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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7/24
    모르는 것 투성이(2)
    무화과
  2. 2010/07/16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무화과
  3. 2010/07/16
    흙탕물
    무화과
  4. 2010/07/14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2)
    무화과
  5. 2010/07/05
    시속 880km와 시속 10km
    무화과
  6. 2010/06/28
    참교육
    무화과
  7. 2010/06/23
    파병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
    무화과
  8. 2010/06/22
    기타(3)
    무화과
  9. 2010/06/20
    주말(2)
    무화과
  10. 2010/06/18
    2010/06/18
    무화과

모르는 것 투성이

회사 들어온 지 1년 됐다. 빠르다. 이러다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한 친구가 물어본다. 이게 원래 나의 일이냐고.

모르겠다. 친구 말마따나 그 당시 돈을 벌어야했고, 도망치고 싶었고 

그래서 나는 직장이 필요했고, 어쩌다보니 때마침 여기서 사람 구하고 있었고,

운 좋게 들어온거다. 출판인이 되겠다는, 편집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포부 따위는

그 이후에도, 그 때도 가져본 적이 없다. 평생을 책을 만들며 살 생각도 없다.

그냥 회사 다니며 새로운 일 배우며 돈도 벌어보고 살려고 했다.

 

회사에 노조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었다.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돈 벌이를 하는 곳에 큰 의미를 두거나 감정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 남아있는 인복이 있는지,

아님 그냥 내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결국 이런 일들인건지 모르겠지만,

사람들과 뜻이 맞아 노동조합을 준비하게됐다.

 

책 편집도, 노동조합도,

내 일인지 모르겠다. 내 일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내 앞에 놓인 일을 하는거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지만 애써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해야할 일들이니까.

 

엄청 재미있거나 신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가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생각한다.

아직 모르겠다. 그걸 알 게 됐을 때, 지금 이 자리를 박차고 떠날 수 있을까? 그것도 모르겠다.

 

계획 세우고 살아본 적이 없다.

그냥 사는 거다. 내 앞에 놓인 일들을 해나가면서, 우연처럼 또 새로운 일이 나에게 찾아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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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날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누굴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그냥 당신의 의견을 말하세요.

 

가르침은 소중히 받겠지만

가르치려드는 행동엔 짜증만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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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비가 무지막지하게 온다. 이따가 서울 나가야하는데, 서울도 이렇게 많이 오나?

비가 쏟아지니 시원하긴 하다. 에어컨 안트니 머리도 안아프고 좋다.

우산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은 비 오는 소리가 퍽 듣기 좋다.

 

회사 건물 옆 늪이 흙탕물이 되었다.

늪 옆으로는 공사장 펜스가 쳐져 있다. 출판단지 2단지를 만든다나 어쩐다나.

1년전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펜스 저쪽도 늪과 풀밭이었다.

그 많던 나무와 풀들을 다 밀어버려서 황토빛 흙이 맨살을 드러냈다.

나무와 풀이 그대로 있었다면 비가 와도 저리 흙탕물이 되지는 않았을거다.

그래도 비 안오면 흙탕물이 아니다.

 

비도 안오는데 흙탕물이 되는 강은 이상하다.

강이 아프지 않고서야, 강 옆 흙이 아프지 않고서야

아무리 공사를 한다고해도 비가 안오는데 흙탕물이 되지는 않는다.

 

창밖 거센 빗줄기

흙탕물이 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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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요새 내 블로그 잘 들어오는 거 같으니 아마 이 포스트도 들어와서 보겠지,

난 사람들 축 쳐져 있는 거 그냥 보고 있지 못하거든. 뭐라도 해야겠는데,

근데 참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등잔밑이 이렇게 어두울 수가.

맨날 시와 노래 들으며 팬을 자처했는데, 시와 노래 생각을 전혀 못했지 뭐야.

뭐 이미 내가 준 앨범이나 파일이 있겠지만 그래도^^

시와 노래 가운데 이 노래를 너에게 들려주고 싶었어.

  

 

두 눈이 아프도록 바라봐 니 안을...

이제 너를 믿어봐. 나도 너를 믿을께.

 

 

그리고 조금 지나간 뒤엔 이 노래를 들어

  

 

어쩌면 니 인생의 화양연화가 방금 지나간 것일지도 몰라

근데 또 다른 화양연화가 찾아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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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80km와 시속 10km

제주에서 김포로 비행기를 타고 오는데

잠결에 설핏 듣기로 시속 880km로 날아가고 있다고 한다.

제주에서 김포까지 운항시간 1시간.

김포에서 제주까지 제주에서 김포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총 2시간

 

3일 동안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돌면서

협재 해수욕장, 중문, 서귀포를 거쳐서

성산일출봉까지 총 주행거리 160km

3일 동안 자전거 탄 시간을 더해보니 대략 15시간

평균시속 10km로 탄 셈이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주행거리와 시간.

 

비행기에서는 계속 속이 울렁거리고, 손발이 저리고, 귀가 멍해지고

자전거에 타면서는 심장이 뛰고, 근육이 팽창하고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아무것도 못하고 의자에 묶여있는 비행기보다

저 앞 오르막을 보면 벌써 심장이 터질 듯 한 자전거가 더 좋다

시속 880km보다 시속 10km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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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조선학교는 일본이라는 거대자본주의사회의 한 복판에 있는 집단주의 교육 기관이다. 일본 내의 소수민족 문제, 또는 한반도와 일본을 포함한 국제질서의 문제, 식민지 청산의 문제 등 대단히 복잡한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재일조선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역사 속에서 조선학교의 존재는 우리들에게 심각히 고찰해야할 또 다른 시각을 전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참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학교 DVD 자료집 가운데서.

 

우리가 어떤 것을 접하고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때, 어떤 점을 바라보고자 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학교'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 민족, 디아스포라, 일본 식민청산, 민족문화, 남북관계- 가운데 우리가 어떤 면을 중심으로 바라볼지에 따라서 우리가 '우리학교'에서 배울 것은 크게 달라진다.

 

아직 '우리학교'를 보진 못했다. DVD 샀으니 이제 봐야지. 그런데 솔직히,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김일성 사진을 벽에 걸어놓는 학교라서 그랬다. 김일성이든 누구든 누군가를 그런식으로 숭배하는 것은 결국 특정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홍세화 선생님의 말대로 교육은 특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어야 하니까.

 

그런데 아직 DVD를 보지는 않았지만, 자료집만으로도 내가 가진 편견이 깨어지고 있다. 위에 인용한 구절이 가장 인상깊었다. 물론 조선학교의 집단주의교육-개인간의 경쟁이 아니라 집단으로 묶어서 집단별 평가를 통해서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고 도와가는 연습을 하는-의 방법도 신선했다. 하지만 뒤통수를 쎄게 얻어맞은 건 바로 위에 인용한 문구, 집단주의 교육이 일본 사회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보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집단주의 교육 방법은 허영철 선생님이 쓴 <역사는 나를 한 번도 비껴가지 않았다>에 소개된 북쪽의 교육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쪽의 학교교육이 어떤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아주 단편적으로 알고있는 것들을 종합해볼 때,  북쪽 교육이 참교육이라는 생각은 안든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내가 민족주의를 너무 싫어해서 민족교육을 하는 북쪽 교육을 그냥 싫어하는 건 아닌지도 생각했었는데, 우리학교 DVD 북클렛을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형식으로 보자면 크게 차이가 없는 북쪽의 교육과 우리학교의 교육.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북쪽에서는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부딪히지 않지만, 우리학교는 일본이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와 정면으로 부딪힌다. 천황제와 부딪히고, 자본주의와 부딪힌다. 결국 어떤 이데올로기를 기본 바탕으로 지니고 있느냐가 참교육의 핵심이 아니라, 그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어떤 긴장관계를 맺고 있느냐가 참교육의 핵심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회주의 교육은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사회주의에 입각한 교육이 참교육의 씨앗이 되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이데올로기와 싸워야만 한다. (그렇다고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에 입각한 교육을 해야한다는 말은 아님)

 

빨리 우리학교 DVD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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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

새벽길님의 [김선일 6주기] 에 관련된 글.

 

사람들은 원래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는 속성이 있다.

나 또한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나 감추고 싶던 일들, 부정하고 싶던 일들을 곧잘 잊어버리곤 한다.

그건 무의식을 가장한 지독한 의지일거다. 하지만 반성이든 성찰이든 어쨌든 간에 억지로 기억하고 곱씹어 불편한 마음을 상기시켜야 하는 일들도 있다.

 

미디어스에 실린 기사 '김선일, 이제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 를 보고서야 김선일 씨가 죽은지 정확히 6년이 됐다는 것을 알았다. 파병국가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몸서리치게 싫었고, 하늘 보기 부끄러웠는데, 언제나 그렇듯 시간이 지나고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었다. 가끔씩 '그린존'같은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때도, 미국 나쁜놈이라는 생각만 들었지, 내가 파병국가의 국민이라는 생각은 떠오르지 않았다.

 

한 번, 딱 한 번 파병국가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던 적이 있다. 은국이가 병역거부 선언할 때였다. 강철민과 함께 농성한 기억이, 파병을 막을 수 없었던 무력감이 물밀듯이 솟구쳤다. 하지만 그 때도 김선일을 생각하지는 못했다.

 

김석 기자의 글을 보니, 당시 강경한 한국 정부의 입장이 김선일씨에게 해를 끼칠까봐 외신들조차 조심조심 했다던데, 국가가 국민을 지켜줄거라는 환상 따위는 버린지 오래지만, 그래도 좀 충격이었다. 그리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과 김선일의 죽음을 기억조차 못하는 사람들(나를 포함해서) 모습이 핀이 나간 필름처럼 어긋나게 겹쳐지면서 슬픈 생각도 들었다.

 

미디어스 기사를 보고, 다시 한 번 파병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생각해본다. 김선일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짊어진 원죄의 상징일 것이다. 내가 속한 국가가 저지른, 나는 결사코 반대했던 악덕에 대해서 내가 책임질 수 있고 책임져야 하는 몫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해본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한국 군대가 저지른 전쟁범죄, 한국 대기업들이 가난한 나라에 가서 저지르고 있는 노동탄압과 환경파괴, 이런 일들에 나는 어떤 책임을 느끼고 무슨 행동을 해야할까? 물론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라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악행들로 파생된 이익들을 어떤 형태로든 취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내 책임이 없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파병국가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 일단은 더 많이 부끄러워하고 더 많이 슬퍼하고 기억하고 고통스러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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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작년 말에 기타를 사놓구, 잠깐 연습하다가 그냥 고이 모셔뒀는데

요새 수경선배가 기타 사면서 열을 올리는데, 거기 곁다리로 껴서  다시 기타 연습 시작했다.

이번엔 끈기를 가지고 연습해야지.

 

첫 번째 목표는 오소영이 기타치면서 부른 I don't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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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랜만에 알람도 꺼놓구 잤지만 습관이란 게 무서운 건가

아님 어제 그래도 푹 자서 그랬는지 아침 9시에 일어났다

 

일요일 아침 9시.

어제 읽다가 잠들어 미처 다 읽지 못한 책을 보고 아침밥 먹은 뒤

빨래를 하고, 수건이 빨아도 빨아도 냄새가 나길래 한바탕 삶고(우리집 조그만 1인용? 세탁기가 가진 유일한 장점! 삶는 기능!)

요새 너무 살이 찐거 같아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좀 하고

아! 이사하고 처음으로 가스렌지 청소도 했지. 그런데 가스렌지는 떼가 눌러붙어 있어

그냥 퐁퐁으로 안되고 주방 청소 전용 세제를 사야할 듯 하다.

점심으론 밥먹기 귀찮아 파 엄청 많이 썰어 넣고 라면 끓여먹고

서울 나갈까 하다가 귀찮아 볼 일은 어차피 내일 또 서울 나가니 내일 보기로 하고

장보러 가려하니 자전거가 사무실에 있어

어슬렁 어슬렁 꽃잔치 하는 길을 걸어서 자전거 가지러 사무실에 나왔다.

돌아가서는 장보고 만화책 플로토도 빌려보고 장봐온 걸로 반찬 좀 하고

노동법 책 산 거 공부 좀 하다가

저녁엔 맥주에다 야구도 보고(오늘도 질 거 같다. 김광현이라니ㅠㅠ)

 

좀 여유로운 주말이다. 왠지 처음 맞는 주말 같은 기분이다.

 

여유로우니까 평소에 안하던 생각도 하게 된다.

문득, 오리가 영국가고 조은과 날맹이 감옥간다는 생각을 하니

굉장히 허전하다.

뭐 회사 들어오고, 특히나 파주로 이사오고 나서는 연락도 자주 안하고

얼굴도 예전만큼 자주 보진 않지만, 그래도 뭔가 든든한 빽 같은 게 사라지는 기분이다.

고작 1년 남짓일테지만, 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고

물리적으로 떨어져있으면서 오히려 정서적으로 더 많은 교감을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갑자기 허전해지고 외로워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까먹고 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여유가 느껴지는 주말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잠시 떠나는 게

은근히 마음이 허전해질 거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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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8

세상이 내 맘대로 되지는 않지만

나 또한 세상 맘대로 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내 맘대로 움직여주지는 않지만

나도 사람들 맘대로 움직여주지는 않는다.

 

아무도, 아무 것도 내 삶을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이 모든 게 착각일 수도 있다.

그러면 어떡하지?

내 감정이, 내 의지가,

온전히 나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면 어떡하지?

 

갑자기 던져진 질문에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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