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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6/15
    달팽이
    무화과
  2. 2010/06/14
    2010/06/14(3)
    무화과
  3. 2010/06/09
    시기상조(14)
    무화과
  4. 2010/06/06
    모내기 (3)
    무화과
  5. 2010/06/03
    배여진 걱정마!(3)
    무화과
  6. 2010/05/31
    단짝친구
    무화과
  7. 2010/05/31
    2010/05/31
    무화과
  8. 2010/05/18
    비야 많이 많이 내려라
    무화과
  9. 2010/05/13
    몹쓸 사람(3)
    무화과
  10. 2010/05/06
    마음(1)
    무화과

달팽이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냥 땅위에 자그만 돌멩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주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달팽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내 손이 브레이크를 잡는 속도보다 바퀴가 구르는 속도가 더 빨랐다.

 

'바삭'하는 느낌이 자전거 바퀴를 타고 온몸에 전해졌다.

뒤를 돌아볼 수도 없었다.

아직까지 온 몸에 그 순간의 느낌이 또렷히 남아있다.

 

며칠전엔 내리막 신나게 질주하고 있는데

잠자리 한 마리가 자전거 앞바퀴로 날아들었다.

'파스스' 하는 소리와 함께 잠자리는 눈 앞에서 사라졌다.

 

잠자리도 달팽이도

새한테 잡아먹혔으면,

차라리 그랬더라면.

가문 땅에서 말라죽었으면,

차라리 그랬더라면.

 

시멘트 위에서 자전거에게 눌려 죽고 부딪혀 죽고

이렇게 삶을 마감하지 않았더라면.

 

잘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업보만 쌓여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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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4

만신창이가 된 블로그를 달래려 술 퍼마셨더니

몸까지 만신창이가 되었다.

 

헛웃음조차 안나오는 이야기에

분노하고 발끈하다보니

나까지 우스꽝스러워져 버렸다.

 

악몽을 꿨다.

감옥 다시가는 꿈은 악몽 축에도 못 낄 무서운 꿈.

마음까지 만신창이가 되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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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

2000년인가 프로야구 선수들이 선수협의회를 만들 때,

시기상조라며 유난을 떨던 이들이 있다.

2009년 선수들이 노조를 만들겠다고 할 때,

그이들은 또 나서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600만 관중 시대에나 가능할 거라고 했다.

600만 관중이 코 앞에 다가와 있는데 이제는 무어라고 할까?

 

병역거부자들이 대체복무제도를 이야기할 때

신중하고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체복무제도가 좋은 제도지만  꼭 필요한 제도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래서 "그 시기는 도대체 언제냐? 오기는 오냐? 몇 명이 더 감옥가면 그 시기가 되는 거냐?"고 묻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노조를 만들자고 하니

왜 꼭 지금이어야 하냐고 한다.

그럼 언제냐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한다

 

시기상조, 시기상조, 시기상조

참 쉬운 말이다. 참 편리한 말이다.

 

그런데 그이들은 알까?

시기상조가 무슨 뜻인지

그게 누구를 멍들게 하고 누구를 이롭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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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난생 처음으로 모내기를 해봤다. 변산공동체가서 딱 하루 모내기 한 거라서 했다고 말하기 민망하긴 하지만. 변산공동체는 이양기 안 쓰고 손으로 모내기를 하더라. 이양기 쓰면 정말 편하게 할텐데, 그래도 손 모내기가 몸은 고되지만 함께 하는(함께 해야만 하는) 데 의미가 큰 거 같다. 협동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노동을 나누고 밥을 나누는 것이 익숙해지는 노동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농사일이 원체 그렇지만, 일손이 많이 드는 모내기가 유독 그런 경향이 강한 거 같다. 하지만 지금 농촌처럼 사람들이 다 떠나고 노인네들이 지키는 상황에선 손으로 모내기 하는 게 불가능 하겠지만.

 

하루종일 논에 발을 담그고 허리를 굽혔다 폈다 못줄 잡은 사람의 외침에 따라 한발짝씩 나아가다보니 드넓은 논이 삐뚤빼뚤 심어진 모로 심심하지 않더라. 호기롭게 며칠 더 할 수 있겠다고 말했지만, 두 밤이 지난 오늘도 허벅지가 땡긴다.

 

손톱에는 흙물이 곱게 들었다. 손톱 뿌리쪽으로 진하게 들어 있는 모양이 마치 봉숭아 꽃물 같다. 모내기 끝에 나에게 남은 것 가운데 이 흙물이 제일 값지고 예쁘다.

 

-변산내려가는 차에서 엠피쓰리 잃어버려서 투덜대던 차에 친구 하나가 자기 엠피쓰리 남는 거 있다고 줘서 완전 좋아했는데, 오늘 회사 사무실에 나와보니 내 컴퓨터에 엠피쓰리가 다소곳하게 끼워져 있었다ㅠㅠ 분명히 엠피쓰리가 가방안에 있는 장면이 기억나는데ㅠㅠ

-어제 전쟁없는세상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유에스비를 그대로 컴퓨터에 꽂아두고 왔다. 아, 은행결제 해야하는 거 있는데. 억지로 나가서 찾아 들어와야겠다ㅠㅠ

-뭐 흘리고 다니는 거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며칠을 사이에 두고 이러니까 내가 좀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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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여진 걱정마!

삽자루는 5000년 정도 묵은 63빌딩보다 크고 두꺼운 나무로 되어 있고

삽날은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마치 하느님이 태초에 지구를 만들때 쓰던 물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큰 삽 하나 구해서

 

대한민국 서울시 강남구와 서초구와 송파구를 한 삽에 불끈 떠서

저 멀리 태평양 적도 부근에 훌러덩 던져버리면.

거기서 지들끼리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든,

오세훈을 시장으로 뽑든, 공정택을 교육감으로 뽑든,

그냥 알아서 지지고 볶고 잘들 사시라 했음 좋겠다.

 

그래도 배여진은 구해줘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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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친구

어렸을 때도, 지금도

사람들 사귀는 걸 좋아해서 주변에 항상 사람들이 많다.

어딜가도 밥 한끼 같이 먹고 술 한잔 나눌 사람들이 있다.

소영누나는 나보고 폭풍친화력이라고 하던데, 폭풍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내가 속한 곳에서 두루두루 친한 편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도 뭐 모두랑 친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두루두루 친하다. 함께 놀면 어색하지 않고 즐거운 정도는 된다.

 

그런데 사실 나는 지금껏 단짝친구를 가져본 적은 없다.

굳이 단짝친구가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친구가 일곱 명만 돼도 일주일에 한 명씩 만나다 보면 일주일이 가버리니까...

그래도 가끔씩 단짝친구가 있는 아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예를 들면, 수학여행을 갈 때,

나는 누구 옆에 앉아도 수다떨며 재밌게 갈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와 앉아야 할지, 혼자 가지 않기 위해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단짝친구가 있다면 당연히 그 친구와 앉아서 갔을터인데.

모두와 친하면서도 그래서 심심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단짝친구라고 하긴 약간 애매하지만,  단짝친구에 가까운 친구도 있었다. 내 잘못으로 떠나보냈다.

 

사실 나는 언제나 알고 있었다.

나도 단짝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있다는 걸

근데 앞으로도 단짝친구는 없기가 쉽다는 걸 알고 있다.

단짝친구를 원하는 다른 한편으로는 또 모두가 나와 친하길 바라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넋두리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버릴 수 없는 것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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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31

김창완 아저씨가 내 자전거 (페니어)를 보고 말했다

"어~ 멋진데!"

 

가슴이 쿵쾅 거렸다

'내가 고백을 하면 깜짝 놀랄거야' 노래 가사처럼

내 마음을 누가 눈치채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처럼 심장이 요동쳤다

 

집에 돌아와서 오늘까지 계속 산울림 노래만 주구장창 듣는다

 

그렇게 좋았던 기분이, 짝사랑 하는 사람을 길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들떴던 기분이

기사보고 잡쳤다.

 

용산 참사 항소심 판사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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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많이 많이 내려라

비야 많이 많이 내려라

모내기 앞둔 논두렁 넘치고 넘쳐서

내 마음 속 가시처럼 박혀있는

아픈 기억들 모두 다 씻어 내어라

돌돌돌 시냇물 따라 흐르고 흘러

내 마음 속  따뜻하게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낱말들을 세상 곳곳에 뿌려 주어라

 

비야 주룩주룩 내려라

슬픈 사람들 얼굴에 입맞추어라

누구나 한가득 눈물을 머금고 살아가니

가득차 흘러넘치는 눈물을 네가 가려 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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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쓸 사람

용산 만화책 작업같이 했던 김성희 작가가 만화책이 새로나왔다고 선물해줬다.

김성희 작가의 첫 만화 단행본! 제목이 참 인상적이다. <몹쓸년>

몹쓸 년이라니... 아직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김성희 작가의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아닐까 싶은데.

 

만화책을 선물로 받으며 싸인을 부탁했더니, 속표지에 큼지막한 글씨로

"용석씨, 사랑하고 삽시다. 누군가에게 몹쓸 사람 되더라도 진심으로 살아요."라고 써줬다.

'사랑하고 삽시다'야 뭐 흔히 듣는 좋고 아름답고 그래서 별 감흥없는 말이지만

뒷 구절 '누군가에게 몹쓸 사람 되더라도 진심으로 살아'라는 일갈이 마음에 박혀왔다.

 

몹쓸 사람이라니. 내가 누군가에게 몹쓸 사람이라니.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래도 진심으로 살으라고 이야기해주니 참 고맙다.

 

부천, 수원, 전주, 안동에서 잘 거다.(부천에선 어젯밤에 잤다)

그동안 일만 하는 거는 아니지만 또한 놀러가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여행하는 것 같은 설레는 마음.

겉으로는 일요일에 안동가야하고 금요일에 익산에 있을텐데 서울 왔다갔다 하기 싫은 거라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사실은 15일 행사에 가지 않을 구실을 만든 것 뿐이다.

나를 아직 보지 않고 싶어하는(그렇다고 나는 알고 있는) 사람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진심으로 살아가라고 했는데, 몹쓸 사람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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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싫은 사람 억지로 좋아할 수 없고

좋은 사람 억지로 싫어할 수 없다.

 

슬픈 건

싫은 사람은 좋아지기 힘든 반면에

좋은 사람은 좋은 감정이 누그러들기도 하고 가끔 싫어지기도 한다.

 

이런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걸까?

내 마음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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