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민주노총에서 뭔일이 생겼다 하면 '정파'가 그 중앙에 등장한다.

정파란 건 많이 있어도 꽤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도 이들 정파들간의 싸움으로 인해

도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조차 분간못하는 꼴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일단 정파라는 말만 나오면 사생결단을 하고

상대방을 몰아부쳐야 하는 것인 모양이다.

그 사생결단의 힘을 적과 싸우는데 쓰면 안될까?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이수호 위원장이나 임원들이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하고 조기선거를 하겠다는

결정을 내릴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때 사퇴했다면 더 바람직했겠지만...

근데, 그 결정에 대해 오히려 처음 사건이 터졌을 때보다 더 조합간부들이

열받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산오리네 직장에서 조합원들이 이걸 물어보거나

관심을 보이는 것은 (거의) 없다.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보는 조합원도 없었다.

조합원들은 어찌보면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뉴스를 보고 나서

'민주노총 놈들도 똑같은 놈들이군' 하고 체념했는지도 모르겠다.

자동차 노조의 취업장사 때는 그래도 어떤 조합원은 '노조 간부가 좋겠네요' 정도의 빈정거리는 반응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참으로 의문스럽다.

민주노총 조합원이기는 하지만, 민주노총은 너무 멀리 있는 딴나라 세상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회사만 해도 지부이고, 본조, 연맹, 민주노총 이렇게 단계를

올라가야 하니, 그걸 깨우치고 내조직이라고 생각하기가 그리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딴길로 샛네..

하여튼 시간이 지나면서 민주노총 상근자들 사직서 내고, 곳곳의 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까지 난리를 치는 판에 더 위원장하고 사무총장하고 부위원장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간다. 이미 민심이 떠났는데, 혼자서 투쟁을 외치고 있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한발 빠른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쫓겨 나가는 마당에 너무 걱정이 많은 게 탈이라면 탈이다. 그들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 훌훌 털면 얼마나 개운하고 좋을까?

 

민주노총이 발표했다는 무슨 비리근절 종합대책이란 걸 발표했단다... 어제.

그걸 봤는데, 참 가관이다.

이나라에서 정치권이든 자본가들이든 법이 없어서, 그런 대책이 없어서 맨날 돈받아먹고, 난리 치는 건 아니다. 그 법을 이용해서 적당하게 걸리지 않을 만큼만 해처먹으라고 만든게 저들의 법이다.

그 종합대책 만들어서 비리 신고 받으면 민주노총 간부들의 비리가 해소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나도 단위노조 간부와 연맹 활동을 해 봤지만,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 간부들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승규 같은 친구들이 가끔은 있기도 하지만, 근절대책을 만들어서 비리 신고하라는 것은 모든 노조 간부를 강승규와 비슷한 인간들로 매도하겠다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위원장은 깨끗하니까 위원장한테 비리 신고해라.너그들은 모조리 사용자 돈 받아 먹는 나쁜 간부와 활동가들이니까.... 그래서 조직이 살아나고 투쟁이 만들어질까? 그나마 실낱같은 애정이라도 가져볼까 하다가 화다닥 놀랬다.

 

다시 정파 문제로 돌아가서...

산오리가 하고 싶은건 딱 한마디다.

'이번에는 우리 정파가 할때 확실하게 밀어주라,

 그리고 다음에 너그 정파가 할때 우리 정파가 확실하게 밀어주마'

왜 이런게 안되는 것이지?

'그래 돈받아 먹어 걸린게 쪽팔리기도 하고, 너그들의 성화가 무서워서라도

 깨끗이 물러난다. 담에 우리 정파가 할때는 확실하게 밀어주라'

'그래, 그정도 비리야 있을수 있는 일이고, 니네가 집단으로 한 것도 아니고, 한 놈이 한 짓이니까 조합원들한테 이해를 구하고 수습해보자. 니네 임기도 있으니까 임기까지는 밀어줄테니까 확실하게 싸워봐라, 대신 담에 우리 가 할때 너그도 확실하게 밀어주라'

왜 이런게 안되는 것일까?

 

적과 싸우는 것보다 동지들과 싸우는게 쉬워서일까?

정파가 '노동자' '노동조합' 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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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 18:22 2005/10/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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