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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외모의 노예였지만 천재성이 빛났던 남자

추한 외모의 노예였지만 천재성이 빛났던 남자

 
휴심정 2013. 05. 04
조회수 148추천수 0
 

사모스의 구세주, 이솝

 

"이솝과 겨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그와 겨룰 생각이 전혀 없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죽던 날 이솝의 내공을 인정하며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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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의 '이솝'

 

기원전 6세기 인물인 이솝은 외모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추했으나 천재성은 소크라테스보다 더 빛났다. 이솝은 머리가 크고, 눈은 검고 날카롭게 찢어졌으며, 턱은 길고, 목은 휘고, 종아리는 두툼하고, 발은 컸으며, 입도 큼지막하고, 곱사등에 배불뚝이고 말더듬이였다고 한다. 그가 아프리카 흑인이었을지 모른다는 설도 있다.

 

빅토르 위고가 쓴 <노트르담의 꼽추>에서 노트르담 사원의 종지기인 꼽추 콰지모도는 이솝을 모델로 한 것은 아닐까. 죄없이 누명을 쓰고 죽은 콰지모도처럼. 이솝도 델포이를 여행하던 중 주민들로부터 신전의 신물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절벽에서 떠밀려 죽은, 비운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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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스섬의 모습

 

노예였던 그는 어린 시절 머나먼 땅으로 잡혀가 아테네의 부유한 시민에게 팔렸다가 노예상에 의해 그리스의 사모스까지 왔다고 한다.

그가 사모스에서 크산토스란 철학자의 노예로 있을 때 사모스에 우환이 닥쳤다.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이 세금과 조공과 추징금을 보내달라고 협가한 것이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려 명령에 따르려 했다.

그때 이솝은 리디아로 가서 특유의 지혜로서 왕을 설득해 사모스를 구한다. 두려움에 떨며 강국 리디아의 식민지가 되어 노예의 길을 선택하려는 사모스인 앞에서 노예 이솝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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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이 생에서 인간에게 두 가지 길을 제시해주었다. 하나는 자유의 길로, 시작은 고되고 견디기 힘들지만 끝은 아주 평평하고 견디기 쉽다. 또 다른 길은 노예의 길로, 처음은 들판처럼 가볍고 평평하지만 끝은 매우 혹독하고 크나큰 고통 없이는 걸을 수 없다."

 

 

<그리스인생학교>(조현 지음, 휴) '15장 천재 지식인들의 섬, 사모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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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보다 강한 과학 이야기

대통령 2020 달 타령할 때, 소행성 지구로 곤두박질!

[지구를 지켜라] 아이언맨보다 강한 과학 이야기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5-03 오후 7:42:34

 

 

혹시 <딥 임팩트>, <아마겟돈>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기억하세요?

맞습니다.
외환 위기가 한국 경제를 풍비박산을 낸 직후인 1998년 잇따라 개봉한 영화입니다. 두 영화는 지구로 다가오는 혜성(<딥 임팩트>)과 소행성(<아마겟돈>)을 막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딥 임팩트>의 경우에는 불과 지름 800미터(0.8킬로미터)짜리 혜성이 지구에 떨어졌을 때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줬죠?

15년이 지난 2013년 2월 16일 새벽 3시 20분(현지 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영화를 연상시키는 일이 일어났어요. 지름 17미터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져 고도 15~25킬로미터 사이에서 폭발한 것입니다. 이 폭발로 첼랴빈스크를 포함한 러시아 지역 다섯 곳과 카자흐스탄 지역 두 곳이 피해를 입었어요. 1459명이 다쳤고, 가옥 7200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로 보기)

이 폭발은 히로시마 핵폭탄의 약 20~30배에 해당하는 위력입니다. 히로시마 핵폭탄처럼 고도 850미터 인근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겠죠. 만약 첼랴빈스크가 아니라
서울광화문이나 강남과 같은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혹은 첼랴빈스크 인근에 있는 핵발전소에 떨어졌다면요?

이번 사건은 새삼 소행성과 혜성과 같은 '근 지구 천체(Near-Earth Object)'가 얼마나 지구에 위험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줬습니다. 실제로 지름 300미터 정도의 소행성만 떨어져도 한반도 정도 크기의 나라는 지구에서 사라집니다. 지름이 한 3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이 떨어지면 인류 문명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요.

지름 10킬로미터 정도의 소행성은 대재앙이죠. 지구 위의 생명체 50센트 이상이 멸종 목록에 오를 거예요.
공룡 시대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영화처럼 핵폭탄으로 재앙을 막을 수 있을까요?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살짝 귀띔하자면, 재앙을 막는 데는 핵폭탄보다 흰 페인트가 더 유용하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 새 돈
냄새 맡는 데는 도가 튼 몇몇이 수상한 회사를 잇따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소행성의 희귀 광물을 채취해서 팔아먹을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옥타늄'을 얻고자 나비 족을 괴롭히는 인간을 묘사한 영화 <아바타>가 생각나죠? 그런데 바로 이 회사 중 한 곳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자 통신 에너지 산업에 꼭 필요한 희토류 확보에 혈안이 된 일본도 이미 2003년에 소행성 탐사선을 보냈습니다. 소행성과 같은 근 지구 천체를 놓고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거 "2020년에 달에 태극기가 휘날리게 하겠다"고 공언한 박근혜 대통령이 뭔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건 아닐까요?

"
과학과 미래 그리고 인류를 위한 비전"을 찾는 <크로스로드>와 함께 하는 '과학 수다'에서 이런 궁금증을 모두 해결합니다. 한국의 첫 소행성 전문가 문홍규 박사(한국천문연구원)가 가이드로 나섰습니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부산대학교), 천문학자 이명현 '프레시안 books' 기획위원이 때로는 가이드로 또 때로는 독자를 대신한 질문자로 수다에 참여했고요. 수다 정리는 소행성의 매력을 뒤늦게 발견한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가 맡았습니다.
 

ⓒ프레시안(손문상)


'딥 임팩트'의 공포

이명현 : 오늘의 주제는 '니어 어스 오브젝트(Near-Earth Object)'입니다. 이렇게 영어로 얘기를 시작한 이유는, 니어 어스 오브젝트의 번역어가 계속 변해 왔기 때문이에요. '지구 접근 천체', '지구 근접 천체' 또 '지구 위협 천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근(近) 지구 천체' 혹은 '지구 근 천체'라고 부르더군요. 일단 용어 정리부터 합시다. (웃음)

문홍규 : 좋은 지적이에요. 사실 니어 어스 오브젝트의 학계에서 합의된 번역어는 아직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국내에 거의 없어서요.

강양구 : 몇 명이나 있나요?

문홍규 : 소행성으로 한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서 연구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고요.

강양구 : 한 명이요?

문홍규 : 네. 그리고 혜성으로 학위를 받은 동료 과학자가 있습니다. 역시 한 명이네요. (웃음) 그리고 마사테루 이시구로 서울대학교 교수가 소행성, 혜성을 다 연구합니다. 그러니 니어 어스 오브젝트를 연구하는 사람은 국내에 딱 세 명 있는 셈이네요. 그러니 우리 세 명이서 어떻게 부르는지에 따라서 번역어가 그 때 그 때 달라지곤 했어요. (웃음)

이명현 : 이제 사정이 어떤지 짐작이 되죠? 사실 앞에서 말했던 니어 어스 오브젝트의 번역어 변천사는 여기 문홍규 박사가 불러온 궤적과 일치합니다. (웃음) 그런데 이렇게 번역어가 계속 바뀐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 ⓒ프레시안(손문상)

문홍규 :

처음에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무엇인가 지구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걸 강조하는 게 주목을 받을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지구 접근 천체'라고 불렀어요. 엄밀히 따지면 맨 앞의 'Near'는 형용사잖아요. 꼭 지구 가까이 접근하는 것만을 지칭하는 게 아니죠. 그런 식이면 다 언젠가는 지구와 충돌한다는 얘기니까요.

고유한 궤도를 돌면서 주기적으로 혹은 비주기적으로 지구 근처를 지나는 모든 천체를 포괄하는
번역어를 찾다 보니 요즘에는 '근 지구 천체'라는 용어를 선호합니다. 당연히 근 지구 천체 안에는 '근 지구 소행성(Near-Earth Asteroid)', '근 지구 혜성(Near-Earth Comet) 등이 포함되죠.

김상욱 : 그런데 소행성이든 혜성이든 원래는 지구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태양으로 접근하는 거죠? 명칭만 지구 중심으로 붙였을 뿐이지.

문홍규 : 정의를 해볼게요. 근 지구 천체는 소행성이나 혜성 중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거리(근일점 : 태양 주변을 도는 천체가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가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1AU=약 1억5000만 킬로미터)의 1.3배 안에 들어오는 걸 말해요. 특히 근 지구 소행성은 근일점이 0.983AU와 1.3AU 사이에 있는 걸 말합니다.

이명현 : 그러니까 근 지구 천체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 중에서 그 궤도가 지구 궤도와 엇비슷한 것들이군요.

강양구 : 그래서 지금까지 확인된 근 지구 천체가 몇 개나 되나요?

문홍규 : 나사(NASA)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거의 매일 갱신이 됩니다. (☞바로 가기) 그러니 이 숫자 자체는 중요하지 않아요. 2013년 4월 24일 현재, 일단 혜성이 94개입니다. 그리고 소행성은 9797개나 됩니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확인된 근 지구 천체 전체 숫자는 9891개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지름 1킬로미터보다 큰 소행성은 861개군요. 그리고 그것들 중에서도 지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은 155개고요.


이명현 : 그러니까 소행성이 약 1만 개 정도인데 그 중에서 약 150개 정도가 위험한 셈이네요.

문홍규 : 더 얘기하기 전에 흥미로운 아래 그래프부터 보세요. 이 그래프에서 왼쪽 끝이 1980년에 발견한 소행성의 개수고 오른쪽 끝이 2013년에 발견한 소행성의 개수입니다. 파란색은 발견한 모든 소행성의 개수고, 빨간색은 그 중에서 지름 1킬로미터보다 더 큰 것의 개수예요.
 

ⓒneo.jpl.nasa.gov


김상욱 : 갑자기 올라가네요.

문홍규 : 네, 1998년부터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하죠? 이 시점에 무엇인가 시작된 거죠.

김상욱 : 1998년에 할리우드 재난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했잖아요. 미미 레더 감독의 <딥 임팩트>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이요.

강양구 : <딥 임팩트>는 혜성이 지구로 돌진하는 내용이었고, <아마겟돈>은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내용이었죠. 물론 둘 다 겨우 막아내긴 했습니다만. (웃음)

문홍규 : 특히 <딥 임팩트>는 나사 과학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영화였어요. (웃음) 대중의 관심을 등에 업고서 미국 의회에서 1998년부터 '우주 방위 목표(SpaceGuard Goal)' 프로젝트의 예산을 승인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지름이 1킬로미터보다 큰 근 지구 천체의 90퍼센트 이상을 찾아서 목록을 만드는 걸 목표로 했죠.

2008년에 이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어요. 그 후에 나사는 우주 망원경 WISE(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를 대기권 밖에 설치합니다. 지름 40센티미터 정도의 이 우주 망원경은 애초 적외선으로 별, 은하를 보려는 게 목표였어요. 그런데 이 WISE가 소행성을 비롯한 굉장히 많은 근 지구 천체를 발견합니다.

근 지구 소행성은 제일 큰 게 지름 35킬로미터 정도밖에 안 됩니다. 사실은 거의 몇 킬로미터도 안 되는 작은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가시광선으로 보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행성을 적외선의 눈으로 봤더니 훨씬 밝고 더 많이 보이는 거예요. 이런 사정으로 WISE 덕분에 현재까지는 1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을 94퍼센트 정도 발견했습니다.

강양구 : 여기서 왜 지름 1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에 그렇게 신경을 써야 하는지 한 번 따져보죠.

문홍규 : 먼저 'PHO(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의 정의부터 해보죠. 보통 '지구 위협 천체'라고 번역을 하는데요. 근 지구 천체 중에서 크기가 지구 접근 거리가 약 750만 킬로미터 이내이면서 크기가 지름 150미터 이상인 것을 지구 위협 천체라고 합니다. 당연히 지구 위협 천체 안에는 소행성도 있고, 혜성도 있지요.

아까 봤던 나사의 웹사이트로 돌아갈까요? 그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면 근 지구 천체 9891개 중에서 'PHA'가 1397개입니다. 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는 150미터보다 큰 지구 위협 소행성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1킬로미터보다 큰 것이 아까 얘기했듯이 155개예요.

그러니까 1킬로미터보다 작은 소행성 중에서도 지구를 위협할 가능성이 큰 것이 150미터 이상인 것만 약 1200개가 있는 셈이죠. 사실 150미터보다 작은 것도 상당히 위험합니다. 지름이 30미터 이상의 소행성이 폭발하면 다이너마이트 200만 톤과 같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 정도면 반경 5킬로미터 안의 모든 물체가 날아가요.

지름이 100미터인 소행성은 다이너마이트 8000만 톤과 폭발력이 같아요. 이 정도 규모의 폭발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 있죠. 1908년 6월 30일 시베리아의 퉁구스카에서 지름 30~50미터로 추정되는 소행성이 8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해 2000제곱미터에 이르는 숲이 초토화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크기가 더 커지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죠. 지름이 한 300미터 정도면 한반도 정도 크기의 나라가 풍비박산이 납니다. 지름이 1.5킬로미터 정도 되면 유럽 정도가 파괴됩니다. 이런 소행성이 지각의 얇은 부분을 뚫고 맨틀로 들어가면 더 위험하죠. 화산체, 쇄설물이 나오고 이게 지구 전체를 덮으면 심각한 기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요.

지름이 한 3킬로미터 이상이 되면 전 지구적으로 즉각적인 위험을 야기하죠. 아마 인류 문명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겠죠. 지름 10킬로미터 정도의 소행성이면 정말로 심각한 문제요. 지구 위의 생명체 50퍼센트 이상이 멸종 목록에 오를 거예요. 공룡 시대에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죠.

김상욱 : 실제로 <딥 임팩트>를 보면 지구로 혜성이 날아옵니다. 핵폭탄을 장치해서 폭파를 시키긴 하는데, 완전히 폭파가 되지 않고 둘로 쪼개져요. 하나는 큰 것(지름 4.8킬로미터)이고, 다른 하나는 작은 것(지름 0.8킬로미터)이죠. 큰 것은 비켜가는 데 작은 것은 지구로 떨어져요.

영화에서는 0.8킬로미터 작은 것이 떨어지는 순간 해일이 일어나서 뉴욕이 다 물에 잠기고 수백만 명이 죽는 것으로 나와요. 다들 4.8킬로미터 큰 것이 떨어질 줄 알고 죽음을 준비하는데 극적으로 막죠. 방금 설명을 듣고서 영화 내용을 떠올리니, 상당히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거였군요.
 

▲ 김상욱 부산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손문상)

 

문홍규 :

맞아요. 나사 과학자들이 비교적 정확한 자문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사실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과 같은 할리우드 영화가 1998년에 개봉한 데는 1994년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목성과 충돌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었던 것과도 무관치 않아요. 그 충돌을 보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과학자들이 흥분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거든요.

1994년 7월 14일부터 거의 일주일에 걸쳐서 슈메이커-레비 혜성이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서 목성에 충돌했습니다. 그런데 충돌로 생긴 화염의 크기가 지구보다 더 큰 거예요. 지구가 실제로 혜성이나 소행성과 충돌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눈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었던 거예요. 얼마나 충격이 컸겠어요.

이명현 : 그 때는 멋있었죠.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면 등골이 오싹해지죠. (웃음)

흰색 페인트로 지구를 구한다?

강양구 :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요. 현재까지 1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의 94퍼센트 정도를 파악했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 중에서 지구로 다가오는 게 있다면, 그 충돌 여부는 얼마 전에야 예측할 수 있나요? 슈메이커-레비 혜성도 목성과 충돌하기 1년 4개월 정도 전에야 확인했었죠?

문홍규 : 제각각 다릅니다. 사실 1킬로미터 이상의 소행성을 발견한 것으로 끝나면 안 되죠. 일단 꼬리표를 달아놓은 거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추적 관측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궤도를 파악해야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따질 수 있는데 그걸 확인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러니 충돌 여부를 예측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죠.

강양구 : 그럼, 운에 달렸군요. 운이 좋아서 충돌 예상 시점 몇 년 전에 발견할 수도 있지만, 운이 나쁘면 한 3개월 전에 확인할 수도 있고요. (웃음)

문홍규 : 네, 그런데 지금까지 확인된 지구 위협 천체는 계속해서 추적 관측을 하니까 아무래도 조기 발견의 가능성이 크겠죠. 사실 천문학자의 몫은 정밀 궤도를 얻고서, 충돌 확률을 계산하고, 계속해서 그것을 보완하는 데서 끝납니다. 일단 충돌이 거의 확실시 되면 그 뒤부터는 천문학자의 몫은 아니죠. 그 때부터는 정치와 행정의 영역이 되는 거죠.

강양구 : 지구 위협 천체를 발견하고 추적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을 결정하는 것도 정치인과 관료니까, 사실 모든 단계가 과학뿐만 아니라 정치와 행정의 영역이라고 할 수도 있죠. (웃음)

문홍규 : 듣고 보니 실제로도 그러네요. 2005년부터 이 지구 위협 천체 문제를 유엔(UN)이 주도하고 있어요. 유엔 산하에 지구 위협 천체 문제에 관한 세 개의 그룹을 만드는 움직임이 추진 중입니다. 경보 발령 자문 그룹, 충돌 궤도 변경 자문 그룹, 재난 방지 자문 그룹, 이렇게요.

김상욱 : 그런데 과연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를 덮칠 때 우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강양구 : 방금 충돌 궤도 변경 얘기를 언급했는데, 사실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이나 혜성의 궤도를 바꾸는 게 말처럼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저는 그런 궤도 변경이 더 큰 재앙을 낳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궤도가 변경된 소행성이나 혜성이 어떤 연쇄 효과를 낳을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문홍규 : 좋은 지적입니다. 아폴로 9호의 우주비행사였던 러스티 슈웨이커트가 만든 B612재단 궤도 계산 결과를 보면, 아포피스 소행성이 2039년 4월 13일 금요일 지구 가까이 지나갑니다. 하필이면 13일의 금요일이죠. (웃음) B612재단은 이 아포피스 소행성의 진로를 바꾸는 계획을 추진 중이에요.

그런데 이 아포피스 소행성이
뉴욕이나 워싱턴에 떨어질 가능성이 예상되어서 진로를 바꿨는데, 그 결과 이 소행성이 런던이나 파리에 떨어지면 어떡하나요? 지구 위협 천체 대응 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벌써부터 이런 골치 아픈 논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죠.

김상욱 : 세이건도 <창백한 푸른 점>(현정준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에서 이미 그런 문제를 지적했어요. 세이건은 인간이 개입해서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것에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그런 능력을 확보한다면 그 능력은 인류를 구원하기보다는 오히려 인류를 파괴하는 무기로 이용될 거라는 겁니다.

문홍규 : 맞아요. 바로 '카이네틱 웨폰(kinetic weapon)'이죠. 어떤 나라가 소행성의 궤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그 나라가 소행성 몇 개를 마음에 안 드는 나라에 일부러 떨어뜨리는 짓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잖아요. 몇 개도 필요 없죠. 300미터 소행성 하나면 한반도 정도는 없애버릴 수 있으니까요.

김상욱 : 영화 <스타십 트루퍼스>(1997년)를 보면, 벌레 외계인이 지구에 선전포고를 할 때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죠. 벌레 외계인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소행성을 떨어뜨리잖아요. 그 일을 계기로 인간과 벌레 사이에 우주 전쟁이 일어나죠. 그러니까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도 막기는 막아야 될 것 아녜요? (웃음)
 

ⓒ프레시안(손문상)


문홍규 : 현재로서는 앞에서 언급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궤도 변경이 가장 유력한 대응 방법입니다. 궤도 변경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지구와 충돌 위협이 있는 크기가 작은 소행성의 경우에는 로켓을 꽂아서 추진을 시키는 거예요. 이 로켓이 소행성을 약간만 밀어도 장기적으로는 궤도가 바뀌어 지구를 스쳐서 지나가는 거죠.

김상욱 : 2012년에 유엔이 지원해서 '소행성 움직이기 대회(Move an asteroid competition)'를 했어요. 과학도와 과학자에게 소행성의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집해서 우수한 제안에 상을 주는 행사죠. 그런데 2012년 우승자가 MIT의 한국계 대학생 백성욱 씨입니다. (웃음)

이 백성욱 씨의 아이디어가 아주 재밌어요. 소행성에다 흰색 페인트 통을 던지면 충분하다는 거예요. 물론 흰색 페인트가 소행성 전체에 골고루 묻어야 합니다. 그러면 소행성에 묻은 흰색 페인트가 햇빛을 반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마찰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빛의 힘도 무시할 수 없어요.

앞선 과학 수다에서 빛은 '파동'이면서 '입자'의 성질을 띤다고 했잖아요. 빛의 입자인 광자는 공기의 흐름인 바람처럼 압력을 가집니다. 그런데 우주 공간은 마찰이 없기 때문에 그 힘이 누적되면 무시할 수 없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소행성에 묻은 흰색 페인트가 빛을 반사할 때, 그 태양광 압력의 반작용으로 궤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죠.

이런 태양광의 압력을 이용한 아이디어는 이전에도 있었어요. 2008년에 첫 번째 대회가 있었는데, 그 때 우승했던 아이디어가 바로 이런 햇빛 입자의 흐름, 즉 태양풍을 이용한 거예요. 태양풍을 받을 돛을 소행성에 달면 굳이 로켓과 같은 것이 없더라도 궤도 변경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굳이 그런 돛도 필요 없이 흰색 페인트면 충분하다는 거죠. (웃음)

이명현 :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한 기존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곤한지를 보여준 거죠. (웃음) 사실 소행성이나 혜성의 궤도 변경을 말하면 곧바로 핵폭탄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크기가 큰 소행성의 경우에는 궤도를 바꾸려면 핵폭탄 한두 개로는 어림도 없어요. 그렇게 폭탄을 터뜨려서 소행성이나 혜성이 파괴되면 그 파편이 지구에 더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어요. 반면에 이런 흰색 페인트 아이디어는 비용, 효과 모든 점에서 탁월하죠.

김상욱 : 사실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이나 혜성에 핵폭탄을 사용하는 게 정치적으로도 쉽지가 않아요.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에 우주 공간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웃음) 그러니까 미국이든 중국이든 소행성이나 혜성에 핵폭탄을 사용하려면 국제 사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문홍규 : 네, 여기서 현재까지 나온 방법을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폭파, 미는 것, 끄는 것. 폭파는 방금 언급한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 때문에 재래식 무기만 가능하죠. (웃음) 핵폭탄을 실제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방금 얘기했듯이 폭파 후 통제 불가능한 조각들만 더 많아질 거고요. 얼마나 많은 핵폭탄이 필요할지, 그 효과는 어떨지도 미지수고요.

미는 것. 아까 얘기했듯이 가장 먼저 로켓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당장 소행성이나 혜성에 로켓을 어디에 어떻게 꽂을지가 문제에요. 소행성도 자전을 하거든요. 정확히 계산해서 로켓을 꽂지 않으면, 엉뚱한 방향으로 소행성을 밀어서 지구가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이런 위험 덕분에 방금 얘기한 흰색 페인트 칠 아이디어가 높이 평가받는 겁니다.

고출력 레이저를 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그런 높은 출력의 레이저를 과연 한 세기 안에 만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강양구 : 그 정도 고출력 레이저면, 당장 살상 무기로 쓰일 수도 있겠군요.

문홍규 : 그렇죠. 마지막 방법은 끄는 것. 소행성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거의 상호 작용을 할 만큼의 비슷한 크기의 우주선을 보내서 견인을 하는 거죠.

이명현 : 우주선을 보내서 소행성을 끄는 방법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아이디어로 나왔던 거예요. 사실 지구 주위에 널려 있는 인공위성도 근 지구 천체에 속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인공위성 숫자가 계속 많아지면 그것도 아주 고약한 골칫거리가 될 거예요.

김상욱 : 우리가 심각하게 걱정하는 건 지름 1킬로미터 이상이니까 우주선을 보내서 끌기가 쉽지 않겠죠.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건 끌 수도 있겠죠. 이렇게 작은 걸 끌어다가 큰 소행성에 충돌을 시켜서 궤도를 바꾸는 방법도 얘기가 되는 모양이던데요. 마치 당구공이 서로 부딪쳐서 진로가 바뀌는 것처럼.

문홍규 : 네, 그런 방법이 아까 언급한 유엔의 두 번째 자문 그룹(충돌 궤도 변경 자문 그룹)에서 논의가 될 거예요. 물론 아직은 다 탁상공론입니다.
 

▲ 천문학자 이명현 '프레시안 books' 기획위원. ⓒ프레시안(손문상)


강양구 : 사실 진짜로 소행성이나 혜성의 위협이 목전에 닥쳤을 때, 저런 대응 방법 중 하나가 일사불란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이명현 : 지구 위협 천체의 위험을 얘기하면 꼭 제1차 세계 대전이 생각나요. 그 전쟁 전에 인류는 현대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전 지구적인 전쟁을 한 번도 치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낭만적이죠. 철모도 전투에서 쓰기엔 너무 비실용적이고, 군복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형형색색이고. 그러다 보니 피해도 엄청났죠.

김상욱 : 어쩌면 지금 얘기되는 대응 방법이 낭만적인 것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이명현 : 예.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잖아요. 당연히 실제 상황이 되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겠죠.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김상욱 : 그런데 이번에는 경험을 축적해서 다음에 더 잘 할 수도 없잖아요.

문홍규 : 지난 2월 15일에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예행연습을 하긴 했죠. 일종의 경고라고나 할까요? 지름 17~20미터 정도의 소행성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폭발은 고도 15~25킬로미터 사이에서 일어났는데, 가장 큰 폭발은 13킬로미터 지점에서 일어난 것으로 계산이 되고 있어요.

김상욱 : 그럼 소행성 하나가 들어와서 여러 개로 쪼개져서 여기저기 떨어진 건가요?

문홍규 : 맞아요. 피해 지역이 마치 첼랴빈스크 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러시아 다섯 곳, 카자흐스탄 두 곳이 피해를 입었어요. 첼랴빈스크의 피해만 놓고 보면, 가옥 7200채가 폭삭 내려앉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고 그 과정에서 1459명이 다쳤어요. 그 중 어린이가 300명이고요. 다행히 운석을 직접 얻어맞은 사람은 없었어요.

만약에 운석 중 하나가 핵발전소를 뚫고 지나갔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겠죠.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간 것도 정말 다행이었죠. 만약에 서울의 광화문이나 강남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비교적 높은 고도에서 폭발한 것도 다행이었어요. 피해가 가장 큰 고도 850미터 정도에서 폭발했다면 피해는 훨씬 더 커졌을 겁니다.

강양구 : 그런데 이런 17~20미터 소행성이 떨어지는 것도 드문 일이죠?

문홍규 : 생전에 이런 모습을 볼 줄은 몰랐어요. (웃음) 이 정도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일은 100년에 한 번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30미터 정도는 250년에 한 번이죠. 100미터 정도가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은 1만 년에 한 번, 300미터 정도가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은 5만 년에 한 번입니다. 물론 당장 몇 달 뒤에 끔찍한 재앙이 닥칠 수도 있죠.
 

ⓒ프레시안(손문상)


소행성대의 기원은 제5행성이 아니다!

강양구 : 이런 근 지구 천체의 기원은 뭔가요?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왔죠? 소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길게 띠를 형성하고 있죠.

이 소행성대는 과학 소설(SF)의 단골 소재죠. 에드먼드 해밀턴의 <The Lost World of Time>(1941년)이나 혹은 SF의 고전으로 추앙받는 제임스 호건의 <Inherit the Stars>(1977년)가 대표적이죠. (호건의 <Inherit the Stars>는 <별의 계승자>(이동진 옮김, 오멜라스 펴냄)로 번역되었습니다.)

이런 소설은 대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애초 행성(제5행성?)이 하나 더 있었고, 이 행성이 어떤 이유로 사라졌고(화성인과의 대립은 흔히 쓰이는 설정입니다), 그 행성의 흔적이 바로 소행성대라고 가정합니다. 심지어 이 행성을 인류 문명의 기원으로 연결을 시키기도 하고요. (웃음)

문홍규 : 흥미로운 설정이긴 합니다. 예전에는 과학자 중에도 그런 가설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죠. 하지만 그 가설은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났어요. (웃음) 근 지구 천체의 기원을 설명하기 전에 우선 태양계의 형성 과정부터 살펴보죠. 태양과 같은 별은 우주 가스가 응축해서 만들어집니다.

가스가 응축하면 중심이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핵융합을 할 정도로 뜨거워져서 점화가 되면 비로소 별이 됩니다. 이렇게 가스가 응축해서 별이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기 태양의 모양은 원반에 가까운데요. 이 원반 모양의 아기 태양은 중심이 뜨거워지면서 돌기 시작해요. 자연스럽게 아기 태양 주변에 있는 가스도 따라서 돕니다.

바로 이렇게 원반 모양의 아기 태양과 그 주위의 가스들이 돌면서 태양계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태양을 따라서 도는 먼지 덩어리들이 연쇄 충돌을 일으키면서 점점 커지면 지구와 같은 행성이 되지요. 태양계 안쪽에는 금속과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이 태양계 바깥쪽에는 기체로 이뤄진 목성형 행성이 만들어졌죠.

그런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처음에는 태양계의 크기가 지금보다 작았어요. 그러니까 태양과 해왕성의 거리가 지금보다 가까웠던 거죠. 그런데 38억 년 전에 태양을 돌던 목성과 토성이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이 궤도가 불안정해집니다. 이 불안한 궤도가 안정을 되찾는 과정에서 목성과 토성의 궤도가 지금처럼 커지게 됩니다.

이 때 자연스럽게 토성 바깥쪽에 있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천왕성, 해왕성도 같이 밀려나면서 전반적으로 태양계의 크기가 커집니다. 그런데 해왕성 바깥쪽에는 소행성, 혜성과 같은 행성이 되지 못한 작은 천체들이 길게 띠를 형성하고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었어요. 태양계의 크기가 커지면 당연히 이 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겠죠.

띠가 불안정해지면 그것을 구성하던 일부가 밖으로 튕겨 나가기도 하고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겠죠. 그렇게 안쪽으로 들어온 소행성, 혜성이 바로 근 지구 천체의 기원입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소행성이 길게 늘어서 있는 소행성대가 형성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고요. 참, 이런 과정에서 명왕성도 좀 더 안쪽으로 들어왔죠.

이명현 : 2006년에 명왕성이 태양계의 행성에서 퇴출되었죠? 이런 기원의 차이도 퇴출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어요. 족보를 따져보면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라, 소행성이죠.

강양구 : 지금 설명은 모두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결과죠? (웃음)

문홍규 : 맞아요. 그런데 대다수 과학자는 이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지구나 달에 바로 이 38억 년 전에 태양계 안쪽으로 대거 유입된 소행성, 혜성이 충돌한 흔적이 남아 있거든요. 특히 달은 공기가 없기 때문에 그 충돌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그런데 그 충돌 연대를 살펴보니, 38억 년 전에 굉장히 많은 소행성, 혜성이 융단폭격을 한 거죠.

강양구 : 그럼 38억 년 전의 일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은 없나요?

문홍규 : 38억 년 전부터는 태양계의 궤도가 상당히 안정적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그런 소행성이나 혜성의 융단폭격을 당하는 일은 거의 없으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융단폭격이라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이게 몇 초, 몇 분 동안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웃음) 수만 년 정도에 걸쳐서 일어난 일일 거예요.

강양구 : 정말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제5행성이 있었던 건 아닌가요? (웃음)

문홍규 : 아닙니다. (웃음) 소행성대에 흩어져 있는 소행성의 질량을 다 합해도 도저히 행성이라고 할 만한 질량이 되지 않고요. 그리고 방금 얘기한 달 또 지구가 융단폭격을 당한 38억 년 전의 시점을 염두에 두면 소행성대의 제5행성 기원설은 폐기된 것으로 봐야죠. 물론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충돌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이명현 : 태양계의 초기 형성 과정에서는 충돌이 다반사였죠. 지구도 충돌해서 달이 나온 거니까요.
 

ⓒ프레시안(손문상)


김상욱 : 그럼, 근 지구 소행성의 상당수는 38억 년 전에 형성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오는 것으로 보면 되나요? 그런데 소행성대가 38억 년 전에 만들어지고 나서, 그 후에 궤도가 상당히 안정이 되었는데도 이렇게 계속해서 소행성이 지구 쪽으로 들어오는 이유가 있나요?

문홍규 : 근 지구 소행성의 대부분은 소행성대에서 옵니다. 그 이유는 소행성의 궤도와 목성의 궤도가 역시 상호 작용을 하기 때문이에요. 이 상호 작용의 결과 소행성의 궤도가 불안정해지는데요. 이렇게 불안정해진 궤도가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안쪽 혹은 바깥쪽으로 소행성들이 튀어나갑니다. 그 중 안쪽으로 들어온 게 지구 쪽으로 날아오는 거예요.

김상욱 : 덧붙이자면, 사실 목성과 소행성의 공전 주기가 1:2나 1:3처럼 정수배가 되는 경우, '비선형 공명' 현상이 일어납니다. 비선형 공명이 일어나면 소행성의 운동이 혼돈 혹은 카오스를 보이며 불안정해지죠. 즉, 궤도를 이탈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공명이 일어나는 부분마다 소행성이 존재하지 않는 틈이 만들어 지는데, 이를 커크우드 간격이라 부르죠.

일단, 공명에 해당하는 소행성이 모두 없어지면 더 이상 궤도를 이탈하는 소행성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야르코프스키 효과와 같은 다른 이유 때문에 소행성들이 궤도를 조금씩 바꾸다가 결국, 커크우드 간격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비선형 공명에 의한 혼돈 때문에 소행성이 궤도를 이탈해 다시 지구 쪽으로 날아올 수 있게 되는 거죠.

암튼 소행성대에 있는 소행성이 다 고갈되면 더 이상의 소행성 유입은 없을까요?

문홍규 : 그런데 소행성대의 소행성이 너무 많아요. 예전에는 지름 1킬로미터 이상인 소행성이 거의 100만 개가 있는 것으로 봤어요. 현재는 그 숫자가 70만 개 정도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아주 많은 숫자죠. 이 중에서 1킬로미터 이상의 근 지구 소행성의 경우는 거의 94퍼센트 정도 확인을 했고요.

근 지구 소행성 중에서 500미터에서 1킬로미터 크기의 소행성은 한 80퍼센트, 300미터에서 500미터 크기의 소행성은 한 54퍼센트 정도 파악한 상태입니다.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운석이 떨어지던 날 2012DA14 소행성도 지나갔어요. 그 지름이 40~50미터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소행성대에 그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한 50만 개가 있으리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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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 지금 계속 소행성대 얘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사실 소행성대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묘사가 많이 되고 있죠. 우주선이 소행성대를 지날 때 곳곳에서 출몰하는 소행성을 요리조리 피하는 장면이요. <스타워즈> 같은 영화를 보면 소행성대가 굉장히 비행에 위협적인 곳으로 나오죠.

그런데 나탈리 앤지어가 쓴 <원더풀 사이언스>(김소정 옮김, 지호 펴냄)를 보면 재미있는 얘기가 나옵니다. 1977년 6월과 8월에 보이저 1호, 2호가 각각 발사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관측 자료를 보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이저 1호, 2호가 소행성대를 지나면서 소행성을 기적적으로 딱 2개 발견했다고 합니다. (웃음)

문홍규 : 맞습니다. 영화 속에 묘사된 소행성대와 실제의 소행성대는 달라요. (웃음) 보이저 호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실제로 소행성대는 텅 비어 있어요. 소행성 사이이 평균 거리가 10의 7승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0이 7개가 붙으니까 소행성 사이의 거리가 1000만 킬로미터네요. (웃음)

김상욱 : 10의 7승 킬로미터요? 보이저 호가 2개를 봤다는 게 정말 기적이네요. (웃음)

이명현 : 다음 화제로 넘어가기 전에 혜성 얘기만 잠깐 하고 넘어가죠?

문홍규 : 근 지구 천체 중에는 근 지구 혜성이 있잖아요? 그런데 지구 가까이에 출몰하는 혜성 중에서 분명히 해왕성 바깥쪽에서 왔을 법한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1997년에 지구 근처에 나타난 헤일밥 혜성이 그렇죠. 이 혜성은 주기가 4300년이 넘어요. 저는 '단군 혜성'이라고 부르는데요.

김상욱 : 그러니까, 38억 년 전에 지구 근처 태양계 안쪽으로 대거 진입한 천체들, 바로 이것들이 우리가 아는 근 지구 천체 대부분의 기원이겠죠. 그런데 그 외에 지금도 숫자는 많지 않지만 지구 근처로 오는 천체가 있다는 말이군요. 그 대표적인 예가 헤일밥 혜성처럼 주기가 긴 혜성이고요.

문홍규 : 맞습니다. 과학자들은 일단 이 혜성이 '오르트 클라우드(구름)'라는 곳에서 오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르트 클라우드는 지름이 5만 광년 혹은 그 이상 되는 태양계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얼음덩어리예요. 이곳에서 간헐적으로 태양계 안쪽으로 헤일밥 혜성 같은 것이 오는 거죠.

탐욕의 손길, 소행성을 노리다
 

ⓒ프레시안(손문상)

강양구 :

오르트 클라우드에 얽힌 뒷얘기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갈 길이 머니 다음 기회로 미루죠. 최근 몇 년 새에 흥미로운 기업 두 곳이 창업을 했죠?

문홍규 : 2010년 11월에 '플래니터리 리소스(Planetary Resources)'가 그리고 올해(2013년) 1월에는 'DSI(Deep Space Industries)'가 창업했습니다. 플래니터리 리소스만 살펴보면, 나사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들이 중심이 되어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투자자의 면면이 화려해요.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 또 전 골드만삭스 회장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어요. 사실 <아바타>의 카메론 감독이 투자자로 참여한 건 참 의미심장한데요. <아바타>를 보면 나비 족이 사는 행성에 인간이 들어가는 이유가 그 행성에 있는 광물 '언옵타늄' 때문이잖아요. 얻기 어려운 원소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 플래니터리 리소스의 목적이 바로 지구에서는 얻기 어려운 희귀 광물을 소행성에서 캐려는 거예요. 얼토당토않은 망상 같죠? 그런데 이게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에요. 과거에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 혜성이 만든 운석구가 충돌해 만들어진 구덩이를 확인해 보면 거기에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가 많이 발견이 됩니다.


이명현 : 한국에도 그런 곳이 많습니다. 지질학적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곳에 뜬금없이 텅스텐 광산이 있거나 혹은 우라늄 광산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과거에 소행성이 그곳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에 우라늄을 비롯한 광물이 많이 매장되어 있는 것도 어쩌면 같은 이유일 거예요.

문홍규 : 지금 세계 각국이 희토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잖아요. 왜냐하면 전자 산업, 통신 산업, 태양광 산업 등 21세기의 핵심 산업에 희토류가 꼭 필요하니까요. 2010년 댜오위다오(센가쿠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분쟁이 났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들고 나오니까 일본이 꼼짝도 못했잖아요.

그러니까 플래니터리 리소스나 DSI 같은 회사가 소행성에서 희토류와 같은 광물을 캐는 사업을 추진하는 게 상당히 그럴 듯해 보이는 거예요. 플래니터리 리소스에서는 현재 우주 망원경으로 소행성의 표면을 관측해서 어떤 광물이 매장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적외선으로 관측을 하면 표면 성분을 분석하는 게 가능하니, 그걸로 소행성과 매장 광물의 목록부터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이렇게 소행성의 표면 성분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끝나면 소행성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겠죠. 소행성에서 광물을 캐서 그것을 지구로 가져오는 겁니다.


강양구 : 그게 경제성이 있을까요?

이명현 : 나사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으면 혀를 찼겠죠. 허황된 얘기라고. 그런데 정말 돈 냄새를 맡는 데는 도가 큰 사람들이 큰돈을 투자하고 또 실제로 경영에 참여하는 걸 보니 '정말로 저 방향으로 가겠다' 싶은 거예요.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냥 허황된 얘기가 아니에요.

문홍규 : 달이나 화성보다 소행성에 가는 게 훨씬 쉬워요. 실제로 소행성대까지 가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걸리겠죠. 그런데 근 지구 소행성은 가깝습니다. 지난 2월 16일 지구를 스쳐지나간 소행성 DA14는 2만7000킬로미터 상공을 지나갔습니다. 인공위성이 보통 지구 정지 궤도 3만6000킬로미터 상공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까 그보다 가까운 거예요.

그럼, 실제로 광물 채취를 어떻게 할까요? 굳이 사람이 갈 필요도 없습니다. 광물 채굴을 위한 로봇을 보내면 됩니다. 로봇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는 앞으로 자기와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기 복제 기능이 탑재된 로봇이 등장하리라고 봅니다. 이런 기능을 갖춘 광물 채굴 로봇을 소행성에 보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렇게 채굴된 광물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아요. 캡슐에 넣어서 지구로 쏴주면 됩니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도 한몫을 하겠죠. 지구에서 가지고 간 도구를 소행성의 채굴 현장에서 그대로 프린팅해서 생산할 수 있을 테니까요. 지금 이미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금속을 이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 중이고요.


이명현 : 플래니터리 리소스는 실제로 소행성에서 광물 채굴 도구를 만들어서, 채굴을 하고, 그걸 지구로 보내는 모든 일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어요.

강양구 : 근 지구 천체의 위험도 기업의 탐욕이 해결하는 건가요? (웃음) 너도나도 혈안이 되어서 근 지구 소행성을 캐내다 보면, 소행성이 없어질 테니까요.

김상욱 :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도 있죠.

문홍규 : 맞습니다.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면, 소행성이 가벼워질 거예요. 그럼 지구 중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서 지구 쪽으로 더 끌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더 위험해지죠.

강양구 : 현재 소행성 자원을 이용할 권리에 대해서는 국제 사회의 합의가 없잖아요?
 

ⓒ프레시안(손문상)

문홍규 :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현재 1984년 발효된 '달과 기타 천체에서의 국가 행위를 규율하는 조약'이 있어요. 그런데 이 조약에도 가입을 안 하고 있는 나라가 굉장히 많습니다. 내심 미래의 어느 순간에 달의 자원을 이용할 궁리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특정 기업, 특정 국가가 소행성의 자원을 독점하려고 나서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이명현 : 플래니터리 리소스도 공공연히 이렇게 공언을 합니다. "모든 법률 검토가 끝났다!" 법률이 없는데 법률 검토를 했다는 게 우습긴 한데요. (웃음)

강양구 :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 아닐까요? (웃음)

김상욱 :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던 얘기를 듣고 있네요. 근 지구 천체의 위험만 생각했는데….

강양구 : 심지어 거기에 투자를 하고. (웃음)

김상욱 : 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문홍규 : 기업만 저렇게 나선 게 아닙니다. 아까 희토류 때문에 일본이 중국에 굴욕을 당한 얘기를 했었죠? 그런데 바로 일본이 소행성 탐사에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일본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로켓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일본 로켓 개발의 아버지가 이토카와 히데오 박사입니다. 이 이토카와 박사의 이름을 딴 소행성이 '25143 이토카와'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 소행성에 탐사선 '하야부사'를 보냈어요. 2003년 5월에 발사해서 2005년 9월에 이토카와 표면에서 먼지를 채집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6월 13일 7년 만에 지구로 귀환했어요. 귀환 과정에서 본체는 대기권과 충돌해 연소했고, 소행성의 물질을 담은 캡슐은 그 전에 본체와 분리되어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캡슐 안에는 소행성의 미립자 1500여 개가 들어 있는데, 그 분석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어요. 당연히 그 안에는 희토류도 있겠죠.


이명현 : 소행성 탐사선을 미국, 일본이 보냈고, 중국은 보낼 예정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소행성의 물질을 채취해서 온 것은 일본이 처음이죠. 일본은 지금 하야부사 2를 만들고 있고요.

문홍규 : 한국에서는 소행성 연구자가 없으니, 이런 얘기가 막연하게 들리겠죠. 그런데 미국과 같은 곳의 천문학자 사이에서는 미래에 가장 잘 나갈 만한 연구를 꼽을 데 일순위로 꼽히는 게 바로 '소행성 채굴(asteroid mining)'입니다. 미국 나사도 지금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고요.

강양구 : 박근혜 대통령은 "2020년에 달에 태극기가 휘날릴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이거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 아닌가요?

문홍규 : 창조적인 발상은 아니죠. 이미 1969년에 미국이 달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계획대로라면 2020년 이전에 중국, 일본, 인도도 한 차례씩 다녀올 거예요. 그 때 달에 가서 태극기를 꽂는 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지 따져봐야 하는 거죠. 기왕에 우주 개발을 한다면 어떤 방향을 선택해서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냐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정치적인 문제입니다만, 좀 더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을 할 수는 없을까요? 앞에서 지적한 대로 소행성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렇다면, 달보다는 소행성에 집중하는 게 오히려 틈새를 노리는 효과적인 전략이 아닐까요? 소행성 연구자의 욕심인가요?
(웃음)
 

ⓒ프레시안(손문상)


한국의 망원경도 지구를 지킨다!

이명현 : 마지막으로 지금 한국에서 진행 중인 근 지구 천체 연구의 현황을 살피고 마무리하죠.

강양구 : 딱 세 분이서요. (웃음)

문홍규 : 가슴 아픈 일이죠. (웃음) 그런데 지금 엄청난 일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망원경 네트워크 'KMTNet(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을 준비 중입니다. 지름 1.6미터 망원경으로,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 1.8미터보다 약간 작죠. 그런데 이 망원경이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에 배치가 됩니다.

이렇게 망원경을 배치해 놓으면 지구 자전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하늘의 한 곳을 관측할 수 있어요. 이 망원경 네트워크의 원래 목적은 은하수의 중심부를 관측해서 지구와 같은 크기의 행성을 찾는 거예요. 남반구의 여름에만 은하수의 중심부를 보니까, 1년에 6개월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6개월간 망원경 네트워크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놓고서 프로젝트를 응모를 받았어요. 제가 근 지구 천체를 찾는 프로젝트를 제안을 했는데, 응모한 15개 프로젝트 중에서 2등을 했습니다. (웃음) 그래서 망원경 한 대당 65~70일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 합치면 약 210일입니다.

이명현 : 근 지구 천체를 찾는데 망원경 네트워크를 210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이 정도면 엄청난 시간입니다.

문홍규 : 물론 혼자서는 절대 못하는 프로젝트고요. 전략적으로 소행성 발견에 성과를 많이 낸 미국의 팀에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그들도 당연히 흥분했죠. 현재 소행성을 찾는 제일 큰 망원경이 지름 1.5미터짜리인데, 그보다 큰 망원경을 세 대나 소행성 발견에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이렇게 국제 프로젝트 팀을 꾸린 게 선정된 중요한 이유고요. (웃음)

강양구 : 소행성을 발견하는 국제 프로젝트 팀을 이끌게 된 거잖아요? 정말 축하합니다. (웃음) KMTNet이 대단한 재앙을 막을 수도 있겠네요.

문홍규 : 맞습니다. 그런 역할을 해야죠. 며칠 전에 확인을 해보니까, 발견한 소행성 중에서도 공전 주기, 자전 주기, 표면 물질 등의 특성이 제대로 밝혀진 게 5퍼센트도 채 안 됩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위험한지 혹은 어떻게 이용할지 등의 질문에 답하려면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많은 거죠.

올해 가을부터 칠레 망원경에서 실험 관측을 시작할 거고요. 예정대로라면 2014년 10월부터는 망원경 석 대가 다 정상 가동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올해 가을부터 2018년 말까지 5년간의 시간을 번 셈입니다. 이 5년 동안 KMTNet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명현 : 원래 KMTNet은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발견할 목적으로 만든 거고, 근 지구 천체 관측은 두 번째 임무인데요. 그런데 과학사를 보면 이런 두 번째 임무에서 오히려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온 적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본의 고시바 마사토시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준 가미오칸데 실험이 그랬죠.

가미오칸데 실험의 원래 목적은 물 분자의 원자핵 안에 들어있는 양성자가 붕괴하는 현상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단 하나의 양성자 붕괴도 관찰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 가미오칸데 실험을 통해서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죠. KMTNet도 근 지구 천체 관측에서 훌륭한 성과가 나올지 몰라요.

김상욱 : 듣고만 있어도 흐뭇하네요. (웃음)

문홍규 : 원래는 은하를 공부하다가 이쪽 근 지구 천체에 발을 담그게 되었네요. 처음에는 돌멩이를 연구하는 게 뭐가 재미있을까, 하고 저도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런데 이게 공부를 할수록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어요. 앞으로 천문학을 공부할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웃음)
 

ⓒ프레시안(손문상)

 

책, 돌멩이에 숨을 불어넣다!

강양구 : 근 지구 천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서 책을 몇 권 소개하고 싶은데요. 서점에서는 쉽게 찾을 수가 없더군요.

▲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최변각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부 펴냄). ⓒ서울대학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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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 :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소행성에 관한 이렇다 할 교양 과학 책이 없어요. 그나마 단비 같은 존재가 서울대학교 최변각 교수의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서울대학교출판부 펴냄)입니다. 최 교수는 우주론부터 지구, 달, 태양계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이론과 오랜 시료 분석 경험을 겸비한 운석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알려져 있어요.

예전에 최 교수의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는데 천문학과 지질학의 경계를 넘나들던 명쾌한 강의가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소행성과 운석은 천문학, 지질학이 미묘하게 얽힌 교집합입니다. 지질학 지식이 짧은 저도 이 책 덕분에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천문학과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킬 수 있었어요.

이 책은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태양계는 물론 별의 탄생과 진화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운석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어요. 운석을 이해하기 위해서 왜 별(항성)의 일생까지 끌어들여야 하는지 궁금한 독자에게 이 책은 명쾌한 답을 줍니다. 당연히 운석의 모체인 소행성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요.

최 교수는 한국극지연구소와 공동으로 운석을 채집하기 위해서 몇 차례 남극 원정에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아쉽게도 이 책에는 그 뒷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다음 책에서는 꼭 그 얘기도 읽고 싶습니다. 또 다음 책을 쓸 때는 문체도 살짝 덜 건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 <혜성>(칼 세이건, 앤 드루얀 지음, 김혜원 옮김, 해냄 펴냄).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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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 : 혜성에 대한 책은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의 책이 눈에 띄더군요. <혜성>(김혜원 옮김, 해냄 펴냄).

문홍규 : 혜성에 관해서 가장 널리 읽히는 책은 1982년과 2005년 미국 애리조나 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Comets> 1, 2권입니다. 혜성을 연구하는 과학자와 대학원생을 위한 책이죠. 하지만 국내에는 번역도 안 되어 있고, 번역될 가능성도 아주 낮죠. (웃음) 그래서 저 역시 방금 언급한 <혜성>을 권하고 싶습니다.

과학 전반에 걸친 칼 세이건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 그리고 문화역사에 관한 깊은 이해는 <혜성>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이 책은 태양계 외곽의 오르트 클라우드로부터 시작해서 태양계를 여기저기 가로지로다 지구로 다가오는 혜성의 일생을 마치 한 편의 그림책을 보듯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하늘에서 떨어진 돌, 운석>이 드라이와인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유할 수 있다면, <혜성>은 맛과 향이 풍부한 '시라즈'에 비유하고 싶네요. (웃음)

강양구 : 딱 책이 두 권뿐이라서 아쉽네요. 앞으로 근 지구 천체에 대해서 문 박사님이 직접 쓴 책을 읽고 싶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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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명운 결정할 고속기동전

 

[한호석의 개벽예감](61) 용인전투, 쌍령전투 참패의 원인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3/05/04 [15:45] 최종편집: ⓒ 자주민보
 
 

용인전투와 쌍령전투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

전쟁재발위험이 최고조에 이른 오늘, 한반도 전쟁사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쟁수행의 근본원리는 500년 전이나 오늘이나 똑같기 때문에, 한반도 전쟁사에서 교훈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1592년부터 1598년까지 7년 동안 계속된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부산에 처음으로 상륙한지 20일 만에 한양을 점령하였다. 포장도로와 자동차가 없던 16세기 말에 하루 평균 40km씩 북상한 왜군의 북진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왜군은 어떻게 그처럼 초고속으로 진격할 수 있었을까? 왜군의 지상전력은 기병, 총병, 궁병, 창검병 순으로 배열되었는데, 그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전투대오의 맨 앞장에 선 기병이다.

조선군은 왜군의 조총보다 더 강력한 화약무기들인 총통과 화차로 무장하였으면서도, 왜군 기병의 불시기습전술과 고속진격전술에 맞서지 못해 참패를 당하였다. 경기도 용인에서 벌어진 용인전투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용인전투는 조선군 50,000명이 왜군 1,600명과 맞붙은 전투였는데, 어이없게도 조선군이 참패하였다. 50,000명 병력이 1,600명 병력에게 참패한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용인전투에서 왜군 기병들은 조선군의 휴식시간이나 아침식사시간을 골라서 급습하는 전형적인 기습전을 펼쳤다. 또한 왜군 기병들은 쇠로 만든 기괴한 탈을 얼굴에 쓰고 나타나 조선군들 속에서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는데, 그런 괴상한 군장을 한 왜군 기병 1,600명이 칼을 휘두르며 불시에 기습해오자 방심하던 조선군 50,000명은 너무 놀라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50,000명이 한꺼번에 달아나면서 넘어지고 엎어져 자기들끼리 깔려죽고, 벼랑에 떠밀려 떨어져 죽었다.

원래 두 다리로 뛰어다니는 보병은 말을 타고 달리는 기병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 법이다. 기병에 맞설 상대는 기병뿐이다. 임진왜란 중에 왜군의 기병전술에 그처럼 치욕적인 참패를 당한 조선왕조 봉건지배세력은 전후에 깊이 반성하고 기병을 키워 국방력을 강화해야 했으나 무능에 빠진 그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1636년에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조선군은 임진왜란에서 겪은 치욕적인 참패를 또 다시 겪었다. 압록강을 건너 조선을 침략한 청국군은 파죽지세로 남진하여 무력침공 12일 만에 한양을 점령하였다. 청국군의 남진속도는 임진왜란 시기 왜군의 북진속도보다 훨씬 더 빨랐다. 그 까닭은, 청국군 주력부대는 전투병 대부분이 말을 타고 달리는 기병군이기 때문이다.

병자호란 중에 경기도 광주에서 벌어진 쌍령전투에서 조선군 40,000명과 청국 기병군 300명이 맞붙었는데, 어이없게도 조선군이 참패를 당했다. 청국 기병들은 높은 곳에 진을 쳤고, 조선군은 낮은 곳에 진을 쳤다. 방패를 들고 칼을 휘두르는 청국 기병들이 높은 데서 밀려 내려오자 조선군은 조총을 쏘며 맞섰으나, 조준도 하지 않고 마구 쏘아댄 헛총질이었다. 말을 타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기병들을 보고 겁을 먹은 보병들이 헛총질이나 하였으니, 기병의 진격을 막을 수 없었다. 충격적인 사태는 바로 그 순간 일어났다. 헛총질을 하다가 화약이 떨어진 조선군은 코앞에 다가온 청국 기병들의 위세에 눌려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하였는데, 청국 기병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죽은 게 아니라 아수라장 혼란 속에서 달아나다가 넘어지고 엎어지면서 자기들끼리 밟고 밝히며 무수히 깔려죽었다. 만일 조선군 40,000명이 조총이 아니라 돌팔매로 맞섰더라도, 40,000개의 돌을 던져 청국 기병 300명을 능히 제압할 수 있었던 싸움이었는데, 어이없게도 참패를 당한 것이다.

용인전투와 쌍령전투의 역사가 말해주는 뼈아픈 교훈은,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기동전이야말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결정적인 전투방식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있었던 때로부터 수 백 년이 지난 오늘 21세기에도 진리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 기동전을 펼치는 쪽이 보나마나 이길 것이다.

군사분계선 동서구간 70m마다 전차 한 대씩 배치한 조선인민군

북에서 가장 중시하는 최정예부대가 있다. ‘근위서울류경수 105땅크사단’이다. 부대명칭부터 특별하다. 6.25 전쟁 시기 북에서 말하는 ‘서울해방전투’를 승리로 이끈 당시 105땅크려단을 사단으로 확대, 개편하고, 105땅크려단 지휘관의 이름을 붙여 ‘근위서울류경수 105땅크사단’이 되었다. ‘땅크사단’이라 하지만, 실제 규모는 군단급이다.

북에서 105땅크사단을 그처럼 중시하는 까닭은, 105땅크사단이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맨 앞장에서 진격하는 ‘철갑무력’으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을 시나리오로 예상할 때, 특히 기동전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전차→자행포→장갑차→보병차량 순으로 남진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전개할 기동전은 무한궤도 또는 차륜이 달린 기동수단을 대량으로 동원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인민군의 기동전이 다른 나라 군대들의 기동전보다 한 급 높은 고속기동전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 인민군 측에서는 미국이 한반도에 급파할 방대한 규모의 증원군이 출발준비도 미처 하지 못하도록, 제주도 서귀포까지 빠른 속도로 남진해야 하므로 그처럼 고속기동전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중에서 비행하는 전투기가 지상에서 진격하는 전차, 자행포, 장갑차, 보병차량보다 비할 바 없이 더 빠르지만, 전투기는 전선을 뚫고 진격하는 적진점령수단이 아니라 적진을 파괴하는 공중타격수단이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은 전투기 공습으로 상대의 전쟁능력을 파괴하는 타격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선을 뚫고 남진하는 점령전으로 전개되는 것이므로, 북은 ‘철갑무력’을 앞세운 고속기동전을 매우 중시하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현대 기동전에서 중심역할을 하는 전투수단은 강한 화력, 빠른 기동력, 튼튼한 방호력을 모두 갖춘 전차밖에 없다.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인민군의 고속기동전이 전차, 자행포, 장갑차, 보병차량을 그야말로 폭풍처럼 전 전선에 걸쳐 남진시키는 총진격으로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서방측 자료에 따르면, 전차 보유량에서 러시아군, 중국인민해방군, 미국군에 이어 세계 제4위에 오른 인민군은 중전차 6,038대와 경전차 560대를 보유하였다. 그 가운데서 전방부대들에 배치된 전차가 60%에 이른다고 본다면, 중전차 6,038대 가운데 3,600대가 전방에 배치된 것인데, 이것은 군사분계선 동서구간 70m마다 전차 한 대씩 배치한 최고의 밀집도를 나타낸다.

중국, 러시아, 미국은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지닌 대국들이므로 그처럼 많은 전차를 보유해야 하지만, 영토도 그들 대국의 영토에 비할 바 없이 좁고, 인구도 비할 바 없이 적은 북이 그처럼 많은 전차를 실전배치하였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전차사단 1개를 창설하려면 보병사단 2개 이상을 해체하여야 할 만큼, 전차부대 창설과 운영에 경비가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웬만한 나라에서는 전차 1,000대를 거저 받아도 운용하기 힘들다. 그런데 북이 중전차 6,038대와 경전차 560대를 운용하는 전차강국으로 등장한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 까닭은, 전차를 앞세운 고속기동전에 총력을 기울여 전쟁을 신속히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북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철갑무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강해야, ‘3일 만에 끝날 단기속결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군은 전차부대를 보병전의 지원전력으로 배치하였지만, 인민군은 전차부대를 고속기동전의 주력군으로 배치하였다.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남측의 거의 모든 도로들은 피난을 가려고 쏟아져 나온 수많은 민간차량으로 완전히 막혀버릴 것이고, 교량들도 상당수 파괴될 것이다. 그러므로 인민군 전차는 남측 도로를 질주하려는 생각은 포기해야 하고, 도로가 아닌 비포장 평지 또는 낮은 언덕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강과 하천에 놓인 교량들이 끊어진 경우, 강과 하천을 신속하게 건널 도하기능도 전차에 갖추어야 한다. 북에서 자력으로 만들어낸 성능 좋은 전차들인 ‘천마호’와 ‘폭풍호’는 그런 한반도 작전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차들이다.

단위면적당 지상화력 밀집도에서 세계 최강인 인민군 포무력

미국 군부와 한국 군부가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공공연한 군사비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조선인민군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포무력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2011년에 펴낸 자료 ‘군사균형(The Military Balance) 2011’에 나온 인민군 야전포 보유량과 남측 국방부가 2010년에 펴낸 <국방백서>에 나온 인민군 야전포 보유량을 대조하면서 계산하면, 인민군이 실전배치한 방사포, 자행포, 견인포, 박격포 총수량은 25,500문이다.

단위면적당 그처럼 막강한 지상화력을 밀집배치한 군대는 전 세계에서 조선인민군밖에 없다. 단위면적당 지상화력 밀집도를 따져보면, 군사대국이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이 따라오지 못할 세계 최강의 지상화력이 북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인민군에게는 야전포들 중에서도 화력과 기동력이 가장 뛰어난 방사포와 자행포가 다른 나라 군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를테면, 한국군, 중국인민해방군, 일본자위대가 보유한 다련장로켓포는 모두 합해도 2,700문밖에 되지 않는데, 인민군이 보유한 방사포는 5,100문이다. 또한 한국군, 중국인민해방군, 일본자위대가 보유한 자주포는 모두 합해도 3,652문밖에 되지 않는데, 인민군이 보유한 자행포는 4,400문이다.

2013년 4월 8일 중국 언론 <환구시보> 기사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소장 겸 중국군사과학원 세계군사연구부 부부장은 조선인민군 전방부대들에 야전포 10,000여 문이 배치되었다고 지적하였지만,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하면 인민군 전방부대들에 배치된 각종 야전포는 15,300문이다. 이것은 방사포, 자행포, 견인포, 박격포를 포함한 전체 야전포 25,500문 가운데 60%를 전방에 배치한 것으로 계산한 것이다. 인민군이 보유한 전체 야전포와 인민군 전방부대들에 배치된 야전포는 아래와 같이 네 종류로 분류된다.

방사포 5,100문 가운데 60%인 3,060문이 전방에 배치되었고, 자행포 4,400문 가운데 60%인 2,640문이 전방에 배치되었고, 견인포 8,500문 가운데 60%인 5,100문이 전방에 배치되었고, 박격포 7,500문 가운데 60%인 4,500문이 전방에 배치된 것이다. 위의 통계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에서 포병전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의 포병전은 고속기동전에 선행하는 선공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위에서 논한, 전차 3,600대로 구성된 강력한 ‘철갑무력’을 앞세운 인민군의 고속기동전 시나리오는 간단히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전상황에서 전차는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도로를 질주하는 게 아니라 매우 복잡한 작전환경을 뚫고 진격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장애물’부터 먼저 제거해야 한다.

인민군 전차 3,600대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주한미국군기지들에 배치된 대지공격기(A-10) 30대와 공격헬기(AH-64D) 24대가 인민군에게 첫 번째 ‘장애물’이다. 전차가 지상을 누비는 ‘철갑무력’이라고 해도, 대지공격기나 공격헬기의 대전차미사일 공습을 피할 능력은 없다. 예컨대 이라크와 리비아가 각각 미국의 무력침공을 받았을 때, 그 두 나라 전차부대는 미국군 전차부대와 맞서 싸운 전차전에서 패한 것이 아니라 대전차미사일 공습을 받아 궤멸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을 생각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인민군은 주한미국군의 대지공격기와 공격헬기를 불시의 밀집화력전으로 파괴하고 나서 전차 3,600대를 동원한 고속기동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인민군이 주한미국군의 대전차미사일 공습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전방에 배치한 것이 방사포, 자행포, 견인포, 박격포 15,300문으로 구성된 막강한 포무력이다. 위에 언급한 자료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런 포무력에 더하여, 야전포보다 파괴력이나 살상력이 훨씬 더 큰 금성-1, 금성-2, 금성-3 같은 금성 계열의 지대지 단거리미사일 1,000여 기와 고속무인타격기 100여 대로 구성된 강력한 선제타격체계가 인민군 전방부대에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보분석 관리가 한 말을 인용한 미국의 온라인 매체 <WMD> 2013년 4월 7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미국군과 한국군(위치)은 북이 이미 타격좌표로 사전에 입력해놓았기” 때문에, 북이 야전포와 미사일을 일제히 쏘면 “그들은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밀집화력전과 고속기동전에 관한 시나리오에서 예상되는 두 가지 작전상황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인민군이 펼칠 밀집화력전과 고속기동전에 관한 시나리오에서 두 가지 작전상황을 추가로 예상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교전이 벌어지면, 인민군 야전포는 지하갱도에서 튀어나와 초탄을 발사한 즉시 상대의 대응타격을 피하려고 지하갱도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민군이 야전포를 지하갱도 안에서 쏘는 것으로 상상하는 데 그것은 착오다. 만일 야전포를 지하갱도 안에서 쏘면, 엄청난 발사폭음과 화약연기 속에서 포병들이 견디지 못한다. 야전포는 지하갱도 밖에 있는 야외포대로 나가서 발사하는 것이지, 지하갱도 안에서는 쏘지 않는다.

인민군이 보유한 모든 전차, 장갑차, 보병차량, 지원차량은 지하갱도 안에서 출동명령을 대기하고 있다. 인민군 전방부대에 배치된 야전포 15,300문이 지하갱도에서 밖으로 나와 적진을 향해 불을 뿜을 때, 고속기동전에 동원될 인민군 전차 3,600대, 장갑차 3,000대, 보병차량 3,000대, 각종 지원차량들은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전방부대의 대응포격을 피해 지하갱도 안에서 그대로 대기하게 된다.

그런데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에게는 인민군 포격으로부터 자기들의 야전포를 지켜줄 지하갱도가 없다. 이것이 지상화력전에서 나타날 결정적인 차이다. 지하갱도에 대피하지 못하는 주한미국군과 한국군의 야전포, 보병차량, 지원차량들은 인민군 전방부대의 야전포 15,300문이 일제히 불을 뿜는 엄청난 밀집화력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주한미국군과 한국군 전방부대들에 배치된 전차들은 인민군 야전포의 일제사격 속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다. 한국군 전차는 모두 2,451대인데, 그 가운데 60%를 전방에 배치하였다고 보면, 한국군 전방부대들에는 전차 1,470대가 배치된 것이고, 주한미국군 전차는 모두 180대다.

그러므로 북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군 전방부대의 전차 1,470대와 주한미국군 전차 180대는 인민군 전차 3,600대의 남진을 가로막는 두 번째 ‘장애물’이다. 지상전에서 전차를 상대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무기는 전차다. 한미연합군 전차 1,650대가 가로막으면, 인민군 전차 3,600대는 더 이상 남진하지 못하고 사상 최대 규모의 전차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고, 그런 전차전이 벌어지면, 인민군의 고속기동전은 불가능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민군은 한미연합군 전차 1,650대를 제거하기 위해 세 가지 공격작전을 펼 것이다.

첫 번째 공격은 대지공격기(SU-25) 34대, 공격헬기 84대, 폭격기 80대를 동원하여 한미연합군 전차를 대전차미사일과 유도폭탄으로 공습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공격은 남하갱도를 통해 한미연합군 부대 후방에 나타난 인민군 저격병들이 반땅크미사일(대전차미사일)로 한미연합군 전차를 배후에서 타격하는 것이다. 세 번째 공격은 인민군의 대량공습과 반땅크미싸일 공격을 받고서도 용케 살아남은 한미연합군 전차들을 인민군 전차들이 파괴하는 것이다. 전방부대 근무경험이 있다는 탈북자의 발언에 따르면, 인민군 전방부대들이 관리하는 특수포탄창고에 전차에서 사용할 특수탄 보관상자들이 비축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전시상황에서만 상자를 개봉하여 쓸 수 있는 ‘비밀병기’인 비공개 특수탄이 들어있다고 한다. 전차장갑을 뚫을 강력한 열압관통탄인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의 결정적 시각이 왔다고 판단하는 경우,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인민군 전방부대들에게 선제타격 밀집화력전을 즉각 명령할 것이다.

북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화성-13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기 이전에는, 미국의 보복핵타격을 예상해야 하였기 때문에 한미연합군에게 선제타격을 가하는 밀집화력전을 주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민군이 밀집화력전으로 한미연합군 전방부대를 궤멸시킨다고 해도, 미국의 보복핵타격을 받는다면 전쟁에서 신속하게 완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주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북은 미국의 핵타격을 억제할, 미국 본토에 대한 핵타격력을 갖추었으므로, 인민군 전방부대의 선제타격 밀집화력전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만일 미국이 오판하여 북에게 보복핵타격을 가하면, 북도 미국 본토의 주요거점들을 초토화할 섬멸핵타격을 가할 것이다. 이것을 알고 있는 미국은 주한미국군 28,500명이 인민군의 밀집화력전으로 전멸당하는 경우에도 북에게 감히 핵타격을 가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것이다.

전쟁재발위험이 최고조에 이른 요즈음 인민군이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최후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한미연합군에 대한 엄포가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전략적 상황변화를 반영한 발언인 것이다. 그런데도 북의 군사력에 관한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북이 엄포를 놓다가 시간이 지나면 그만둘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인민군 전차부대가 진격로를 열어놓으면서 고속으로 남진하게 되면, 그 뒤를 따라 장갑차 3,000대와 보병차량 3,000대에 탑승한 인민군 전투병력이 전 전선에 걸쳐 물밀듯이 진격할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3일 안에 제주도 서귀포를 포함한 남측 각지의 주요거점을 거의 무혈점령함으로써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대전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신속히 끝내려는 것이다.

북에서 말하는 조국통일전쟁을 시나리오로 예상하면, 3일 동안의 지상작전은 밀집화력전→고속기동전→거점점령전 순으로 매우 신속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2013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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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아동학대 ‘주범‘은 부모-가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5/04 18:14
  • 수정일
    2013/05/04 18:1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분석] 부모-가장에서 자행되는 아동학대 전체의 83.7%
 
육근성 | 2013-05-04 09:15:11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가 유아를 폭행한 사실이 밝혀지며 언론과 여론을 후끈 달궜다. 검찰은 구속을 전제로 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아동을 학대한 어린이집의 상호와 학대 행위자인 원장과 보육교사 명단 공개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아동학대 ‘주무대’와 ‘주범’ 따로 있다

 

 

아이를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자행되는 아동학대 행위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관련법을 보완·강화하고 사회적 감시망을 가동해 이런 유형의 학대행위가 근절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집에서 자행된 아동학대 사례는 2011년 159건, 2012건 135건으로 밝혀졌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된 아동학대 건수는 2011년 6058건, 2012년 6403건에 이른다. 경찰에 신고 된 사례와 신고 단계까지 가지 않은 경우까지 합한다면 전체건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문제가 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례는 공식적으로 신고 된 건수의 2.2%에 지나지 않는다. 아동학대의 ‘주범’과 ‘주무대’는 따로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아동학대 행위자(가해자)의 79.7%가 친부모인 것으로 밝혀졌다. 계부계모, 양부양모에 의한 경우가 4%, 친인척 6.4%, 보육원, 어린이집, 기타 사례 등이 10% 등이었다. 가정이 아동학대의 ‘주무대’이고, 학대의 ‘주범’은 친부모인 셈이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아동학대 사례가 전체의 83.7%에 이른다.

 

 

 

 

오물 속 생후 7개월 영아... 5년간 버려진 채 살아온 세 자매

 

 

지난 3일 충격적인 얘기가 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생후 7개월 된 여아가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한 승합차에서 유기견 6마리와 함께 거반 방치된 상태에서 지내온 것으로 드러났다. 차안에는 플라스틱 병과 종이박스, 대소변으로 가득했고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고 한다. 이렇게 영아를 방치한 건 50대 여인. 미혼모인 딸이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며 이 여인에게 아이를 맡긴 것이다. 경찰은 이 여인을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1월 5~6년간 반지하 방에 방치된 채 질병과 배고픔에 시달려 온 세 자매의 참혹한 사정이 알려져 충격을 주었다. 피골이 상접한 10대 소녀 3명이 난방을 전혀 하지 않은 곳에서 수년간을 지내 온 것이다. 첫째는 거동이 불편했고, 둘째는 간질 등세와 허리디스크로 일어서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셋째는 대퇴부 골절과 하반신 마디로 운신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2~3년간 친부가 단 한 번도 자녀들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에겐 아버지가 있었다. 이혼 뒤 지방을 전전하며 일을 해 매달 80만원을 동거녀에게 보냈지만, 동거녀는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만 아이들에게 건넸다. 충분한 영양을 공급 받아야할 성장기 10대 소녀 3명이 월 15만원으로 수년간을 살아왔다는 얘기다.

 

 

 

 

아동학대 가해자 83.7%가 부모, 가해장소는 가정

 

 

아동학대의 유형은 다양하다. 폭력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최근 5년간 사례를 분석한 자료(민주당 김기식 의원실)에 의하면 두 가지 유형 이상 복합적 학대가 자행되는 ‘중복학대’(41.4%)가 가장 많았지만 ‘방임·유기’도 33.3%나 됐다. 고양 세 자매처럼 부모에 의해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아이들이 많을 거라고 짐작할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경제적인 이유로 아동을 방치하거나 버리는 부모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부모라는 미명아래 자행되는 아동학대는 그 실태조차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설령 신고가 된다 해도 현행 법적 장치는 ‘부모이자 친권자’라는 관습적 명분 앞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미국의 경우 학대아동 보호율이 8.8%에 이르지만 한국의 경우 0.63%에 불과하다.

 

 

 

 

학대 부모에 대한 처벌은커녕 재학대방지를 위한 심리치료와 상담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한다. 현행법으로는 아동을 부모와 격리시켜야 할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3일간만 격리가 가능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부모의 귀가 요구가 있으면 이마저 불가능하다. 관련 법 개정과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동학대 방치해 온 이명박 정부

 

 

아동학대 대부분(83.7%)의 가해자가 부모이고 가해 장소는 가정이다. 가정이 아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돼 가고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 차원의 조치나 예방노력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2004년 노무현 정부는 아동복지법을 개정해 국무총리 산하에 ‘아동정책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아동학대 방지를 포함한 아동정책의 추진상황을 종합점검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아동정책조정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정부가 법조항을 사문화시킨 셈이다. 이 때문일 것이다.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에 비해 건수가 20%(2012년)나 늘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총리실 산하 콘트롤타워를 정상화하고, 의료인·교사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대한 홍보·교육 및 신고의무불이행시 처벌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집’는 빙산의 일각, 가정이 아동인권 사각지대라니...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는 부모에 의해 자행되는 경우와 비교할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2012년 한 해 동안 신고 된 아동학대 건수는 모두 6403건. 이중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경우는 139건이다. 어린이집의 아동학대를 근절하고 재발을 막는 장치도 시급하지만, 가정과 부모라는 미명아래 자행되는 아동학대에도 관심을 갖고 돌아봐야 할 때다.

 

 

가정이 아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나서 부모에 의해 자행되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단속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부모의 폭력에 시달리거나, 음침한 곳에 방치된 채 배고픔와 고통에 신음하는 아이들이 지금도 우리 주변에 있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아동인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상단 첫 사진 출처: 한국여성의 전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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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왜 하는지 궁금하세요?

성매매 왜 하는지 궁금하세요?

[새로고침 F5 : 성매매 다시 생각하기⑥] 성판매 여성의 자발성이 던지는 질문

13.05.04 10:23l최종 업데이트 13.05.04 10:33l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문제에 대해 '새로고침 F5 : 성매매 다시 생각하기'라는 타이틀로 연재합니다. 성매매의 구조를 다각적으로 살피고, 남성의 성욕을 위해 이 사회가 얼마나 총동원 되었는가를 돌아보며, 여성들의 인권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나아가 정체성과 상관없이 누구나 안전하고 평등한 성을 누릴 수 있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더불어 성매매는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걸 나누고 싶습니다... <기자 말>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당사자 네트워크인 '뭉치'는 당사자의 이름으로 성매매를 말하는 '무한발설' 잡담회에서 "자발, 비자발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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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현장에 대한 일반적 관심(비난/연구/취재 등)은 거의 대부분 성매매업소에서 일을 하는 성판매 여성들에게 집중된다. 성매매 현장으로 왜 유입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왜 그만두게 되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은 결국 '성판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일반적 관심뿐만 아니라 경찰이나 법원에서도 이 '자발성'의 문제가 매번 쟁점이 되다보니, 현행 성매매방지법에서는 '자발성'의 유무가 성판매여성을 처벌하냐, 처벌하지 않느냐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성판매 여성의 자발성을 질문하는 것은 성매매문제의 원인을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비자발적으로(억지로,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이루어지는 성매매는 나쁜 것이고 여성에게 '피해'인 것이 분명하지만, 당사자의 자발적 선택으로 시작된 성매매는 '피해'가 아니라 당사자 개인의 '책임'이므로 사회적 보호가 불가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성판매를 자발과 비자발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자발적' 성판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비난,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문제는 자발과 강제, 단어로 표현하자면 너무나도 명료한 구분이 실제 성매매 현장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2년 12월 서울 북부지법은 성매매알선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21조 1항의 위헌심판을 제청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제청 내용에서 '강요된 성매매와 자발적 성매매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도 '착취나 강요 없는 성인간의 성행위는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맡겨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자발과 강제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가능한 것인가? 성매매를 둘러싼 행위자는 중간 알선자, 업주, 구매자, 사채업자 와 성판매자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 중 유독 여성 성판매자에게만 '자발성의 유무'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일까?

'자발성'의 허상

엠케이 감독이 제작한 영화<당신은 모르는 우리들의 이야기>의 한 장면. 탈성매매 여성들의 일상을 담은 이 영화는 2012년 '성매매 방지 영상제'에서 상영됐다.
ⓒ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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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사회관계 및 다양한 위력을 행사하는 권력관계와 얽혀 있으며 진위를 알 수 없는 정보가 난무하는 현대사회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구조 속에서 현대인은 개인의 자유주의적 합리성에 기반한 순도 100%의 자발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아이들의 책이나 영웅소설에서조차도 사회적 맥락 없이 이루어지는 선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물며 성매매현장은 어떠하랴. 필연적으로 구매자·알선자 등과의 비대칭적 권력관계 속에서 머물러야 하는 성매매여성의 자발성은 더더욱 모호하고 불명확한 영역에서 포착된다.

A: 맨날 울면서 일하고,,밤에 몇 번이나 택시타고 무작정 엄마집으로 갔어요. 도저히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에..
Q: 아.. 그래서 결근비(벌금) 내느라고 빚이 안 줄어들은 거예요?
A: 아, 저 결근비 낸 적 별로 없는데요.
Q: 엄마집으로 몇 번이나 도망갔었다면서, 그럼 그 다음 날 일 못하면 결근비 내는 거 아닌가요?
A: 에이....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정신차리고 가게로 출근했죠. -<2013 이룸 상담 중>-


이 사례에서 여성에게 다시 일하라고 직접적으로 협박한 사람은 없었다. 때리거나 감금한 사람도, 2차(성매매)를 강요한 사람도, 도망쳤다고 잡으러 온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여성은 도망친 다음 날 다시 '자발적'으로 업소로 돌아간다.

이 여성은 수년간 이어진 성매매업소 생활에서도 빚이 자꾸 불어나는 통에, 폭력적인 구매자를 상대하는 일까지 자청하며 이를 악물고 일을 하며 살아왔다. 도저히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어떤 날은 도망쳐도 본다. 하지만 가족들에게 알려질 걱정, 빚이 더 불어날 걱정에 자발적으로 제시간에 출근을 하게 된다.

이 상담 속에 나타난 여성의 자발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누군가의 강요 없이 다시 업소로 출근하는 행위'만을 주목하며 처벌받아야 하는 범죄로 볼 것인가. 스스로 출근했다는 것만으로 성매매여성을 비난하거나, 자기결정권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그 의도가 무엇이던 간에, 성매매여성의 다양한 관계·경험·피해의 맥락을 삭제하는 오류를 낳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들은 유흥업소 구인구직 광고를 보고, 업소에 츄라이(면접)를 보고, 채팅을 하고, 업소에 출근을 한다. 성판매에 대한 수많은 자발적 선택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발성' 속에는 반복되는 빈곤과 생계의 문제, 성매매여성에게 가해지는 낙인과 차별이 숨어있다. '월수 1000만원 보장/가족 같은 분위기'와 같은 교묘한 거짓말로 성매매 알선자들은 여성들의 수입을 갈취해 빚을 지게 한다. 또, 그 빚을 갚을 것을 종용하고 협박한다. 사회적으로 저평가된 여성노동의 문제, 남성중심의 성문화, 성/계급의 문제 등등이 성판매 여성의 삶 구석구석에 녹아 있는 것이다.

모든 사회구조적 맥락을 삭제한 채 '성판매 여성 개인의 자발성'만을 질문하는 것은 구조적 모순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여 해결을 지연하려는 우리 사회의 비겁함과 게으름을 반증할 뿐이다

명확하게 증명할 수도, 구분할 수도 없는 성매매여성의 자발성 유무를 끊임없이 궁금해 하는 것은 짐짓 성매매여성의 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질문들은 성매매여성에 대한 처벌과 비난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성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문제제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성매매여성을 둘러싼 소모적 공방만 반복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여성에게 자발성에 대한 관심의 집중포화가 쏟아지는 동안, 결국 한 번도 문제의 핵심으로 질문을 받아본 바 없는 성구매자와 성매매업자들은 각자의 이득을 조용히 챙기고 있다.

성매매, 질문의 내용과 대상을 바꾸자

경남 창원시가 최근 폐쇄 여론이 많은 것을 고려, 개발용역에 착수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업소 집결지(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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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 티켓다방에서 일하던 탈북여성이 구매자의 손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또 벌어졌다. 성판매여성들은 성매매로의 유입과 성매매로부터의 탈출 사이에서 온갖 어려움을 경험한다. 단순히 몇 만원 뜯기는 것부터 목숨까지 위협하는 폭력, 사회적 낙인을 이용한 위협이 존재한다. 또한 거부할 겨를도 없이 '관행'이라 불리는 착취적인 노동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성매매 여성이 생존과 삶의 지속을 위해 일상을 수행하는 동안 자발과 비자발은 성매매현장에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교차하며 나타난다. 이렇게 모호하고 불확실한 성매매 현장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매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해서 성매매 현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인권침해가 모두 개인의 책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제 질문의 내용을 바꿔야 할 때다. 성매매 여성의 현실에 대한 논의는 '왜 성매매를 선택하는가?'에만 매몰되지 말고, '성매매의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가?'로 확장·전환되어야 한다.

질문의 대상도 바꿔보자. 성구매자들은 성구매를 왜 자발적으로 하는가. 성매매업소는 왜 이렇게 많은가? 누가 얼마만큼의 돈을 쓰고 돈을 버는 것은 누구인가? 진짜 궁금한 것, 진짜 필요한 질문은 사실 너무나 많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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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떼죽음, 신생대 동굴 미스터리 풀렸다

포식자 떼죽음, 신생대 동굴 미스터리 풀렸다

 
조홍섭 2013. 05. 02
조회수 11616추천수 1
 

검치호랑이 등 육식동물 화석만 발견된 스페인 동굴 분석 결과

먹이 찾아 왔다 못 빠져나와 죽은 것으로 추정, 연쇄 죽음의 '덫' 기능

 

Mauricio Antón_s.jpg » 바탈로네스-1 동굴에 빠진 코뿔소를 검치호랑이 두 마리가 먹으려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그림=모리시오 안톤

 

1991년 스페인 마드리드 교외에 위치한 점토 모양의 광물인 해포석을 캐던 광산에서 다수의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2008년까지 이곳에선 1만 8000여 점의 화석이 발굴됐는데, 신생대 포유류 화석, 그 중에서도 육식동물 화석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이 출토됐다.
 

특히, 바탈로네스-1 동굴에서는 주로 육식동물의 화석이 쏟아져 나와 그 원인이 무언지에 관심이 쏠렸다. 스페인과 미국 고생물학자들은 이 화석과 매장지를 정밀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55851.jpg » 동굴 속에서 발견된 신생대 하이에나의 화석. 사진=M. 솔레다드 도밍고 외, <플로스 원>

 

일반적으로 포유류 가운데 초식동물은 육식동물보다 10배쯤 많다. 이런 경향은 화석 기록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초식동물의 화석이 육식동물 화석보다 10배 이상 자주 발견된다.
 

그런데 바탈로네스-1에서는 발견된 화석의 98%가 육식동물이었다. 10개 분류군의 포식동물이 흔적을 남겼는데, 검치호랑이 2종, 고양이과 동물 2종, 지금은 완전히 멸종한 ‘곰개’, 하이에나, 레드판다, 족제비가 1종씩, 그리고 스컹크과의 동물이 2종 나왔다.
 

검치호랑이.jpg » 동굴에서 발견된 검치호랑이 머리뼈 화석. 막대는 5㎝를 가리킨다. 사진=M. 솔레다드 도밍고 외, <플로스 원>

 

도대체 이 동굴에선 무슨 이유로 육식동물만 화석으로 남게 된 것일까.
 

연구자들은 우선 이 동굴의 독특한 형태에 주목했다. 이 동굴은 우물처럼 깊은 구덩이 형태를 하고 있다. 석회암 지대의 동굴처럼 점토질 퇴적층에 물이 침투해 흐르면서 흙을 깎아내 구멍이 생긴 이른바 ‘파이핑’ 현상의 결과였다. 이 지역은 퇴적층의 광물 특성 때문에 파이핑으로 생긴 구덩이가 오랫동안 지속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 곰개 표본_640px-Amphicyon_ingens.jpg » 동굴에서 발견된 개 모양의 곰 화석. 4600만~1800만년 전 살다 멸종한 대형 포식동물이다. 사진=미국자연사박물관,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 구덩이 바닥에서 육식동물의 화석이 나왔는데,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동물의 주검이 화석이 되는 과정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하나씩 검토해 나갔다.
 

먼저, 다른 곳에서 죽은 뒤 홍수에 쓸려 이 동굴에 모였을 가능성이다. 연구진은 당시 퇴적층의 화학성분을 분석한 결과 산소가 충분한 상태, 곧 여러 동물 주검이 한꺼번에 썩는 상황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동굴을 먹이를 먹고 새끼를 기르는 곳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동굴에서는 먹이인 초식동물의 뼈가 다량 출토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마지막으론 구덩이에 사고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만일 무작위로 발생하는 사고라면 초식동물이 많아야 하고 또 육식동물도 연령대가 다양해야 한다. 그러나 화석기록은 육식동물이 대부분인데다 그것도 한창때의 성체가 대부분이었다.
 

연구진은 화석의 보존상태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한 끝에 이들 육식동물이 자발적으로 동굴 속에 갇혀 죽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육식동물이 먹이를 찾아 이 동굴 속으로 찾아 들어왔지만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죽게 됐다는 것이다. 애초 동굴의 들머리는 잘 보여서 초식동물은 대부분 이를 회피했을 것이다.
 

55852.jpg » 바탈로네스-1 동굴에서 육식동물이 매몰돼 화석이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 A. 포식동물이 갇히거나 죽은 동물 또는 물을 찾아 동굴 속으로 찾아들어간다. B. 주기적인 홍수가 동굴 들머리를 막기도 하고 동물의 주검을 덮는다. 육식동물이 반복적으로 찾아온다. C. 퇴적층이 쌓아 동물의 주검은 화석으로 바뀐다. 상층부에는 초식동물이 죽어 생긴 화석이 생긴다. D. 동굴은 모두 채워진다. 사진=M. 솔레다드 도밍고 외, <플로스 원>

 

물론 우연히 구덩이에 빠진 동물도 있을 수 있다. 연구진은 동굴 속에서 발견된 코뿔소를 그런 사례로 보았다.
 

검치호랑이나 하이에나는 동굴에 빠진 코뿔소를 먹기 위해 동굴 속으로 들어왔다 나갈 길을 찾지 못해 죽었을 것이다. 또는 동굴에 들어갔다 빠져나오지 못해 쇠약해지거나 죽은 다른 포식동물을 잡아먹기 위해 육식동물이 잇따라 동굴 속으로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 동굴은 천연 함정 구실을 했던 것이다.
 

조사 결과 건강 상태가 나쁜 상태에서 동굴에 갇힌 육식동물은 없었고, 동굴에 추락해 숨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건조기에 물을 찾기 위해 동굴에 들어왔을 가능성과 함께 동굴 안 공기나 물에 독성이 포함됐을 가능성 등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동굴은 1000만~900만 년 전 신생대 마이오세 후기에 형성됐으며, 육식동물이 죽은 이후 수차례의 홍수로 인해 메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간하는 온라인 공개 저널 <플로스 원> 2일치에 실렸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omingo MS, Alberdi MT, Azanza B, Silva PG, Morales J (2013) Origin of an Assemblage Massively Dominated by Carnivorans from the Miocene of Spain. PLoS ONE 8(5): e63046. doi:10.1371/journal.pone.0063046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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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걸 잘못했다고 내부고발해봤자 보호받기는커녕 파면

 

검찰, 공익제보자의 저승사자인가?
 
 
 
편집부 | 등록:2013-05-03 10:03:38 | 최종:2013-05-03 10:10: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국정원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는 검찰차량. 출처 연합뉴스>

어제 검찰이 국정원 전 직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그런데 번지수가 영 이상합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였던 집은 댓글공작을 벌였던 국정원 직원이 아닌,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의 집이었습니다.

이 기막힌 압수수색이 있기 하루 전 검찰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국가정보원을 전격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것은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 이후 두 번째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국정원게이트 수사의 양상은 8년 전 그 사건의 수사양상과 매우 흡사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국정원사건 제보자를 압수수색으로 대하는 검찰의 태도는 삼성X파일 사건 당시 이상호 기자와 노회찬 의원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와 매우 유사합니다. 두 사건에서 공히 드러나는 대한민국 검찰의 형상은 '공익제보자의 저승사자'입니다.


본말전도의 전형, 삼성X파일 수사

지난 2월 대법원은 ‘삼성 X파일’에 등장한 ‘떡값 검사’의 실명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혐의로 기소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확정했습니다. ‘삼성 X파일’ 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 이건희 회장의 지시를 받은 이학수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특정 후보에 대한 정치자금과 검찰 고위간부에 대한 ‘떡값’제공을 공모하는 대화를 안기부가 녹취한 파일입니다. 2005년 MBC 이상호 기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수사팀은 향후 9년간의 떡값 전달계획까지 치밀하게 녹음돼있던 파일을 입수하고도 공소시효 등을 문제 삼아 수사를 사실상 덮어버렸습니다. 이학수, 홍석현 등 사건의 당사자들은 모두 무혐의 처리됐고, 오히려 사건을 폭로한 이상호 기자와 월간조선 김연광 편집장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수사팀을 총괄 지휘했던 인물은 황교안 현 법무장관입니다.

본말이 전도된 수사결과에 분노했던 노회찬 의원은 이 파일에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검사 7인의 실명을 보도자료로 배포했고,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같은 자료를 올렸습니다. 무능한 사법기관을 대신해 국민들에게 ‘공익제보’를 한 셈입니다.

공익제보자 노회찬 의원이 재판을 받게 된 이유는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 중 1명이었던 안강민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노 의원을 허위사실유포로 검찰에 고소하자 검찰이 그것을 받아 노 의원을 명예훼손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보도자료배포는 무죄이지만 홈페이지 게재는 유죄라는, 재판부의 황당한 판결이 있기 이전에 떡값 검사의 고소와 그를 비호하던 검찰의 기소가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X파일 사건의 주모자들은 모두 무혐의로 풀려났고, 공익제보자 3명(이상호, 김연광, 노회찬)은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누구나 1분 안에 검색할 수 있는 명단. 출처 ‘아이엠피터’ 블로그>


축소∙은폐수사의 전형 민간인사찰 사건

작년 3월 국정원 사건에 버금가는 엄중한 국기문란사건이 터졌습니다. 2010년 6월 PD수첩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던 민간인 사찰사건이 사실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폭로가 나온 것입니다.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민간인들을 청와대의 지시로 총리실이 불법사찰했고, 이 정보를 넘겨받은 검찰이 대상을 표적 수사해 구속까지 시켰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사건에서 스스로가 몸통이었던 검찰은 사건을 철저하게 축소∙은폐하려 했고, 검찰과 사건의 주모자들의 혐의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단순 가담자였던 7급 공무원을 증거인멸의 주범으로 몰아 기소했습니다.

자칫 깃털도 뽑지 못하고 덮힐 뻔 했던 ‘민간인 사찰사건’은 바로 이 7급 공무원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의 폭로로 인해 전격 재수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민간인사찰 사건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정황과 폭로를 막으려 다양한 협박∙회유를 시도했던 ‘윗선’의 행각이 담긴 사진과 녹취록을 공개해서 나라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검찰의 재수사 역시 사건의 몸통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전혀 건드리지 않은 채 불과 5명을 추가 기소하는데 그친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장 주무관의 폭로는 이 추악한 사건의 전모를 세상에 알리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공익제보자의 지위를 얻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대기발령 상태에서 외로운 법정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장 주무관은 대법원에서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원 옷을 벗어야 합니다.

<우리사회가 지켜야 할 공익제보자들. 왼쪽부터 노회찬 의원, 장진수 주무관 , 권은희 과장>


공익제보의 처벌은 곧 부패의 용인

우리사회에서 중대한 공적 부조리를 고발한 ‘의인’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이 법률상 공익제보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침해행위를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행위’로 국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떡값검사 사건이나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과 같은 중대한 국기문란 행위가 공익침해행위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 4월 17일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은 공익신고자의 범위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행위 신고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익신고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하는 행위’까지도 공익침해행위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이러한 행위를 고발한 공익제보자들도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개입 의혹,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사건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행위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이 같은 행위와 관련,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양심적 내부고발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 - 4.17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

 


그러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는 이 순간에도 국정원게이트를 ‘여직원 감금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여당의 행태를 볼 때 개정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정말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을까?

검찰이 노회찬 의원을 기소했던 이유는 떡값검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었고, 검찰이 어제 국정원사건의 제보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이유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찰의 주장처럼 과연 그것들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을까요?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1분 안에 검색할 수 있는 떡값검사들의 명단이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목에 칼을 겨눈 것이나 다름없는 국정원게이트를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 한다면, 검찰이 모든 선한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공공에 해악를 끼치는 ‘국가의 비밀’은 숨겨져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국정원사건과 같이 국가안위에 심대한 해악을 끼칠만한 범죄라면 그것을 알고도 묵인한 자들에게 국가보안법상의 ‘불고지죄[不告知罪]’가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공익제보는 분명 처벌의 대상이 아닌 권장해야 할 미덕입니다. 공익제보를 처벌한다는 것은 국가가 나서서 부패를 용인한다는 뜻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국민 앞에 ‘나쁜 비밀’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기관이 사회정의를 해치는 ‘나쁜 비밀’을 만들고, 그것을 고발한 선한 이들에게 죄를 묻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용납되어서는 안될 ‘나쁜 국가’입니다. 검찰이 지금처럼 공익제보자의 저승사자 노릇을 계속하는 이상 대한민국은 결코 ‘나쁜 국가’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잘못된 걸 잘못했다고 내부고발해봤자 보호받기는커녕 파면되기 일쑤인데 누가 입을 열고 싶겠어요. 제발, 우리 공무원들에게 영혼을 찾아주세요” - 장진수 주무관(한겨레 인터뷰)


( * 시사블로거 다람쥐주인님이 2일 자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필자의 동의하에 소개합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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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탄도미사일 실험' 예고…다시 고조되는 긴장

[기고] 미국, 살얼음판에 돌 던지지 말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5-02 오후 6:11:50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질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달 연기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실험을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일본의 <교도통신>이 보도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미 국방부 관계자가 "이번 실험은 미사일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닌 만큼 북한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3월에 B-52와 B-2 전폭기, 그리고 핵잠수함을 한반도에 보내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ICBM 시험 발사까지 강행하면, 핵잠수함-전폭기-ICBM으로 구성된 전략 '핵 삼중점(nuclear triad)'을 모두 과시하게 된다. 그런데 이는 2~4월 위기 국면을 딛고 냉각기를 거치려고 하는 한반도 정세에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언행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맞대응을 선택해온 북한이 미국의 희망처럼 "오해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듯, 북한은 4월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싸일발사는 잠시 연기하였다고 하나 그것도 5월에는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혀 일단 두고 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ICBM를 발사하면 북한도 유보했던 '무수단' 미사일 발사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2010년 10월 10일, 당시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중거리탄도 미사일(IRBMs).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다. ⓒ연합뉴스


불안한 시나리오는 이렇다. 미국의 ICBM 발사→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적인 대북 대응→북한의 4차 핵실험→한반도 위기 다시 고조.

미국은 성능 확인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미국은 수없이 많은 시험 발사를 통해 '미니트맨-3' 450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이다. 또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어 북한도 ICBM을 이용한 타격 대상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미국은 당초 4월로 예정되었던 시험 발사를 연기하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이번 ICBM 실험이 혹자들에 의해 우리가 북한과의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에 악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러한 오해와 조작을 피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ICBM 발사를 강행하려 한다. 북한이 그 사이에 미국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었을 리는 만무하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ICBM 발사를 또 다른 도발적 언행의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미국은 너무나도 잘 안다.

음모론적 해석일 수 있지만, 미국이 ICBM 발사를 강행하려고 하는 데에는 '숨은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최근 한-미-일 3자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과 이를 위한 한일 군사정보호협정 체결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한 더없이 좋은 환경 조성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특히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이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자신이 ICBM 발사에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로 맞대응해도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이 ICBM 발사를 강행해 또다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면 그 책임을 미국에 묻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다. 또한 한-미-일 3자 MD와 한일 군사협정 체결에 대한 한국인들의 거부감도 대단히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미국의 압력에 의해 박근혜 정부가 이를 추진했다가는 한국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이명박 정부가 2012년 여름에 치렀던 홍역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당연히 미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도 높아질 것이다.

미국은 이미 충분히 공개적인 방식으로 근육질을 과시했다. 또다시 ICBM까지 동원해 근육질을 선보인다면, 이는 과유불급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하여 미국이 태평양 상공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ICBM이 아니다. 북한에 분명하면서도 조건 없는 대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미국 특사를 태운 비행기를 평양에 보내는 것이다. 이것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 국민들에 대한 도리이자 이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주변국들에 대한 배려이다. 물론 미국의 이익에도 가장 부합하는 방법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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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구상 어 떤 곳도 순식간에 핵공격”

 

 
 
미국. 추종국 몇백배 군비 증강도 우리 못이겨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5/03 [08:59]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조선은 과연 무엇으로 제국주의와 말하는가? ©
조선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과 단독으로 맞서 전면대결전을 치르고 있다며 어느 초대국이든 지구상 어디든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순간에 핵공격을 감행 할 수 있다고 주장해 나섰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3일 논설을 통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 시킬데 대한 노선은 날이 갈수록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며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동신문은 “우리 당의 새로운 전략적로선의 제시, 이것은 주체의 사회주의조선이 위력한 핵 억제력에 토대하여 강성번영의 세기적인 이상을 실현하는 최후승리의 단계에 진입하였음을 알리는 장엄한 포성”이라며 “그것은 또한 멀지 않아 핵열강중심의 세계정치구도가 끝장나고 자주적인 세계질서가 세워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시대의 선언”이라고 주장해 반제 반미 대결전의 승리를 시사했다.

이 신문 논설은 “우리 민족과 진보적 인류에게는 천백배의 신심과 낙관을 안겨주고 제국주의반동들에게는 무서운 철추를 내린 우리 당의 새로운 병진노선의 민족사적, 세계사적의의는 참으로 거대하다.”고 강조했다.

3단락으로 이루어진 논설은 첫째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이 전략노선이라면서 “우리리 당이 제시한 병진노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이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나가야 할 전략적노선이며 우리 인민이 핵강국의 덕을 입으며 사회주의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기 위한 가장 정당한 노선입니다.”라는 김정은 원수의 어록을 실었다.

논설은 “오늘의 세계에서 반제자주적인 나라들, 작은 나라들이 자주권을 지키고 발전을 이룩하려면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게 제힘을 키워야 하며 그러자면 자립적인 경제력과 함께 강력한 핵무력을 갖추는 길밖에 없다.”며 “핵강국들이 판을 치는 오늘의 세계에서 나라의 존엄을 빛내고 민족의 강성번영을 이룩하는 길을 뚜렷이 밝힌 것이 우리 당의 새로운 병진노선이”라며 “우리 당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은 우리 조국의 자주권과 안전을 영원히 담보할 수 있게 하는 불멸의 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선의 주적은 미제라며 한반도에서의 미국이 저지른 악행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강력한 핵무력 건설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횡포한 압박과 군사 정치적 공갈을 완전히 끝장내는 확고한 담보”라면서 “상대가 어떤 초대국이든, 지구상 어디에 있든 침략의 불집을 터뜨리면 순식간에 치명적 타격을 안길 수 있는 우리의 핵공격력은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이다. 선군조선의 핵은 정치적의지, 단호한 결단과 결합되어 있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몇 십, 몇 백배의 군비를 퍼부어도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이어 “경제와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경제기술발전수준에 의하여 사회발전과 인민생활문제가 크게 좌우되는 현시대에 주권국가에 대한 경제 기술적 봉쇄야말로 나라와 민족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빼앗는 극악한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경제제재를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쟁행위로 간주하고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려는 것이 핵보검을 틀어쥔 우리 군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밝혀 더 이상 미국과 유엔안보리 제재에 희생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특히 “우리 당의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은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과 조국통일 위업을 앞당기게 하는 필승의 보검”이라고 강조하고 “핵강국이 되면 강력한 전쟁억제력에 기초하여 경제건설에 자금과 로력을 총집중함으로써 비약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 또한 최첨단과학기술의 정수를 이루는 핵무기와 우주로켓기술의 끊임없는 발전은 나라의 전반적 과학기술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 세우는 사업도 적극 추동할 수 있게 한다.”고 역설했다.

논설은 “우리에게는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마련하여주신 튼튼한 원자력공업이 있으며 무진장한 우라늄 자원과 세계가 경탄하는 핵기술 인재역량이 있다.”며 “당의 병진노선은 주체적인 원자력공업에 의거하여 핵무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긴장한 전력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게 한다.”며 핵발전소 건설이 갖는 의의를 설명했다.

로동신문 논설은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은 조국통일의 대사변을 앞당기는 원동력”이라며 “외세의 지배와 간섭은 우리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가로막는 기본장애로, 21세기 발전을 주도하게 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저들의 지배권을 위해 조선은 언제나 분열된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불순한 핵열강들이 노리는 목적이다. 오직 핵무력과 경제력을 강화할 때에만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와 북남화해를 바라지 않는 외부세력들의 책동을 끝장내고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 우리의 강력한 핵억제력과 경제력은 통일조국의 융성번영을 굳건히 담보하며 민족의 자주권과 존엄을 대대손손 지켜나가는 근본초석으로 될 것”이라며 핵무력 건설의 정당성과 민족의 장래에 있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 신문 논설은 “핵보유를 단행하고 전략적 노선화하는 것은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미래에 대한 숭고한 책임감과 어제와 오늘, 내일을 하나로 연결시켜보면서 심오한 전략전술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천재적인 예지, 적들의 힘과 심리상태, 책략과 그 한도에 대하여 손금보듯 꿰뚫어보는 비범한 통찰력과 강철의 담력을 지닌 위대한 영도자만이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은 전쟁행정에서 전반적인 주도권을 확고히 장악하고 전략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마련하여 최후승리를 안아오는 것과도 같은 탁월한 영도예술”이라며 김정은 원수의 특출성을 부각시켰다.

로동신문 사설은 두 번째로 병진노선의 결사관철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우리는 나라의 자주적발전과 영토완정, 통일조국의 융성번영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병진노선의 정당성과 최후승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며 “그 누구도 세계적인 정치사상강국, 핵보검을 틀어쥔 군사강국인 우리를 건드릴 수 없으며 그 어떤 힘도 자기 사상과 위업의 필승불패성과 미래에 대한 확신에 넘쳐 융성번영의 길로 보무당당히 나아가는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설은 “경애하는 원수님의 열화 같은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를 빛나게 구현하여 인민들의 심장 속에서 조선로동당만세소리가 높이 울려나오도록 하는 것은 오늘 각급 당조직들과 일꾼들 앞에 나선 첫째가는 임무”라며 “모든 일군들이 인민들에게 생활상혜택을 더 많이 안겨주기 위하여 피타게 사색하고 대담하게 일판을 벌리며 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뛸 때 당을 따르는 천만대중의 발걸음은 더욱 억세지고 온 나라에 기적과 혁신의 불길이 세차게 타 번지게 된다.”며 일꾼들이 모범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또한 “온갖 위협공갈과 압력을 가하는 한편 비핵화를 전제로 한 그 무슨 ‘대화’를 운운하며 양면술책을 쓰고 있다.”며 “핵을 보유한 적대국들 사이에 어느 일방의 핵무장해제를 조건으로 한 대화가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한 사실이다. 현 정세는 앞으로 적들의 태도여하에 따라 전면핵전쟁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혹은 일시 완화의 양상을 띨 수도 있다. 그러나 강경책을 쓰든, 유화전술에 매달리든 우리 공화국을 붕괴시키고 전 조선을 타고 앉으려는 미국의 흉심은 결코 달라질 수 없다. 우리는 최후승리를 이룩하는 그날까지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견결히 틀어쥐고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논설은 마지막으로 “한손에는 핵 방패를, 다른 손에는 창조의 보검을 든 우리가 어떻게 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을 짓부시고 이 땅위에 사회주의강성국가를 일떠세우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로동신문의 논설은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없을 것이라는 것과 미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전쟁 또는 평화로 조미대결전이 종결 지어 질것이라는 의지를 대외에 천명한 것이어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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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금강산관광 재개, 北 개성공단 재가동"

 

"南 금강산관광 재개, 北 개성공단 재가동"
6.15남측위, 5.7한미정상회담 입장발표 기자회견 (전문)
 
 
2013년 05월 02일 (목) 12:31:19 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 6.15남측위는 2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지금이야말로 남북의 양 당국은 6.15남북공동행사 등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한 민간의 노력에 주목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는 2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5.7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종교.정당.시민사회 인사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는 지난 이명박 정부의 정부주도.민간배제와 같은 낡은 패러다임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6.15남측위 이창복 상임대표의장과 김상근 명예대표, 오종렬, 영담 상임대표, 우상호 민주당 의원,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 민병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이 낭독한 입장발표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대화 노력을 어떤 경우에도 계속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남이 중단시킨 금강산관광과 북이 중단시킨 개성공단을 서로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하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는 남북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접근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공식.비공식의 다양한 방식으로 즉각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와 접촉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특히 “오는 5월 7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그에 근거한 한반도 평화구상을 분명히 제시할 것”과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북미관계의 진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에서 제시된 ‘남.북.미.중 4자 평화회담’ 등 한반도평화체제 추진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노력 입장을 내외에 확실히 천명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상근 명예대표, 이창복 상임대표의장,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들은 “북핵문제에 대한 안보적 조치와 보상을 회피해온 미국의 태도가 결국 오늘의 한바도 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지금이라도 조건에 상관없이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히고 “미국 역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6자회담뿐만 아니라 남.북.미.중의 4자 평화회담 등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을 위한 한미의 공동노력 언명에 결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에게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당국과 기업인 등의 각급 대화노력에 호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북한으로서는 ‘안보위험성’ 인증 노력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평화체제 수립에 더 가까이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정책전환을 주문했다.

이창복 6.15남측의 상임대표의장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국민들이 중심이 돼서 사태를 해결해나가는 지혜를 우리가 터득해야 된다”며 “남은 금강산관광광을 열고 북에서는 개성공단을 빨리 재가동 하는데 협조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상징인 평화의 도시, 상생의 도시로서의 개성공단이 부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복 의장은 “우리는 (남북) 양쪽 정부에 대화를 즉각 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정전 60주년을 맞이해서 우리는 평화협정을 체결해 나가는 운동을 전 민족적으로, 거국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성취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화회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상근 6.15남측위 명예대표는 “한반도와 같이 위기를 항시적으로 안고 있는 상황에서 남쪽이든 북쪽이든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평화마인드”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할 때 반드시 그 마인드를 가져야 된다”고 조언했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에 철수 명령을 내리자마자 방한한 미국 국무부 부장관 번즈가 적극 지지 찬성했다는 보도를 봤다”며 “냉전세력과 미국 군수산업이 주도가 돼서 이런 장난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민족적 생존의 의지로 이것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뜻있는 분들부터 나서서 종북몰이에 쫄지 말고 당당하게 우리의 생존의길을 열어나가는데 기층민중과 손잡고 일어서는 태세를 갖추고 실천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독수리훈련이 끝나고 대화국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을 빌미로 기싸움을 하고 있는 국면”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서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도록 권유하고 남북 간에도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서 개성공단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궁극적으로는 국제사회가 약속하고 합의한 대로 북한은 비핵화를 추진하고 국제사회는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주는 평화협정 체결로 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현곤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담 스님과 김제남 의원, 이석태 공동대표, 민병렬 최고위원이 발언했으며, 참석자들은 붉은 색의 ‘평화회담 즉각 시작하라’와 푸른 색의 ‘개성공단은 평화.번영의 산실’이라고 씌인 손구호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5.7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하여
- 남과 북, 그리고 미국 정부에 보내는 6.15남측위원회의 입장 -


한반도 위기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유엔의 대북제재결의 등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이제는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의 강경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 데탕트의 상징이던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6년 만에, 또 다시 진정한 비무장지대이자 평화와 공영의 전진기지였던 ‘개성공단’이 폐쇄의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수도권을 둘러싼 남북의 첨예한 군사적 대치를 완충하는 평화지대이자 실질적인 비무장지대로서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최고의 ‘평화안전장치’였다.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그 대신 개성 남쪽에 북한의 병력과 장사정포가 배치된다면, 서울과 경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의 안보불안은 다시 과거처럼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 틀림없다.

박근혜정부는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남북관계를 전환시킬 근본적 접근과 방책을 내놓아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대화 노력을 어떤 경우에도 계속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사태가 남북대립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의 누적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남북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접근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
남이 중단시킨 금강산관광과 북이 중단시킨 개성공단을 서로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하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감하고 근본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북한 당국과의 고위급 대화와 접촉이 불가피하다. 대화를 위한 노력은 결코 굴복이 아니다. 우리는 정부가 공식․비공식의 다양한 방식으로 즉각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와 접촉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박근혜대통령은 5.7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평화체제 수립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5월 7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박근혜대통령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그에 근거한 한반도 평화구상을 분명히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박근혜정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북미관계의 진전에 기여’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6자회담의 9.19공동성명에서 제시된 ‘남․북․미․중의 4자 평화회담’ 등 한반도평화체제 추진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노력 입장을 내외에 확실히 천명해야 할 것이다. 북한과 중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박근혜정부가 지난 이명박정부처럼 한미동맹 강화와 확장 억지력 제공 등의 한반도 대결구도 확대라는 상투적 결론을 내린다면 개성공단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는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전쟁의 종식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북미대화와 남 ․ 북 ․ 미 ․ 중 4자 평화회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의 한반도 위기상황이 평화체제 논의를 외면하고 북핵능력의 확대를 방치해온 미국에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나쁜 행동에 보상 없다’는 명분을 내걸고 북핵문제에 대한 안보적 조치와 보상을 회피해온 미국의 태도가 결국 오늘의 한반도 위기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군사훈련 대신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또한 매년 군사훈련과 무력시위에 사용하는 비용의 1/10만이라도 에너지 지원 등 북한과의 협력사업에 투입했다면 북핵문제는 벌써 해결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이 지금이라도 조건에 상관없이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미국 역시 핵으로 북한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과 함께 한국전쟁의 종식과 평화체제 수립에 나서는 길만이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역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6자회담뿐만 아니라 남․북․미․중의 4자 평화회담 등 한반도 평화체제 추진을 위한 한미의 공동노력 언명에 결코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 역시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각급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에게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당국과 기업인 등의 각급 대화노력에 호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대책 마련과 재가동 문제를 논의하려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면담까지 거부한 것은 ‘6.15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아울러 북한은 자신들의 ‘안보위험성’ 입증을 통해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평화체제 실현에 접근하려는 지금의 방식이 오히려 미국의 아시아회귀와 미사일방어계획(MD) 추진 및 일본의 우경화와 평화헌법 폐기에 역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김대중・노무현정부 시기에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오히려 북미관계가 더 진전될 수 있었던 경험을 기억해야 한다. 북한으로서는 ‘안보위험성’ 인증 노력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북미관계 정상화와 한반도평화체제 수립에 더 가까이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남과 북 양 당국은 6.15남북공동행사 등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한 민간의 노력에 적극 화답해야 한다.
한반도 위기의 해소를 위해서는 당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제3당사자로서의 민간의 노력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남북의 양 당국은 6.15남북공동행사 등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한 그간의 민간의 노력에 주목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현 한반도 위기는 6.15남북공동행사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통해서 일대 전환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정부는 지난 이명박정부의 정부주도․민간배제와 같은 낡은 패러다임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2013년 5월 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추가,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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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라"

"눈을 떠라"

조현 2013. 05. 01
조회수 766추천수 0
 

 

32년 지리산 은둔 수행자 현기 스님

 

 

지리산의 현기 스님과 동영상

 

조계사마당 법회1-.jpg

 

 

 

지리산의 은자 현기(74) 스님이 상경해 서울 조계사에서 대중 들과 상봉했다.

 

 ‘부처님 오신 날’(5월17일)을 앞두고, 선원수좌회가 4월 24일부터 5월 2일까지 9명을 초청해 여는‘대선사 법회’에서다.

 그가 길도 인적도 끊긴 지리산 1100고지 상무주암에서 홀로 지낸지 32년만이다. 강산이 세번도 더 변했을 세월이다. 그 긴 세월 고향을 떠난 방랑자는 우리인가, 그인가.

 

 “아이는 뭔가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생각이 나면 그것들을 쫓아 제 발로 어디든 걸어간다. 거기에 현혹돼 부모의 말도 들리지않는다. 그렇게 밖으로 내달리다보면 결국 부모와 헤어지고, 부모와 원수도 된다. 그래서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춥고 배고픈 고초를 겪으면 부모와 고향이 그리워진다.”

 

우리가 버린 그 산골을 홀로 지킨 산승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상기시킨다. 온갖 세상사에 끌려다니느라 언제 떠나온지조차 까마득한 ‘마음의 고향’이다. 30여년 전과 달리 고층빌딩으로 둘러싼 조계가 앞마당에서 태고적 고향을 이야기하는 그가 꿈을 꾸는 것인가, 내가 꿈을 꾸는 것인가.

 

 “잠자리에서 잠을 자도 꿈을 꿔 천리 만리 밖을 돌아다니는게 생각이다. 꿈을 꾸다가 눈을 떠야만 꿈 속 방랑을 그친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이 진실이라고 믿으면 강 속에 달을 건지겠다고 강물로 들어가는 것이다.”

 

 천강에 비친 달이 하늘에 뜬 달 그림자이듯 지금 내가 실제라고 믿는 모든 것이 실은 상(相·모양이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상을 쫓아 밖으로 내달리는 마음을 잘라버리는게 ‘화두’다. 형상에도 머물지 않고, 소리도 쫓지않고, 생각조차 끊어진다면, ‘이 뭐꼬?’(‘이것이 무엇인가’의 경상도식 표현인 화두)

 

 

현기 스님2-.jpg

 

 

 

현기스님과 보살들-.jpg

 

 

 선사가 내리친 검에 온갖 유혹과 걱정을 따라 이리 저리 방황하는 마음이 싹둑 베어진 것인가. 2천여 대중이 가득 메운 조계사 마당이건만 직전의 그 마당이 아니다. 상념을 여의니 무념이고, 번다함을 놓으니 고요하고, 방랑을 쉬니 고향이다.

 

“우리의 자성(본래 성품)은 그처럼 청정한데, 마음이 미(迷·미혹함)해서 번뇌가 뿌리 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땅은 원래 비어있건만 콩씨를 던지면 콩이 자라고, 팥씨를 던지면 팥이 자란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엇이든 인연따라 일어났다가 사라질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바깥 경계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이날 화두선의 묘미를 세상에 전하려는 선원수좌회(선승들의 모임)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치지 못한 그는 법석에서도, 법회 뒤 가진 간담회에서도 지리산에서와 다름 없이 시종일관 ‘고향’을 떠나지않았다.

 

 그는 ‘온갖 세파 속에서 살아가는 중생들이 어떻게 산승처럼 수도를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중생이 따로 있고,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이 따로 있고, 번뇌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중생이 곧 부처요, 번뇌가 곧 보리(菩提·깨달음)다. 또한 세상이 무상(허망하게 변함)하고 고통이 있기에 공부(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 탓, 상황 탓 말라’는 것이다. 그 세상, 그 상황이 바로 공부심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진흙 속에서도, 불 속에서도 연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 불교 공부의 묘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상무주암에서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엔 “철저하게 살지 못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솥뚜껑처럼 군살이 박힌 손이 매일 새벽 2시40분이면 기상해 수도하고 직접 밥하고 빨래하고 밭을 일구는 삶을 숨길래야 숨기지 못한다.

 

누군가 고지에서 홀로 사는 노승에 대한 걱정에 ‘앞으로는 어찌할 것인가’며 묻자, “일념(한 생각)이 여시(如是·바로 지금 여기)”라고 했다. 지나간 과거에도 다가올 미래를 향해 천리 만리 방황하며 생멸 윤회를 반복하는 미혹을 내리치는 비수다. 한 순간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스님이 시·공을 쫓아 다니는 마음에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상무주암의 현기스님-.jpg

고려 고승 보조 지눌이 견성한 지리산 1100고지 상무주암에서 포행 중인 현기 스님 사진 조현

 

 

 “‘부처님이 도솔천(천상세계의 하나로 석가가 세상에 오기 전 머물던 곳)을 여의지않고 왕궁에 내려오고, 모태에서 태어나기도 전에 중생을 다 제도(구제)했다’고 하는데 도솔천과 왕궁과는 공간적 거리가 있고, 부처님이 태어난 시대와 지금 중생들이 사는 때는 시간적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다는 것인가. 마음이 밖으로 내달리면 공간과 시간의 간격이 있다. 그러나 바깥 경계를 끊어버리면 시공의 간격이 사라진다.”

 

 시공이 멎은 듯 고요해졌을 때, 현기 스님이 “석가모니 부처와 지금 자신과 자타로 나뉘지않고 간격이 없다는 것이 믿어지느냐”고 물었을 때 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환호했다. 잃어버린 고향을 찾은 듯이, 이산가족을 상봉하는 것처럼. 선법회에서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운, 희유한 광경이다.

 

‘부처님 오신 날’은 언제이며, 부처는 어디에 있는가. 대중들이 마음을 쉬니, 날마다 ‘부처님 오신 날’, 사람마다 부처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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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UN 감시가 필요한 한국의 인권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5/02 10:02
  • 수정일
    2013/05/02 10: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UN특별보고관 네 차례 방한, 세계적으로 드물어
 
육근성 | 2013-05-01 09:36: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이명박 대통령 집권 5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을 정도로 국민의 기본적 자유권이 제한 당하는 사건이 많았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최근 발표(2013)한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체코, 폴랜드, 루마니아 등 동구권 국가나 자메이카, 우루과이, 나이지리아, 보츠와나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못한 50위를 기록했다. ‘프리덤하우스’는 방통심의위의 인터넷 검열 등을 이유로 한국을 ‘인터넷 부분적 제한 국가’에 포함시킨 바 있다.

 

 

‘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 두 번 이상 방문한 국가, 한국과 이란 뿐

 

 

한국의 인권과 언론의 자유는 UN의 감시 대상이 돼 왔다. UN인권이사회가 특별보고관 제도를 도입한 이후 그간 세 차례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다녀갔으며, 또 다음달 29일 마가렛 세카갸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로써 UN의 조사보고 대상국가에 도합 네 차례나 이름을 올리게 됐다.

 

 

UN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은 1995년과 2010년 등 두 차례 한국을 찾았다. 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이 공식 활동을 개시한 1993년 이후 같은 국가를 두 번 이상 방문한 경우는 한국과 이란 두 나라뿐이다.

 

1995년 한국을 방문한 아비드 후싸인 의사의표현 특별보고관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 보고서에서 후싸인 특별보고관은 ‘국가보안법 폐지’ ‘표현의 자유 관련 수감자 석방’ ‘노동조합법 및 노동분쟁조정법 개정’ 등을 한국정부에게 권고하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 제한 사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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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또 UN특별보고관 한국 찾아, 도합 네 차례 방한

 

 

외국인 노동자 인권 문제가 논란이 됐던 2006년에는 UN 이주자인권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찾았다. 호르헤 부스타만테 특별보고관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 인권실태를 조사한 뒤 2007년 UN인권이사회에 리포트를 제출했다. 부스타만테 특별보고관은 한국정부에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침해한 고용주에 대한 사법처리’ ‘이주노동자의 지위 개선’ ‘이주노동자 가족 구성권 권리 보호’ ‘이주 여성 혼인 관련 인권침해 해소’ 등을 권고했다.

 

 

2010년 UN의사표현의자유 특별보고관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촛불집회’가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방송장악과 인터넷 검열 등 이명박 정부의 언론의 자유 탄압사례가 UN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프랑크 라뤼 특별보고관은 법무부,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16개 기관을 직접 방문하고 시민단체 등과 접촉한 뒤 <한국 실태조사 보고서>를 내놓았다.

 

 

‘라뤼 보고서는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 영역이 2008년 촛불 시위 이후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정부의 입장과 다른 견해를 밝힌 개인들을 사법 처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개인의 의사표현 자유권의 제한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1년 6월 UN인권이사회에서 정식 보고서로 채택됐다.

 

 

▲2010년 방한 활동 중 국정원으로부터 사찰 당했던 프랑크 라뤼 UN특별보고관

 

 

 

국정원 2010년 라뤼 특별보고관 사찰 들통, 국제적 망신

 

 

라뤼 특별보고관은 한국정부에게 국가기관의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고발, 인터넷상 의사표현의 자유 제한,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표현의 자유 억제, 공무원의 의사표현 제한 등 8개 분야 대해 시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당시 정부여당은 보고서가 ‘편향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등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제사회에 망신살이 뻗친 사건도 있었다. 라뤼 특별보고관이 방한해 활동하는 동안 국정원이 밀착 사찰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0년 5월 4일 라뤼 특별보고관 일행이 명동의 한 호텔 앞에 세워진 차량에서 캠코더로 자신들을 촬영하는 현장을 발견하게 된다. 특별보고관 측이 외교부에 항의를 했고, 진보언론인 <민중의소리>는 “차량의 번호를 확인한 결과 국정원 소속의 차량인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5월 29일 네 번째 특별보고관이 방한한다. 마가렛 세카갸 UN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은 10일 동안 한국에 머물며 정부기관과 기업, 시민사회단체, 노조 관계자 등을 면담하고 한국의 인권옹호자 보호 실태와 문제점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정부에 개선·권고 사항을 전달하고, 내년 3월 차기 UN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의 인권옹호자 실태조사 결과를 정식으로 보고하게 된다.

 

 

제주 강정마을 찾게 될 세카갸 특별보고관

 

 

세카갸 특별보고관이 한국 방문을 결정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강정마을 사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과 활동가들에 대한 인권탄압이 UN의 감시·보고 대상이 된 셈이다. 문정현 신부, 강동균 마을회장을 비롯해 송강호 박사, 영화평론가 양윤모 씨 등을 체포하고 외국인 활동가를 강제 출국 시키는 인권·환경 옹호자들에 대한 탄압이 심각한 수준이다.

 

 

외국인에 대한 탄압도 자행됐다. 영국 평화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후보인 엔지젤터씨와 프랑스 활동가 벤자민 모네 씨 등이 강정 해군기자 공사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폭행과 함께 연행을 당했다. 2010년부터 2012년 여름까지 강정마을 집회 및 시위로 연행되거나 체포, 구급 된 주민과 활동가만 550명에 이른다.

 

 

▲세카갸 특별보좌관(좌)과 강정마을의 문정현 신부(우)

 

 

세카갸 특별보고관은 강정 마을 이외에 수년 동안 계속 되고 있는 울산 현대차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현장과 2005부터 주민들과 한국전력·경찰 등이 대치하며 갈등을 빚어온 밀양 송전탑 농성 현장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현장, 밀양 송전탑 농성장도 방문 예정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불법으로 파견하면서 ‘파견 후 2년이 지난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 조항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게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이다. 사측은 그동안 폭력과 징계, 고소와 고발, 손배와 가압류 등으로 노조와 맞서왔으며, 이 와중에 세명의 노조원이 목숨을 잃고 20명이 구속당했다.

 

 

 

▲현대차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 농성현장. 3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구속당했다.

 

 

밀양 송전탑 농성은 한전 측과 주민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2005년 한전은 신고리 3호 건설에 맞춰 신고리~창원을 잇는 90km 구간에 송전탑 52개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주민들은 수십 개의 고압송전탑이 마을을 관통하게 되면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송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를 요구했고, 한전 측은 비용 등의 문제를 드러 난색을 표했다. 이로써 양측이 대립하게 된 것이다.

 

 

주민들이 시공업체 작업자들에게 노끈으로 손이 묶인 채 감금 당하는 등 폭행사건이 잦은데도 경찰의 대응이 편파적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감금과 폭행을 당한 주민에게 경찰은 “민간인지라도 현행범이라면 현장에서 체포했다가 경찰에 인계할 수 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여전히 UN의 감시가 필요한 한국의 인권

 

 

UN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한다. UN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라고 스스로 추켜세운다. UN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과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인권과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한국은 여전히 UN의 감시대상 국가다.

 

 

다음달 또 UN 특별보고관이 한국에 온다. 이번으로 네 번째 방한이다. UN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이 이렇게 자주 방문조사를 벌인 국가는 전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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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방송RTV’에 뉴스타파가 나오길 두려워하는 사람들

 

 



'뉴스타파'라는 해직언론인들이 만든 방송이 있습니다. 방송이라고 하면 언뜻 TV로 시청하는 시스템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뉴스타파는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한계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TV로도 시청할 수 있기를 원했지만, 뉴스타파의 방송을 공중파 방송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뉴스타파가 매번 특종을 해도 신문과 언론에서조차 보도하지 않는 한국의 언론 시스템에서 뉴스타파는 시청자 확보가 어려웠고, 특정 계층에서만 시청하는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이런 뉴스타파가 비록 케이블 방송이지만 TV로 시청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케이블방송 중의 하나인 '시민방송 RTV'에서 지난 3월 18일부터 '뉴스타파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의 케이블채널 방송은 인터넷과 특정 계층 시청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방향 모색이라는 점에서 아주 좋은 노력이었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RTV에 방송되고 난 뒤에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방송통신심의원회가 뉴스타파를 심의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뉴스타파 방송을 심의하겠다는 의미는 RTV로 방송되는 뉴스타파가 방송 금지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민방송 RTV가 밝힌 고발뉴스 민원 접수 내용. 출처:시민방송 RTV 페이스북

 


뉴스타파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그동안 MBC 기자 출신 이상호씨가 운영하는 고발뉴스까지도 방송이 금지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RTV 사무국장에 따르면 고발뉴스에 대해 민원이 접수됐다고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정책과에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민원 제기 내용은 '고발뉴스'가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내용이었습니다. 보도전문채널이 아닌 RTV가 보도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민원인데, 이것은 뉴스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추적60분의 KBS분류표.출처:KBS 홈페이지

 


쉽게 설명해서 추적60분과 RTV의 뉴스타파는 유사한 성격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렇다면 추적60분은 어디에 속한 프로그램일까요? KBS는 추적60분을 뉴스가 아닌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뉴스는 말 그대로 뉴스입니다.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그대로 보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하나의 사건을 여러 가지 시선과 각도로 다양하게 분석 내지는 표현하는 방송입니다. 그래서 원래 추적60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는 보도국이 아닌 제작국에 속했었습니다. 그러나 MB정권에서 추적60분 PD들을 보도국으로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면, 보도국 기자가 말하는 뉴스는 있는 사실을 그냥 담담히 보도해야 하지만 (사실 지금 대한민국 지상파 뉴스가 그러고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PD들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를 분석하면서 그것이 시청자와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다각도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처럼 뉴스와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한 생각에서 민원을 제기했다면 모르겠지만, 특정 의도를 가지고 뉴스타파와 고발뉴스의 심의를 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각주:1]

' 왜 시민방송 RTV의 뉴스타파만 문제 삼는가?'

RTV가 방송하는 뉴스타파와 고발뉴스는 뉴스가 아닙니다.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자료를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대담 프로그램 내지는 인터뷰에 가깝기도 합니다.

만약 뉴스타파와 고발뉴스가 보도 프로그램이자 뉴스이기 때문에 심의와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자꾸 주장한다면 여타의 케이블 TV 프로그램도 심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케이블 우수 프로그램 수상작. 출처:인사이드케이블

 


티브로드 서해방송은 민간사업자와 인천,영종대교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 불공정 협약 논란에 대해 방송을 했습니다. 티브로드 강서방송은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의 문제점 내용을 CJ헬로비전영동방송은 가스공사 LNG생산기지 공사등의 국책사업 진행에 따른 주민 피해와 갈등을 방송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2012년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들 케이블 지역채널이나 시민방송 RTV와 차이가 무엇이길래 누구는 심의 대상이 되고, 누구는 상까지 받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시민방송과 유사한 KBS열린채널. 출처:KBS 홈페이지

 


뉴스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채널에서는 실시간 뉴스와 같은 종합뉴스를 다루지만, 지역 채널에서는 정치적 이슈보다는 그 지역의 소식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뉴스라는 법의 잣대로 놓고 보는 것 자체가 웃깁니다.

KBS의 열린채널이라는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스스로 만드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는 '아동학대','한겨울에 방 빼''우리가 장애를 만났을 때'와 같은 내용이 방송됐습니다. 이런 내용이 뉴스가 될 수 있을까요? 이것은 뉴스이기보다는 시사교양 프로그램과 같은 형식이지 결코 뉴스는 아닙니다.

보도 프로그램이 심의를 받는 이유는 공정한 방송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 잣대가 모든 영역에서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지금 시대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방식이자, 그 잣대가 왜 편향적으로 되고 있는지 그들은 답해야 할 것입니다.

' 시민방송만 못살게 구는 사람들'

시민방송은 다른 방송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하는 방송입니다. 그것은 시민방송이 시민이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우선 편성 대상으로 다른 채널보다 돈은 많이 들면서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채널들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 즉 재방송이 주를 이루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시민방송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콘텐츠를 접수받아 방송하고 있습니다.

 

 

▲시민방송 RTV 편성표. 출처:RTV 홈페이지

 


RTV의 편성원칙은 퍼블릭액세스 방송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참여와 접근, 스스로 자기를 표현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성별,나이,국적,인종,문화,지역,종교,성저체성,정치,사상,사회 경제적 지위 등의 이유에 따라 어떠한 차별과 제한을 받지 않고 누구나 방송에 참여할 수 있는 '시청차 참여 프로그램 전문 방송국'입니다.

지금 수많은 방송과 언론이 있지만, 시민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소식을 방송해주거나 그들의 얘기를 말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돈을 주거나 어떤 인맥을 통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민방송은 방송이 가능한 콘텐츠라면 누구나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국내 유일의 시민방송을 오히려 MB정권에서는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습니다.
 

 

▲2008년 한선교 의원이 뿌린 RTV 색깔론 자료. 출처:한겨레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시민방송이 참여정부 시절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여기에 색깔론까지 펼쳤습니다. 이런 색깔론 공세에 RTV는 한 해 20억 정도의 방송발전기금 지원이 끊겼고, 지금은 채널을 유지하기에도 벅찬 상황입니다.

방송 송출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지금은 겨우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RTV와 다르게 여타의 방송들은 수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받아다가 엉뚱한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MB정권 시절 '공공분야 제작 지원'이라는 사업 분야를 만들어 MB정권의 4대강 사업 등 정부 홍보를 위주로 제작된 방송 프로그램에만 14억28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MB의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관련 내용에는 방송발전기금을 지원해주면서 시민방송 RTV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80%가 넘지만, 방송발전기금 지원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던 시민방송 RTV. 출처:선관위

 


지난 2002년 시민방송 RTV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어떤 특정 정치인을 홍보한 것이 아니라, 그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시민이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당연하건만, 그에 대해 정책토론회를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경고'를 받은 것입니다. 오히려 KBS는 선거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여론조사를 엉터리로 보도했지만, 그저 경고에 불과했습니다.

시민방송의 콘텐츠가 문제가 아니라 MB정권에서는 시민방송 자체가 국민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를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다양한 시민들의 생각과 주장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파되는 것을 막는 언론 탄압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안방송이 살아남는 방법'

대선이 끝나고 대안방송에 대한 필요성과 논의, 그리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민TV는 벌써 조합을 설립했고, 라디오를 통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안방송의 가장 큰 문제점은 TV채널 확보가 우선입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한 방송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TV 방송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시민방송 RTV에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방송으로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뉴스타파,고발뉴스,한겨레TV,오마이TV,국민TV는 대부분 인터넷으로만 시청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를 RTV에 제공한다면 더 많은 국민이 시청할 수 있습니다.

가입 가구 420만 세대를 놓고 보면 실제로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는 2천만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엄청난 가시청 인구에게 뉴스타파,고발뉴스,한겨레TV,오마이TV,국민TV의 콘텐츠가 제공된다면, 시민들은 다양한 시선으로 여러 가지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게 됩니다.

각자가 가진 시청자의 한계를 다양한 매체가 합쳐 RTV와 연계된다면 충분히 종편과 대적할 수 있는 TV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든 하나의 매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상생하는 방안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콘텐츠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면 충분합니다.

 

 

▲ 제작이 중단된 RTV 방송편집실. 출처:박대용기자 블로그.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MB정권에서 언론탄압을 겪었고,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언론이 망가지면 국민의 알권리와 우리의 목소리를 낼 통로가 사라지게 됩니다.

시민방송 RTV의 한글 '알'은 알차다, 알짜배기,씨알,알권리,알릴권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권력자들은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도, 그 소리가 민심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항상 시민의 방송을 어떻게 하든 막으려고 합니다. 그들의 횡포에 우리는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도 소리 낼 힘이 없어 늘 절망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소리를 들어줄 작은 촛불이 거센 바람 앞에 흔들립니다. 이처럼 우리의 알권리를 보장해주는 작은 촛불이라도 지켜주는 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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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노동절, 공적 애도 가능성 짓밟힌 서글픈 대한민국

분향 가로막은 최루액·차벽…"슬퍼할 권리마저 뺏나"

[현장] 2013 노동절, 공적 애도 가능성 짓밟힌 서글픈 대한민국

최하얀 기자,최형락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5-02 오전 12:30:06

 

 

평화롭게 끝나는 것으로 보였다. 노동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 투쟁 구호를 외친 후, 바닥에 깔고 앉았던 각종 유인물을 주웠다. 쓰레기를 군데군데 모으며 기지개를 켜고 가방어깨에 멨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 첫 노동절이었던 1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서울광장 앞 123주년 노동절 기념 대회는 이렇게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제 남은 일정은 하나. 집회 참가자들은 24개의 영정을 들고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로 '함께' 가고자 했다. 노동절을 맞아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희생된 24명을 애도하고, 동료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4년간 힘든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쌍용차 해고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애도와 위로는 '허락'되지 않았다. 서울광장에서 대한문 쪽으로 시위대가 함께 이동할 수 있는 길은 모두 경찰에 진즉부터 가로막혀 있었다. 경찰은 광장을 버스로 둘러싸고 있었다. "추모의 길을 내어달라"는 아우성폴리스라인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간절한 외침은 "여러분은 무단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있습니다"라는 날카로운 경찰 방송으로 메아리가 돼 돌아왔다.
 

▲ 1일 123주년 노동절 집회 참가자들이 마지막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무대 위로 주먹을 치켜든 쌍용자동차 해고자 고동민 씨가 보인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고동민 씨가 선 무대 위 고공 농성장을 포함해 총 3개의 고공 농성장이 임시로 세워졌으며, 골든브릿지 파업 노동자와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 등이 고공 농성 퍼포먼스를 벌였다 . ⓒ프레시안(최형락)
▲ 서울시청 옥상에서 바라본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결국, 평화는 깨졌다. 말싸움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직선의 최루액이 시위대의 눈과 입으로 난사됐다. 시위대 앞쪽에서 경찰 벽을 앞장서 밀어내고 있었던 젊은 참가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줄줄 흘렸다. 콜록이는 소리와 "물! 어디 물 없어요?" 소리가 뒤엉켰다. 마침 생수병을 들고 있었던 사람들은 최루액을 맞은 눈에 황급히 물을 쏟아부었다.

30여 분 동안 계속된 '길을 내어달라'는 요구에도 끝내 경찰은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을 폭행한 사람은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서글픈 경고 방송만이 반복됐다. 대학생 김성우(23) 씨는 "안타까운 죽음을 함께 기억하려는 행동마저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저들은 우리에게서 슬퍼할 권리마저 빼앗았다"고 말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방송 차량 위에 올랐다. 잔뜩 화가 난 김 지부장은 "정녕 노동자는 다 죽이고 1퍼센트 재벌만을 위한 국가를 만들 것이냐"라며 "24명의 억울한 영령의 분향소를 저들은 무엇이 두려웠는지 파괴하고 침탈했다. 그렇게 두려우면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호통쳤다.

그는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나. 하루를 사는 것이 죽기보다 어렵다는 것을 매시간 느낀다"라며 "반드시 분향소를 다시 세워야 한다. 그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결국 '함께' 분향 가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어떻게든 분향소를 찾기로 하고 들고 있던 깃발을 내렸다.
 

▲ 방송 차량 위에 올라선 쌍용자동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분향 행렬마저 막는가"

같은 시간 대한문 앞 새로 차려진 간이 분향소. 분향 행렬이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건만, 경찰은 이미 새카맣게 진을 치고 있었다.

경찰들 사이로 빨갛고 노란 꽃이 예쁘게 심어진 화단이 보였다. 지난달 4일, 1년 가깝게 시민들의 추모를 받던 분향소 천막을 강제 철거하고 중구청이 설치한 화단이다. 경찰은 성난 시위대로부터 알록달록한 꽃들의 안전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었다.

뿔뿔이 흩어졌던 집회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대한문 앞에 나타났다. 마련된 국화를 하나씩 들고, 24개의 그림자 영정이 그려진 분향소에 절을 했다. 신발을 벗고 엎드린 사람들을 방패 뒤의 경찰들이 바라봤다. 분위기는 슬프다 못해 엄중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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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사는 박봉규(34·가명) 씨는 "분향소가 철거됐다는 얘기만 뉴스로 전해 듣고 정작 찾아와 보지는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온 직장인 김성민(38) 씨는 "이렇게 험악한 분향소가 또 있겠나"라며 "노동절을 맞아 정부가 죽은 노동자들을 위로할 자리를 앞장서 마련해야 할 판국에, 이렇게 가로막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중한 분위기도 오래가지 못했다. 경찰이 지하철 종각역 2번 출구를 통해 분향소 쪽으로 오고 있던 행렬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분향 행렬은 더욱 강하게 항의했다. 경찰과 분향 행렬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참가자 한 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대한문 앞은 신고를 한 합법적인 집회 공간이다. 이렇게 경찰이 분향 행렬을 가로막는 것은 명백한 집회방해죄에 해당한다"고 경찰을 향해 소리쳤다.
 

▲ 분향을 가로막는 경찰에 항의하던 추모객 한 명이 대한문 앞에서 연행될 뻔했으나, 참가자들의 항의로 경찰은 이 사람을 다시 풀어줬다. 하지만 플라자 호텔 앞에서 같은 이유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한 사람은 결국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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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통행은 '허락'됐다. 하지만 경찰은 끝내 대한문 앞에서 철수하지 않았다. 알록달록한 화단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의 끈질긴 감시와 통제 속에서, 700여 명의 추모객들은 서글픈 분향을 마치고 오후 9시께 자진 해산했다.

애도는 특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다. '정리해고'라는 사회 문제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직 한국 사회가 그 건강성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노동절은 우리 사회가 그 건강성을, 즉 공적인 애도를 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슬픈 사실을 확인시키며 막을 내렸다. 이날로 평택 쌍용차 고공 농성이 시작된 지 벌써 163일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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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절 기념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노동자들의 처지를 보여주는 각종 퍼포먼스를 벌이며 서울역 앞 광장에서 서울광장으로 행진했다. 사진은 경남도의 일방적인 폐업 결정에 '병원 정상화'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진주의료원 노동자들과 환자들을 상징하는 퍼포먼스 모습.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행진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저지 공공 의료 강화 결의 대회'를 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광장 한복판에 고객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서비스 노동자를 상징하는 마네킹이 세워졌다. 어깨에 두른 띠에는 "서비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장애인 참가단의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씨는 이날 "장애인에게 동정과 시혜가 아닌 권리를 달라"며 "장애인은 등급이 아닌 인간으로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이들은 광화문 일대에서 254일째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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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2009년 정리해고 이후 네 번째 봄을 맞았다. 그 사이 24명의 동료가 이들을 아프게 떠났고 대한문 앞에 세웠던 분향소가 중구청과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대선 기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언한 국정 조사는 아직도 시행되지 않았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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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반미 핵 대결전 달라진 것 없다."발표

 

북, "반미 핵 대결전 달라진 것 없다."발표
 
조국통일 연구원 백서, 한반도 핵전쟁 기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5/02 [07:46]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전략로켓군 기술공정계획서에 최종 서명하는 김정은 원수 조선은 지금도 반미대결전에 변화가 없다고 발표했다. ©
조선이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이 끝났지만 조미사이의 첨예한 핵대결전과 조국통일성전의 기본성격과 구도, 타격목표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주장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 조국통일연구원(이하 조통원)이 ‘조선반도긴장격화와 핵전쟁위기를 몰아온 장본인은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이다’이라는 긴 제목의 백서를 발표하면서 “지금 조선반도는 위험천만한 핵전쟁의 기로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통원 백서는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터지면 세계적인 열핵전쟁으로 번져 우리민족은 물론 전 인류에게 참혹한 재난을 들씌우게 될 것”이라며 “최악의 현 사태를 몰아온 장본인은 다름 아닌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은 ‘도발’이니, ‘위협’이니 하면서 그 책임을 우리 공화국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서는“그러나 오늘의 밝은 세상에서 그따위 모략소동으로 극악무도한 도발자, 침략자의 정체를 가리워 보려는 것은 우리 인민과 조선민족, 세계평화애호인민들에 대한 우롱이고 모욕”이라면서 “조국통일연구원은 조선반도의 긴장격화와 핵전쟁위기를 몰아온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의 책동을 낱낱이 발가놓기 위하여 이 백서를 낸다.”고 백서발표의미를 소개했다.

조통원이 밝힌 백서의 내용은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 ’제 3차 지하핵시험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 ’한미합동군사 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통한 핵 북침전쟁 위협‘ 등 3개 부준이다.

백서는 ‘우리 위성발사에 대한 도발은 현 위기사태의 시발점’이라는 제목에서

“조선반도는 지금까지 언제한번 정세가 조용한 때가 없었다.”며 “돌이켜보면 1950년대 조선전쟁으로부터 1960년대 미제무장간첩선 《푸에블로》호사건, 《EC-121》대형간첩 비행기사건, 1970년대 판문점사건과 그후 서해무장충돌사건, 연평도포격사건 등 년대와 세기를 이어오면서 조선반도정세를 일촉즉발의 초긴장국면에로 몰아넣고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군사적 대결사건들이 수없이 일어났다.”고 구체적으로 조미대결 역사를 게재했다.

또한 “최근 조미핵대결전 역시 그 시발점을 뗀 것도 미국과 그 전쟁하수인인 괴뢰역적패당이고 정세를 최극단에로 치닫게 한 장본인도 다름 아닌 그들”이라며 “미국을 괴수로 하는 적대세력들은 지난해 말에 진행된 우리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걸고 횡포 무도한 유엔제재결의를 조작하여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극악한 도발을 감행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2012년 12월 12일 우리는 실용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운반로켓 ‘은하-3으로 성과적으로 쏴 올렸다.”며 “그 이름도 뜻 깊은 우리 위성은 온 겨레와 세계의 경탄 속에 9시 49분 46초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되어 창공으로 힘차게 날아올라 9분 27초만인 9시 59분 13초에 자기 궤도에 정확히 진입하였다. 그것은 반만년 민족사의 특대 경사로서 온 겨레에게 크나큰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주고 우주정복의 꿈을 실현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며 실용 인공위성 발사 성공의 자긍심을 내 비쳤다.

아울러 “위성발사는 국제법적으로 공인된 보편적권리이며 당당한 주권행사”라며 우주조약에는 ‘우주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동등한 기초위에서 국제법에 부합되게 모든 국가들에 의하여 자유롭게 개발 및 이용 되어야 한다.’고 되어있다.“면서 ”우리는 평화적인 우주과학연구와 위성발사분야에서의 국제적인 신뢰를 증진시키고 협조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9년 3월 ‘우주공간으로 쏘아올린 물체들의 등록과 관련한 협약’을 비롯한 국제우주조약들에 가입하였으며 철저히 국제법에 준하여 평화적 위성발사를 진행하였다.“며 인공위성 발사가 국제법을 준수한 평화적 위성 발사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백서는 인공위성 발사에 필요한 국제적 규범과 준수에 관한 상황 등을 거론하며“ 하지만 미국 백악관과 국방성우두머리들, 괴뢰패당은 설사 위성을 발사하였다고 하더라도 탄도미사일기술을 이용한 것이므로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고 유엔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생억지를 쓰며 우리를 악랄하게 걸고들었다.”며 유엔안보리의 제재결의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악랄하게 침해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포악무도한 적대행위에 대처하여 우리는 공화국의 최고이익과 합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이것이 조선반도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의 악순환의 길에 들어서게 된 현 사태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통일연구원 백서는 두 번째 ‘우리의 자위적핵시험에 대한 극악한 도전’이라는 목록에서 “우리는 이미 경고한대로 제3차 지하핵시험으로 미국과 괴뢰패당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도발책동에 단호히 대답하였다.”며 “원래 우리는 이미 지구상 그 어디의 침략기지이든 정밀 타격하여 일거에 소멸할 수 있는 강위력한 핵 억제력을 충분히 마련하여놓았으므로 핵시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고 밝혀 오래전에 핵개발을 통한 핵무기를 보유 하고 있었음과 핵시험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백서는 “조성된 엄중한 사태에 대처하여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2013년 2월 12일 3차 지하핵시험을 단행하였다. 3차 핵시험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강 위력한 우리의 핵무력을 온 세상에 남김없이 과시하여 적들을 전율케 하였다.”며 발전된 기술이 적용되었음도 숨기지 않았다.

또한 유엔안보리의 제3차핵시험에 대한 추가제재결의를 언급하며 “그것은 이미 전의 유엔《결의》 2087호를 한층 도발적으로 심화시킨 것으로서 우리의 하늘과 땅, 바다를 완전히 봉쇄하고 공화국을 고립, 질식시키는 내용으로 일관된 악독하기 그지없는 협박문서이고 사실상의 전쟁 통고장이었다.”면서 “우리 공화국과 련결된 모든 통로들을 엄격히 통제하고 검색검문을 강화하며 공화국을 출입하는 임의의 선박을 강제로 수색하고 다른 나라의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비행기의 이착륙과 영공통과도 받아들일 수 없게 하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와 함께 핵 및 탄도미사일개발에 쓰일 수 있는 자금이 흘러들 수 있다는 구실 밑에 우리가 해외에 은행지점이나 출장사무소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하고 다른 나라가 우리와의 정상적인 금융거래와 협력을 할수 없게 하였으며 지어 우리 외교일군들에 대해서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검열하도록 해놓았다.”며 제재결의 2094호의 부당성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아울러 “그것은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참을수 없는 도발이며 정의와 진리에 대한 용납 못할 우롱”이라며 “핵무기를 맨 처음 만들어 무려 1,000여차례의 핵시험을 진행하였고 인류에게 실제적인 핵참화를 들씌운 특대형 핵 범죄자 미국이 핵시험을 단 3번 진행한 우리에 대해 유엔까지 동원하여 제재》 뭐니 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강도적심보인가.”라고 규탄했다.

특히 “미국 주도하의 범죄적인 유엔《결의》 2094호 조작은 사실상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면적인 선전포고”라고 반발하고 “미국의 부추김에 의해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유엔이 결국 평화와 안전을 위협당하는 나라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불법무법의 흉악무도한 결정을 우리 군대와 인민이 격분에 차서 반대배격해 나선 것은 너무도 응당하다.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는 이를 계기로 더욱 치열한 반미 반침략 전면 핵 대결전으로 치닫게 되었다.”며 핵대결전의 엄혹한 정세가 미국에 의해 조성되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조통원 백서는 끝으로 ‘광란적인 북침핵전쟁연습으로 인한 최악의 위기사태’라는 목록에서 “미국과 괴뢰패당의 광란적인 북침핵전쟁연습책동은 현 사태를 극도로 악화시킨 또 하나의 요인”이라며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은 유엔제재책동과 때를 같이하여 지난 3월부터 남조선에서 대규모적인 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였다.”고 지적했다.

백서는“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은 그 규모로 보나 위험성과 도발적 성격으로 보나 가장 무모한 북침핵 불장난이고 극악한 핵시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동원된 국가, 인원, 무력, 장비, 3대핵타격기, 성격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남조선은 내외신들이 보도한것처럼 미국의 최신핵전쟁무기 전시장으로 되었다. 키 리졸브, 독수리합동군사연습에서는 우리 공화국을 기습 공격하여 타고 앉는 것을 목적으로 한 극히 위험한 작전계획 502》과 작전계획 5029를 실전에 옮기기 위한 훈련들이 진행되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은 전쟁연습의 기본 초점이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 공격과 지휘부에 대한 정밀타격에 두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심)지어는 우리 최고 존엄의 상징을 해치기 위한 극악무도한 계획을 작성하고 모의훈련까지 감행하였다.”고 고발했다.

이어 미국방성대변인과 남조선강점 미군사령관, 괴뢰군부깡패들은 이번 훈련이 방어 훈련이라는 것을 발표한 사실과 한미당국이 합의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을 거론하며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의 이러한 광란적인 북침전쟁책동에 대처하여 우리의 천만군민이 정의의 반미 핵 대결전과 조국통일대전에 산악같이 일떠선 것은 천백번 당연한 것”이라며 “위대한 백두산천출명장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조성된 엄중한 사태와 관련하여 최고사령부 작전회의를 소집하시고 적들이 감히 무모한 불질을 한다면 조선인민군 전략로켓군을 비롯한 최정예의 강력한 핵타격 수단으로 침략의 아성인 미국본토와 하와이, 괌도 등 태평양작전전구안의 미제침략군기지들과 남조선주둔 미군 기지들을 무서운 핵 불벼락으로 초토화해버릴 작전계획을 비준하시고 그와 관련한 만단의 준비를 갖출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시였다.”고 미국의 핵전쟁 에 대응해 내린 조치 였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받아 안은 우리 천만군민은 무진 막강한 군력과 정신력을 총 폭발시켜 전쟁광신자들에게 진짜 핵 전쟁 맛, 진짜 불벼락 맛이 어떤 것인지를 몸서리치게 보여줄 멸적의 의지와 추상같은 기상을 과시하였다.”며 “모든 사실들은 조선반도에서 긴장격화의 주범, 핵전쟁위기사태를 몰아온 도발자는 다름 아닌 미국과 괴뢰 호전광들이라는 것을 고발 해주고 있다.”고 미국에 책임을 물었다.

특히 “지금 미국과 괴뢰패당은 두달 동안 그처럼 극악하게 벌려온 《키 리졸브》, 《독수리》북침전쟁연습이 끝난 것처럼 새삼스럽게도 훈련종료보도자료니 뭐니 하는 것을 내돌리며 정세가 완화국면에 들어서는 듯이 떠들지만 그것은 저들의 도발적 정체를 덮어버리고 여론을 오도하기 위한 광대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우리와 미국사이의 첨예한 핵대결전과 조국통일성전의 기본성격과 구도, 타격목표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고도의 격동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미국과의 일전이 불가피 하다는 것과 조미사이의 기본 구도가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조국통일연구원백서는 “만일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이 침략적흉심을 버리지 않고 끝끝내 조선반도에서 북침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린다면 우리의 영용한 혁명무력과 인민은 다지고 다져온 선군위력과 쌓이고 쌓인 적개심을 총 폭발시켜 침략의 전초기지들과 본거지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고 도발자, 침략자들에게 가장 비참한 파멸을 안기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이룩하고야말 것”이라고 결의에 가까운 목소리로 미국에 경고했다.

한편 한미당국과 언론들은 조선의 입장이 잠잠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과 같은 내용을 내외에 발표하고 있어 정세 인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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