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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3/19
    슈펑크(2)
    ninita
  2. 2006/02/17
    가재미 / 문태준(1)
    ninita
  3. 2006/01/22
    goodbye / Tracy Chapman(2)
    ninita
  4. 2006/01/19
    not about love / fiona apple(2)
    ninita
  5. 2006/01/19
    oh, my darling clementine / chie ayado
    ninita
  6. 2006/01/01
    빛고운 새해 되세요...(8)
    ninita
  7. 2005/11/23
    컬렉션.(6)
    ninita
  8. 2005/11/22
    금산사.(1)
    ninita
  9. 2005/11/22
    거북이 똥꼬와의 즐거운 한때(5)
    ninita
  10. 2005/11/11
    이철수 판화
    ninita

슈펑크

가재미 / 문태준

김천 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 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내자 그녀가 왈칵 눈물을 쏟아 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 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 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드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 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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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 Tracy Chapman

 

It’s all in the play
Someone speaks the line
It’s all in the one word
That stops and steals the time
Goodbye
Goodbye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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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about love / fiona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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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darling clementine / chie ay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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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운 새해 되세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중심을 향해 흐른다

폭포수처럼 산의 정수리에서

차고 맑게 흘러서

비겁과 거짓의 복판을 뚫고 간다

중심을 잃어 어지러운 날

내 피를 보태어 사위어가는

잊혀진 나무와 바람과 새와

희망을 빼앗긴 사람들의 동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다면

 

역사의 중심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물기둥 뿜어내는 시원을 찾아 걸어갈 때

몸부리칠수록 고통이 헤집고 박혀와

시퍼렇게 질려 생을 마칠지라도

나는 세상의 수많은 폭포수들이

일제히 쏟아지는 장엄한 그 시간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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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

 

엄마 꺼. 올 때마다 하나씩 늘어나 있다. 엄마의 유일한 사치.



 


 

 

 

흠. 아빠가 만든 돼지. 멀리서 보니 토끼 같아서 저거 토끼 아니냐고 했다가 아빠가 삐졌다. 만들 땐 칭찬받았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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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명부전에 들어서면,

 


부리부리한 사내가 주먹을 꼭 쥐고 노려보고 있다.

 

나 : 쟨 뭐 하는 거야?

엄마 : 죄짓고 오는 사람들한테 '우이씨' 하는 거야.



 

바라다 본 하늘은 참 예뻤고..

 

 

사리탑 앞에 타고 있는 양초에는 사람들의 소원이 애달펐으며,

 


 

제 지낸 물건들을 태운다는 소각터는 대숲 앞에 있어 신산스러움이 더했다.

 

p.s

금산사에는 아주 커다란 금불상이 있다. (대장전도 아니고 미륵전도 아니고 어딘지 기억은 안 난다.) 공양미 시주하고 삼배를 한 후 나가려는데 거기 일하시는 분이 '보살님'하고 엄마를 부르더니 '지하로 들어가 보세요.'하고 작은 나무문을 하나 열어주었다. 낮은 계단을 세 계단쯤 내려서더니 엄마는 쪼그리고 앉아서 '잘 안 보이겠지만 손 넣어서 만져봐. 부처님 서 계신 연화대라는 건데, 인도에서 보면 사람들이 불상 앞에 엎드려서 이마 대고 기도하잖아. 너도 이마 대 봐.' 그런다. 엉겁결에 연화대 끄트머리에 이마를 댔더니만, 엄마는 연화대와 내 머리를 함께 쓰다듬으며, '부처님.. 우리 혜리 안 아프게 해 주세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 연신 되뇌였다.

 

어딘지도 모르고 뭔지도 모르고 그냥 엄마 따라서 들르는 곳마다 천원씩 시주하고 삼배를 했다. 나는 그저 신기하고 재밌어서 한 거지만, 엄마는 빌고 또 빌었다. '부처님 바쁘겠다' 하고 새초롬만 떨지 말고 나도 뭔가 좀 빌어볼 걸 그랬다. 우주평화 같은 거. 그냥 다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안 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영광 법성포.

조그만 포구 안쪽에 외롭게 버려져 있던 낡은 농구대.

배터진 조기를 연신 매달아 대고 있던 총각이 종종 농구를 하는 걸까.

 

이쁘게 생긴 조기는 다 안에 있구요,

이건 배터지거나 망가진 거라서 말려서 나중에 고추장 굴비 할 거예요..

 

별로 농구할 것 같지 않은 총각의 굴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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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똥꼬와의 즐거운 한때

 

정면사진(위)

측면사진(아래)

 

 




 

이렇게 점잖으신 분이었다.

 

그의 똥꼬와 나.

 

 

왜 남으 똥꼬 가지고 장난질이냐, 던 엄마는..

사진 찍어달라고 했더니, 손가락! 하고 지시를 내렸다. ㅡㅡ

 

김제 금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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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