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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가진 자의 논리’와 결탁할 것인가 헌재의 종부세 감세론과 한국의 여성운동

  • 등록일
    2009/02/20 10:54
  • 수정일
    2009/02/20 10:54
지난 해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종합부동산세가 사실상 무력하게 됐다. 당시 헌재는 종부세가 일부 위헌이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부부별산제로 나타나는 개인소유권을 저해한다’고 했다. 헌재의 결정은 개인소유권 중심으로 여성의 재산권을 지지하는 것이어서 여성주의 진영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는, 이어진 종부세 논란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필자 이박혜경(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님은 ‘여성의 재산권’을 둘러싼 여성운동과 페미니즘 담론을 되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또 현재 한국사회에서 ‘젠더’정치와 ‘계급’정치가 맞물려 있는 정황을 살펴보고, 페미니즘이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묻는다. –편집자 주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4736&section=sc1&section2=%B0%A1%C1%B7/%B0%FC%B0%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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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읽은 책들

  • 등록일
    2009/02/17 13:52
  • 수정일
    2009/02/17 13:52
아. 좀더 많이 읽었어야 하는데-

빛의 제국, 김영하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침이 고인다, 김애란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남한산성, 김훈
현의 노래, 김훈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정미경
올드보이 한대수, 한대수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김훈 화장 외
카스테라, 박민규
인간연습, 조정래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 한학수
자전거 여행, 김훈


소설책 많이 보면서 한편으론 김훈의 문체에 사정없이 빠져들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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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 등록일
    2009/02/16 13:08
  • 수정일
    2009/02/16 13:08
웹서핑 하다가 본 매일경제 기사 (뛰는 강력범죄...진화하는 CCTV) 가 있다. 때마침 텔레비전에서 이라는 '해외 명작 다큐멘터리' 방영한다는 예고를 하길래 시간맞춰 챙겨봤다.

CCTV

이 다큐멘터리는 영국에서 CCTV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자세히 소개한 프로그램.
영국에는 약 400만 대의 CCTV가 있고, 도입된 역사는 50년 가까이 된다고 한다.

CCTV는 주로 경찰, 교통관리 등에 자세히 활용되고 있다.

범죄예방 혹은 신속한 범죄대응에 활용되는 양상은 이런 식이다.
도심 구석구석을 수많은 카메라가 비추고, 통제실에서는 화면을 일일이 감시한다.
즉, 범죄가 발생하면 나중에 녹화본을 되돌려 보는 게 아니라 계속 사람이 상주하면서 감시하는 셈.
그리고선, 범죄 요소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경찰을 출동시켜 제압하는 식.

새벽에 인적드문 거리를 한 소녀가 걸어가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여긴 CCTV통제실에서 계속 그녀를 추적하다가 한 남성에게 납치당할 뻔 한 것을 예방한 사례도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를 계기로 한 도시에서는 'CCTV에스코트'라는 공공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즉, 시내 곳곳에 비상벨을 설치해 두고 귀가 중인 시민이 불안을 느껴 비상벨을 누르면, 그때부터 CCTV가 그 시민이 안전하게 귀가할 때까지 '돌봐'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사람이 화면 앞에 지키고 있는 것은 비효율적이기에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단다. 우선,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디카급으로 고화소 카메라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거기에 얼굴 인식(요즘 디카에 많이 달려 나오는) 기능, 동작 인식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한 수영장에서는 동작인식/사람인식 기능이 달린 CCTV를 설치해 어린 아이가 물에 빠지면 바로 구조요원에게 비상신호를 울려 구조하게 하고 있었다.

또 소리도 인식할 수 있게 해서 도심에서 고성/방가가 터져 나오면 경고 표시를 할 수 있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의 걸음걸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데이터를 입력해 놓고 CCTV로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신원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도 했다.

영국은 지하철 차량 내부에도 CCTV가 달려 있다고 한다.

끝 부분에 잠시 CCTV의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언급이 나오긴 하지만 초점은 테러, 범죄로부터 무고한 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CCTV는 가치 있다는 내용이 주였다.

*

뉴스의 사건 소식에서 꼭 한 번은 CCTV화면을 보게 되고, 강호순 사건 때문에 CCTV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실제로 차를 운전하면서, 길가를 다니면서 보면 CCTV가 훨씬 는 것 같다. 특히 '방법용CCTV'라는 명패를 단 것들이.

다큐 보면서 계속 CCTV는 대증요법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생각하면 '아 도움이 되겠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 보면.

떠오르는 것은 '파놉티콘'.
주민의 삶 전체가 감시와 통제 속에 놓이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과연 누구?
주민의 통제가 전제되지 않는 CCTV는 쉽게 누군가의 손아귀에 들어가기 마련 아닌가.

한편으론 테러나, 강력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찾아서 예방하는 방법을 없을까에 대한 고민도 살짝.

*

중학생 때 학원에선 이런 일이 있었다.
교실에서 한창 떠들고 있으니 갑자기 방송으로 학원 원장 쌤이 "조용히 햇~"하고 경고를 내렸다. 나중에 원장실에 들어가 본 일이 있는데, 각 교실마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장착된 CCTV 화면 수십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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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39조 2항 (2) - 총에 대한 기억

  • 등록일
    2009/02/15 14:45
  • 수정일
    2009/02/15 14:45

전시장에서 액자의 크기는 작았지만, 가장 나의 눈길을 잡아 끈 사진은 바로 이 사진.

http://a39c2.files.wordpress.com/2008/11/nohsuntag_024.jpg

(전시 블로그에 저작권 관련 공지가 없어서 일단 링크)

 

나는 이 사진을 꽤 오랫동안 들여다 보았다.

 

*

 

저건 군대에서 사격 연습 때 사용하는 표적이다. 그냥 시커먼 사람 형상의 표적을 쓸 때도 있지만, 처음 입대해서 훈련을 받을 때도, 이후에 사격장에서 총을 쏠 때도 우리가 쏘아야 하는 건 바로 저 표적이다.

 

입대하면 2주 정도 후에 사격을 배우기 시작한다. 바로 총을 쏘는 건 아니고, 먼저 이론을 배우고 소총을 분해/조립/정비하는 법부터 배운다. 조준하는 법을 배우고, 어느 정도 숙달되면 그 때서야 실외에서 직접 실탄을 가지고 사격을 한다. 이 때 조준하는 법을 배우면서 바로 저 표적을 사용한다.

 

조준 연습을 하면서 군인들은 저 표적의 머리를 겨냥하는 방법과, 가슴을 겨냥하는 방법, 배를 겨냥하는 방법을 배운다.

 

처음으로 100미터, 200미터 거리의 표적을 맞추는 사격을 했을 때가 생각난다. 저 표적은 기계장치에 연결되어 있는데 평상시에는 땅바닥에 누워 있다. 그러다가 사격 구령이 떨어지면 시간차를 두고 기계장치에 의해 지면에 수직으로 세워진다. 그러면 총으로 그걸 쏴서 맞춰야 하는 거다. 명중하는 순간, 표적은 지면으로 눕는다.

 

사격장 위에 올라가서 표적을 가까이서 보면 약 5mm지름의 동그란 구멍이 가득하다.

동그란 구멍들이 뽕뽕 뚫려있는 이미지는 묘한 조형미를 느끼게 했다. 진짜 사람의 머리에 총알이 박힌다면, 이마에도 똑같은 크기의 구멍들이 나 있을 것이다....

(사람 머리에 총알이 관통했을 때 뒤통수가 더 크게 허물어진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이 글을 참고... http://blog.naver.com/fallinl0ve/20028015212)

 

가슴팍에 소총을 움켜쥔 인민군 복장의 표적은 총을 쏘는 군인이 망설임을 덜 수 있도록 길들인다. 정신교육 시간에는 항상 북한군이 얼마나 위험한 집단인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집단인지를 반복해서 배운다. 그리고 최소 2년 간 저 표적을 겨냥하는 방법을 반복 연습한다. 유사한 이미지가 눈앞에 나타났을 때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징집된 많은 병사들은 '차마 전쟁이 나랴'는 생각을 하면서 방아쇠를 당긴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저 표적에 20개/40개의 구멍을 정확히 만들어 내면, 그들에겐 4박5일 짜리 포상휴가가 주어진다. 전국 곳곳에서, 60만 명이, 그러고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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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39조 2항. (1)

  • 등록일
    2009/02/13 21:58
  • 수정일
    2009/02/13 21:58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전희경의 [오빠는 필요없다].

생생한 사례가 지금 눈 앞에서 다시 펼쳐지고 있다.

 

이제 웬만한 단체나 조직은 반성폭력 내규 쯤은 하나씩 갖고 있는 시대다. 그런데도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이유는 뻔하다.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 성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는 남자들의 '24시간'을 바꾸지 못했다. 24시간동안 일어나는 모든 사고와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남자들은 '입으로만' 수용했을 뿐이다. 제스춰를 취했을 뿐이다.

 

왜 그럴까. 나는 여기서 이 굳건한 가부장성을 떠받치는 하나의 집단에 주목한다. 군대. 그리고 군대가 만들어내는 사고방식과 문화, 이른바 군사문화가 가부장성을 확대재생산하는 튼튼한 뿌리임을 확신한다. 지난 2년 동안 몸소 체험해 왔다.

 

내 인생의 일부를, 지워야할 기억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기에, 나는 지금 커다란 숙제를 껴안고 있다. 나의 군대경험을 바탕으로 이 세상에 깔린 군사주의와 가부장성을 성찰하고,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전시회, 39(2)를 찾지 않을 수 없었다.

 

*

 

F15K, 넌 참 좋은 기계인데 요즘 살인기계로 보여.

내가 이 기계를 몰게 될 수 있을 텐데,

실수로 죽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한 공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의 블로그에서 시작된 파문.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노순택 작가의 "좋은 살인"이란 주제의 사진들이 내 눈을 붙잡았다.

 

창공을 가르는 수천억원의 첨단 군용기들에 한 껏 매료된 사람들.

전투기 조종석에 앉은 어린이와 양 옆에서 '환한' 미소로 V자 포즈를 취한 미군들.

패트리어트 미사일 사이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 먹는 어린이들.

아이는 아빠에게 기관총을 쏴는 자세를 취하고, 아빠는 디카로 그 장면을 자랑스럽게 사진에 담고.

군인은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에게 수류탄 투척하는 자세를 바로잡아 준다.

 

군대를 홍보한다는 명목 하에 에어쇼가 펼쳐지고, 지상군 무기들을 전시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리고, 강한 정신력을 길러준다며 군사훈련 캠프가 열린다. 나도 중학생 때 최첨단 전투기를 볼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에어쇼에 갔었고, 부모로부터 해병대 캠프 참가를 권유받기도 했다.

 

최첨단 무기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기계의 목적을 보지 못한다. 눈앞에서 보여 주는 기계의 '아름다움'에 현혹된다. 이렇게 해서 군대는 그들의 홍보문구를 사람들의 뇌리에 남기는 데 성공한다.

"강한 친구"

 

한편, 아카데미과학사의 프라모델 부품들을 렌즈에 담은 사진들은 어떤지.

 

나, 중학생 때까지 취미가 프라모델 만들기였다. 탱크, 비행기, 군함... 안 만들어본 종류가 없다. 어린 시절, 베레타 권총이니 M16A1이니 우지 기관총이니 콩알만한 플라스틱 탄알이 발사되는 총기류, 다 가지고 놀아 봤다.

 

또각또각, 니퍼로 이음매들을 끊어내고, 살짝 본드칠 해 부품들을 끼워 맞추면, 금새 눈앞에선 전투기가 탄생하고, 각종 폭탄과 미사일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조립한 이는 그 조형미와 설명서에 적힌 가공할 파괴력의 제원에 열광한다. 그 '힘'의 축소판이 내 눈 앞에 있다! 힘 앞에 매료되면서 그 기계의 존재 이유는 뇌리에서 잊혀진다. 눈앞의 조형물이 가자에서 죄없는 이들을 죽이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대체 왜. 프라모델의 세계는 무궁무진한데, 문방구에는 그토록 탱크, 전투기, 군함만이 많이 있었던 걸까. 왜 나는 그런 것들을 만들며 열광했었나.

 

 

http://a39c2.wordpress.com/ (전시 블로그)

http://www.artsonje.org/asc/kor/exhi/2008/081201.html (아트선재센터 소개글)

 

 

전시제목 “39(2)”

전시제목인 “39조 2항”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명기한 헌법 제 2장 중에서 제 39조의 2항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조문에서 인용하였다. 헌법은 39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명기하였고, 2항의 조문은 군복무에 대한 헌법상의 보상규정으로 원용되어 왔다. 전시 제목에는 헌법에 명시된 한 줄의 문장으로 개인의 불이익에 대한 통제가 가능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의구심이 담겨있다. 5 명의 참여작가들도 한국의 군사문화와 전쟁의 이미지를 그들의 작업 안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아이러니와 수수께끼를 담아내고 있다. 이 전시가 한국 사회 안에서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는 모순과 갈등의 하나로 군사문화와 전쟁이미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39조 2항”을 전시의 제목으로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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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aration anxiety

  • 등록일
    2008/06/09 15:42
  • 수정일
    2008/06/09 15:42

넬의 발견..

separaion anxiety

...

나란 사람 참 힘들죠
고장나버렸단 걸 알아요
그래도 날 포기해버리진 말아 줬으면 좋겠어요
고쳐질수만 있다면 사실 난 아주 아름다울테니
그러니 부디 놓아 버리지 말아요
나를 떠나지 마요
나를 떠나지 마요

나를 떠나지 마요

...

 

 

(자투리 가사들)

유난히 내 주변에만 상실의 그림자가
유독 어둡고 짙게 깔린 듯해요
믿음이 무너져 내려 힘겹게 버텨오던
그 마지막 숨조차 앗아가네요

나를 떠나지 마요

 

유난히 내 주변에만 산소가 모자란 듯
숨이 막히고 미칠 듯 답답해요
하늘이 무너져 내려 떨궈진 내 눈물이
발 밑에 구름 위로 흩어 지네요
나를 떠나지 마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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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쉼.

  • 등록일
    2007/03/05 03:00
  • 수정일
    2007/03/05 03:00

짐시 쉰다.

언젠간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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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되돌아 보니

  • 등록일
    2007/03/03 01:16
  • 수정일
    2007/03/03 01:16
오른쪽 메뉴에 있는 달력에서 0000년 0월 양 옆의 화살표를 누르면,
한 달 동안 포스팅한 글들이 한 번에 좌르륵 떠서 별도로 마우스 버튼 누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작년 1월까지의 글들을 죽 훑어 보았다.

많은 글과 많은 생각들이 쓰여 있었다.
지금 다시 고민되는 것도 예전에 써 두었던 것들이 많다.

**

문득 연옥과의 관계를 돌아보았는데,
만남의 스타일은 연애에 가까웠다.
하지만 서로 지향했던 것이 달랐던 것 같다.
그는 친구를 나는 연인 쪽을 지향하다가 수차례 충돌했던 것 같다.

4월이면 곧 그의 연인이 제대한다. 지금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을 매우 부러워하거나 혹은 질투했었다.
훗.

어쨌든
예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후 두 번에 걸친 시도의 실패-그리고 두 번째 시도가 나에겐 더 강렬한 매혹이었다- 끝에
나는 '동지적 관계 위의 연애'에 강한 집착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기 스스로가 인정하는, 혹은 남들이 그렇게 규정하는 연애의 성립에 대한 집착.

잘 풀릴 땐 좋았으나
최근에 나는 나의 주제를 모르고 자승자박을 한 꼴이다.


**

블로그를 돌아보니
매달 고민을 심히 아니한 시기가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꼽을 수 있는 것은 4월과 5월, 9월 쯤인 것 같다.
4~5월은 말그대로 내우외환이 겹쳐 힘든 시간이었다면
9월은 무기력한 시간들이었다고나 할까.

5월에 나는 용접기술을 배워볼까 심각하게 고민해 봤는데
괜한 자존심이 발동한 탓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뜻을 접었다. 그리고 어쨌든 3년은 너무 길다는 생각.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후회스럽기도 하다.
후회가 들 만큼 블로그에는 또 많이 '무력하다'느니 '게으르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많이 쓰여 있는 것이다. 좀더 열심히만 살았다면 두 마리 토끼 다 꼬랑지 바로 뒤까지는 쫓아 붙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활동을 하면서 다른 걸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지금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계속 고민과 갈등을 반복하는 부담감을 비교해 보면
후자가 좀더 낭비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를 희생했다는 같잖은 피해의식이 문득 느껴질 때마다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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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박00 성폭력과 신뢰파괴 사건에 대한 결정문

  • 등록일
    2007/02/28 16:46
  • 수정일
    2007/02/28 16:46
http://blog.jinbo.net/sol/?pid=84


[hrnet]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박00 성폭력과 신뢰파괴 사건에 대한 결정문
 

인권운동사랑방입니다.

 

유쾌하진 않지만, 중요한 소식 하나를 전하게 되었어요.

 

사랑방 자원활동가이자 평택 미군기지 반대운동에 참여해 왔던 박모 씨의 성폭력과 신뢰파괴 사건에 관해

공개 결정문을 발표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갖고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었는데...

안타깝고도 분노스럽게도 가해자 박모 씨는 대책위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평택 미군기지 반대 활동을 재개하고, 부채 상환 약속까지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사건을 외부에 공개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해결 노력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로서 제명조치도 취하게 되었어요.

 

결정문 속에 저희의 고민이 담겨져 있습니다.

공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인권운동사랑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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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박○○

성폭력과 신뢰파괴 사건에 대한 결정문



1. 사건의 인지와 추후 경과


1) 2006년 2월말 피해여성은 과거 연인사이였던 박○○이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뒤, 알고 지내던 인권운동사랑방 일부 활동가들에게 박○○이 가한 과거 성폭력 사건과 부채문제를 알려왔습니다. 그러나 당시 피해여성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를 원치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박○○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인권운동사랑방 내부 팀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그러다 얼마 후 평택 미군기지 반대운동에 결합해 왔습니다.


2) 박○○이 피해여성이 원치 않는 접촉을 취하는 등 문제가 계속되자, 2006년 7월 말 인권운동사랑방 A와 B 활동가는 피해여성의 동의를 얻어 박○○에게 문제 해결을 비공식적으로 요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A와 B가 8월 4일 박○○을 만나 △피해여성에 대한 접근 금지 △부채 해결 △운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의 즉시 중지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박○○은 A와 B의 요구를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으나, 헤어진 뒤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활동을 지속하였습니다.


3) 2006년 8월 10일 인권운동사랑방은 피해여성의 동의를 얻어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박○○ 성폭력 및 신뢰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의 주요 가해행위가 자원활동을 시작하기 전의 일이지만 자원활동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피해여성을 괴롭히는 행위가 지속되었고, 그러면서도 인권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운동의 가치에 정면 배치되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책위는 A와 B 활동가, 인권운동사랑방 성폭력반대위원회 위원 1인, 그리고 피해여성의 대리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4) 대책위는 박○○의 활동을 우선적으로 중단시키는 것이 피해여성의 인권 회복과 제2, 제3의 유사 피해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책위의 존재 자체가 박○○을 자극하여 피해여성에게 추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 대책위가 박○○에게 공식 대응하기보다 평택미군기지 반대운동 관련 단체 C에 ‘박○○이 운동을 지속해서는 안될 사정이 있으므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피해여성이 사건의 내용이나 신원 노출을 우려하여 C에 사건 내용을 자세히 설명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C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활동 중단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답변했고, 대책위는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5) 이후 박○○은 자신을 찾아온 대책위 위원 B에게 과거 A와 B 활동가와의 약속을 이행할 계획도 없고 피해여성과의 개인적 문제인 만큼 제3자가 나설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11월 3일 박○○에게 대책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대책위의 <서면요구서>를 전달하였습니다. 박○○은 처음에는 대책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다가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돌아섰다가 다시 말을 바꾸어 서면 답변 요구를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대책위는 피해여성의 동의를 얻어 사건 공개를 결정하고 11월 27일 박○○에게 이 사실을 ‘최후 통보’하였습니다. 그러자 박○○은 대책위에 <서면답변서>를 보내며 대책위와의 면담에도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6) 12월 7일 대책위와의 만남에서 박○○은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활동 중단 △일정한 해결과정을 거치기 전까지 활동 재개 금지 △부채 상환 △성폭력 가해자 교육프로그램 이수 등과 같은 대책위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7) 12월 15일 박○○은 하던 활동을 일단 중단하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를 둘러대며 부채 상환 기일을 계속해서 미루어왔습니다. 그러다 2007년 2월 17일 박○○이 대책위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평택 미군기지 반대운동을 몰래 재개하였음을 목격하였습니다. 이에 대책위는 일방적인 합의 파기와 해결 약속 불이행에 경종을 울리고자 사건 공개와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 사건 개요


가해자 박○○와 피해여성은 2003년 2월경 알게 된 후 8월부터 연인관계로 발전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박○○의 신뢰 파괴 행위로 인해 수차례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였고, 2004년 중 피해여성과 헤어진 뒤부터 2006년 7월까지 피해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지속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이사를 가고 연락을 끊은 뒤인 2005년 10월 경, 박○○은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을 시작하여 2006년 3월까지 활동을 계속했고, 이후에는 개인적 차원에서 평택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1) 무단 주택침입, 접근, 위협


피해여성은 신뢰를 파괴하는 박○○의 행위로 인해 수차례 헤어지자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면 박○○은 늦은 밤 피해여성이 혼자 사는 집을 찾아와 대문을 넘어 현관 앞에 기다리고 있거나 문을 열어달라며 현관문을 두드려 동네를 시끄럽게 만드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피해여성은 주위의 시선 때문에 결국 문을 열어주지 않을 수 없었고, 박○○이 집안으로 들어오면 방문을 잠금 채 밤새 무서움에 떨거나 박○○을 돌려보내기 위해 달래는 일을 수시로 반복해야 했습니다. 고통을 견디다 못한 피해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자 거친 욕을 내뱉고 돌아기도 했습니다. 피해성이 너무 힘들어 망치로 자기 집 물건을 깨며 죽겠다고 위협한 후에야 피해자의 집을 무단으로 찾아오는 일이 뜸해졌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도 편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피해자의 “출근길을 지켜보았다”거나 “미안하다” 등의 내용을 간혹 알려 피해여성을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한 번은 피해여성의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출근하는 피해여성과의 만남을 시도하였고, 이 때 피해자는 핑계를 둘러대어 박○○을 따돌린 후 도망쳤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피해여성은 결국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이사를 간 후에도 박○○은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피해여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2006년 7월에는 심지어 피해여성의 직장까지 찾아가 몰래 피해여성의 퇴근하는 모습을 엿보기도 했고, 피해여성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난 뒤에는 ‘나는 스토커가 아니야 ㅋㅋ’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여성을 섬뜩하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2) 신뢰 파괴 행위와 부채 상환 불이행


피해여성이 박○○과 헤어지게 된 결정적 계기는 금전적 부채 문제였습니다. 2004년 2월 경 박○○은 하던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피해여성으로부터 약 150만원을 빌려갔습니다. 하지만 피해여성이 확인한 결과 박○○은 학원에 등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피해여성의 명의를 무단 도용하여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요금을 납부하지 않거나 피해여성의 카드를 몰래 꺼내가 현금을 무단 인출하는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해 부채가 수백만 원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박○○은 계속 갚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했을 뿐 부채 상환을 위한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적반하장 격으로 자신이 학원비를 먼저 빌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피해여성이 먼저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갚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3. 사건에 대한 판단과 피해여성에 대한 공감


성폭력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권력 불균형으로 인해 비롯되는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일컫는 개념으로 봐야 합니다. 이러한 광의의 성폭력 개념에 비추어볼 때, 가해자 박○○이 피해여성과의 관계에서 3년 넘게 저질러온 행위는 성폭력이자 피해자와 운동에 대한 중대한 신뢰 파괴 행위라고 판단됩니다.


[스토킹에 의한 성폭력]

- 가해자 박○○은 자신의 잘못으로 피해여성과 연인관계가 끝난 후에도 공포스러운 상황을 조성하면서 피해여성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인 접촉을 반복적으로 시도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피해여성의 집 대문을 넘어 현관 앞에서 기다린다든지, 동네를 시끄럽게 만들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도록 만든 행위는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안녕을 위해하는 엄청난 공포와 고통을 가져다주는 폭력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망치를 들고 내 집 물건을 부수며 죽어버리겠다고 한 뒤에야 느닷없이 나타나는 일이 줄어들었다”는 피해여성의 고백에서는 출퇴근길 내내 조마조마 걸음을 옮기고 박○○이 나타나면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던 피해여성의 고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또한 박○○은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내 피해여성의 삶을 위축시키고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피해여성에게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강제로 떠올리게 만들고 삶의 안정성을 해치는 폭력입니다.


[부채문제와 성폭력과의 연관성]

- 박○○은 피해여성의 의사와 무관하게 부채를 발생시켰고, 피해여성이 박○○의 형편을 감안하여 빌려준 돈마저 여러 이유를 둘러대며 갚지 않았습니다. 특히 갈 곳이 없다는 이유로 혼자 자취하는 피해여성의 집에 자꾸만 머무르려 하면서 피해여성으로 하여금 하숙비와 학원비를 빌려줄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여성의 특수성을 ‘이용’한 채무관계 발생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 박○○의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는 피해여성에게 신체적, 심리적 공포를 느끼게끔 만들었고 이로 인해 피해여성이 돈을 돌려받는 것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박○○의 부채 관련 행위 역시 성폭력과의 연장선 속에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환경적 성폭력]

- 박○○은 이후 피해여성을 통해 알게 된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하였고, 여러 인권단체가 참여한 평택 미군기지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해 왔습니다. 피해여성이 가해자의 활동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도 평택 집회 때였고, 그 후 자신의 지인들과 박○○이 운동적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피해여성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과거 박○○과의 관계가 지인들에게 알려질까 불쾌감과 위축감, 심지어 두려움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평택운동은 피해여성은 물론, 이 사건을 알고 있는 피해여성의 지인들과 여성활동가들에게 적대적인 공간으로 다가가기에 이르렀습니다. 가해자인 박○○은 평택운동을 통해 활발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 반면, 피해여성은 오히려 운동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이 같은 조건은 피해여성을 더더욱 위축시킨 환경적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4. 징계 결정과 그 이유


1) 사건 공개


대책위와 피해여성은 그 동안 인내심과 신뢰를 갖고 사건 해결 노력을 촉구하고 박○○의 약속 이행을 기다리고 지원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박○○은 이러한 기대를 배반하고 부채 상환 일정을 연거푸 연기하는 것은 물론 몰래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같은 행위가 자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행위가 피해여성에게 준 고통이 얼마나 큰지 전혀 공감하지 못했으며, 이 사건의 해결이 운동의 전제이자 또 하나의 중요한 운동임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됩니다. 대책위는 가해자 박○○의 안이한 인식과 회피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으며, 박○○의 잘못을 이번에도 용인할 경우 제2, 제3의 피해자가 거듭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이 사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의 공개를 통해 가해자는 물론 운동사회 전반이 성폭력 감수성을 높이고 여성인권 보장의 중요성을 성찰하고 환기하는 계기로 삼기를 기대합니다.


2)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가 자격 박탈


대책위는 박○○이 피해여성의 고통을 야기하고 대책위와의 신뢰를 일방적으로 저버린 행위에 분노하며, 그 행위의 심각성에 비추어 인권운동사랑방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운동사랑방 ‘성 차별금지 및 성 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내규’(2006년 3월 11일 개정, 아래 내규)에 따라 박○○의 자원활동가로서의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5. 사건 해결을 위한 요구


사건 공개나 제명 조치는 결코 사건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건의 공표와 제명이라는 징계 조치는 피해여성의 인권 회복을 위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다할 것을 다시금 재촉하기 위함입니다. 가해자 박○○은 지난해 12월 대책위와의 만남과 서면답변서를 통해 약속했던 바를 이행해야 할 책임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하나, 즉시 운동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피해여성의 고통을 치유하고 운동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잘못을 바로잡는 일을 우선해야 합니다.


둘, 더 이상 변명만 앞세우지 말고 부채의 일부라도 즉시 상환하십시오. 대책위는 이미 2개월이 넘게 사정을 감안해 기다려 주었지만, 지금까지 단 한 푼의 부채도 상환하지 않은 것은 의지가 없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셋, 성폭력 가해자 교육을 위탁 교육기관과의 날짜 협의를 거쳐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해야 합니다. 대책위와의 일방적 약속 파괴는 그만큼 가해자에게 교육이 절실하게 요청됨을 확인시켜 줍니다. 교육 이수는 피해여성이 아니라 박○○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과정인 만큼 교육비용은 응당 본인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또한 사건 공개를 이유로 대책위나 피해여성에게 불이익을 초래하는 행위를 추가로 자행할 경우에는 법적 조치 등을 강구할 수 있음을 함께 경고합니다.



2007. 2. 27

박○○ 성폭력 사건과 신뢰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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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칠드런

  • 등록일
    2007/02/27 18:49
  • 수정일
    2007/02/27 18:49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보다 딱 두 단어를 보고 충동적으로 보기로 결심한 영화.

"불륜"

"유아기"

 

영화를 보는데 어쩜 또 이런 대사가 나오던지.

"내가 자초했어. 입을 꿰매버려야 해"

 

한편 결말은 진부한 나레이션으로 끝난다.

"과거는 후회해도 소용없다... 미래에는 더 잘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지금 달라져야 한다..." 이런 식.



  현대의 어른들, 불륜으로 성장한다?
  [뷰 포인트] 불륜에 관한 흥미로운 해석, <리틀 칠드런>
 
  2007-02-26 오전 9:53:28
 
   
 
 
  
소리소문없이 개봉돼 서울 대학로에 있는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 나다에서 상영중인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리틀 칠드런>이 국내 영화팬들에게 조용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관개봉 영화여서 많은 영화팬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뛰어난 작품성과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력에 대한 입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영화의 내용은 무엇인지, 어떤 점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를 알아 본다. - 편집자

  나체를 드러낸 두 주연배우의 이미지와 직접적으로 '어린아이들'을 가리키는 제목이 정면 충돌하는 포스터를 내세운 영화 <리틀 칠드런>은 인간 행위에 있어 그 역사가 유구한 대표적 금기 중 하나인 '불륜'이라는 행위에 대해 아주 재미있는 해석을 제공한다. 불륜을 다룬 기존의 텍스트들이 가장 흔하게 취한 입장이 열정적, 비극적 로맨티시즘을 극도로 과장하는 것이고, 그보다 좀 냉정한 입장에서는 인간을 억압하는 제도에 대한 일탈 욕망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이 영화가 취하는 입장은, 오히려 성장을 유예당한 현대 '어른아이'들이 겪는 성장통 중 하나로 불륜을 가정하는 것이다.
  
 
리틀 칠드런 ⓒ프레시안무비

  근대 산업사회, 그리고 대도시 중심 사회로 이행한 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망망대해 위에 나무판자 하나와 함께 떠 있는" 존재임을 자각한 현대인들이 맞게 된 딜레마 중 하나는 이것이다. 사춘기가 점점 길어진다는 것. 기술과 의학이 발전하고 사회가 점차 고단위 자본주의화가 진행될수록 무한경쟁과 저성장, 고령화가 함께 진행된다. 전통적인 농촌사회에서 이미 '성인'이자 '어른'이었던 이들이 이런 사회에서는 여전히 '젊은이'로 분류되고, 몸의 성장은 이미 10대 때 다 겪었음에도 정신적 사춘기는 20대를 넘어 30대로까지 확장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20대부터 성인으로서 사고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받는다. 자신이 "성인의 몸을 하고 있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현대인들 중 절대다수가 "신경쇠약 직전"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며 끊임없이 타인의 눈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리고 이러한 욕망은, 자아 확립이 지상 과제인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또래집단과 선배, 혹은 멘토를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망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이 욕망은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인정해주는 다른 존재에 대한 동일시와 합일의 욕망으로 진화한다.
  
  <리틀 칠드런>의 주인공들이 바로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문제를 겪고있는 사람들이다. 그 누가 알겠는가, 아무리 봐도 애까지 딸린 아줌마, 아저씨가 정작 스스로를 '아이'로 여기며 두려움에 떨고있는 속마음을. 비록 겉으로는 아닌 척, 고상한 척, 능숙한 척 한다 하더라도. 사회적 성취를 꿈꿀 수 있고 그 기회가 열린 사회가 됐지만 여전히 출산과 양육의 의무에서 해방되지 못했기에 결국 자신의 꿈을 접으며 결핍을 느끼고 있는 여성, 자신이 능력있는 숫컷임을 스스로와 주변인들에게 증명하지 못한 남성은 자신의 존재목적을 확인하고 싶은 이른바 '자아 확인'의 욕망에 시달린다. 이 욕망은 자신의 생활 반경 바깥에 있는 이성 중 우연한 '접촉'을 공유한 상대와 물질적 – 육체적 교류를 욕망하는 형태, 즉 '불륜'의 모습으로 표면화한다. 여기에 감독은 소아성애자 로니 맥고비(재키 얼 헤일리)를 등장시켜 외적으로는 영화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한편 내적으로는 욕망이 유아기에 고착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이들이 겪고 있는 딜레마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리틀 칠드런 ⓒ프레시안무비
 

  에로틱한 탕녀 혹은 남자들에게 끌려다닌 줏대없는 여성의 대명사 정도로나 여겨지곤 하는 보바리 부인에 대하여, 영화의 주인공 새라는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자신이 처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여성'으로 해석한다. 브래드와의 불륜은 새라에게 있어 지나가는 짧은 호기심이나 일탈의 욕구, 혹은 쾌락의 충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처절할 정도로 절박한 자기 확인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새라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은 브래드가 유일하기 때문에, 그를 향한 새라의 욕망은 더욱 집요해질 수밖에 없다. 주말 휴가를 떠나는 브래드를 새라가 몰래 훔쳐보는 장면, 브래드가 풋볼경기에서 터치다운으로 역전을 이룰 때 어느 순간 나타나 환호하는 새라와 이를 본 브래드의 표정에 일순간 스쳐지나가는 당혹감을 묘사하는 장면을 상기해 보라. 약간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묘사된 이 장면들은 새라의 소녀적 측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러나 새라에 대한 브래드의 욕망은 새라와는 달리 그렇게까지 절실하지 않다. 그는 새라를 아름답고 능력있는 아내 캐시(제니퍼 코넬리)와 끊임없이 비교한다. 이는 그가 새라 외에도 여러 가지 통로로 자신의 자아 확인 욕망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캐시로부터 소외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오히려 그의 바람을 감지한 그녀와 장모로부터 감시를 당한다), 원치 않음에도 친근하게 접근하는 래리(노아 에머릭)가 있고, 그를 통해 풋볼팀에 소속되며, 일정한 성취를 통해 풋볼팀에서의 소속감을 확실하게 인정받는다. 그러니 '도망치기로 한' 그 날 밤 집을 나선 그가 자신을 부르는 스케이트 보더들에게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정신을 빼앗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는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이 장면에서의 브래드는 주책맞고 철딱써니 없게 묘사된다.) 새라를 향한 그의 욕망에는 새라만큼의 절박성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애초에 그가 '자신의 취향이 아님에도' 새라를 욕망하게 된 계기는, 놀이터에서 자신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이가 바로 그녀라는 사실 때문이다.
  
 
 
리틀 칠드런 ⓒ프레시안무비
 

  든든하게 자신을 보호해주었던 어른 – '어머니' – 의 존재를 상실한 후, 어른이 아닌 '착한 아이'(good boy)가 되기 위해 성기를 스스로 절단하는 로니의 모습, 감독은 '그것이 바로 현대인의 모습'이라고 강변하는 것이 아닐까. 유아기에 고착된 그는 사회 안에서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고 타협하는 방식을 배우지 못한 채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데, 거세라는 이 행위 자체는 그가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지만, 마을의 모두가 그에게 암묵적으로 강요하며 당연시하던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결국 감독은, 현대 사회가 아무리 '성인이 되지 못한 성인'을 뜻하는 '피터팬 콤플렉스'니 '키덜트'니 하는 말들을 통해 마치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개인들 스스로가 한심하게 선택한 일인 것처럼 포장을 하고 그들을 질책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이들이 어른이 되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사회의 암묵적인 강요임을 웅변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공식적으로는 손가락질 당할 만한 브래드와 새라, 로니, 또한 래리의 사연을, 얼마간은 살짝 놀리는 듯한 터치가 분명 존재한다고는 해도 전체적으로 이들의 고통과 절망을 연민과 위로의 손길로 감싼다. 비록 이들이 타인에게 고통을 주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어린아이적 특성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일탈의 끝을 스스로 정리함으로써 성장통을 넘긴다.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와 아이를 안고 미안하다며 연발하든, 자신이 (가장이 될 수 없는) 무능력한 남편임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아내를 부르든, 자신의 성기를 스스로 잘라내든, 그를 부여안고 생애 가장 빠른 속도의 운전으로 병원으로 달려가든.
  
  그러므로 신이시여, 제발 이 가련한 "어린 아이들(Little Children)"을 굽어 살피소서.
   
 
  김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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