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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청춘, 덴데케데케데케

아시하라 스나오 지음 / 이규원 옮김

성장 소설이다. 밴드를 결성하고 연습하고 고딩시절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수줍음과 그 때의 순수함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놈의 멋있었다'식의 성인에 대한 모방적 로맨스가 없어도 청소년 문학이 의젓한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일본이란 사회가 갖는 우리와 같은 굴절된 입시제도가 소설의 마지막에서 방황을 잠시 하게 하지만, 밴드 친구들과의 공유와 나눔으로 잘 이겨낼 것임을 예상토록 하며 소설은 마친다(길이 끝나자 길이 시작되 듯이).
청소년 문학으로 학생들에게 권장할 만한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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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아랑의 왜

작가는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자료를 모으고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상황을 설정하고 선택하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아랑의 전설과 현대의 박과 영주의 치정 살인사건을 병치하고는 있지만 사실 그건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소설을 생산해내는 작가의 역할과 그것에 동의해가는 독자의 몫이다.

특이하다면 특이하고, 추리소설류라고 하면 추리소설일 수도 있겠다 싶다.
특이함만으로도 재밌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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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달콤한 나의 도시

드라마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최강희가 주인공이었다는데...보지는 못했다.

 

읽는 내내 사랑을 생각했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사랑하는 것이 사는 것'인지 '사는 것이 사랑하는 것인지' 가물가물한 나이에 새삼 사랑을 생각했다.

살면서 과연 이어지는 '설렘'을 간직할 수는 있는 것일까? 밋밋한 일상이 어느 순간 설렘을 대신하고 있는 때에 추체할 수 없는 '설렘'이 다가온다면, 삶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일상의 밋밋함이 주는 안정을? 설렘인 안겨주는 삶의 열정을?

 

벌써 가물가물해지는 소설의 줄거리보다, 마흔 즈음의 나이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읇조리게 해서 좋았다고 하면 너무 소설을 작위적으로 읽은 것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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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정말 재밌게 읽었다. 반나절이면 충분히 읽을 만큼....

성장소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소년 문학이란 이름에 걸맞게 속도감과 재미가, 그리고 그 설정이 너무도 재미있어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토리)'가 될 뻔한 완득이를 세상으로 불러낸 담임 똥주.

부자 아버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착취에 분개해 이주노동자를 위해 싸우는 담임 똥주.

전 재산을 털어 그들의 쉼터인 '교회'를 사들이 담임 똥주.

'연탄 한 장' 같은 인물이었다 싶다...

 

어떤 글을 읽든 사람은 자기 처지에서 읽나 보다. 완득이보다 담임인 똥주가 눈에 더 들어 오는 것은 내가 교사이기 때문이리라 싶다.

 

똥주는 반 학생들의 잘못에 처분을 내린다. 99대 집행유예 1년.. 체벌을 할부로!

예전 매를 들 때 할부로 때려본 기억이 있긴 한데, 집행유예를 내려본 적은 없다. 담임을 하게 되면 집행유예 선고를 해야겠다.

 

나는 어떤 선생이었을까? 문득문득 궁금해진다.

며칠 전 내 싸이에 아마도 올해 26쯤 된 졸업생이지 싶은데, 오랜만에 들러 글을 남기고 갔다. 졸업하고 원주인가에서 물리치료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었다.

 

저희 보건의료노조도 내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요..
의료기관 민영화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가 나오더니 결국엔 이렇게 됐네요^^;;
갑자기 선생님이 궁금해져서 찾아왔더랬어요^^

학교다닐 때는 나이를 먹고 아는 것이 많아지면 편안해지는 줄 알았어요.
근데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한해한해 지날수록 점점 더 상황은 힘들어지기만 하고 부조리한 것만 눈에 보이고 그러네요....
어디를 봐도 모순덩어리고..;;;
의료기관의 파업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협상이 잘되면 저희처럼 아직 기반이 약하고 불안정한 고용자들이 조금은 발을 붙일 수 있을테니까 많이 이해해주셔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너무 이기적으로 보일까봐서요^^;
아침부터 신세한탄을 해버렸넹ㅎ;;
좋은 하루 되세요,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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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이 책의 저자는 부산대 강명관 교수이다. 예전에 강명관 교수의 짧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매우 마음에 들어 이 분 글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지가 꽤 된 듯하다. 나의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한 권을 읽었다. 오랜 시간 벼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저자의 박식함도 박식함이지만, 고전의 글을 대하는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현재진행으로 읽히기에 더욱 좋았다.

 

정도전의 조선 건국의 구상이 그의 정적이었던 태종에 의해 실현되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도 재밌었거니와, 세계 최초라는 우리의 금속활자가 서양의 금속활자만큼 문명의 발달에 기여하지 못한 이유가, 도서의 대량생산을 위한 것이 아닌 사대부만을 위한 소량의 생산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은 나에게 처음 듣는 새로운 앎이었다.

'책읽는 바보'가 조선에 이토록 많았다는 것이 책이 주변에 그렇게 널려 있어도 욕심껏 읽어내려하지 않는 나의 게으름을 부끄러워 마땅하다.

'책'이란 것이 꼭 출세를 위한,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임을 조선의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삼 우리의 교육을 돌아보게 한다. 교과서에 나와야만 유명해지는 잘못된, 명백히 잘못된 이 독서 문화는 새삼 교육하는 자로서의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책을 읽은 많은 이들은 과거를 포기하면서, 또는 유배를 가서 그 학업을 이뤘다는 얘기는, 나는 그렇게 읽었다. '출세의 욕심'을 버리면 '공부'가 된다는 것으로......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제목만 알았던, 교과서에 나왔기에 무작정 외우기만 저자와 저작들의 대략의 내용이나마 주워듣게 된 것도 읽는 내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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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남쪽으로 튀어

 

오쿠데 히데오...

사실 일본 작가를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식의 후일담류이나 염세적 분위기라는 편견 아니면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품이 일본 현대 문학이려니 하는 생각을 짧은 독서 경력이 갖게 한 것이다.

 

도서관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이 하도 열심히 대출해 가길래, 물었다.

"재밌나?"

"예! 진짜 웃겨요."

아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설이구나 싶었다.

머리 식힐 겸 읽기 시작했다.

아나키스트인 아버지가 희화화되면서 글은 시작한다.

'국민이기를 거부'하는 아버지는 전형적인 극좌아나키스트이다. 그런데 소설이 전개될 수록 이 아나키스트의 인간미와 희망에 점점 공감하게 된다. 종국에는 회화화된 인물이 희망을 잣대가 된다. 아버지와 엄마가 떠나가는 '파이파티로마'라는 섬은 우리네 문학에도 놓여진 '율도국'의 다름 아니다.

희망을 잃고 삶이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자본주의와 국가주의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을 정말 재밌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게시판에 한 학기를 마치며 도서관 담당교사의 강추 도서로 '남쪽으로 튀어'를 적어뒀다. 나는 궁금하다. 학생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었을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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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진주 귀고리 소녀

 

 

 

잔잔한 재미가 있다. 커다란 사건 없음에도 이렇게 독자를 진득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겠지. 읽으면서 그림을 계속 들쳐보게 한다. 그림 한 장에서 이러한 장편의 이야기를 상상해내는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경이롭다.

 

잔잔한 재미의 아름다운 그림까지... 강추. 누가 읽어도 즐독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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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문화의 발견-KTX에서 찜질방까지

'신문화사'라고 불리는 영역의 글이다. 대서사의 묻혀있던 소서사의 의미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대강 알고 있는데...읽다보니 예전 대학생 시절, 거의 17년 전쯤 주워들었던 '일상성'이란 용어가 생각이 났다.

 

처음 '방'문화나 '지하철' 등의 장에서는 문화분석에 치중하더니, 뒤로 가면 갈수록 논설문이 되는 경향이 보인다. 그래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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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진보>, 성찰을 통해 진보하기

정치개혁

한국 보수의 미래가 '백범'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남북의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통일의 터전을 닦기 위한 배범의 노력을 호말만큼이라도 이해한다면 한나라당은 시도때도 없는 색깔론을 펼쳐서는 안 된다. 좀더 진지하고 이성적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승만 식의 보수는 암울하다는 필자의 얘기에 적극 공감하면서, 새삼 조선일보가 왜 그토록 이승만을 국부로 숭상하고 싶어하는지 그들의 '색깔'의 근원을 알겠다.

 

사회경제개혁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언제부터 만들어진 구호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나라의 많은 도시는 '기업하기 좋은'을 지향한다. 그런데 조국은 '기업하기 좋은'이 만들어 낸 사회가 안타깝게도 '기업범죄하기 좋은'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지강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분식회계(표현은 어렵지만 결국은 횡령이거나 절도이다.)를 저지른 재벌을 벌금으로 용서하거나 교묘한 논리로 면죄부를 발부하는 현 사태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삼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 평등과 정의의 신념으로 명징하게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인권지키기

차이가 차별을 낳아서는 안된다는 극히 평범한 신념이 우리 사회에서는 평범하지 않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법과 제도로써 차별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인권적 억압과 탄압을 자행하는 것을 마땅하다고 여기는 주류들의 집단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최면 상태는 언제나 바뀔까? ㅠㅠ 

 

평화와 통일 만들기

이 단원에서 필자는 '연북'하되 '비북'하자가 말한다. 우리 사회가 비민주적 또는 반민주의 문제가 존재하듯, 북한도 공산일당독재에 의한 비민주와 반민주가 존재한다. 우리 사회가 반인권적 일들이 비일비재하듯이 북한 사회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진보세력의 일부는 그러한 북한을 옹호하는 것은 '연북'이 아니라 '종복'인 것이다.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신랄할 수 있는 진보세력이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

 

법률개혁

소크라테스의 얘기가 나온다. 그는 '악법도 법이다'는 기득권적인 말만을 남긴 것이 아니다. 말이란 것이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단락을 끊어버리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릇된 일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복종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겠다."

이 문맥이 소크라테스가 말한 '악법도 법'이란 말의 전제인 것이다.

 

학문과 대학개혁

지식 상인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선비의 길을 가야한다. 서울대 법대에는 두 개의 기념홀이 있단다 하나는 '유민홀'이고 또 하나는 '조영래 홀'이란다. 유민 홍진기는 경성제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창씨개명을 하였고, 해방 후 미군정청 법제관을 일했고, 이승만 정권 하에서 3.15부정선거를 총괄하다가 4.19로 쫓겨났다가 사면되어 동양방송, 중앙일보 사장을 지냈다. 그의 큰 딸이 홍라희 씨란다.

조영래 변호사는 서울대 운동권 3인방(+김근태, 손학규)의 한 사람이었단다. 전태일 평전을 썼고 인권변호사로 활동을 하다 1990년에 폐암을 사망했단다. 지금 서울대 법대생들이 닮고 싶은 사람 1위라고 한단다.

 

여성의 새로운 삶을 위해

얼치기 페미니스트라는 고백에 적극적으로 동감하면서 읽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억과 성찰

"17대 총선에서 종철의 아버지 박정기 씨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낙선운동을 하다가 운동원들한테 폭행을 당했는데, 종철이가 끝까지 소재를 밝히지 않으며 보호하려고 했던 박종운 씨는 부천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필자는 아이러니라고 말하지만, 아이러니라 말하기엔 너무 아픈 거 아닌가...  

 

 

=>공부도 잘해, 젊은 나이에 교수도 돼, 어려울 듯한 내용도 이토록 쉽게 잘 써, 게다가 인물도 좋은 필자다. 이런 사람 보면 '화난다'. 정말 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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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

 "10년만에 작은 아파트 하나를 장만한 정규직노동자는 출근할 때 아내한테서 일찍 들어오라는 말을 못 들어본 지 꽤 오래됐단다. 일찍 집에 들어왔다가는 오히려 아내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는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도 일찍 퇴근해 들어왔더니 그의 아내가 집 안에 꿀 항아리라도 감춰놓은 거 있어? 왜 잔업도 안 하고 벌써 들어와? 해도 떨어지기 전에...라고 농담처럼 말하더란다."

 

 

여성노동자

 "생리휴가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더니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랬단다. 여성노조위원장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진단서가 뭐가 필요해. 내가 여기서 벗으면 될 거 아냐.'하며 노조위원장이 정말로 옷을 반쯤 벗어버렸을 때, 직원 몇 명이 급히 달려와 말렸고, 그날부터 생리휴가가 실시됐단다. ...<중략>.. 실제로 그날, 피가 낭자한 생리대가 사람들 앞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렇게 법에만 존재하던 생리휴가가 실재하게 되었단다. 이젠 그것도 주5일제 근무 도입과 더불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급화 또는 없애려 한다 하니 참... ㅜㅜ

 

 

이주노동자

  "무단 침입한 단속반원들을 피해 도망가던 이주노동자가 건물 고층에서 떨어져 중태에 빠졌을 때도, 공장에 들어온 한국 사람을 단속반원으로 착각한 이주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숨졌을 때도, 출입국사무소에서 조사를 받던 이주노동자가 공포에 못 이겨 뛰어내려 숨졌을 때도, 단속반원을 피해 산으로 도주한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도 남의 보듯 했다"는 하종강의 고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이 땅에 얼마나 될까.

 

 

 

그저 몇 개의 얘기만 뽑아 보았다. 우리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나는 자꿈만 눈물이 난다.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기에 도서관에 앉아 애들에게 재밌을 거야 라며 권해줬더니 이틀만엔가 도로 가져와 너무 무거워요, 힘들어요 라고 말하던 아이가 누군지 떠오르지 않지만, 나도 힘들었다고 말해줘야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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