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으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소설책이라도 읽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책을 떨이 처분할때 샀던 토지를 읽고 있는데,
어제 안동 내려오는 버스에서
월선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다.
그저 눈물만 나오다가 훌쩍거리면 울었고,
그리고는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찍어내면서 계속 울었다.
2008년도에 김준이 죽었을때
비 맞으면서 한참을 울었던 생각이 났다.
내게도 눈물이 있다는게
한편으로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번 볼까나...
방으로 들어간 용이는 월선을 내려다본다. 그 모습을 월선은 눈이 부신듯 올려다 본다.
"오실줄 알았십니다."
월선이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산판일 끝내고 왔다."
용이는 가만히 속삭이듯 말했다.
"야 그럴줄 알았십니다."
"임자."
얼굴 가까이 얼굴을 묻는다. 그러고 떤다 머리칼에서부터 발끝까지 사시나무 떨 듯 떨어댄다. 얼마 후 그 경련은 멎었다.
"임자."
"야."
"가만히."
이불자락을 걷고 여자를 안아 무릎 위에 올린다. 쪽에서 가느다란 은비녀가 방바닥에 떨어진다.
"내 몸이 찹제?"
"아니요."
"우리 많이 살았다."
"야."
내려다 보고 올려다 본다. 눈만 살아 있다. 월선의 사지는 마치 새털같이 가볍게, 용이의 옷깃조차 잡을 힘이 없다.
"니 여한이 없제?"
"야, 없십니다."
"그라믄 됐다. 나도 여한이 없다."
머리를 쓸어주고 주먹만큼 작아진 얼굴에서 턱을 쓸어주고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 눕힌다.
용이 돌아와서 이틀밤을 지탱한 월선은 정월 초이튿날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토지 8권 232~233쪽>
"여한이 없제?" 라고 내게도 묻는다면,
나도 "여한이 없다"고 말할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그런 사랑을 해야 할텐데...
산오리 이제 늙고, 때가 많아서 안됨..ㅋㅋㅋ
당신의 댓글이 더 슬프군요..ㅠㅠ
그대는 우는데 나는 왜 이리 웃음이 나는지 으하하하하하하
당신이야 말로 여한 없는 사랑에 빠져 보시길...ㅎㅎ
나도 눈물이 찔끔...안동에 한 번 가려는데...언제쯤 되려나???
보고프다고 문자 보내면 그때라도 얼굴 보여주셈..ㅎ
쯧쯧.. 아직도 그런 로망을....
마지막 글만 없었다면 저도 함께 울어줬을텐데. 눈물이 나오다가 다시 쏙...ㅋㅋ
벌써 감정이 메말라 가는 건가요?ㅋㅋ
나도나도 눈물나요...ㅠ어젠 자전거하면서 황진이 보다가 울었는데...ㅎ
얼굴보기 참 어렵죠..ㅠ
오늘 마침 안동에 처음 가보았습니다. <토지>가 다 닳거든, 읽어보셨을지 모르지만 권정생 선생님의 <한티재 하늘> 추천해드려요.^^
감사함다..
나두나두... 토지 읽을 때 그 짧은 대화에서
긴 세월동안 아프고 힘들었던 월선이와 용이의 사랑이 그대로 전해져서
눈물없는 나도 한참 울었었는데...
삶이 리얼하다고 느낌표가 온다
지나간 과거를 쭉 읽어보면서 조금이나마 친구의 생활을 그리고 생각을 읽어보았다
도도하게 몇만년 흘러오는 강물처럼 계속 자리를 지키게나 ...
반가운 손님이 오셨네..ㅎㅎ
자주 얼굴 볼수 있기를...
안동에 가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안동.......
ㅎㅎㅎㅎ 우리집도 거긴데....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도 동생도 있고, 일가들도 아직은 살고 있고... 글고..부모님도 계시는(볼수는 없지만서도)
뭐 필요한거나.... 어려운 것 있음 연락주세요
헛제사 밥은 드셔보셨겠지요....
집에 갈때 꼭 연락드릴께요 건강 잘 챙기시구요
헛제사밥은 아직 못먹었네요..ㅎㅎ
오시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