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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회의록

  요즘 보고서 작업하면서 정말 정말 입이 아프다.

회의를 하면 지난 번에 결정했던 사항에 대해서 까마귀 고기 먹은 사람처럼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럴 때 참석자들에게 기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도맡아 하게 되니 입이 안 아플 수 없다.  오늘은 일산까지 가서 같은 내용 또 이야기하는 회의를 길게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옆방 샘과 보고서작성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화제가 올해 초에 예방의학및 산업의학교실 교수회의에서 학부교육 커리큘럼을 바꾸는 문제에 대하여 결정한 것으로 옮겨갔다. 그 대목에서 옆방 샘이 나더러 '걸어다니는 회의록'이란다. 에너지를 쏟아 길게 토론한 끝에 결정한 사항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기억하는 사람이 더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한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내년에는 오버하지 말아야지. 기억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겠다. 오늘 옆방 샘과의 대화에서 사람들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같은 이야기를 또 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그 에너지를 다른 데다 써야겠다.

 

어디냐고?

 

연애소설 연재.

처음엔 그냥 한 번 해 본 소리였는데 기대가 안 된다는 사람이 있으니 오기가 발동했다.

이래뵈도 어릴 적에는 언니랑 동생이랑 이야기 하나만 더 해달라고 졸랐던 이야기꾼이었거든요. 오늘 일산다녀오느라 길에서 약 다섯시간 보내면서 주인공의 아웃트라인이 반쯤 그려졌답니다. 음하하하하하

 

그나저나 그 전에 이 논문을 끝내야 하는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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