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표현하면 망할놈의 민주노총 위원장이 맞겠다.

언젠가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욕 한바가지 퍼 부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엉뚱한 사람에게 그걸 퍼부었다. 어제...

 

사실 지난 목요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공공연구노조 비대위를 하고,

대한문옆 단식농성장엘 같이들 갔었다.

물론 가고싶지 않았지만, 같이 들렀다가 대전으로 가야 했기에

할수 없이 들렀다.

진보신당의 심상정, 노회찬 고문께는 빨리 밥 드시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민노당 천막에 아는 얼굴이 보여서 안부도 묻고,

우리 노조 회의에도 좀 나오라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자르겠다고 엄포까지 놓았고..ㅎㅎ

그리고 민주노총 천막에는 위원장과 몇이 앉아 있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위원장을 알지도 못해서 아예 아는체도 하지 않고 대전으로 향했다.

아는 체 해봐야 욕만 나올 거 같아서이기도 했겠지.

 

어제 대전에서 공공연구노조 중앙위가 열렸다.

회의 시작전에 '진보정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민주노총 대전본부 추진위원회'

이름의 현장간담회 자료집과 민주노총 추진위원 가입신청서를 회의자료와 함께 배포했고,

철도 대전본부의 어느 분께서 간담회를 시작했다.

짧게는 15분, 길게는 20분을 하시겠다고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듣기 싫은 말들이었다.

듣기 싫은게 아니고, 사실은 십수년전에 민노당 만들때 앵무새처럼 했던 말들을

이자리에서 다시 듣는게 너무 역겨웠던게 사실이다.

그렇게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 하고, 진보정치 대통합이 필요하다면

그동안의 과정이 잘못되었다거나 시행착오라도 있었다고 한마디 했으면 안되었을까....

(되돌아 생각해 보니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10분 이상을 듣고 앉아 있자니,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오고, 분노가 밀려와서 몸이 떨렸다.

이렇게 그냥 듣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하겠다고 시작해서는

일방적으로 마구 쏘아 붙였다.

 

도대체 민주노총이란게 지금 한진이고 유성이고 싸우고 있으면

거기 가서 위원장이 앉아서 같이 싸우든지 할 일이지,

민노당과 진보신당 통합해라면서 뻘짓이나 하고 있는게 말이 되느냐...

아직도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정치적 자유도 인정하지 않은 채

민노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살아 있는데,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에 가서 잘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도 민노당을 열심히 지지하라고 하면 될 것 아니냐?

(강사의 대답은 배타적 지지가 유명무실해 졌단다)

조합원들이, 조합간부들이 이런 통합해 보자고 한 적 있느냐?

이렇게 추진위원을 모집하려면 현장단위의 토론이라도 되어야 하는데,

우리 노조에서 아직 한마디 말도 없었는데,

이런식으로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렇게 추진 한다면, 계획에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되어  있는 우리노조 비대위원장도

시비 걸겠다고 했고..

 

얼굴 붉히면서 소리 높여서 마구 쏘아 붙였다.

오신 분은 물론 놀라셨을 테고, 수습을 하려했지만, 산오리가 그냥 대충 넘어가지 않고 열을 올렸고,

중간에 집행위원장이 나서서 대충 수습해 보려 했지만, 그도 무시했고..

 

대충 마무리 하고 그는 나갔다.

 

나가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는데, 사실 좀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를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노총 위원장한테, 그리고 이런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민주노총 지도부에게

욕을 퍼붓거나 화풀이를 해야 할 것을....

그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중앙의 사업이랍시고,

지역본부에서 이런 사업을 아무 비판이나 토론도 없이.

그야 말로 관성으로 받아 들여서 하고 다니는 꼴도 정말 못봐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들은 5.31합의가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또 진보정치 대통합이 희망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아무런 내용도 없이, 그냥 통합해서 내년에 의회에 직접 노동자를 보내자고 외치고 있다니...

 

하튼 머..

민주노총 위원장한테 퍼부어야 할 욕이나 비난을 엉뚱한 사람한테 퍼부어서 미안했다.

그리고 회의에 참석한 중앙위원들에게도 미안했다.

회의 말미에 중앙위원들에게는 목소리 높여 떠들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지겨웠는데, 빨리 끝내줘서 고맙다는 소리도 있더라)

그리고 강사에게는 전화했는데, 통화가 안되서 문자로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할 짓을 했지만, 그렇게라도 떠들었던게 그리 후회는 되지 않는 것은 왜인지...

 

민주노총 위원장은 제발 위원장답게 좀 굴어라!  으이그..

나도 민주노총 조합원이지만, 내가 부끄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07/27 14:48 2011/07/27 14:48
Tag //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sanori/trackback/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