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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ngs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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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7/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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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3대 사찰 기행..

원래 반야봉의 낙조 감상으로 2010년 마무리를 하고자 했으나

예상치 못한 폭설로 난데없는 지리산 3대사찰 기행...

하마터면 불가에 귀의할 뻔했음.. ㅡ.ㅡ

 

구례에 내려가는 길, 기차 안에서 내다본 풍경은 저랬다. 기온은 영하 10도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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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쌍산재의 다른 손님들이 폭설 때문에 모두 예약 취소...

우리끼리 그 아름다운 풍광 즐김.

방바닥 구들은 절절 끓었지만 외풍 때문에 오똑한 콧부리는 냉동과 해동 반복 ㅜ.ㅜ

그저 내 코가 높아서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며 괴로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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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맑은 날 다시 찍은 대문 앞 정경...

장수의 비결이라는 당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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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까운 화엄사부터....

쌍산재 주인장께서 유일한 손님인 우리를 절 입구까지 태워다 주심..

우리는 그곳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설경을 보았음.

마당쓰는 스님말고는 경내에서 아무도 못 만남...

 

귀찮아 디카를 안 가져가는 바람에 아이폰으로 찍느라 손가락 얼어 떨어지는 줄 알았음.

덜덜 떨어서 똑같은 사진이 연속 몇 장으로 찍히기도 함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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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에서 따뜻한 모과차에, 고구마랑 떡은 덤으로 얻어먹고 (너무 불쌍한 행색 때문???)

따뜻한 찻집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후덜덜...

진정 제가 저 눈길을 헤치고 여기에 왔단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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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는데, 내려오는 길은 6km 넘는 거리...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그냥 눈길을 걸었음.

가로등 없는 길은 나보다 버티기 내공이 약한 주먹도끼가 아이폰 손전등기능을 ON!

얼어 죽는줄 알았지만, 마을로 돌아와 '주부가든'에서

콩나물백반 만찬을 즐기면서 모든 고통은 잊었음 ㅋㅋ

부쩍 맑아진 밤하늘을 보며 소장님이 선물해주신 sky walk 의 위용을 시험해보려 했으나

손이 너무너무 시려워서 미션 임파서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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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없는 숙소에 Wi-Fi는 어찌나 잘 터지는지

지인들한테 자랑질 사진 열심히 날리고,

주먹도끼는 옆에서 We Farm, We Rule 하며 열심히 세금걷고 매직 브로콜리 심고

(그녀는 악덕 세리에 가난한 농사꾼!!! 내가 그녀몰래 양팔고 개 두마리 들여놨음 ㅋㅋ)

나는 보네거트의 소설을 읽으며 잠들었음.

 

담날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천은사 가려했으나

길이 모두 얼어서 차량통제...

어차피 반야봉에 눈이 많이 쌓여 우리는 가기도 어렵다 한 터에... 이런 시련이...

할수 없이 조금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 하동 쌍계사로 이동...

역시 이 곳도 방문객이 적어 너무도 고즈넉한 경내...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맑고 추웠음... 칼바람이...

역시 아이폰으로 사진찍느라 개고생....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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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문화센터에서 맛난 하동차 얻어마시고, 부모님 드릴 작은 티백셋트 구입..

하동차는 야생차라 특히 맛이 좋다는 설명도 들었음. 발효차 첨 마셔봄.

하동이 이렇게 춥고 눈이 많이 온건 정말 드문 일이라네...

날도 참 잘 잡았쓰... ㅡ.ㅡ

 

차문화센터에 걸려있는 차의 일곱가지 효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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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타고 하동과 구례 사이를 오가는 길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아름다웠음

햇볕이 쏟아지는 섬진강 잔잔한 물결과 차가운 눈, 얼음...

아마도 봄이오면 산수유, 매화, 벚꽃을 피울 사연많아 보이는 나뭇가지들.....

봄에 다시 찾기로 대결심!!!

 

구례로 돌아와 맛난 대통밥으로 저녁먹고 이번에 식당 주인장께서 숙소로 태워다주심

역시 밤에 주먹도끼는 세금걷고 나는 책읽고...

근데, 밤마다 주먹도끼는 나의 음악취향을 너무나 비난함.

느끼한 노래만 좋아한다고.... 아니, 넬, 스위트피, 브로콜리가 느끼해???

이승열, 김광석은 자기도 좋아하면서?

 

어쨌든 2010년의 마지막 밤을 맥주와 함께 보내고 또다시 깊은 잠...

담날 아침, 천은사에 걸어서 가기로 결심...

중간까지 택시를 불러서 갈까도 했으나

어제 읍내에서 들어올 때 택시기사분이 한 30분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리...

물론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 시간이면 닿을 줄 알았음...

 

칼바람 맞으며 한 시간 반을 꼬박 걸어서 천은사에 도착함..

길에 사람 아무도 안 다님.. ㅜ.ㅜ

정말 아무런 방패도 없는 들판에 마파람 맞느라 두피가 1cm 은 뒤로 밀린 듯...

그래도.... 나는 보았쓰...

뚫린 얼음장 사이로 나와 잽싸게 물고기를 낚아채고 사라지는 수달의 모습을!!!

역시 차로 움직일 때와는 다른 아름다운 눈높이 풍광....

기온이 영하 5도만 되었어도 우리는 즐거워 만세를 불렀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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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은사 삼거리에서 천은사 입구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차량통제...

그 언덕길을 걸어올라 산에 도착하니,

거지꼴이 다 된 우리에게 매표소 직원분이 '학생이세요?"라는 망발을...

호호호 하며 좋아죽는 주먹도끼 너머로 내가 알려주었음.

"뭔 소리세요. 우리 경로할인 해주세요!"

 

무슨 대단한 업적이라도 이룬양 의기양양하며 매표소를 지나니

노고단 차량 통제표지판과 함께 '속세와 이별' 이라는 찻집 간판

여기서 차 마시고, 또 고구마랑 부침개랑 잔뜩 얻어먹고 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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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을 숨기고 있다 하여 천은사...

단청 없는 절 건물들이 어찌나 맘에 드는지...

햇볕은 더할나위 없이 따뜻하고,

마~악 녹아내려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모습과 소리가 잊히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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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쏘다니느라 고생한 내 등산화...

이제 미끄러지는 것도 모자라 물도 들어와... ㅡ.ㅡ

작별을 고해야 할 시간... 그래도 그동안 수고많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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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은 갔고,

2011년은 왔고,

이제 2012년을 향해 가고 있어....

 

3대 사찰 돌며 호연지기는 한 5갑자 늘어난 것 같고,

이성의 정신줄은 눈밭에 좀 흘리고 온 것 같음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으며 2011년을 시작했다는 것은 뭔가 상서로운 징조?

올해도 스스로 즐겁게, 행복하게,

길바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리고, 함께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좀더 앞으로, 좀더 왼쪽으로....

 

방문하시는 블로거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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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나들이

지난 주에 전공 학회가 열리는 시애틀에 다녀왔다.

이틀 먼저 가서 오랜만에 놀았다!!! (마치 그동안 전혀 안 놀았다는 뉘앙스를....)

 

물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초치기 포스터 출력, 환전도 안 하고 출국해버린 정신줄 등 소소한 문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연발표가 아니니 발표 직전까지 긴장할 것도 없고, 날씨도 어찌나 좋던지 룰루랄라.....

 

날씨는 무려 이렇게 좋았다

 

 

# 시애틀커피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시애틀이다.

그 1호점이 있는 퍼블릭마켓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사진찍고 주문하느라고 아주 북새통이다.

하지만 워낙 시애틀은 커피 많이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딱히 통계를 본적은 없는데 다들 우울한 날씨 (여름에만 환상적) 때문일 것으로 이야기하며, 그래서 심지어 앞바다 돌고래들도 불면증에 걸려있다는 믿지못할 이야기까지... 

원래는 PEETS coffee 를 가려고 했다가 걸어가기 좀 멀길래 구글에 검색해보니 나름 유명한 지역 커피집들이 있었다. 가보니 어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할만큼 신선도는 끝장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진한 스타일...

물론 한국보다 값도 싸.... ㅡ.ㅡ

그래도 이들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서울의 몇몇 커피집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사진은 Seattle Coffee Works, 아래는 Ladro - 둘 다 한적하면서 여유있는 분위기는 꽤 좋음

 

#. 시내 구경

 

기차타고 교외로 나가볼까도 생각했으나 뭐 관광레포트 쓰러 간 것도 아닌데 설렁설렁 다녀보자는 생각에 이틀 반 동안 시내만 돌아다녔다. 예전에도 학회 때문에 한 번 가본적이 있어서 그닥 새로운 것은 없얼지만 그냥 청명한 날씨에 낯선 곳에서 거닌다는 것만으로도 오케이!!!

 

시애틀의 상징으라는 우주 바늘 (space needle) - 전망대가 자랑이라지만 저 정도 높이가지고 무슨....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들보다 낮아보임...ㅋㅋ

 

 

과학센터 건물... 이 곳의 보잉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허블3D 영화봤다.

다분히, 예산과 위상을 지키려는 NASA의 홍보영상 같기는 했지만 작년에 수리보완한 허블에서 포착한 저 먼 우주의 풍경들이란................................. 정말 엄청났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모습은 수백만년, 수십억년 전에 출발한 빛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시내에서 발견한 초콜렛가게 - 멀쩡한 과일을 저렇게 먹어야하는 이유는 도저히 이해 불가...

사실, 처음 미국에서 살게 되었을 때 과자의 엄청난 단 맛에 머리가 어질했었음 ㅡ.ㅡ

 

좌파 서점인 Left Bank Books - 보스턴에 있던 서점도 그랬는데 미국의 좌파 서점들에게서는 오타쿠의 정취가 물씬.... ㅡ.ㅡ 

보스턴 서점은 마오이즘 책들이 주류였다면 이 곳은 68 즈음한 아나키즘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고 거기에 덧붙여 기념비적인 시애틀 전투를 다룬 책들이 눈에 띄었다.

책을 잘 팔아보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이고 동호회 같은 분위기랄까... 망하지 않는 비결이 대궁금!!

 

 

#. SF 박물관

 

예전에 갔을 때도 들렀었는데, 그때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규제가 없어졌더라. 아마도,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규제를 포기하게 된 게 아닐까...

 

여기는 소장품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상당히 조직화가 잘 되어있다.

소주제별로, 배경지식과 사회적/과학적 의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전자 통제, 시간여행, 대안역사 등등등...

 

아래 사진은 생명공학 기술에 관련된 섹션..

 

어쨌든 '박물관'이니만큼 SF 팬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들도 꽤 모아두었다.

이를테면 영화 스타트랙의 대본, Blade runner에서 안드로이드들이 입었던 의상, 데커드의 총.. (이런 거에 열광하는 나는 덕후인가?), 그리고 T1의 손과 머리....

영화말고 책과 관련된 자료들도 쏠쏠...

이를테면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차펙의 책이라던가, 기존의 프랑켄슈타인적 공포를 벗어나 인간과 로봇의 친근한 관계 (인간 입장에서ㅋㅋ)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던 아시모프의 I, Robot

내가 젤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발명풍 Babel Fish...

아마도 SF 만큼 팬덤이 강력한, 또 일찍 발달한 장르도 없는 것 같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인데, 독자들이 각종 동인지와 소식지를 발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컨퍼런스도 열었음 ㅡ.ㅡ 작가들은 한편으로 강력한 지지세력을 얻기도 하고, 또 시달리기도 하고 ...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음)...  어려서부터 독자였다가 본인이 직접 전업작가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대표적인 사례가 Ackerman, Asimov 등이라네...

아마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상을 수여하는 것도 다른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일..

투박하지만 나름 당시로서는 가장 앞서가는 이미지로 도안된 제 1회 휴고상 트로피가 보인다..

SF 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 혹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주요 주제로 다루다보니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는 세간의 억측과 달리 ) 상당히 사회현실에 민감하다.

그 유명한 SF 작가들의 베트남전 찬성/반대 서명을 나란히 모아 놓았다.

 

가까운 곳에 이런 박물관 하나 있음 정말 좋겠네....

이건 돈이 많아 비싼 소장품들 수집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문제....

 

힘겹게 사진 정리하고 보니, 작년에 다녀온 이집트 여행 나머지 반쪽 사진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나 날랑가 몰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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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이야기 마지막.

hongsili님의 [깊은 산 이야기 3.] 에 관련된 글.

 

한번 시작하니 끝을 내야겠다는,  이거 은근 숙제...  ㅡ.ㅡ

 

#7. 에베레스트를 가까이서 보려면...

 

Mountain Flight 이라는 유람 비행기를 타면 된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한 시간 정도 비행을 해서 산의 경치를 주~욱 둘러보고 오는 프로그램.

물론 비싸다.... ㅡ.ㅡ

그래도 평생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에 과감하게 질러버렸다.

 

비행기 크기는 약 20인 탑승 가능...  이런 비행기에 울렁증 있는 분이면 약간 어려울 듯...

 

창밖으로 내다본 풍경들이다.... 구름 위로 저 멀리 봉우리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에베레스트와 로체....

근처에 가면 탑승객들을 한명씩 운전석 앞으로 불러내서 설명해주고, 부기장 아자씨가 친절하게 직접 사진을 찍어주신다. 운전 안 하고 그냥 사진 찍어주고 그래도 되나봐.... ㅡ.ㅡ

 

 

다큐에서나 보던 히말라야 빙하들....

좁은 비행기 창문, 좁은 시야의 디카로 담아내기에는 너무 엄청난 광경들이었다.....

 

 

어찌 이리 장대하더란 말이냐.........................

이러한 거대함 앞에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8. 그리고... 시내에서...

 

카트만두에서 산을 오가는 비행기편에 변동 사항이 많기 때문에 산행 앞뒤로 하루 이틀씩 여유를 두고 일정을 짜게 된다. 그래서 하루나 이틀 정도 시내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첫 날, 성스러운 Bagmati 강을 끼고 위치한 파슈파티나 힌두 사원을 방문했다.

피어오르는 연기는 화장이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삶과 죽음이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는, 그래서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성스러운 화장 의식 앞에서 나는 숙연해지기보다 수질오염 때문에 좌불안석이었다. ㅡ.ㅡ

저 물을 어쩌면 좋나 싶더라니...

 

 

사원에는 많은 이들이 화장을 하러, 혹은 세상을 떠난 조상에게 예를 드리기 위해, 더러는 생계를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성과 속이, 내세와 현세가 동거하는 기묘한 세계.....

 

 

사원을 무리지어 뛰어다니는 원숭이들의 모습에서 인수 공통전염병을 우려한 것을 직업병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듯... 네 발 달린 비둘기라고나 할까.....

책을 찾아보니 광견병의 주요 숙주라고 나와 있었다... 

 

네팔 사회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이 출발했다.

1인당 국민소득 200불 남짓의 엄청나게 가난한 나라, 에베레스트와 안나 푸르나의 나라, 마오이스트들이 합법 정부로 집권한 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힌두인 나라..... 이 정도?

뭐 트레킹 코스도 모르고 갔는데 뭐 두 말하면 잔소리.... ㅜ.ㅜ

 

심지어, 싯다르타가 태어난 룸비니가 네팔의 도시라는 것도 몰랐음...

자연 환경이 험악하고 삶이 신산한 곳일수록 종교의 탄생이 쉽다는 것은,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모두 사막에서 유래했다는 것으로부터 능히 짐작할만하다. 

아래는 Bodnath 불교사원....

 

 

힌두 사원, 불교 사원, 그곳을 찾는 그 무수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토록 벗어던지고픈 집착과 번뇌는 무엇일까?

집착과 번뇌를 놓기 위해 종교를 찾기는 하는 걸까?

종교를 적극적으로 소구하는 혹은 전유하는 이들의 존재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9. 밀린 일들이 너무도 많아서 여행기는 여기서 대강 마무리짓는다. ㅜ.ㅜ

그래서, 과연 히말라야까지 가서 무엇을 얻었냐, 혹은 결론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비밀'이라고 답하겠다.....ㅋㅋ

정 듣기 원하신다면 맛난 밥이나 차 한잔을......

 

* 아참.... 여행 사진 정리하다 생각난 건데,

올해는 사진을 좀 열심히 찍어서 연말에 달력을 하나 만들어볼까 어떨까 싶다.

무한도전 달력 보니까 연중 기획으로 진행해야 할 듯 ㅎㅎㅎ

7/8월에는 히말라야 사진, 1/2월에는 사막의 뜨거운 태양.... 내가 생각했지만 엄청 좋은 아이디어 같다....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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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이야기 3.

hongsili님의 [깊은 산 이야기 2.] 에 관련된 글.

 

#6. 눈이 많이 와서 힘들지 않을까....

 

여러 사람들한테 이야기했지만,

지난 연말에는 히말라야보다 한국에 눈이 더 많이 왔다. ㅡ.ㅡ

 

여름의 우기 이후 건기가 시작된 이래, 연말이면 이제 겨울의 눈 시즌이 막 시작되는 시기라고 했다.

에베레스트와 로체 정상 부근에야 겨우 남아있는 만년설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Kesh가 가이드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너무나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중간 기착지이자 순화 (acclimatization)를 위해 Namche Bazaar 에 머무른지 셋째 날이자, 2009년의 마지막 날 아침....

 

 

아침에 일어나니 무려 이런 광경이 펼쳐져 있는 것이지 뭔가!

 

 

문자 그대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눈보라와 안개가 휘몰아쳤고,

잠깐씩 바람결에 구름이 걷힐 때마다 드러나는 광경들에 진정 몸둘바를 몰라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은 거짓말처럼 짧았고,

미처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전에 다시금 백색의 눈구름에 갇혀버리고는 했다...

 

 

 

그리고 이 날은 바야흐로 보름이었다.

다른 여행자들, 우리 팀과 함께 송년회를 벌이다가 달을 보기 위해 자리를 떴다...

구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그에 못지 않게 달도 휘영청했다!!!

 

 

자세히 보면, 마을의 불빛 너머 멀찌감치 봉우리가 살짝 보인다...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앞 골목이다....제법 큰 마을답게 가게와 인터넷 까페들이 자리하고 있다 .

우리로 치면 지리산의 장터목 쯤 된다.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가장 큰 마을로, 오랫동안 지역의 장이 서는 곳이었다고 한다. 풍부한 수력자원 때문에 카트만두 시내보다 오히려 전력사정이 좋은 듯....  인터넷 까페도 있는데, 물론 접속료는 많이~ 비싸다...

 

 

눈 온 다음 날은 다시 날씨가 완전 화창...

 

 

이런 풍경을 뒤로 하고 작은 까페에서 모처럼 진한 커피 한 잔...

 

 

이곳에 다녀오기 전과 후가 결코 같을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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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이야기 2.

hongsili님의 [깊은 산 이야기 1.] 에 관련된 글.

 

어제에 이어서....

 

#. 3. 여행 준비는 어떻게?

 

어디론가 멀리 떠날 때면, 항상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책을 장만하는 거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미친 듯이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거다... ㅡ.ㅡ

간혹, 꼭 가져왔어야 할 것들이나 유용한 팁들을 뒤늦게 깨닫지만, 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책을 주문할 시간과 여유마저 상실...

비행기를 갈아탄 싱가폴 공항에서야 겨우 론리 플래닛을 장만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은 도대체 여행서적을 안 판다.............화장품 매장만 넘쳐나는 신기한 공항....... ㅜ.ㅜ

 

내가 여행을 위해 준비한 것은 두 가지.

하나는 현지 여행사를 예약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겨울 산행과 관련한 옷가지를 몇 점 산 것이다.

그리고는 땡!

네팔이 어디 있는지, 트레킹할 지역이 어딘지,  산에서는 며칠이나 머무르게 되는지 이런 고급 (?) 정보는 개나 줘버려 하는 심정.... 은 아니었고, 마음은 있었으나 시간을 내기 어려워 미처 준비를 못했다.

 

현지 여행사는 Ace the Himalaya 라는 곳으로, 윤리적/생태적 여행을 표방하고 있다.

고용된 노동자들에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건강보험도 다 가입해준다고 하길래 선택했다.

대강 읽어본 여행자 당부 사항도 괜찮았다. 이를테면,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돈이나 사탕을 주는 것이 당장은 따뜻한 마음일지 모르지만 그들을 망치는 것이라며 정 도움을 주고 싶다면 지원하라고 지역자원단체를 소개해준다던지.... 

물론, 이것도 고도의 상술 아니냐고 의심한다면 한도 끝도 없겠으나

현지에서 만나본 가이드나 포터들의 대답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산악의 원주민 포터들의 경우, 월급이 아니라 산행 건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지만 대개는 오랜 동안 전속으로 계약을 맺고, 또 산행 이외 시기에 발생한 의료비에 대해서도 본인 부담을 상환해준다고 했다.

(나는 의심이 많아서 이런 거 꼭 확인해본다...  이런 거 물어보는 사람 첨봤다고 하더군.... ㅡ.ㅡ)

 

책을 읽어보면 양 극단의 황당한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카트만두 시내에 가면 각종 등산용품 판매와 대여점이 즐비하고,또 즉석에서 현지 트레킹을 조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만나서 함께 간 산행 중에 포터가 짐을 몽땅 챙겨 도주해버렸다는 괴담이 있다. 이거 정말 재난 아닌가!

또 다른 한편으로는 봄에 눈이 녹고 나면 얼어죽은 포터의 시체가 일 년에 몇 구씩 발견된다는 괴담도 있다.. 함께 가다가 포터가 다치거나 하면 여행객이 그냥 버리고 가버린다는 게다....  ㅡ.ㅡ

둘 다 극단적 사례기는 하지만, 어쨌든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믿을만한 현지 에이전트와 함께 하는 것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강추할 만하다.

가이드와 함께 다니면, 그냥 설렁설렁 다닐 때보다 보고 듣게 되는 것도 훨씬 많아서 좋다.심지어 산장마다 어떤 음식이 괜찮은지, 어떤 메뉴는 피하는 것이 좋은지 깨알같이 소중한 정보들도 알려준다.

영어로 대화를 해야한다는 소소한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고급 학술영어도 아니고, 대강 다 통한다.

우리 팀의 가이드 Kesh 는 20년 경력의 노련한 산 사나이... 어찌나 정도 많고, 침착하고 생각이 깊으신지...나중에 산에서 내려온 다음에도 (계약상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시내에 기념품 사러 가는 길을 함께 해주고, 마지막 날 아침 호텔까지 인사를 하러 찾아왔다... 한국 음식도 너무 좋아하심 ㅎㅎ

 

포터 Jivan 은 진짜 체력 짱.....

하루는 가파르게 800미터를 올라가는 날이 있었는데,

나는 숨이 묵구멍까지 차올라서 거의 토할 지경... 심막이 없었으면 심장도 터졌을 판... ㅜ.ㅜ

근데 이 냥반은 먼저 올라가서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있더라니....

나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아... 유.... 오케이?"  (누가 누구한테 이따위 질문을... ㅡ.ㅡ)

그는 그저 씩 웃었을 뿐이다....

 

#4. 고산병 (High Altitude Sickness or Acute Mountain Sickness)

 

반지의 제왕에 보면 프로도가 반지를 목에 걸고 모르도르 화산 구덩이 근처를 힘겹게 한발한발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반지의 무게 때문에 힘들어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는 고산병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 ㅎㅎㅎ

고산병에 대한 사람들의 민감도는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았다. 일행 중에는 3천 미터를 넘어서자마자 심지어 산장 계단 올라가는 것 마저도 힘들어 하는 이가 있던 반면, 평지를 거닐 듯 아무렇지 않은 이도 있었다. 나는 머리가 약간 띵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때가 소화 잔해물이 대장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시점이라 두통의 원인이 고산병 때문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듯....

고산병 증세 중에 괴이하고 (bizzare) 극성스러운 꿈도 있단다.

3천 미터를 넘어간 첫날 밤, 진보블로거 아즈라엘이 등장해서는 만두 공장에 테러를 가한다고 (도대체 왜 만두공장?) 까불다가 나까지 위험에 빠뜨려, 밤새도록 만두공장에서 도망다니는 아주 해괴한 꿈을 꾸었다. 다음날 아주 삭신이 쑤셔 죽는 줄 알았다.....  국제전화요금만 안 비싸면 아즈라엘한테 항의전화할 뻔 했다.... ㅡ.ㅡ

 

#5. 풍경들......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깨알처럼 보이는 Namche Bazaar 마을의 집들....

 

 

한국 등산용품 브랜드인 블랙 야크 광고를 보면, 히말라야 눈보라 속에서 신비의 동물 블랙야크를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마치 엄청난 기연인것처럼 표현....

그래서 블랙 야크가 엄청 신성하고 히귀한 동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노란 야크, 까만 야크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풀을 뜯어먹고 있더라니.....

마치 포르투갈 어 '따봉 Ta bon'이 '괜찮아' 혹은 '오케이' 정도의 평범한 찬사인 걸 알고 배신감 느꼈을 때와 비슷한 감정이랄까.... ㅡ.ㅡ

 

 

청명 청명 청명..... 하늘 색깔이....

 

 

사실, 똑딱이 카메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그 깊이....

한국의 지리산이나 설악산에 가서도 와~~~ 했었지만, 정말 '산이 깊다'는게 무슨 뜻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깊다는 표현 말고 달리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사진기로는 이리저리 어떤 각도로 찍어도 도저히 담아낼 수가 없다. 그냥 포기.... (실력 없는 목수의 전형적인 연장 탓!)

 

 

 

여기는 그 유명한 에베레스트 호텔... 해발 3800미터 지점에 위치한, 세계 최고 높이의 호텔이다.

돈많은 관광객 중에는 카트만두 시내에서 헬기나 소형 비행기로 여기까지 날아와 점심을 먹거나 차를 마시고 바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단다. 이름이 Everest View Hotel 인만큼, 에베레스트가 가장 잘 보이는 곳....

 

 

에베레스트, 그리고 그 바로 너머에 로체도 보인다....

 

 

따뜻한 볕 아래서 따뜻한 레몬 차......

 

 

 

만년설이 부쩍 사라진 에베레스트와 로체를 바라보며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진심으로 우려했다.

그리고 눈이 어여 와야 할텐데.......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간절한 기원을 했더랬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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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이야기 1.

 

히말라야에 다녀 온 지도 벌써 3주가 다 되어 간다.

 

주변의 몇몇 분들은, 뭔가 엄청난 역경으로 점철된 대단한 모험이라도 하고 온 줄 생각하시지만 그건 사실 (엄청난) 오해다. 내가 한 것은 등반이 아니라 트레킹이었고, 신체적 부담의 정도를 따져본다면 지리산 종주보다는 오히려 훨씬 수월하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둘레길 수준은 아님 ㅡ.ㅡ)

 

사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트레킹과 관련한 오만가지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주변에 궁금해하는 분들이 적잖이 있어서 몇 가지 적어본다.

 

#1. 산에는 어떻게? 

 

내가 갔던 곳은 에베레스트 쪽... 

도로가 없어서 (ㅡ.ㅡ), 걸어가던가 (마을길 통해 가면 6일 걸린단다), 카트만두에서 출발하는 작은 비행기를 타고 Lukla 라는 마을로 직접 가는 방법이 있다 (한 30분 소요). 마치 노고단까지 버스를 타고 갈 것인가, 등반을 할 것인가 선택하는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시간을 충분히 내기가 어려운 여행자의 사정 상, 비행기로 이동하여 Lukla 를 출발지로 삼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작은 비행기, 높은 고도, 혹은 롤러코스터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약간(?) 후덜덜...

 

비행기 안은 이렇게 화목하고 친근하다... 운전하시는 기장님 얼굴을 면전에서 마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차의 네비게이션과 크기가 비슷한 비행기용 네비도 볼 수 있다.

물론 낙하산이나 구명조끼 따위는 없다... ㅡ.ㅡ

가이드 아자씨한테 '혹시' 구명조끼 있냐고 물어보니까 그런 거는 생각하지 말고 타란다 ㅎㅎㅎ

 

 

더욱 흥미로운 것은 Lukla  공항의 활주로...

약 2860미터 고도에 위치하다보니 충분히 길게 만들기가 어려운지라,

엄청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활주로를 설계했다.

Wiki 에 검색해보면 약 500미터라고 나오는데, 그게 주차장에서 돌아나와 유턴 (ㅜ.ㅜ) 하는 거까지 다 합쳐서이고, 실제 이착륙하는 길이는 약 3백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듯....

활주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12% 경사로.... 그래서 착륙할 때는 경사로를 올라가면서, 이륙할 때는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날아오른다...

 

 

저 끝은 낭떠러지...................

2008년에 구름 때문에 시야가 가려, 착륙하려던 비행기가 절벽에 부딪혀서 많이들 돌아가셨다고... ㅡ.ㅡ

 

 

그래도 결국 이렇게 날아오른다...

시외버스 출발하듯, 뒤편에는 다음 비행기가 얼릉 이어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2. 먹고 자는 것은 어떻게?

 

물론, 텐트를 치고, 밥을 해먹으면서 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현지 여행사를 통해서 가이드, 포터와 함께 움직였고, 숙식은 모두 산장에서 해결했다.

워낙 인기있는 코스라, 중간중간, 배가 고플 때 쯤 되면 어김없이 산장이나 티하우스들이 나타난다.

사람이 살지 않는 야생의 세계가 아니고,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원래 살아가던 곳이기에 크고 작은 마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셰르파' 도 고산 지대에 많이 거주하는 소수민족들 중 하나)

 

식사와 숙박비는 내가 지불한 전체 비용에 다 포함되어 있고 음료수나 휴지, 샤워비 같은 것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 산장에 난방은 되지 않는데, 뭐 당연한 거다. 그 산속에 난방을 하려면 나무를 떼던, 수력발전을 이용하던 어쨌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 파괴는 말할 것도 없고....

완전무장하고 (나같은 경우 내복, 양말, 방한복, 다운자켓, 마스크까지!) 오리털 침낭 속으로 들어가면 따뜻해서 잘 만하다. 추워서 잠이 깬 적은 없다!

물이 워낙 차기 때문에 씻는 것은 최소화하고 (자연보호 미명 하에 세수도 안 함... 근데 이건 한국에서 산행할 때도 마찬가지 ㅡ.ㅡ),  한 사흘 쯤 되는 시점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면 새삼 문명의 고마움(?)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세계 어디를 가서도 현지 음식에 잘 적응하는 편이라, 음식이 입에 안 맞아 괴로운 적은 없었으나,

겨울철이다 보니 야채섭취가 부족하여 트레킹 막판에 변비로 고생을 좀 했다.

그러지 않아도 몸도 둔한데, 뱃 속에 응가까지 지고 가려니..... 몸도 무겁고 머리도 띵하고.... ㅜ.ㅜ

 

첫 번째 밤을 보냈던 게스트하우스 모습이다.

 

 

이렇게 생긴 주방에서, 맛난 요리를 준비해주신다.

달 밧, 티벳 빵, 볶음 국수, 그리고 따뜻한 밀크티..... 음.... 생각이 나는구나....

 

 

음식 말고, 다른 것들도 판다. 물론, 고도가 높아질수록 가격도 덩달아 올라간다.

짐을 지고 올라가야 하는 수고를 생각하면 당연한거다.

놀라운 거는... 웬 탄산음료를 그리도 많이 파는지.... ㅡ.ㅡ

현지 '에베레스트 맥주'도 눈에 띈다.

 

 

이렇게 물자를 운반한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것은 등유.... 대개는 조리에 사용되는 '곤로'의 연료.....

이런 길로, 여행객도 지나가고, 소와 말, 야크도 지나가고,

동네 아이들도 지나간다. 등성이 너머 학교까지 두 시간 걸려 걸어다닌다고... (합이 네 시간! ㅡ.ㅡ)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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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지난 몇 달 간, 남쪽으로 훌쩍 길을 떠난 것이 몇 차례...

 

잠깐 정리해둔다.

 

#1. 해인사

 

아마도 수학여행 (인지도 확실치 않음 ㅡ.ㅡ) 이후 처음 가봄...

마침 하루 세 차례, 대전에서 해인사 입구까지 오가는 버스가 있음...

이거 놓치면 개고생이라 정신 빠짝 차리고 시간 엄수...

 

기억과 별로 다르지 않았고, 엄청난 규모에 비해 암자들은 조용했고 평화로웠음..

 

대웅전 마당에 들어섰을 때, 마침 스님이 법고 연주를....

 

 

해인사 경내 암자 홍제암의 모습....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마당에 형형색색 연등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원당암 마당의 큰스님 말씀과 언덕에서 내려단 풍경...

'공부하다 죽어라'.... 허거덕했음

 

 

 

#2. 선운사와 망해사... 그리고 금산까지...

 

세속적 복락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불가의 가르침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전국 방방곡곡 사찰 경내에 걸린 '이름표 붙은'  오색연등들과 기와불사 모습은 진정 그로테스크하고 이해불가한 광경이다.

 

 

 

언젠가 망해사가 텔레비전 드라마에 배경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고 해서,

엄청 걱정하고 갔는데 다행히 그닥 모습이 많이 변하지는 않았더랬다.

나름 더운 날이었는데, 절 마당의 나무 그늘에서 맞는 바람은 번뇌를 날려주는 듯 청량하기 이를데 없었다.

 

 

망해사에서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금강에 들렀다.

맛나게 어죽을 먹고 (식당이 어찌나 장사가 잘 되는지, 갈 때마다 별채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음 ㅡ.ㅡ), 정말 몇 년째 하나도 변하지 않은 금강의 줄기인 용화강의 잔잔한 모습을 눈에 담아왔다.

 

 

#3. 송광사 - 순천만 - 선암사

 

송광사에 갔던 것도 아마 10년전 쯤...

기억 나는 건, 새벽에 승방에서 자다 일어났을 때 엄청 추웠다는 것과, (고기없이) 버섯으로만 국물을 낸 떡국이 몹시도 밍밍했다는 사실 ㅎㅎㅎ

 

들어가는 길은 고즈넉했고, 사찰은 그보다 훨씬 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저 길을 보니, 문득 보성 삼나무길이 떠올랐으나... 여정이 짧아서 그쪽까지 가는 것은 포기....

 

 

아름다운 주암호를 지나, 해질 무렵 순천만에 도착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전에... 그 한적하던 갈대밭은 생태"공원"으로 변해있었고, 두루미 숫자보다 사람 숫자가 몇 배는 족히 많아보였다.  거대한 생태박물관에 주차장... 아마 조만간 입장료를 받으려는 듯 매표소와 출입문 공사도 완성을 앞두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나의 동행인들 말고)  바닷가에서 갈대밭으로 떨어지던 해를 보던 그 기억은 이제 되살릴 수 없는 현실이 된 듯하여 몹시도 상심했다.

그래도 다행히, 새벽에 다시 한 번 갈대밭을 찾았을 때 조금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사실 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ㅜ.ㅜ) 그래도 잔잔한 빗줄기 속에 흐려져가는 경계는 아름다웠다...

 

 

아직.... 갈대의 전형적인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도 소위 '성수기'가 되면 이 곳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없을만큼 분주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암사에 들렀다.

온통 공사장이었다. 

대웅보전을 다시 짓고, 태국민안 10만등 달기 행사를 벌이고.....

마당으로 들어서자마자 스님이 직접 탁자 펴놓고 불사 동참을 권고하는 와중에 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라는 법구경이 경내에 울려퍼지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경내로 올라가는 오솔길은, 이 길을 따라가면 정말 속세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것만 같았는디.... ㅜ.ㅜ

 

 

선암사에서 키웠다는 작설차 (원래 이곳은 차 재배로 유명하다)의 향은 매우 훌륭했다.

찻잔을 내오기 전, 탁자에 있던 들꽃 장식들을 찍어보았다.

 

 

시간을 내서 강진 무위사에 한번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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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길 - 첫 도전

 

산 혹은 숲길, 그도 아니라면 절집, 고궁 안마당 오래된 나무들...

그 녹음과 나뭇잎들을 어루만지는 바람소리, 그리고 약간의 수고로움은 마음의 짐을 벗는데 큰 힘이 된다.

적어도 나한테는...

 

지난 토요일에 후배 나후와 함께 지리산 둘레길 한 구간을 돌고왔다.

 

전체 80km 가 개통인데, 그 중 하나... 네 개 구간을 올해 안에 쉬엄쉬엄 돌아보리라 마음 먹고 그 중 하나를 골랐다.  동강-수철 구간...

원래 안내에는 동강마을에서 수철마을로 이동하도록 되어 있지만,

산청에 위치한 수철마을의 교통편이 여의치 않을 듯 싶어서, 일단 함양으로 이동한 다음 시외버스를 타고 다시 산청으로 이동하여, 택시를 타고 수철마을로 갔다. 산청에서 수철마을 오가는 버스가 2시간에 하나씩 있는지라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는디, 한 15분 거리인데다 미터 요금으로 간다는 동네 아자씨 말씀에 얼릉 탔다가 기본 요금이 3300인거 보고 식겁하기는 했다 ㅡ.ㅡ

 

아침으로 준비해간 김밥이랑 빵, 우유 등을 먹고 의연하게 출발했다.

폭우가 쏟아질거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햇볕은 따가웠다. 모자도 준비안해가서 두건을 뒤집어쓰고 다녀야했다. ㅡ.ㅡ

 

첫 기점인 고동재까지 3.5km.....  정말... 욕나왔다. 호연지기고 뭐고... 역시 안내에 따라 동강마을에서 시작해야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후회막급했다.  이 끝도 없는 오르막길... 

거의 한 시간을 파김치가 되어 고동재에 오르고 나니 '쌍재 1.8km'라는 표지판....

울고 싶었다 ㅜ.ㅜ

 

다행히 ... 쌍재에 이르는 길은 그닥 가파르지 않았다. 

막, 고개를 넘을 무렵 마주친 두 총각의 얼굴에서 우리는 기묘한 단서를 보았다.

저 고통스러운 표정은 무엇???

 

결국, 구간을 다 걷고나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첫 4km 정도만 빼놓으면 나머지 길은 거의 완만한 내리막 숲길.... 즉, 뒤집어 이야기한다면 동강마을에서 출발할 경우 거의 7km 완만한 오르막길을 꾸준히 올라야 한다는 뜻이다.... 뒤늦게 우리의 현명한 선택을 스스로 칭찬했다.

더구나 동강마을 쪽으로 내려가면 거의 마지막 무렵에 포근하고 정감넘치는 개울과, 수세식 화장실이 반짝반짝 빛나는 '산청 함양사건 희생자 추모공원'이 있다..

개울에 앉아 발 담그고 피로를 풀고, 추모관에 가서 땀에 젖은 옷가지랑 양말도 갈아신고... 또 추모관 정자에서 한숨 돌리다 내부 전시물도 둘러볼 수 있고....  더구나30분에 한 대씩 함양 시내로 버스가 다닌다.

혹시, 이 구간을 가실 분은 꼭 수철에서 동강으로 이동하시길....

 

 

다른 구간들에 비해 이 구간은 '산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오르막 구간도 꽤 있는데다 한적한 '마을길'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래도, 온통 초록 속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은 말할나위 없이 좋았다. 개울물은 어찌나 시원하고 상큼하던지....

 

 

 

 

 

그리고, 한적한 마을길 버스 타는거 엄청 좋아하는데 동강마을에서 함양터미널로 나오는 길 너무 좋다.

조금씩 흩뿌리는 빗방울과 함께 창밖에 흐르는 풍경들, 나의 번뇌도 함께 흘러가길 바랬다.

 

다른 구간들도 차근차근 둘러보자...

 

 

 

참... 추모관을 둘러보면서, 새삼 궁금해졌다.  

인간은 왜 그리 인간에게 잔인할까.... 그리고 어떻게 그리 잔인할 수 있을까?

 

 

역시 좋은 카메라 때깔이....

 

사진 찍어대느라 늦어지기도 했겠지만, 예전에 지리산 같이 갔을 때도 보면 나이도 젊은 양반이 체력이 어찌나 저질인지, 나보다 산길을 더 못간다. 그래서 내 뒤통수 사진이 엄청 많다 ㅎㅎ 

 

 

보무도 당당한 아래의 사진을 보노라면, 지리산 둘레길 따위가 아니라 어디 안나푸르나 종주라도 해야할 것 같다 ㅎㅎㅎ

 

 

 

기이한 미감을 자랑하는 추모관의 기념 조형물.... 저 부드러운 산세와 절대 안 어울리는 저 뾰족 조형물... 도대체 어쩌면 좋단 말인가! 부조로 장식된 조각들은 완전 근육질의  그리스 석상 분위기... ㅡ.ㅡ

 

 

흘러가는 차창밖 풍경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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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이집트 여행기 나머지 반은 기약없이 멀어져가고... ㅡ.ㅡ 심지어 사진 정리도 안 했는디... 그래도 좀 쉬운 최근 기록부터 남겨본다 # 다시 찾은 백양사... 아마도 3주전쯤 (?)으로 기억되는데,그냥 별 계획없이 훌쩍 백양사에 다녀왔다. 그 유명하다는 벚꽃은 아직 실마리조차 찾아볼 수 없었으나, 하늘은 더할나위없이 푸르고, 나무에는 막 물이 오르며 생기가 돌기 시작하고 있었다. 백양사를 찾을 때마다 항상 그랬듯, 들어가는 길과 절집 마당은 고즈넉하기 그지 없었고 뒷산에서는 신비로운 포스가 ㅎㅎ 대웅전 뒷마당 탑 앞에 자그맣게 놓인 동자상... 돌받침 위에 나뭇잎 한장 놓아준 이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 좋다는 단풍철과 벚꽃철을 피해가는 것이 쪼금 아쉽기는 해도, 창문넓은 무궁화호 덜컹거리는 객차, 그 한가로운 절집 정경과, 역시 또 한가로운 백양사 역, 장성호를 끼고 도는 그 한적한 버스길... 이 모든 것이 주는 위안은 쫌 많이 소중하다 ... 마음을 어루만져준다고나 할까... 이번 여행에서 추가로 알게 된 것은, 백양사 앞 '사거리'가 네 거리이기도 하지만 행정구역 이름도 사거리라는 사실 ㅎㅎㅎ


# 통영 국제 음악제 출석 점검? 아마도 음악제는 세번째, 출장 겸 나들이까지 포함하면 아마도 다섯번째쯤 되는 것 같다. 이제 나름 익숙한 곳들도 생겨서, 같이 간 동행인들이 나에게 현지인을 사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괴한 비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ㅎㅎㅎ 지난 번 음악제 때는 엄청 난해한 현대음악을 듣다가 잠시 정신줄을 놓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으나, 이번에는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로비 라카토시 [집시 바이올린]이라는 공연... 장대리께서 현지에서 표를 구하느라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다행히도 성공하여 공연도 따로 또 같이 즐기고, 주먹도끼를 꼬셔 음반까지 장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ㅎㅎ 리더 아자씨와 바이올린 이주자 빼놓고는 모두 20대의 젊은 피 프로젝트팀이라는데, 20년 연주했다는 늙수그레 아자씨와 20대 주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그 외모란 ㅎㅎㅎ 유쾌함과 애잔함이 공존하는 집시 음악에 완전 매혹되었다. 그 현란한 손놀림들!!! 도대체 얼마나 연습들을 한 거야.... 난 항상 연주자들에게 경의를!!!

달아공원은 마지막 갔을 때와 달리 완전 '정비'를 하고, 휴게소도 커다랗게 짓고 있었는데 예전같은 고독한 맛은 좀 줄어들은 것 같아 아쉬웠다. 정자에 앉아 충무김밥 게걸스럽게 뜯어먹던 여인들에게, '고독'이란 안 어울리는 단어이기는 하다만... 다음 주 (즉 이번주!)에 벚꽃 축제가 열린다했으니, 당시에는 막 꽃들이 기지개를 켜던 시점..... 음악회 끝나고 시민문화회관 언덕에서 몇 장... 꽃들 너머로 보이는 통영항의 모습은, 나에게 있지도 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참...이번에는 충무김밥, 도다리 탕수와 짬뽕, 굴국밥 - 이렇게 3종의 맛난 끼니를 즐겼다. 일정이 충분치 못해 도다리 쑥국, 장어, 꿀빵 등은 아쉽게도....ㅡ.ㅡ * 뱀발.... 이런 거 블로그에 자꾸 올리니까 사람들이 나를 한량으로 아는 경향이 있다. 백퍼센트 틀리다고는 못하겠으나, 그런말 들으면 살짝 억울한 감정이 드는 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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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8

#14. 초현실주의는 결코 초(!) 현실이 아니었다. 사막에는 모래만 있는게 아니다. 사막에 들어서 온갖 기괴한 암석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원색을 보았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달리의 그림을 떠올렸다. 그림이 자연의 재현물임을 고려할 때, 자연 앞에서 '와 그림같네'라고 말하는 건 사실 쫌 웃긴 일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았던 것들이 먼저 뇌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지라,그닥 터무니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백사막은 아름답고도 신비했다.

 

#15. 두번째, 그리고 마지막 밤... 사막에서의 겨우(!) 두번째이자 어쩌면 평생의 마지막 밤이 다가왔다. 손톱같은 달이 떠오르며 주변은 또 놀라운 적막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어제와 달리 저 멀리 드문드문 다른 여행객들의 텐트를 볼 수 있었다.

 


 

우 리가 묵은 근처에, 모하메드의 친구인 파더(이름이 파더!)가 이끄는 팀이 머물렀다. 모하메드는 참하고 일솜씨도 좋은데, 왜 친구는 그 모양인지... 어찌나 빼먹고 다니는 물건들이 많은지 주구장창 우리텐트에 와서 뭐 빌려가고, 수다도 장난 아니라, 우리는 은근 그를 미워했다... 거기다, 밤이 되니 모하메드와 오사마를 불러내 언덕 너머 다른 텐트로 놀러가자고 꼬셔대는.... 결국, 이 둘은 밤에 놀러가고 JK 와 나 단 둘이 남았다. 모닥불 옆 노천에 깔개를 깔고, 쏟아지는 별을 온몸으로 맞으며 시시덕거렸다. 별똥별을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해서 다종다양한 소원들을 준비하고 있었건만,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아, 저기 별똥별'하면 벌써 지나가버린 후... ㅎㅎ 그래서, 그토록 무수한 별똥별을 봤지만 제대로 소원한번 빌어보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놀다온 두 총각은 아침에 일어날 줄을 모르고, 할 수 없이 우리 둘이 새벽에 일어나 불을 지폈다. JK 는 현지 영어도 잘 하더니만 모닥불 지피는 실력이 모하메드보다 완전 한 수 위... 물론 나더러, 땔감 구해오라고 쪼아대는 것이 다소 불만이기는 했으나, 아침 쌀쌀한 기운에 따뜻한 모닥불을 쬐며 차를 마시는 기쁨에 그깟 불만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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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리고 나머지 여정.. 아침을 역시 또 거하게 먹은 뒤, 우리는 백사막의 나머지 부분과 흑사막쪽으로 이동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 떠나는 아쉬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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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크리스틴과의 조우... 그리고 다시 도시로... 우리는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 마을로 돌아와 크리스틴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가 차려준 맛난 점심상을 또 게눈감추듯이 치워버렸다. 그녀는 독일 출신이다. 사막에 여행왔다가 지금의 남편과 눈이 맞아 이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에 10년째 살고 있는 중이다. 대/단/하/다... 나보구, 이 지역에 의사가 너무 부족하니 눌러앉아 살면 어떻겠냐고 한다. 글쎄... 친구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너는 사막에 던져놔도 잘 살거다'라는 덕담(?)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몸소 확인하기는 했으나, 눌러앉는 건 좀 다른 문제... 그녀의 대담함이 살짝 부러웠더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미니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이동했다. 이 날은 12월 31일.... 우리는 카이로에에서 비행기를 타고 밤에 아스완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2009년 새해 첫 해돋이를 아부심벨의 사원에서 보기로 했던 것....

 

*    사진... 디카의 전원이 사망한 후,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찍어보았다. 의외로 화질이 괜찮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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