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산오리님의 [무기력증....]   가문비 님의 과학의 날에 반가운 선물 하나 덧글 관련된 글입니다.

산기평 어용노조가 만들어진게 1년은 더 된듯 한데, 뒤져보니 지난해 9월에 일어난 일이네. 겨우 6개월쯤 지났는데 이렇게 멀고 아득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4월 21일....

회사일로 전화기 붙잡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렷다.

받았는데, 조한육지부장이 뭐라고 한다. 내가 전화하겠다고 하고선 끊으려 하는데, 산기평 어쩌구 하는 소리가 들려서 뭐라고했는지 물었더니,

"오늘 재판이 열렸는데, 산기평 지부가 이겼다"고 한다.

어용노조를 인정해준 강남구청의 설립신고 교부가 무효라는 판결이 났단다.

전화통화를 마치고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했더니, 사람들이 다 좋아서 난리가 난 거다.

건자재 지부에서 중앙위원회가 있다면서 산기평의 지부장과 김태진, 김준동지도 그쪽으로 가고 있단다.

 

송주의동지와 점심약속을 하고선 회사일로 산기평으로 갔다. 한 식당에 모인 산기평 조합원들은 너무나 좋아하고 있었다. 대구에서 천안에서 과천에서 달려와 함께 모인 조합원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저녁에 축하뒷풀이가 있다는데 가지는 못했지만, 산기평에서 싸웠던 온갖 것들이 함께 떠올랐다.

해고된 동지들은 복직되고, 원장 연임도 막았고, 어용노조는 무효라는 판결도 받았고...

 

그래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고 또 높을 것이다. 이놈의 나라에서는 도대체 올바른 것들이 살아 남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동안 끈질기게, 살아 남아서 투쟁해 온 안형수 지부장, 배성환 사무국장, 그리고 김태진, 김준, 송주의 동지를 비롯한 조합원 동지들, 그들이 없었다면 이 싸움은 너무나 일찍 지고 말았을 것이다. 이들에게 감사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둔한 기억에라도 이 날 쯤은 남겨둬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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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4 22:39 2005/04/2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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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5/04/24 23: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당연히 일어나야 할 일로 감격하며 살아야 하는 삶.. 에고고..

  2. sanori 2005/04/25 13: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나라에서 당연한 건 없나 봐요..
    항상 거꾸로 가는 세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