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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항상, 사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보여주면, 역사도 구조도 이론도 다 따라온다.
광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복잡했습니다. 신안에서 배 타고 온 사람들, 광주에서 시내버스 타고 온 사람들, 진도에서 다리 건너온 사람들, 구례에서 산 넘어 온 사람들. 그렇게 모였으니 재미있고 어수선했습니다. 사회자의 구호소리 높았고 연사의 ‘엄혹한 농촌의 현실’에 농민의 생활은 이미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했지만 술잔과 덕담이 오갔고, 약간 흥분되고 따뜻했습니다. 모인 이들은 젊은 사람들이 날라온 음식을 서로 권했고 이름표를 차고 온 사람들을 이름표가 없는 사람들이 나무랐습니다. 단체모자를 쓰고 온 영광 사람들에게 원자력 발전소가 아직 무사한지 안부를 물었고, 배추값 폭락에 시름 깊은 해남 농민에게 혹시 공짜로 뽑아와도 되느냐고 강진 사람이 묻자, 해남 사람이 그래서 강진에 대머리가 많다고 핀잔 줍니다.
유~명한 비보이팀 익스프레션 크루의 마리오네트를 드디어 봤다!!
생각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많아서 놀랐고, 티셔츠가 들리거나 뒤집힐 때마다 보이는 배근육이 예술이었다. 팔뚝도 어찌나 예쁘던지! 가면을 쓰고 나오니, 몸 자체 혹은 몸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그 덕에 오랜만에 몸의 아름다움을 느꼈던 시간.
극이라는 형태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거라면, 좀더 많이 배워야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간결하지 못한 간자막은 특히 퇴출감. 본 공연이 끝난 후에, 마지막 커튼 콜까지 (이들에게는 그것까지가 본 공연이겠지) 정신없이 놀아대는 실력은 대단했다. 이토록 질기게 버텨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즐거움과 감동이 있는 거겠지.
이미 그들은 잘 팔리는 문화상품이었다. 서른한살의 노장 비보이, 이우성 단장도 '상업적으로도 인정받고' 뭐 그런 말을 했다. 물론 비보이들도 자신들의 공연으로 아들딸 키우면서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동감하지만... 며칠 전 sbs에서 뮤지컬을 다룬 프로그램이 떠올라 짜증난다. 모든 이야기는 경제효과라는 깔때기로 모아졌거든. 그런 시각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는 건가?
by greenday
도대체 답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디에 와 있는가, 나의 욕망은 무엇인가.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쏟아진 질문들의 목록을 들춰보니,
나는 나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
안다고 믿었던 나의 착각.
가을밤은 여전히 덥고, 근심은 졸린 눈마저 억지로 깨워둔다.
붉은 달이 천천히 내려왔고,
달을 비추는 조명 사이로 눈이 내렸다.
거의 유일한 무대장치,
아름답고 아름다운.
집시를 소재로 한 유일한 오페라가 <카르멘>이란다.
고란 브레고비치는 오페라 <카르멘>의 비극적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바꾸어 놓는다.
순진할 정도로 해피 엔딩을 꿈꾸는 집시들을 위한, 집시들에 의한 음악극.
뭐랄까, 마구 찬사를 던지지는 못 하겠다. 그러기엔 너무 낯설었으니까.
내러티브도 그렇고, 한 사람이 길게길게 독백하는 방식도 그렇고, 무대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또 뭐랄까, 그러면서도 맘에 드는 점들이 있었는데,
연주자들이 직접 대사를 하고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한다는 점이 좋았다.
어느 무대에서나 연주자들은 그저 연주자일 뿐이어서, 마치 그들에게는 목소리도 없는 것 같고 배경 같다는 느낌이 있잖은가.
<해피 엔딩 카르멘>은 그런 관념을 깨버리면서 시작한다.
별 장치 없는 무대와 연주자들에게 특별한 연기를 주문한 것이 아닌, 독백을 소화하는 정도의 역할만 부여한 건,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란다. 무척 멋진 발상.
집시 브라스와 코러스는 참, 대책없는 생경함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여전히 고란은 멋진 뮤지션이지만, 마초적인 데가 있다. --;;
알렌 아데모비치, 꺄아~ 올해도 왔고, 올해는 고란이 뒤에서만 조종!하는 역할을 해서, 이냥반이 빛을 더했다. 손목보호대는 여전하고나!~
사실 포주의 이름이 차우셰스쿠라거나 잉글랜드라 적힌 의상을 입었다거나 하는 데에 역사적인 맥락과 고란의 정치적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텐데, 쩝. 무지한 탓에 기표를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다. 부끄.. 역사 공부도 하고는 싶은데 영 게을러서 어렵다. 경성 트로이카부터 열심히 읽어야지.
중간에 고란이 설명해 주는 그림 중 2번 그림이 참 맘에 들었는데, 웹상에서 구할 수가 없다. 하늘 가득 거위가 피눈물을 흘리며 주둥이를 땅으로 향하고 있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쥔 여인이 그려진.
월드 뮤직의 세계는 참 광대하고 오묘~하다. 풍덩풍덩 빠지고 싶어라.
근데 월드 뮤직이라는 단어가 적당한 걸까? 세상의 모든 음악을 영미권과 비영미권으로 반땡하는 사고는 비영미권의 다양함을 그저 '비영미권'으로만 묶어두는 문제가 있는 듯.
고란, 내년에도 와줘요~ 알렌 데리고. ㅎㅎ
기왕이면 엘지아트센터나 성남아트센터 같은 공간 말고, 진짜 질펀하게 이 땅의 한없이 낮은 곳에서 낮은 사람들과 무대와 객석의 경계없이 놀아보면 얼마나 좋을꺼나~~
상두꾼들이 그녀의 무덤을 등 둥근 물고기로 만들어 주었다
세상의 모든 무덤은 붉은 흙 물고기이니
물 없는 하늘을 헤엄쳐 그녀는 어디로든 갈 것이다
('가재미 2' 중에서)
- 그의 '식물적 서정'에 타는 오후를 오롯이 헌사함.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나의 십대는 공일오비와 함께 시작했고,
그들이 활동을 접을 무렵, 나의 십대도 저물어갔다.
10년 만이다.
그 시절 함께 공일오비를 흥얼거렸던 친구들과 대부분 연락이 끊긴 지금,
공연장을 가득 메운, 또다른 나의 친구들을 만났다.
십대였던 우리는 이제 삼십대를 전후하여 한 공간에 모였고,
십대 아이돌이었던 공일오비는 사십줄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그 때 그 느낌이어서
세월은 이렇게 되돌아가기도 하는 건가, 웃음이 났다.
특히 정석원의 빨간 운동화. 왜소한 체구에 노래만큼이나 어설프지만 귀여운 춤 하며..
그리고 공연 막판, 난데없이 스타워즈 음악을 배경으로 다스 베이더 가면을 쓰고 나타난 이는, 윤종신이었다.
이제 곧 7집이 발매된다면서 새 노래도 몇 곡 했는데, 이제 갓 스물을 넘긴 객원 싱어들은 노래를 너무 잘 했고, 너무 트렌디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노래들도 그랬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리운 015B는 아니었던 거다. ㅎㅎ
아무튼 015B 공연이라니. 10년 넘게 묵힌 소원 성취했다. 기쁘고나...
이런 류의 공연은 눈높이에서 보는 게 낫겠다는 결론. 정원수들의 춤은 아주 멋졌음.
언젠가, 무용극 템페스트의 스틸사진을 보고 이런 공연을 꿈꾸었고,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그닥, 별로. 그래도 템페스트는, 언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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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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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람안에 다 있더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