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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영화 흥행배우의 과잉액션?

EM님의 [진중권, 가벼움] 에 관련된 글.

 

진중권에 대한 적절한 비판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는 '위기'의 모든 혐의를 '이미지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사회운동의 탓'으로 돌리고 있을 뿐이다. 쉽게 말해서 억지로 그를 위한 수사어를 하나 만들어주자면, 진중권은 단지 '스타일지상주의자'이다.

 

그의 운동권 비판은 대게 "세계는 바야흐로 정보시대, image시대, 영상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 운동권들 왜 이렇게 후졌냐!" 그런 식이다. 예전에 학교에서 그의 강연회를 듣다가 별 다른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중간에 나온 적이 있는데, 그가 지난 몇년간 했던 얘기들, 글들의 모든 내용을 짧게 추리면, 상기한 바와 같을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다. 느끼기에, 그는 다원주의의 함의가 갖는 위험성을 무시하기도 하고, 근대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오직 모스트모더니즘적 자세만으로 일관한다. 남한의 운동권들이 안타깝다며 그렇게 부르짖는 그의 이야기들마저 이미 오래전에 끝난 시리즈물일 뿐이다. 현실 사회 비판에 정세와 역사, 변증법이 빠져있다면, 그건 그냥 그렇고그런 흔해빠진 세상만사 논평으로 그친다. 독설영화 흥행배우도 내용을 갖추어한다는 것을 모르나. 애써 찾은 그의 '영상시대, 정보시대'라는 장르가 '중심'을 빗겨가도 한참 빗겨간게 예전보다 한물간듯 보이는 주된 이유로 보인다.

 

두번째로 내가 진중권이 싫은 이유는 그는 자신의 글이나 발언에서 '내용'보다 '스타일'에 강조를 둔다는 점이다. 스타일이 과도하게 내용의 부실함을 앞서다보니 막상 건질 건 없는 것 같다. 그는 계속 자신의 보수세력 독설가로서의 자유주의자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싶어하지만, 그런 스타일로 흥행을 타는 자유주의자들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는 것을 모를까.

 

그러나 "현대인이 text보다 영상에 익숙하다"는 그의 주장은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중 선전선동의 방법과 기술에 있어서 영상문화에 주목하고 연구, 실험할 필요있다. 그게 전부는 아니지만, 단지 '수단'이지만, 유명CF보다 세련되고 명쾌한 선전선동도 때론 중요할 수 있다. (그것을 모든 원인으로 환원하는 위험은 피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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