져가는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까.

 

막막한 심정으로 기다리다 3시가 되었다. 홍콩 활동가들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드디어, 홍콩 경찰의 강제연행이 시작되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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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6 03:37 2006/01/1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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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홍콩 - 1부

독립미디어
뒤늦게나마 쓰는, 날리기에는 아쉬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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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년 12월 17일. 각료회의 폐막일이다. 11일부터 시작한 생방송도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음식을 제외하면 홍콩에 와 있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하루하루다. 그날의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정리를 하면 벌써 12시. 담날 방송을 충분히 준비할 시간도 없이 지하철 끊기기 전에 바다를 건너 숙소에 가야 한다. 가면 씻고 쓰러지기. 술 마실 기력도 없다. 뽀글이나 끓여먹을까나.(참고: 뽀글이란 라면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간이 라면입니다)

나와 조PD, 광남은 스튜디오에 붙박혀 있어야기에 더욱 답답하다. 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밖을 돌아다니는 영상활동가들이 부러울 때가 많다. 빅토리아파크가 가깝다고는 하나 걸어가기엔 좀 부담스럽고 그렇게 오래 스튜디오를 비우기도 불안하다. 그저 18일 오전에 방송을 마치고 하루 정도 홍콩 관광이라도 하면 위안이 되려나.

부산때와 달리, 사람이 모자라 현장 코디네이터를 운영할 수도 없고, 단장이 상황을 종합할 수도 없다. 촬영을 다 나가니까. 도무지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는데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 있는법. 그럴때 그걸 발견하고 제안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면 제안한 사람이 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근데... 현장 속보 취합의 필요성을 내가 얘기했다. .... ㅡㅡ;;

뭐 하여간 바쁘면 답답함도 덜 느끼니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현장에 나간 사람들로부터 소식을 듣고 게시판에, 생방송 스크롤 뉴스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가 이거다.
http://gomediaction.net/webbs/view.php?board=gomediaction-11&id=115&page=5

예상했던 대로 일이 터졌다. 투쟁단과 경찰의 충돌. 각료회의장과 스튜디오는 가깝다. 투쟁단이 각료회의장으로 접근하면서 스튜디오 주변의 상황이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다. (눈보단 귀에 띄게 ^^;) 속보를 올리기 위해 계속 상황을 주시하다보니 가만히 스튜디오에만 붙어 있는게 괴로웠다. 도대체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오후 7시부터 본격화된 완차이 일대의 투쟁. 들리는 함성에 못 이겨 결국 짬을 내서 현장으로 나가봤다. 이층버스와 차량, 무단횡단으로 붐비던 도로가 사람들이 휩쓸고간 흔적만이 있었다. 그 흔적을 따라 가니 사람들의 함성이 점점 커졌다. 근데 그 함성이 하나가 아니었다. 도착해보니 그곳에는 투쟁단만이 싸우고 있는게 아니었다. 약간 뒤에서, 육교 위에서 홍콩 시민들이 투쟁단을 응원하며 격려의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투쟁단이 경찰을 밀어내면 함께 신나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 홍콩 시민들의 변화된 모습에 새삼 감동하며 사람들 틈을 비집고 조금씩 앞으로 나갔다. 그때.

갑자기 하얀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퍼졌다. 이런.. 최루가스가 터진 것이다. 쩝. 올만에 최루가스좀 맡아보겠군. 한국에서 맡던 것과 비교하면 어떠려나. 하며 여유를 부리고 있었는데... 오우 shit! ㅂㅢ푸ㅅㅇㅂㄷㄴ이&$#***ㅈㅁㅔ 우엑~ 꽤나 강력한 최루가스였다. 사람들이 괴로워하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당연히 홍콩 시민들은 더욱더 고통스러워하고.. 바다에서 부는 바람때문에 가스는 순식간에 대오 뒤쪽까지 퍼졌다. 겨우 겨우 뒤로 물러나며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조금전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선두에 있던 투쟁단도 뒤로 물러섰다. 정신을 차리려해도 눈이 따가와 죽을 지경이다. 가게에 가서 물이라도 좀 사려고 육교를 내려왔는데.. 이런 근처에 문을 연 상점이 보이지 않는다. 아까는 느끼지 못했던 건데 완차이 일대의 상점들이 몽땅 문을 닫아버린거다. 물을 구할 곳을 찾다가 결국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까지 왔다.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을 씻고 나니 촬영을 하고 있을 사람들과 투쟁단이 걱정이 됐다. 스튜디오로 올라가서 물통 두개에 물을 담아 내려왔다. 최루가스냄새는 이미 그곳까지 퍼져 있었다.

다시 그 장소로 돌아가는데 어느새 거리의 풍경이 변해 있었다. 홍콩 경찰이 가까운 곳까지 와서 길을 봉쇄하기 시작했던 것. 완차이 일대를 넓게 둘러싸고 시민들을 차단하려는 듯 했다. 일단 얼른 촬영팀을 찾아갔다. 다행히 다들 무사했다. 역시 한가닥하던 사람들인 탓일까? 나는 죽겠던데 그 사람들은 버틸만 했던 모양이다. 보니 투쟁단의 한 농민분이 치약을 발라주신 사람도 있었다. 근데 그 사람은 최루가스보다 바람에 날려 눈에 들어간 치약때문에 고통스러워했다 ㅋㅋ

일단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다시 업데이트하고 방송에 전념했다. 급박한 상황이라 정한 시간 없이 특별 생방송을 계속 내보냈다. 홍콩 TV에서 보도하는 상황도 우리 카메라로 찍어 내보내고, 촬영 테잎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전하는 소식을 뉴스게시판과 속보스크롤에 계속 반영했다.

옆에 있던 홍콩의 라디오팀이 요란해졌다. 난리가 났다고 법석이다. 알고보니 경찰이 어느새 이 일대 길 곳곳에 들어서고 있던것. 건물을 봉쇄하고 수색한다 어쩐다 사람들이 난리다. 스튜디오는 8층에 있어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경찰이 점점 투쟁단이 있는 곳을 멀리서부터 조여들고 있었다.

다시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몸이 근질근질해서 견딜 수가 없어 또다시 아직 경찰이 막지 못한 뒷골목으로 대치 장소로 갔다. 거리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홍콩 시민들이 많이 빠져나간 듯 했다. 그래도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보니 약간 물러선 곳에서 투쟁단이 대오를 정비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바빴는데, 나도 우리 촬영팀과 지인들을 찾았다. 좀 전의 상황을 서로 얘기하고 경찰이 포위망을 형성하는 얘기도 전했다. 그렇게 있다가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오려는데...

아 뿔싸, 내가 들어온 길이 경찰에 의해 막혀 있었다. 그 길은 그 장소로 오기 위한 유일한, 마지막까지 뚫려 있던 길이었다. 꼼짝없이 투쟁단은 외부로부터 완전 봉쇄된 것이다. 난감했다. 스튜디오로 돌아가야 하지만 나만 빠져 나가긴 그렇고, 저렇게 포위한다는 것은 다시 한번 붙어서라도 강제 연행 혹은 해산 시키겠다는 뜻인지 걱정됐다. 서투른 경찰이 강경진압을 하다가 무슨 사고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잠시 있다가,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져 더 찍을 수 없는 활동가와 함께 기자증을 앞세워 그곳을 빠져나왔다. 보니 이미 투쟁단이 있는 곳 주위는 완전히, 겹겹이 경찰에 둘러싸여 포위되어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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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1 22:56 2006/01/1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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