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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공동성명과 유신독재! 박그네-김정은 시나리오의 종착역?

 
 
전쟁공포와 극적합의의 불길한 데자뷰
 
조시형 | 2015-08-27 09:21:2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4 공동성명과 유신독재! 박그네-김정은 시나리오의 종착역?
-전쟁공포와 극적합의의 불길한 데자뷰!        


pro-데자뷰

1972년 7월 4일 남과 북은 반년에 걸친 비밀 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된 ‘7.4남북공동성명’이 그것이다.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에 따라 통일을 실현해가자는 획기적인 발표였다.

7.4성명은 이 밖에도 상호 중상비방과 무력도발의 금지, 다방면에 걸친 교류 실시 등에 합의하고 이러한 합의사항의 추진과 남북 사이의 문제 해결, 그리고 통일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ㆍ운영하기로 하였다. 또 전쟁발발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직통전화도 가설하였다.

더욱이 남북 간의 전면전 위기로 몰고 갔던 1968년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한 김일성의 사과도 이후락을 통해 전해졌다. 그날 한반도의 온 겨레는 춤을 추며 기뻐했고 이산가족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7.4성명에는 남북의 두 분단권력이 정치적 비밀접촉을 통해 내면적으로는 한반도의 분단을 현실화하고 두 개의 조국을 전착시키려는 속셈이 숨어 있었다. 즉 남북의 독재권력들은 강대국의 전략인 ‘두 개의 한국’에 편승하여 그들의 불안한 독재체제를 안정시켜나가려 하였다. 그 결과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와 북조선의 독재자 김일성이 각각 일인통치체제를 서로 인정하는 유신헌법(1972.10.17)과 사회주의헌법(1972.10.27)을 공포하였다.

유신헌법과 사회주의헌법은 각각 남북에서 박정희 독재권력 기반과 김일성 1인 통치체제를 강화하면서 전혀 이질적인 두 체제를 정착시켜 나가는 기틀이 되었다. 이것은 7·4 공동 성명이 밝힌 "이념·사상·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 하는 일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일이었다. 그 후로 박정희 사후 전두환 지배 20년 동안 남한 민중은 독재의 철권통치로 고통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광주학살이 대표적이다.

7.4공동성명발표 만 42년 후 그 독재자들의 2세와 3세가 휴전선 접경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을 빌미로 전면전 공포를 불러일으키다 극적 타협을 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공동합의안을 발표했다. 그 합의안엔 묘한 유감이 들어있어서 72년 이후락이 들었다는 김일성의 구두사과를 연상케 한다. 그것은 과연 진짜 사과인가? 2015년 8월25일이었다. 이후 역사는 어찌 굴러갈 것인가? 반복될 것인가? 반전을 불러올 건가?


1.지배세력의 두 가지 통치술과 그 효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민주적인 권력자가 써먹는 대표적 통치술로 두 가지가 있다. 첫째가 디바이드 & 룰이라고 하는 분열지배전략이 하나요. 둘째가 공포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적대세력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엔 익숙한 영호남 지역주의가 전자의 대표라면 후자로는 전쟁공포를 자극하는 반공반북 이데올로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영호남 대립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가 권력집단에 대한 대중들의 합리적 비판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면 남북대립의 격화는 대중들을 전쟁공포로 스톡홀름의 포로로 만들어 가장 원초적인 생존본능을 자극하여 이성적 판단자체를 막는다.

이번에 남과 북의 권력자들은 도발응징과 전면전 불사라는 위험한 수사로 한반도 거주민들의 전쟁공포심을 무던히도 자극하려했다. 여기엔 남북 모두 사실상 관영화된 나팔수 언론매체들이 총대를 메고 앞장섰다. 그래서 남북 모두 가공의 허구를 진실인양 각자의 백성들에 주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지적하자면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를 과장했고 그 위기의 원인이 모두 상대방의 선제도발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과연 그러한가?


2. 한반도에서 전쟁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문서로 약속했다. 즉 남북한 모두 핵무기와 핵시설을 폐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이명박 집권 시기 부시의 미국에 의해서 사실상 9.19 코뮤니케는 파기되었다. 대중국견제의 유력한 무기를 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북도 이를 핵 보유확대 기회로 활용했다. 현 단계 미국은 북의 핵 확산방지를 막는 게 목적이다. 그리고 이란과의 핵협상타결에서 추론 가능한 것이 북도 핵 확산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더 이상 북과 미국의 의제가 아닌 것이다.

따라서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북미수교와 평화협정도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사실상 북은 핵보유국으로서 상호확증파괴이론에 따라 미국의 전쟁대상국이 아닌 것이다. 또한 북도 미국과 남한에 무력도발을 할 수 없다. 남한도 사실상 이미 오래전에 핵무장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세는 장기교착국면에 빠져들었다.

이런 구조 하에서 미국은 오바마 정부에서 북에 대한 의도적 무시전략으로 일관했고 북은 공언(?)해왔던 세계패권 판가리 전쟁을 위한 선군노선에서(원래부터 빈말이었는지 모르지만) 대내경제 병행발전에 무게를 두어왔다.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조실현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김대중-노무현의 노선은 사실상 미국과 북한으로부터 공히 폐기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핵무장 상황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물론 연평도해전 이상의 교전도 불가능하게 하는 안전판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 정말 중요한 사실은 미국과 북한은 물론 주변 러, 중, 일은 물론 남한의 정치세력 모두가 다 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지 남과 북의 불쌍한 백성들만 이를 모르고 전쟁공포의 포로가 되어 집단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지간한 사회적 불만도 남은 북에게 북은 남에게 전가하며 효과적으로 대중적 반발을 누르고 있는 것이다.

전방에서 출처미상의 무인기와 지뢰가 간헐적으로 터지는 이유인 것이다. 그런데 요것이 아직은 쓸 만한 것 같다.


3. 8월4일 터진 전방의 지뢰는 누구의 작품인가?

세 가지 경우가 가능하다. 고의매설이라면 북한 혹은 남한의 작품. 유실된 거라면 미군의 발목 지뢰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괴이한 것이 남과 북 모두 이 문제의 진상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어떠한 타당한 근거도 없이 남은 북이 주체라 하고 북은 남한의 일방적 강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 시비를 가리기 위해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합의문 제2항을 보자.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어디에도 북이 지뢰폭발의 주체라는 근거로 해석할 표현이 없다. 북으로 돌아가서 평양에서 황병서가 주장한 대로 이 문구만 가지고 북한이 지뢰폭발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남측의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외교적 관례로 유감이 곧 사과라고? 억지춘향의 방자 같은 궤변이다.

그러나 내가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천안함 사건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북한의 대응태도에 있다. 그 당시 이명박 정부의 북한 소행 발표에 대해 북은 이를 절대적으로 부인하면서 진상을 검증할 공동조사 요구했었다. 현재까지도 그것이 북의 공식적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저 내부선전을 목적으로 한 북한방송에서 남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할 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부인의 표현이 없다. 왜일까? 둘 중 하나다. 북의 소행이거나 무언가 남측으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았거나. 나는 판단했다. 여러분도 골라보라.


4. 과연 합의안 제2항외에 나머지 조항들은 준수될까?

살펴보자.

 

1. 북과 남은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평양 또는 서울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군인들이 부상 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산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일대에서 모든 확성기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

4. 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북과 남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 북과 남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우선 단기적인 3항과 4항은 2항을 매개로 당일 준수 집행되었다. 5항도 비교적 단기과제로 실현 가능성이 높다. 6항 역시 스포츠와 문화, 학술단체 교류로 한정해서 보면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1항의 총론적 성격의 남북 간의 장기적 관계개선이 실천될 것인가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다시 6항에서 도출되는 5.24조치의 해제가 실현되어 막힌 금강산 루트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과연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구심은 연유가 있다. 막연한 민족적 기대감만으론 남북이 그동안 너무나 많은 합의를 불이행해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남한만이 아니라 북도 그랬다. 6.15공동선언에서 김대중과 합의한 김정일의 남한 답방 불이행이 대표적이다. 그것이 우리 민족에 가져올 엄청난 긍정적 역사적 파장을 상상해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실기였다. 부시와 이명박의 반동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현실이 처참하다.

그러므로 이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이 각축하는 동북아 정세의 구조를 정확히 봐야 한다. 이를 통해서 얻은 논리적 귀결에 대해서 현재 남북의 집권세력의 진정성을 내재적 관점으로 또 한 번 검증해 봐야 한다. 과연 박그네와 김정은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


5. 동북아 정세구조를 변화시키는 어떤 추동력이 발생했는가?

소련해체 이후 이 지역 정세의 주체이자 상수(常數)는 미국과 중국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독립변수고 남한과 일본은 2차 대전 이래로 종속변수다. 이 지역은 인구와 생산력, 교역규모에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이에 미국은 아시아 회기전략으로 일본을 앞세워 한국을 추동하여 반차이나 전선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 나토의 팽창에 맞서고 있는 러시아는 중국과 북한을 동북아의 우군으로 편성 중에 있다.

최근에 이러한 틀을 흔드는 어떠한 동력도 요소도 새로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테면 공포의 핵 균형이 보증하는 상호확증파괴를 타파할 새로운 비대칭 전력의 출현도 없었고 각 상수 국에서 내란에 준하는 소요나 경제파국도 없었다는 거다. 오히려 미-중은 서로 대립갈등하면서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두 기둥으로 한동안 외교와 군사적 포석 전을 넘어서는 충돌은 불가능하다. 중국의 대국굴기는 아직 요원하다.

위에서 언급한 북미 간의 대결을 살펴봐도 세계적 차원의 G2 경쟁의 하위체계에 자리 잡고 있다. 소수 북한 절대 무력론자들이 갈망하는 북의 패권적 상수로의 등극은 신년사와 다종의 공식적 문서에서 북이 스스로 부인하고 있다. 북미 간에는 수년째 결정적 충돌을 상호회피하고 현상유지가 지속되는 정체국면이다. 이번에 북의 전면전 엄포 이후 노출된 북의 전력도 지상과 해상에서 발사되는 핵미사일이 최대치였다. 결론적으로 동북아 정세구조를 전변시킬 극강의 무기는 관념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화통일도 흡수통일도 불능이다.

남는 것은 여전히 김대중-김정일-노무현이 추구한 상호공존의 평화적 연방제 방안이다. 그러나 이 역시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이 추인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차기대선에서 새로운 인물과 노선의 출현으로 현실화 될 가능성은 물론 있다.


6. 과연 박그네와 김정은을 믿을 수 있는가?

국제정세구조의 변화에서 나오는 상수국가의 전략적 원칙이 변한 게 아니라면 남북의 협상은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즉 합의안 1번의 총론인 남북관계 개선의 질적 수준은 결코 국가통합의 수준으로 나아갈 수 없다.

김대중-김정일이 합의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도 미국과 한국의 수구세력은 받아드릴 수 없었다. 하물며 부정선거로 당선된 친일친미의 정체가 뿌리박힌 박그네가 미국과 국내 수구세력의 동의가 없는 수준의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 냉엄한 현실이다. 지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상해 임정을 부정하는 건국절 운운하는 친일의 총수가 항일무장빨치산의 정통성을 자랑하는 세력과 손잡는다고? 박근령이 진솔하다. “천황폐하께 누가되는 신사참배와 위안부 문제는 접어야한다.” 박그네의 생각이 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누누이 주장했듯이 이명박그네 연속정권은 다까기마사오의 후예다. 오히려 지난 2년 반 동안 부정을 더 큰 비리로 덮고 의혹을 더 큰 사건으로 묻어왔던 이 정권의 전력으로 볼 때 이번 전쟁몰이와 연속된 극적 합의는 국내용 기획 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 쇼의 막은 내년 총선 직후에 내려질 확률이 높다.

김정은을 믿을 수 있는가? 보편적 인권의 원칙으로 자리 잡은 인신구속절차를 무시하고 단 한 번의 변론기회도 주지 않고 매부를 공식 총살한 철권통치자다. 심지어 2인자 황병서조차 그 앞에서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입을 가리고 말을 하더라. 사회주의 지도자의 전범으로 높이 평가되는 호지명은 그 앞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들어 대화가 중단 되도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옮겼다한다. 그래서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은 그를 ‘호’아저씨라고 애모한다. 카스트로나 체게바라 심지어 악명 높은 차우스세크도 동료와 인민들에 친절했다. 무릇 진정한 사회주의자는 민본과 위민을 체화해야 하는데 김정은에게서 그런 인격의 풍모를 찾지 못하겠다.

박그네와 김정은 둘 다 봉건왕조체제의 공주와 태자로 살아왔다. 그들에게 제왕의 통치행위 이상의 것을 보지 못했다. 지시와 명령, 복종과 집행 이상의 합리적 의사소통 가능성을 기대하지 못하겠다. 박그네 2년8개월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온몸으로 겪었다. 김정은 4년 동안 북의 인민들은 과연 무엇을 겪었을까? 탈북자들의 증언은 전부 배신자들의 거짓말일까?

그래서다. 이번 지뢰폭파 사건으로 남북의 수장들이 민족과 강토를 두고 저지른 전쟁 놀음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지뢰도발의 원인도 주체도, 주고받은 포사격의 진상도 밝히지 않은 채 전쟁의 위기를 원칙과 신념으로 자기가 막아냈다고 서로 강변하는 이 낯익은 그림이 스멀스멀 구토가 나려한다. 이 땅의 모든 언론은 남과 북 공히 분단 독재자들의 대변으로 전락했다. 구린내가 날 지경이다.

소규모 국지전도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그럼 공멸이라는 걸 그래서 전쟁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함을 잘 아는 자들이 전쟁 놀음으로 공포를 조장하여 진실을 감추고 무엇을 얻으려 했던 것일까?


epi

만일 당신이 이번 남북 간 합의에 대해 마냥 기뻐하며 우리가 이겼다고 좋다고 한다면 십중팔구 당신은 잘 길들여진 臣民이다. 승자가 혹시나 남이 아니라 북이라고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당신은 10대 미만이거나 60대 고령일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이 터무니없는 상황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환호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당장의 불벼락을 피했으니 안도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건 자연스럽다. 근데 하루 정도가 지난 지금쯤엔 뭔가 좀 찜찜한 느낌이 들어야 정상적인 뇌기능을 가진 사람이다.

더 나아가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남북에 흩어져 서로의 체제를 부정적으로 보던 사람들이다. 전쟁몰이에 휘말려서는 공포에 휩싸여 서로 증오하다가 이제 다시 협상이 타결되니 그렇게 비판하던 권력자를 칭송하고 있다. 흉악범의 인질이 된 자들이 보여주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전형적 증세다. 인질범에 대한 호의와 감사, 복종의 심리에 포섭되어 자발적으로 협조한다는 그 정신 병리적 현상을 여기저기서 목격하는 중이다. 그러면서 그토록 분노했던 부정선거도, 세월호 참사도, 국정원의 온갖 의혹들도 망각하고 불확실한 장밋빛 미래로 환상여행 중이다. 나는 그것이 심히 유감이다.

그래서 남북의 지배자들은 간헐적으로 전쟁공포를 축포처럼 터뜨려왔나 보다. 그들은 심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아주 유사한 공감대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따라 절실히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그립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6&table=c_jshpapa&ui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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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삽질하기 전, 모래섬은 눈부셨다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⑦] 현장 탐사보도를 마치며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 3일 동안 낙동강을 취재했습니다. 이 기사로 현장 탐사 취재 보도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 기획 기사는 계속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절벽 위에 서니 숨이 탁 멈췄다. 시야가 확 트였다. 

"아, 이게 강이다." 

입 밖으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흐름을 멈춘 침묵의 강, 녹조가 끼고 큰빗이끼벌레가 우글거리던 그간의 낙동강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강의 아랫물과 윗물이 마구 섞여 뒹굴면서 산소를 물속에 주입하는 은빛 여울, 금빛 모래톱 위에 선 풀들은 싱싱했다.

심지어 아래쪽 물속 모래도 훤히 내비쳤다. 삼강 주막에서 내려온 낙동강 물이 휘돌아가는 곳이다. MB의 삽질이 가해졌던 곳이다. 상처 난 낙동강에 새살이 돋는 곳이다.

수장된 경천대 비경, 사라진 백사장... MB가 한 일이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각주막 하류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희훈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이 공동기획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각주막 하류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희훈
지난 26일 오후 낙동강 상류인 경북 예천군 삼강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권우성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 취재의 마지막 종착지인 삼강 전망대에 선 금강 종술과 낙동 수근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이 비경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었다. 예정에도 없던 물놀이를 강행했다.

"우리 투명 카약 내립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4대강 투캅스'는 의기투합했다. 아래쪽에 보이는 경북 문경의 용궁마을로 내려갔다. 거대한 모래톱 한쪽 구석에 자동차를 세우고 국민 성금으로 마련한 투명카약을 내렸다. 노를 저었다. 투명카약 바닥으로 모래가 흐르는 게 훤히 보였다. 카약을 타고 강물 중간에 형성된 얕은 물 속 모래톱 위에 내려서 물장구도 쳤다. 4대강 공사 전에 낙동강에서 흔히 보던 풍경처럼. 그사이 붉은 석양이 강물 위에 떴다. 눈이 부셨다. 

4대강 공사 전에 상주 경천대의 모습도 이랬다. 하지만 MB는 상주의 상징이자, 낙동강 제1경이었던 경천대 비경을 수장시켰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경북 상주시를 알리는 대형 광고판을 볼 수 있다. 이 간판의 배경이 바로 경천대와 앞 회상리 마을이다. 물길이 휘돌아가는 곳에 큼지막한 금빛 백사장이 형성돼 있던 곳이다.

4대강 사업 3년 뒤인 2015년 그곳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은 삼강에 가기 전에 그곳에 들렀다.

백사장은 남아있지 않았다. 물속에 잠겨버렸다. 강물은 힘차게 휘돌아가지 않았다. 상주보로 막혔기 때문이다. 수천 년 쌓이고 쌓인 자연경관이 불과 3년 만에... 하늘이 놀라고 땅을 뒤흔들, '경천동지'할 일이다. 믿기지 않는가? 아래 비교 사진을 보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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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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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워서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는 경북 상주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으로 인해 크게 변했다. (사진 왼쪽) 2009년 9월 최병성 시민기자 촬영. 넓은 모래밭이 펼쳐지고, 바닥의 고운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사진 오른쪽) 2015년 8월 26일 권우성 기자 촬영. 모래밭은 사라졌고, 준설작업으로 강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고, 멀지않은 하류에 상주보를 건설해서 물이 가둬지면서 물이 가득하다.ⓒ 권우성
지난 26일 오후 경북 상주시 경천대 부근에서 찍은 낙동강의 모습. 4대강사업 이전에 보이던 넓은 모래밭은 모두 사라지고 준설작업으로 인해 깊고 넓어진 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사진은 5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파노라마 사진이다. ⓒ 이희훈
그 많던 모래톱이 3년 만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수박을 먹으며 강 수욕을 즐겼던 사람들도 당연히 사라졌다. 1급수였던 이곳에 요즘은 녹조가 낀단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을 맑게 하겠다던 MB가 한 일이다. 녹색 성장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MB가 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영상을 소개한다. 탐사 취재 마지막 날(26일) 오전에 갔던 감천 합수부에서 찍은 영상이다.

상처 회복한 감천 합수부, 낙동강은 위대했다



낙동강은 위대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감천 합수부는 모래가 사라진 상주 경천대와 다른 모습이었다. 감천은 수천 년 동안 자기 몸속에 품어왔던 모래 내장을 낙동강에 부어버렸다. 하늘에서 본 감천 합수부는 물속의 활화산이었다. 용암이 아니라 모래를 뿜어대는... 무인기에서 영상을 찍는 순간에도 모래는 꿈틀거리며, 때론 소용돌이치면서 낙동강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대자연은 MB가 만든 생채기, 수심 6m를 메워버렸다. 3년 만에 낙동강 본류 4분의 3을... 물만 있던 곳에 은빛 모래섬이 생겼고, 그 위에는 고라니 발자국이 나 있다. 풀이 자랐다. 물속 모래 위에선 송사리 떼들이 놀고 있었다. MB가 삽질하기 전, 1300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원래 이랬었다. 눈부신 감천 모래섬에서 선 '낙동에 살어리랏다' 투명카약 탐사보도팀은 모처럼 강다운 강을 만나 반가웠지만, 한없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게 바로 희망이었다. 5년짜리 권력과 엄청난 자본도 결국 대자연의 놀라운 기억력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 4대강은 막을 수 없다. 4대강은 쉼 없이 흘러야 한다.  

태풍 맞고 도랑에 빠지고 무인기 추락하고...
[현장 탐사 보도를 마치며] 금강과 낙동강으로 돌아간 '4대강 투캅스'

2박 3일간의 탐사보도는 끝이 났다.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캠페인 후속 기획으로 마련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취재팀은 모두 집에 가지 못하고 경북 문경의 한 모텔에서 새벽까지 기사를 마무리 했다. 사건도 많았다. 첫째 날은 도동서원 앞 녹조밭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MB의 4대강을 고발했지만, 둘째 날은 태풍 고니의 비바람에 제대로 취재를 할 수가 없어서 애를 태웠다. 


마지막 날인 26일 최종 취재 포인트에서는 탐사보도팀이 좌초될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삼강에 투명카약을 띄우려다가 낙동 수근의 차가 도랑에 빠져 뒤집힐 뻔했다. 잠시 눈앞이 캄캄했다. 해는 지는데, 견인차는 안 오고... 투명카약 '뱃놀이'의 마지막 신을 찍고 모래톱으로 귀환하던 무인기가 벼랑 끝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했다. 금강 종술이 맨발로 80도 깎아지른 절벽으로 올라가 무인기를 구출했다. 

결국, 무사히 2박 3일간의 탐사보도 일정을 마쳤다. 이로써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낙동에 살어리랏다' 현장 취재는 끝났다. 김종술 기자는 이제부터 금강을 홀로 걸으며 금강을 지킬 것이다.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서 지역의 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면서 낙동강의 재자연화를 위해 힘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간 현장 취재팀에 보내주신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은 이후에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후원하기  
☞[투명카약①] "밤길 조심해" 협박·폭행당하고... 취재수첩 놓지 않았다 
☞[투명카약②] 국토개조 아닌 '국토개판'... 시궁창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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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카약④] "여러분 고맙습니다" MB에 맞설 '비밀병기' 제작 돌입 
☞[투명카약⑤] 96년식 봉고 타고 4대강에... MB 고가 자전거보다 낫다 
☞[투명카약⑥] MB가 파냈던 모래, 강 스스로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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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술, 금강에 산다> 10만인리포트 연재 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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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최신북한9] 21일 전쟁위기 속의 평양 모습

[영상으로 보는 최신북한9] 21일 전쟁위기 속의 평양 모습
 
 
 
nk투데이 김혜민 기자 
기사입력: 2015/08/27 [02:43]  최종편집: ⓒ 자주시보
 
 

 

8월 20일부터 휴전선 일대의 포 사격, 준전시상태 선포 등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았습니다.

이 때 평양은 어땠을까요?

일본 교도통신이 21일 당시 평양의 거리를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 자막 번역

남북간에 20일 포격을 주고 받았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준전시상태'를 선언하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전선지대에서 떨어진 평양 시내에는 21일에도 시민들이 평소처럼 왕래하고 있으며 '준전시'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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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합의의 진짜 주인공은 펜타곤?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박근혜 정부, 유연하게 대처한 진짜 이유
 
 
8.25 판문점 합의로 일단 전쟁 위기를 넘겼다. 참 잘 된 일이다. 남북 당국 모두가 진지하게 노력했다.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을 일이다. 판문점-서울과 판문점-평양 사이의 핫라인은 지난 22일과 23일, 그리고 24일 몹시 붐볐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판문점-평양만 바빴을까. 미국 발 뉴스는 워싱턴도 덩달아 몹시 바빴음을 알려준다. 물론 워싱턴이 동맹국 남한을 지원하기 위해서만 바빴던 건 아닌 것 같다. 

"확실히 그들(북한)은 하와이나 태평양의 미국 시설물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a missile)을 갖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바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이 미국 공군 주간지 <에어 포스 타임즈 Air Force Times>에 말한 내용이다. 기사에서 웰시 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능력을 걱정하는데, 물론 남한이 아닌 미국 본토에 대한 타격 능력이다. 

인터넷 기사가 올라간 시간은 워싱턴 시각으로 8월 24일(월요일) 저녁 9시 16분, 서울 시각 8월 25일(화요일) 아침 10시16분이었다. 9시간 전인 한국 시간 25일(화요일) 새벽 0시 55분, 워싱턴 시간 8월 24일(월요일) 오전 11시 55분에 판문점 합의가 이뤄졌다. 

물론 미국 군부의 걱정은 남북 합의로 상황이 종료된 이후 아홉 시간 동안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난주부터 이어진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상태,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인공위성과 첩보망을 통해 확인하면서 생긴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매체 <CNN>의 펜타곤 (미국 국방부) 담당기자 바바라 스타의 기사도 흥미롭다. 기사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부분적인 병력 동원이 펜타곤을 깜짝 놀라게 했고, 그 결과 미국의 고위 지휘관들은 북한의 전쟁 개시 징후가 있을 경우 남한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전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전했다. 

기존 전쟁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말은 새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갖고 있는 계획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새 것을 만들려는 욕구가 생긴다. 8월 25일 새벽 1시에 이뤄진 판문점 합의 전에 미국 국방부가 이미 한반도 전쟁 계획 재검토에 나선 것은 전시 작전 지휘권을 청와대가 아닌 백악관이 보유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판문점 합의 직후인 홍콩 시간 8월 25일 02시 46분(한국 시간 03시 46분)에 보강된 바바라 스타의 <CNN> 기사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김정은이 남한의 선전용(propaganda) 확성기 중단의 최종 시한을 정한 이후 북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북한의 예상치 못한 방식의 군사력 증강에 놀란 미국 군부는 자신들끼리 긴급 논의를 연이어 진행했으며, 남한 군부와도 전쟁 계획을 상의했다. 또한 남한 정부를 향해 위기를 고조시키지 말고 상황을 진정시키라고 요구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 미사일의 타격 능력과 더불어 미국을 특히 놀라게 한 것은 북한 해군 함정과 잠수함의 움직임이었다. 미국 국방부의 한 관리는 "전례가 없다는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이것은 그들(북한) 해군에게서 지금껏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고 <CNN>에 말했다. 

미국 군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B-52 폭격기를 출격시키려던 계획을 취소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신호를 평양에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8.25 합의 이전에 한미연합훈련은 이미 중단됐던 것이다. 

22일부터 25일까지 43시간 동안 진행된 남북 회담의 주인공이 김관진-홍용표 팀을 지휘한 박근혜 대통령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외신이 들려주는 펜타곤의 급박한 움직임은 또 다른 주인공, 즉 오바마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미국 백악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가 8.25 판문점 합의의 실질적 배후였음을 암시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남한 정부, 그리고 서청원 의원 등 새누리당의 친박 핵심들이 북한이 표명한 유감을 사과로 받아들인다면서 재발방지 문구가 없는 데도 '전례 없이' 유연하게 대처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또한 유엔 창립 70주년이자 2차 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9월 28일 오마바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유엔총회에서 연설한다. 이들이 논의할 '신형대국 관계'에 한반도 정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 거대한 장기판에서 8.25 판문점 합의를 전후한 한반도 정세는 어떤 의미를 차지하게 될까.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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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합의 후 남북관계, "동시다발·다방면 전개" 예상


통일부, 5.24해제 "대화로써 다뤄질 수 있는 문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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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6  14: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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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향후 남북대화 구상을 설명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부는 지난 24일 남북 고위급 당국자 접촉 합의에 따라 공동보도문 1, 5, 6항에 명시된 당국자회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 적십자 실무접촉, 민간교류가 순서와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다방면에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 일일이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순서와 관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다방면에서 전개될 것”이라며, 그렇지만 “정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따라 일관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 어떤 급으로 당국회담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준비·검토 중이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각급 회담과 접촉은 남측뿐만 아니라 북측에서도 제안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5.24 대북제재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5.24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국 간 회담이 열리고 그 밑에 하부 여러 가지 회담들이 제기가 되면 거기에서 관심이 있는 북쪽이 제기할 수 있는 사항일 것”이라며, “그때 가서 충분히 대화로써 다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5.24조치 해제를 위해 정부가 내걸었던 조건이었던 북측의 사과에 대해 이번 공동보도문 수준으로 이루어진다면 수용 가능한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추가적인 회담에서 다뤄질 사항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통일부는 사후 "천안함 폭침 관련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또한 “이산가족 문제는 지금 우리 민족이 해결해야 될 시급한 현안 중에 하나”라며, “정부는 차근히 준비해서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무사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고위급 접촉 합의에 이산가족상봉 문제가 포함된 배경으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생사확인부터 시작해 금강산 면회소를 이용한 수시 상봉이 가능하도록 하자고 제시한 바 있다.

생사확인을 위해서는 6만여 명의 남측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하고 북측도 이에 동참해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이 연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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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박근혜, 철도 민영화에 또 한걸음 더!

 
[기고] 국토부는 왜 철도 관제권을 회수하는가?
 
 
지난 20일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위탁 관리하고 있던 철도 관제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관리하는 '국가종합철도관제센터'를 신설해 철도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토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가 맡고 있는 관제 센터에서 항공기의 계기 비행 장치와 비슷한 KTX의 열차 자동 제어 장치가 원인도 모른 채 꺼졌다고 한다. 한국철도공사 관제 센터가 이런 사실을 상위 기관인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는 등, 사고 은폐에 해당될 수 있는 행위를 해 철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고, 이 때문에 관제권을 독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국토부의 발표를 그대로 인용, 대형 철도 사고를 막게 되었다는 내용의 보도까지 했다. 마치 관제권만 회수하면 사고가 저절로 막아질 것처럼 선전되고 있다. 국토부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관제권을 빼앗겠다며 든 이유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토부가 예로 든 사안들은 제도를 잘 운영하고 책임을 명확히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방향 지시등이 문제가 있다며 멀쩡한 차를 폐차시키고 새차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 20여 년 넘게 지속된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민영화를 향한 국토부의 집념이 숨겨진 채 관철되고 있는 형국이다.
 
관제권 환수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수년간 한국 철도의 모습을 보면, KTX 광명역 탈선 사고나 대구역 충돌 사고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사고율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선진국인 미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같은 곳에서도 대형 충돌 사고나 탈선 사고들이 이어졌다. 국가를 불문하고 철도 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 철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대구역 충돌 사고는 개량 공사 과정에서 미비된 안전 시스템이 기관사의 신호 착각을 예방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런 인적 실수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보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에서 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은 관제실의 오류보다는 안전을 보장하는 신호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거나 차량이나 선로 등 시설의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2000년 10월 17일 열차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선로가 300조각으로 갈라지면서 일어난 영국의 햇필드 역 사고는 민영 선로 보수 회사가 선로 보수를 외면한 결과였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토부는 철도 관제도 항공 관제와 같이 운행사인 항공사로부터 독립된 형태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런 주장은 국토부 철도 정책의 빈곤함만을 드러낼 뿐이다. 관제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니다. 항공 관제와 열차 관제는 관제라는 이름만 같을 뿐이지 그 적용 원리와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국토부의 관제권 이관 근거가 타당하다면 안전성을 자랑하는 철도 선진국들도 관제권이 독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안정성을 자랑하는 일본 철도는 운영 기관이 직접 관제를 하고 있다. 독일 철도는 독일철도공사 산하의 자회사가 관제를 맡고 있다. 이런 것만 봐도 철도 관제를 운영 기관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는 절대조건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국토부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관제권을 회수하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철도 경쟁 체제 도입 방침에 따른 여러 철도 운영 기관의 설립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관제권 회수 추진이다. 국토부는 동해남부선과 성남여수선에 대한 신규 운영 기관 입찰 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또 수서KTX를 필두로 한 다른 철도 운영 기관의 확대를 도입을 위해 한국철도공사의 관제권을 회수하려 하는 것이다.

즉, 
국토부가 추구하는 철도 정책이 완결되면 한국철도공사는 여러 철도 운영 기관 중의 하나가 된다. 그런데 열차 운행을 총괄하는 관제권을 한국철도공사가 독점하면 불공정 경쟁이 발생하게 된다는 논리다.
 
현재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는 89개사이다. 항공 관제는 항공사로부터 시스템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독립적 운영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토부가 아무리 경쟁 체제를 독려해도 한국 철도의 주간선에 수십 개의 철도 회사를 두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대륙 철도의 꿈 꾼다면서한국철도공사 쪼개는 국토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일 노선에서 한국철도공사와 수서KTX라는 두 개의 고속철도 운영 기관을 갖게 되었다. 또 국토부의 방침에 따라 앞으로 건설되는 신설 노선에는, 한국철도공사를 제외한 다른 운영 기관에 우선권을 주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운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로드맵은 국가 기반 시설을 대여받아 사업에 나서는 민간 사업자, 투자자, 외국 자본에게는 이익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통합과 조화를 바탕으로하는 철도의 특성과는 떨어져있다.
 
특히 대륙 철도 연결 사업과 같은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는데, 철도 운영 능력을 인정받은 국가 기간 공기업의 역할은 그런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경영 능력이 없어 고속철도도 분리당하고, 각 지역 노선을 다른 운영 기관이나 민간 컨소시엄에 넘겨주는 한국철도공사가, 어떻게 민족적 숙원 사업인 대륙 철도 연결 사업을 주도하겠는가? 대륙철도 물류 시장의 국제 경쟁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대형 철도 운영 기관의 단순 하청 기관으로 한국철도공사가 전락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이번 정책을 주도한 국토부의 구본환 철도안전정책관은 20년 전부터 한국 철도의 민영화와 경쟁 체제 도입 정책을 추진해온 인사다. 구본환 정책관은 철도 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의 강력한 구조 조정과 효율 경영을 강제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최근 철도 공기업 CEO들이 단기 영업 이익 강조와 신규 노선 개통 등 수익성과 운송에 치중한 나머지 안전이나 질서 유지에 소홀할 우려가 있었다"며 이를 위해서도 관제권 회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철도 적자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CEO들의 성과 지표로 경영 능력을 판단하겠다고 강요해온 게 국토부였고 그런 정책을 추진한 핵심 인사가 구본환 정책관과 같은 엘리트 관료들이었다. 그동안의 행태에 비하면 적반하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말을 바꾸면서도 끈질기게 정책을 밀어붙이는 관료들의 뚝심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그러나 국가 정책을 좌우하는 관료의 '확신'이 신자유주의적 세례에 굳어진 신념이고, 철도 산업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낳는 요인이 된다면, 한국 철도의 앞날은 매우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 한국 국민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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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안보질서의 모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08/26 06:13
  • 수정일
    2015/08/26 06: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태호 2015. 08. 25
조회수 267 추천수 0
 

젠31.jpg

 2014년 시험비행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젠-31

  

 중러의 직접적인 군사협력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 판매다. 다른 하나는 올해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군사연습 등 테러리즘 및 국경지역의 위협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목표로 내건 군사연습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두나라의 군사협력이 뚜렷한 지향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내건 시진핑 주석과 ‘강한 러시아’를 내건 푸틴 대통령의 리더쉽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이러한 두나라의 협력관계는 새로운 안보질서 수립이라는 지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시 주석은 2014년 5월 21일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기조연설을 통해 미일 동맹을 겨냥해 직접적이고 단호한 어조로 '미국의 아시아 개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아시아의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아시아의 안보 역시 아시아 국가들이 수호해야 한다”면서 “제3자를 겨냥한 군사동맹 강화는 지역의 공동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이외의 국가와는 무관하다며 러시아와 함께 아시아 국가들간의 안보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기조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등한 협력 원칙과 개방성을 가진 안보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혀 화답했다. 사실 CICA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 간의 상호 신뢰구축과 분쟁 예방을 위해 1992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주도로 만든 지역안보협의체였다.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몽골,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이란, 터키 등 24개국이나 된다.  2002년 6월 첫 정상회의 이후 4년마다 개최돼 왔으나 그 존재감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회원국이지만 미국과 일본은 아니다.  2016년까지 의장국을 맡게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연설을 통해 아시아의 새로운 안보기구 구상을 제시하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게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 연설에서 “앞으로 사무국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 관련 협의조직도 만들고 반테러, 경제무역, 관광, 환경보호, 인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혀 안보협력기구로서 CICA의 확대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잇따른 첨단 전략무기 공급 합의

 

수호이제원.jpg 

 러시아는 수호이 35s를 4.75세대로 부른다

 

   전략무기 분야에서 중국은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그러나 두나라는 다른 한편에선 인도 이란 파키스탄 등 주요 무기 판매 시장에서 서로 경쟁의 관계에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에서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래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의 대중국 무기 판매는 전략 무기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14년 5월의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를 계기로 푸틴 시진핑 두정상은 최신예 전투기 Su(수호이)-35 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Su-35는 아직 러시아에도 실전 배치가 되지 않은데다 러시아가 그동안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에 수출을 꺼렸던 전투기다.  그 뒤 지난 7월 26일 러시아는 복제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중국에 전투기 Su-35s를 판다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 온라인뉴스 <스푸투니크>는 그간 난항을 겪어온 중국과 러시아 간 Su-35s 판매협상이 7월 하순까지 마무리 지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는 계약서에 중국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해 Su-35s를 모방 생산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무는 조항을 달았다고 한다.  중국은 1999년 러시아와 전투기 Su-27 전투기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중국의 젠(殲)-11로 면허 생산까지 했다. 그런데 중국은 그후 러시아쪽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젠(J)-11B, 젠-11D, 젠-15등 파생 기종을 연달아 개발해 생산했다. 이 때문에 복제 생산에 대한 금지 조항 이외에도 Su-35s 도입 대수를 놓고서 중국은 24대를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48대를 판매하겠다고 맞섰지만, 중국쪽 의견대로 24대로 결착났다.  중국이 Su-35의 도입 규모를 줄이려는 것은 ‘과도 기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Su-35는 4.5세대로 분류되고 있다. 실전배치에 들어간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20(미국이 실전배치한 F-22 랩터에 대응)과 다음세대인 젠-31(F-35에 대응)의 전력화가 마무리될 때까지의 공백기를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젠 -20과 그 후속기종인 젠-31을 개발하는 데는 결정적인 장애가 있는데 바로 엔진이다. 중국은 젠-31 탑재를 염두에 두고 WS(渦扇)-15 엔진을 개발 중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투기 엔진 개발을 맡고 있는 중국항공공업집단은 첫 자체 항공기 개발을 위해 1천5백억 위안( 27조)을 투입했으나 젠-20은 물론이고 젠-31에 탑재할만한 수준인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게다가 대량생산 능력도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반해 Su-35에 장착한 러시아제 엔진 AL-41F1S는 젠-20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엔진만 수출하는 건 거절했다. 중국이 Su-35s를 최소 규모로 도입하려는 이유다. Su-35s는 최대 속도가 마하 2.25, 항속거리도 3600㎞다. 단좌 전투기인 Su-35s는 기수에 장착된 IRBIS-E 레이더를 통해 30개 표적을 탐지하고 적기 8대와 동시에 교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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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자랑하는 S-400 미사일방공시스템

 

 또한 지난 5월 중국은 러시아산 최고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구매자가 됐다. 러시아가 탄두를 포함해 공중 목표물 요격 분야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이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시스템 ‘S-400’의 첫 판매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 5월 12일 러시아 국영 무기수출회사인 ‘로스 오보론 엑스포르트’ 아타톨리 이사이킨 사장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계약의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겠으나 중국은 두나라간 상호 전략적 협력 수준을 뚜렷히 나타내는 이 최신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첫 구매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사아킨 사장은 “많은 국가들이 S-400 구매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방위산업체 알마즈-안테이 콘체른은 러시아 국방부에 S-400을 먼저 공급해야 한다. 또한 이 방어시스템을 몇몇 국가에 단시일 내 대규모 공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중국은 이 계획의 첫 사례가 됐다”고 덧붙였다. S-400은 사거리가 60∼400㎞로 중국 남부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푸젠(福建) 성 일대에 배치될 경우 댜오위타이 섬(센카쿠 열도)과 대만 전역을 요격 범위에 둘 수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중러의 합동 군사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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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사명-2005 합동군사연습 가운데 상륙작전의 모습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 군사연습을 한 것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나라는 2005년 8월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평화사명-2005(和平使命-2005)”으로 명명된 합동 군사연습을 실시했다. 황재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중국의 중·러 합동군사훈련 참여 배경과 함의> 2005년 9월6일) 이 공동 군사연습은 약 1만 명의 중국과 러시아 병력이 참여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러시아에서는 제76 공수사단 소속의 1개 중대, 제55 해병사단의 1개 중대, 태평양함대 소속 일부 병력 등 1천800명이 참가하였다. 러시아는 적은 병력을 참가시킨 대신 태평양 함대의 대형 대잠함 ‘샤포스니코프 원수(Marshal Shaposhnikov)호’, 대형 상륙함 BDK-11 1척, 구축함 1척과 장거리 전략폭격기(TU-22M3, TU-95MS), 수송기(ER-76),  공중급유기(ER-78), 공중조기경보기(A-50)  수호이 전투기(SU-24M2 및 SU-27SM) 등의 최신무기들을 동원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지난(제남)군구와 북해함대의 육군과 해군 함정부대와 해병대, 공군 항공부대와 특전대 등을 주축으로  약 8천명이 참가했다. 중국도 구축함 2척, 소해함 2척, 상륙함 6척, 전투기 수송기 26대, 헬기 30대 및 공군 최정예 주력기종인 젠(殲) 계열의 전투기들과 수호이 계열의 폭격기, 조기 경보기인 쿵징(空警) 2000 등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군사연습이었다. 
 이 합동군사 연습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 실시되었는데, 1단계는 8월 18~19일 이틀동안 블라디보스톡에서의러시아 함대 기동훈련으로 훈련 준비,긴급 및 전시사태 돌입, 도상연습, 가상 적에 대한 수색 및 격멸 훈련으로 전개되고 테러 근거지에 대한 헬기 공격 같은 특수 작전 훈련과 파괴된 교량에 대한 긴급 복구 등이 주 내용이었다. 2단계는 8월 20~22일 산둥반도 및 서해지역에서의 실전 훈련으로 전개됐다. 중국의 육해공 합동군에 러시아 공수 76사단 9중대가 가담해 적 후방지역으로 상정한 칭다오에 공중 침투작전을 벌였으며,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55해병사단의 55중대가 대잠함의 화력 지원하에 대형 상륙함을 이용해 상륙작전을 벌였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서해에서 SU-27SM 전폭기 엄호하에 2대의 T-95MS 및 4대의 T-22M3 전략 폭격기가 출동해 가상 적기 격추 훈련을 했으며, 사거리 3,000km의 AS-15 크루즈를 이용한 미사일 발사 훈련도 실시됐다. 마치 서해를 통한 중국 본토에 대한 미일의 가상공격에 대응해 중러가 공동으로 해상 공중 지상에서 각각 반격을 가해 격퇴시키는 상황을 상정한 군사 연습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대규모의 군사연습이었으나, 중러간에는 합동군사연습의 장소 선정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렸다고 한다. 중국은 연습장소를 블라디보스톡 지역을 희망했으나 러시아가 원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신장지역을 희망하자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중국이 저장성지역을 희망하자 러시아가 대만과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해 결국 그보다 훨씬 북쪽의 산둥반도에서 주된 훈련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 이래 2012년 이전까지 6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러 군사연습은 기본적으로는 모두 상하이협력기구(SCO) 차원에서의 전략적 훈련의 성격이 강했다. 게다가 ‘평화사명 2005’를 보면 합동 군사연습에 참여한 중국의 병력이 8천명인데 반해 러시아는 2천명에 불과하며 러시아가 중국의 군사파트너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동지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 러시아가 경계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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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8월 24-29일 실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산하 지역 반테러 합동군사훈련  '평화사명 2014'

 

  그럼에도 이 시기부터 중러간에는 탈냉전기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그리고 신간섭주의를 견제하는데 공동의 이해와 목표가 일치했다고 보여진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NATO 동진확대를 억제하고자 하는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에 중러 협력이 강화 발전될 수 있었다. 중국 역시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견제와 봉쇄를 억지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군사적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김재관 전남대 교수(<21세기 갈등과 협력의 중러관계에 대한 분석과 전망-미국 요인을 중심으로> 2014년 11월)에 따르면 이런 공통의 이해관계 위에 합의된 것이 푸틴 대통령의 등장 이후 2001년에 합의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 10월 푸틴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그 후속 조치라 할 수 있는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의 실천요강’(2005~2008년)을 비준했다. 이를 바탕으로 두나라는 서로를 ‘시장경제지위’(MES)를 가진 국가로 인정했으며, 양국 간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러 투자보호협정’의 체결과 양국 정부가 주관하는 ‘중-러 투자촉진회’를 이미 2004년에 가동하였다. 또한 양국은 2004년 10월 ‘중-러 국경 동쪽지역 보충협정’에 서명해 해묶은 국경분쟁 해결의 길을 열었다. 2005년 중러간 첫 군사연습은 이를 배경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런 두나라간 협력관계가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6개국의 모임인 상하이협력기구라는 틀을 벗어던지고 군사동맹 관계를 상징하는 양자 차원의 직접적인 군사연습으로 발전한 것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다.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인 2012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시 정책(Pivot to Asia)과 아시아 재균형 전략(Asia Rebalancing) 전략을 내세운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에 버금하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이 합의한 공동성명에는 두나라간 군사·정치·경제·국제관계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양국 군 사이의 전통적인 우호를 증진하고, 특히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연합 군사연습을 촉진하기로 했다. 양자 차원의 군사연습을 정례화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를 반영한 것이 2012년 4월 한반도 서해에서 처음으로 전개된 해상 연합(Joint Sea)으로 명명한 합동 군사연습이다.  
 중-러는 이 성명에서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신뢰와 평등 호혜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에서 군사력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무려 4380㎞에 이르는 광대한 국경선을 맞대고 있어 옛 소련 시절부터 크고 작은 국경 분쟁을 벌여왔고, 1969년 3월에는 우수리강 주변에서 실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과 소련이 ‘상호 신뢰’의 정신에 따라 국경선 부근의 군축에 합의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언론은 이 합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가까워진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비중을 높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4월 이 첫 합동 군사연습은  이번 8월 20~28일 블라디보스톡 연해와 동해상에서 실시되고 있는 해상 연합 2015-II에 이르기까지 모두 5번에 걸쳐 ‘해상 연합(Joint Sea)이라는 이름에 연도를 붙이는 형식으로 매년 장소를 바꿔가며 내용을 달리하면서 진행돼왔다. 그리고 2015년에는 횟수를 2회로 늘려 5월 지중해에서 그리고 8월에 동해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것이다. 
  해상 연합-2012는 서해 칭다오와 인근해역에서 실시됐다. 평화사명 2005와 마찬가지로 중국 칭다오(靑島)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4월22~27일 6일간 서해 해상에서 진행됐으나 규모는 축소됐다.  이 연습에는 중국 쪽에서 북해함대, 동해함대, 남해함대 등에서 차출된 ‘하얼빈호’를 비롯한 미사일 구축함 5척 이외에 미사일 호위함 5척, 잠수함 2척, 보급선, 의료선 등 군함 18척, 해군 항공기 13대와 헬리콥터 5대 등 4000여 병력을 투입했다. 러시아쪽에선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의 미사일 순양함 ‘바랴크’를 비롯해 구축함 ‘아드미랄 트리부츠’ ‘마르샬 샤포슈니코프’ ‘아드미랄 비노그라도프’, 탱크선 ‘페첸가’ 예인선 ‘MB-37’ 등 병력 2000여명 등 모두 6천명 규모의 병력이 참가했다. 
  당시 두나라는 이 군사연습이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공동으로 맞설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딩이핑(丁一平) 해군 부사령관(중장)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 △양국 군(軍) 간 실무협력 심화 △위협과 도전에 대한 공동대응 △해상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해군 간의 신뢰 증진 등 4대 목표를 언급했다. 당시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이 훈련이 어떤 제3국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음해인 해상연합 2013은 블라디보스톡 인근 해역에서 실시했으며, 2014년 5월 해상 연합 2014는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 회의(CICA) 정상회의 개막일에 맞춰  5월 20일~26일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인 중국 창장(長江) 입구와 북부 해역에서 진행됐다. 일본은 이 연습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전개되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이 지역에서의 군사연습은 다분히 2013년 10월 미일안보조약 가이드라인 개정방침에 원칙적인 합의를 한 뒤 2014년 4월 그 후속조처로 진행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일본, 필리핀 방문을 겨냥한 것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월24일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고 밝혀, 중국의 무력 침공이나 일방적인 조치가 있을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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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연합- 2014에 참여하기위해 상하이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호

 

  중러는 특히  5월의 이 합동군사연습의 개막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함께 참석시켜 군사적 유대를 과시했다. 당시 개막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2012년과 2013년에 중러 양군은 성공적으로 2차례의 해상 합동군사 연습을 진행했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중-러 양국이 함께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수호하려는 확고한 결심과 의지를 재차 보여주며 세계에 중러 양국 전략적 상호신뢰와 전략적 협력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군 관계는 러-중 전면적 전략 파트너 관계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라고 말하고 “새로운 정세 아래 양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손잡고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며 공동으로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이 해상연합-2014에서는 해상 실탄사격 훈련도 진행했다.  해상연합-2014에는 양국의 함정 14척, 잠수정 2척, 고정익 헬기 9대, 함재 헬기 6대 등 장비와 2개 특전부대가 참가했으며, 러시아쪽은 함정 6척, 함재 헬기 2대, 1개 특전부대 등이 참여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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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3일 전승절 열병식에 앞서 예행연습에 나선 동북항연’ 영웅모범부대 사각대열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내세웠다. 신형대국관계란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패권경쟁이나 충돌이 아닌 공존공영과 상호협력을 발전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는 중국이 만들어가려는 질서의 한 부분일 뿐이다. 게다가 이 신형대국관계를 미국은 흔쾌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국의 외교 안보전략이 미국에만 한정돼 있는 건 아니다.
  앞서의 김재관 전남대 교수에 따르면 미-중관계는  중-러 관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두나라는 양국관계를 공식적으로 전면적인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로 설정하고 있으나, 다른 어떤 국가들 보다 상위의 전략적 가치와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게 중-러 간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미일 동맹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이기도 하고, 미중 간 갈등뿐만 아니라 중일 간 갈등을 억제하고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전략적 근거로 파악되고 있다.  또 중국이 보기에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이 되는 사례가 바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중-러 관계다.  중러관계가 강력하고도 포괄적인 ‘준동맹’(quasi-alliance)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새로운  국제관계의 성격을 상호 비교의 관점에서  중-미 관계(가장 중요한 중점), 중-러 관계(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상적인 모범), BRICS(성장점), 중-인 관계(모범), 중-EU 관계(역점), 중-일 관계(난점)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러의 협력관계는 유라시아 지역의 지정학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배제한 새로운 안보질서를 상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강태호 선임기자 kank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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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남과 북 왜 이 카드 꺼냈을까?

 
 
‘개꿈을 대박꿈으로’…꿈보다 해몽이 좋다더니
 
육근성 | 2015-08-25 14:01:0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벼랑 끝까지 치닫던 남과 북의 대치 상황.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으르렁거리던 박근혜 정권과 김정은 정권. 그런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무렵, 갑자기 회담을 하겠다며 마주 앉았다. 그리곤 43시간 동안 긴 협상을 진행했다. 회담을 마친 남과 북은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남북고위당국자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몇 줄 안 되는 ‘합의문’의 위력

몇 줄 안 되는 ‘합의내용’의 ‘위력’은 컸다. 순식간에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먼저 남과 북의 ‘대치상태’를 ‘평시상태’로 바꿔놓았다. 휴전선 부근 주민들은 ‘대피상태’에서 ‘일상’으로 복귀했고, 혹여나 걱정하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안도했다. 불안해서 이 구석 저 구석으로 숨어들었던 ‘강남의 돈’은 다시 거리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김관진 안보실장은 졸지에 ‘무능’이라는 딱지를 떼고 ‘강골영웅’으로 재탄생했다. 언론들은 지지율 하락으로 허덕이던 남한의 대통령을 ‘위대한 승리자’로, ‘한국의 대처’로 둔갑시켰다. 수많은 공약 파기로 인해 박 대통령에게 달려있던 ‘무원칙’이라는 꼬리표도 자취를 감췄다. “박근혜의 대북 원칙이 통했다”고 떠드는 언론들에 의해 ‘무원칙의 대통령’은 순식간에 ‘원칙의 대통령’이 됐다.

‘합의내용 뻥튀기 작업’도 개시됐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합의내용 중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은 제2항. 박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요구한 두 가지(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합의내용’ 제2항과 남측 회담 대표였던 김관진 실장의 이에 대한 ‘해석’을 비교해 보자.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합의내용 제2항)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관진 안보실장 주장)

‘개꿈을 대박꿈으로’… 꿈보다 해몽이 좋다더니

크게 다르다. 합의내용과 이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해석이 판이하다. 합의내용에는 ‘도발’, ‘사과’, ‘긴장완화’, ‘노력’, ‘약속’ 이런 말이 없다. 누가 지뢰폭발 사고를 일으킨 건지 주체를 밝히지 않았다. 인명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에 불과한데 저렇게 과장하고 왜곡한다.

“재발방지 약속을 했다”는 주장도 크게 과장된 것이다. 제3항에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문구에 밑줄을 긋고 이것이 “재발방지 약속”이라고 풀이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더니. 개꿈을 대박꿈으로 풀어내려고 애쓴다.

남측이 물러선 부분도 있다. 제4항(“북측은 동시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한다”)을 보면 그렇다. 남측이 해제해야 할 것(전군비상, 한미연합작전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 북한정권은 이것을 “전쟁에 겁먹은 남한이 통사정해서 해제해 준 것”이라고 선전할 게 뻔하다. 청와대가 북한이 이렇게 나올 거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


회담 결과를 ‘완승’으로 포장하려는 이유

왜곡되고 부풀린 해몽을 내놓는 이유는 뭘까? 이번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고조로 보수 중도층이 결집하는 효과를 확인한 청와대가 회담결과를 ‘완승’으로 포장해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보이슈가 터지면 박 대통령에게 유리하다. 관련 사례가 다수 있다. 취임 직후에 터진 ‘인사참사’로 지지율이 40%대로 급락했지만,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일어나며 남북 간 대치상황이 전개되자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급등한 바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추락하던 지지율이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통일대박’을 외치자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직후에는 지지율이 70%까지 치솟았다.

안보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여론은 대통령에게 쏠린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때문에 최고권력자는 자신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일부러 ‘안보이슈’를 터뜨리기도 한다.

벌써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반등할 조짐을 보인다. ‘목침지뢰’와 ‘북한 포격’에서 비롯된 군사적 긴장상황은 메르스 사태로 추락했던 지지율(30%)을 40%대로 끌어올렸다. 리얼미터의 일간 집계에 따르면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21일의 경우, 지지율은 42.4%까지 치솟았다.


이산가족상봉 카드 빼든 이유는?

‘합의내용’을 정권에 유리하도록 포장할 경우, 이번 ‘회담타결’로 인한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한동안 상승곡선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야당도 청와대의 ‘성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는 ‘왜곡과 포장’에 대해서는 “문제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합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 긴장사태와 합의 타결의 최대 수혜자는 박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다. 박 대통령은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려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찬스를 잡았고, 김 위원장은 북한군부와 주민을 결속시켜 체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회담 타결 효과가 언제까지 갈까? 깜짝 놀랄 초대형 안보이슈가 아니면 그 효과는 수개월도 지속되지 않는다.

이 점을 간파했는지 남과 북은 ‘이산가족상봉’을 합의내용에 집어넣었다. 남과 북의 정권 각자가 원하는 것(남-지지율상승, 북-체제안정)을 손에 넣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판단에서 그리 했을 것이다. ‘효과 연장’ 수단으로는 이산가족상봉 카드가 제격이다.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남과 북 모두 당장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 바로 이산가족상봉이다.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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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을미사변 120주년 맞이하여 15000페이지 비망록 발간

북한, 을미사변 120주년 맞이하여 15000페이지 비망록 발간
 
 
 
nk투데이 김혜민 기자 
기사입력: 2015/08/25 [21:34]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북한 역사학학회가 을미사변 120년을 맞아 비망록을 발표하였다.

을미사변은 1895년 음력 8월 20일(양력 10월 8일) 조선 주재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가 일본 낭인들을 지휘하여 '조선 침략의 걸림돌'이었던 명성황후를 시해한 사건이다.

 

▲ 리옹 르와이예 작 조선왕비의 시해   © 자주시보

 

통일부자료에 따르면 8월 19일 북한 역사학학회는 '을미사변을 도발한 일제의 만고대죄를 준렬히 폭로단죄한다'라는 제목의 비망록을 작성하여 1만 5천여 글자에 달하는 분량으로 사건의 경위를 소개하고 일본을 규탄했다고 한다.

 

비망록은 "을미사변이 우리 인민의 자주권을 강도적으로 침해 유린한 특대형의 범죄 행위인 동시에 직접 일본 정부에 의해 도발된 국가테러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또한 비망록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후예인 일본 반동들은 을미사변이 도발된 지 120년이 되는 오늘까지도 그에 대한 사죄를 진심으로 성근하게 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책임을 남에게 넘겨씌우거나 은폐하기 위해 갖은 잔꾀를 다 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북한은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8․15를 즈음하여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 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8월 15일 '일본의 과거청산회피, 역사왜곡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리자!'라는 제목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또한 일본 아베 총리가 14일에 '전후세대는 더 이상 사죄할 필요 없다'고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불과 6시간만에 담화를 발표하여 "죄악에 찬 과거를 가리워보려는 일본 우익 보수세력의 시도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베담화 
 ⓒNK투데이

 

 

그리고 19일 북한의 최고권력기구라고 볼 수 있는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1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아베 총리의 발언이 "과거 죄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담화는 "미국에서조차 불충분한 사과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외신들의 목소리를 소개했으며 아베 총리의 발언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 국제적 정의와 인류의 양심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어느 누가 100여 만명의 무고한 생명을 도륙 내고 840만여 명을 강제연행하여 살인적인 노예노동을 강요하고 20만 명의 애젊은 여성들을 일본군의 성노예로 만든 특대형 반인류 범죄를 잊을 수 있겠는가"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를 "패전국의 수장으로서 짓수그린 몰골이 아니라 마치 대가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며 독을 내뿜는 일본산 독사 그대로였다"고 묘사하기까지 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일본이 안보법안을 개정하여 해외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 흐름에 맞춰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 북한의 '조선법률가위원회'는 백서를 발표해 일본의 "해외침략의 법적토대 완비를 위한 국내법개악('집단적자위권' 금지해제에 관한 내각의안 채택, 일미방위협력지침 조작 등) 책동은 국제법규범과 평화헌법에 위반되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NKtoday21@gmail.com  ⓒ NK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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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남조선 당국, 근거없는 사건 만들어가지고..."

 

조선중앙TV 출연해 우리 정부 '확실한 사과' 주장 반박

15.08.25 20:13l최종 업데이트 15.08.25 20:1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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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측 수석 대표로 참석했던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접촉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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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25일 발표된 남북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2항이다. 이번 접촉 대표로 나선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정부는 북한이 지난 4일 '파주 목함지뢰 폭발'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이며, 특히 '북한을 주어로 해서 확실하게 유감을 표명한 첫 번째 사례'라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이를 둘러싸고 '확실하게 사과한 것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접촉에서 북측 수석 대표로 나선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25일 정부 설명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했다.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다."

황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TV>에 직접 출연해 이번 접촉 경위와 타결 내용을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에서 이룩된 합의는 북남 사이의 군사적 대결과 충돌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며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원칙적인 투쟁과 성의있는 노력의 결과"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파주 목함지뢰 폭발 사건을, 이번 접촉 이전에 북한이 주장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남조선 당국이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고, 일방적인 행동을 벌였다'고 말한 것이다. 

결국 북한은 '합의문 2항'에 대해 '외교문서는 양측이 서로 편리하게 해석할 여지를 준다'는 이른바 '창조석 모호성'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합의문 문항 자체가 명확한 사과를 담은 내용이 아닌데, 우리 정부는 북한이 확실히 사과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황 총정치국장의 발언은 이런  분위기에 대한 반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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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승리

  • [글] 빛나는 승리[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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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이란 이런것. 상대를 제거하거나 굴복시키는게 아니라면 이렇게 서로의 말과 뜻이 섞일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남은 건, 어느측이 보다 전략적인 요구를 관철하고 보다 전술적으로 성과를 더 챙겼는가가 될거다. 그건 공동보도문을 보면 나와있다. 제대로 분석해보자. 우선 1·5·6항과 2·3·4항으로 크게 구분된다. 하나하나 보면. 
     
    1항은 주로 북이 요구한거다. 당국회담이란 최고위당국회담, 곧 수뇌회담으로 나아가는 사전단계다. 김관진은 기자회견장에서 수뇌회담과 관련해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그 논의여부를 숨기지않았다. 북미·북일관계정상화가 임박한 조건에서 북남(남북)수뇌회담도 일정에 올랐다 보면 된다. 결론적으로 북은 북미·북일관계정상화후 북남(남북)관계정상화라는 일정에서 북남(남북)관계정상화일정을 당기면서 그 자체의 성과만이 아니라 북미·북일관계정상화도 더욱 촉진시키는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10.10당창건70돌을 혁명적대경사로 맞이하기 위한 전략적행보의 절정국면이 구체화되면서 혁명적대경사의 윤곽도 드러났다 하겠다. 한마디로 9월은 북을 중심으로 한 미·일·남과의 관계에서 대전환이 이뤄지는 달이다. 5항은 남이 요구한거다. 하지만 이산가족상봉에 북이 왜 반대하겠는가. 5.24조치해제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해 남이 뭔가 더 관철한거 같아 보이는건 단견이다. 당국회담과 수뇌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5.24조치해제를 훨씬 능가하는 큰 그림이 그려지는거다. 북은 5.24조치해제를 가볍게 보고 있다. 6항은 하층민족통일전선이다. 1항이 상층민족통일전선인거와 관련있다. 북은 이렇듯 정확히 이론대로 간다. 민족통일전선이론대로 하층에 기초해 상층을 결합하는걸 전략적으로 견지한다. 결국 5항을 들어주는거 같지만 1·6항을 관철했고 5항으로 민족화해의 분위기가 뜰테니 1·6항도 촉진될거다. 이젠 남당국이 억지부리며 1·6항을 틀지못한다. 
     
    2항은 표현이 예술이다. 일단 지뢰폭발과 관련해 주체가 없다. 말그대로 남측지역에서 발생한거만 나와있다. 그래서 유감표명의 의미도 분명하다. 남측에서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으니 <안됐다>정도인거다. 유감이란 폭넓은 개념에는 때로 사과의 의미가 담기기도 하는데 지금은 지뢰폭발이 누군가에 의해 이뤄진건지 자연적으로 발생한건지조차 불분명한만큼 당연히 사과의 의미는 배제된다. 그럼 이정도의 의미만 남는다. 그래서 3항과 본질적으로 연관되는건 2항이 아니라 4항이 된다. 남측보도에서 의도적으로 뺐는지는 모르지만 남측과 북측이 각각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선 <동시에>가 남엔 없고 북엔 있다. 중요한 단어다. 한마디로 4항의 확성기방송과 5항의 준전시상태가 동시에 해제된다는건 직접적이고 본질적으로 연동된다는거다. 즉, 이후 확성기방송이 재개되면 자동으로 준전시상태도 재개된다는거다. 북은 이번에 이런 체계와 기준을 만들어냈다. 사실 인터넷시대에 북의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우리민족끼리는 남에서 맘껏 보고 남의 확성기방송은 11년간 중단됐다 최근 재개됐다가 다시 중단된셈이다. 이 대차대조표에서 누가 성과를 거뒀는가는 분명하다. 더구나 남이 <지뢰폭발사건>과 함께 제기한 <북포탄발사건>은 아예 거론조차 안됐다. 
     
    근 30년간 북을 연구하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남북(북남)간의 협상·대결을 분석했는데, 남이 북을 이기거나 압도하거나 더얻어내는걸 단한번도 본적이 없다. 이번도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언론들이 뭐라 떠들든 사실과 함의는 이러하다. 북은 중요한 승리를 인상적으로 이뤄냈다. 명분과 실리 모든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합의날자도 8.25선군절에 맞췄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빛나는, 북다운 모습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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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화된 대법원, 심판완장 찬 선수 되려는 이유

 
대통령의 대법원 전횡은 식은 죽 먹기, 왜 상고법원 주장할까?
 
육근성 | 2015-08-24 15:03:5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대법원. 국민의 권익과 인권보호를 책임진 사법부 최고기구이자 사회 갈등과 분쟁의 최종 해결기관이기도 하다. 대법원이 내놓는 판례는 모든 법적 분쟁에서 최종적 판단의 기준이 된다. 국가기관을 법이라는 수단으로 감시하고, 정치권력의 자의성을 방지하는 권력 통제 기능도 갖고 있다.


줄줄이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은 ‘심판자’다. 그래서 어느 기관보다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대법원이 정치화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나온 대법원 판결을 보면 편향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돈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불분명한 사건이다. 그러나 항소심은 1심 무죄 판결을 번복하며 유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문제 있는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 논란이 됐다.

25명의 무고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쌍용자동차 해고자 사건.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자본의 편을 드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서울고법)이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거나 사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이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인권-권익-소수’ 버리고 정권-자본 편에

KTX 여승무원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파기 환송을 판결을 내렸다. 2008년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여승무원들은 1심과 2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이후 4년 동안 대법원의 최종결정을 기다렸지만, 상식 밖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들 중 박 아무개씨는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오열하며 이렇게 외쳤다.

“노동사건 관련 재판은 상급심으로 갈수록 대부분 사용자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인권탄압과 불공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원세훈 선거법위반’ 재판도 대법원이 뒤집었다. 유죄로 판결한 항소심 판결을 대법원이 막아선 것이다. 지난 7월 대법원은 선거법 위반 유무죄 판단을 미룬 채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심판’ 역할을 해야 할 대법원이 제 소임을 해태하고 꼼수까지 부려가며 박근혜 정권의 짐을 덜어주는 ‘짐꾼’ 역할을 자임하고 말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교조 법외노조와 과거사 역주행 판결 등에서도 하급심의 판결을 깨며 정권 편향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다. 대법원이 법의 이름을 빌어 정권을 보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대법관 전원 ‘이명박근혜’ 사람들

대법원의 정치화를 부추기는 건 대법관의 구성과 임명방식이다. 법원조직법에 의하면 대법관 추천은 10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다. 추춴위원은 대법원장에 의해 임명된다. 문제는 위원 중 7명이 현직 법조인으로 채워져 있다는 것. 대법원장과 그 측근들이 미는 사람이 대법관 후보가 되는 구조다. 이러다 보니 대법관 90%가 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50대-남성 구성비가 80%에 육박한다.

대법원장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대부분 형식적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대통령 뜻대로 대법원이 구성되는 시스템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을 전횡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현직 대통령의 입김과 의중이 짙게 배어 있는 대법원. 현재의 구성을 살펴보자. 임기가 6년인 대법관(14명/이기택 후보자 포함)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명박근혜’의 사람들이다. 대법원의 ‘보수화-정치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법관 70% ‘박근혜 사람’으로 채워지는 구조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벌써 4명의 대법관(이기택 후보자 포함)을 임명했다. 2018년 2월 임기종료까지 10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대법관 정원(14명)의 70% 이상을 자신의 사람으로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2017년 9월 임기가 종료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도 박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대법원 영향력은 차기정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근혜 사람들’로 채워진 대법원. 대통령의 입에 귀를 기울이며 현 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누가 임명권자를 넘어서려 하겠는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성... 이런 말 모두 ‘교과서용’이 된지 오래다.

<‘상고법원’ 홍보물 등장하는 대법원 누리집 첫 화면과 홍보 웹툰의 일부>

그런데 이런 대법원이 ‘상고법원’을 만들겠다고 난리다. 대법관 1인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 대법원은 공적-사회적 성격이 강한 소수의 사건 심리만 전담하고, ‘상고법원’이 상고사건을 전담할 경우 재판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의 주장이다.


심판 완장 찬 선수 되려는 이유

‘심판’이 필드로 나와 선수로 뛰겠다는 얘기다. 선수이자 심판이라니. 이렇게 되면 대법원의 힘과 영향력은 더 막강해진다. 고법 판결에 영향력 행사가 가능할 수 있어 대법원의 입김은 하급심 구석구석까지 미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고법과 대법 사이에 ‘상고법원’이 파고들면 3심제가 아닌 4심제가 되고 만다.

<‘상고법원’ 당위성 홍보위해 대법원이 게재한 포털 광고와 페이스북 동영상>

대법원은 ‘상고법원’ 설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법원 누리집 첫 면에 ‘상고법원 이야기’라는 웹툰이 등장한다. 포털사이트에 수천 만원짜리 홍보 광고를 게재하고, 심지어 페이스북등 SNS에도 홍보동영상을 올려놓았다.

다른 방법이 있는데도 ‘상고법원’ 설치에 매달린다. 고법에 상고부를 둔다든지, 대법원에 대법관이 아닌 ‘대법원 판사’를 추가로 배치하는 방법으로 ‘상고심 업무과중’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국민혈세가 투입돼야 하는 기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우긴다.

왜일까? 심판 완장을 차고 선수로 뛰고 싶어 저러는 거다. 업무 과중 해소는 ‘상고법원’ 설치의 표면적 이유일 뿐, 그 이면엔 정치적 판단이 도사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사법부 최고기관이 어찌 ‘삼권통합’을 꿈꾸는 이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려 하나.


[진실의길, 기고 글&기사제보 dolce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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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세렝게티가 아프리카에만 있는 이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08/25 12:48
  • 수정일
    2015/08/25 12: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조홍섭 2015. 08. 25
조회수 1772 추천수 0
 

인간 영향 없었다면 세계 최고의 포유류 서식지는 아메리카 대륙

아프리카는 마지막 포유류 피난처, 저지대 동물도 인간 피해 산악으로 

 

Remi Jouan-Gnou_en_Tanzanie.jpg»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사바나에서 풀을 뜯는 누 무리. 사진=Remi Jouan, 위키미디미어 코먼스
 
‘동물의 왕국’으로 알려진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 열대 아프리카에는 얼룩말부터 사자, 하마, 코끼리까지 대형 포유류가 구색을 갖춰 다양하게 산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런 다양성을 보이는 곳은 없다. 그곳의 기후와 환경이 특별한 것일까.
 

사람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사냥 등이 없었다면 대형 포유류의 낙원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메리카였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프리카는 인간의 영향을 덜 받는 세계 최대의 피난처이며, 세계 곳곳의 산악지대도 그런 구실을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렌 파우르비 덴마크 오르후스대 박사과정생 등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다양성 및 분포>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인류가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13만년 동안 출현한 모든 포유류가 인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분포지역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조사했다.
 

종마다 생태학과 생물지리학을 기초 분석한 결과를 세계지도에 표시했더니 놀랍게도 사람이 없었다면 포유류 종이 가장 다양했을 곳은 아메리카대륙이었다. 로키산 남부, 멕시코, 아르헨티나 북부가 최고의 다양성을 나타냈다. 미국과 유라시아 대부분은 열대 아프리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Soren Faurby1.jpg

 

Soren Faurby2.jpg» 인간의 영향이 없었을 때(위)와 현재 세계의 대형 포유류 종 다양성 분포도.그림=소렌 파우르비
 

연구책임자인 파우르비는 “아프리카에 대형 포유류가 다양한 까닭은 자연적인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활동이 대형동물을 쓸어버리지 못한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아프리카의 기후와 환경이 포유류가 살기에 적합했다기보다 오랜 기간 동안 인간과 함께 진화하면서 인류에 적응했고 또 토착 질병이 인류의 확산을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산악지역은 다양한 환경과 고립으로 새로운 포유류가 진화한 곳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산악은 그런 진화의 요람일 뿐 아니라 인간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피난처 구실을 했음이 드러났다. 유럽 불곰은 애초 저지대에 주로 서식하지만 현재 사람이 없는 고산지대에만 분포하는 것은 그런 예이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øren Faurby, Jens-Christian Svenning, Historic and prehistoric human-driven extinctions have reshaped global mammal diversity patterns,

  • Diversity and Distributions, Article first published online: 20 AUG 2015, DOI: 10.1111/ddi.1236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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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악랄하게 파괴, 아홉번 설치 끝에 발인식 엄수

최현열 열사 분향소 경찰이 악랄하게 파괴, 아홉번 설치 끝에 발인식 엄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22: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경찰이 파괴하는 바람에 아홉번째 차린 김현열 열사의 분향소     © 자주시보

 

▲ 경찰이 분향소 영정과 젯상을 다 쓸어가린 모습     © 자주시보

 


 

 

23일 친일청산과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염원하며 분신하신 최현열 열사의 분향소를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상 옆에 차렸으나 경찰이 8번이나 이 분향소를 파괴하여 결국 아홉번 설치 끝에 분향과 발인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발인식 참가자한 대학생들은 이건 우리 경찰이 아니라 일본 경찰이라며 분통을 터트리며 오늘의 이 치떨리는 만행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현열 열사의 유서 전문이다.

 

▲ 최현열 열사의 유서     ©자주시보

 

[유서]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 순환로: 최현열-

 

저는 애국자는 못 되였어도 선친께서 항일운동을 하셨기에 평상시에도 항일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가 지금은 광주 전남 근로정신대 시민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광복 70년이란 세월이 흘렀기에 이제는 모두 잊고 싶은데 일제 시대에 피 흘리고 살아온 과거사의 끈은 왜 그리 길고 슬픈지 부끄럽게 닥아 서는 날이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불타는 정열을 잠재울 수가 없고 이대로 보고만 있으려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바른 역사 찾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간악하고 포악한 발굽아래 짓밟혀 살면서 죽은 것과 다름없는 그런 처지에서 너무나 많은 서러움과 고통을 받고 살아온 민족입니다.

 

동포들이여!

36년간 피로 물들었던 삼천리강산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시달리고 고통 받았던 멍든 자국과 상처를 매만져 보십시오. 역사는 너무 아프고 슬픔니다. 그런데 양심이라고는 눈 꼽 만큼도 없는 왜놈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뉘우칠 줄 모르고 있으니 뻔뻔한 행위를 보고 더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동포 여러분! 민족의 들끓는 피는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불멸의 역사위에 뼈를 묻고 싶거든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죽든 무거운 역사의 사명을 안고 높고 빛나는 곳으로 끌고 갈 의무가 있나니 그대들의 어기찬 팔 다리로 미래의 꿈을 안고 조국 건설에 온 몸을 바친다면 육지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세계는 우리를 환영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살아온 민족이기에 어떠한 어려움이 죽음의 골짜기로 내몰지라도 나라를 살리려는 굳은 의지로 온 국민이 함께 뭉치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총 칼을 좋아하는 민족이 아니라서 그런지 역대의 국왕들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살아왔고 왜놈들에게 가진 약탈과 박해를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8.15 광복은 찾아왔어도 조국은 남북으로 갈라져 가슴 아파 하더니 6.25 동족상쟁으로 온 나라가 제토 화 되었지만, 강인한 민족정신은 전쟁에 바친 애국심으로 온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굳게 뭉쳐 조국건설에 매진한 결과 세계에서도 유래를 보기 힘든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되었고, GNP 3만 불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대국의 지배하에 너무 오래 젖어서 그런지 주체사상이 없어서 그런지 광복이 되여 나라는 찾았어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일제에 동조했던 부유층 그리고 영어나 소련 글을 좀 배웠다는 친미 친소주의자들은 자기들 애국심 때문에 나라를 찾았다고 각 분야에서 실권을 쥐고 나라를 다스리면서 낯짝좋고 파렴치하게 거리를 떵떵거리며 활보하고 다니고, 독립유공자들의 자손들은 거리를 해매고 있지만 한일관계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으니 지금도 홀로 서지 못하고 남의 도움이나 받고 사는 원통한 민족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강대국들은 언제까지 우리를 지켜줄 개가 아닙니다. 양의 탈을 쓰고 피 냄새 맡은 이리떼처럼 다가와 쥐새끼들처럼 들락날락 하면서 좋은 것은 다-가져가고 이해관계가 없으면 휴지처럼 버리는 것이 외세들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살만큼 살게 되였으니 할 말은 하고 밝힐 것은 밝히고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남이 던져 준 자유 민주나 쥐고 남의 것만 따르다가 주체사상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위안부 정신대들이 매주 수요일 비가 오나 눈보라가 치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모여 정부당국에 눈물로 하소연도 때로는 외국에까지 가서 일본 놈들의 만행을 온 천지에 알리고 다녀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의 자손들이 각 분야에서 실권을 잡고 있어서 그런지 요즈음 세대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탄압을 겪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강 건너 불 보듯 어느 개가 짖느냐는 듯 방관하고 있으니, 일본 놈들은 기가 더 살아나 잘못된 과거사를 칠판에 낙서 지우듯 하고 현실을 페인트로 덧칠하여 변명으로 일관하는 행동을 세계인이 다-아는데 아직도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고 사죄 한번 없이 자칭 일등 국민이라 하면서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 우기고 동해를 일본해라 기재하고 있는 저들의 심보, 아직도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알고 조생징으로 아는 일본 쪽바리 놈들은 세계인의 지탄을 받을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일본인들은 우리 국민보다 민족성이 강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저도 일제 강점기에 초등학교를 다녀봤는데 애국가를 보아도 우리나라 애국가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 되여 있는데 일본 애국가를 살펴보면 [너와 나 천황패하와 신하가 모래알이 바위가 되도록 일심동체가 되여 바위 위에 푸른 이끼가 끼도록 오래 보존하며 잘 살아 가자]는 내용으로 해석해 보았고, 어떤 노래는 물에 빠져 있는 애국(섬나라)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건져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애국심과 사무라이 정신을 이어받은 국수 보수주의 단체 아베 정권과 맞서 싸우려면 아무리 우리가 그들보다 뒤지고 어렵게 살아도 나라를 살리려면 시들어가는 민족 혼을 회복시켜 쇠보다 단단한 가슴이 되도록 녹슬고 정체된 우리들의 정신부터 뜯어 고치고, 우리들의 삶에 불을 붙여 생존의 힘, 부활의 힘으로, 정의로운 역사를 찾아 화랑도 정신과 이순신 장군 같은 결연한 의지, 3.1정신으로,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물방울이 돌을 뚫는 심정으로 일제의 만행을 막아내고, 아직도 식민지 같은 함수를 느끼는 왜놈들의 콧대를 꺾어 버려야 합니다.

 

역사는 무거운 짐 입니다. 말로만 애국애국 천번 만번 떠벌이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속담에 [산을 만나면 돌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물을 만나면 헤엄쳐 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제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말할 수 있는 입 생각할 수 있는 두뇌를 가지고 있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대책 없이 당할 수만은 없습니다. 바른 역사 찾기 위해서는 싸울 줄도 알아야 하고 죽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우리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면 무엇인들 못해 내겠습니까?

 

바람개비를 만들었으면 바람이 불기를 기다릴게 아니라 양손에 태극기를 바람개비처럼 쥐고 일장기 히노마루를 짓밟으며 힘차게 달리면 바람개비는 저절로 돌아가는데 가만히 뒷짐 지고 바라보고만 있으면 무슨 일이 해결됩니까?

 

나라를 사랑하는 칠천만 동포여!

 

일본 군국보수주의자와 그 주구 아베 정권의 야망과 음흉한 정신을 깨 부셔 버리려면 같이 피해를 본 이웃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같이 힘을 합쳐 벌 때처럼 달러들어 저들이 저지른 가진 약탈과, 만행 살생을, 폭로해서 세계인들의 메가톤급 지탄을 받게 하든지 지금 벌이고 있는 1억 명 서명 운동을 힘 있게 전개하고, 외교력을 총 동원해서 전 세계 여성단체와 유엔 인권위원회에 회부시켜, 전 세계인 앞에서 국제망신을 시켜, 일본 전 국토를 태평양 바다 속으로 침몰시켜버려야 합니다.

 

나는 민족더러 들으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일제를 타도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과제입니다. 개똥 속에도 진리는 있고, 정의는 녹슬지 않았습니다. 금년이 해방 된지 70년이 되었어도 한일문제는 이 모양이 꼬락서니로 질질 끌고만 있으니 민중의 가슴은 용솟음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싸우다가 쓰러지고 또 쓰러져 불구자가 되어도 나라를 지키려는 굳은 의지로 대통령을 위시해서 온 국민이 불 칼을 쥐고, 불속이고 물속이고 뛰어들어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나라는 미래도 없습니다.

지금도 일본 놈들의 속 샘은 알 수 없고, 하는 행동은 괴심 하지만, 과거사는 과거사로 돌리고 자기들의 잘못을 빨리 뉘우쳐 가깝고도 먼 나라 만들지 말고 다정한 이웃으로 살면 얼마나 좋으련만, 아베 정권은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있고 나라를 걱정해야 할 위정자들은 나라야 어찌되었건, 날만 새면 이해관계로 싸움질이나 하면서 백성의 아우성 소리를 동네 개 짖는 소리나 귀찮은 모기 소리로 듣지 말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민초들의 어려움까지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역사책을 들추어 보면 일제 강점기 상해 임시정부에서 처녀의 몸으로 항일운동을 하신 김마리아 여사께서는 하두 열열이 독립운동을 하니까 시집이나 갈 일이지 무슨 독립운동을 하느냐고 구슬리면 나는 대한민국과 결혼할 것이라고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선친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대일청구권 자금을 받아서 피해자들에게는 별로 변상해 준 것 없이 조국건설에 쏟아 부어 오늘 이만큼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놓았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께서 부임하신 후로 한일문제나 여성단체를 위해 해놓은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나는, 국모이신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의 운명은 우리 힘에 달려있으니 이번 8.15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전 국민이 사활을 걸고 애국심을 발휘하여 세계의 여러 나라들과 힘을 합쳐 한일관계를 원만히 해결 해주시기를 간곡히, 간곡히 부탁하는 바입니다.

 

저는 멀리 광주광역시에 살면서 작년 10월부터 여러 차례 일본 대사관 앞 수요행사에 개인적으로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비가 오나 눈보라가 치나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 목이 터져라 외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해보지만 정부의 반응이 조금도 없는 것을 보고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라도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궐기대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 해결 되려는지? 막연하기에 이번 광복 70주년 행사 수요행사 식순에 참가단체 및 자유발언이라는 순서가 있는데 여기에 참가하고 싶어 한달 전에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글과 [나라사랑]이라는 시를 한편 써서 발표해 보려고 제출하였는데 8.15 행사를 앞두고 너무 많은 단체가 참가하기를 원하니 다음 기회에 선택해 주겠다는 통보를 받고 포기하고 있는데 박근령 여사의 발표문을 접하고 더는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일제 때 육군 사관학교에 입학 하려고 일본정부에 혈서까지 쓴 박정희 대통령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딸이라 하지만 전 국민더러 들으라고 아버지의 얼굴에 피 칠을 하고 국모인 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전 국민이 분노를 터트릴 그런 막말을 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까발려야 되겠습니까? 이런 친일파 민족반역자는 역사와 온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나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이대로 놔두면 언제 한일문제가 풀릴 줄 모르니 전국토를 향해 전 세계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보도나팔을 불러주십시오. 그리고 아직도 돈과 권력 앞에서 부모형제 이웃이나 나라도 모르고 날만 새면 이권 다툼이나 부정부패를 일삼는 무리들이 잠에서 깨어나라고 기상나팔과 전진나팔을 불러주시고 세계를 향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힘찬 언론나팔을 불러주십시오. 나는 위안부 정신대와 애국자를 대신해서 뛰어 들테니 양심이 있으면 박근령 여사님도 온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목을 매도 국민의 분노는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나라 사랑

                                                                                          글: 최현열

조국 너는
더는 타인이 아니요
칠천만 동포가
천년이고 만년이고 살아 갈
사랑하는 우리의 성지이니
너를 버리지 않기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왔다.

 

조국을 버리는 것은 생명을 버리는 것
하늘의 뜻을 거스리는 것,


비가 오나, 눈보라가 치나,
일편단심 너를 섬기는 것은
아버지의 피가 숨어 있고
어머니의 눈물이 배어 있고
화랑도 같은 애국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조상의 피를 받아
이 땅에 뿌리박고 살고 있는
훌륭한 자손들이여
내가 서 있는 땅은 누구의 땅이고
나는 누구의 자식이며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자랐는가?
나를 낳고 길러 준
고맙고 은혜로운 조국아!
조국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어머님 가슴 같은
따스한 온정이 살아 있기 때문이요,
우리가 꽃으로 피어 날 땅이기에
우리의 마음속에
국왕처럼 너를 뫼시고
햇살처럼 기대고 산다.

 

나를 키워주고 안아 준
영혼의 나라 나의 조국아!


너 없는 우리의 삶은
아무 의미가 없기에
언제나 나라가 무성하기를
자나 깨나 염원하는 백성이다.
아~이름 부르기에도 영광스러운
나의 조국 대한민국!
너를 가진 기쁨 무한한 가능성
자랑스럽구나!

 

우리가 진실로 대한민국의
아들 딸 이라면
풀 한 포기 굴러다니는 돌맹이 하나
물 한 방울이라도 버리지 않고
발바닥이 닳도록 거닐고 싶은
내 땅 내 조국!


우리의 삶을 이 땅에 발붙이고 살고 싶거든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몸과 마음을 바치고 살아야 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36년간 일제에 니라를 빼앗기고
해방이 되자 우리 몸
두 동강이로 갈라져
찢어지고 허물어져
포연이 하늘을 덮었어도
황토 빛 눈물을 흘리며
무거운 짐 이끌고 힘 있게 살아 온 민족이다.


 

불멸의 역사 위에 뼈를 묻히고 싶거든
어디서 어떻게 죽든
한 줌의 연기로 사라져도
우리의 핏속엔 민족의 혼이 살아 있으니
우리의 역사가 다시는
굽은 길을 걷지 않도록
조국을 구하고 세계를 구할려면은
녹슬고 정체된 우리들의 의식부터 뜯어 고치고
잠자던 민족혼을 일깨워
스스로 깨닫게 하고
계속 타오르는 열정으로
우리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
시뻘건 쇳물처럼 녹여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일어나라! 조국은 우리를 부른다.

 

이 땅에 뿌리 내리고 있는 칠천만 동포여!
조국의 앞날을 위해
어떤 어려움이 다가와도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을 곳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생명의 날개로 달고 훨훨 날아
역사의 향기가 풍기는
우리들의 큰 사랑 대한민국을
우리 능력의 열쇠로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꺼져가는 민족혼을 살리고,


천 년이고 만 년이 지나도
역사의 향기가 풍기는 부끄럽지 않는

우리들의 큰 사랑
내 조국을 꼭 끌어안고
불 속 이고, 물 속 이고, 뛰어 들어야 한다.
이것이 겨레의 소망이자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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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제2항의 비밀 북한은 왜, 무엇이 '유감'인가

 

[분석] 사과 아닌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

15.08.25 10:55l최종 업데이트 15.08.25 10:5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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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남북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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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2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기자들 앞에 섰다. '무박 4일'에 걸친 남북협상이 극적 타결 됐다며 그는 남북 공동보도문 6개 항의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 결과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양보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했을 것"이라며 협상 전 과정을 통해 '일관된 원칙'을 지켰다고 자평했다(관련기사: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 6개항 합의 "북 지뢰도발 사과, 매우 의미 있다").

남북이 공개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6개 합의 내용'에서 중요한 대목은 두 가지다. 제2항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와 제3항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로 중단한다'이다.

'무박 4일'의 철야협상을 한 김 실장에 대해 언론에서는 '수척해 보였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의 수고가 합의문 내용에까지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김 실장은 합의 내용을 두고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및 관계 발전 계기 마련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며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지뢰 폭발사고 일으킨 주체 명시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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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는 어디로... 박근혜 대통령이 8월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YTN 8월 24일자 방송 화면 갈무리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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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받아냈다는 남북 합의문을 들여다보자. 제2항에 '유감'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유감을 표명한 주체는 북한이 분명하다. 그런데 무엇에 대한 유감 표명인가. 그들이 합의한 유감의 내용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이다. 이는 사과인가?

북한은 문장 그대로 남측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인류애적 관점'의 '유감'을 표명했고, 우리 정부는 이를 수용했다. 북한은 지뢰 폭발사고를 자행한 것이 자신들임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천안함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에서 요구했다'며 폭로했던,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과 무엇이 다른가.

바로 이 때문에 <동아일보>는 25일자 사설 '북의 도발 사과 없는 남북협상 타결 유감스럽다'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원칙'이 확실히 지켜지지 않은 것이 '유감'이라며 "북한의 유감 표명은 우리 측 요구에 미달하는 데다 자신들이 지뢰 도발을 저질렀다고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지 못했으니 '북(北) 도발-남(南) 보상'의 악순환이 완전히 단절될지도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이것이 사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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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감'은 사과 아니라던 <조선일보> 연평해전 관련 북한이 표명한 '유감'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 <조선일보> 2002년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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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향해 포격을 주고받을 정도로 고조된 남북 긴장상태가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보이는 의미부여는 지나치다. 일각에서는 '우리는 얻은 것 없고, 확성기만 중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북한 측이 우리 정부에 대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당시의 '유감'과 지금의 '유감'을 보면 공동합의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지난 2002년 6월 말, 서해에서 발생한 '제2차 연평해전'에 대해서 '유감' 표명을 했다.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무박 4일' 철야협상을 하지도 않았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 측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사과요구·책임자 처벌·재발방지가 그것이었다. 이에 북한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대중 정부는 "북측의 명백한 사과와 유감 표명으로 간주한다"고 밝히며 수용했다.

2002년 북한이 표명한 유감의 수준을 보자. 북한은 "얼마 전 서해 상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무력충돌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북남 쌍방은 앞으로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간주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의 '사과로 간주한다'는 수용 입장이 나오자 <조선일보>는 사설을 게재했다. 제목이 압권, '이것이 사과인가?'였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북측의 '유감 표명'에 대해 '도저히 사과라고 볼 수 없다'면서 북한의 전화통지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 김대중 정부를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가 자신들의 체면과 입장을 살리는 데만 급급해 북한의 '얼버무린 수사학' 하나로 서해교전을 없던 일로 넘긴다면 이것이야말로 사태 재발을 부를 수도 있는 우려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처음으로? 같은 '유감'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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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북한의 '유감', 다른 보도 <조선일보> 8월 25일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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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처음으로 의미 있는 사과 표명을 수용함으로써 25일 오전 나흘간 이어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 <조선일보> 2015년 8월 25일 자 '사과란 말 한 적 없던 북, 이번에는 명확하게 "유감 표명하겠다" 기사 중

2015년 남북 합의문에 등장하는 '유감'과 2002년 전화통지문에 등장하는 '유감'에 대한 의미를 <조선일보>는 완전히 다르게 부여했다. 연평해전 당시의 유감을 '이것이 사과냐'고 맹렬히 비난한 이 신문은 이번 회담의 '북측 유감'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의미 있는 사과 표명을 수용했다'고 의미를 한껏 부여했다.

회담은 종료됐고 합의문은 공개됐다. '무박 4일' 동안 협상에서 무슨 말들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그 결과로 북측이 '유감'을 표명했고,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사과'했다면서 '일관된 원칙'의 결과로 해석했다. 내부에서는 벌써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무박 4일' 동안에 남과 북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에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박근혜 정부는 '무박 4일'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6개 합의문만 공개했다. 제1야당에서는 '(우리도) 국정의 파트너 아니냐'라며 정보 소외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여당도 소외의 대상에서 포함돼 보인다.

정리해보자. 북한은 유감을 표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성과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보수언론의 평가는 분열 조짐을 보인다. 유감이란 같은 표현을 썼지만 연평해전 당시의 유감과 지금의 유감이 다른 것처럼 해석하는 언론도 보인다.

'무박 4일' 회담의 성과를 박근혜 정부가 '유감' 표명에서 찾는다면, 북한은 사과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확성기를 포기했다는 거센 '양보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의 명백한 성과는 남북긴장은 완화됐고,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데 있다.

박 대통령의 성과는 향후 대화를 통해 찾아야 할 것이다.


○ 편집ㅣ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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