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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뻐꾸기님의 [어떤 변화]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실공장에서 건강상담을 하는 데 노조위원장이 일착으로 나타났다. 그에겐 비만과 과음이외의 특별한 문제는 없는데 업무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일착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가 잘하고 있는 지 점검차원인 것 같다. 그에게 이따가 작업장 순회점검할 때 입회하는게 좋겠다고 했다.
검사작업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모두 다리가 붓고, 오른쪽 무릎이 아프고, 손이 붓고 손가락이 아파서 밤에 자다가 자주 깬다고들 한다. 지난 번에 검진할 때 전 노동자를 대상으로 증상조사와 진찰을 해서 환자를 발견해서 알려주었는데 회사는 치료를 해주지 않았고 작업환경도 나아진 게 별로 없다. 회사는 나름대로 노력하여 손목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대를 주었다고 한다. 내가 주라고 한 것은 아대가 아닌 손목 부목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안전매트와 정맥류예방용 스타킹이었는데 그건 안 주었다고 한다. 아대는 칠천원, 손목부목은 삼원원쯤, 스타킹은 사오만원, 매트는 한 장당 천만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 건강상담이 끝나고 작업장에 가서 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 작업은 손의 힘을 줄이기 위한 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지급한 도구는 더 힘이 들어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사진은 우리 지역의 영세사업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간공학 교수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로 하여 찍은 것이다.
사측 담당자는 이 작업의 궁극적인 대안은 자동화이며 그건 인원도 줄일 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고 했고, 노조위원장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허리의 반복적인 굽힙 작업으로 허리가 아프고 왼쪽 다리로 지탱하므로 무릎이 아프고 왼쪽 팔로 제품을 든 상태에서 오른쪽 손으로 실을 감으니까 왼쪽 어깨와 오른쪽 손목이 아프다. 작업자들이 제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허리부담이었다.
일단 대차의 아래 2단을 쓰지 않도록 했다. 그러려면 제품을 한 박스를 하기 위해서 대차를 2대씩 끌고 다녀야 하므로 작업자들이 더 피로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제안한 것은 대차의 사면에 실뭉치를 꽂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건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어서 일단 밑의 2단을 사용하지 않고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음 단계로 시범제작하여 써보기로 했다.
이 작업에 대하여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보호장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이야기를 했고
큰 돈들어가는 것이 아니니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큰 기계가 실을 감으면 이를 대차에 꽂는 작업이다. 검사 전단계의 작업인데 역시 허리를 반복적으로 숙이는 일이 힘들고 손목에도 부담이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8시간 3교대인데 이 사람은 이주노동자이므로 12시간 맞교대를 한다는 점이다. 로레나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큰 기계사이에서 일할 때는 더 작아보이는 이 아가씨는 지난 봄에 손목의 건염이 심했는데 지금은 안 아프다고 한다. 그녀가 작업에 익숙해 진 것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작업자들은 노사가 우리와 함께 순회점검을 한다는 사실자체에 매우 고무되었다. 이번에는 좀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 노조위원장은 일단 그들의 고충에 대한 나의 학문적 뒷받침(?)에 대해 만족했다. 사실 내 의견의 대부분은 노동자들이 이미 회사측에 요구했었던 것이었다. 문제는 소통과 힘! 회사측은 다음에 오면 몇가지는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작업장 개선의 원칙은 가능한 것부터 하고, 하나를 바꾸어서 효과가 있으면 큰 돈 들어가는 개선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번 아대지급에 대해서 칭찬을 하고 격려를 해 주었다.
나도 기대를 해보아야겠다.
쬐끔 뿌듯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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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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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뿌듯해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우리 사업장에도 누군가 와서 이 낡아빠진 의자와 책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얘기해 준다면 좋으련만...뻐꾸기님의 글을 읽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kuf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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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라엘// 50인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보건관리대행을 하거나 보건관리자를 선임해야 하니 그 회사의 보건관리자나 대행기관의 전문가와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 조사에 대해 의논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참고-보건관리자 미선임 과태료 500만원자일리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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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실타래에 손이 닿아 제품이 상한다면 실타래 윗쪽에 작업자가 손전체로 쥘 수 있는 손잡이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순진무구한(?) 생각을 해보았더랬습니다.:)kuf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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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리톨// 훌륭하군요. 혹시 기계쪽 전공하셨어요? 예, 맞아요. 작업개선은 상식에 입각해서 하면 되지요^^. 하지만 실타래모양 자체를 바꾸는 건 불가능해요. 감는 큰 기계까지 싹 바꾸어야 하니. 적당한 도구가 필요한거지요. 그런데 적합한 도구가 없는 거예요. 회사에서 갈고리모양의 도구를 지급했는데 작업자들은 힘이 더 든다고 안 쓰고 있어요. 힘을 줄여주면서 실에 묻지도 않는 도구를 개발해야 합니다. 손잡이의 방향, 재질, 이런 것도 중요하지요. 옆동네 인간공학자를 꼬시는 중입니다. 겨울방학하면 같이 가보자고. 내가 회 사준다고. 공장이 바닷가에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