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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2
    puno (2)
    ninita
  2. 2007/09/16
    arequipa /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3
    ninita
  3. 2007/09/16
    arequipa /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2
    nin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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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lantaytamb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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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7/09/13
    ollantaytambo (4)
    ninita

puno

 

 

띠띠까까 호수를 접하고 있는 도시.
저 멀리 보이는 게 띠띠까까 호수.
띠띠까까란 께추아어로 ´회색 퓨마´란 뜻이란다.
호수의 모양새가 토끼를 잡는 퓨마를 닮아서라는데, 사실 하나도 안 닮았다.

어떤 건 모르는 게 더 낫다. ㅡ.ㅡ

 

huajspata 공원 가장 높은 곳으로 가면 망꼬 까빡(몇 대 잉까였는지는 까먹음) 상이 있고, 뿌노 시내와 띠띠까까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울퉁불퉁 바위가 많은데, 공원 계단 구석구석부터 연인들이 숨어 있는 게 심상치 않더니, 바위 뒤에 숨어서 뽀뽀하는 커플들 방해할까봐 그 앞으로 가지도 못 하고.. ㅡ.ㅡ 약간 뒤쪽에 쪼그려 앉아있다 돌아왔다.

 

주로 유명한 키스 사진들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내 머릿 속에도 그 이미지만 박혀 있었는지, 처음에 남미에 도착했을 때 공원에서 키스하는 갈색 피부의 연인들을 보며 참 신기해 했었다. 지금은 하도 많이 봐서 지겹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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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quipa /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3


 



산따 까딸리나 수도원은 16세기에 지어졌다. 아레끼빠가 삐사로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지 10년이 채 안 되어서다.
열여덟에 결혼했다가 서른에 아이없이 혼자가 된 마리아 데 구스만이라는 여인이 수녀가 되기로 결심하고 이 수도원을 지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엄청난 부자였던 모양이다.

 

이 수도원의 초기 수입원은 수도원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수녀들이 내는 돈 500뻬소였다는데, 수녀가 될 어떤 소녀의 아버지가 중세의 고풍스런 글씨체로 쓴 편지를 보면, 딸아이가 일단 들어갈 때 100뻬소를 내고, 정식 수녀가 되는 날까지 나머지를 다 내겠다고 적혀 있었다.

 

도시의 거의 두 블럭 가까이 차지하는 이 수도원은 도시 안의 도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수도원 안에는 스페인의 지명을 딴 몇 개의 거리가 있고, 각 수녀의 집(대개 거실-침실-부엌), 예배당, 공동부엌, 작업실, 공동빨래터, 묘지, 바깥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인 로꾸또리오, 몇 개의 회랑... 등등등 그들의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게다가 미로 같은 공간들은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수녀들 개인 공간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세 개의 공간이 다 연결되어 있고, 마지막 공간은 바깥 길과 연결되어 있는 식이다. 문을 열면 또 문이 있고 그 문을 열면 또 문이 있는....

 

그러나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수녀들은 이 비밀의 공간에 스스로 유폐된 생활을 한 걸까? 다람살라에서 오체투지하는 스님들을 보면서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도대체 저것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당최 이해할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오직 신만을, 혹은 오직 어떤 경지만을.......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수도원에서 한 가지 이상했던 것은, 막다른 벽으로 올라가 닿아 있는 계단들이었다. 그 계단을 오른다 해서 어딘가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화분 한 두개 층층이 놓아두려고 힘들여 계단을 만든 것은 아닐테고.. 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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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quipa /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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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quipa / monasterio de santa catalina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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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zco / 한낮의 까페


일요일이었다.

 

이중으로 굳게 닫힌 문이 마법처럼 열리면 저 안으로 걸어들어가리라.
멋없이 크기만 한 머그잔에 맛없는 인스턴트 커피를 넘칠 만큼 담아줘도

다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다시 찾아가보지 못 한 채, 구석구석 아름다운 꾸스꼬를 떠났다.

 

0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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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hupicchu

잉카의 돌벽에 완전히 매료되어버렸다. 꼭 마추삐추에만 해당하는 설명은 아닌데, 아무튼 이 돌벽들이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었던 건, 14도 경사와 돌과 돌 사이의 틈이라고 했다. 지진이 나면 땅이 흔들리는대로 돌들도 틈 사이에서 흔들리며 원형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는 그런 얘긴데....


그게 좋았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들, 그리고 틈.

 

 

완벽하지 않은 것들의 조화, 그것이 그들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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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ac

 

삐삭은 마을 뒷산 꼭대기에 남아 있는 유적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오얀따이땀보만큼이나 훌륭하다던데... 글쎄, 끝까지 올라가보지 않아 모르겠다. 대개 성스러운 계곡 투어 시, 생기없는 민예품 시장에 1시간 들르는 게 전부인데, 가이드는 삐삭의 유적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않는다.

 

오얀따이땀보에 기차 타러 가기 전, 시간이 많이 남아 삐삭에 들렀었다. 다음날 산행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는 핑계로, 그냥 중턱까지만 올라가서 쉬다 왔다. 그래도 너무 좋더라는...



물루의 인테리어는 훌륭하다. 그리고 커피값은 비싸다.

나는 점심을 먹는 대신 이 곳 커피를 선택했다.

그리고는 또 다시 편치 않은 생각으로...

 

에꽈도르에서는 꾸스꼬나 마추삐추만한 스타 관광지가 없어서 못 느꼈는지 모르겠는데.... 페루 남부로 내려오니, 이 곳이 정확히 두 세계로 나뉘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꾸스꼬나 마추삐추 마을인 아구아 깔리엔떼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성스러운 계곡에 속한 허름한 마을들 사이사이에도 관광객들의 투어 코스인 곳에는 어김없이 고급 - 서구식 메뉴로 빼곡한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트렌디한 까페들도 참 많다. 내가 좋아라 하는 홍대 분위기의 까페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문득, 지금의 여행은, 너무도 잘 닦여진 관습적인 길을 따라 끝없이 소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미에 오는 것이 여행이 아니라 탐험이었던 시절은 어땠을까. 물론 난 탐험을 할만한 인간은 못 된다.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고. 하지만 첨예하게 나뉘어 있는 두 세계를 나 편할 대로 오가면서, 하긴 오가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 현지인들에 섞여 2.5솔 짜리 점심을 먹는다고 내가 그들의 삶을 알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무슨 얘길 하려 했더라... 아마 어딜 가도 이렇게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 거라는 건 확실하다..

가끔 배낭여행자 까페에 들른다. 싼 숙소 정보를 알아보려는 의도가 제일 큰데, 남미여행을 계획하며 루트를 봐달라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물론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그렇기도 하겠지만, 에콰도르는 적도탑만 가면 그만, 페루는 나스까에서 경비행기 투어, 마추삐추 투어 아니면 잉까 트레일, 와까치나에서 샌딩보드, 띠띠까까 투어, 볼리비아는 우유니 사막 투어, 뽀또시 광산 투어, 루레나바께 정글 투어, 다 이런 식이다.

나라고 다를까? 다르지 않다. 남미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아직은 낯선 곳이니까 우와.. 하지만, 여기 여행하는 사람들 대개는 이동, 투어, 이동, 투어, 이동, 투어, 이게 다다. 다만 그걸 개별적으로 하기 때문에 배낭여행이라 하며, 뭔가 ´여행´을 한다는 감상에 빠져 있는 것일 뿐.

정말 배낭을 메고, 길을 찾아서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 이거 봤어 저거 봤어, 나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갔는데 여기는 이것만 보면 되고 저기는 저것만 보면 돼, 거기 갔으면서 그걸 안 봤어? 왜? 하는 식으로 얘기하는 이들을 보면, 아무리 여행을 많이 했든 오래 했든 다양한 곳을 섭렵했든, 별로 부럽지 않다.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여행이 그런 여행이었다. 남들이 뭔가 볼거리라고 하는 것을 따라 가는. 하지만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서는 자꾸, 여행이 뭘까.. 난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여행도 크게 보면 다를 바 없이 끝나겠지만.... 작지만 빛나는 순간들에 고마워하기... 너무 크거나 많은 것을 바라지 말기...

 

요즘 슬럼프인가 보다. 이런 생각만 자꾸 드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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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le sagrado

꾸스꼬에 가면 대략 세 가지 투어상품이 흔한데, 하나는 시티 투어, 하나는 바예 사그라도 즉, 성스러운 계곡 투어, 그리고 마추삐추 투어가 그것이다.

 

언제나 투어를 통할 것인지, 혼자 갈 것인지 고민하게 되는데, 장단점은 뚜렷하다. 투어를 통하면 정보를 얻는 대신,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 다른 관광객들과 하루를 부대껴야 하고, 또 한 장소에 원하는 만큼 머무를 수가 없다. 어딜 가도 천천히 움직이는 나의 경우, 투어를 한 번 다녀오면 넋이 나가고 진이 빠진다.

혼자 가면 복잡한 교통편 찾아서, 매연 들어마시면서 기다려서, 꽉 찬 꼴렉띠보에 끼어타는 것까지 다 좋은데,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고 돌은 돌일 뿐이어서 그게 문제다. 아, 물론 그게 좋기도 하다. ㅎ 좋기만 하지. 쩝.

 

가까운 시티투어(시내의 주요 유적과 삭사이와망, 껜꼬, 땀보마차이 등 근교 유적을 포함)는 동네에서 엽서 팔던 소년들과 다녀왔고, 마추삐추도 뭔가 설명을 들으며 바삐 돌아다니기 보다는 느린 시간을 즐기는 게 나을 것 같아 혼자 가기로 결정했고, 결국 성스러운 계곡 투어만 여행사를 통하기로 했다.



삐삭, 친체로, 우루밤바, 오얀따이땀보 등 잉까 유적이 남아 있는 곳과 주변의 안데스 마을들을 포함하는 성스러운 계곡은, 어느 순간 정말 성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곳이었다.

험준한 산맥 사이로 흐르는 강과 자그만 마을들과 그들의 농경지가 마치 처음부터 그러했던 것처럼 잘 어우러지는 공간들. 어쩌다 저 먼 계곡으로 태양빛이 흘러들면, 저기가 바로 신화가 태어나는 곳이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투어가 있는 일주일에 3일, 투어버스들이 지나가는 길엔 민예품 장사꾼들과 전통복장에 아기양을 안은 아이들이 잔뜩 나와 있다. 그러면 지나는 투어버스들은 적당히 사이좋게 그들 앞에 나누어 멈춘다.

 

 

철없는 동생들이 놀이에 집중하는 동안,
큰형인 이 녀석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관광객을 부르고, 포즈를 취하고...

 

오얀따이땀보에 다시 갔다.

 

 

가이드였던 배불뚝이 사무엘 아저씨의 설명에 따르면, 건축술 축면에서 볼 때 오얀따이땀보가 마추삐추보다 우월하다고. 건축엔 문외한인 내가 봐도, 대체 변변한 도구 하나 없던 시절 어떻게 저리 돌을 다듬을 수 있었고, 조합해 냈는지, 놀라울 따름. 심지어는 접힌 돌도 있었다! (뭐, 실제 돌을 접은 건 아니었을테고, 그만큼 도려내고 다듬었다는 얘긴데, 그 완만한 곡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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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lantaytambo

오얀따이땀보는 꾸스꼬에서 마추삐추의 중간지점에 있는 마을이다.

마추삐추에 혼자 가기로 마음 먹고 이리저리 알아보니, 꾸스꼬에서 아구아 깔리엔떼스(마추삐추 아랫마을로 여기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마추삐추까지 올라가야 한다)까지 가는 기차는 대략 이른 아침 출발이고 당일치기가 가능한데, 왕복 표가 엄청 비싸다. 그나마 저렴한 백패커 티켓은 오얀따이땀보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하여, 그냥 소풍 가는 기분으로 오얀따이땀보에 기차표를 사러 다녀온 것이다.

 

(매년 마추삐추행 기차표값이 치솟고 있는데, 페루 레일 민영화 이후 심해졌다고 한다. 지금은 칠레인가 유럽의 어느 나라가 운영하고 있다고. 성수기인 5월에서 9월엔 마추삐추 하루 입장객이 1000명을 웃돈다고 한다. 기막힌 노릇이다.)

 

오얀따이땀보는 잉까의 도시계획을 잘 알 수 있는 샘플이 되는 동네라는데, 700년 이상 사람들이 살아왔단다. 좁고 긴 길들은 마치 미로 안에 들어온 느낌이지만, 실은 잘 구획되고 연결되어 있어 그닥 헷갈리지는 않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 그렇다고 나처럼 세 번 가기엔 무리가 좀... ㅡ.ㅡ 뭐, 나는 좋았지만...





 

저 길의 끝까지 들어갔다가 집 지키는 개 한 마리가 어찌나 성질내며 짖어대는지 되돌아 나오는 내내 녀석한테 물릴까봐 잔뜩 쫄았다. 그게 바로 소위 말하는 개들의 충성심인 거겠지? 쳇.

 

 


 

잉카의 돌문에 나무문짝을 달아서 대문으로 사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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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lantaytambo

너희들 사진 좀 찍어도 되니? 하고 묻자 아이들은

응! 하고 동시에 대답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보여주자 잠시 재밌어하더니

또다시 동시에 외치길, ¨propina! (팁)¨

 

저 작은 손마다 민트껌 ¨팁¨을 들려주었다.

 

그런데 돌아서서 생각해 보니, 잘못 했다 싶었다.

일단, 그렇게 무언가를 들려주는 게 옳은 것인지,
치과 하나 없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달콤한 걸 주다니...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무력감도 든다..


 

하지만 저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러웠다는....
카메라라도 들이대며 아이들과 말을 섞고 싶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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