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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금 혹은 보안사항임

원래 쓸라구 했던게 이게 아닌데, 삼천포로 빠졌다.

동화창작반에서 동화창작을 할라니 당췌 떠오르는 게 없어 어린시절 친구 얘기를 쓰다가 사춘기시절 좋아했던 여자애가 생각나서 한참 생각하다 보니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전부 여자들이라.....내가 레즈비언인가 하는 의혹에 사로잡혔다.

ㅎㅎㅎ 솔직히 초등학교 동창생은 오래 붙어있긴 했지만 걔가 좋았다기 보다 걔가 주는 크라운산도가 좋았고 걔네집에서 놀 때의 편안함을 좋아했었으니 열외다. 내가 정말로 좋아했던 윤.  정말 오랫동안 맘 속에서만 살았던 이였다. 만화책에 간간히 나오던 동성애 코드 땜에 정말 푹 빠져들었다. 중학시절 친했던 두 친구, 고교시절 사춘기의 절정에서 많은 걸 나눴던 한 명의 친구와 한 명의 선생님, 아 그 선생님이야말로 좋아했던 것에 더해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준 사람이었다.  운동은 대학에서가 아니라 그 선생님이 빌려준 사회학 관련 서적을 통해 내 의식에 각인되었었다. 그 후로 내게 영향을 끼친 사람이 없다. 오히려 내게 비판의 주표적이 되었던 선배들 몇 명이 있었을 뿐이고 덕분에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스펙을 내 인생에서 삭제하는 데 톡톡히 공헌했던 걸로 기억된다. 하지만 노동자 생활에서는 막판에 함께 투쟁했던 동지를 한 명 친구로 건져내어 지금도 돈독히 지낸다. 흠...그 친구를 포함해서 내가 좋아했던 이들은 모두 여자들이다. 아, 남편을 포함해서 사랑할 만한 남자를 만나지 못 한 것은 내가 너무 잘나서였을까 내가 너무 까칠해서였을까.  여성해방이 이룩되지 않는 한, 남자를 인생의 의미로 사랑하기는 힘들 것 같다. 걍 하던 대로 여자를 사랑해야겠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진짜로 쓰고 싶은 것은 여자를 사랑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남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는 장 정일 이후 정말 지겹도록 보았고 이젠 주말마다 티비에서도 보고 있다.

삼천포로 빠진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보안에 걸릴 것이 많아서 또 현재진행형의 사람들과 연루되니 더이상 쓸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즐겁지도 않다.

두근 두근 즐거울 게 분명한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진보넷 블로그라 써도 될 지 걱정스럽다.

게다가 19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니...걍 문 닫고 숨어서 써야 할라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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