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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20대 청년 추락한 용광로…‘그 쇳물은 쓰이지 않았다’

등록 :2020-10-11 09:06수정 :2020-10-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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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기획
임지선 기자가 ‘그 쇳물…’ 챌린지 참여한 까닭

가수 하림의 노래·제안으로 시작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용광로 추락사 20대 청년 추모한
시를 읽고 밤새 달려간 사고 현장
1600도 쇳물에 뼛조각 몇개만 남아

지난 10년간 되풀이되는 사고에도
한해 추락사 376명, 변함없는 현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청원 10만
‘그 쇳물’은 현재 상징물 형태로 보존
마음 모으면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에서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노동자를 위한 입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흘을 내리 식힌 쇳물 위에서 바스러질 듯한 뼛조각을 수습해 입관식을 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10년 9월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에서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노동자를 위한 입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흘을 내리 식힌 쇳물 위에서 바스러질 듯한 뼛조각을 수습해 입관식을 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챌린지)’에 많은 시민이 동참했다. 챌린지를 제안하며 가수 하림이 부른 노래는 10년 전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 용광로에 떨어져 숨진 20대 청년노동자를 추모한 시(‘그 쇳물 쓰지 마라’)를 가사로 삼았다. 당시 사고 현장을 취재한 임지선 기자도 ‘함께 부르기’에 참여했다. 임 기자는 당시 경찰과 함께 사고 용광로에 진입해 현장의 참혹함을 기사로 전했다. 그가 10년 전 취재수첩을 다시 열며 챌린지에 동참한 까닭을 썼다.‘그 기사’(<한겨레> 2010년 9월11일치 ‘쇳물 식은 자리에 뼛조각들…눈물의 입관식’)의 계기가 된 한 편의 시가 10년 만에 한 곡의 노래로 재생됐다. 그 노래를 듣고 부르며 나는 10년 전 취재수첩을 다시 펼쳤다.2010년 용광로(정확한 명칭은 ‘전기로’이나 이 기사에서는 ‘용광로’로 쓰기로 한다) 추락 사망 노동자를 기리며 한 누리꾼이 썼던 ‘그 쇳물 쓰지 마라’란 시는 당시 사회부 기자였던 나를 사고 현장으로 이끌었다. 그 시에 곡을 붙여 2020년 가수 하림이 부른 노래는 그때 그 취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후진적 산재 사고로 죽어가는 현실 속에서 기자가 더 집요하게 취재하고 써야 한다고, 시와 노래가 말하고 있다.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주게.가끔 엄마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시 ‘그 쇳물 쓰지 마라’ 전문)2020년 9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서 한 영상과 마주했다. 영상 속에서는 가수 하림이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요즘도 일하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는다. 일하다가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노래를 만들고 함께 부르는 캠페인을 만들었다”며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챌린지)’를 제안했다. 노래를 듣는 순간, 10년 전 직접 사고 현장인 용광로 안에 들어서며 느꼈던 열기가 얼굴에 훅 끼치는 듯했다.‘함께 부르기(챌린지)’ 참여를 위해 처음으로 직접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찍고 보니 어색하기 그지없어 열번을 넘게 찍고 또 찍었다. 영상은 자기소개로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댓글 시가 붙었던 바로 그 사건, 10년 전 충남 당진의 한 철강회사에서 벌어졌던 용광로 추락 사고를 현장에 가서 직접 취재했던 <한겨레> 임지선 기자입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노래의 함께 부르기를 제안한 가수 하림. 한국방송 유튜브 갈무리
‘그 쇳물 쓰지 마라’ 노래의 함께 부르기를 제안한 가수 하림. 한국방송 유튜브 갈무리
빈 관 놓인 장례식장에 도착하다
2010년 9월9일 비가 내려 쌀쌀한 가을밤, 나는 무작정 충남 당진으로 향했다. 서울의 강남 지역을 담당하는 사회부 기자였던 내가 팀장과 의논해 퇴근길 목적지를 바꾼 것은 시 한 편 때문이었다. 시는 이틀 전인 9월7일, 사고가 발생한 당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단 네줄짜리 스트레이트 기사에 댓글로 붙어 있었다. 당시 기사 전문은 이러했다.“7일 오전 2시께 충남 당진군 석문면 모 철강업체에서 이 업체 직원 김모(29)씨가 작업 도중 용광로에 빠져 숨졌다. 동료 A(31)씨는 ‘김씨가 5m 높이의 용광로 위에서 고철을 넣어 쇳물에 녹이는 작업을 하던 도중 발을 헛디뎌 추락했다’고 말했다. 용광로에는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담겨 있어 김씨의 시신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관리 소홀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사고 당일 밤, 아이디 ‘alfalfdlfkl’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노출된 기사에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시를 남겼다. 해당 댓글에만 답글이 400개가 넘게 달렸다. 차가운 스트레이트 기사에 달린 뜨거운 댓글에 사람들은 비로소 눈물이 났다고 했다. 훗날 이 시를 쓴 이는 ‘제페토’라는 필명으로 <그 쇳물 쓰지 마라>란 시집을 엮어내기도 했다.2010년 한해에만 일터에서 사고로 숨진 사람이 1931명, 그중 추락사만 417명(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 기준)에 이르렀다. 사고 기사의 말미에는 ‘경찰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는 문장이 붙곤 하지만 정작 그 경위 조사가 끝날 즈음 관심 갖는 이는 많지 않다. 끔찍한 사고임에도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댓글 시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지 않았다면 이 사고 역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시를 보고 무작정 당진으로 달려갔지만 사고가 난 회사 이름도, 장례식장이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자정께 도착해 수소문 끝에 장례식장을 찾았다. 빗줄기는 더 거세져 있었다. 장례식장은 빈 관을 가져다 놓은 채 차려져 있었다. 사고가 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섭씨 1600도 용광로에서 산화한 그의 몸을 찾을 길이 없어서였다. 가을비에 몸은 떨리고 섭씨 1600도의 열기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빈 관 앞에서 울지도 못하고 텅 빈 눈을 하고 있는 부모와 누나들을 보니 차마 어떤 질문도 할 수 없었다. 숨진 김씨는 막내아들이었다. 조용히 조문을 하고 나오려는데 그의 누나가 물었다. “우리 동생 친구인가요?” 만 29살. 그와 나는 동갑이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작업복을 입은 동료들은 삼삼오오 모여 퍼붓는 비를 바라보며 담배만 피워대고 있었다.다음날은 사고가 난 용광로를 식힌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그제야 용광로 온도가 진입할 수 있을 만큼 떨어져 경찰이 출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 장소가 철강회사 안 공장이기에 회사의 허가 없이 접근하기란 불가능했다. 경찰차를 얻어 타고 과학수사대 장화까지 빌려 신은 끝에 사고 현장에 잠입했다. 용광로 바로 앞에서 기자임이 들통나 회사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고서야 사고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다. 추락사가 발생하는 노동환경을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여 닿은 죽음의 장소였다.
밴드 두번째달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두번째달 유튜브 갈무리
밴드 두번째달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두번째달 유튜브 갈무리
용광로 들어가 발견한 타다 남은 유골 조각
경찰과 함께 진입한 용광로 안은 여전히 뜨거웠다. 빌려 신은 고무장화가 녹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 용광로 안으로 들어가니 섭씨 1600도로 이글대던 15t의 쇳물이 식어 허연 쇳가루만 가득했다. 쇳가루 위엔 손이 닿으면 바스러질 듯한 뼛조각 몇개가 흩어져 있었다. “사람이 섭씨 1600도의 쇳물에 떨어지게 되면 일단 그 온도에 몸이 곧바로 타게 되는데, 고인의 경우 가장 두꺼운 다리뼈와 두개골 정도가 일부 남은 듯합니다.” 함께 들어간 과학수사 담당 경찰의 설명이었다.용광로 밖에는 유족들이 서 있었다. 작디작은 유골을 조심스레 떠내는 경찰을 보고 있던 김씨의 부모와 누나들이 오열했다. 야근조라며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 출근을 했던 아들, 사고 소식만 남기고 주검도 볼 수 없게 된 동생이 부서지기 직전의 뼛조각으로 돌아왔다. 용광로 앞에서 입관식이 진행됐다. 하얀 창호지를 깐 관 안으로 유골 조각이 들어갈 때 모든 기계의 가동이 중단된 공장에서 유족들의 울음소리만 가득했다.입사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29살 청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7일 새벽, 김씨는 여느 때처럼 작업복 차림으로 용광로 주변에서 일하고 있었다. 4조 3교대로 24시간 돌아가는 공장에서 그는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근무했다. 이 회사에서는 하루에 100t 분량의 고철을 용광로에 넣어 7~8차례 녹여냈다. 하루 세번 20여분씩 ‘스프레이 보수 작업’이라는 정리 작업도 진행했다. 용광로에 15t의 쇳물만 남긴 뒤 위쪽 뚜껑 주변에 낀 자잘한 쇳조각들을 용광로 안쪽으로 넣거나 밖으로 빼내는 작업이었다.2층 높이의 용광로 뚜껑 주변에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다. 사람의 접근을 막기 위해 허술한 쇠사슬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뚜껑 주변 이물질이 잘 제거되지 않아 팔을 뻗다가 섭씨 1600도 열기가 잠깐이라도 얼굴에 훅 끼치면 누구라도 순식간에 정신을 잃게 된다. 사고가 나던 날 새벽 1시20분께 어김없이 스프레이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 새벽 1시40분 김씨의 동료는 김씨가 철근 조각을 치우려고 파이프를 들고 애쓰는 모습을 봤다. 잠깐 뒤 쳐다봤을 때 김씨는 쇳물 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동료들은 김씨가 빠진 사실을 알고도 이글대는 용광로 안을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김용균재단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김용균재단 유튜브 갈무리
김용균재단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김용균재단 유튜브 갈무리
후진적 산재, 중대재해 기업 처벌하라
2010년 당시에도 죽음의 과정이 보도된 뒤 여론이 들끓었다. 노동·보건의료 분야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산재 사망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큰 변화는 없다. 당시 기자회견에 나섰던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지난 10년 동안 철강회사나 조선소 등 추락사고가 일어나는 현장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해왔지만 큰 변화 없이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용광로 추락 사고가 반복되자 기업들 사이에서 유족과의 합의 방식에 대한 정보까지 공유됐지만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2015년 인천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가 쇳물에 빠져 숨졌을 때도 안전난간 등 기초적인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안전보건공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대로 된 난간 없이 쇠사슬 하나 걸쳐 놓은 공장에서 추락사는 계속됐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해 일터에서 사망한 사람은 2142명, 그중 추락사가 376명(2018년 기준,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에 이른다.“대표적인 후진적, 재래적 산재인 추락사가 매번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아주 기초적인 안전 조치만 취해도 예방이 가능하고, 돈도 많이 들지도 않는데 그것조차 하지 않은 것이 지난 10년의 시간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산재 사망은 ‘살인’이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의 말이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연대의 집행위원장을 맡아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노래로 만들어진 ‘그 쇳물 쓰지 마라’는 가수 하림의 제안 이후 많은 정치인과 예술인 등의 참여로 함께 불리고 있다. 노래와 더불어 산재 발생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관심도 퍼져나가고 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제기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최근 서명 인원 10만명을 돌파했다. 김 이사장은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다. 정의당은 제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이상윤 대표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 강화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은 결국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당진시립예술단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당진시립예술단 유튜브 갈무리
당진시립예술단이 참여한 ‘그 쇳물 쓰지 마라’ 함께 부르기. 당진시립예술단 유튜브 갈무리
그 쇳물은 결국 쓰였을까, 알아보니…
거듭되는 산재에 지지부진한 변화라고 실망할 수도 있지만 ‘공감대’의 힘은 크다. ‘그 쇳물 쓰지 마라’란 시가 퍼지고 노래가 불리는 사이, 그 쇳물은 어찌 됐을까? 10년 전 사고 당시부터 해당 철강회사는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시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어 고민을 해온 터였다. 확인 결과, 10년 전 그 쇳물은 지금껏 쓰이지 않았다. 회사 쪽에서는 15t 쇳물 전부를 다시 녹인 뒤 둥근 형태로 굳혀 회사 뒤편 녹지에 상징물 형태로 세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처럼 노래처럼 김씨의 부모가 명절에 와서 보고 가기도 한다고 했다. 관심이 모아지고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면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65247.html?_fr=mt1#csidxde5681404728d858930419793fff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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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목에 방울 달고 시진핑 쪽으로 떠미는 스가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쿼드 4개국의 대중국 온도차

20.10.10 17:53l최종 업데이트 20.10.10 17:53l

 

20.10.10 17:53l최종 업데이트 20.10.10 17:53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회의를 앞두고 미국·일본·호주·인도 외교장관이 스가 일본 총리와 포즈 취하고 있다.
▲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회의를 앞두고 미국·일본·호주·인도 외교장관이 스가 일본 총리와 포즈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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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홍콩·남중국해 문제 등에 더해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이 사상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지난 6일 도쿄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참석 하에 쿼드(Quad,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외무장관회담이 열렸지만 공동성명 없이 폐막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3국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중국의 국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주최 측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역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을 거명하지 않았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입각해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할 목적으로 출범한 '4각 안보 대화'에 참여한 3국이 중국 국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목적어 없는 회담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인도양 진출은 인도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고 태평양 진출은 친미 진영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 타파할 목적으로 내놓은 방안이 일대일로(一帶一路, 하나의 벨트로 하나의 실크로드를) 전략이다.
 
대륙과 해양을 하나의 실크로드로 잇겠다는 이 야심찬 전략에 맞서 '인도·태평양을 하나로 묶는 신개념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며 미국을 설득한 나라가 일본이다. 이 전략에 대한 일본의 집념은, 조지 부시(아들 부시), 버락 오바마의 거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를 끝내 설득해 미국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선두에 세워놓은 사실에서도 증명된다.
 
그래서 이 전략의 창안자라 할 수 있는 일본마저도 자국에서 개최된 쿼드 외무장관 회담에서 중국 국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4개국 중 3국이 공동 견제 대상인 중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니, 이번 회담은 '목적어 없는 회담'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으므로, 쿼드가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는 앞으로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쿼드의 현재 단계를 관찰해보면, 이들 4개국이 중국과 관련해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것이 이번 공동성명 불채택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으르고, 어르고... 미국의 오랜 대중국 전략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할 경우, 1945년 이후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크게 네 시기로 구분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중국을 대소련 전초기지로 만들려는 희망을 품었던 미국은 마오쩌둥(모택동)이 대륙을 석권하면서 그 희망을 내다버렸다. 그 뒤 중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미국과 싸웠고,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핵무기를 개발했다. 미국은 그런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했다(제1기).
 
그랬던 미국이 베트남전쟁으로 수렁에 빠지고 1969년에 닉슨 독트린(아시아·태평양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가급적 자제)을 발표하게 되면서 양국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곤경에 빠진 미국은 중국의 힘을 빌려 아시아·태평양의 균형을 유지하는 한편, 중국을 빼내 공산권을 약화시킨다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 뒤 이른바 핑퐁외교로 중국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중국을 자국 중심의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로 끌어들이는 작업을 전개했다(제2기).
 
미국이 1971년에 타이완(대만·중화민국) 몫인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빼앗아 중국 쪽에 넘겨준 사실, 2001년에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킨 사실 등은 중국을 팍스 아메리카나에 편입시키기 위한 미국의 접근법을 반영한다. 이 시기에 미국은 중국이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자국을 무시하고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점을 신경 쓰지 않았다.
 
타이완의 몫을 빼앗아 중국에 준 것은 미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의 합법적 대표로 인정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말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승인했음을 뜻한다. 중국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중국의 최대 소원 중 하나를 기꺼이 들어준 것이다. 이 같은 호의적인 대미관계 속에서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경제성장에 주력했다.
 
그런데 1990년을 전후한 세계적 탈냉전으로 소련이 역사 속으로 퇴장하고 이로 인해 힘의 공백이 발생한 틈을 이용해 중국이 세계 곳곳에 영향력을 부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이 의심 어린 눈초리로 중국을 관찰하도록 만드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2008년에 미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중국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됐다. 미국의 쇠락과 중국의 융성을 상징하는 두 개의 상반된 그림이 하필이면 같은 해에 연출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미국 추월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중대 변화가 나타났다(제3기).
 
2009년에 출범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팍스 아메리카나에 묶어두되 중국을 어느 정도 눌러줄 필요성을 절감했다. 아시아의 중국을 상대로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해서 현존 질서의 변경을 받고 기존의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전략이었다(아시아 재균형 전략).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자기편으로 묶어두려 했다. 중국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계속해서 존중했다. 겁도 주고 구슬리기도 하면서 자기편에 묶어놓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아베의 꾀임을 수락한 트럼프, 새 전략 채택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경기부양법 서명식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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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전략은 10년도 못 가서 폐기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아베 신조의 '꾀임'을 받아들여 인도·태평양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이다(제4기). 지난 6월 발행된 <황해문화> 여름호에 실린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의 기고문 '포스트 냉전 시대 미국의 세계전략과 미군'은 오바마의 전략이 가고 트럼프의 전략이 오는 이 시기를 이렇게 요약한다.
 
"적어도 오바마 행정부 첫 번째 임기의 마지막 해였던 2012년부터는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를 내세웠고 이를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재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대표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관여 정책은 중국을 미국이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지도 못하고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제한하는 데도 역부족이었다고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인도·태평양 전략인 것이다."
 
제4기의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서 미국은 중국을 자기편이 아닌 반대편에 위치시키고 있다. 냉전시대의 소련이 있었던 자리에 중국을 갖다 놓은 것이다. 그런 뒤 무역·홍콩·남중국해 문제 등을 명분으로 중국을 때리고 있다.
 
또 타이완과 공식 관계를 재개할 듯한 포즈를 취함으로써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깰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거기다가 중국이 공산당 국가이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산당 총서기를 겸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부각시키고 있다.
 
오바마 때의 제3기를 거치면서 미국은 적당히 위협하고 구슬리는 방법으로는 중국의 발호를 막기 힘들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훨씬 더 강하게 압박해야만 억누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기에 일본·인도·호주와 쿼드 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역부족인 듯하기에 한국 등을 '쿼드 플러스'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일본·인도·호주의 대중국 입장이 미국처럼 제4기에 도달해 있다면, 이번처럼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한 채 쿼드 회담이 끝나는 일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일본·인도·호주의 입장이 아직 제4기에 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인도·호주 역시 중국의 세계 최강 등극이 현존 세계질서는 물론이고 자신들의 미래까지도 불확실하게 만들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과 손잡고 중국의 발호를 억제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경제가 중국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처럼 이들도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라는 '안미경중'에 상당히 경도돼 있다. 이로 인해 이들은 미국처럼 강경한 태도를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반대편으로 위치시키는 것과 달리 이들 3국은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중국을 자기편으로 묶어두려 한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중국 견제를 '조용히' 박수 치며 응원하고 있다. 대중국 협력과 대중국 견제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 3국의 전략은 오바마 때의 제3기와 일견 유사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일본의 태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9시 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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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중에서 일본의 태도는 특히 흥미롭다. '중국을 견제해야 현존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며 미국을 끌어들인 일본은 미국과 중국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한국 못지않게 주판을 열심히 튕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중국 전선으로 미국의 등을 떠다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눌러줘야 자국의 현재 지위가 유지될 수 있지만 자국이 선두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일본의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트럼프의 목에 방울을 달아놓고 시진핑 쪽으로 떠다미는 일본의 태도와 관련해 2018년에 <국제관계연구> 제23권 제2호에 실린 정구연·이재현·백우열·이기태의 공동논문 '인도태평양 규칙기반 질서 형성과 쿼드 협력의 전망'은 정호섭 교수의 논문을 인용해 이렇게 설명한다.
 
"미국의 관여라는 관점에서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역내 개입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즉 미일동맹에 추가하여 안보 이중 안전장치로서 쿼드 간의 결속을 통해 점점 소극적이고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는 미국의 관여를 아시아 지역 안보 역할에 계속 묶어두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현존 체제에서 이룩한 자국의 번영을 지킬 목적으로 기존의 미일동맹에다가 쿼드 체제까지 추가함으로써 이중의 안전장치를 만들어놓고 있다. 미국이 대중국 전선에서 주춤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전진하도록 만들고자 그런 이중 장치를 만들어 놓은 뒤, 자국은 '편하게' 3기에 머물러 있다.
 
미국은 대중국 전략의 제4기로 넘어간 반면, 일본·인도·호주는 위와 같이 제3기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미국과 3국 사이에는 타임머신으로 극복해야 할 만한 시간적 간극이 존재한다. 쿼드의 리더인 미국이 이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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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못 간 강연재, 문 대통령 맹비난 "겁 없다, 이성 상실"

[현장] 보수단체, 광화문 외곽서 산발적 기자회견... 전광훈 옥중서신 대독도

20.10.09 17:41l최종 업데이트 20.10.09 17:41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부의 도심 집회 불허를 규탄하며 광화문광장으로 행진을 벌이자,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부의 도심 집회 불허를 규탄하며 광화문광장으로 행진을 벌이자,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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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제정신이 아닙니다."
"거의 이성 상실했고요. 법률가 출신도 아니고 그냥 철저히 김정은이 시켜서 이러는 건지..."


구속 수감 중인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가 1시 보신각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광화문 광장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에 의해 통행이 제지당하자 문 대통령을 향해 한 말이다. 경찰은 광화문 광장에서의 집회뿐만 아니라 기자회견도 막았다. 

강 변호사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보수 유튜버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퇴임 후에 어떤 죗값을 치를지 겁도 없다", "누가 강제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습니까", "병정놀이하듯 경찰 배치하면서 장난질하지 마십쇼", 발상 자체가 법률가가 아니라 속된말로 빨갱이식 사고다" 등의 말을 거침없이 쏟어냈다. 결국 25분 동안 버티던 그는 "기자회견 할 가치가 없다"라며 광화문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나갔다.
 
▲ 광화문 못 간 강연재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에 어떤 죗값을 치를지 겁도 없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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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서신 대독 "국민 분노 두려워 시위 막고 있는 것"

지난 3일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에도 서울시와 경찰은 도심 집회를 금지했다. 보수단체 네 곳은 '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결국 집회를 열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사랑제일교회 등이 참여한 보수단체인 8.15 광화문 국민대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독립문, 돈화문, 남대문, 보신각 등에서 '문재인은 하야하라'는 구호를 내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고영일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기독자유통일당과 815 변호인단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코로나19 방역 이유로 집회를 막는 정부의 조치를 비난하고 있다.
▲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고영일 변호사 등 관계자들이 기독자유통일당과 815 변호인단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코로나19 방역 이유로 집회를 막는 정부의 조치를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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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보신각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인 강연재 변호사가 전광훈 목사의 옥중서신을 대독했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는다는 뜻으로 마스크에 검은 테이프로 '엑스자'를 붙이기도 했다.

전 목사는 서신을 통해 정부의 집회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그는 "집회를 조건부라도 허용하는 순간, 폭발적으로 터져 나올 국민의 분노와 문재인 하야 폭풍이 두려워서 시위를 막고 있다"라며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으니 촛불보다 더한 국민 분노 앞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바로 내려와야 정상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숨구멍이 바로 자유를 다시 회복하는것"이라며 "본인들이 적폐 중 적폐이면서 남탓을 하는 '적폐론'으로 국민·기업·교회 등을 통제·규제·처벌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이런 나라의 미래는 북한이고 베네수엘라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모든 독재자의 말로는 그야말로 비참하고 불명예는 역사에 두고두고 기억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라고 밝힌 뒤, "문재인 정부가 눈과 귀와 입을 막는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눈과 귀와 입을 닫은 채 가만히 있으면 우리의 자유와 행복이 저절로 회복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갈 것임을 밝혔다.

고영일 기독자유통일당 대표는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에 대한 구속적부심과 사랑제일교회 폐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법원을 비판하면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 지키는 역할 담당하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부당하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목적에 부합하지도 않는 과도한 국민 기본권 제한에 대해서는 저항하는 것이 오히려 정당하다"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저항을 다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조원용 변호사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북한의 공무원 사살사건'에 대한 음모론을 펼치자, 비대위 측은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하려다가 경찰과 대치 
 

 보수단체 도심 집회가 불허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4.15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깃발을 들고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  보수단체 도심 집회가 불허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4.15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깃발을 들고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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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단체 도심 집회가 불허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한 시민이 4.15 총선 부정선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속을 주장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보수단체 도심 집회가 불허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한 시민이 4.15 총선 부정선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속을 주장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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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 장소인 보신각 주변에는 4.15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시민들이 소수나마 모여들어 함께 "문재인 하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비대위 측이 "국민 개개인이 문재인 정권의 정치방역에 맞서 광화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치한 채로 이동하는 실험을 해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하자, 함께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다. 경찰이 통행을 막자 일부는 일부 경찰에게 고성을 치는 등의 행태를 보였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연재 변호사 등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비대위 인사들이 물러나자, 이들도 광화문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 밖에도 오후에 도심 곳곳에서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돌발 시위로 번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다른 보수단체인 '8·15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도 광화문 광장까지 진출하지 못하고, 결국 인근 포시즌스 호텔 앞에서 '정치방역, 서민경제 파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규탄했다.

우리공화당 역시 광화문 광장 진입이 어려워지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 앞에서 약 4분 간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연 뒤,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은 우려와 달리 불법집회가 일어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오후 4시 이후부터는 일부 차벽을 해체해서 순차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경찰, 한글날 불법집회 차단 위해 차벽 설치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8.15 집회 참가자 국민 비상대책위원회 등 보수단체들은 광화문에서 대규모의 집회를 막는 경찰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코로나 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다고 판단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 경찰, 한글날 불법집회 차단 위해 차벽 설치  한글날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 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8.15 집회 참가자 국민 비상대책위원회 등 보수단체들은 광화문에서 대규모의 집회를 막는 경찰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코로나 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어려움이 초래될 것이다고 판단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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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강연재, #한글날 집회, #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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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떠나는 사람들, ‘직주근접’ 대신 ‘직주일치’ 온다

등록 :2020-10-10 09:13수정 :2020-10-10 09:22
 
 
[토요판] 커버스토리
굿바이 대도시

감염병 취약한 ‘3밀’ 떠나는 사람들
아파트·사무실·대중교통 선호 줄고
재택·주택·자가용으로 전환 움직임

올 초 대도시 떠난 김영길씨 가족
넓은 집과 업무공간, 영화방에
아이들 학교 못 가도 놀 곳 충분
부부 “코로나19 이후 더욱 만족”

“밀집·밀접·밀폐 피하면서도
인프라 누리는 새 라이프스타일”
“중규모 도시에 상상력과 개성을”
지난달 28일 강원 춘천시 우두동에 사는 김영길씨네를 찾았다. 4인 가구인 김씨네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는 결정을 하며 코로나 시대에 업무와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녹지를 얻었다. 김씨의 두 아이가 집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28일 강원 춘천시 우두동에 사는 김영길씨네를 찾았다. 4인 가구인 김씨네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는 결정을 하며 코로나 시대에 업무와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녹지를 얻었다. 김씨의 두 아이가 집 마당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모습.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밀집·밀접·밀폐를 피할 수 없는 대도시의 매력도가 점차 낮아지고 넓은 공간과 녹지 이용이 가능하면서도 방역에 효율적인 중규모 도시로 분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대도시의 주거, 사무실, 대중교통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 움직임을 취재했다.

 

영상감독 이경아(26)씨는 올해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집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각자 직장과 학업으로 10년 이상 뿔뿔이 흩어져 산 다섯명의 가족은 갑작스레 아파트 한 공간에 온종일 머물러야 했다. 매일 직장에 나가던 아버지와 여동생은 재택근무를 했고, 외국에 유학 간 남동생도 귀국했다.

 

가족은 넓은 공간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다. 다섯명이 종일 생활하기란 50평 남짓 아파트도 넓지 않았다. 이씨는 영상 작업 공간이 필요했고, 패션 디자이너인 여동생은 큰 책상이 필요했다. 부족한 공간도 고민거리였지만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경아씨는 29층 아파트에서 좀처럼 바깥에 나가지 못했다. 가족은 내년 3월 만료되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새 주거 형태를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데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경아씨네는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 전세를 한번 더 사는 것을 마지막으로 공동주택 생활을 종료하기로 했다. 가족의 주말농장이 있는 경기 양평에 내년부터 단독주택을 짓기로 했다. 양평역은 서울역과 케이티엑스(KTX) 강릉선으로 50분 거리다. 프리랜서인 경아씨는 양평에서 일주일에 두어번 서울에 있는 작업실로 출퇴근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새로 짓는 주택엔 각자를 위한 독립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아버지는 독서 공간, 어머니는 재봉틀 취미를 위한 공간, 경아씨는 창고형 스튜디오를 갖기로 했다. 경아씨는 “코로나를 계기로 일과 생활 둘 다 가능한 집, 가족 간에도 개별 공간이 있는 집, 녹지 공간이 있는 집을 선호하게 됐다”며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처럼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던 언택트 라이프스타일의 편리함을 깨달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그 삶의 방식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부지로 오른 서울의 부동산 시장에서 올해 ‘영끌대출’ ‘패닉바잉’이란 말이 유행했지만 한편에서는 감염병을 계기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생겨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성실한 도시생활자의 근로소득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10억원을 올여름 돌파했고, 평생 짊어질 무리한 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되고 감염병 위기가 반복되면서 대도시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파트·사무실·대중교통 떠나는 사람들 서른아홉살 김영길씨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는 선택을 한 뒤 크게 만족하고 있다. 4인 가구인 김씨네는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 세입자로 살았지만 9살, 5살 자녀 둘을 마음 편히 키울 환경이 아니었다. 아래층에선 시시때때로 층간소음 항의를 해왔고, 새벽에도 소음과 주차 문제에 시달렸다. 아이는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다. 가족은 대도시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김씨의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부지를 찾았다. 20여곳 발품을 판 끝에 강원 춘천에 3층짜리 주택을 지었다. 부부가 모은 자금 2억원에 대출 50%로 예산 4억원을 마련했다. 130여평(430㎡)의 터에 3층 건물 본채(59평)와 1층 별채(25평)가 딸린 주택을 지을 수 있었다. 서울의 높은 집값을 생각하면 앞으로 서울에 안정된 주거를 마련하기 요원한데, 부부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자가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후 춘천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이사 이후 밀집한 곳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대형 영화관에 갈 것 없이 3층 다락방을 가족끼리 넷플릭스 영상을 보는 공간으로 꾸몄다”며 “서울을 떠나기로 한 결정에 만족한다”고 했다. 이사 이후 때마침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았는데, 아이들은 마당 있는 넓은 집에서 뛰어놀았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씨와 디자이너인 아내는 종종 자택에서 재택근무를 하는데, 방이 다섯개라 업무를 위한 각자의 공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이날 오후 부부의 두 자녀는 마당 모래놀이터에서 소꿉장난을 하며 놀았다. 집 한쪽엔 언제든 녹지를 누릴 화단이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방역에서 자유로운 가족만의 공간이다. 부부는 서울의 혼잡이 싫었지만 사회기반시설이 없는 농촌도 내키지 않았다. 김씨는 “여기는 걸어서 마트 2분, 초등학교 3분이다. 동네 소아과도 걸어서 가고 큰 대학병원은 차로 5분”이라며 “도시 인프라도 누리면서 공동주택을 떠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대형 사무실, 역사 속으로

 

김씨는 요즘 일주일에 나흘은 서울 강남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사흘은 집에서 일한다. 이사와 함께 구입한 테슬라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면 출퇴근 시간이 1시간20분 안팎이다. “고속도로에선 운전 피로감이 적어 유튜브로 강의를 들으며 간다”고 했다.

 

올해 재택근무를 한 상당수 직장인들은 매일 회사로 출퇴근해야 하는 부담이 줄었다. 직장과 근접한 거리에 주거지를 유지하기 위해 고비용을 치러야 할 부담도 함께 줄었다.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재택근무는 앞으로 많은 기업에 안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월 내놓은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를 보면, 올 8월 5인 이상 사업장의 인사담당자 400명 중 절반 규모인 48.8%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의 규모별·유형별 편차는 크지 않았다. 이들 기업 중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효율이 높아졌다' 항목에 “매우 그렇다”와 “그런 편이다”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66.7%였다. ‘코로나19 종식 뒤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응답은 51.8%였다.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가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 근처의 1인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업무공간 임대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집무실’. 집무실 페이스북 갈무리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 근처의 1인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업무공간 임대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집무실’. 집무실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 도심에 본사를 둔 대기업들이 직원 주거지와 가까운 곳으로 사무실을 분산시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통신회사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6월 서울 을지로 사옥에 집중돼 있던 직원 일터를 서울 전역과 인근 도시로 분산시키는 ‘거점 오피스’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껏 이 회사는 네곳의 ‘거점 오피스’를 운영해왔는데, 앞으로 직원들의 거주지가 있는 서울 외곽까지 이를 확대하겠다며 “굳이 을지로 본사까지 나올 필요 없이 가까운 거점 오피스로 가서 일하면 된다”고 했다.

 

롯데쇼핑도 지난 7월부터 직원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거점 사무실에서 일하며 출퇴근 시간을 아끼는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의 경기 고양 일산점, 안양 평촌점, 인천터미널점 등 5곳에 스마트오피스를 마련해 직원들이 현장 근무 뒤 본사까지 돌아올 필요 없이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고 퇴근하도록 했다.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 중에 마땅한 업무 공간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사무실 임대 서비스도 등장했다. 지난 8월 창업한 스타트업 ‘집무실’은 집 근처 사무실이란 뜻으로, 거주지 인근 1인 사무실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 것이라 예측하고 공간 임대업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는 새 근무 방식과 이로 인한 업무지의 변동이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정보기술(IT)기업 후지쓰는 2022년까지 도쿄 본사 사무실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현재 250여개 있는 일본 전역의 위성 오피스를 늘리기로 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 주요 도심의 사무실 공실률은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를 보면, 강남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8.1%에서 꾸준히 하락하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본격화된 올해 2분기에 8.7%로 높아졌다.

 

 

직장인들이 대형 건물에 모여 하루의 생활을 같이하는 업무 방식이 머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명호 여시재 기획위원은 여시재 누리집에 쓴 글 ‘일과 오피스의 미래’에서 “300년 전 산업혁명 때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사무실 노동이 코로나19를 맞아 전환의 기로에 섰다. 고층빌딩 사무실에 인력을 끌어모으던 방식이 저물 것”이라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고도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며 인력이 도시로 모여들었다. 노동자들은 출퇴근 편리를 위해 대도시 사무실 근처에 거주지를 마련하는 ‘직주근접’ 방식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 더 이상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도심에 살 이유를 찾기 어렵다. 주거지가 일터인 ‘직주일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연구소 랩2050은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내리막 시대: 유통기한 끝난 대도시는 어디로 갈까’를 주제로 오는 14일 토크 콘서트를 연다.

 

아파트 과연 괜찮을까

 

올여름 서울 구로구 등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같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엘리베이터, 환기구 등이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대형 단지에 확진자가 발생하자 수백명이 우르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고, 감염을 걱정한 청소업체들이 해당 아파트의 쓰레기를 며칠간 수거하지 않아 아파트 단지의 일상생활 전체가 마비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아파트, 오피스텔, 원룸 같은 공동주택을 벗어난 주거 방식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건축계 현장에서 느끼는 바는 더욱 직접적이다. 단독주택 건축업체 ‘공간제작소’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올해 건축박람회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는데 오히려 계약량은 늘었다”며 “학교 못 보내 집에서 자녀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가정에서 도심 외곽에 넓은 집을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특히 많다”고 했다. 이어 “요새 교통이 좋아져 서울 외곽 지역의 출퇴근 시간이 단축된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이티엑스 확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추진 등 교통수단이 발달해 경기 외곽이나 강원·충청의 수도권 근접 지역에서 서울 도심 사무실 밀집 지역까지 이동 거리가 짧아진 점도 주거지 선택의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만난 김영길씨네 자택. 4인 가구인 김씨네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는 결정을 하며 밀집을 피하면서도 병원 등 도심 인프라와 접근성이 좋은 주거 환경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김씨네 3층 주택과 서울 출퇴근용 자율주행차.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만난 김영길씨네 자택. 4인 가구인 김씨네는 올해 3월 서울을 떠나는 결정을 하며 밀집을 피하면서도 병원 등 도심 인프라와 접근성이 좋은 주거 환경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김씨네 3층 주택과 서울 출퇴근용 자율주행차.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만난 김영길씨와 딸.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만난 김영길씨와 딸. 춘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수도권의 단독주택 건설은 증가 추세다. 올해 국토교통부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을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단독주택(다가구 제외 순수 단독주택)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 1월 823호, 2월 1019호였다. 이후 점점 늘어 3월 1227호, 4월 1174호, 5월 1043호, 6월 1273호, 7월 1383호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셧다운이 장기화된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국제사회 주요 대도시에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임대료가 비싼 도심 대신 외곽 단독주택으로 이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한국에서도 코로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되면 이런 주거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사회기반시설과 가까운 도심 외곽 지역의 단독주택 가치는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고령화로 인구감소까지 본격화되면 대도시로의 접근이 쉬운 근교 단독주택이 자산으로 가치도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밀 대중교통’ 회의론도

 

하루 평균 이용자 730만명, 출근 시 평균 이용시간 1시간27분, 환승 평균 1.3회.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시민들의 출퇴근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추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수도권 대중교통 이용실태’, 2019) 정부가 권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실히 지키는 시민일지라도 대중교통에서 긴 출퇴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불안이 엄습한다. 옆사람의 호흡이 바로 내 볼에 닿을 정도로 붐비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지난 4월 설문조사(‘코로나19로 인한 통행행태의 변화’)를 보면, 대중교통 이용자의 35.8%는 코로나19로 대중교통에서 자가용으로 교통수단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이 중 향후 자가용에서 다시 대중교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2%, 계속 자가용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9.2%였다. 자가용을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대중교통으로 복귀하겠다는 응답자보다 2배 많았다.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밀접한 채 상당 시간 머무는 대중교통은 감염증 확산을 계기로 이용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가용처럼 개인화된 이동수단을 선호하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밀도 이동수단인 대중교통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장 거리가 먼 이동수단”이라며 “반복적으로 닥칠지 모르는 팬데믹 앞에서 지속가능한 이동수단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이동의 위기를 경험한 인구가 일상이 회복되어도 다시 과거의 방식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택근무 증가로 출퇴근을 위한 교통 이용은 줄어들더라도 “지금의 고밀도 대중교통에 대한 대안적 고민은 필요하다”고 했다.

 

붐비는 지하철 노선은 출퇴근 시간대의 이동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거리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티켓을 발급할 수도 있다. ​농촌 지역 주민을 위한 콜택시처럼 이용자들이 소규모로 탑승할 수 있는 ‘수요 응답형 대중교통’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는 자율주행차 전용도로, 배달로봇용 도로의 출현 등으로 도로 모양새도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과밀한 서울 도심 일대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과밀한 서울 도심 일대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중규모 도시의 도약

 

코로나19 이후에도 사람들은 밀집을 전제로 한 도시 생활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는 “일정 수준의 인구 규모를 필요로 하는 산업 인프라를 누리기 위해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어느 정도 모여 살아갈 것이지만, 서울이 아닌 다른 중소도시에 거주할 만한 여지가 과거보다 많아졌다. 한국의 중소도시가 갖는 경쟁력은 밀집도가 낮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몇년 전부터 도시계획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개발과 과밀로 인한 대도시의 부작용을 해결하면서도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자연친화적 ‘콤팩트 도시’(압축도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산업화 시대가 가고 새로 온 지식경제의 시대에선 공동주택, 대중교통, 대형 사무실처럼 인구가 고도로 밀접해 최대한의 생산력을 도출해내는 방식의 대도시 모양은 수명이 다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도시의 형태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는 “팬데믹과 기후변화까지 고려하면 사회 전체가 장기적 대응체계로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구 감소, 저성장까지 생각하면 도시의 형태는 변화할 것”이라며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로 서울의 밀도가 경기도까지 확장 생활권으로 분산되는 방식이나 충청·강원까지 근수도권 (생활) 바운더리가 형성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밀집·밀접·밀폐를 피할 수 없는 대도시나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소멸 위험 지역은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대도시는 30만~50만명 단위 ‘생활권 도시’로 분산될 것이다. 인구가 너무 적은 소멸 위험 지역은 방역과 복지시설이 집중된 콤팩트 도시로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직주(직장과 주거)일치가 특징인 생활권 도시는 일·주거·여가를 근거리에서 해결해 코로나 시대가 요구하는 형태”라며 “적당한 인구와 공간 밀도, 보행과 자전거, 지역 공동체는 코로나 이후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5210.html?_fr=mt1#csidx12ca2ab4e879afeb0cee56dfc2ab5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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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긴장하라” 진보정치 선명성 강조한 정의당 새 대표 김종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10/10 09:54
  • 수정일
    2020/10/10 09: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민에게 정의당 지지 호소 “보내주는 사랑에 ‘복지 국가’ 선물로 화답하겠다”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10-09 19:40:51
수정 2020-10-09 20: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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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김종철 신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6기 당 대표 선출 선거 결과 발표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김종철 신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6기 당 대표 선출 선거 결과 발표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정의당 신임 대표에 김종철 전 선임대변인이 9일 선출됐다. 김 신임 대표는 당선 일성에서 “거대양당이 정의당이 내놓는 의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종철, 배진교 후보를 대상으로 진행한 6기 당 대표 결선투표 결과 김 후보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총 선거권자 2만 6,578명 중 1만 3,58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김 후보는 7,389표(55.57%)를 획득해 승리했다. 배 후보는 5,908표(44.43%)를 얻었다. 투표는 지난 5~8일 온라인 방식과 이날 낮까지 진행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심상정 전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김 대표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사회, 폐지를 줍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노인이 사라지는 사회, 실질적 성 평등이 구현되고 청년의 자립이 보장되는 사회,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이 부모의 경제력에 상관없이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정의당은 기본자산제, 소득세 인상을 통한 강력한 재분배, 지방행정 구역 개편과 과감한 농촌투자를 통한 국토 균형 발전 등 국민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의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관철시켜 낼 것”이라며 국민에게 “진보정당 정의당이라는 보험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따뜻한 사랑과 지지라는 보험료를 내주시면 정의당은 복지국가라는 선물로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까지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양당이 만들어놓은 의제에 대해 평가하는 정당처럼 인식됐다.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며 여러 가지 정책, 의제들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대표는 “제가 그것을 꼭 해낼 것이다. 양당은 긴장하길 바란다”고 예고했다.

학생운동권 출신인 김 대표는 지난 1999년 권영길 국민승리21 대표 비서로 진보정당 활동을 시작해 진보정치 외길을 걸었다.

김 대표는 2002년 민주노동당 공천을 받아 서울 용산구청장에 출마했고, 2006년에는 36살 당시 최연소의 나이에 민주노동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뒤 진보신당 창당발기인으로 나선 김 대표는 당에서 대변인, 부대표 등으로 활동하다 2015년 정의당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고(故) 노희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일했고 윤소하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도 역임했다. 최근까지는 당 선임대변직을 맡아 당내에서 두터운 소통 관계를 맺고 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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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토부, ‘KTX·SRT 경쟁에 매년 559억 낭비’ 보고 받고도 용역 중단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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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진전 없는 ‘코레일·SR 통합’…‘철도 공공성 강화’ 빈말 되나
ㆍ박상혁 의원 ‘철도산업 구조평가 연구’ 중간보고서 분석
ㆍ“통합 논의 3년 용두사미 우려…‘대선공약’ 포기 의구심”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된 고속철도 경쟁운영체제 때문에 연간 수백억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2018년 10월 이 같은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곧바로 해당 연구용역을 중단시켰다.

용역 중단 형식을 빌려 사실상 최종 보고서 공개를 막은 것이어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철도 공공성 강화 정책의 핵심 과제를 뒤집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평가 연구’ 중간보고서를 보면 고속철인 KTX(한국고속철도)와 SRT(수서고속철도)가 별도로 운영되면서 매년 559억원의 거래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X와 SRT를 각각 운영하고 있는 코레일과 SR의 지배구조와 계약 방식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비용으로, 보고서는 현재의 경쟁구조로는 정부의 재정 투입 확대나 운임 현실화 없이 철도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철도산업 규모가 경쟁을 할 만큼 크지 않고, 고속철에서 발생한 이윤이 철도산업의 부채 상환으로 이어지지 않고 SR의 배당금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한 코레일·SR 경쟁체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근거로 두 기관의 통합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는 정책 반영은 물론 국회의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공개조차 되지 못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8년 10월31일 국토부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을 중간보고했고, 곧바로 11월 초 용역을 일시 중단해달라는 지시가 구두로 국토부에서 내려왔다. 이는 2018년 12월 강릉 열차 탈선사고로 철도 안전 부문을 추가 고려한 종합적 연구가 필요해 해당 용역을 중단시켰다는 정부의 해명과도 배치된다. 정부는 이어 약 1년 뒤인 2019년 10월 예고 없이 용역사업 재개를 요청했다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용역계약을 일방해지한 뒤 사업을 완전 종료했다.

연구용역이 중단되고 후속 연구도 발주되지 않으면서 코레일·SR 통합 사업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첫발을 내딛기도 어려워졌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는 ‘철도 공공성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 코레일·SR 통합에 불을 지핀 바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2017년 6월 인사청문회에서 SRT 통합과 철도 공공성 강화 입장을 표명했지만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일단 내년에 완성되는 ‘제4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2021~2025)’에서 해당 문제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본계획 확정 후 불과 반년 뒤에 차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추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게 철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상혁 의원은 “코레일과 SR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고, 통합 연구용역이 진행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연구용역이 해지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철도 공공성 강화가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결국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정부가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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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사무총장 최종후보 막전막후, 문 대통령 있었다

20분간 전화 "강점 살려 성공하길,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달라"... 전방위 지원외교

20.10.08 17:40l최종 업데이트 20.10.08 19:16l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1차 라운드를 통과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9월 27일 오전 2차 라운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을 방문해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지교섭 활동을 벌였다.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1차 라운드를 통과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9월 27일 오전 2차 라운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을 방문해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지교섭 활동을 벌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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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전화 통화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오후 3시부터 3시 20분까지 유 본부장과 통화하면서 "어려운 여건에서 선전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그의 최종 라운드 진출을 축하했다.

앞서 AF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WTO 사무국의 공식 발표(현지 시각 8일 오전)를 앞두고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후보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25년의 WTO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무총장의 탄생을 앞두게 됐다. 최종 라운드 결과는 오는 11월 7일께 나올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후보의 경력이 훌륭하지만 유 본부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으니 상대적 강점을 살려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며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나 어떤 부분에서 지원 노력을 해야 할지 의견이 있으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대통령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격리기간이 끝나면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라고 화답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다리를 놓은 후보 내세운 게 주효"

이에 앞서 이날 아침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제일 큰 고비가 남아 있다"라며 "여기까지 온 이상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자무역체제 발전과 자유무역질서 확대를 위해서라도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지원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사실 대통령 말씀대로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며 "유 본부장이 출마를 선언한 것이 지난 6월 24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이 불투명했다"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하지만 유 본부장은 물론 정부는 판세를 낙관하지도 않고, 비관적으로 판단하지도 않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지난 1995년과 2013년 각각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과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 출신으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사람은 유 본부장이 처음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원동력과 관련, 강 대변인은 "1차적으로 후보인 유 본부장의 분투가 있었음은 물론이다"라며 "유 본부장은 세 차례의 유럽 방문과 미국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유일한 현직 장관급 후보라는 강점을 살려 화상 등을 통해 각국 장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라고 유 본부장의 노력을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한 외신보도에 의하면 유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분열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본인을 다리를 놓는 후보로 내세웠다고 한다"라고 "이런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WTO 사무총장 입후보, 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들과 영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사회서비스원 돌봄종사자들과 영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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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명희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이후에는 문 대통령의 친서·정상통화 등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대변인은 "사실 WTO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기로 한 배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있었다"라며 "입후보 얘기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제안했고, 유 본부장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 출마선언을 한 이후에는 지원과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유 본부장이 1라운드(9월 24일)를 통과하기 전인 지난 9월 19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김상조 정책실장이 "전략적 움직임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 주요국의 의사결정 전에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친서뿐이 아니라 필요한 나라와는 통화도 하겠다"라며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 35개국 친서-5개국 정상통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35개 나라에 친서를 보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과 통화했다.

친서와 정상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 왔고, 다자무역체제의 발전이 WTO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라며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의 기능을 더 강화하고 회복력과 대응력을 갖춘 기구로 만들기 위한 적임자다"라고 역설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한 지 며칠 뒤 EU(유럽연합)가 유 후보자와 나이지리아 후보를 밀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뿐 아니라 박병석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최고위급 지원 외교에 나섰고, 결국 유 본부장이 최후의 2인으로 진입하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정부의 총력전을 전했다. 

강 대변인은 "하지만 대통령 말씀대로 제일 큰 고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판세를 낙관하거나 결과를 예단 또는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부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자세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겸허히 결과를 기다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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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분노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은 기만이다"

여성계, 정부 입법예고안에 강력 반발...1인 시위 예고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는 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입법예고안은 여성에 대한 처벌을 유지하고 건강권과 자기결정권, 사회적 권리 제반을 제약하는 기만적인 법안"이라며 "낙태죄를 형법에서 완전히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허용요건 신설은 '처벌'을 전제하는 것...여성의 권리는 '조건부'가 아니다

 

이들은 "정부의 입법예고안이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형법 제269조 1항과 제270조 1항의 조항을 그대로 존치시키는 것으로 그 자체로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형법 제269조 1항은 임신중지한 여성을, 제270조 1항은 임신중지 시술을 한 의료인을 처벌한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형법 제270조의2에 '허용 요건'을 신설해 "임신 14주 이내에 의사에 의해 의학적으로 이루어진" 임신중지는 처벌하지 않는다.


 

모낙폐는 이 조항에 대해서도 "처벌이 전제됐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여성의 건강권과 평등권, 자기결정권을 온전한 헌법상 권리로서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 입법예고안대로라면 여서의 권리는 국가의 허락에 의한 '조건부' 권리가 된다"라며 "합법과 불법을 임의적인 주수 기준으로, 여성의 성과재생산의 권리를 위계화하는 사회경제적 사유로, 권리가 아닌 의무에 불과한 상담 절차로 가르고 불평등을 유지시키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임신 주수에 따른 구분에도 "실효성 없는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여성계는 줄곧 "임신 주수에 따른 허용 시기의 구분이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임신 당사자의 진술과 초음파상의 크기 등을 참고해 '유추'되는 것일 뿐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해왔다. 지난 8월 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도 임신 주수를 기준으로 한 판단은 개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간과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모낙폐는 "14주, 24주 등의 주수에 따른 제한 요건은 단지 처벌 조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기준"이라며 "주수에 따른 허용 조항을 삭제하고 임신 기간에 따라 안전한 임신중지와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과 보건의료 인프라 마련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정부의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의무 상담·숙려기간은 국제사회에서 폐지하는 추세


 

이들은 입법예고안의 '상담과 숙려기간'에 대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임신중지가 허용되는 14주를 지난 뒤, 14주에서 24주 사이로 추정되는 시기에 임신중지를 하려면 특정한 사유를 충족해야 하고 그 사실을 사담기관을 통해 인정받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24시간의 '숙려기간' 후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있다.

 

여성계는 이와 같은 상담과 숙려기간 의무 조항에 대해서도 "임신중지 결정을 돌이키거나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같은 이유로 2015년 숙려기간 규정을 폐지했고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의무적인 숙려기간 없이, 사담은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받도록 하고 있다. 유엔여성차별철페위원회, 유엔자유권위원회, 세계산부인과학회 등에서도 "이는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규제"라며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

 

모낙폐는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고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상담의 의무화가 아니라 내용과 기준이 중요하다"며 "명확한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정보, 상담가 개인의 종교적 입장을 강요하는 태도, 임신당사자의 의사결정권을 침해하는 상담 등은 반드시 규제되어야 하며 이러한 내용이 법으로 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사의 '진료거부권'은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


 

모낙폐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이 예외적으로 인정한 '의사의 진료거부권'도 비판했다. 모낙폐는 "이는 사실상 안전한 보건의료 환경에 대한 여성의 접근권을 크게 제약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상담과 숙려기간을 거쳐서야 의료기관을 찾아가게 되는데 여기서 의료인이 거부할 경우 다시 상담기관으로 연계된다. 모낙폐는 "현재 산부인과의 지역별 격차도 매우 큰 상태에서 여성들은 상담기관과 의료기관을 찾아 전전해야 한다"며 "임신한 여성이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다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경우, 상담기관과 의료 기관의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제약은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건강권을 크게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의료인의 거부권을 인정한 곳에서는 임신중지를 시행하는 병원과 공공의료기관의 인력난과 재정난에 더 큰 부담이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가 발행해 왔다"며 "이에 2018년 10월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일반논평 36호를 통해 '의료제공자의 거부 행위를 포함하여 안전한 임신중지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장벽을 철폐하라'고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한 의료진 교육과 보험 적용, 보건의료 체계 및 인프라의 전면적인 재정비 등과 같은 실질적인 조치"라며 "새로운 낙인과 허용의 기준이 아닌 임신중지와 유지, 출산과 양육 전반의 성과 재생산 권리에 대한 지원 사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라"고 주장했다.


 

모낙폐는 이날부터 임신중지 전면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81658125555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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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을 ‘조폭’에 비유, 노동자 탄압하지 않아 ‘정치경찰’이라는 김용판

김용판의 황당한 요구 “경찰청장은 민노총을 척결하라”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20-10-08 19:44:03
수정 2020-10-08 19: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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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2020년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기타  
 
8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 출신의 한 야당 의원이 지난 5·7월의 상황과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상황의 차이점도 고려하지도 않고 일부 노동시민사회단체에 대한 혐오만 앞세워 경찰의 집회관리를 비난했다.

경찰공무원 출신의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본 의원이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 ‘조폭’을 척결하면서 노래를 부르다시피 했던 ‘공권력이 무너지면 법질서가 무너지고, 법질서가 무너지면 사회적 약자 순으로 피해를 보며, 나쁜 자 순으로 덕을 본다’는 말을 기억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극단적인 영상 하나를 보여주며 “누가 공권력을 무너뜨리고 있나. (10월 3일 개천절 날) 드라이브 스루에 참여했던 일반 국민인가, 아니면 시위 중 경찰폭행을 다반사로 일삼는 ‘문재인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라 자처하는 민노총인가. 민노총이라는 게 명약관화(明若觀火, 불을 보듯 분명하고 뻔함)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참고로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를 창출한 일등공신이라고 자처한 적이 없다.

또 김 의원은 “경찰에 수사권이 주어지면 정치경찰이 되기 쉽다고, 위험해진다고 비판해 왔다”며 “그런데 김 청장은 이번 광화문 집회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수많은 국민들에게 그 비판이 옳다는 믿음을 줬다는 걸 아나”라고 물었다.

전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집회·시위에 나섰던 노동단체를 과거 일부 상황만을 예로 조폭과 동일하게 규정하며, 김 청장이 정치경찰의 행태를 보인다는 비난을 일삼은 셈이다. 최근 민주노총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부터 조합원과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회·시위 계획을 계속해서 뒤로 미루고 있다. 김 의원이 보여준 극단적인 영상은 민주노총을 비판하기엔 적절하지도 않은 자료인 것이다.

 

김 청장이 침묵하자, 김 의원은 “지난 7월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요구하는 차량시위와 지난 5월 광주민주화운동단체 주도의 차량행진은 길을 터주는 등 관대하게 다뤘다”라며 “이런 친정부 측 집회엔 한없이 관대한 행태를 보인 경찰이 10월 3일 집회엔 호랑이처럼 대처하는 것을 보고 수많은 국민은 실망하면서 분노하고 신뢰를 거두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김 의원의 주장은 경찰의 집회·시위 관리 대응 원칙을 왜곡하는 주장이다. 극우단체의 무리한 광화문 집회(8월 15일)가 열리기 한참 이전인 5월과 7월엔 경찰이 집회·시위를 금지통고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이번과 다르게 광화문 일대에 대한 방역당국의 집회·시위 일체 금지 행정명령도 없었다. 심각함의 분위기도 다르고 방역당국의 행정명령도 없는 상황에선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게 경찰의 역할인데,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5·7월 있었던 차량시위의 성격조차 반대로 왜곡해서 자신의 주장에 끼워 맞췄다. 김 의원 주장과는 반대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시위는 친정부적 시위가 아니라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08
김창룡 경찰청장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08ⓒ김철수 기자

김용판 의원은 김 청장에게 민주노총을 탄압하라는 황당한 요구하기까지 했다.

그는 “10월 3일 드라이브 스루 봉쇄는 참 잘했다. 입체적으로 잘했다. 그렇게 봉쇄한 의지를 적폐 중 적폐라 할 수 있는 민노총의 불법행태 척결에 기울여 줄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며 “그렇게 할 수 있겠나. 어떻게 하면 강력히 할 수 있을지 나름대로 방안을 말해보라”고 했다.

김 청장은 “우선 저는 청문회 때부터 법과 질서를 공정하게 실현하겠다고 약속했고, 그걸 지키기 위해 전국 경찰과 함께 각별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광화문에서 집회 차단·제지는 일차적으로 불법집회이고, 집회에 많은 사람이 참여했을 때 8·15 집회에서 확인했듯이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위험을 제공하기에 국민의 안전·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변 상인·주민들의 불편이 있었다는 점, 검문 과정에서 일부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충분히 개선하여 한글날 집회를 대비하겠다”고 했다.

또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차량시위는 7월 25일이었고, 그 당시엔 방역당국에서도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금지통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지금은 서울 시내에서 10인 이상의 집회는 금지돼 있고, 종로·중구·노원 등은 일체의 집회·시위가 금지돼 있기에 사정이 다르다”라고 김 의원이 왜곡하는 부분을 애써 반복해서 설명했다.

김 청장은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집회의 대상 법 집행의 대상이 누구인지 등을 구분하지 말고 동일한 기준에서 엄정히 대처해야 한다, 그게 경찰이 인정받는 기준이고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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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서울병원, 삼성 계열사에 2년새 2600억 일감 몰아줬다

등록 :2020-10-08 04:59수정 :2020-10-08 09:26

 

전산시스템·보안 물론 급식까지
전체 외주의 78% 계열사 맡겨
정부 보고 않는 ‘기타용역’ 분류
장부상 적자 4년간 법인세 ‘0원’
면세·계열사 지원 일석이조 효과
고영인 의원 “회계감사·수사 필요”
병원쪽 “필수 분야만 계열사 거래”
삼성서울병원이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2019년도에만 계열사에 1400여억원의 일감을 수의계약 등의 형태로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삼성서울병원이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2019년도에만 계열사에 1400여억원의 일감을 수의계약 등의 형태로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모습.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2년 동안 전산시스템 관리, 시설 운영 및 보안, 급식 등의 용역을 삼성그룹 계열사에 몰아줘 2천억원대의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이사장 이재용)이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은 2018~2019년 삼성생명보험과 식음 브랜드인 삼성웰스토리, 에스원, 삼성에스디에스 등 24개 계열사에 모두 2666억원을 외주용역비로 지출했다. 2019년은 전체 외주용역비 1789억원 가운데 계열사에 1412억원, 2018년은 1737억원 중에 1254억원이 계열사에 지급됐다. 이 병원이 2019년 계열사에 지급한 외주용역비는 병상 수가 400여개 더 많은 신촌세브란스의 전체 외주용역비 827억원보다 585억원 더 많다. 고영인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계열사에 지불한 외주용역비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기타 항목으로 분류해 회계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을 감추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4년 동안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이익을 축소해 법인세를 적게 납부한 의혹 등으로 2017년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전필건 전 교육부 사학혁신위원은 “다른 대학병원들은 이익을 전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설정한 뒤 장부상 순손실로 처리해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데 반해, 삼성서울병원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수법으로 면세와 계열사 지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병원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재정으로 유지하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특히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물산(2170억, 지분율1.05%), 삼성생명(3248억, 지분율 2.18%) 등 5천억원대의 삼성 관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7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 단원갑)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인 의원실 제공
7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 단원갑)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인 의원실 제공
 

삼성서울병원의 외주용역 관련 행태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지적이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삼성 계열사들은 경쟁사업자의 진입 우려 없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통해 사업 기반을 강화시킴과 동시에 재무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강화하게 되므로 경쟁사업자에 비해 경쟁조건이 유리하게 된다”며 “공정거래법상 부당성 요건이 충족된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도 “같은 대기업 소유 대형병원과 비교해도 200배가 넘는 외주용역비를 계열사에 지급한 것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짙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서울병원의 수상한 회계에 대한 감사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또한 “삼성에스디에스와 삼성서울병원은 국민 1천만명 이상의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원격진료까지 넘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이 보유한 공익재단은 사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쪼개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회적 의심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을 부당 계열사 불공정거래, 헬스케어사업 전초기지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운영의 특성상 효율성과 보안성이 요구되는 일부 분야에서 삼성 계열사와 거래하고 있으나, 계열사와의 거래에 있어서도 정상가격으로 거래를 하고 있으므로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지출 내용 면에서도 삼성생명은 건물 임차료, 웰스토리는 직원 및 환자식, 에스원은 시설 운영 및 보안, 에스디에스는 병원 정보시스템 개발 및 관리료 등 병원 운영에 필수적인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4881.html?_fr=mt1#csidx313babbb2f81e36b08e31ec3c6bf8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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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선 불가능한 당일치기 등산, 그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사진작가 호맹의 한국 풍경 촬영기] 관악산 문원폭포

20.10.07 20:22l최종 업데이트 20.10.07 20:22l
파리 근교 출신이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는 프랑스인 사진작가 호맹(boulesteixromain)이 한국 풍경 촬영기를 연재합니다. 다양한 풍경 사진은 물론, 이에 담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기자말]
파리 근교 일드프랑스에서 나고 자랐지만 전체 일생의 3분의 1 이상을 서울에서 보내고 있는 나는 멋진 자연 풍경을 렌즈에 담아내는 것에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사진작가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인테리어나 제품 사진을 찍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동시에 높은 산이나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일출과 일몰이 자연이나 도시와 함께 만들어내는 하모니를 포착하기도 한다. 나는 이 일을 10년 넘게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해 오고 있다.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이 나라와 도시 자체도 낯설었지만, 개인적으론 사진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제 막 시작하던 중이었다. 모든 풍경이 새로웠으며 빨리 이 멋진 자연 풍광, 그리고 일출과 일몰을 아름답게 찍어야겠다는 욕심이 넘쳤다. 풍경 촬영 전에는 높은 건물의 옥상이나 산, 대교 등에 올라가 보는 답사가 꼭 필요하다.

열정이 넘치던 나는 어떻게든 빨리 어떤 사진사도 가보지 못했을 법한 뷰 포인트를 찾고, 비슷한 풍경을 찍더라도 누구보다도 새로운 시각으로 이를 보여주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정말 여기저기 올라다녔다. 특히 서울 시내 및 근교에 위치한 산은 물론 봉까지 전망이 좋아 보이는 곳은 꼭 올라야만 했다. 

한국은 도시 근처에 작은 산이 많아 매력적이다. 가끔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알프스 산맥의 스키 슬로프, 2주간의 피레네 산맥 하이킹과 호텔에서의 꿀맛 같았던 식사를 생각하면 유럽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특히 서울의 비교적 낮은 산은 큰 부담없이 오를 수 있어 좋은 데다,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산 입구까지도 지하철만으로 아주 편하게 닿을 수 있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사진작가로서는 정말 행운이다.

파리를 기준으로 당일치기 몇 시간 만에 등산을 다녀온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다. 물론 차로 네 시간 정도 이동하면 천 미터도 채 안 되는 산에 닿을 수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등산을 즐기려면 이미 몇 달 전부터 기차표는 물론 차 렌트, 숙소 등등 모두를 큰돈 들여 예약해놔야 한다!  
 
 나의 개인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풍경사진 스크린샷. 한국 사진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고향에 갈 때마다 찍은 프랑스의 풍경 사진도 꽤 있고, 확실히 각기 대조되는 매력을 풍긴다. 시계방향으로 DDP, 여의도 불꽃축제, 성산 일출봉, 경복궁 경회루, 동대문, 경상북도 보은, 에즈(프랑스 남부지방 마을), 건국대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가운데에는 프랑스의 샤모니 몽블랑(Chamonix Mont Blanc).
▲ 나의 개인 홈페이지에 업로드한 풍경사진 스크린샷. 한국 사진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고향에 갈 때마다 찍은 프랑스의 풍경 사진도 꽤 있고, 확실히 각기 대조되는 매력을 풍긴다. 시계방향으로 DDP, 여의도 불꽃축제, 성산 일출봉, 경복궁 경회루, 동대문, 경상북도 보은, 에즈(프랑스 남부지방 마을), 건국대에서 바라본 서울 풍경, 가운데에는 프랑스의 샤모니 몽블랑(Chamonix Mont Blanc). ⓒ boulesteixromainfrederic

10년 넘게 이렇게 한국의 풍경을 찍다 보니 해볼 만큼 해봐서일까, 아니면 반복되는 작업에 좀 지쳐서일까? 불현듯 이제 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풍경사진을 찍는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진은 풍경만을 보여주는 과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찾는 작업임을 오랜 기간에 걸쳐 깨닫기도 한 터다. 남들보다 좋은, 남들과 다른 풍경을 담아내겠다는 욕심에서 급하게 뛰어다닌 모든 발걸음에는 나의 불안함이 스며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이 엄청 신나긴 했지만!

올해부터 나는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 이를 성장시키기 위해 촬영의 모든 과정에서 의미를 찾고, 또 배우고자 하고 있다. 정상에서 최종적으로 찍게 될 사진의 프레임에만 나를 가두지 않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풍경에 가능성을 열어두며 좀 더 천천히, 더 풍부하게 즐겨보고자 하는 것이다.

현명하며, 인내심 있고, 결과만큼 작업 과정에도 충실한 사진작가가 되기! 이를 목표로 나의 촬영 여정을 당신과 함께 나누며 나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자 한다. 처음 소개하고자 하는 풍경은 지난 8월, 정말이지 싱그러웠던 여름날 찾았던 관악산 문원폭포다. 

거칠지만 우아한, 문원폭포의 다채로운 얼굴 

나는 매년 여름 산을 이곳저곳 찾아 폭포 촬영을 한다. 생각보다 폭포 물이 말라 있어 좋은 촬영이 되지 못했던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왔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가까이서 접한 홍수는 2011년 우면산 산사태뿐이었는데, 올해에도 크고 작은 비 피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비가 살짝 잦아들었을 때 문원폭포를 찾았다. 자연이란 '연악한 괴물'이 태연히 거센 물줄기를 콸콸 내뿜는 동안, 계곡은 물길 따라 찰랑찰랑 흐르고 있었다. 

관악산에 위치한 문원폭포는 지하철 과천정부청사역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시작되는 등산 코스를 따라 20분 정도만 더 가면 만날 수 있다. 사실 등산로는 두 개가 있는데 그중 더 낮은 1등산로를 선택한다면 편안한 하이킹을 즐길 수 있긴 하나 사진 찍는 사람 입장에서 특별히 매력적이진 않다. 대신 좀 더 높은 2등산로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준다, 그야말로 장엄하다!
 
 이 아름다운 장관을 보라, 벌써부터 달려가고 싶지 않은가?
▲ 이 아름다운 장관을 보라, 벌써부터 달려가고 싶지 않은가? ⓒ boulesteixromainfrederic

사실 전에도 이 폭포에 와 본 적이 꽤 있다. 나름 자주 왔던 이유는, 폭포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주변 환경이 아주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폭포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꼭대기의 모습은 전형적인 중간 사이즈의 폭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아래로 눈을 살짝 돌려보자. 폭포가 바위의 등을 타고 지그재그 춤추며 일련의 곡선을 만들어가는 이 모습은 특히 우아하다.

폭포 자체가 온전히 포효하는 에너지와 이런 우아함을 동시에 목격하다 보면 그야말로 자연의 기적적인 '수완' 같다. 물줄기가 수많은 표면에 부딪치며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를 내뿜는 순간, 이 곡선은 올여름 그 화나 있던 '장맛비 괴물'보다는 왈츠를 추는 발레리나의 모습에 가깝다.
   
 나무와 바위가 폭포를 담아내고있는 모습이 맘에 든다. 이 구도의 촬영 중 단연 맘에 들었던 사진.
▲ 나무와 바위가 폭포를 담아내고있는 모습이 맘에 든다. 이 구도의 촬영 중 단연 맘에 들었던 사진. ⓒ boulesteixromainfrederic
 올해 우기가 아닌 날 찍었던 이 폭포의 사진. 평범한 여름날엔 건조하고 안개가 끼어 ‘노쇠한’ 모습이다.
▲ 올해 우기가 아닌 날 찍었던 이 폭포의 사진. 평범한 여름날엔 건조하고 안개가 끼어 ‘노쇠한’ 모습이다. ⓒ boulesteixromainfrederic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우아한 곡선을 좀 더 가까이서 보여주는 사진.
▲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우아한 곡선을 좀 더 가까이서 보여주는 사진. ⓒ boulesteixromainfrederic

한국에 오기 전, 나는 한국의 폭포를 떠올리며 막연히 높고, 물줄기가 곧고 세차게 퍼부어지는 절벽과 깊고 푸르른 웅덩이만을 상상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 폭포의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의 폭포는 숲속에 숨어 있으며, 대부분 아주 높지도 않고, 물줄기는 직선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대신 경사진 바윗면이 적당한 각도를 만들어냄으로써 폭포 물이 곧바로 떨어지지 않고 좀 더 부드럽게 흐르게끔 한다. 이는 마치 거친 바윗면이 이를 타고 흐르는 물과 함께 만들어낸 혈관 같기도 하다. 
 
 물살이 돌에 부딪쳐 만들어내는 패턴도 멋지지만, 이 구도에서는 폭포 위의 또 다른 폭포처럼 보이지 않는가? ?
▲ 물살이 돌에 부딪쳐 만들어내는 패턴도 멋지지만, 이 구도에서는 폭포 위의 또 다른 폭포처럼 보이지 않는가? ? ⓒ boulesteixromainfrederic

거센 물줄기와 단단한 바위가 만들어내는 풍경만이 전부가 아니다. 폭포 주변을 에워싸고있는 식물은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이 사진은 사실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사진에 보이는 끈적끈적한 바윗면을 지나 다른 식물과 곁들여 이 노란 꽃을 담아보려 했지만 카메라와 함께 이동시 미끄러질 위험이 컸기에 이 꽃에 주인공 자리를 내주었다.
▲ 이 사진은 사실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사진에 보이는 끈적끈적한 바윗면을 지나 다른 식물과 곁들여 이 노란 꽃을 담아보려 했지만 카메라와 함께 이동시 미끄러질 위험이 컸기에 이 꽃에 주인공 자리를 내주었다. ⓒ boulesteixromainfrederic
또, 식물만 있는 건 아니다. 올여름 한국에 쏟아진 어마어마한 양의 비로, 이곳저곳에서 피어나는 버섯을 아주 많이 볼 수 있었다. 
 
 산에서 발견한 이 버섯은 어떤 종류인지 잘 모르겠네요, 어떤 종류인지 아는 분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 산에서 발견한 이 버섯은 어떤 종류인지 잘 모르겠네요, 어떤 종류인지 아는 분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 boulesteixromainfrederic
▲ 이 사진은 생기넘치던 계곡을 떠나, 관악산 등산로에 숨어있던 한 우물을 포착한 것이다. ⓒ boulesteixromainfrederic

이번 폭포 촬영에서 나는 꽤 직선적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기 쉽게 담아봤다. 하지만 마지막 사진에서는 살짝 예술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흑백사진 촬영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사진을 통해 좀 더 다른 미학을 추구해보고, 나의 스타일을 좀 더 넓혀보고자 했다.

흑백 사진을 통해 연출할 특별한 질감, 그림자 등 친근한 아이템을 찾아 헤맸고 그 결과가 사진 속의 바위다. 깊이 패인 물줄기가 아무리 바위를 때려부수려 한들, 지금도 아주 굳건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바위는 오랜 기간 이 곳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장마가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계곡물을 반으로 가르며. '회복력(resilience)'에 대한 시를 읊으며.

*문원폭포에 방문하고 싶다면 등산로 영상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원고 번역 및 편집 : 김혜민

덧붙이는 글 | 사진작가 호맹의 홈페이지 호맹포토(http://www.romainphoto.com)의 Blog에 문원폭포는 물론, 다양한 풍경사진 촬영기가 영어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romainphoto_outside)에는 하이킹 사진 외에 더 많은 한국의 풍경 사진이 담겨있으니 많이 많이 들러서 감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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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유지·예외적 허용’ 정부 개정안에 시민사회 “처벌도 허락도 필요 없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10/08 09:11
  • 수정일
    2020/10/08 09:1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20-10-07 19:23:32
수정 2020-10-07 19:39:3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정부가 7일 낙태죄를 유지한 채 임신 주 수 등에 따라 예외적 허용한다는 취지의 형법 등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여성계와 법조계는 “정부가 사실상 낙태죄를 부활시켰다”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라고 촉구했다.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신 중단에 허락은 필요 없다,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4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신 중단에 허락은 필요 없다,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4ⓒ김철수 기자  
 
법무부·보건복지부가 이날 입법 예고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존 낙태죄 처벌 조항을 그대로 둔 채, 임신 주 수에 따라 예외적 허용 조건을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14주까지는 여성 요청이 있으면 임신중지를 허용한다. 이후 24주까지는 ▲성범죄에 의한 임신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친족간 임신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여성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일부 허용한다. 이때 사회적·경제적 사유가 있는 여성은 상담을 받고 24시간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임신 주 수 따라 처벌?
“과학적·법적 근거도 없다”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 조항을 남겨두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지적이다. 여성계·의료계·노동계 등이 모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처벌이 전제됨으로써 여성의 건강권과 평등권, 자기결정권은 온전한 헌법상의 권리로서 보장받지 못하는 요건이 구성됐다”라며 “여성의 권리는 국가의 허락에 의한 ‘조건부’의 권리가 된다. 처벌을 끝내 유지하며 권리 자격을 심사하겠다는 태도에 강한 분노를 표한다”라고 질타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역시 이날 성명서를 통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대립하지 않는다고 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언급하며 “이는 임신·출산으로 인한 모든 불이익은 여성이 감당하게 하고, 낙태한 여성을 형사처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생명을 보호한다고 자위했던 위선의 시대를 끝내라는 언명”이라고 말했다.

임신 주 수에 따라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조항은 과학적,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신 주 수는 ‘추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낙폐는 “임신 주 수에 대한 판단은 마지막 월경일을 기준으로 하는지, 착상 시기를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임신당사자의 진술과 초음파상의 크기 등을 참고해 ‘유추’되는 것일 뿐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라며 “주 수에 따른 제한 요건을 둔 것은 단지 처벌 조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기준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민변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 형사 처벌의 기준으로 삼으려면 임신 주 수를 특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초음파 검사를 해도 태아 크기 등에 비춰 임신 주 수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임부가 과연 임신 23주 5일째인지 24주 1일째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라고 짚었다.

여성의 현실과도 괴리된 지점이 있다. 보통 임신 시작일은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하는데,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거나 임신증상이 특별히 없는 사람이라면 임신 14주 차까지 임신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낙태죄 위헌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1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인공임신중절 이른바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
낙태죄 위헌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1일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인공임신중절 이른바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임신 14주 차~24주 차에 사회·경제적 사유로 임신중지를 원할 경우 상담과 숙려기간을 의무로 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여성의 임신중지 시기를 늦출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여성은 이미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조건에 대한 숙고를 거쳐 임신중지를 결정하며, 이 조건들은 대부분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다”라고 했다. 모낙폐는 “프랑스에서도 2015년 숙려기간 규정을 폐지했고,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의무 숙려기간 없이 상담은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받도록 한다”라며 “이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유엔 자유권위원회, 세계산부인과위원회 등에서도 거듭 폐지를 권고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임신 24주 차 이후 임신중지를 무조건 처벌하는 데 대해서 민변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 원칙인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강간 피해자가 장애, 나이 등으로 인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24주 이후 임신중지를 하면 처벌받는다. 수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24주를 넘긴 여성도 마찬가지”라며 “여성은 임신을 지속해 건강을 해치거나 임신중지를 하고 처벌받아야 한다. 여성을 기본권 주체로 보지 않는 태도가 극명하다”라고 비판했다.

임신 주 수를 고려하는 데서 중요한 방향은 ‘언제부터, 어떻게 처벌할 것이냐’가 아니라 ‘안전한 임신중지르 위해 어떤 시기에, 무엇을 보장할 것이냐’가 돼야 한다고 모낙폐는 강조했다. 지난해 2월 보건사회연구원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신중지 경험 여성 중 95.3%가 12주 이내에 수술을 받았다. 주 수 제한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과 함께 자신의 건강을 해치면서도 임신중지를 선택한 여성들의 삶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낙태죄 폐지 위해 모인 참가자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낙태죄, 여기서 끝내자 집회를 열고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여성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낙태죄 폐지 위해 모인 참가자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낙태죄, 여기서 끝내자 집회를 열고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임신중지 시술에 대한 의사의 진료 거부권을 명시한 점, 미성년자의 경우 동의 요건을 규정한 점도 여성의 건강권을 해치는 조항으로 지목됐다. 개정안에는 의사가 시술을 거부할 경우 관련 상담기관에 안내토록 할 뿐, 의료기관 연계 의무는 규정하지 않았다.

모낙폐는 “현재 산부인과의 지역별 격차도 매우 큰 상태에서 여성들은 상담기관과 의료기관을 찾아 전전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건강권을 크게 침해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아르헨티나에서 강간으로 인해 임신한 11세 소녀가 임신 초기 임신중지를 요청했으나, 동의 요건 제한과 의사의 거부로 인해 시술이 지연됐고, 3주에 이르러 태아가 생존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제왕절개수술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낙태죄 폐지하면 ‘낙태 남용’한다?

낙태죄가 폐지되면 여성들이 낙태를 ‘남용’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지난 6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낙태 허용 사유에) 사회·경제적 사유라는 불분명한 기준이 들어있다. 너무 포괄적이고 낙태를 남용할 소지가 굉장히 농후해진다”라고 말했다.

이에 여성 누리꾼들은 “자신의 몸을 해치는 낙태 수술을 어떻게 남용할 수 있냐”라며 “낙태를 남용한 건 과거 국가가 정책적으로 낙태를 권장하고 여아 낙태가 성행하던 시기 가능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지현 검사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간통죄 폐지가 간통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듯, 낙태죄 폐지가 낙태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낙태죄’가 두려워 낙태하지 않는 여성은 없다. ‘불법화된 낙태’로 고통받는 여성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안과 달리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는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이날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모낙폐는 “새로운 낙인과 허용의 기준이 아닌 임신중지를 필수의료행위로서 공공의료 영역에서 보장하는 법과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위기 임신에 대한 예방 사업이 아닌 임신중지와 유지, 출산과 양육 전반의 성과 재생산의 권리에 대한 지원 사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라. 더는 여성을 기만하지 말라. 우리는 처벌도 허락도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시작된 국회 국민동의청원 ‘낙태죄 전면 폐지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은 3일 만에 3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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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통일담론이어야 하는가?

<연재> 평화를 넘어, 통일로!!!(상)
김광수  |  no-ulta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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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7  2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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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최근 일련의 흐름에 이 정부 및 민주당은 물론, 일부 진보세력 내에서도 ‘자주·민주·통일’ 노선에 부합하지 않는 수정주의 노선을 들고 나오는 경향이 발견된다.

해서 이 글은 <평화를 넘어, 통일로!!!>라는 주제 하에 총 3회에 걸쳐 연재되는 방식으로 ‘자주·민주·통일’ 노선의 정당성을 재확인하고, 왜 통일담론이 계속 유효해야 되는지를 시론(時論)해본다. (필자 주)

글 싣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왜, 통일담론이어야 하는가?
2.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첫 단추를 잘못 끼웠는가?
3. 시대와 노선: ‘자·민·통’ 노선의 불변성

 

1. 들어가기에 앞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사건발생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

연평도 실종 공무원 사건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 만큼, 사건발생이 여러 날 지났지만, 지금도 대한민국은 논란으로 뜨겁다.

보수언론들은 문재인 정부의 친북성을 부각하기 위해, 보수야권은 정권재탈환을 위한 정쟁의 도구로, 문재인 정부 지지 세력들은 파산직전의 남북관계를 회복시켜 나가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난리다.

하지만, 이 글은 그러한 1차적 시각을 좀 뛰어넘으려 한다.

왜냐하면 현상은 ‘피격’이라는 불행으로 와 닿았지만, 본질은 ‘분단체제’가 극복되지 않는 한 제2의, 제3의 불상사는 언제든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문제가 똬리를 틀고 있어서 그렇다.

2. 분단체제가 갖는 함의: 분단극복 없는, 평화는 없다

그래놓고 이번 연평도 공무원 실종사건을 접해보면 하나의 우발적인 사건이 얼마든지 북미, 남북 관계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음이 가장 적나라하게 실증된다.

먼저, 미국의 움직임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은 공무원 실종 4시간 만인 22일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 있는 전략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을 오후 7시 16분께 서해 주변 상공에 띄웠고, 군용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인 <노 콜사인>(No Callsigns)에 따르면 한국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 아이'일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오후 9시 48분엔 미상의 비행체가 인천에서 약 100km 떨어진 서해 상공에서 서쪽 방향으로 비행했음이 확인됐다. 또한 그 시각 주한미군은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탱크 킬러'라 불리는 A-10(선더볼트-Ⅱ) 대전차 공격기 3대를 인천과 서해 일대에 전개했다. (<뉴스1>, 9월 25일자 보도)

다음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한 갈등들이다. 군사적으로는 ‘불필요한’ 군비경쟁과 군사적 충돌의 위험도 배가된다.(실제 NLL를 둘러싼 갈등은 첨예화 되었다.) 정치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쟁으로 하세월이다. 국민들은 정권지지 성향에 따라 이념갈등으로 네편, 내편으로 나눠진다. 거기다가 북에 대한 인식은 ‘무찔러야’ 하는 적대국가로 돌변된다.

위 두 진단으로부터 공무원이 피격될 무렵 북미군사 상황이 얼마나 긴장됐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음을, 또 가장 적나라하게 분단비용적 측면을 보여준다.

그 전제하에 한반도의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과 북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전쟁이 종식되지 않는 휴전상태이다.

둘째, 한반도는 현재까지도 분단을 종식시키지 못한 미(未)통일 상태이다.

그럼으로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평화체제 수립은 분단극복과, 종전을 거쳐 항구적 평화체제구축으로 나아가야 함을 알 수 있다.

해서 이번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도 진정한 교훈이 국민의 생명안전이라는 ‘실체적’ 진실과 함께, 오히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분단체제 극복없는 평화없다’는 한반도 문제의 구조적 이해이다.

즉, 분단체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숙명의 문제에 대한 이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달리는, 이 분단체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제2의, 제3의 일촉즉발의 위기정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분단체제를 그대로 두고서는 절대 종전선언, 한반도 평화 체제가 구축되지 않음도 분명하다.

그러니 그 어찌 분단체제 하에서 평화가 관리될 수 있다는 말인가? 허구이다. 가능하지 않는 가설일 뿐이다.

결과, 분명하게 드러나는 한 가지 사실은 제가 일관되게 주장해오고 있는 ‘분단체제 하에서의 평화추구는 허구이다’가 증명된다. 연장하면 분단체제가 평화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는 민주당과 일부 개혁진보세력들의 평화공존론도 허상임이 분명하다.

3. 우리는 분단체제에서 왜 평화가 아닌, 통일담론에 눈을 돌려야만 하는가?

동시에 위 인식으로부터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분단극복정책은 반드시 평화·통일정책이라는 수fp의 두 바퀴로 접근되어져야 함도 알 수 있다. ‘평화’라는 한쪽 바퀴로만 굴러갈 수 없음이 분명하게 증명된다는 말이다.

복잡하지도 않다. 아주 간단명료한 인과적 결론이 이를 중명한다.

다름 아닌,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각축장이 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숙명이 존재한다. 이를 국운 도약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민족(국가)의 힘에 달려있다.

같은 논리로 분단도 통일이라는 민족적 염원을 갖는다. 분단으로 인해 불완전한 국가주권이 형성되어 있고, 국가구성원인 민족이 대립과 갈등으로 국력이 엄청 소모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서 분단국가는 필연적으로 통일을 지향하게 되어있고, 분단극복과 연동되지 않는 평화란 있을 수 없다.

즉, '통일의 진전 없는 평화 없고, 평화진전 없는 통일진전도 없다'와, '남북관계가 진전될 때만이 평화도 앞당겨 질 수 있다'는 논리적 인과관계가 그렇게 성립하는 것이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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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의 소녀'여, 잘 가시길...묵직한 물음 하나를 놓고

[장석준 칼럼] 로산다가 남긴 물음 ,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힌 시대에 변화의 주체는?

 

 

연휴 중이던 지난 4일, 원로 사회학자 이이효재 선생이 돌아가셨다. 이이효재 선생은 대한민국의 1세대 사회학자일 뿐만 아니라 여성운동의 거목이기도 하다. 더구나 1924년생이라 향년 96세다. 삶의 행적만 찬란하고 풍성한 게 아니라 한 세기를 거의 채운 그 시간의 무게 역시 압도적이다. 그래서 누구든 선생의 부고 앞에서 한 개인의 운명을 넘어 역사라는 차원을 실감하며 새삼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20여 일 전에 이탈리아에서도 비슷한 밝기로 우리를 비추던 별 하나가 떨어졌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이이효재 선생과 동갑이다. 20세기 이탈리아 좌파정치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자 오늘날은 무엇보다 위대한 언론인으로 기억되는 로사나 로산다(Rossana Rossanda)가 그 사람이다.

 

9월 25일에 로마에서 거행된 로산다의 추도식에는 이탈리아에 유독 큰 상처를 입힌 코로나19 탓에 많은 이들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7만 명 넘는 이들이 온라인 중계 사이트에 접속해 추모의 마음을 나누었다. 백 년도 훨씬 넘게 좌파의 아성이던 토스카나에서 극우파가 주지사 선거에 거의 승리할 뻔할 정도로(로산다가 사망한 다음날,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이념 지형이 오른쪽으로 잔뜩 기운 요즘 이탈리아에서 이는 결코 예사롭지 않은 숫자다.


 

그만큼 현대 이탈리아 사회에서 로사나 로산다라는 이름은 한 개인을 넘어 역사를 상징한다. 영광의 순간도 없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상처를 남긴 역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잃은 남은 자들이 손에 쥔 유일한 지도인 역사. 그리고 이 역사는 이탈리아인들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얼마간 빛을 던져주는 이야기보따리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좌파 일간지 '일마니페스토'가 자사의 설립자이기도 한 로산나 로산다의 부고를 알리는 기사를 냈다. ⓒ일마니페스토 누리집 갈무리
 
▲일마니페스토 페이스북 계정에 로사나 로산다 추모 기사가 올랐다. 사진은 로산다의 자서전 '지난 세기의 소녀'에 표지에 사용된 사진이다. ⓒ일마니페스토 페이스북 갈무리
 

10대 소녀 빨치산에서 68세대의 믿음직한 선배로


 

한반도의 비슷한 세대와 마찬가지로 로산다 세대는 세계사의 가장 거대한 혼란 속에서 성년을 맞이했다. 이탈리아는 본래 나치 독일의 동맹국이었지만, 1943년 연합군이 남부 이탈리아에 상륙하자 내전에 휩싸였다. 겁먹은 파시스트 고위층이 무솔리니를 축출하고 항복을 선언했지만, 곧바로 독일군이 개입해 무솔리니를 구출하고는 북부 이탈리아에 그를 수반으로 한 괴뢰정부를 세웠다. 졸지에 사실상 독일군 점령지가 된 북부 각지에서는 민중의 무장 항쟁이 시작됐다. 공산당, 사회당, 행동당 같은 좌파뿐만 아니라 기독교민주당, 자유당까지 투쟁에 함께 했다.


 

슬픈 역사와 함께 한국어에 편입된 단어 '빨치산'이 이때 북부 이탈리아 젊은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시험 같은 것이 되었다. 이 세대에 속한 작가 이탈로 칼비노는 초기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이현경 옮김, 민음사, 2014)에서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바로 이런 젊은이들 가운데에 막 대학에 입학한 19세의 로사나 로산다도 있었다. 로산다는 '미란다'라는 조직명으로 밀라노 시내에서 지하 저항 세력의 연락책으로 활동하며 정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다.


 

10대 소녀 빨치산 '미란다'가 택한 정치조직은 공산당이었다. 그 또래의 다른 많은 이들도 비슷했다. 반파시즘 투쟁을 가장 치열하게 펼친 조직은 공산당과 행동당이었고, 그 중에서도 공산당에게는 러시아 10월 혁명의 후광이 따랐다. 빨치산에 가담했다가 해방 이후 쭉 좌파 정당들 편에 선 이 세대 덕분에 이탈리아는 이후 반백년 동안 자본주의 세계에서 급진좌파 세가 가장 강한 나라가 됐다. 로산다 역시 공산당 밀라노 지부에서 상근자로 일하며 이런 시대 분위기를 이끌었다.

 

당 활동 초기부터 로산다는 잡지 지면을 통한 문필 활동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50년대에 한때 200만 당원을 보유하며 곳곳에 민중의 집을 건설하고 당원 수보다 훨씬 더 많은 발행 부수로 일간 <루니타>('단결')를 내던 공산당은 이탈리아 문화계에서는 여당이나 다름 없었다. 이런 문화 투쟁의 중요한 무기 가운데 하나가 주간지 <리나쉬타>('재생')였는데, 로산다는 이 잡지의 편집위원 중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때의 명성으로 당의 문화 담당 책임자가 됐다가 1963년에는 하원의원에까지 당선된다.


 

로산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이 시절을 보노라면, 참으로 서글픈 감상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탈리아에서 로산다가 속했던 세대의 동년배들이 한반도에서는 어떤 삶을 살았던가? 이탈리아에서는 반파시스트 내전이 좌우 내전으로 이어지지 않게 어쨌든 막았고, 이후 반세기 가량 이어진 제1공화국에서는 “이탈리아는 노동에 기반한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 1항처럼 좌파가 적어도 제1야당으로서 민주공화국의 한 축이 됐다. 그러나 우리는 내전을 피하지 못했고, 냉전의 양 진영이 이 땅에서 맞붙었으며, '미란다'처럼 이상과 그 실천에 투신했던 한 세대가 파괴되고 말았다. 회한과 우울 없이는 마주할 수 없는 역사의 갈림길이다.


 

이렇듯 냉전 시기에 두 반도의 운명은 극명히 대비됐다. 하지만 영광의 시절이 마냥 지속될 수만은 없었다. 좌파의 양적 성장이 내부 모순에 대한 영구 처방이 될 수도 없었다. 1960년대에 학생운동이 폭발하고 노동운동이 급진화하자 이탈리아 공산당 안에는 조르조 아멘돌라를 중심으로 한 우파와 피에트로 잉그라오를 중심으로 한 좌파가 등장해 격렬히 논쟁했다. 로산다는 잉그라오 좌파의 이론가였고, 학생운동에 연대를 표한 몇 안 되는 공산당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국내의 급진적 사회운동들보다도 공산당에 더 심각한 충격을 준 것은 1968년 '프라하의 봄'을 짓밟은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이었다. 이때 이탈리아 공산당 안에서 소련의 행태를 준열히 비판하고 나선 이들은 잉그라오 좌파의 차세대 지도자들인 루치오 마그리와 루치아나 카스텔리나 그리고 로사나 로산다 같은 이들이었다. 당 집행부는 처음에 이들의 비판을 묵인하는 듯 보였지만, 로산다 등이 <일 마니페스토>('선언')라는 독자 저널을 발행하고 나서자 더는 가만있지 않았다. <일 마니페스토> 그룹은 출당 당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한 시기의 종말에 그치지만은 않았다. 뜻밖에도, 새로운 시기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1971년 <일 마니페스토>는 일간지로 변신해 60년대에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경험한 수많은 이들, 즉 이탈리아의 68세대와 만났다. 로사나 로산다는 이 신문의 편집을 맡아 68세대가 가장 신임하는 언론인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평생의 동지인 마그리나 카스텔리나가 좌파 정당 활동에 계속 개입하는 와중에도 로산다만은 <일 마니페스토>를 무대로 좌파 문화 전반의 방향을 모색하고 개척하는 데 집중했다.


 

이 시기에 <일 마니페스토>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중국 사회주의 체제와 제3세계 해방운동이었다. 이 무렵 한국 사회에서도 리영희, 박현채 등을 통해 비슷한 관심이 젊은 세대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또한 <일 마니페스토> 지면은 신좌파 여성 활동가들이 새로운 페미니즘 사상과 운동을 태동시키는 무대가 되기도 했다. 역시 같은 시기에 한국 사회에서는 이이효재와 그 제자들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대중적인 여성운동을 시도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로산다가 후반생을 바친 신문 <일 마니페스토>는 좌파의 다음 세대를 위한 자기 혁신 운동의 핵심 기관이었고, 20세기 말의 이 혁신 시도는 1980년대부터 남한에서 부활한 좌파 문화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공산당 신문 <루니타>가 폐간된 지금도 일간 <일 마니페스토>는 계속 발간 중이다.


 

▲일마니페스토가 페이스북에 올린 로산다의 과거 사진 ⓒ일마니페스토
 

로산다가 남긴 물음 –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힌 시대에 변화의 주체는?


 

안타깝게도 로산다는 행복하기에는 너무 오래 살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강성했던 이탈리아의 급진좌파는, 아니 좌파 전체는 1990년대 이후 계속 침체와 쇠퇴의 길을 걸었다.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공산당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좌파민주당으로 변신했다. 로산다와 동지들은 한사코 반대했지만, 어쨌든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다. 문제는 이탈리아판 '민주대연합' 노선의 대두였다.


 

부패한 기독교민주당이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라 불리는 대대적인 정치 비리 수사 이후에 와해되자 이탈리아에서는 우파가 정치 지도에서 거의 사라질 판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언론 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선배인 영국의 마거릿 대처처럼 우파 포퓰리즘과 신자유주의를 기묘하게 뒤섞은 신약을 선보이며 우파를 기적적으로 되살렸다. 아니, 단지 되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선거에서 거듭 승리하며 장기 집권했다.


 

좌파민주당을 비롯한 나머지 모든 정치 세력은 “베를루스코니만 아니면 된다”는 깃발 아래 총결집했다. 이탈리아판 '반이명박-반박근혜 민주대연합'이다. 이런 대연합을 유지하기 위해 좌파민주당은 당명에 붙어 있던 '좌파'마저 떼어 버렸다. 단지 당명만 짧아진 게 아니라, 당의 이념까지 창당 당시에 선언한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에서 미국식 자유주의로 바꿨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는 급진좌파가 기세를 부리는 나라에서 졸지에 제도 정치 안에 좌파 전체가 사라진 나라로 돌변했다. 한국 진보 세력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에 밟은 퇴행 과정을 이탈리아인들은 30여 년으로 늘여 경험한 셈이다.

 

로산다는 만년을 이런 못 볼 꼴을 보며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짜증나고 탄식이 절로 나오는 상황 속에서 그녀는 오히려 씩씩했다. 한동안 기피하던 정당 정치에도 다시 개입했다. 지금 이탈리아 정계에서 좌파의 전통을 제대로 이었다고 할 수 있는 조직은 '이탈리아 좌파'(이하 좌파당) 정도인데, 이 당의 지지율(2-3% 대)은 정의당만도 못하다. 하지만 로산다는 이 당을 반격의 최후 보루라 여기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증손주뻘 당원들에게 자극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로산다가 2017년 좌파당 당대회에 보낸 서한이다. 이 서한을 낭독하는 순간, 장내 분위기는 사뭇 숙연했고, 어쩌면 비장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90세 노인이 무슨 선동문을 전달한 것은 아니었다. 서한의 내용 전체는 하나의 커다란 물음이었다. 화두였다.


 

지구 자본주의는 지금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로산다의 90 평생에도 이런 일은 처음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지겨운 예언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이런 진단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역시 90 평생 처음으로 변화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좌파는 오랫동안 노동계급이 그런 주체라 했지만, 이제는 변화의 주체 자체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화의 주체가 불분명하다면, 자본주의가 벽에 부딪히더라도 진정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 커다란 위기의 시대에 변화의 주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3년 전 서한 내용을 압축한 것이지만, 이를 로사나 로산다가 우리에게 남긴 유언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엄중한 물음이다. 극우파의 부상을 무력하게 바라만 보는 이탈리아 좌파처럼 나 역시 지금 당장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겠다. 노동계급에 여전히 주목하되, 기후 재앙이라는 초유의 전면적 위기에 걸맞게 노동하는 시민 전체로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도만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답해야 할 절실한 물음을 지닌 삶은 어쨌든 살아볼만하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다음 세대는 답을 내놓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답은, 역시 늘 그랬듯이, 백지 위에 쓰이지는 않을 것이다. 성취뿐만 아니라 오류와 비극까지 아우르는 인류의 모든 자취들 위에서, 오직 그 위에서 다음 번 한 발자국은 내디뎌질 것이다. 과감하고, 단단하게.

 

끝까지 꿋꿋했던 이의 모습에서 다른 어떤 메시지를 읽기란 불가능하다. 그녀가 살아냈던 것처럼 우리도 살아나갈 것이다. 뒤늦게나마 동지 로사나 로산다에게 진심을 담아 작별의 인사를 드린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0071228211957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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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9년 갈등 끝에…정부 “새만금, 바닷물 흘러야 산다”

등록 :2020-10-07 04:59수정 :2020-10-07 08:55

 

[환경부 ‘새만금 수질대책 평가’ 보고서]

10년간 3조 투입에도 수질 오염 심각
정부, 처음으로 ‘바닷물 영향’ 평가
서해보다 1.5m 낮은 수위 유지하며
해수량 6.5배 늘려야 개선 효과 커
올해 안 새만금 기본계획 반영 예정
2010년 4월20일 헬기에서 바라본 새만금방조제 위로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33㎞의 도로가 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10년 4월20일 헬기에서 바라본 새만금방조제 위로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33㎞의 도로가 나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만금 유역의 물을 농업·도시 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질을 높이려면 해수 유통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10년 동안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대책에 3조원이 투입됐는데도, 바닷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았던 새만금호의 수질이 더 악화된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409㎢·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이자 지난 29년간 한국 사회의 대표적 환경 갈등 사례였던 새만금 사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겨레>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종합평가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환경전문연구기관) 등이 수질대책 추진 상황과 유량 조건, 해수 유통량(갑문 운영)의 조건에 따라 새만금호와 상류지역인 만경·동진강 수역의 미래 수질을 예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해 평균 해수면보다 새만금호 수면이 1.5m 낮게 유지되는 조건에서 바닷물을 흐르게 했을 때, 수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유역 2단계 수질대책에 3조원이 투입됐는데도, 바닷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았던 새만금호의 수질이 더 악화된 사실도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409㎢·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이자 지난 29년간 한국 사회의 대표적 환경 갈등 사례였던 새만금 사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겨레>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새만금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 종합평가 결과 및 향후 추진계획’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전북녹색환경지원센터(환경전문연구기관) 등이 수질대책 추진 상황과 유량 조건, 해수 유통량(갑문 운영)의 조건에 따라 새만금호와 상류지역인 만경·동진강 수역의 미래 수질을 예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해 평균 해수면보다 새만금호 수면이 1.5m 가장 크다는 것이 조사 결과의 핵심 내용이다. 1.5m는 역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기존에 호수 안에 조성한 토지 이용이 가능하고 해수 유통도 가능한 높이다.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호수와 통하는 바닷물의 양을 현재(한 해 36억800만톤)보다 6.5배(한 해 235억9천만톤) 더 흐르게 했을 때 수질이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예측됐다. 
 
만경·동진 수역의 농업용수는 목표 수질인 4등급이 가능했다. 도시용수가 필요한 동진강 유역에서는 오염기준(COD, T-P)이 목표 수질인 3등급의 경계에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2단계 수질대책 완료까지 고려하면 목표 수질인 3등급의 물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농업용수로 이용하려면 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반면 해수 유통이 차단되어 새만금호가 담수화될 경우, 수질대책을 시행하더라도 농업용수와 도시용수 확보가 곤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현재 수준의 바닷물을 유통하면 농업용수는 확보하지만 일부 도시지역에서는 수질기준에 맞는 물을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호수 내 오염원 관리 대책과 배수갑문을 운영하는 시나리오별 후속 대책 등 복수의 안을 마련해, 새달 새만금위원회 전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국무총리실 소속 심의위원회인 새만금위원회에 전달돼 연내 새만금 기본계획을 정할 때 반영된다. 장기적으로 담수화를 못박은 새만금 기본계획이 변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64700.html?_fr=mt1#csidx2c9a1e9701e77379bbc8a7159c9fe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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