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나의 만화 중독증상은 나름의 주기가 있어서 대체로
'3개월 빠져줌'과 '9개월 멀리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대로 가다간 개월수 뒤집힐 판이다... 헉...-_-;;
정신없이 '빠져줌'을 제대로 못하고 지나서 그래... 훗~!
덕분에 요즘-까지도- 애독하고 있는 '야오이와 BL'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원래 만화보면서 심도깊은 생각이나 장르 구분 같은 거 안하고 사는데
코믹플러스에서 작년 8월부터 연재중인 유유의 일본여성만화이야기를 보면서
여성만화의 입장에서 야오이와 BL의 위치에 대해 맥락 파악정도 한 느낌이다.
몇가지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1. 참 덧없고 실속도 없고 매정하기 까지 한 '사랑'의 감정에 신물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 순정만화 그리고 싶어도 리얼리티가 워낙 떨어져 스토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혹시라도 반작용같이 남자의 우정이라는 다소 오래 갈 것 같은(?) 감정에 기대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은 좀 좀 좀 그렇잖아?)
2. 왠지 '여자보다 남자가 그리기 쉽다'는 점 적극 동감.
아무래도 의식되는 대중들 앞에
그야말로 '막나가게 그려도 될 것 같은' 캐릭터는 역시 남자가 좋다. 어떤 감정선 표현에도 사람들의 편견 없이 소화되기 수월할 것 같다.
3. 확실히 여자들은 -만화 하나 보면서도- 관계성에 대한 통찰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걷지 않는 쉽지 않은 길을 뚫고 나가는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진정성과 지속성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요리 하나 근사하게 만들거나 손오공이 여의주 10개를 모두 모으는 것과 같은 과제 수행적 스토리보다는 관계의 깊이나 지속성이 담보되면 'The End' 해도 되는 것이다.
순정만화의 끝에 잘 등장하는 '결혼' 역시 과제 달성의 외피안에는 지속성의 담보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닌지...
뭐 혹여 여성만화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면
나름대로 적절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내용성과 상징성을 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솔직히 야오이, BL, 여성에로만화, 모두 그닥 맘에 드는 건 아니다.
음... 하지만 좋은 점만 보려는 jineeya가 그런 점은 닮은 것 같은 유유의 글을 보면서 재미있어하는 건,
어떻든 '여성의 눈으로 들여다 봤더니만 그래도 그안의 변화로운 움직임을 눈치챌 수 있더라'는 점이 기뻤기 때문이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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