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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내일신문 기획기사, 2012. 11)

 

 

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nnum=687071&sid=E&tid=4
[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①] 10대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심각 (내일, 김아영 기자, 2012-11-05 오후 2:32:42)
금단증세로 정신 잃고, 일상생활 불가능 … 중독 연령 '유아'로 낮아져
#1. 이모(15)군의 아버지는 최근 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로 충격을 받았다. 또래가 다 가지고 있다는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스마트폰을 사준 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지나치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아들에게 몇 차례 경고를 했지만, 효과가 없자 스마트폰을 압수했다. 계속 달라며 떼를 썼지만 부모에게 무시당하자, 이군은 급기야 경련까지 일으키며 정신을 잃었다. 이군의 부모는 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를 어떻게 치료해야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2. 여중생 김모(14)양은 자신의 스마트폰 중독으로 가정불화가 생겼다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부모를 졸라 스마트폰을 어렵게 손에 넣은 김양은 이내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수업시간을 빼놓곤 오전 4~5시까지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컴퓨터와 달리 크기가 작아, 부모들도 김양이 이불 속에서 밤새워 스마트폰을 하는 줄 몰랐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자 김양의 아버지는 스마트폰을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김양은 아버지의 꾸지람에도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지 못했다. 김양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로 부부싸움이 빈번해지면서, 김양의 부모는 별거 중이다. 김양은 "부모님이 자신 때문에 싸워서 미안하지만,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겠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10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감 등 금단증세를 호소하고, 스마트폰게임에 빠져 학교 수업을 빼먹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이 도박이나 마약중독만큼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중독 연령층이 10대 청소년에서 유아동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보다 심각한 10대 스마트폰중독 =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은 11.4%로 인터넷 중독률 10.4%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만 5~49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스마트폰 중독이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또한 마약이나 도박처럼 금단과 내성 문제를 겪게 된다.
엄나래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접근성이 용이한 스마트폰 특성상 더 심각한 중독성을 보일 수 있다"며 "기존 PC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패턴은 장시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중독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한 예로 PC를 통해 게임이나 인터넷을 할 경우 몇 시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스마트폰의 경우 한 번에 조금씩 오랜 시간에 걸쳐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기 때문에 더 중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의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1년 무선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2~19세 스마트폰 사용률은 2010년 5.3%에서 2011년 40%로 급증했다. 이는 만 12~59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만 19세미만 청소년 스마트폰 가입자는 168만3000명(2011년 6월 현재)이다.
◆ 교육용으로 시작한 유아, 스마트폰중독에 노출 =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에 노출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PC와 스마트기기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중독률의 경우 유아동이 7.9%로 성인 6.8%에 비해 높았다. 엄 책임연구원은 "발달과정 특성상 유아동 시기에는 외부자극이 많이 필요한데,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요소가 스마트폰에 많다"며 "처음엔 스마트폰을 자녀 교육용으로 활용하다가 게임 등에 빠져 낭패를 겪는 부모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엄 책임연구원은 또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스마트폰게임의 경우 온라인PC 게임에 비해 손쉽게 아이들이 따라할 수 있다"며 "숫자 공부 등을 하던 아이가 부모 흉내를 내게 되면서 스마트폰게임에 빠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는 "아이들은 성인과 달리 통제력이 약해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들이 많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면 당연히 푹 빠져들 수밖에 없다"며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스마트폰의 위험성과 올바른 활용법을 충분히 숙지해, 아이들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량을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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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②] “스마트폰게임 중독성 심각한 수준” (내일, 김아영 기자, 2012-11-07 오후 2:50:12)
청소년 절반 이상 게임용으로 스마트폰 사용 … "여성청소년이 더 많이 빠져"
게임은 10대 청소년들을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게 하는 대표적인 요소다. 전문가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결된 특성상 스마트폰게임의 중독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 등과 달리 인간의 기본적인 대인관계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온라인PC게임에 비해 여성청소년들도 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게임위해 스마트폰 사용 59% =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스마트폰 중독 진단척도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화나 문자 외에 게임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58.6%(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청소년 7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중 중상위권 성적의 초등학생은 91.2%였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72.5%가 중상위권 성적에 속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 게임은 애니팡 캔디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이다. 애니팡은 같은 동물 모양 3개를 가로세로로 맞춰 없애는 단순한 게임이지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동시접속자수가 200만명 이상으로 올 상반기 최고 인기 온라인PC게임인 '디아블로3'의 동시접속자 수 64만명을 가볍게 눌렀다.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명중 2000만명이 애니팡을 다운받을 정도다.
온라인PC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스마트폰게임에까지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등학생인 김모(19)군의 어머니는 최근 아들의 스마트폰 사용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용요금이 평소보다 20여만원이 초과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고, 데이터용량 초과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김군의 어머니는 "평소보다 온라인PC게임을 덜해 안심했는데, 스마트폰게임에 빠진 줄 몰랐다"고 말했다.
◆대인관계 욕구 충족, 중독 확률 높아 = 강희양 을지대학병원(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스마트폰 중독 척도의 개발' 논문을 통해 스마트폰 중독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강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 척도와 '관계성' 요인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알코올 중독 등 다른 중독과 달리 스마트폰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대인관계'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중독성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나래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은 "상대로부터 하트를 받아야하는 애니팡 등 스마트폰게임은 대인관계에 의존하는 게임이 많다"며 "온라인PC게임에 비해 게임방식이 복잡하지 않지만, 스마트폰게임에 아이들이 더 쉽게 중독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PC게임과 달리 여성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률이 심각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여성의 특성상 스마트폰게임중독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1년 인터넷 중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률은 여자가 8.6%로 남자(8.2%)보다 높았다. 이는 만 10~49세 스마트폰 사용자 374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김동일 서울대학교(교육학과) 교수는 "'푸쉬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게임은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하면 즉각적으로 외부에서 반응이 온다"며 "온라인PC게임에 비해 정서적 만족감이 높기 때문에 여성청소년들이 스마트폰게임중독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nnum=688120&sid=E&tid=4
[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③] 학부모 85% “셧다운제 확대 적용해야” (내일, 김아영 기자, 2012-11-09 오후 2:57:17)
여가부, 스마트폰게임 평가 기준 마련 … 중독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시급
스마트폰게임 중독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과도한 스마트폰게임 사용으로 부작용들이 속출하지만, 청소년 보호 정책은 없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빠른 만큼 잠재적 리스크도 커, 사회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마트폰게임중독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중독 예방, 부모 혼자 책임 못 져 =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31일 스마트폰게임을 셧다운제(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 적용 대상에 넣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기준을 확정했다. 청소년들에게 보급률이 낮다는 이유로 2년간 적용이 유예된 스마트폰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셧다운제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김진희(46)씨는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할까봐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줬지만, 게임 중독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며 "스마트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부모 혼자 자녀의 스마트폰게임중독 예방에 힘쓰라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미래를 여는 청소년학회와 청소년문화공동체 십대지기가 지난 5월 실시한 셧다운제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85.2%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게임까지 셧다운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청소년의 경우 절반 정도(49%)가 셧다운제 확대에 찬성했다.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 등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스마트폰게임에도 셧다운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게임을 할 수 있는 도구가 손 안에 있기 때문에 중독성도 높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또 "스마트폰이 아닌 컴퓨터로 애니팡을 했다면, 요즘처럼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마트폰게임의 경우 게임의 내용뿐만 아니라 중독으로 빠져들게 하는 기기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중독 유발하는 구조적 요인 평가 예정" = 반면 게임업계들은 평가 기준의 주관성과 전문성의 부재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게임 산업이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곤 한국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게임의 중독성을 평가하는 기준은 한편으론, 게임의 재미 요소를 측정하는 도구"라며 "모호하고 주관적인 잣대로 스마트폰게임의 중독성 여부를 평가하는 건 불합리하다"라고 말했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평가기준을 수정, 확정했다"며 "청소년을 게임 중독에 이르게 하는 스마트폰게임의 구조적 요인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게임업계와의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 평가지표를 기존 12개에서 7개로 축소했다. 평가척도도 5점 척도에서 4점 척도로 바꿨다.
문화부의 게임행동종합진단척도를 활용한 청소년의 게임 중독 실태 조사도 한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게임 중독 실태와 주로 하는 게임들을 조사해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셧다운제 적용 게임물 범위 개선 등의 조치는 내년 5월 20일부터 적용된다. 김동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폰게임 중독 예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나아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별 사용행태에 대해 주기적이고 체계적인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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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④] “우리 학교엔 스마트폰이 없어요” (내일, 김아영 기자, 2012-11-12 오후 2:29:21)
수업 중 '카톡' '게임' 사라져… 북서울중 "아이들과 소통 통해 대안 마련"
"아이들과 상의해 스마트폰을 아예 학교에 가져오지 않기로 했어요." 정대영 북서울중학교 교감은 "아이들이 수업시간에도 고개를 숙이고 문자를 보내는 등 스마트폰이 수업에 방해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인터넷중독 등 각종 부작용들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요즘 학교는 때 아닌 스마트폰 전쟁 중이다.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도 수시로 카카오톡을 하고, 게임을 한다. 배터리 두 개가 부족할 정도다.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끼리 배터리 충전을 위해 콘센트 경쟁을 벌인다. A중학교 1학년인 박선영(가명)양은 "휴대용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가져와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끼리 게임을 하느라 정신없다"며 "수업시간에 다른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벨소리가 울리게 하는 장난도 종종 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의 '2012 학생 스마트폰 이용습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열 명 중 한 명은 하루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경기도내 145만13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교사들 사이에선 스마트폰이 골칫거리가 된지 오래다. 조영선 경인고등학교 교사는 "스마트교육을 강조하지만, 정작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뺏느냐 안 뺏느냐를 두고 고민인 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북서울중학교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스마트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전교생 720여명이 강당에 모여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공청회를 몇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생활자치부장 교사가 스마트폰중독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과 토론을 벌였다.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의견도 들었다.
처음에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연락할 때 불편하고,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 대응책이 없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정대영 교감은 "처음에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나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아이들과 합의를 거쳐 스마트폰을 학교에 가져오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북서울중학교는 지난해 10월부터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않기로 했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집중도가 높아진 건 물론, 교사와 학생들 사이도 더 돈독해졌다. 학부모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삼정중학교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스마트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수업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같은 결론을 내리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승규 삼정중학교 생활자치부장은 "불과 몇 주 전만해도 교문에 들어서면 스마트폰을 아예 끄도록 했다"며 "다행히 아이들이 종전 학칙을 잘 따라줘서 규제를 완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신 완화한 학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받아야할 벌칙을 세세히 만들었다. 수업 시간에 몰래 스마트폰을 하다가 걸릴 경우1주일간 담당 교사가 보관하는 식이다. 이 학교 김수연 학생은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놓지 못하도록 하는 게 익숙해지니까 특별히 불편한 점이 없었다"며 "최근엔 아예 피처 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피처 폰은 스마트폰이나 PDA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이다.
이들 두 학교의 공통점은 모두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스마트폰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조영선 교사는 "아이들이 어떤 콘텐츠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스마트폰이 득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의 폐해에 대해 정확히 알려줘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사는 또 "원활한 스마트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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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중독’ ⑤]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은 그만”… “스마트폰게임에도 적용해야” (내일, 정리 김아영 기자, 2012-11-15 오후 3:13:59)
청소년 대상 스마트폰게임 중독 예방 교육 확대 … 사회적비용, 게임업계도 함께 책임져야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애니팡 캔디팡 등 각종 스마트폰게임들이 청소년들의 일상을 점령한지 오래다.

아이들은 집에서는 물론, 학교와 길거리에서도 스마트폰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충성도가 높은 만큼 폐해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등 금단 증세에 시달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스마트폰게임에 셧다운제(청소년인터넷게임건전이용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셧다운제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심야시간에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내일신문은 13일 광화문 본사에서 스마트폰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셧다운제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라며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게임업계, 학교 등 다방면에서 힘을 합쳐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좌담회에는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 이형초 한국중독심리학회 이사, 유홍식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교수,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장병호 내일신문 정책팀장 : 내일신문은 청소년보호 관점에서 게임중독 문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온라인PC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게임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유홍식 중앙대학교 교수: 스마트폰은 손 안의 PC다. 다시 말해 아이들 손 안에 재미있는 게임기가 들려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접근성이 높아 아이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게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에도 중독을 유발시키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형초 한국중독심리학회 이사 : 컴퓨터와 달리 스마트폰은 일상생활과 분리가 되지 않는다. 온라인PC게임의 경우 물리적인 통제가 가능하다. 부모가 인터넷을 끊는다든가, 컴퓨터 자체를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모바일'이라는 특성상 와이파이가 되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이나 인터넷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아이 스스로 통제를 해야 한다는 소리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 : 문제는 아이들이 중독이라고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많이 써서 내성이나 금단 등 여러 문제들이 생겨도, 컴퓨터와 달리 늘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인데 '이게 왜 중독이지'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아이들한테는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세계에 본인이 속하는지가 중요하다. 온라인상의 친구관계가 현실세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소리다.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단장 : 스마트폰게임 중독은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중독 문제로 보고 대처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게임에 국한돼 중독 문제를 연구해서는 안 된다. 최근 스마트폰게임 중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이 인기다. SNG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게임 사용자간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따라 게임이 진행된다. SNG의 경우 SNS가 중독을 일으켰는지, 게임 자체가 중독을 일으켰는지 모호하다.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다룰 필요가 있다.
장병호: 스마트폰게임에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소년단체나 시민단체, 학부모 등은 셧다운제 적용에 찬성하지만, 게임 업계는 산업 논리를 앞세워 반대한다. 셧다운제를 스마트폰게임에 확대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형초: 청소년들이 내성과 금단 문제 등을 겪는다면 당연히 셧다운제에 스마트폰게임을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SNG는 사람들과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한 게임이라 생각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SNG에 빠지면서 랭킹에 집착하고, 결국 중독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영선: 중독의 문제는 개인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국가통제가 아닌 게임중독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상담현장에서 느끼는 청소년들의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는 심각하다. 이불 속에서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몰래 게임을 해도, 부모는 알 길이 없다. 자기 조절 능력이 약한 아이가 부모 통제를 벗어나기 때문에 중독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중독에 따른 피해는 연령이 내려갈수록 더하다.
전종수: 최근 셧다운제 실효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본다. 셧다운제의 실효성보다는 스마트폰게임에 어떻게 적용을 했을 때 효율성이 있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
유홍식: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은 의도를 가진 행위라고 생각한다. 실효성 문제를 건들이면서, 셧다운제 자체를 없애려는 의도가 다분히 내포돼 있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인터넷을 통해서 제공되는 게임은 모두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그런데 여기에 2년마다 적절성을 평가한다는 문구가 하나 들어가 있는 거다. 스마트폰게임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합의해 2년간 적용을 유예했다. 최근 스마트폰게임을 셧다운제에 넣을지를 판단하는 평가기준만 확정됐을 뿐인데, 벌써부터 공격의 목소리가 높다. 셧다운제는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진 제도다. 5~6년 시간을 끄는 동안 게임중독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수많은 가정이 파괴됐다. 실효성을 운운할게 아니라,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장병호: 스마트폰게임 중독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가.
유홍식: 스마트폰게임 중독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평가기준에 따른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평가 척도에 대해 문제를 삼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스마트폰게임 평가 기준은 스마트폰게임을 오래하게 만드는 기술적 특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마트폰게임 자체가 중독을 일으키느냐 아니냐를 평가하는 게 아니다.
이형초: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 교육이 필수다. 인터넷이 도입될 당시만 해도 엄마들이 선진 IT기기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똑똑해지고,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착각을 했다. 인터넷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이런 인식이 잘못됐다는 걸 알리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여됐다. 잘못된 절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초기부터 아이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
이영선: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 교육 확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스마트폰 때문에 수업이 제대로 진행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스마트폰게임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까지는 집이나 학교에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예 청소년용 스마트폰을 따로 만드는 건 어떨까.
전종수: 스마트폰게임 중독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찬반이론으로 갈려진 사회적 분위기다. 스마트폰게임 중독 문제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가 필수다. 이는 게임 업계도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대부분의 게임중독은 습관화에서 유발된다. 유아동 시기에 게임중독에 걸린 적이 있다면, 성인이 돼서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게임 중독 예방 연구와 정책을 연령별 세분화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은 정부뿐만 아니라 게임업계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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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021045102&code=900370
'손 안의 마약'으로부터 벗어나기? (경향, 이윤희/인터넷 경향신문 인턴 기자, 2012-12-02 10:45:10)
23살 대학생 A씨는 최근 스마트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스마트폰과 떨어지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A씨는 "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계속해서 눈이 간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덧붙여 "특히 수업시간에 잠깐씩 스마트폰을 확인하다 보면 강의의 흐름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스스로 제어가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강의실에서뿐 아니라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고 말하며 학업에 큰 지장을 주고 있음을 걱정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보편화는 더욱 빠르고 편리한 삶을 가져다준 동시에, 스마트폰이 '손안의 마약'이라고 불릴 만큼 중독성이 강해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다른 세대에 비해 유행에 민감한 20대. 그들의 생활 영역 중 하나인 대학 강의실에서 '손안의 마약'이 보편화하고 있다. 전공 수업의 조교를 맡고 있는 대학원생 B씨는 "대다수 학생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강의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한다. 강의 중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용도도 다양하다. 강의실 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대학 3학년생인 C씨는 "주로 친구들과 카톡(카카오톡)으로 이야기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한다.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친구도 있고. 웹툰을 보거나 주식정보를 확인하는 친구도 있다"고 답했다. 강의실 곳곳의 콘센트마다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 또한 이러한 강의실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C씨는 항상 스마트폰 충전기를 들고 다니며 강의실에서 틈틈이 배터리를 충전한다. C씨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무척 빨리 닳기 때문에 충전기가 없으면 불안하다. 충전이 필요한 경우 주로 강의실의 빈 콘센트를 이용하는 편인데, 이마저도 경쟁이 있어서 복도에 있는 콘센트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의실 내에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어떤 방안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대해 B씨는 "교수님도 알고 계시지만 딱히 지적하시진 않는다. 수업을 못 들으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A씨의 고민 역시 강의실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이 결국은 본인에게 이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대다수 학생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사용을 자제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일상적인 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한 사용자들은 장소와 관계없이 소통의 욕구를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더불어 '애니팡'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게임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습관적 사용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실시한 ‘2011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49세의 응답자(3천740명) 가운데 8.4%가 스마트폰 중독 상태에 놓여있으며 이는 7.7%로 나타난 인터넷 중독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습관적 사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존재한다. 대학 4학년생인 D씨는 스마트폰의 습관적 사용을 자제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톡 서비스를 탈퇴하는 '강수'를 두었다. D씨는 "스마트폰 때문에 강의는 물론, 자습 시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워 탈퇴하기로 마음먹었다. 여러 차례 망설였지만, 이번에야말로 내 삶을 되찾아 오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하며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실천 중임을 강조했다. 웹상에서도 손안의 마약이라 불리는 스마트폰에 대한 중독의 심각성을 알리는 사례와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존 더 그라프는 저서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를 통해 발달된 기기문명과 현대 소비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지적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 역시 이러한 비판의식 위에 자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학별 앱(어플리케이션)이 학사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강의 조별 모임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등 스마트폰의 사용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상반된 움직임 속에서 사용자들의 '손안의 마약'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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