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403건

  1. 2008/04/21 [전국돌아보기01] 태안 만리포에서 서산 해미까지
  2. 2008/04/02 백두대간 5월까지 중단합니다.
  3. 2008/03/23 한라산 비바리 신령님께 바람맞다! (1)
  4. 2008/03/03 백두대간 조항산 - 청화산 구간 갔다왔습니다 (1)
  5. 2008/03/03 등록금 대책을 위한 충북네트워크 출범
  6. 2008/02/28 주성대 복직 잉크도 마르기 전 면직처분
  7. 2008/02/28 막 나가는 충북도 교육청 또 한건 했다!
  8. 2008/02/28 정치방침 논란 중 일부 퇴장, 대의원대회 파행
  9. 2008/02/28 단양군 물 사유화 시작되나?
  10. 2008/02/25 충북 현장활동가 맞춤교육 6개월의 대장정 마쳐 (1)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전국돌아보기01] 태안 만리포에서 서산 해미까지

View Comments

벌써 한달 반을 흘려보냈다. 첫 3월은 연수휴가가 어찌될지 몰라 잡아놨던 교육때문에 흘러갔고, 이어진 백두대간 종주는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산불방지 기간이라는 수렁에 빠져 벽소령에서 50만원의 악몽으로 중단했다.

이어진 안나푸르나 등정은 청주지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인해 여권조차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1년 반의 수도기간에 너무도 걷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한비야 씨의 "지구밖으로 행군하라,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등을 읽으며 남쪽 땅을 걷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백두대간 종주기를 읽고, 수도기간을 마치고 나와서 산을 다니며 최우선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꿈꾸었다. 그런데... 낭패다.


그렇다면 남쪽 땅을 아무런 제한도 목표도 없이 걷자.

아무런 부담도 없이...


그렇게 시작하려 했다. 그런데 떠나기로 한 전날 급작스레 연락이 왔다. 소중한 분이 중병에 걸리셨단다. 출발일을 하루 미루고 급히 서울 병원에 병문안을 갔다. 어렵지만 살려고 하는 의지를 끊임없이 보이셨다. 제발 의지로 극복하시기를...

출발하기로 한 당일... 아침 일찍 카메라를 AS 받으러 대전으로 갔다. AS를 받고 돌아오던 중 정말 죽을뻔했다. 신탄진IC를 지나는데 갑자기 헬리콥터 소리가 요란하다. 어... 이놈의 헬기는 나만따라오나? 엉덩이가 내려갔다. 아뿔싸... 급히 비상등을 켜고 갓길로 간다.

타이어가 걸래가 됐다. 급히 보험 긴급 출동을 불렀다. 기사 왈 "또 넥센타이어네". 이런 사고의 80%가 넥센이예요"


액땜했다.

오후 첫 출발지인 만리포로 간다. 왜 만리포? 그건 나도 모른다. 그냥 아는 형이 거기서 출발하란다. 나도 사실 산에서 쫒겨나 일주를 하기로 한 바에 서울이나 경기도같이 매연구석을 돌아다니기는 싫다. 충남부터 돌자. 그럼 어디부터... 가장 서쪽인 만리포부터 시작하자.


다음은?

발길 닫는대로다. 목표는 그냥 이 남쪽땅을 발길 가는대로 가는 거다.

가다가 좋으면 그냥 며칠이고 주저앉고, 맘아 않들면 뛰어가면 된다.


차는? 되도록 타지 않는다. 뭐 이쁜 아가씨가 "야! 타"하면 어쩔 수 없고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걷는다.

숙박은? 처음엔 텐트를 치고 갈까 하다가 "이건 아니다. 쉴땐 쉬어야 한다" 싶어서 민박이나 여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음식은? 아침은 냉동건조식, 점심은 초코바 등 행동식, 저녁은 포식 하기로 했다.

이러다 보니 짐은 조금 무겁다. 20kg 정도... 근데 나름 무겁다.


지금 여긴 만리포 S#ARP 란 모텔... 3만원인데... 컴터도 있다.

기름사태로 너무 힘들단다. 그런 와중에 생계비 받는 것도 몇몇이 장난질을 쳐서 법적 소송까지 진행중이란다. 그러면서 삼성이야기... 정말 너무하다고 눈시울이 붉거진다.


나쁜 놈들. 삼성 이건희.


푹 자고 낼 부터 발길 닿는데로 가련다. 근데 오다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도는 갓길이 없어 보행자에게는 죽음이다. 살아서 가자.



4월 16일(수) 만리포 - 태안 (29.1km)

지난 지리산 처럼 새벽 2시에 깨더니 잠을 못 이룬다. 어거지로 선잠을 자고 일어나 건조 비빔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정말 먹은게 아니라 해결한거다. 이거 정말 계속 먹어야 하나? 군대에서 씨레이션 먹어본 사람은 안다. 그 맛이 어떤지. 애구 그래도 우짜나 아껴야 잘 살지.


8시 만리포를 사진에 담는다. 욕심 때문에 떡팔이(니콤 D-80)를 가져왔는데 배낭에서 꺼내기가 영 귀찮다. 2-30여명의 젊은이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린다. 명찰을 보니 SAMSUNG 마크가 찍혀있다. 그전엔 로고찍힌 것은 않입고 왔다는데 요즘은 자랑처럼 입고다닌다고 한다. 뒤에서 욕하는 줄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그룹차원에서 자원봉사를 보내고, 올 여름 계열사의 피서지는 무조건 서해안으로 잡았다고 자랑한단다. 바보 아냐? 그룹차원이라니? 개인의 의견은? 맘에도 없이 개끌여 오듯 끌려와 성심어린 봉사를 하고, 온가족이 기름때 낀 해변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을까? 이건희 독재의 진면목에 웃음이 나온다.

시민들이 내건 플랑카드 중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삼성은 ‘행복한 눈물’ 팔아 서해안 서민의 ‘슬픔의 눈물’을 닦아라” 그 그림 한 장이 얼마라더라? 국민들의 가슴에, 아니 생존에 대못을 박은 삼성에 면죄부가 주어질 거라는 뉴스가 씁쓸하다. 어찌된 특검이 재산만 늘려주나? 기가 막히다.


씁쓸함을 뒤로 하고 걷기 시작한다. 태안까지 대략 17-18Km 정도... 서산까지 역시 그정도... 내 걸음이 능성타면 한시간에 3-3.5km는 충분히 탔으니 평지는 4km는 될테지... 뭐 넉넉잡고 8시간이면 되겠다.

9시 30분 소원면 소재지에 도착했다. 한 여학생이 산발을 하고 뛰어온다. 내 뒤로 만리포 고등학교가 있다. 음... ‘넌 네 선생님한테 죽었다.’ 그냥 즐겁다.


서해안은 육쪽마늘이 잘되나 보다. 보성도 그렇더니 이곳 역시 온통 마늘밭이다. 그 뒤로 숲은 온통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으로 난리가 아니다. 길가의 야생화 역시 장난이 아니다.

봄이다.


갓길 참 위험하다. 1m 정도 되는 길도 있지만 불과 30cm도 않되는 길도 있다. 게다가 바로 옆엔 가드레일까지... 이런 길은 뛰는게 상책이다. 4차선 국도는 100km를 넘게 달리기에 왠만하면 우회로를 탄다. 많이 돌더라도...


도보 여행을 한다 했을때 모두들 그랬다. “산타는 것과 아스팔트 걷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각오 단단히 해라” 흘려들었던 말이 정말이다. 산타면서 숨이 턱에 걸리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릎이 시큰거려는 봤어도... 발에서 불이난다. 양말을 벗어보니 양말이 몽땅 젖었다. 발은 정말 뜨끈 뜨끈하다. 찬물로 씻고 새 양말로 갈아 신는다. 새끼발가락, 뒷굼치, 엄지 발가락 옆 등 굳은 살 박힌 옆 연약한 살들이 눌려서 찢어지는 것 같다. 아스팔트의 반사열에 평평한 길로 인해 아주 죽을 맛이다.


이를 악물고 간다. 12시 태안에 도착한다. 준족이다.^^ 간단히 초코바를 먹고 다시 간다.

태안을 지나 서산으로 넘어간다. 연평저수지를 앞에 두고 물한모금을 마신다. 그런데...

문득 대검이 머리를 스친다. 아뿔싸... 성배의 산아버지(사수)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에 주고 간거라고, 내 여행에 수호신이 될 거라고 빌려준건데... 어제 모텔에서 꺼낸 기억은 있는데 챙긴 기억은 없다. 배낭을 뒤집어도 없다.

급히 모텔에 전화를 해 본다. 다행히 챙겨놨다고 한다. 와서 가져가란다. 어쩔수 없이 후진다. 해본 사람은 안다. 이 경우 정말 걷는게 지옥이다. 고통은 10배다. 어쩌냐. 머리 나쁜 주인 만난 다리가 잘못이지... 태안터미널 까지 40분을 걸어나온다.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나오니 4시가 다됐다. 에이... 오늘은 여기까지다. 6시간. 대략 23km정도 걸은 것 같다.


4월 17일 (목) 태안 - 해미 (28.2km)

힘내고 다시 걷는다. 4차선 길을 위태 위태하게 걷는다. 혹 4차선 국도 걸어봤나? 정말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다. 병, 캔은 약과다. 비닐에, 장판에, 심지어 냉장고 까지... 인간들아! 제발 그만 버려라.


한시간 쯤 걸으니 인평 삼거리다. 좀 우회하더라도 안전하게 가자. 이차선 국도로 우회한다. 낚시꾼이 아닌 어부인듯 한 이들이 낚시대를 대여섯개씩 드리우고 있다. 멀리 서산의 금강산과 어울려 한폭의 그림이다.


다시 발바닥에서 신호가 온다. 불위를 걷는 것 같다. 새끼 발가락과 뒤꿈치가 불로 지지는 것 같다. 어제 씻고 분명히 맨소래담으로 맛사지를 해줬는데... 양말을 벗으니, 아뿔싸 자세히 살피질 못했다. 몽땅 물집이 잡혀있다. 우씨 우짠다냐?

이를 악물고 Go. 12시 50분 서산이다. 맘 한구석에선 여기서 Stop를 외치고 있다. 지도를 보니 목적지인 해미까지는 10.5.km 정도... 3시간코스다. 가자.


4차선 국도다. 우회길도 없다.

경치고 뭐고 앞만보고 간다. 근데 지도와 길이 다르다. 서산. 이동네 엄청 발전했다. 택지개발인지 뭔지 하면서 길이 바뀌었다. 대략난감... 내위치를 모르겠다. 발은 이미 내 의지를 벗어나 천근만근이다. 길가에서 밭을 갈고 계시는 아저씨를 만났다. “해미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걸어서는 한참인디... 좀있다 내가 태워줄테니 기다려” 하신다. “아니 됐습니다.” 맘에도 없는 거절을 한다.


지도에서 내위치를 찾을 수 없으니 갑갑하다. 그리고 이정표. 지도는 분명 10.5km로 나왔는데 이정표는 16km로 나온다. 도대체가... 내 걸음걸이도 현저히 늦어져 계산이 불가능하다. 그냥가자.

해미까지 3km...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목적지가 코앞인데 발은 천근만근이다. 5시 30분.... 9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했다.


모텔에 들어서자마자 찬 소주에 발을 담궈 열을 식힌다. 그리고 바느질을 한다. 한땀 한땀 신중하게 잡힌 물집을 실로 꿰어 딴다. 군발이 시절 배운 노하우다.


먹거리 Tip. 터미널 앞 허름한 야식집이 있다. 매운 갈비찜을 먹는데 정말 꿀맛이다. 1인분 6천원인데... 정말 끝내준다.

 

 

 

 걸레가 된 내 타이어

 만신창이가 된 서해안

 삼성 이건희를 처벌하라.

 농민이 마늘 밭을 돌보고 계신다.

 알록 달록 끝내 봄이다.

 멀리 서산의 금강산이 보인다.

1000여명의 천주교도를 죽인 해미읍성의 화회나무

 

4월 15일 (화) 만리포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4/21 20:30 2008/04/21 20:30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백두대간 5월까지 중단합니다.

View Comments

산불 방지기간이라 중산리에서 천왕봉 거쳐 장터목, 세석은 잘뚫고 전진했으나 벽소령에서 체력 고갈로 체포,

 

과태료 50만원에 하산. 지리산 구간은 타려 했으나 벽소령 지기가 이후 연하천, 노고단, 성삼재의 모든 지기에게 알린다고.

 

200만원이면 지리산 종주할 테니 해보라는 협박에 굴복, 하산했습니다.

 

또다시 정권의 돈지랄에 굴복했습니다.

 

다시 몸추스리고 몸풀기 산행을 한 후 5월 이후 산불 기간끝나면 산행기 올리겠슴. T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4/02 16:42 2008/04/02 16:42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한라산 비바리 신령님께 바람맞다!

View Comments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한라산술독에 빠진 나를 바람 맞힌 한라산 비바리 신령님암것도 안보이는 정상에서 자취를 남긴다눈밭에 싸인 주상나무들...춥겠다.작년 태풍 매미에 뿌리채 뽑힌 나무두그루두백두대간 종주 일정을 과감히 일주일을 미뤘다. 한 단위노조에서 제주도로 확대간부 수련회를 간다고 정세교육을 요청해 왔다. 강사비는 제주도 왕복 티켓. 당연히 종주를 미뤘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아. 확대간부들이 20만원인가를 개인별로 갹출해서 가는 거라고 한다.


처음 타보는 한성항공. 정말 악몽의 한시간이었다. 굉음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진동. 여기서 한성항공 타는 법 Tip. 스튜어디스에게 반드시 귀마개를 달라고 한다. 그리고 눈을 감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상을 한다. 그러면 1시간의 비행이 그리 괴롭지 않다. 올 때 코를 골며 잤다.


제주도 공항에 내리니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기사가 그런다. 정말 행운아들이라고... 저토록 한라산이 자신의 자태를 보이는 게 1년에 60일도 안된다고, 늘 안개에 쌓여 있다고...한라산은 머리를 풀어헤친 비바리(처녀)산이라고 귀뜸해준다. 내일 저 산을 간다.

그런데 저녁 매일 노동에 지쳤던 심신이 제주도에 오니 광분을 한다. 치열한 교육과 회의를 마친 일행이 늦은 10시부터 뒷풀이에 들어간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어울리다보니 눈을 뜨니 8시다. 씻고 숙소에서 상판암까지 가는데만 1시간 반이 걸린단다. 관리사무소에서 9시 이후 입산을 통제한다고 한다. 억울하지만 내일로 미룬다.


일행들과 제주도 여행을 하고 저녁. 간단히 한잔하고 자려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 왠 산이냐고... 계속 술로 유혹을 한다. 뿌리치니 강압이다. 내일은 5시 비행기라서 3시까지는 내려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결국 1시까지 질질 끌려 다니며 술을 먹다가 탈출했다.


5시 알람에 깬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입에서 술냄새가 진동한다. 그래도 간다. 씻고 5시 30분 콜택시를 불렀다. 배낭을 차 트렁크로 실으러 가다가 젠장 오른쪽 등산화 끈이 왼쪽 등산화의 고리에 걸려 그대로 전방에 꿍하며 포복을 한다. 재수가 정말... 손바닥이 다 까졌다. 간단히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뜨거운 물, 밴드를 사서 상처에 붙이고 상판악에 6시 30분 도착한다.


몸속의 배설물을 버리고 700m 고지의 약수를 보충하고 산에 오른다. 아직은 주변이 어둠에 휩싸여 있다. 삼삼오오 몇 팀이 산에 오른다. 정말 완만한 오름을 산보하듯 오른다. 지도에는 약 8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하니 부지런히 오른다.

부스럭! 오른쪽에 뿔 달린 사슴인지 노루(나중에 알았는데 산양이란다)인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횡재다. 조심조심 배낭속의 떡팔이(니콘 D80)를 꺼낸다. 어! 렌즈 캡이 열리질 않는다. 이거 뭔 일이냐? 캡과 씨름하는 사이 요놈이 유유히 사라진다. 간신히 여니 렌즈가 깨져있다. 윽 여행간다고 빌린 렌즈인데 큰일났다. 자세히 보니 다행이다. 앞의 UV렌즈만 깨졌고 렌즈 본체는 건재하다. 새벽에 꽈당하면서 깨진 것 같다.

해발 1000고지를 가니 눈밭이 보인다. 구름이 낀 건지 주변은 아직 햇볕을 보여주지 않는다. 1200 고지를 지나니 눈이 1m는 쌓여 있는 것 같다. 등산로를 통제해 주던 1m짜리 기둥이 다 잠겨있다. 50cm 정도 산꾼들이 다닌 길만 탄탄히 다져져 있고 바로 옆은 눈수렁이다.

워낙 완만한 오름이라 어렵지 않게 8시 40분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한다. 여기선 무조건 컵라면 먹어야 한다고 해서 컵라면을 먹는다. 안내판엔 2시간 5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는데 2시간 10분정도 걸렸으니 시간은 많이 단축시켰다. 이 페이스면 충분할 것 같다. 20분정도 쉬고 다시 오른다. 속도에 자만한 나를 운동복에 런닝화 차림에 달랑 손에 생수한통 든 나그네가 나를 홱 제치고 오른다. 잠깐 사이 안 보인다. 장난 아니다.

드디어 1800고지 나무계단이다. 한라산신령이 훼방을 놓는다. 자욱한 안개비 속에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지금까지 맞아본 바람중 으뜸일 것 같다. 얼른 배낭커버 씌우고 오버트로즈를 입는다. 정말 장난 아니다. 바람과 싸우며 죽어라 오른다.


10시 아! 드디어 정상이다. 우씨 암 것도 안 보인다. 시야가 채 5m도 안 된다. 백록담은 아애 자취도 안 보인다. 고도계는 1930으로 나와 있는데 나머지 20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도무지 불가능하다. 포기다. 그래도 내가 남한 땅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으니까. 지리산 천황봉보다 10m 더 위에 있으니까... 런닝화 차림의 양주 나그네에게 사진 한방 부탁하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관음사 하산길에 접어든다.

한라산 비바리 신령님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술에 취해 이를 거부한 나에 대한 보복인 것 같다. 어제 아리따운 자태를 보여준 것만으로 만족하라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찾아오면 나중에는 자신의 신비를 다보여주겠다고....


시간을 보고 속도를 계산해 보니 점심은 아래서 먹어도 되겠다. 부지런히 가자. 터덜터덜 내려오는 하산길... 여긴 딴판이다. 경사가 꽤 급하다. 우씨 이리로 오르는 건데... 산을 좀 빡세게 타고 싶은 이들은 관음사에서 올라라. 중간 중간 운동화 차림의 젊은 학생들과 가족이 오른다. 어, 절대 안 된다고 말린다. 이런 산을 어찌 아이젠도 없이 올 생각을 했을까? 한라산이 만만해 보이나 보다. 1500고지에 오니 아뿔싸 해님이 머리위에 환하다. 우씨...

말이 계곡이지 물하나 없는 화산으로 구멍 뻥뻥 뚫린 탐라계곡을 부지런히 걸어 12시 50분 18.3km 6시간의 한라산 산행을 마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제발 담에 올 땐 한라산 비바리 신령님이 나를 진정한 동반자로 그 넓은 품으로 안아주길 바라며 아쉬움을 달랜다.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하기 전에 남한 최고봉을 갔다 왔으니 나름의 의미가 있는 산행이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23 11:55 2008/03/23 11:55

댓글1 Comments (+add yours?)

3 Tracbacks (+view to the desc.)

백두대간 조항산 - 청화산 구간 갔다왔습니다

View Comments

담 종주때 가야할 길. 멀리 대야산이 보이다.공포의 암릉지대 백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준비를 하며 짧게 워밍업한다고 청화산을 가기로 했다.

김밥을 사고 부지런히 청화산으로 향했다. 속리산을 가다가 한번 얼핏 근처를 지나쳤기에 어렵지 않게 찾으려니 했는데 이거 사담이 나오고, 용화온천까지... 도저히 못찾겠다. 급히 희태형에게 전화했다. 너무 많이 갔다고 돌아서 나오라고... 우여곡절 끝에 8시 출발해서 10시 30분에 도착했다.

 

눈발이 날렸다. 뭐 개념도 보니 갓바위재에서 청화산 모두 5시간 30분이면 된다니까 큰 걱정을 않고 오른다.

역시 초행길, 특히나 유명한 산이 아닌 경우 첫 입구 찾기가 어렵다. 요즘은 붙이면 욕먹는다지만 이런 작은 산은 울긋불긋 산악회의 안내띠가 고맙게 길을 알려주고 있다. 안내띠가 알려주는대로 출발한다.

열심히 올라가는데... 이거 갓바위가 1시간이면 된다했는데 1시간 30분이 되도 않나온다. 어? 근데 나침반을 보니 분명 동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동북쪽이다. 이거... 그래도 길은 나 있으니 그냥 돌진이다. 뭐 아님 빽하면 되니까. 시간도 채 12시가 않되었으니까.

다행이다. 앞에서 두런두런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6명이 일행인 것 같다. 인사를 하고 먼저 지나쳐 올라간다.

 

 간절히 바라던 표지판이다. 어... 조항산? 내가 가진 개념도에는 조항산이 없다. 에이 올라가보자. 막바지 정말 빡세다.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얼음까지 얼어 장난이 아니다. 아이젠을 차? 에이 거의 다왔으니 그냥 가자. 12시 30분 조항산에 오르니 두분의 노부부가 점심을 드시고 계신다. 컵라면 물 부어 놓고 물어본다. 갓바위재가 어디냐고? 초행이시라며 한국의 100대 명산 책을 건내 주신다. 애구... 내 개념도에서 짤린 부분이다. 내 가고자 하는 길을 잘못타서 더 크게 돌게 생겼다. 어쩔수 없지. 1시 점심을 먹구 출발.

  

또다시 산꾼들을 만났다. 청화산까지 얼마나 걸리죠? 한시간정도 가면 될 겁니다. 우씨 힘난다.

 

근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암릉이 펼쳐졌는데... 애구 까마득한 절벽에 캄캄하다. 이래서 혼자 다니면 안되는데... 그냥 이판사판 돌파다. 간신히 넘으니 또다시 암릉인데 얼음까지 얼었다. 밑에서 아이젠 하고 오르는건데... 후회를 하면 아이젠을 위태위태한 암벽에 매달려 찼다.

  

이제부턴 지리한 능선이다. 갓바위재를 지나 청화산으로 간다. 그냥 갓바위재에서 내려갈까 하는 유혹도 생겼지만 그냥 오기로 간다.

황사가 심해 바로 앞의 봉우리도 안보인다.

한시간을 갔는데도 안나온다. 어 내가 느려졌나? 개념도를 가졌지만 반쪽짜리라 거리를 측정할 수가 없다. 고도계를 가지긴 했는데 영 믿음이 안간다. 맘이 급해진다. 이거 길을 잘 못 들었나? 지나친 건 아닌지? 다급해 지니 가지에 눈까지 찔린다. 사람도 없다. 이거 이런 산을 혼자오는게 아닌데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혼자 백두대간을 종주한다고 맘먹구 이정도로 꺽일 수 없다. 표지판이 덜렁 눈에 들어온다. 청화산 30분정도... 너무 기뻤다.

 

3시 청화산에 도착하니 왠 아주머니가 계신다. 청화산관광농원쪽에서 남편이랑 왔다고 한다. 사진한 컷 부탁하고 하산한다. 어. 이길이 아닌 것 같은데. 얼른 개념도를 꺼내본다. 역시나. 다행히 두발짝 만에 발견했다. 다시 길을 찾고 하산다.

 

하산길 조심해야한다. 특히나 낙엽, 잔돌맹이. 가장 위험한건 잔돌맹이 위의 낙엽을 밟았을때다. 순간 하늘로 치솟았다. 오른쪽 엉덩이가 작살났다. 우씨...

쓰벌 하면서 내려가는데... 어? 방향이? 북서쪽이어야 하는데 서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애구 다시 올라가?

어쩔수 없다. 그냥 내려가자. 아스팔트 걸으면 되지.

 

4시 드디어 내려왔다. 터벅터벅 걷자니 짜증나고... 손을 드는데 아무도 안태워준다. 나라도 땀에 절은 놈 안태워주지. 우씨. 다행이다. 맘씨 좋은 트럭 아저씨가 타란다. 염치가 있지 씨트 버린다고 화물칸에 탔다. 60Km로 5분을 내려왔다. 아찔했다. 이 아저씨 못 만났으면, 상상하기도 싫다.

 

여태 산을 많이 탔지만 이렇게 운이 나쁜 날은 처음이다. 황사로 아무것도 못보고 목이 딱 막혔다.

 

 

백두대간 종주...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사진 1) 담에 종주때 가야할 길. 멀리 대야산이 보인다.

사진 2) 공포의 암릉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03 13:52 2008/03/03 13:52

댓글1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등록금 대책을 위한 충북네트워크 출범

View Comments

 

 

 

등록금 대책을 위한 충북네트워크 출범

 

 

 

등록금 1천만원 시대.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딸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 다음날 한 어머니가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네. 힘이 들고, 날아가고 싶다. 딸아, 미안하다"는 한줄의 글을 남긴체...

 

 

 

대학입학의 설레임보다 고액 등록금의 무게가 학생들과 부모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등록금이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는 교육의 불평등이 심각해 지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사립대 등록금은 70% 가까이 폭등, 4년치 등록금이 3,000만원을 넘고, 이공계열과 예체능의 경우 연간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충북의 경우 특히 청주대학교가 6.6%를 인상 등록금이 연 1,000만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교육재정 GDP 7% 확충 등 투쟁 벌여나갈 것

보다못한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입학식이 열리는 충북대학교에 모인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반값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하며, "교육재정 GDP 7% 확충, 등록금 인하 동결, 학자금 무이자 대출 전면확대, 등록금 상한제, 차등책정제와 등록금 후불제 실시 등"을 위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들은 "사립대의 경우 수천억원의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물가인상율의 3-5배까지 등록금 인상을 강행"한다며 사립대의 교육상품화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국립대의 경우 '국립대 법인화' 추진에 따라 매년 사립대 인상율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며 국가의 교육포기 정책을 비난했다.

충북지역 사립대의 경우 재단전입금이 대학의 재정에서 차지 하는 비율이 0-0.2%에 불과, 전국평균인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수준이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돌고 있다.

 

자리에 함께 한 건대 충주캠퍼스의 한 학생은 "대학 4년동안 어머니와 나, 모두 신용불량자가 됐다. 졸업과 동시에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고 사회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교육을 받는 곳이 아닌 빚만 늘리는 곳이 되어 버린 이런 잘못된 제도를 꼭 바꿔야 한다. 어머님, 아버님이 나서달라"고 호소를 하기도 했다.

 

제로 인한 고통을 건대 충주캠퍼스 학생이 직접 당사자로 토로하고 있다.

 

부유세,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대안

예로부터 "교육은 百年之大計"라며 국가의 책임을 중시해왔다. 이는 교육의 수혜자가 결국 기업과 국가로 귀결됨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교육은 교육자본가에 의해 상품이 되어 버렸고, 정부는 방관만 하는 아니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유럽 대부분의 국가처럼 수혜자인 국가가 나서서 무상교육을 실시하던, 아니면 미국의 경우처럼 직접 당사자인 기업들이 장학재단을 설립, 장학제도를 운영하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자립형 사립고와 대학입시 자율화, 국립대 법인화는 결국 교육 마저도 1%만의 기득권층을 재생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결국 심각한 사회양극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충북네트워크의 대안은 본질을 벗어난 일시적 방편일 뿐이다. 본질은 민주노동당이 제기만 해놓고 방치했던 "부유세 신설,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대안이다.

 

참가자들이 등록금, 학자금 대출 이자, 학원비 등 신자유주의교육정책에 짓눌린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퍼포먼스로 표현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3/03 12:56 2008/03/03 12:56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주성대 복직 잉크도 마르기 전 면직처분

View Comments

 

 

(속보) 주성대 복직 잉크도 마르기 전 면직처분

 

 

 

2월 18일 1년 10개월여만에 복직을 했던 교수노조 주성대지부 홍성학동지와 최종덕 동지가 27일 또다시 '폐과에 따른 직권면직' 처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성대학의 몰지각한 행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교수노조 주성대지부 홍성학, 최종덕 동지는 지난 2006년 3월 주성대학(학장 정상길)의 학내 비리 문제에 대한 정당한 투쟁에 대한 댓가로 ‘폐과’를 이유로 직권면직된 바 있다. 이에 06년 6월 초 교원소청심사위의 심사를 거쳐, '폐과가 되지 않았으므로 직권면직 무효' 명령을 받고, 07년 6월 30일 복직과 동시에 다시 면직처분을 받았다. 또다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청주지방법원의 법정투쟁을 거쳐 각각 직권면직 무효결정을 받고, 학교측으로부터 지난 18일 복직명령을 받은 바 있으나 채 열흘이 되기전에 또 다시 이사회를 통해 면직처분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8일 만난 홍성학, 최종덕 동지는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에 응했다.

 

Q. 세 번째 면직처분을 받은 현재의 심경은?

=> 오히려 맘이 오히려 편하다. 복직된 이후 이놈들이 어떻게 할까 노심초사했는데 또다시 해직을 당하니 담담하다.

 

Q. 학교측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면직이라 하고 있다는데?

=> 소청심사위 등 법정투쟁의 결과는 "폐과 자체가 원천무효라는 것이다. 그에 따라서 면직처분도 위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당한 절차를 거치려면 복직이후 과를 살리고 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교수회의 등을 통해서 폐과등을 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의 면직처분은 명백한 절차위반이다.

 

Q. 앞으로의 대응은?

=> 일단 문서로 통보받지 못했다. 문서를 봐야 정확한 사유와 이후 대응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지난 2007년 10월 경 청주지방법원의 임금체불 소송과정에서 우리와 학교측이 화해권고를 받아들인 적이 있다. 화해 조건은 '이전 임금은 안받지만 이후 소청심사위의 결정에 따르고, 임금 근로조건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보상을 한다. 두 번째로 학교측이 주성대 내에 이익집단을 구성하는데 방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법원의 권고조차 어겼으니 또다시 법정 투쟁을 벌여나가겠다.

 

Q. 민주노총에게 바라는 바는?

=>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폐과 등이 교수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학교의 경영 능력인데 경영자는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고 있으며 무조건 학교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는 학교내 조직문화 풍도의 문제이다. 한건 한건이 소중하다. 스스로 투쟁을 통해 반드시 학교를 변화시켜나갈 것이다. 민주노총 동지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

 

이명박과 이영희 노동부장관의 교수노조에 대한 생각은 이미 나와 있다. "교수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단세포적이지만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단에 의해 날파리 목숨같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매번 학교측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 재임용되어야 하는 이들이 살기위해 택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켜줄 '노동조합'이거나 비겁하지만 재단과 '빌붙는 짓'뿐이다. 당당히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 홍성학, 최종덕동지의 투쟁에 함께 하자.

 

홍성학 동지가 민주노총과 전교조 동지들에게 이후 투쟁을 결의하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28 19:13 2008/02/28 19:13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막 나가는 충북도 교육청 또 한건 했다!

View Comments

 

 

막 나가는 충북도 교육청 또 한건 했다!

 

 

 

前탄금중 교장의 솜방망이 처벌로 구설수에 올랐던 충북도교육청이 또다시 예산낭비와 학생 스트레스만을 가중시키는 진단평가의 중복시행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전교조 충북지부(이하 지부)와의 협의마저 거부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

 

 

 

학생들을 시험보는 기계로 만드는 이중평가

충북도가 도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한다는 핑계로 2월 14일 진단평가를 치른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입학하자마자 전국연합 학력진단평가를 다시 실시하겠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같은 교육과정을 놓고 학교수준에서 2번, 도 수준 1번, 전국 진단평가 1번,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1번 등 총 5번의 평가를 학생들에게 강요하겠다고 한다. 또한 이를 위해 약 2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증액되었다고 한다.

이는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중 삼중으로 지우는 것이고, 이중 삼중 예산낭비 만을 가져올 실효성 없는 평가라는 것이 전교조 충북지부의 입장이다.

 

지부는 1월 19일 도교육청과 정례 정책간단회를 진행, 이 문제를 안건으로 다룬바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교육감은 협의내용을 문서화하는 관례마저 깨고, 이중평가에 대한 문제제기 마처 일고의 제고 여지가 없다며 협상자체를 거부하고 6시 퇴근시간이 되었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고 한다. 또한 이에 2월 13일 충북도교육청의 전횡에 맞서 자신들의 안방인 충북도교육청 로비에서 단독으로 농성중이던 지부장을 경찰을 통해 강제 연행하는 후안무치를 저지르기도 했다고 한다.

 

교충북지부장이 도교육청의 안하무인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극렬히 비난하고 있다.

 

지부는 이에 2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충북도교육청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노동부 진정 및 도교육청의 진단평가 시행에 따른 문제점를 알리는 대도민 홍보와 매일 오후 5시 반부터 6시반까지 퇴근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단체협약의 세부조항과 학교현장에서의 성실이행 여부를 조사 총체적인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김상열지부장은 "2000년부터 정책간담회를 시작, 분기별로 협의회를 통해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한 장을 열었다. 이는 현 이기용교육감 의 2005-2007년 재임기간 역시 동일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난 1월 29일 1/4분기 정책협의회에서 최초의 민선 교육감인 이기용 교육감은 이를 번복하고 협상자체를 거부했다. 이는 전교조와 학생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지부장은 "민선교육감이라는 권위를 갖고 교단을 분열시키고, 전교조를 인정치 않고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조광복 노무사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함께 자리에 배석한 조광복 호죽노동인권센터 노무사는 "충북도교육청의 처사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한 뒤,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에 의한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노동조합법에 의한 단체교섭권을 가진다"라고 밝히며, "더욱이 일반 개인회사도 아닌 국가기관이 이런 전교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해태하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어서 "전교조와 충북도교육청의 단체협약에 명백히 '직무연수과정에서 1시간 이상의 교원노동관계 관련 과목을 개설 운영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 역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장과 조광복 노무사가 함께 진정서를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28 17:55 2008/02/28 17:55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정치방침 논란 중 일부 퇴장, 대의원대회 파행

View Comments

 

 

정치방침 논란 중 일부 퇴장, 대의원대회

 

 

 

27일 대의원대회가 본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유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 철회"의 수정안이 현장발의 되고, 이에 대한 치열한 찬반토론이 이어지던 중 일부 대의원이 안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퇴장하면서 대의원대회가 유예되었다.

 

 

 

"이명박 정권 5년, 대의원동지들의 힘찬 투쟁을 기대"

2시 30분 99명의 대의원중 61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대의원대회는 전농 충북도연맹, 민주노동당 충북도당, 새진보정당 추진위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간촐한 식전행사를 진행하며 시작되었다.

이정훈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정치권의 정치놀음으로 우리 국민들은 피가 마르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당을 건설했지만 민주노동당은 제자리를 못찾고 있다. 이런가운데 이명박 정권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대의원대회 자리는 투쟁을 결의하고 민주노동당을 제대로 세우는 자리이다"라며 이후 "이명박 정권 5년 동지들과 힘찬 투쟁을 결의"할 것을 밝혔다.

호죽노동인권센터 실무노무사를 맡은 조광복 노무사가 대의원들과 첫만남을 가졌다. 조광복 동지는 인사말을 통해 "센터를 개소하고 한 아주머니의부당해고 상담을 해준적 있다. 며칠후 그 아주머니가 3만원을 들고 찾아왔다. '감사하다'며 우리처럼 힘들고 열악한 처지에 놓인 노동자들을 도와달라고... 지금까지 받은 어떤 수임료보다 적었지만 가장 소중한 3만원이었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이 자리의 민주노총 조직된 노동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후 지속적인 낮은곳으로의 연대를 부탁했다.

 

모범조직 "공공노조 청주대시설분회" "전교조 탄금중분회"

이어 이영섭 전 본부장 등 전직 임원들에게 감사패와 지도위원 위촉증이 전달되었다.

07년 투쟁을 가장 헌신적으로 벌인 조직에 대한 모범조직상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수상의 영애는 간접고용노동자들로 위탁계약 해지에 맞서 한달이 넘는 끈질긴 투쟁으로 원청으로부터 고용승계를 쟁취한 공공노조 청주대시설관리분회와 前탄금중 교장의 성희롱과 전횡에 맞서 8개월여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전교조 탄금중분회 동지들에게 돌아갔다.

 

청주대시설분회와 탄금중분회가 2008년 모 .

 

부본부장, 회계감사 등 압도적 찬성으로 당선

곧바로 이정훈 의장의 사회로 본대회가 진행되었다. 첫 번째 안건은 임원선출 건으로 일반 부위원장 후보에 박상대 한국네슬레 위원장, 여성부분 권미령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비정규부문은 현재 구속수감중인 이용대 건설노조 충북지부장이 옥중출마를, 회계감사 후보에는 이광규 청주KBS지부장, 김원만 농협노조 충북본부 사무국장이 출마했다. 투표결과는 박상대 후보 찬성 58, 반대 2, 권미령 후보 찬성 57, 반대 3, 이용대 후보 58, 2, 이광규, 김원만 후보 찬성 59, 반대 1명으로 전원 당선되었다.

두 번째 안건인 사업보고 및 평가, 결산 승인의 건은 만장일치로 원안이 통과되었다.

 

신규임원.왼 김원만회계감사, 권미령부본부장, 이광규회계감사,박상대부본부장, 이용대부본부장대리

 

본부 정치방침 복병 만나

세 번째 안건인 사업계획 및 예산 승인의 건이 윤기욱 조직강화소위원장에 의해 발제 되었고, 질의응답이후 축조심의가 시작되었다. 안건심의 중 대의원대회 자료집 116쪽의 정치방침 중 "민주노동당의 노동자 중심성 강화"에 대한 현장발의수정안이 29명의 대의원이 서명한 가운데 제출되었다.

이에 운수노조 전경배 대의원은 "민주노총의 단결을 저해할 수 있는 수정안으로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안건 자체를 다루지 말 것을 요구했고, 공무원노조 이윤석 대의원은 "총연맹의 규약을 위반한 체 지침을 거꾸로 하는 것으로 안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안건 상정을 반대 했다. 반면 금속노조 유성영동지회 김성민 지회장은 "충북본부의 자체 의결구조인 대의원대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금속 대전충북지부도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투쟁건에 대해 본조와 다른 지부차원의 평가를 했고, 이를 토대로 본조 대의원대회에서 재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안건이 성립 됨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강화" 對 "진보적 가치 지향 정치세력 지지"

이에 현장발의 수정안을 제안설명할 것을 대의원들이 동의하자, 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최면시 대의원이 현장발의한 수정안을 제안설명했다. 수정안의 주요 내용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진보적 가치(신자유주의 반대 -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비정규법 폐지,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를 지향하는 제 노동자 정치운동 세력(정당, 단체, 후보)을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이 무상교육 무상으로 등 민생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등을 외면한체 집권여당의 2중대로 전락했고, 두차례 선거에서의 국민들의 심판을 외면한체 반성과 혁신을 외면했다"며 이에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고 모든 진보적 가치를 지향하는 정치운동세력을 지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진 찬반 토론에서는 "안건발의가 아니라 사업 계획에 대해 수정하는 것"이므로 절차상 아무런 하자가 없고, "민주노동당이 시간이 가면서 초심이 변질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비대위 체제 속에서 내부적 단결 바랬지만 비대위 깨지면서 해결되지 않았다"며 "지역본부에서 현장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잘못을 지적하고 정치방침을 분명히 바꿀 것"을 주문하였다.

반면 반대토론자들은 "지역본부가 민주노총 산하조직이기 때문에 총연맹 지침 바꿀 수 없다"며 안건상정 자체가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 의원,

 

일부 대의원 퇴장으로 유예선언

토론이 길어지면서 일부 대의원이 자리를 이탈하고, 또한 안건 상정이 안됨을 주장했던 일부 대의원이 논의불가를 선언하며 퇴장을 하는 등 논란 계속되었다.

이에 찬반토론을 마치고 성원확인에 들어갔으나 성원 50명에서 3명이 모자란 47명만이 재석, 대의원대회는 유예되었다. 유예된 이후 "자신의 의견이 관철 안된다고 퇴장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의장은 "이후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오늘 이후의 대책을 마련, 조속한 시일내에 대의원대회를 다시 개최, 사업계획과 예산등을 재 논의할 것"을 약속한 후 폐회를 선언했다.

 

2월 3일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의 파행은 곧바로 민주노총으로 불똥이 튈 것이 충분히 예견되었었다. 이는 본부만의 내홍이 아니라 타 연맹, 지역본부에서도 똑같이 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며, 양측의 입장 또한 분명하게 드러났다. 결국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첨예한 입장차이가 봉합 될 수 있을지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한편 이번 대의원대회의 결과를 예의 주시했던 본부 소속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에 잔류하던, 집단 탈당 후 새진보정당에 결합하던 새로운 결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현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무력화 되어가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다.

 

안건상정이 안됨을 주장하고 퇴장을 하고 있는 대의원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28 17:54 2008/02/28 17:54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단양군 물 사유화 시작되나?

View Comments

 

 

단양군 물 사유화 시작되나?

 

 

 

미디어충청 천윤미기자 (moduma@cmedia.or.kr)

단양군이 그동안 군에서 운영하던 상수도를 민간에 위탁을 추진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단양군의회는 29일 상수도 민간위탁을 위한 동의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충북에서 상수도 사유화 중단을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양군 상수도 민간위탁 추진, 노동사회단체 반발

20년간 상수도 사유화 추진

 

단양군의회는 ‘시설 현대화, 생산원가 절감, 수질관리 강화’ 등을 내세우며 ‘단양군 상수도 민간위탁 동의안’(이하 동의안)을 29일 통과시킬 예정이다. 동의안은 “군에서 운영하던 5개 지방 상수도 전체를 2008년부터 2027년까지 수자원공사에 위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안건은 지난 2007년 12월 21일 발의되었는데, 당시 단양군청 최영택 상하수도사업소장은 “(민간)위탁을 위해 … 많은 예산과 인력, 행정력을 투자했다”며 “(위탁으로) 전환하려면 요금 현실화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 서두르게 되었다”고 의회의 동의를 요청했다. 당시 의회는 “주민여론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점과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안인 만큼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한 검토를 필요”하다며 올해 2월 29일 회의로 안건을 이월했다.

 

이정훈 본부장이 물사유화에 대한 민주노총 충북본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민간위탁, 국민들은 물을 마실 권리를 뺏길 것”

민주노총 충북본부와 시민단체는 28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은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하는 공공재이지, 이윤을 남기기 위한 경제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무책임하게 물 사유화를 추진한다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모두가 마시는 물을 정부가 소위 ‘물산업육성방안’을 발표해 상수도를 국내기업과 초국적 기업에 팔아넘기려 한다”며 “(민간위탁을 통해)기업에 뺏긴 물은 값이 폭등할 것이고, 수질이 악화 되어 국민들은 물을 마실 권리를 뺏기게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우루과이의 경우 물을 기업에게 팔아넘긴 이후 상수도 요금이 10배 이상 상승했다. 남아공은 상수도 민영화 이후 2년 만에 요금이 600% 인상됐으며, 물 기업가는 폭등한 물 값을 지불하지 못한 서민들에게 물 공급을 중단했다. 또 영국의 물 기업은 폐수방류, 수돗물 누수, 중금속 검출 등의 다양한 혐의로 128차례 기소되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상수도 민영화 사업을 추진한지 10년도 안 돼 일어난 일이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계속해서 단양군이 상수도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전국 규모의 집회 개최, 해당 자치단체의 무책임한 행정 폭로, 상수도 민영화에 따른 문제점을 감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충북 진천군도 상수도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진천군의회가 “물은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반대해 민영화가 유보됐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28 17:52 2008/02/28 17:52

댓글0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충북 현장활동가 맞춤교육 6개월의 대장정 마쳐

View Comments

 

 

현장활동가 맞춤교육 6개월의 대장정 마쳐

 

 

 

현장활동가 맞춤교육이 마무리 됐다. 작년 8월 31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3권의 교제를 가지고 심층 집중교육이 8개노조 9개팀으로 진행 되어왔으며, 총 9강을 진행하였다. 시작시 100여명에 달하던 교육생이 너무나 빡빡한 일정에 절반이 탈락, 마지막은 40여명만이 교육을 사수할 정도로 힘든, 현장에서 밤낮없이 일하고도 틈을 내어 잘 이해가 되지도 않는 교제를 꺼내들고 졸음과 싸워가며 함께한 6개월이었다.

 

 

 

특히나 채만수선생의 '노동자교양경제학'은 압권이었다. 경제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그것도 딱 베고 자기에 알맞은 두께를 가진, 무슨 말을 하는지도 도통 모르는, 불가능 할 것 같은 노동자교양경제학을 다 끝낸 후 참가자들은 가능성과 희망을 느꼈을까?

 

2월 23일 충북 각지에서 떨어져 서로 얼굴도 못본 체 똑같은 교육을 진행했던 현장 맞춤교육생 등 5개 노조 20여명이 마무리 졸업여행을 위해 본부로 모여 들었다. 1박 2일의 일정인지라 소박한 참가인원 이었다. 간부, 활동가라지만 집회에서 스치듯 만나 서로 서로 안면만 있지 잘 알지 못해 서먹서먹한 분위기에서 첫 목적지 광주로 향했다. 광주로 향하는 동안 작년 히트를 쳤던 영화 '화려한 휴가'를 시청하며 광주의 참상을 어렵게 추측해 나갔다.

 

△참가자들이 광주항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나마 지켜보고 있다.

 

첫 목적지 광주 망월동 5.18 묘역. 모두들 광주항쟁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자는 있는데 죽인 자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는 희안한 역사의 아이러니를 아직도 간직한 광주항쟁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다는 것인지 어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참가자들은 마무리 되지 못한 광주의 한을 풀 것을 결의하고, 항쟁의 참상을 비록 글과 영상으로나마 접하며 치를 떨어야만 했다. 또한 그 자리에 광주민중항쟁으로 인해 옥고를 치르시고, 충북지역 노동자 민중운동을 이끄셨던 정진동 목사님의 묘역을 참배하며 이후 충북지역 노동운동은 참가자들이 당당히 이끌어 나갈 것을 결의하였다.

 

두 번째 목적지는 민족의 영산이자 민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지리산으로 향했다. 시간 상 등반은 다음날로 미루고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를 찾았다. 8.15 해방이후 친일파 척결, 농지개혁, 공장 자주관리 등 민중의 요구를 외면하고 탄압으로 일관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벌여야만 했던 빨치산. 한가족이 군경과 산사람으로 나뉘어 서로 피를 흘려야만 했던, 민족 최대의 아픔을 간직한 지리산. 그 소용돌이 속에서도 화엄사는 묵묵히 참선을 할 수 있었을까?

 

저녁 서로 처음으로 각자 소개를 하고 맞춤교육을 간략히 평가하는 자리가 열렸다. 강사가 앞에 있어서 인지 대략적인 평가는 "우리가 정말 해냈다"라는 대견함이었고, "이런 교육이 좀더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역시 압권은 뒷풀이다. 지리산 토종돼지 삼겹살이 대나무 숯에서 각자의 입으로 쉬지 않고 들어간다. 소주 역시 뒤따라 들어간다. 생전 무게만 잡고 있던 이정훈 본부장이 흥에 겨워 한자락 노래를 한다. 젊은이 최고라고 중년은 적당한 시기가 되자 슬그머니 사라지고, 다시 끌려 나오고를 반복하며 어느 새 형, 누나 하며 서로 하나가 되며 지리산의 정기속에 푹 빠졌다.

 

△언제나 즐거운 뒷풀이 자리. 뒷풀이를 통해 사업장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다.

 

다음날 술에 쪄든 몸을 이끌고 콩나물 해장국으로 속을 푼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라고 정말 속이 확 풀린다. (절대 지역감정 아님)

꼬불 꼬불 아찔한 도로를 누비며 성삼재로 향한다. 옆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정말 아찔했다. 성삼재에 도착, 술이 덜깨어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는 일부 참가자들을 동네 뒷산 같아서 한시간이면 갔다온다고 꼬셔대는 작년 지리산 종주자의 유혹에 넘어가서, 또는 강압에 못이겨 노고단으로 기어 올라간다. 등산로는 눈으로 온통 덮여있고 숨은 턱까지 올라온다. 어제 먹은 소주가 머리위에서 김이 되어 모락모락 올라간다.

다행히 단 한명의 낙오도 없이 노고단 정상에 오른 참가자들은 못올라온다고 툴툴되던 장면을 모두 깡그리 잊고, 이리 저리 사진찍느라 바쁘다. 정상주로 묵무침에 구례막걸리를 한잔 걸치고, 지리산의 정기를 흠뻑 받으며 하산, 모든 일정을 마무리 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졸업여행을 통해 지역 노동운동의 중심에 설것과 이후 낮은 곳으로의 강력한 연대를 결의했다.

 

△노고단 정상. 얼굴없는 사람은 전날 술이 과했던 동지들이다. 그런데 앞줄 멋진 사람은 누구? 동지들 고생 많았습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2/25 21:03 2008/02/25 21:03

댓글1 Comments (+add yours?)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Newer Entries Older Ent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