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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1/26
    진실 혹은 진심.(1)
    ninita
  2. 2006/10/05
    마리오네트(2)
    ninita
  3. 2006/09/29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2)
    ninita
  4. 2006/09/10
    고란 브레고비치 <해피 엔딩 카르멘>
    ninita
  5. 2006/09/05
    나쁜 운명 / 정현종(3)
    ninita
  6. 2006/08/12
    붉은 흙 물고기 / 문태준
    ninita
  7. 2006/08/06
    015B(2)
    ninita
  8. 2006/07/30
    가위손 / 매튜 본
    ninita
  9. 2006/07/17
    소년광부 페드로
    ninita
  10. 2006/07/17
    에콰도르 키토
    ninita

진실 혹은 진심.

항상, 사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보여주면, 역사도 구조도 이론도 다 따라온다.

 

[낮은 목소리로] 시름앓는 농민은 왜 못 보았나

 

광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복잡했습니다. 신안에서 배 타고 온 사람들, 광주에서 시내버스 타고 온 사람들, 진도에서 다리 건너온 사람들, 구례에서 산 넘어 온 사람들. 그렇게 모였으니 재미있고 어수선했습니다. 사회자의 구호소리 높았고 연사의 ‘엄혹한 농촌의 현실’에 농민의 생활은 이미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했지만 술잔과 덕담이 오갔고, 약간 흥분되고 따뜻했습니다. 모인 이들은 젊은 사람들이 날라온 음식을 서로 권했고 이름표를 차고 온 사람들을 이름표가 없는 사람들이 나무랐습니다. 단체모자를 쓰고 온 영광 사람들에게 원자력 발전소가 아직 무사한지 안부를 물었고, 배추값 폭락에 시름 깊은 해남 농민에게 혹시 공짜로 뽑아와도 되느냐고 강진 사람이 묻자, 해남 사람이 그래서 강진에 대머리가 많다고 핀잔 줍니다.



광주 삼도에서 오신 아주머니들에게 이렇게 찬 날씨에 고생하신다고 하자 “우리가 제일 젊어” 하십니다. 행사 중간에 갑자기 연단에 올라오신 어르신은 “말 많은 놈들은 다 사기꾼이여” 하시고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노래공연이 이어졌고, 행진을 했고, 광주시청에서 경찰이 뭐라고 방송을 하고,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전경들 옆에서 전경 부모회라는 사람들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대에 시위를 하고, 방송차량에서는 “시장 나와라” 외칩니다. “시장이 무엇을 잘못했을까나?” 물어보고 “텔레비전에는 그런 말 없던디” 하십니다.

-산넘고 물건너온 남도사람들-

유리창에 돌이 날아가고, 경찰들이 곤봉으로 사람들을 때리고, 또 사람들이 경찰들을 때립니다. “다 우리 자식들인디, 때리지 맙시다” 하니까 “아, 그럼 노무현 오라고 해” 합니다. 시청앞 분수대 근처 유명 작가가 만들어 놓은 조형작품에 불이 들어왔고, 해지면 집에 가야 되는 농민들은 집에 가시고, 몇몇은 여전히 결사항쟁 중입니다.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폭도가 거리를 삼키고, 불나고, 유리창이 깨지고, 경찰이 다치고, 교통이 마비되었습니다. 관련자를 엄단하고 다시는 집회를 못하도록 불허하고 잡아간 사람들은 다 구속한다고 합니다. 뉴스에는 해남 사람 놀려먹다 대머리가 된 강진 사람들이 없고, 원자력 발전소 탓에 모자를 쓰고 온 영광 사람들이 없습니다. 복분자를 많이 먹어 힘이 좋다는 구례 사람이 없고, 광어회를 점심으로 먹는 진도 사람들이 없습니다.

광주 삼도 아짐들은 불법 폭력시위 가담자로 숫자화되고 음식을 날라온 군농민회 간부들은 주동자가 되었습니다. 전북 군산의 74세 농민이 집회에 다녀오다 웅덩이에 빠져 돌아가셨습니다. 경남 진주의 81세 노인이 집으로 가시려고 길을 건너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그 연세에 무엇 때문에 집을 나섰는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균형은 가운데를 본다는 것이 아니고, 진실을 보는 것입니다. 균형잡힌 시각이란 명과 암, 재미와 의미, 겉과 속의 소통관계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본질을 관통하는 흐름을 감지하는 것입니다. 잘 몰라서 한 쪽만을 보는 것은 고치면 되지만, 일부러 한 쪽만을 보고 또 그것이 전부인 양 다른 한 쪽을 의도적으로 감춘다면 이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나고, 돌이 날아가고, 경찰이 다치고 다 사실입니다. 그것만을 강조하면 다른 쪽의 사람과 사실은 없어집니다.

-뉴스엔 온통 폭력·교통마비뿐-

요구를 알리는 방법이 틀렸으면 그것이 틀렸다고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요구 자체가 무엇인지, 아예 그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마치 폭력집회 그 자체를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정부가 경찰을 내세웠고 경찰은 전경을 앞선에 세웁니다. 이 현실 자체가 하나의 비극이고 인간 본성에 대한 폭력입니다. 광주에 있는 소비자단체 여성들이 수입 소고기를 먹지 말자고 피켓을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풍선을 들고 있습니다. 농촌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들이 한 쪽에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들고 있는 풍선처럼 세상이 화사하게 부풀어 오르길 기도합니다.

〈강광석/전농강진군농민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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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

 

유~명한 비보이팀 익스프레션 크루의 마리오네트를 드디어 봤다!!

생각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많아서 놀랐고, 티셔츠가 들리거나 뒤집힐 때마다 보이는 배근육이 예술이었다. 팔뚝도 어찌나 예쁘던지! 가면을 쓰고 나오니, 몸 자체 혹은 몸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그 덕에 오랜만에 몸의 아름다움을 느꼈던 시간.

 

극이라는 형태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거라면, 좀더 많이 배워야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간결하지 못한 간자막은 특히 퇴출감. 본 공연이 끝난 후에, 마지막 커튼 콜까지 (이들에게는 그것까지가 본 공연이겠지) 정신없이 놀아대는 실력은 대단했다. 이토록 질기게 버텨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즐거움과 감동이 있는 거겠지.

 

이미 그들은 잘 팔리는 문화상품이었다. 서른한살의 노장 비보이, 이우성 단장도 '상업적으로도 인정받고' 뭐 그런 말을 했다. 물론 비보이들도 자신들의 공연으로 아들딸 키우면서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동감하지만... 며칠 전 sbs에서 뮤지컬을 다룬 프로그램이 떠올라 짜증난다. 모든 이야기는 경제효과라는 깔때기로 모아졌거든. 그런 시각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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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by greenday

 

도대체 답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디에 와 있는가, 나의 욕망은 무엇인가.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쏟아진 질문들의 목록을 들춰보니,

나는 나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

 

안다고 믿었던 나의 착각.

가을밤은 여전히 덥고, 근심은 졸린 눈마저 억지로 깨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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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브레고비치 <해피 엔딩 카르멘>

 

붉은 달이 천천히 내려왔고,

달을 비추는 조명 사이로 눈이 내렸다.

 

거의 유일한 무대장치,

아름답고 아름다운.




집시를 소재로 한 유일한 오페라가 <카르멘>이란다.

고란 브레고비치는 오페라 <카르멘>의 비극적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꾸어 놓는다.

순진할 정도로 해피 엔딩을 꿈꾸는 집시들을 위한, 집시들에 의한 음악극.

 

뭐랄까, 마구 찬사를 던지지는 못 하겠다. 그러기엔 너무 낯설었으니까.

내러티브도 그렇고, 한 사람이 길게길게 독백하는 방식도 그렇고, 무대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또 뭐랄까, 그러면서도 맘에 드는 점들이 있었는데,

 

연주자들이 직접 대사를 하고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한다는 점이 좋았다.

어느 무대에서나 연주자들은 그저 연주자일 뿐이어서, 마치 그들에게는 목소리도 없는 것 같고 배경 같다는 느낌이 있잖은가.

<해피 엔딩 카르멘>은 그런 관념을 깨버리면서 시작한다.

별 장치 없는 무대와 연주자들에게 특별한 연기를 주문한 것이 아닌, 독백을 소화하는 정도의 역할만 부여한 건,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란다. 무척 멋진 발상.

 

집시 브라스와 코러스는 참, 대책없는 생경함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여전히 고란은 멋진 뮤지션이지만, 마초적인 데가 있다. --;;

 


알렌 아데모비치, 꺄아~ 올해도 왔고, 올해는 고란이 뒤에서만 조종!하는 역할을 해서, 이냥반이 빛을 더했다. 손목보호대는 여전하고나!~

 

사실 포주의 이름이 차우셰스쿠라거나 잉글랜드라 적힌 의상을 입었다거나 하는 데에 역사적인 맥락과 고란의 정치적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텐데, 쩝. 무지한 탓에 기표를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부끄.. 역사 공부도 하고는 싶은데 영 게을러서 어렵다. 경성 트로이카부터 열심히 읽어야지.

 

중간에 고란이 설명해 주는 그림 중 2번 그림이 참 맘에 들었는데, 웹상에서 구할 수가 없다. 하늘 가득 거위가 피눈물을 흘리며 주둥이를 땅으로 향하고 있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쥔 여인이 그려진.

 

월드 뮤직의 세계는 참 광대하고 오묘~하다. 풍덩풍덩 빠지고 싶어라.

근데 월드 뮤직이라는 단어가 적당한 걸까? 세상의 모든 음악을 영미권과 비영미권으로 반땡하는 사고는 비영미권의 다양함을 그저 '비영미권'으로만 묶어두는 문제가 있는 듯.

 

고란, 내년에도 와줘요~ 알렌 데리고. ㅎㅎ

기왕이면 엘지아트센터나 성남아트센터 같은 공간 말고, 진짜 질펀하게 이 땅의 한없이 낮은 곳에서 낮은 사람들과 무대와 객석의 경계없이 놀아보면 얼마나 좋을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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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운명 / 정현종

이 세상은
나쁜 사람들이 지배하게 되어 있다.
(그야 불문가지)
'좋은'사람들은 '지배'하고 싶어하지 않고
'지배'할 줄 모르며 그리하여
'지배'하지 않으니까.
따라서 '지배자'나 '지배행위'가 있는 한
이 세상의 불행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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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흙 물고기 / 문태준

상두꾼들이 그녀의 무덤을 등 둥근 물고기로 만들어 주었다

세상의 모든 무덤은 붉은 흙 물고기이니

물 없는 하늘을 헤엄쳐 그녀는 어디로든 갈 것이다

 

('가재미 2' 중에서)

 

- 그의 '식물적 서정'에 타는 오후를 오롯이 헌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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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나의 십대는 공일오비와 함께 시작했고,

그들이 활동을 접을 무렵, 나의 십대도 저물어갔다.

 

10년 만이다.

그 시절 함께 공일오비를 흥얼거렸던 친구들과 대부분 연락이 끊긴 지금,

공연장을 가득 메운, 또다른 나의 친구들을 만났다.

십대였던 우리는 이제 삼십대를 전후하여 한 공간에 모였고,

십대 아이돌이었던 공일오비는 사십줄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그 때 그 느낌이어서

세월은 이렇게 되돌아가기도 하는 건가, 웃음이 났다.

 

특히 정석원의 빨간 운동화. 왜소한 체구에 노래만큼이나 어설프지만 귀여운 춤 하며..

그리고 공연 막판, 난데없이 스타워즈 음악을 배경으로 다스 베이더 가면을 쓰고 나타난 이는, 윤종신이었다.

 

 

 

이제 곧 7집이 발매된다면서 새 노래도 몇 곡 했는데,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객원 싱어들은 노래를 너무 잘 했고, 너무 트렌디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노래들도 그랬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운 015B는 아니었던 거다. ㅎㅎ

 

아무튼 015B 공연이라니. 10년 넘게 묵힌 소원 성취했다. 기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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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손 / 매튜 본

 

이런 류의 공연은 눈높이에서 보는 게 낫겠다는 결론. 정원수들의 춤은 아주 멋졌음.

 

언젠가, 무용극 템페스트의 스틸사진을 보고 이런 공연을 꿈꾸었고,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그닥, 별로. 그래도 템페스트는, 언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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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광부 페드로




 

볼리비아 포토시의 한 광산. 거기서 일하는 소년광부 페드로, 앞으로도 열심히 일할 거라며 천진하게 웃는다. 지구의 역사가 이렇게 흘러오지 않았다면, 소년 페드로가 광산에 들어가야만 할 일이 있었을까?

 

(KBS 수요기획. 소년광부 페드로 / 제작. 한국씨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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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키토

 

라 론도 거리



 

안녕? 반가워.

 

적도를 태양의 길(Inti Nan)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나라.

 

(사진. 걸어서 세계 속으로, 적도 위 안데스의 기억 에콰도르 키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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