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어달이 전부터, 국선도장에 세 부녀자(?)가 나타났다.

아버지와 중학교 2학년의 딸과 초등학교 5학년의 아들...

얼마나 다닐까 궁금했는데, 굳굳하게 새벽 5시 30분이면 도장에 나타난다.

아버지는 이제 흰색에 노란줄이 있는 띠를 매고 있는 걸 보니,

지난주에 승급을 했다 보다.

 

끝나고 내려 오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두 남매와 같이 탔다.

"힘들지?"

"예..."(둘이 동시에 대답...)

"그래, 힘든데 새벽에 운동하러 오고 대단하다.."

"졸려서 힘들어요.."(아들)

"허---ㄱ"

 

처음에 호흡하라고 누워 있으면 잠이 깜박깜박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 초중학생들이 새벽에 와서 그러고 있으니

졸리지 않으면 이상한 노릇이지...

그래도 아빠 따라 그 새벽에 운동하러 나오는건

착한 아이일까? 



식탁 한쪽에 네모난 지우개 만한 종이곽이 하나 보인다,

무심코 뭔가 하고 집어 들어보니,

애들 만화 캐릭터 같은게 그려져 있고, ZZIMING 인가 뭔가 그런게 씌여 있다.

뒤집어 보니, 뒷쪽에는

'LOVE IS NOT SPORTS!!

 COMMUNICATION OF SOUL'

이런 게 씌여 있다.

어, 이게 무슨 소리야? 그리고는 뚜껑을 열고 안을 만져보니,

허거, 콘돔이다.

 

아니, 산오리가 콘돔 써 본지도 오래 되었는데, 어디서 콘돔이 났지?

아내에게 물었다.

"이 콘돔은 어디서 났어?"

"그게 콘돔이야?"

"............"

"어제 동명이 잠바 세탁소에 가져다 주면서 호주머니 뒤져 보니까 있어서

  꺼내 놨는데..."

"그럼 동명이 거야?"

"미~ 친~놈...."

 

아침에 학교 태워 주는 차안에서 물었다.

"너, 콘돔은 어디서 났냐?"

"난 모르는데,...."

"쌩까지 말고 자샤..."

"진짜 몰라, 그저께 00 이가 그 잠바 입었는데, 걔가 넣었나?"

 

문득  한 선배님 생각이 났다.

사고치는 아들놈에게 '콘돔이나 꼭 챙겨다니라'고 하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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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7 09:10 2006/11/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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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6/11/07 10: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우~~

  2. 슈아 2006/11/07 10: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으아으~~

  3. 스머프 2006/11/07 11: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뭣보다 궁금한건, '산오리도 콘돔 쓴지 오래 되었는...' 왜일까요?? ㅎ

  4. 행인 2006/11/07 11: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ㅋㅋㅋ

  5. 산오리 2006/11/07 13: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다소녀, 슈아 / 뭔 말을 하시요잉, 어쩌라구요? ㅋㅋ
    스머프/그건 '사생활' 영역이라 밝힐수 없다는...
    행인 / ??

  6. 새벽길 2006/11/08 07: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몰라서 묻는 건데요, 콘돔을 어떻게 사용한데요?

  7. 산오리 2006/11/08 08: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새벽길 / 거기까진 안물어봤는데요, 글구 대답할 거 같지도 않던걸요.

  8. 행인 2006/11/08 10: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LOVE IS NOT SPORTS!! COMMUNICATION OF SOUL'

    왠지 멋있는 말처럼 보이는데, 콘돔포장지에 씌여 있다니까 꽤 재밌네요. ㅎㅎ

  9. azrael 2006/11/08 10:4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오늘 아침 냉동실안에 늘어만가는 콘돔을 보면서..뭔가 안타까움을 느꼈다는...왜 제 남동생은 남은 콘돔을 집에 들고와서 냉동실에 넣어두는 걸까요...ㅠ.ㅜ

  10. 알엠 2006/11/08 11: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희 집에는 '여성들이여 콘돔을 갖자~'그런 캠페인하고 남은 콘돔이 천개 넘게 있었는데요 여기 저기 다 나눠주고 지금 300개 정도 남았는데...유효기간이 3년이 다 지나버렸어요. 버려야하나요? 이건 어디다 물어봐야 할까요?

  11. 산오리 2006/11/08 13:0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행인 / 아내가 쓰레기로 버린걸 산오리가 주워 왔는데, 지금 보니까 'SEX IS NOT SPORTS! 네요..ㅎㅎ
    azrael / 동생이 콘돔 공장에 다녀요?
    알엠 / 콘돔에 유효기간 있는줄은 몰랐네요.. 어찌해야하는지는 모르겠어요..

  12. 알엠 2006/11/08 13: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스무살 때 엄마가 제 잠바를 잠깐 걸쳤다가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발견하시고서 깜짝 놀라셔서 이게 뭐냐고 그럴 때 제가 그랬었는데... "어제선배한테 잠깐 빌려줬었는데 그 선배 건가??" 갑자기 옛날일 생각나네요 ^^ 참고로 그 담배는 제가 처음으로 사 본 라일락이었어요.(그림이 너무 예뻐서). 참 산오리님 요즘에 어지럼증이 심해서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어요. 감사해요 ^^ 나중에 꼭 말씀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