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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from 아무그리나 2007/07/13 23:42

피로가 풀리지 않아 오전에 조금 늦게 출근하다.

 

출근해서 사무실 정리와 고파이주연대 회계정리를 하였다.

 

점심을 함께 먹을려고 나눔꽃에 갔더니 나타샤씨가 와서 율리아씨와 이미 먹고 있었다. 나가서 혼자 먹고 들어왔다.

 

오후에는 노동상담 봉사를 희망하는 분이 오셔서 만남을 가졌다. 생각보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여성이었는데, 학생운동 경험이 있으신 것 같았다. 지금은 변호사 사무실 일을 찾고 있다고 한다. 매주 하루 3시간 정도 나와서 그동안 들어온 상담 건 들을 진행하고 정리하는 일들을 맡기로 하였다.

 

이번주 일요일 있을 무료진료준비와 28일 여름캠프에 대한 실무도 진행하였다. 태주씨가 곧 아르바이트를 그만둔다고 하니 당분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놀토모임과 관련해서 상의를 하기 위해 지영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없는 번호라고 나온다. 무슨 일이 있었나 임명숙 선생님과 차미경 선생님께 문의해보았으나 별일 없었다는 반응들 뿐이다. 다만 어제 대화동 사무실에 나왔다가 갑자기 밖으로 나간 뒤부터 연락이 안되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사뭇 걱정된다.

 

오후 6시부터 홈에버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사무실에서 조금 일찍 나왔다. 하지만 홈에버는 오후2시부터 매장봉쇄투쟁을 벌여 1인 시위는 취소되었다. 나 혼자 홈에버 주변을 둘러보며 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조금 둘러보다 돌아왔다. 아주머니들은 이미 투사로 변해있었다. 소비도시 일산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일산 역시 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곳이라는게 다시한번 확인되고 있다.

 

집에 와서 산이 목욕을 시켰다. 눈 주위에도 아토피 비슷한 증상이 보여 걱정이다. 요즘 밥을 잘 안먹어 얼굴이 뾰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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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3 23:42 2007/07/13 23:42

2007/07/03

from 아무그리나 2007/07/03 00:19

그래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된 하루다.

 

"네가 너무 민감한 거 아니야?"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잖아?"

 

그동안 들었던 이런 반응들에 대해 함께 분노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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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3 00:19 2007/07/03 00:19

2007/06/24

from 아무그리나 2007/06/24 23:28

아친 5주년 생일잔치를 파주사무실에 가졌다. 며칠전부터 은근히 압박으로 다가왔었는데 드디어 오늘 해치웠다. 작년보다 이주노동자들이 적게 온 것이 가장 아쉽게 다가오는 오늘이었다. 연락이나 조직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 주원인인 것 같다. 그리고 국희샘이 빠진 자리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국희샘의 빈자리가 더 아쉬워보인 하루였다. 예상은 했던 것이지만 막상 현실로 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요 며칠간은 당게시판에서 이주와 관련된 논쟁을 하고 있다. 한 당원의 인종주의적인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하면서 시작되었는데 당사자와는 더 이상 이성적인 논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다른 당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당원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에 반대하면서도 출입국에 대한 규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 어찌보면 보편적인 민주노동당 당원 수준의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종주의적인 당원의 주장과 맞물리면서 이 당원과도 합리적인 논쟁을 하기가 어렵다. 이 당원의 양비론적인 주장이 인종주의적인 주장을 옹호하는 듯이 비쳐지기 때문이다. 인종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당원에 대해서보다는 인종주의를 반박하는 나의 주장에 주로 촛점을 맞추고 있어 인종주의적인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상황이다.

 

인종주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보다는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앞세워 은근히 감싸도는 그런 늘쩍지근한 분위기가 정말 맘에 안든다. 당이 정치적 논쟁과 실천을 위한 조직이기보다는 비슷한 연령대의 친목모임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젊고 새롭게 급진화하고 있는 세대들로부터 점점 더 외면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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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4 23:28 2007/06/24 23:28
에버랜드 외국인 무용수 ‘노예계약’
머리염색 안해 ‘벌금 100달러’…태도불순땐 ‘계약파기’
한겨레 홍용덕 기자 이정아 기자
» 민주노총과 다산인권센터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삼성 에버랜드 공연단 이주노동자 노동권과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국인 무용수들에 대한 반인권적 처우를 규탄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사쪽 “파견업체에 수정 요구”

경기 용인의 놀이공원 에버랜드에서 무용수로 일하는 우크라이나인 옥사나(29·여)씨는 강제 출국 위기에 놓였다. 5㎏의 나비옷을 입고 카니발 퍼레이드 등 각종 공연에 출연하다가 지난해 11월 허리를 다친 그는 지난 4월 디스크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까지 받았지만 아직도 수술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 그는 비행기표를 사 한국을 떠나야 한다. 그를 에버랜드에 파견한 동일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서에 “배우가 계약기간 중 다쳐도 에버랜드와 파견업체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으며 배우가 2주 이상의 치료를 요할 경우 집에 가야 한다”고 돼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용수는 9개 나라 출신 150여명이다. 부푼 꿈에 한국에 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100만원 안팎의 임금에 ‘족쇄같은 계약’(표 참조)이었다.

» 에버랜드 공연배우들의 주요 의무와 제재
21일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열린 ‘삼성 에버랜드 공연단 이주노동자 노동권과 인권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남경호 수원외국인노동자쉼터 대표는 이 계약을 가리켜 “현대판 노예계약”이라고 했다. 파견업체 쪽 관계자는 “사장이 시정하겠다고 밝혔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에버랜드 안창훈 차장은 “배우의 인권을 침해하는 계약서 내용은 파견업체 쪽에 수정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용인/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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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23:03 2007/06/21 23:03

2007/06/21

from 아무그리나 2007/06/21 22:54

오전에는 고파이주연대 최저임금관련 토론회를 하였다. 내부토론이라 참여자조직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4명이 참여하는 조촐한 토론회였다. 여러가지 내용이 오고가는 산만한 토론회였으나 한가지 성과는 최저임금을 정부가 강력하게 시행하여 이 제도가 안착화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한 것이었다. 얼마전 노무현이 말한 것처럼 '법으로 임금을 올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법이 정말 다수대중의 편이라면 최저임금제도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사법행정을 취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출입국관리에 들어가는 행정력에 절반도 안되는 의지와 노력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논리만을 설파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점심때는 결혼하여 부산으로 이주한 정국희선생이 왔다갔다. 오랜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 한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자동차 에어컨을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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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1 22:54 2007/06/21 22:54
지난주 금요일(15일)과 이번주 화요일(19일)에 각각 인천출입국보호소와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조사하였습니다. 이번 방문조사는 지난2월 여수화재참사 이후 국가인권위가 준비해서 이주관련인권단체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입니다. 보호소 실태조사는 이미 지난 2005년에도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그리고 꽤 괜찮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당시 보고서 이외에 시정권고는 하지 않았고 인권단체들도  그 이후 보호소와 관련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10명의 인명을 앗아간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가 발생하였고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들은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조사는 이런 배경하에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틀의 일정에만 참여하였으나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전국의 모든 보호실과 보호소 그리고 외국인교도소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와 인권단체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이번에는 반드시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들입니다.

그러나 이번 방문조사는 처음부터 심각한 난관에 부딪혀있습니다. 현재 출입국이 7월말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정해놓고 단속을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보호외국인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보호되어 있는 외국인들도 대부분 형사사건과 관련되어 경찰로부터 인계되었거나 꽃게잡이 중국어선의 선원들 또는 밀입국자들입니다. 출입국의 단속에 의해 보호중인 외국인들은 그 중에서도 소수입니다. 따라서 현재 보호소  내에는 넉넉한 공간과 직원들의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별다른 불만사항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어제 방문했던 화성보호소의 경우 1개월 이상 장기보호자들과 난민신청자들이 있어 이 분들을 상대로 활발한 심층조사를 하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화성을 제외하고는 다른 곳에서는 장기보호자들이 거의 없으므로 별다른 소득을 얻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주에 방문했던 인천출입국보호소는 가장 최근(2006년 말)에 문을 열어 스프링쿨러 등 화재예방시설을 비롯해 시설적인 면에서 현행법 하에서 갖출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호 외국인도 20여명에 불과해 적정보호인원인 200여명에 훨씬 못미치는 숫자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반드시 8월 이후 단속이 강화된 시점에 보강조사를 통해 보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조사는 출입국이 원하는 바를 선전해주는 결과만 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번 조사를 통해 저는 개인적으로 보호소 내부를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수에서 2개월 넘게 있으면서도 한 번도 그 내부를 들어가보지 못해 한이 되었었는데 그 억울함이 어느정도는 풀린 듯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조사를 통해 보호시설이라는 것이 결국은 감옥과 같은 구금시설임을 다시 한번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잠시 경험한 구치소와 거의 다를 바 없는 시설이었습니다. 창살과 커다란 자물통, 외부에서 보이는 화장실과 샤워실, 제복입은 직원들, 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식사, 짧은 운동시간, 똑같은 옷을 입고 지내는 보호외국인들.... 게다가 구치소에는 없는 CCTV까지 24시간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지금은 그나마 보호외국인이 적어 숨통이 트이지만 그럼에도 젊은 남자들이 모여있는 내부공간은 벌써부터 후끈한 열기로 옷을 벗고 있지 않으면 안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문제는....사실 시설의 문제가 아닙니다. 보호소에 있는 사람들, 특히 1개월 이상 장기구금되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커다란 불만은 자신이 언제 이곳을 나가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체불임금 등을 포기하면 바로 출국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전까지는 너무나 답답한 하루하루입니다. 구치소나 감옥은 오히려 언제 출소한다는 것이 확정되어 있지만 이곳은 언제 나가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것이 이 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입니다.

따라서 이곳에 아무리 좋은 시설을 설치하고 금테를 두른다하더라도 신체의 자유가 구속되어 있는 이상 이곳은 감옥일 수 밖에 없고 억압적인 시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대안은 이런 시설들을 계속 줄여나가고 궁극에는 폐지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돌아옵니다.

사람이 불법일 수는 없다는 이 당연한 명제가 모두에게 당면한 과제가 될때까지 우리는 지난한 싸움을 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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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17:18 2007/06/20 17:18

학생이 많이 오면 선생님이 적게 오고, 선생님이 많이 오면 학생이 적게오고...

 

참 희안할 정도로 시소게임이 이뤄진다.

 

오늘도 선생님은 단 두분이 오신 상태에서 학생들은 10명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게다가 새로 가입한 학생까지 3명이나 되었다. 어쩔 수 없이 고등학생 자원활동가인 김준한 학생까지 투입되었다. 늦게나마 지영씨가 와주어서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일 수 있었다.

 

교사 : 김문희, 이혜정, 김준한, 김지영

 

학생 : 자야, 로히타, 로히타친구들 3명, 노미 등 파키스탄 3명, 새로가입한 베트남  친구들 3명, 사이드 칸, 알리굴

 

전반적으로 교재도 부족한 상황이다. 여성가족부에서 나온 교재가 쓸만하도 하니 그걸 어디서 좀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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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7 16:53 2007/06/17 16:53

컨설턴트 이희석

E-Mail : hslee@eklc.co.kr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신영복
 
처음... 그것은 설레임 설레임 설레임.
떨림과 기대, 두려움과 자신감의 줄타기 속에서
빚어내는 내 삶의 창조의 순간.

 

 

책 내용을 몽땅 잊어버리더라도 독서를 지속해야 하는 3가지 이유

  “강사님, 저는 책을 읽는 당시에는 생각도 하고, 뿌듯한 기분도 느끼는데 다 읽고 난 후에는 내용을 하나도 기억 못 해요.” 이 질문은 독서 강연을 하면서 “좋은 책을 어떻게 고르나요?” 라는 질문과 함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어떤 참가자들은 책의 제목까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다 잊어도 괜찮다. 그래도 책은 읽어야 한다. 의아해하시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 부제를 “지식의 넓이 확장하기” 정도로 하고 싶다.

  가끔씩 어떤 사람들은 책을 읽어도 조금만 지나면 책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어떡해야 하는지, 그래도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물어오곤 한다. 이럴 때마다, 나는 세 가지 답변을 하는데 첫 번째는 한 권의 책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을 수 있으니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라고 말한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일수록, 한 권의 책을 읽고 영원한 유익을 기대한다. 하지만, 좋은 책이라도 평생 동안 지속적인 유익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책 한 권을 읽고서 수일 동안 즐거운 기분을 누리고, 혹은 당면 과제를 해결했다면, 그 책에 대하여 무척 고마움을 느낄 일이다. 고작 한 권의 책이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 인생에 유익을 준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마운 일 아닌가! 오늘 아침 밥을 먹고 일주일 동안 배부르기를 기대하지 않듯이, 한 권의 책을 읽고서 일 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이 일어나기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끊임없이 지식의 넓이를 넓혀가고 있는 과정이니 부지런히 읽어나가자고 권한다. 두 번째 이유가 이 글의 목적이기에 다소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학문의 즐거움』의 저자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왜 배워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배움은 지식을 얻는 과정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지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들려준다. 읽고 배우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고 마는 우리들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뇌에 축적해 두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 배운 인수분해를 다시 사용해야 할 때, 우리는 예전에 그 지식을 배웠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 책을 꺼내 다시 공부하자마자 “아! 그렇군. 바로 이거야!”라고 배운 것을 다시 깨닫는다. 그것은 예전에 배운 지식이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뇌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인수분해를 접하는 사람보다 빨리 이해할 수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측면을 ‘지식의 넓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공부하고 계속 잊어버리는 사이에 우리의 두뇌 속에서 지식의 넓이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부의 효용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사람은 자기 인식의 넓이 안에 들어와 있는 새로운 것은 쉽게 받아들인다. 『역사 속의 영웅들』을 읽으며 어떤 챕터는 조금 지루했고, 어떤 챕터는 아주 재미있었다. 나는 이 책의 ‘12장 네로와 아우렐리우스‘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이전에 『로마인 이야기』를 조금 읽은 덕에 로마사에 대하여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 그리스 고대사에 대한 부분은 조금 지루했다. 만약 그리스 고대사에 대한 선이해가 조금 있었더라면 이 책의 첫 부분을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을까?
나는 20대 초반에 조선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 때 읽은 책으로 인해 언제나 조선사에 대한 책들은 낯설지 않고 즐겁고 재밌다. (『탕탕평평』, 『토정비결』등의 책 제목이 기억난다.)

  낯설지 않음이 주는 유익은 그저 익숙함 뿐만이 아니다. 지식근로자들에게는 주요한 교양거리에 대한 익숙함도 경쟁 우위가 된다. 굳이 세부적이고 명확한 지식이 아닌 ‘아, 이 사람 이름은 들어봤어’ 라는 정도의 익숙함 말이다. 그 익숙함으로 인해 우리는 덜 당황하게 되고, 전혀 모를 때의 상황보다 조금 더 나은 자신감으로 전진하게 된다. 따라서, 교양거리와 역사 속의 영웅들에 대하여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지성을 향한 진보의 여정이 된다. 누군가가 ‘에우리피데스’라는 사람의 이름을 살짝 언급하고 지나갈 때, 그 사람에 대하여 전혀 모르게 되면 그저 스쳐지나가고 만다. 하지만 그리스 사람이라는 것, 혹은 유명한 시인이라는 것 정도를 알고 있으면 이 새로운 이름이 언급되었을 때에 갖는 익숙함이 새로운 텍스트를 보다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빨리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이다.

  내용을 잊어버리더라도 계속 책을 읽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감정을 지배하는 언어의 힘 때문이다. 언어는 감정을 만든다. 나는 ‘어머니’라는 음성 언어를 말할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일어난다. 좋은 언어는 좋은 감정을, 나쁜 언어는 나쁜 감정을 만든다. 따라서 훌륭한 정서를 만드는 책을 읽는 것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심력을 강화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나는 『역사 속의 영웅들』을 읽으며 위의 3가지 이유 중에 두 번째 ‘지식의 넓이’를 키워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히 느꼈다. 예를 들어, 만약에 내가 젊은 날에 『명장 한니발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더라면, 지금 조선사에 대하여 살짝 알듯이 카르타고의 역사에 대하여 이렇게 무지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카르타고의 역사가 세세하게 기억나진 않더라도, 카르타고의 여러 인물들의 이름이나 주요 사건을 듣게 되면 낯설지 않고 익숙함을 느꼈을 것이다. 익숙함은 곧 나에게 독서의 재미를 안겨다 주었을 것이고, 독서의 재미는 나에게 보다 빠른 지식의 확장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조선 시대 역사에 대한 약간의 내 지식은 어디에서 왔는가? 독서에서 왔다. 다방면에 대한 나의 무지는 어디에서 왔는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비독서가 하나의 원인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에 ‘지식의 넓이’를 끊임없이 넓혀가고 싶다. '지식의 넓이 확장하기'는 요즘 내 공부의 화두 중 하나다. 『역사 속의 영웅들』은 지식의 넓이를 이전보다 더욱 넓혀 준 고급 텍스트였다. 내 앞에 차려진 ‘연구원 독서 리스트’ 수십 권이 무척 반가워 보이는 요즘이다.

“지식의 넓이는 계속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사이에 두뇌 속에서 자연스레 키워진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

  책은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햇살이 따사로운 2006년 어느 봄날이었다. 어느 대학생과 함께 포스코 센터 앞의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몇 달 전, 강연을 통해 만난 청년이었는데, 자기 경영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얘기의 주제가 독서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의 질문이다.
“책을 좀 읽다보면 다 비슷비슷한 내용인 것 같아요. 그러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돼요. 이럴 땐 어떡해야 해요? 그래도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요?” 이런 이야기는 비단 이 청년에게서만 들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옳은 얘기가 아니다.
탁월한 명저는 저마다의 일가견을 제시한다. 이류, 삼류급의 책들이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명저는 다르다. 분명히 그 책이 명저가 된 이유가 있다. 명저는 시시한 책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놀라운 통찰력을 담고 있다. 책이 모두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명저를 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대학생들은 아직 젊다. 정민 교수님은 젊은 사람은 혈기가 안정되지 않아 늘 낯설고 신기한 것에 눈을 판다고 그의 책에 썼다. 그들은 새로운 것과 괴상함을 혼동하기도 하고 남들이 많이 간 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생전 처음 보는 길로 모험 떠나기를 즐긴다. 한 분야의 기초가 되는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이 대학생들이니, 그들 사이에 전문가가 있을 리 없다.

  그들도 삶을 살아가다 어떤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가 있다. 대부분 그들은 친구를 찾아간다. 교수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 이 친구, 저 친구를 찾아가 얘길 나눠 봐도 뾰족한 해답을 주는 친구는 없다. 모두 비슷비슷한 얘길 할 뿐이다. 하지만, 이때 전문가에게 한번 상의해 보면 친구들에게서는 들을 수 없었던 놀랄 만한 의견이나 해결책을 얻게 된다.
마찬가지다. 책에도 전문가와 같은 명저가 있고, 아직 초보적 지성의 단계인 대학생 같은 시시한 책이 있다. 명저를 읽어보지 못한 채, 시시한 책 몇 권을 읽어 본 사람은 책에 실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실망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다. 시시한 책 몇 권을 읽고 너무 성급하게 책의 무익함을 일반화하지 말아야 한다. 명저를 읽으면 탁견을 만나게 된다. 그 분양의 정상급 책들은 다들 하나씩의 일가견을 제시한다. 명저를 곁에 두어라. 친구와는 우정을 나누고, 삶의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가를 찾아가듯 명저를 펼쳐라. 그 속에 길이 있고, 빛이 있다. (물론,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함께 나누며 고민하는 것에도 인생의 의미와 낭만이 있다. 이러한 낭만도 즐겨라. 누군가가 이해해 주기만 해도 우리 삶의 무게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다면 그에게 고맙다는 전화라도 한 통화하자. 그렇지만, 오늘 글에서는 젊은 날의 독서에도 낭만과 깨달음, 그리고 행복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명저는 결코 고만고만하지 않다. 혹 내가 지적 편식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좁디 좁은 나의 편견을 깨고 인식의 바다에 뛰어들자. 편협함을 벗고 원대한 지식의 세계에 발을 들이자. 인생은 짧고 읽어야 할 책은 많다. 그러나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하고 싶은 모든 일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나의 사명을 이루기에는 아주 적절하고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면 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고?

  이런 책을 읽자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무용한(obsolete)’이라는 단어와 지식(knowledge)을 합하여 ’무용지식(obsoledg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에 의하면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고, 어느 시점이 되면, 지식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닌 것이 되어 무용지식이 될 수도 있다. (『부의 미래』 p.169)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이 지난 모든 지식이 무용지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지식’이 아니라, ‘어떤 지식’이 시간의 검증을 버텨내지 못하고 거짓 지식임이 탄로 나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썼다.

"오늘날 데이터와 정보, 지식이 우리 주변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많은 부분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 (p.168)

  무용지식은 앞서 말한 지식의 넓이에 해당되는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범람하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는 거리가 먼 담론들, 혹은 쓸모가 없게 된 과거의 지식들을 일컫는다. 정보의 홍수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지식이 ‘무용 지식’이다. “변화의 가속도에 따라 무용지식의 축적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는 무용지식의 법칙이 적용된다면, 앞으로 이런 무용지식은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 기업, 국가는 어떻게 유용한 지식을 쌓아갈 수 있을까? 앨빈 토플러의 말에서 무용지식의 조건 2가지를 생각해 볼 수가 있다. 하나는 진리와 거리가 먼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유효기간이 짧은 지식이다.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그 첫 번째는 진리에 기반을 둔 텍스트를 담은 책들이다. 진리에 기반을 둔다면 자연스레 유효기간도 길어질 것이다.
이를 테면, 고통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 보자. 고통은 사력을 다하여 피하여야 할 불청객이 아니라, 더 깊은 온전함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상실의 느낌은 무기력해지고 비관적이 되는 것이다. 초조해지고 식욕을 잃어버리거나 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극도의 분노에 휩싸이기도 하고 쉽게 피곤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고통들은 '피하는 것이 최고'라는 말은 거짓 유혹이다. 완벽한 치유는 이런 고통을 통과하여 고통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통의 치유에 대한 책들 중에도 거짓 진리를 담은 책들이 있고, 진실과 진리를 담은 책들이 있을 것이다.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삶의 진리를 담은 텍스트가 있고, 거짓 문화에 물든 책들도 있다. 우리는 일차적으로 진리를 담은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웬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믿는 것은 대답은 있다는 것이다. 명저 『한국사신론』의 저자인 이기백 선생은 진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여 평생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민족도 중요하고, 민중도 중요하지만, 결코 진리의 중요함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묘비명은 “민족에 대한 사랑과 진리에 대한 믿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라는 글이다. 그가 이렇게 써 주길 유언했던 것이다. 나 역시 진리를 좋아한다. 나의 믿음은 진리는 시퍼렇게 살아있고, 정답도 있다는 것이다. 진리는 지혜를 낳는다는 것이다. 진리는 영원하다는 것이고, 순간적인 어둠에 가려질 수 있지만 진리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통에 대한 진리를 담은 텍스트라면, 『상실수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우리가 읽어야 할 책들은 우리의 마음을 닦아주는 글은 담은 책들이다. 우리의 정서를 아름답게 만들고 더 높은 곳을 향한 용기를 북돋아 주며, 아름다운 가치를 품도록 도와주는 글이다. 걸레로는 매일 방을 닦고, 책으로 우리의 마음을 닦자. 문자 언어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이미 언급했으니 여기서는 마음청소에 도움이 되는 책 몇 권을 소개해 본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나 현대물이나 『팡세』와 『채근담』, 성경의 『잠언』 등 고전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저자는 신영복 교수님, 잭 캔필드, 파커 팔머 등이다. 신영복 교수님만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자.
신영복 교수의 글들은 영롱하다. 그 분의 글을 읽노라면 그의 영혼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신영복 교수의 책을 아직 한 권도 읽지 않은 당신이라면 『처음처럼』부터 편안히 읽어보길 권한다. 그림과 시가 곁들여진 이 책이 주는 울림이 깊고 지속적일 것이다. 지치고 희망이 없어진 때면 어려운 책은 읽기에 힘겹다. 그럴 때 이러한 시나 짧은 에세이들은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우리의 희망과 피로를 회복시켜 준다. 이러한 책들로 류시화의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정채봉의 글들(『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눈을 감고 보는 길』 등)을 추천한다.

  세 번째, 자신의 삶을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책을 읽자. 자기 경영 서적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다. 자기 경영은 기술이고 수단이다. 자신만의 철학과 사고의 얼개를 짜 두어야 정신 차리기 힘든 변화의 속도에서도 어지러워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올바른 신념과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삶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다. 내가 공부하는 목적은 단지 일신뿐만 아니라 세상에 유익이 되는 인재가 되는 것이다. 한 분야의 천재가 되기보다는 나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함으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움의 목표를 출세나 합격에 두지 말자. 우리 삶의 행복에 두자. 감겨진 내 눈을 뜨게 해 주고, 잠들어 있는 내 머리를 흔들어 깨워주는 책을 읽자. 어떤 책이냐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구본형 선생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공자의 『논어』,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등이다.

[덧붙임글]
긴 글이었습니다. 끝까지 읽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읽어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조금은 추상적으로 답변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책 제목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10-2편에서는 수많은(?) 추천도서 리스트를 작성해 보려 합니다. 사실 이것은 위험한 작업입니다. 왜 위험한지, 어떤 책들인지에 대한 답변을 들고 10-2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그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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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3 10:38 2007/06/13 10:38

이랜드 파업

from 아무그리나 2007/06/09 19:27

지금 당사무실에 와있다.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들이 당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내일 파업을 준비하기 위해 노조에서 교육등을 하고 있다. 예전 까르푸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조합원들과도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지금 연대하러 온 학생들이 발언하고 있다. 예전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는 나도 노동자들의 파업투쟁 모습이 마냥 벅차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런 감정은 별로 없다. 예전에는 노동자투쟁의 강점들만 보였다면 지금은 약점들이 자꾸 보인다.

그래도 역시 파업은 역동적이다.

 

조합원 : "화장실이 너무 멀다 근무하는 층에 직원화장실을 만들어달라"

나 : 층마다 있는 고객화장실 사용하면 되잖아요?

조합원 : "모르는 소리. 관리자들이 얼마나 눈치주는데"

 

조합원 : "탈의실에서 쪄죽겠다, 에어콘을 틀어달라"

나 : 아니 마트에 에어콘이 안나와요?

조합원 : "거기만 안나오게 해놨어"

 

조합원 : "급여명세서를 직접 지급하라!"

나 : 이메일로 보내줬다는데 이메일 확인하면 되잖아요.

조합원 : 우린 이메일도 잘 모를 뿐 아니라 그 이메일은 회사 밖에서는 확인도 안되. 도대체 뭘 감출려고 급여명세서도 안주는거야 xx"

 

평소에 쌓였던 불만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피켓에 쓸 요구안을 정리하다보니 화이트보드가 금방 꽉 찬다. 겉으로보기에 쾌적해보이는 대형마트의 근무환경이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안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물론 이 싸움은 7월1일 비정규법 시행을 앞두고 계약직 직원들의 대량해고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싸움이 시작되자 평소 가지고 있던 불만들도 여기저기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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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9 19:27 2007/06/09 19:27

2007/06/08

from 아무그리나 2007/06/08 22:23

아시아의 친구들 활동가 mt를 다녀왔다. 인천쪽 서해에 있는 영흥도로 갔다. 영흥도는 다리로 연결된 섬으로 시화호 방조제를 따라 계속 가다보면 마지막에 다다르는 섬이다. 이 섬은 제작년에 미정씨가 출산한 후에 드라이브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아시아의 친구들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다녀왔다.

당에서 빌린 차를 타고 오전10시쯤 일산에서 출발하였다. 공동대표인 일문스님과 차미경선생님도 오셨다. 임명숙, 이수강 선생님도 함께 가셨다. 참, 차미경선생님 아들 재은이도 동행했다.

 

외곽순환도로가 중간중간 막히기도 하였으나 12시쯤 되어 영흥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으나 비는 오지 않고 구름만 낀 흐린 날씨였다. 먼저 들린 곳은 십리포 해수욕장. 십리포라는 이름대로 그다지 크지 않은 해변이었다. 하지만 희안하게 생긴 나무들이 방풍림으로 자라고 있어 분위기는 있었다. 수평선 너머로 인천항으로 향하는 대형선박들의 모습이 보이고 갯벌이 넓게 펼쳐져 전형적인 서해안 해수욕장의 모습을 연출하였다. 이곳에서 칼국수와 조개구이로 점심을 먹고 간단히 사무국 회의도 가졌다.

 

십리포 해수욕장을 나와 섬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여 장성포 해수욕장에 다다랐다. 이동하면서 섬의 내륙을 보았는데 연륙도라서 그런지 내륙까지 관광지 개발이 되어 섬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섬이라기 보다는 내륙의 지방도시를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장성포 해수욕장은 십리포와 비슷했지만 훨씬 넓었고 모래사장도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갯벌 깊이 걸어들어가 보았다. 갯벌이 끝나는 지점 쯤에 있는 모래둔덕까지 가보려했으나 그 바로 앞부터는 푹푹 빠지는 흙으로 바뀌어서 갈 수 없었다. 혼자 갯벌 깊이 걸어들어가다보니 마치 바다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멀리 보이던 대형선박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보이면서 좀 더 바다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참외를 샀는데 무척 맛있었다. 오후4시에 출발했는데 일산에 도착하니 6시가 넘었다. 능곡근처 동태탕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헤어졌다.

 

오늘 코스가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하루를 함께하면서 일상의 공간을 벗어낫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었던 것 같다. 임명숙 선생님이 재미있었다는 문자를 보내주어서 무척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지영씨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가을이나 겨울쯤에 한번더 이런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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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8 22:23 2007/06/08 2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