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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요며칠 여행을 다녀왔다.
반가운 전화, 오래된 사람들, 낯선곳에서의 만남 그리고 풍경..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바람과 탁트인 시야..
그야말로 10년묵을 체증이 풀리는 것과 같은 신선한 느낌..
너무너무 행복한 여행이였다.



아부오름으로 거억.. 그리크지 않은 오름이다. 위에 오르니 말들이 뛰어논다.
구릉과 초원 꽤나 이국적 풍경이다.  멀리 보이는 풍력단지가 행원풍력단지인지?확실치는
않지만 바람많은 제주에 풍차는 정말 제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주의 무덤이다. 무덤을 쌓고 주변을 1m정도 폭, 1m정도 되는 높이로 쌓아올린 무덤들...
무덤의 모양이 참 재미나다. 간혹 밭 한가운데, 시내 한복판에서도 볼 수 있는데 무덤이 친근
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이토록 자주 보이는 무덤들.. 얼핏 들은 얘기로는 죽음과 일상을
하나로 여기며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 단면이라고는 하던데..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너무 친근한 무덤들.. 재미나다..

용눈이 오름이다.. 멀리보이는 산이 한라산.. 그앞에 보이는 언덕들이 죄다 오름인셈..ㅋㅋ
제주 백록담의 화산이 분출하고 여기저기 자그마한 분화구에서도 화산이 분출하고..
오름에 오르면 제주의 먼먼먼 그때 그 순간에 대한 상상이 맘대로 가능하다.



나... 바람부는 언덕에 올라.. 한컷.. 찰칵..
농사일로 까매진 얼굴, 더욱 페인 주름.. ㅠ.ㅠ

멀리보이는 바다 왼쪽에 있는 섬이 우도.. 오른쪽이 성산일출봉..
가까이서 혹은 그곳 안에 있을 땐 우도나 성산일출봉이 아름다운지 잘모르겠던데..
멀리서 보이 참으로 낭만적이다.. 해안가 주변이나 인기 관광지역은 마구 개발된 흔적들과
이곳만의 정취를 찾기 힘든 편인데.. 조금 높은데 오르니 그곳이 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는지
살짝 이해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제주는 지금 억새가 한창이다. 해지는 저녁 일행의 차를 잠시세워 억새와 놀았다.
사진도 많이찍고.. 한적한 섬 지방도로에는 다니는 차도 오가는 사람도 뜸한것이
괜시리 우수에 젖게 만드는 묘한 기운이 있는 듯하다.

들은 얘긴데, 제주 오름들이 모여있는 곳에 골프장이 엄청 지어졌다고 한다. 제주에 허가한것이
50여개 그중에서 20여개는 이미 지어졌고, 30개정도가 앞으로 지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두개의
숫자가 바뀌었을지도.. 기억 가물가물.. 여튼)그런데 이들 골프장이 삼다수 회사가 하루 뽑아내는
양의 물과 거의 맞먹을 정도의 지하수를 뽑아 쓴다고 한다. 골프장 관리및 등등등에..
게다가 지하수 발원지의 많은 경우가 골프장 예정지와 가까워서 제주도 물문제를 심각하게 위협
한다는 얘기까지.. 관광과 여행, 지역경제와 삶의 기반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여튼...
제주도가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구나.. 깜짝 놀랐다.
제주 오름의 선이 주는 풍성한 따뜻함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 걸까?

바람의 강약, 내가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바람은 내게 다른 바람으로 다가왔다.

내가 오름 위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눈앞에 펼쳐지는 선들의 출렁임은 내게
세상속 100만가지 시선을 알려주었다.

담번에 제주에 가게 되면 오름에 푹 빠져 지내고 싶다.
그바람과 그햇살 서로다른 시선들의 만남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다.

제주 오름과 만나게 되어 너무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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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는 나의 꿈..

밭에서 일하다가 문뜩  내 꿈이 뭐였는지 떠올려봤다.
그런데 아무리 기억하려 하여도 그게 무엇이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뭐가 되겠다고,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오랜 시간 기억을 더듬더듬.. 조금씩 떠오르고...

한참 교육문제에 푹 빠져있었을 때는 10년후에 학교를 세우겠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 10년 후가  지금쯤이고.. 한참 미치기 시작했을때 난 교육과 관련한 60여권의 책을 쌓아놓고
2-3달 동안 읽어댔다. 신문이고, 잡지고, 책이고, 뉴스고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교육과
관련한 일이라면 미친듯이 들이댔었다. 누구누구 교수가 무슨무슨 잡지에 기고를 하면
당장 찾아가 만났을 정도였으니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고, 사람들의 생각을 마주했고,
토론하며 그랬던 것 같다. 나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기도 했던 것 같다.
근데 이 꿈이 언제 사라진거지?? 관심분야가 삶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옮겨가기 시작할 때, 어느
만큼 멀리 갈지 가늠할 수없는 사례인 듯..

내가 환경운동을 하는 몇몇 신기한 사람을 만났을 때 나의 꿈 혹은 원하는게 큰 틀에서
바뀌기 시작한것 같다. 그 때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거의 없었고, 매 순간을 최고로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거가 꿈이였던 것 같은데...내가 기댄 환경운동의 철학과 사상적 기초는
무지 약했던 걸로 기억한다.

어릴적에는 음.. 교사가 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매번 바뀌었고, 고등학교 때인가
어떤 드라마 보고 특수교사가 되어야지 했던 적도 있었고, 손끝에 나름 미적 감각이
있었을 적에는 디자인을 해보고 싶기도 했었다. 특히 건축.. 중고등학교 때 한옥의
곡선과 벽화같은데 나오는 구름 모양에 뽕 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건축 해볼려구 이과에
들어갔다가 중간에 꿈이 바꿔 아주 엉뚱하게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대충 대학에 들어갔던
것 같다. 중학교 때는 노래를 하는 사람, 초등학교 때는 흙만지는 사람 대충 조형쪽??아님
그릇같은거...

결국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고등학교 이전까지는 뭔가 구체적이였던 것 같고..
20살이 넘으면서 오히려 꿈이란걸  구체화하는데 늘 실패했던 것 같다.
뭐냐?? 이렇게 과거를 더듬어야만 정리가 되는건 ㅠ.ㅠ

그리고 지금 난 농부다..
한번도 농부가 되어야지 하고 야무지게 꿈꿔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농부다. 가을 하늘이 너무 높고 예뻐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날씨에
1년 마무리인 거두기를 하고 있다. 뭐지?? 하고 내가 나에게 놀라며,
야 너 왜 여기있냐? 하고 내가 나에게 묻기도 하고... 아픈허리 펴고 먼 산 바라보며
내꿈이 뭐였더라? 왜 내가 여기있지? 하고 갑자기 허무버전 질문을 하게되고..
앞으로 펼쳐질 삶은 구체적이게 살게 될까? 아님 지금처럼 뭔가에 이끌려
혹은 휩쓸려 살아지게 될까?? 내참.. 갑자기 우울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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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내가사는 곳은 충북 괴산과 경북 상주가 만나는 나름대로 산촌마을..

이곳엔 괴산에 속한 초등학교와 상주에 속한 분교가 하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두개의 초등학교의 학생을 다합쳐도 50명 정도 될까??
여하튼 이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마을에 있는 '꿈터'라는 공부방에
방과후에 다니고 있는데요, 최근 아이들내에 작은 바람이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드럼을 치고, 초등학교 4,5,6학년 아이들이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키보드와 보컬을 하면서 산골 마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선생님은 기타를 치는 중학교 2학년 친구이고
여튼 오늘 이 친구들 연주 듣고 어찌나 놀랍던지...
(악기들은 여기저기서 기증받았고, 공부방에서 엠프와 드럼은 구입을 했다는~~)

악보도 없이 음악듣고 연주하는 아이들.. (물론 기타는 악보를 보는 것 같은데)
다른 것들은 그냥 카세트인지 MP3지를 들으며 소리를 하나하나 맞춰가고 있다고합니다..

해서~~~
갑자기 살살페인연으로 만난 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덜이 생각나더군요..
연주실력으로만 보자면 뭐 그냥 그럴수도 있는데 노력하는 열정이 너무나 아름다워서리~~
공개수배를 해볼까하구요..^^

공개수배 :

누구를? 요 아이들의 연주를 보고, 음악적 영감과 기술(?)을 조금이나마 전수해줄 수 있는 사람..

언제? 아무때나 시간될때

사실 제 바램은 일단 한번 이곳에 와서 아이들 연주보고,
그다음은 알아서 도움의 범위를 정하는게 좋지 않을까합니다.
단지 한번만 와주는 것도 좋아요..^^ 여튼 서로의 영감을 주고받는게 중요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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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9

오랫만에 ebs를 보다가
지식채널 e를 보았다.

시골서 가끔 아주 멍해지는 걸 느끼는데
그럴 때마다 내 머리를 톡 건드려주는게 있는것 같다.
'너지금 뭐하냐'며...

지식채널e - somewhere 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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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근황..

아는 친구가 자신의 근황을 적어놨길래.. 나두 따라서 근황 몇가지..

1. 엿기름 공장 일
8시-6시.. 일당 3만원.. 한살림으로 납품하는 엿기름..
식혜도 만들고 하는 재료를 만드는일..
엄청 힘들지만 그럭저럭 하고 있음..  이돈 벌어 겨울에 동남아로 뜰 계획으로다가~~

2. 김장준비
배추를 밭에 옮겨심은지 3주정도?? 벌레도 잡고 풀도 메주고..
무 북돋아주기 등등 나름 열심^^

3. 이런저런 작물들 추수하기
참깨털기, 고추말리기에 완전 주력..
참깨는 내년 일년 볶은깨 먹을정도.. 고추는 고추장 담그고 한동안 먹을정도 마련된것 같음..뿌듯^^

4. 마지막 판매작물-고구마..
고구마를 이제나 캘까?? 저제나 캘까?? 고민중..
혹 원하는 사람은 댓글 팍팍!! 판매가능..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음.맛은 완전 보장

5.  베트남 새댁 한국어 공부 다시시작..
그녀가 임신했다.. 하던일 다 중단하고 공부하겠단다..
그간 2번의 배신??!! 이번에는 시부모께 확답받고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금요일부터 다시시작~~ 살짝 마음이 술렁거리나.. 다시 공부하기로~~

6. 친구의 결혼식 준비
울 동네로 이사올 친구가 울 동네에서 담달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한다..
얼떨결에 준비에 나서긴 했는데.. 살짝 걱정이 되긴하지만.. 뭐 해보지..

7. 드뎌~~ 서울 나들이...
에코토피아 이후 동네밖 외출음 첨!!~~
우왕 설렌다.. 친구의 전시회도 가고 그리운 이들과의 하룻밤을 뽀지게 놀계획^^ 생각만해도 흥분..

적고보니 별것 아닌것 같은데..
내가 요즘 하고 있는것들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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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했던 불편??

시골에 온지 9개월..
나름 농부의 포지션으로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팔기도 했고.. 나눠먹기도 했고..
작물을 심고, 자라는거 지켜보고,
가뭄일 때는 가뭄대로, 장마때는 장마대로 농부의 마음을 아주아주 쬐끔은
헤아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하늘을 탓해야 하는지, 인간을 탓해야 하는지 여전히 헷깔리지만
자연에 겸허해져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배운점 중 하나다..

요즘 엿기름 만드는 농장에서 잠시 알바를 뛰고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대부분은 귀농 혹은 유기농사를 짓는 이들이다..
근데 묘하게 어색하고, 살짝 무기력하고, 솔직히 지루하기 짝이없는 시간이라 느껴진다.

한동안 잊고 있었을까?
난 까막눈이 50%에 육박하는 마을에, 귀농자도 없고 젊은이도 없는 마을에
살면서 다른 세상을 살피게 되고 만나게 되고, 오래된 농부들의 얼굴과 마음결에
새록새록 감동을 받고 지내왔는데..

엿기름 공장을 가니 귀농자들이 많더라구.. 우리동네는 모두 농약치는 관행농 농부들인데
그곳에는 유기농짓는 농부들이 대다수...

근데 왜?? 공감이 더 갈것 같은 곳이면서도 그렇지 않는 이유는 뭘까??

1) 이들은 고민은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별로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2) 자연이니, 땅이니 하는 말들이 너무도 관념적으로 들린다.
   (마치 생명평화, 화해와 상생이라는 말이 진부해진것과 같이.. 그저 진부하다.)
3) 관행농 짓는 농부들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폄하 발언이 자꾸 거슬린다.
4) 이미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유대보다는 귀농자들끼리 끼리끼리.. 그래서 폐쇄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사람마다 감동의 정도가 다르고, 감동의 지점이 다르며, 삶의 원칙과 방향이 다르겠지만..
뭔가 그속에 끼어들어 불편함을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내면의 욕구...

흠...

귀농이라는 큰테두리 안에 살아있는 다양성을 만나고 싶었던건가??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인
성향에 조금은 지루해지려고 한다. 물론 뭐~~ 그냥 상관없이 살면되는건데..
맨날맨날 알바에서 만나니.. 당분간 이런 지루함이 지속되지 않을까?? 그안에서도 또다는
재미를 보게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뱀발> 완전 소심하니깐.. 그만일하겠다고 말도 못하고..
(요건 내 고질병.. 부탁하는거 거절못하기><) 당분간 계속해야하는 엿기름 만들기..
2007 한*림 엿기름에는 내 손길이 모두 닿아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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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아저씨의 죽음

오늘은 울 동네 아저씨의 장례식...
고추다듬다 갑자기 뒤로 넘어가더니
이내 저세상으로 가셨다고 한다.

며칠전에도 자전거 타고 가다 뵈었는데...
"안녕하세요? 고추 많이 따셨어요?"하고
인사를 하고 그냥 아무말 없이 웃기만 하시던
양반이 돌아가셨다.

나의 슬픔은 마을 분들만큼 애닳거나 가슴저리진 않지만,
오늘하루 장례일 도와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 봤던 사람이 갑자기 상여에 실려가더니 땅속에 묻히고
마을에선 더이상 볼수 없는 이가 되었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그렇게 잘 알지도 못했고, 가깝지도 않았으며, 대화한번 제대로
해본적 없는 분이 돌아가셨는데 왜이리 마음 한구석이 휑한지 모르겠다.

올해 우리마을에서 4분이 돌아가셨다.
50대조차도 눈씻도 찾아볼래야 찾기 힘든 그런 시골마을...
그나마 젊다는 분들이 마을 일을 봐주셨다. 상여도 메고, 장지에서 음식도
나르고... 마을에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가실때마다 마음이 점점 더 휑해질것 같다.
그렇담 나중엔 시골에 누가 남을까? 해가 뜨면 들에서 일하고 뼈가 다 삵고
주름이 패이다 못해 질긴 가죽으로 변하는 농촌의 농부들..
온몸은 만신창이 종합병원, 죽는날까지 농사일하다 가는 이분들을 행복하다고
해야할지, 불행하다고 해야할지....

사무치는 한으로 울다울다 뒤로 넘어가 쓰러지는 그분의 부인과 여동생을 보았다.
그분들 속에 차있는 한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런지...

하루종일 비가온다. 열흘 가까이 내리는 이 비가 오늘은 유난히도 얄밉고 속상하다.
농부는 죽고, 쉬지않고 오는 비는 남아있는 농부들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고
고추 딸걱정, 말릴 걱정, 배추심을 걱정, 심은 배추 녹을까봐 걱정..
하늘이 무심한건지, 사람이 욕심이 많은건지...

밖을 보니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는 것 같다.
하늘은 무엇 땜에 노했을까? 그만 퍼부었으면 좋으련만...
농부의 가슴이 덜 메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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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겨~~~

오랜만에 블질..
도대체 이게 얼마만인가...

8월의 절반+반의 반을 손님 맞이+폭염+정신없음으로 보내고..
이계절이 나에게 선물한것이
메뚜기 떼인지, 괴물떼인지, 폭탄 투하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엄청 정신이 없었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모두들 돌아가고 짝꿍까지 집에 없으니...
동순이와 나 단둘..
이 얼마나 호젓하고 여유로운 나날들인가..ㅋㅋ

물론... 그제부터 쉬지않고 내리는 비로인해 울 집에
고추말리기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나
아궁이에 릴레이 불떼기로 일단은 사태 수습에 이르렀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해서... 난 그동안 블질을 할수 없었다..
나쁜 더위..나쁜 괴물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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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이후~~

~~
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복귀했다..
사실 복귀인지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내가 속한 일상으로 돌아온건 틀림없는 것 같다.

에코토피아 마치고, 집으로 온후
쨍쨍한 날씨+90일 생육기간이 맞아떨어져서
완벽하게 익어버린 옥수수를 따야했다.
어림잡아 300여개...

긴 여행의 피로고 뭐고..
정신없이 여기저기 전화돌리고 옥수수 팔기 대작전에 돌입해야
하는 초치기 작전은 가까스로 성공했으나
억지로 사람들에게 옥수수를 떠넘긴것 같아 마음이 쬐끔 불편했다.
그래두 워낙 맛있는 옥수수인지라
그 인기도 덕에 초치기 전화연락에도 화내지 않는 나의 지인들께
면목은 생기더라..ㅋㅋ
해서~~ 약 15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3개월간 내가 번돈 되겠으~~)

벌레먹고 작은 크기의 남은 옥수수들은 가족들과 몇몇 단체에 보내면서
올해 옥수수 수확은 나름 성공했다나 뭐라나..

그리고 해야했던 건...
고추를 따기
휴가(에코토피아/살살캠프)를 다녀오니..
하우스에 널어놓은 고추가 주말 비로 완전 엉망이 되어버린거다.
그담에도 비는 쉬지않고...내리고
방에 2박 3일간 불 지피고 말려보았지만...
요 고추들의 모양새는 하얀게 반이다. 일명 희나리..가 핀거다..ㅠ.ㅠ
그 이후 연일 고추따기....
쉬지 않고 오는 비로... 탄저병이 더 번져있었고..
눈물을 머금고 고추를 땄지만... 앞으로 한두번 정도만 따고 나면
제대로된 고추는 따기 힘들지 않을까 판단된다..
완전 슬픈 고추 농사 이야기..ㅠ.ㅠ

그래두 희망을 찾아서~~여기저기 사이트 돌며 태양초 말리기 정보도
찾고, 이사람 저사람에게 엄청 전화돌리며 물어보고...
결국... 방법은 다들 다르다는거.. 정답은 없나부다..
실험정신으로 가장 에너지를 적게 들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성공하기만 바랄뿐~~

그리고 오늘...
주렁주렁 매달린 싱싱한 오이들을 보며..
오이지로 다시 태어나주길 간절히 기도하며 오이지를 담궜다.
사실은 지난달에 오이지 담기 도전했으나 완전 실패해버렸다.(구린내가 장난아니다...)
이유는 잦은 서울 나들이와 정신없는 나의 기억력...때문에...

여튼 난 오늘 오이지를 담궜구...
허브들을 줄기째 베어서 처마밑에 주렁주렁 매달았구...
찔끔찔끔 오는 비맞으며 풀을 뽑았다는..

아참... 김장준비도 했다.. 배추 씨를 포트에 넣었구... 밭에 무도 심었다..

흠냐~~~ 너무 많은 일을 한거 아냐~~

오랫만에 혼자보내는 밤.. 기분이 나름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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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고 사람들~~~

기억에 남는 장면 그리고 사람들~~~

1) 새만금 워크샵 도중 꺼져버린 발전기를 대신해 열라 페달을 밟은 지!각!생
10분동안 페달밟고 60W의 전기를 생산해낸 기적의 남자 '지각생'... 자전거에 미친사람을 수도없이 봤지만 지각생만큼 자학적(?) 수준으로 잔차를 사랑하는자를 익히 보지 못한터라 엄청 놀랐으~~ 온몸에서 흐르는 땀줄기는 마치 마지막날 재난영화에 대한 예고편과 같았다는 소문이~~ ㅋㅋ 진짜 훌륭했다. 지각생^^

2)모닝 쏭쏭쏭~~~
4일날 아침.. 전날 시낭송의 밤에 취하고...돕의 기타반주에 맞춰 살살페 전야제를 치르고 난뒤 흠뻑젖은 몸을 젖은 물수건으로 대충 닦고... 잤는데.. 아침무렵...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조용히 흘로나오더군.. 혹시 나를 위한 세레나데?? ㅋㅋ 텐트를 빼꼼히 열고 음악이 흐르는 곳을 보니.. 대구에서 온 어떤 사람이 낡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연주를 하던 그 소리였더라 이말이지.. 으아~~ 기가막히는 장면이군.. 캠핑장과 꽤나 먼 곳에서 연주하는 소리가 바람을타고 이곳까지~~ 저 낭만적인 모습은 뭐란말인가?? 반할뻔했으~~

3)아궁이는 내게 맞겨죠.. 남자 달군!!
돌을 얹고, 쇠파이프 같은걸로 아궁이와 아궁이 사이를 엮고, 황토갠 흙을 바르고, 굴뚝을 내고..
그러나!! 아궁이는 쉽게 불이붙지 않았지.. "어?? 굴뚝을 잘목낸것 같아요.. 좀높아야 하는데~~~" 순간 남자 달군님 아무표정 없이 "나두 알아요"  묵뚝뚝의 최고봉.. 에궁 말 잘못꺼낸것 같다 하고 슬그머니 그곳에서 빠져 나오려는데 무지막지하게 새굴뚝을 내는 것이 아닌가?? 더운 여름날 부엌 화덕을 향한 젊은이의 열정~~ 화덕이 완성된후 남자 달군의 모습은 화덕근처에서 더이상 볼 수가 없었다는 전설이~~ ㅋㅋ

4)시낭송의 밤...
캠프내내 방글방글 웃으며 광주 이야기를 하던 친구들.. 이름하야 멋대로팀!! 그들이 3일밤 즉석 시낭송의 밤 워크샵을 제안한거!! 순십간에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고..(그와중에 지각생은 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모닥불 지피기 놀이에 푹 빠져있었음..^^) 시집 세권을 돌려가며 한사람씩 나와 시를 읽고... 제주청년의 사회로 분위기있는 시읽기에 푹빠졌던 시간.. 그때 기상청 직원인 원사마가 고 고정희 시인의 시를 노래로 불렀다는거... 우와~~ 살짝 떨리는 음성이... 아직까지도 귀에 맴맴.. 여튼.. 아주 많은 워크샵중 내게 가장 인상적인것을 꼽으라면 단연 시낭송의 밤!!! 왜냐구?? 그건 나두 몰라~~ 여튼 멋대로팀 멋쪄요^^

5)막걸리 워크샵
나랑 같이 사는 사람이 괴산에서 6시간만에 캠핑장에 도착하고 두손 가득 들고 온것은 이름하야 막!걸!리! 오자마자 사람들 모아놓고.."자~~자~~ 막걸리 워크샵 합시다."하며 점심먹기도 전에 술판을 벌이는 이 기막힌 모습.. 그인간은 그렇다 치고.. 좋다고 모인사람들은 또 뭔가~~ 금지하는 것만을 금지하는 에코토피아.. 금지하는게 없으니... 그냥 신나라 하고 막걸리 워크샵(?)을 벌이는 인간들... 허나 이들의 1박2일 간의 활약상은 대낮부터 술판벌인것도 용서될만큼.. 쫌 멋있었으~~~활약1)재난영화 찍을 당시 힘쓰는 일에 집단적으로 투입!!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물론 비오고 천둥번개 치는 와중에서 알콜을 가지고 있었다는거.. 활약2)광란의 살살페스티벌을 진짜루 광란스럽게 노는데 온힘을 다했음.. 죄다 탈진상태에 이르렀다는....활약3)마지막날 아침 설겆이와 더불어 70여명의 아침밥을 손수 하는 아주 모범스런 모습을 보여줬음... 이것이야 말로 아주 훌륭한 모습이라 사료됨.. 아주 쓸만했던 막걸리팀~~활약4)살살카페 매상을 올리는데 주역!! 과연 이들은 알고 있으려나.. 여튼 나랑같이 사는 사람의 지갑에는 단한푼도 남아있지 않았다는 사실...ㅠ.ㅠ

6)그외에도...꼽으라면...
요가... 요가샘은 햇빛아래서 우리들은 그늘아래서.. 몸이 굽어지지않아 상심 또 상심했으나... 그래두 스트레칭의 기분좋은 몸풀기.. 맨날 하고 잡다.. 글구.. 금연갱생워크샵..ㅋㅋ 워크샵하기전에 흡연자들 모여 담배 써클을 한후.. 바로 금연침 맞고.. 흡연자 셋다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간신히 워크샵에 참가했다는~~~ 게다가 요가샘의 흡연경험은 진짜 웃겼다.. '아리랑고개 사건' 만일 재난영화 사건만 없었다면 캠프내 회자될 가능성이 아주 높았던 이야기로 떠올랐을지도~~ㅋㅋ

캠프에는 두개의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내가 살던 마을은 비가오면 무너질지도 모르는 '하늘로 날아가는 배'솟대 뒷쪽 마을.. 마치 철거지역을 방불케하는.. 호빗족도 이주해왔고.. 늘 바빠 마을을 절대 지키고 있지 못하는 마을 이장 '짱똘'도 살았지만~~ 전설속에만 남아있고.. 4일날 밤 수몰후 모두 어디론가 이주하고 더이상 만날 수 없었다는~~ 여튼.. 내가 마을사람들에게 술 쏘려구 했는데.. 볼 수가 없어 엄한 사람들과 마셨다는...ㅋㅋ

7)기억에 남는 사람들...
은 아주아주 많다.. 준비팀에 있었던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거니와...(모두에게 진짜루~~ 감사)
내 이웃이었던 양띵과 그의 엄니, 멋대로팀, 대구에서 온 남군, 뚝배기,나무야, 요가샘,지각생, 또..중딩이었던 맑은누리, 로맨스조, 라디오팀, 멍구밴드의 젤리, 얼떨껼에 1박2일 함께 지냈던 (코리아닷컴..난 프레스라고 불렀지만), 철새를 좋아해 새만금에 왔다가 페스티벌 한다는 소리에 왔던 미국인2명(이들도 회비 안내고 1박2일 우리랑 같이 놀았다는..^^) 아참.. 도영씨의 재미있는 태양광발전 이야기는 완전 감동^^

8)......
7년전 해창산에 매달려 농성을 했던 상용이.. 그친구에겐 이번 일이 남달랐을꺼란 생각을 해봤다..
몇년새 많이 달라진 상용의 얼굴빛이 정말 살아있는것 같아 아주아주 흐믓했다..(꼭 엄마같잖아.. 이건 아닌데..)그래서 또 배웠다.. 사람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새만금 유랑단 같이했던 말랴... 그때 친구먹기로 하고 지금까지 친구인 그녀석.. 이번 캠프에서 본 그친구는 2003년 그때의 상큼함과 열정이 그대로 재연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멋있었다..자전거 발전기에 열정을 보인 양군... 좀처럼 쉽게 뭔가에 빠져들지 않는 양군.. 하지만 이거다 싶으면 빠져드는 속도는 누구도 못말리는 인간이란걸 알았다.. 그 친구가 계속 전기와 재생에너지에 관한 일을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이번에 더욱 강하게 들었다.. 양군아~~ 너 전기 기술자 되어라.. 그래야 나두 니 빽믿고 일벌이지..ㅋㅋ.. 여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친구 화숙양..갑작스레 귀농하게 되어 함께 해야하는 일을 도맡게 해버리고.. 마음이 무겁웠으나.. 아주아주아주 많은 친구들과 동지를 얻게된 화숙을 보며 내가 쪼끔 덜 미안해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의 인생에 지금만큼 만 광채가 나길 바란다..ㅋㅋ알라뷰~~

9).....
이젠 내 삶으로 복귀~~ 고추따고.. 장마철 고추말리기 대작전에 들어가야한다..ㅠ.ㅠ
옥수수 따서 여기저기 보내구.. 그동안 소원했던 동순이랑도 많아많이 놀아야 하구.. 이불도 널어야 하구...빨래두 해야하구.. 다시 시골생활 적응하기 대작전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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