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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7/05/10 17:17

예술가 부부. 서로가 서로에게 삶과 예술의 동반자이자 경쟁자인 사람들.

각별한 주문이었을까? 아니면 큐레이터의 마술일까?

각 쌍들은 예술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도

유독 비슷한 분야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가 많은 것 같다.

 

원성원+이배경의 10년지기 개와 고양이

 

사진이 너무 작아 아쉬운데,

아래 그림들은 이배경의 [100개의 꿈 드로잉]이라는 작품으로,

100개의 -주로 다양한 사람 군상의- 스케치가 들어있다.

이 그림을 가지고 원성원은 [IT answers us]라는 상호작용적 영상 설치 작품을 만들었는데,

관람객이 정신을 집중하고 콩을 상자안에 던지면 앞의 스크린에 100개의 드로잉들이 마구 움직이다가 점괘를 내준다.

마치 타로카드를 볼 때 자신의 정신을 집중하여,

실상 타로점을 누군가 봐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게 만드는 원리와 비슷하다.

내 점괘는 '서로 화합하다'래네..ㅋㅋ

역시 상호작용적 작품이 정말 재미있다.

 



강미선+문봉선의 동상이몽

 

이 커플은 한지에 먹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있다.

 

전시된 작품만으로 본다면

강미선 - 작은 작품 -    채색

문봉선 -    큰 작품 - 무채색

같이 분류할 수 있으려나?

 

 

문봉선의 [관조]는 무채색의 수묵이지만 오래 보고 있으면 햇빛이 강물에 닿는 반짝거림으로 눈을 잠시 감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과 더불어 [임진강]이라는 722cm 길이의 수묵화가 걸려있는데,

첩첩산중을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강줄기가 진정 임진강이라면 그 시간대를 물어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정+신치현의 무한 이중주

 

이 두사람의 작품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김민정의 [숨쉬는 벽]은

마치 거울이 공간을 두배로 만들어주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듯,

벽에 영상을 통해 벽 뒤의 공간을 창조하였다.

그런데 비단 공간을 창조하는 데서 멈춘 것뿐만 아니라 점점 더 커졌다가 한쪽으로 기울기도 하고 거대한 숨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래 작품은 실제 각진 벽 모서리에 비추던 [모서리]라는 설치 영상작품으로,

[숨쉬는 벽]과 마찬가지로 공간의 창조와 능동적 변조가 독특한 작품이다.

 

한편 신치현의 작품은 기존의 입체조형물을 컴퓨터로 스캐닝한 후 아크릴 판을 마치 픽셀을 상징하듯 사각으로 잘라 3D로 재창조한다.

 

 

 이소영+김건주의 we are sailing

 

이 둘의 공통점은 꽤나 현대적 소재로 만든 조형물이다.

전시된 작품 중에 가장 눈에 띄었던 건

빨간 선반과 그안의 일기 같은 기록들이었다.

그냥 멍하니 보고있자니

마치 보내고 싶었으나 보내지 못했던 글과,

우체통 역할을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빨간 선반의

암울한 기운이 그대로 몸 속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박소영+김지원의 still life 시리즈 중에

김지원의 다양한 회화와 사진이 어우러진 작품군을 봤는데,

그 중 부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2장 있었다.

하나는 88년도 청첩장에 활짝 웃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에 찍은 데 각자 팔짱 끼고 벽에 기대어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의 사진.

그때나 최근이나 부부는 왠지 닮았다.

그런데 젊은 시절의 모습이 더욱 편안하고 넉넉해보인다.

최근 사진은 뭔가 프로페셔널해졌으나 비집고 들어갈 구석이 없을 정도로 무장된 것 같은 표정이다.

 

마치 인간이 가진 관용과 즐거움을 더욱 풍부히하는 영원한 '유머'를 잊고

돌아가는 정세를 읽고 항상 날카로움을 지닌 상황에서 나오는 '위트'를 선택한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술 세계는, 그들이 걸어온 세월의 예술은

한 시대를 잠시 풍미한 언어적 유희가 아닌

인간적이고 마르지 않을 것 같은, 위트가 아닌 유머같은 것이길 빈다.

 

 

* 사진출처 : 금호미술관(http://www.kumho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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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10 17:17 2007/05/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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