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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_2007 - 2007/05/03 08:36

터키에 갔었다.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노동절 이스탄불 탁심광장으로 행진하려는 대규모 시위대에 진압대의 물대포와 최루가스까지 등장했었다는데, 갑자기 늦은 밤 탁심광장을 걸으며 조명받은 블루모스크를 본 기억이 확~!

'좀 늦게 갔다올 걸 그랬나'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집회, 시위의 자유는 어디든 똑같을텐데 말이야..^^;;

 

비행기에서 한장 찰칵!

 

 

'터키는 가는 곳마다 다 틀리다!'던데, 진짜 그렇다.

하긴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에 걸쳐있는 것도 그렇고,

타울로스 산맥을 사이로 북은 준스텝, 남은 지중해성 기후인 것도 그렇고,

로마의 수도에, 오스만제국의 수도였던 곳이 있기 때문에 품고 있는 문명도 장난아니다. 

제주도 조랑말을 서울에 갖다 놓듯,

-지금은 문화유산인- 이집트 돌덩이를 아무렇지 않게 이스탄불로 옮겨놓는 것은 기본으로, 이스탄불 거리를 지나가면 대체로 다 문화유산이라는 게 맞는 말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본 지평선!

전 국토 중 평야가 70%라는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이것을 카메라가 담아주지 못한다는 건 정말 큰 아쉬움.

 

 

 




공항들 말고 처음 가본 곳은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고대 왕국 이름인데 워낙 친숙해서 지명처럼 쓰나보다.

이 곳은 화산이 터져 가까운 곳은 용암으로 인해, 먼 곳은 화산재로 인해 희한한 자연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 옛날 로마가 기독교를 합법화하자 박해받아왔던 기독교인들은 대혼란을 겪으면서 일부러 척박한 카파도키아에 찾아와 은둔하기 시작했다한다.

'괴레메'라 불리는 이 계곡은 사암으로 이루어져있어 슬슬 파면 동굴을 만들 수 있었고, 안에 들어가 살았다는 얘기.

유네스코는 이곳을 자연과 문화유산 모두가 존재하는 복합유산으로 지정했다는 데,

화산이 만들어낸 것이든 사람 손으로 판 것이든 다 희한(?)하다는 뜻?

어떻든 이 희한한 모양새가 구비구비 신비로운 것만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냥 박물관이지만 오랜 기간 사람들이 머물렀었다.

그냥 파고 들어가 산 것만은 아니다.

어느 구멍으로 들어가면 성당도 있고, 공동의 식당도 있고 기도방도 있다.


 

 

이곳은 공동의 공간으로, 식당도 주방도 여기에 있었다.

터키는 이슬람교나 기독교 모두 성지 순례를 많이 하는 곳으로, 특히 이곳 괴레메 박물관 역시 기독교인들의 필수 코스일 듯.

하지만 무교인 나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는 자원이 부족하고 척박할수록

사람들은 공동생활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는 것 같다는 점이다.

 

공동 식당

 

괴레메 계곡엔 비둘기 골짜기라는 곳이 있는데, 살던 사람들이 비둘기를 위해 집을 만들어준 곳이다. 물론 이 척박한 동네에 관상용인지 묻는 건 어불성설.

비둘기알은 먹기도 하고, 채색할 때 사용하기도 했으며, 비둘기똥은 거름처럼 사용했다고... 물론 비둘기를 잡아먹기도 했을래나?

 


 


 

 

괴레메 계곡 근처에는 수도사의 계곡이라고도 불리는 파샤바흐 계곡이 있다.

그야말로 스머프 마을처럼 생긴 버섯 모양 역시 화산 작용에 의한 것인데,

이 동네에선 바위 속에 요정이 살고 있다고 해서 '요정이 춤추는 바위'라고 한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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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3 08:36 2007/05/0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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