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주째 주중에 안동으로 내려와서
헤메이다가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잠 잘곳도, 먹을 곳도, 앉아서 근무할 사무공간도
제대로 확보안된 상태에서 무조건 내려가라 하니까 내려왔다.
처음 여관방에서 잤더니, 이건 무슨 독방 찜질방도 아니고.
여관방에서 잠잘일은 아니다 싶었다.
날씨는 춥고 강바람은 매섭게 몰아치는데,
사무실에 책상하나 없으니까, 공사현장사무실 난로옆에서
갈곳없는 강아지 마냥 헤메이고 있다.
하루종일 파카 껴입고 있으니까 밖에 있는 것인지,
안에 있는 것인지 모를 노릇이다.
전화와 인터넷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것도 초기공사비가 모자라서 기반조성을 하지 않은 탓에
아직도 못하고 있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를일이다.
(공사현장 사무실의 남의 컴 잠시 빌려서 메일정도만 확인한다)
오늘 사무실에 책상만 덩그러니 가져다 놓았다.
잠은 공사현장 소장이 쓰던 오피스텔을
빌려 쓰기로했다. 이분들은 공사가 끝나고 마무리 단계라 철수하고,
아직까지 계약기간은 남아 있어서 쓰기에 불편함은 없는 상태.
완전 유흥가 꼭대기층에 있는 터라
밤에 불끄고 누우면 아래층에서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아파트를 전세 얻으라고 예산은 만들어 졌는데,
이동네 아파트 전세 구하기도 쉽지 않다.
밥은 현장에 남아있는 현장공사관계자와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먹고 있다.
햇반을 사서 아침밥은 해결하고 있다.
11월 연구본부로 발령나고, 그리고 12월 중순이 넘어서 안동으로 내려가라고 했다.
이건 부당전보구제신청이라도 내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는 그것도 하지 말라고 말리는 동료들도 있다.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당신들이 내 처지가 되었으면 어떻게 했을거 같냐고 물어보고 싶다.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살벌한 연구원에 있느니 안보고, 안들리는 먼곳에서
좋은 공기 마시고, 책이나 읽고, 책이나 한권 쓰고 오라고...ㅎㅎ
그래 나도 머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가한 곳에서 텃밭 농사나 지어가면서
세월 보내고 있으면 또 다른 세월이 찾아 오기도 하겠지,
그리고 열받는 일 안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하지 않겠느냐고...
근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나 혼자 덜렁 안동으로 와서, 이래 저래 적응하고 살면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도, 보고픈 사람 못보고 사는 것도 그런대로 견디고 살수는 있겠지.
그런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깨를 움츠리게 되고, 항상 손에 힘을 주고 있고,
그러다 보니 어깨가 아프다.
안동에 갈사람 없냐고, 한 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당장 할 일도, 앉을 곳도, 잠잘 곳도 없는 곳으로 가라고 하는게
그들에게는 정당하고 적절한 방법인지 묻고 싶다.
연부님도 '파면'이란 문자가 왔고..
학교나 연구원이나..
에라이..개새끼들..
(좋은 곳에 욕을 남겼네요..)
욕으로도 해결안되는 상처를 많이도 남기고 있지요..
결국 안동으로 내려가셨네요. 많이 불편하시겠습니다. 저도 용인<->대전을 왔다갔다 하느라 고생이죠 뭐. 지방으로 발령난 사람들끼리 뭉쳐야겠는데요. 좋은 날이 금방 오겠죠. 힘내세요.
좋은날이 이러고 있으면 올라나요?ㅎㅎ
오랜만에 와서 덧글 남기는데....가슴이 아프네요...쩝~ ㅠㅠ
오랜만에 오셨는데 좋은 포스팅이 아니라서 죄송..ㅎ
진짜 내려간거에요...? 내려간거군요...ㅠ.ㅜ 속상함...
몸뚱이가 어디 가 있든 큰 문제야 아니겠죠.
스트레스 받을일 많은데, 산오리까지 스트레스 주는군요.ㅠ
한번 봅시다....
그럽시당..
별 힘이 못 되드려 죄송...아픈 마음 이해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패닉, 공포, 슬픔, 2009년의 모습이었던 듯 해요. 2010, 잘 버텨보죠. 정치공학(??)적으로 해결될지도...ㅋㅋ 미한합니다.
제가 삐딱께 가장 미안하고 죄송한데요..ㅎㅎ
너무 힘들어 하지 마시고, 부닥쳐 나가다 보면 어떻게 되겠죠.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힘내라고 하면 다른 격려보다 더 힘이 될라나요?ㅋㅋ
어깨 움츠리는 건 추워서 그런거고, 손에 힘이 불끈 쥐어지는 건 아직도 기운이
펄펄 남아 돌아서 그러는거니까......스스로 우울에 빠질려고 노력하지 마시고
까짓거 잘 지내버리세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만드시길..
귀양 생활은 어떠냐고, 내 블로그 덧글에 인사말 달고 새해 인사차 이리로 왔더니 안 온 사이에 이렇게 안동에서의 생활이 올라와 있네요..어디에 계시든지 함께 힘나는 일들 많이 만들어 보자구요! 연휴 잘 보내시고요~~
귀양 생활..ㅋㅋ
새해에는 힘나는 일들 많이 만들도록 해야죠.. 감사^^
공공쪽에 단협해지 얘기는 듣기는 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군요.
진작에 잔차타고 한번 뵈러가는 건데,
멀리도 가셨네요.
짧지않은 시간이 충분히 힘찬 시간 보내실 거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안동으로 한번 내려가보도록하겠습니다. 2010년 내로...
정부출연연구소들의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말았네요.
안동으로 오시는 거 보다, 제가 서울가서 뵙는게 빠르지 않을까요?ㅋㅋ
안동은 그렇게 내려가시게 된 것이었군요...슬픈 일입니다. ㅡㅜ
그래도 멋지게 '컴백'하시길 바랍니다.
'그것들'은 지들이 천년만년 갈 거라 생각하겠지만 얼마나 가겠어요.
그러게요, 저들도 다른사람, 상대방을 생각할줄 아는 것도 좀 배웠으면 좋겠는데,
너무 무리한 꿈이겠죠..ㅎ
어느날엔가 멋지게 컴백할 수 있겠지만...그러고 난 뒤 산오리의 정년이 또한 몇년 남지 않았다는걸 저들은 먼저 알고 있답니다. 후진양성을 하셔야지요~~~저야 늘 후진이지만 ㅎㅎ빠꾸기어 ㅋㅋ 물은 거꾸로 흐르지 않지만 대운하는 거꾸로도 흐를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시길......2014~2016년이면 산오리님이 정년퇴직하시나요???(현재생각으로는)저는 그때까지만 고양에 살랍니다~~~오빠! 보고싶어 ㅠㅠㅠㅋㅋㅋㅋ
컴백해도 상처 투성이가 될지 모르겠네요.ㅠㅠ
정년이 언제인지도 잘 안따져 봤지만, 요즘 정년까지 가만 둘까도 모르지요.
고양에서 함 봐야 하는데, 자꾸 엇갈려서 미안해요..
이렇게 엇갈리다가 제가 안동가서 뵐지도 모를일 ㅎㅎ
안동 한번 오세요..ㅎㅎ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런 변화가 있었군요! 산오리님을 "항상 손에 힘을 주고 있"게 만드는 넘들에게 따귀라도 한 대 싸붙이고 싶군요!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언제 일산에서 얼굴이라도... 뭐 기회가 된다면 안동도 좋습니다만... ㅎ
언제라도 연락주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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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잊어버리겠네요
맥주한잔 마셔요.ㅎ
엥? 안동 가셨어요? 그러셨구나... 요즘 같아선 한 번 놀러가겠다는 말씀도 못 드리겠고.쩝... 그래도 안동. 좋던데...-_-;;;
놀러오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