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태즈매니아_나들이_마지막
- hongsili
- 05/17
-
- 태즈매니아_나들이_05
- hongsili
- 05/17
-
- 태즈매니아_나들이_04
- hongsili
- 05/17
-
- 태즈매니아_나들이_03
- hongsili
- 05/17
-
- 태즈매니아_나들이_02
- hongsili
- 05/17
요새 기이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상상도 못할 지경은 아닌, 그런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매너없는 '갑'들에 의한 테러 시리즈라고나 할까...
책임자가 아닌지라 내가 나서서 발끈 화낼만한 일은 아니지만서도
적지 않은 시간 투자와 고민들이 그따구로 취급받는 것에 속이 터져... ㅡ.ㅡ
우리는 그 노동을 돈 때문에 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마도 '갑'들은 돈을 줬으니 절차상의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할 것이다.
오염된 마음을 씻어내고프다...아이고........
#. 존 버거, 장 모르 지음, 김현우 옮김. [행운아 - 어느 시골 의사 이야기] 눈빛 2004

"무슨 권리로 나는 이렇게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샬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자기가 추구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끔씩은 부담과 실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자체만 놓고 보자면 그것은 자신만의 어떤 만족을 가져다준다. 예술가처럼 혹은 자신의 작품이 자신의 인생을 정당화시켜 준다고 믿는 사람들처럼 사샬은 - 우리 사회의 끔찍한 현실에 비추어볼 때 - 행운아이다."
"...의사는 여러 직업들 중에서 가장 이상화한 직업이지만, 그것은 추상적으로 이상화했을 뿐이다.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몇몇 젊은이들은 초기에 그 이상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많은 의사들이 환상을 깨고 냉소적으로 변하는 이유는, 그러한 이상이 엷어졌을 때, 자신이 다루는 환자의 실제 삶의 가치에 대해 확신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성격이 둔하거나 비인간적이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인간의 삶의 가치를 알아볼 능력이 없는 사회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그런 능력이 없다. 만약 있었다면, 그런 인식을 거부하고 그와 함께 민주주의적인 위선도 버려 버리고 전체주의 사회가 되었거나, 아니면 그 인식을 차근차근 설명하려고 애쓰면서 그것을 혁명적으로 실천했어야 했다."
가장 사사로운 것으로부터 사회를 읽고,
이토록 따뜻하면서도 깊은 시선으로 누군가를 그려낼 수 있는 자가 또 얼마나 있을까?
함께 한 장 모르의 사진들은, 뚜렷한 내러티브 없이도 글만큼이나 많은 것을 말해준다.
일찍이, 이런 책은 본 적이 없었다.
# 최규석 [울기엔 좀 애매한] 사계절 출판사 2010

어여 보고 싶어서 그냥 사버릴까 망설이는 중에 (도서관에 신청하면 꽤 기다려야 함 ㅡ.ㅡ), 느닷없이 크자님이 나타나 책을 빌려주셨다.
요즘 작두타시는 듯... ㅋㅋ
"그게 말이지, 나도 그래서 한번 울어볼라고 했는데...
이게 참 뭐랄까...
울기에는 뭔가 애매하더라고.
전쟁이 난 것도 아니고 고아가 된 것도 아니고..."
그러게나 말이다...
저들의 인생.... 어른으로서, 참, 미안하다...
어제 저녁에 오랜만에 해미와 만나 밥먹고 차를 마심.
암스텔담 국립미술관에서 사온 베르미어 그림 퍼즐도 선물받음.
나는 후배 착취자.... ? (은근히 후배들한테 삥뜯는게 많은 거 같아...)
사실, 서울로 옮기고 나서 얼굴 첨봤음.... ㅡ.ㅡ
어디 가서 선후배 사이라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긴 하지만,
둘다 학연에 연연해하지 않는 사이라 뭐 그리 애틋할 것도 없음 ㅋㅋ
어쨌든, 그동안 각자 주워들은 업계 황당 스토리들로 거의 배틀...
한참 이야기하다보니,
이토록 험하고 죽을고비 가득한 세상에, 만수무강하시는 분들은 진정 신비의 존재들...
한국사회 이래저래 무섭다....
의외로 구립도서관에 괜찮은 책들이 많이 있다.
언덕 꼭대기에 있는 것만 빼면 참 좋은 곳이다. ㅡ.ㅡ
그나마 책단비 서비스마저 없었으면, 마음보다 몸을 수양한뻔했다....
#.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헌영 옮김 [나라없는 사람] 문학동네 2007

In These Times 라는 신문에 연재되었던 에세이 등을 모은 책..
내가 꿈꾸는 정체성, '나라 없는 사람'.....
짧은 산문들 속에 기록해둘만한 매혹적인(?) 문장들이 그득그득하다....
김영하나 진중권의 찌르기 내공은 이 할배에 비하면 아직 태부족이로세!!!
몇 가지만 남겨둔다.
화석연료 중독에 대해 비판하며 쓴다
"이와 같은 종말은 대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어떤 사람들은 아담과 이브가 함정수사에 걸려 선악과를 따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프로메테우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하늘과 땅의 아들인 티탄 중 하나였는데 어느 날 제우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갖다 주었다. 노한 신들은 그를 발가벗긴채 바위에 묶고 등을 드러내 독수리들로 하여금 간을 쪼아먹게 했다. 자식을 곱게 키우면 사고를 치는 법이다."
"휴머니스트란 무엇인가? ... 우리 휴머니스트들은 사후에 받을 어떤 보상이나 처벌을 고려하지 않은 채 최대한 점잖고 공정하고 올바르게 행동하고자 노력한다.... 우리 휴머니스트들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추상성에 최선을 다해 봉사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사회다.... 말이 난 김에 고백하자면 나는 미국 휴머니즘 협회 명예회장인데, 지금은 고인이 된 위대한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로부터 완전히 이름뿐인 그 직위를 물려받았다. 몇 년 전 아이작은 위한 추도식에서 나는 청중을 향해 '아이작은 지금 천국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휴머니스트들 앞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우스운 말이었다. 사람들은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었다.."
"언젠가 나는 정말로 무서운 리얼리티 프로를 만들어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모든 사람이 머리가 쭈뼛 설 만큼 무시무시한 프로를 구상하고 있다. 제목은 '예일대 C 학점'이다.
조지 W. 부시는 주변에 C 학점 상류계급 학생들을 끌어모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1) 역사와 지리를 전혀 모르고, (2) 백인 우월주의를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3) 이른 바 기독교도이며, (4) 정말 놀랍게도 정신병자, 즉 영리하고 번듯하게 생겼지만 양심은 전혀 없는 자들이다."
독자가 보내온 편지도 실려있다.
"... 어떤 남자가 운동화를 이용해 비행기를 폭파하려했다는 이유로 내 신발을 벗겨 엑스레이 기계로 촬영을 하다니요. 그래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이런 세계는 커트 보네거트도 상상하지못했을 거라 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당신은 그런 세계를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까? (누군가 폭발하는 바지를 발명한다면 정말 큰일 아닙니까)?"
#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갈라파고스] 아이필드 2003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3kg짜리 두뇌란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
이 한마디로 모든 내용이 정리되는 정말 기발한 소설....
아놔... 터무니없지만 그렇다고 부정해버리기만도 어려운 앞으로 백만년 후 인류의 진화경로를 어찌한단말인가...... 이 망할 놈의 뇌, 뇌, 뇌..... ㅋㅋ
#. 존 버거, 장 모르 지음, 이희재 옮김. [말하기의 다른 방법] 눈빛 2004
![]()

사진이란 무엇인가?
"모든 바라봄 속에는 의미에 대한 기대가 숨어 있다. 이 기대는 설명하려는 욕망과 구별되어야 한다. 바라보는 사람은 '나중에' 설명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모습 그 자체가 드러낼지도 모르는 내용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어떤 설명보다도 앞서 존재한다."
"인용의 길이는 노출시간과는 관계가 없다......인용의 길이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해 두자. 늘어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의미다."
사진이 또다른 방식의 '말하기'라는, 일견 당연한 이야기를 촬영의 대상, 찍는 자, 감상하는 자, 그리고 이 모든 것의 합이지만 한편으로 또다른 주체이기도 한 사진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Ways of seeing"보다는 훨씬 따뜻(?)하고, 또 후반부는 어렵기도 했다.
특히 글이 없이 사진만으로 말하고 있는 중간의 수십페이지는 '글자'와 '해설'에 익숙한 나에게 너무 어려웠더랬다.... ㅡ.ㅡ 이제 설명이 없으면,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연상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지경으로 퇴화했나봐.... ㅜ.ㅜ
장 모르와 존 버거가 함께 쓴 책이 몇 편 더 있다. 읽어봐야겠다!!!
# 김두식,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홍성사 2010

한국의 괴이한 기독교 문화의 정체를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고 빌렸는데, 나같은 휴머니스트 말고 '진정한' 기독교인을 위한 일종의 내부 문건(?)이로세... 교회를 어떻게 교회답게, 신자를 어떻게 신자답게...
도대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구먼....ㅡ.ㅡ
사람이 이웃과 함께 선하게 살아가는데 굳이 종교가 필요한건가?
하느님(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니, 이건 뭐 환청 (hallucination)?
하긴 믿음에 설명이 뭐가 필요하다냐...
인간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존재라는 나만의 '믿음'이나 지켜갈 뿐....
크리스토퍼 놀란 스스로의 각본을 처음으로 영화한 거란다.
메멘토 때 아주 인상적이었고,
다 죽어가던 배트맨 시리즈를 깜놀한 스타일로 부활시켜서 많은 이들을 놀랬켰던 그 자...
영화는 아주아주 재밌었다.
포인트는 현란한 비주얼이나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이 아니라
플롯과 꽉 짜인 편집, 구성....
오랜만에 정신줄 붙들고 영화봤다 ㅋㅋ
총 네 겹의 꿈, 각기 다른 시간 프레임, 서로 다른 임무들의 교묘한 교차편집은 와우!!!
사실, 첫 장면에서 디카프리오가 해변에 다죽어가는 모습으로 떠밀려왔을 때 나는 타이타닉 속편이 시작되나 잠깐 의심했었다. 아, 북극해에서 가라앉았던 청년이 바다를 표류하다 이제서야 뭍에 떠밀려왔구나 ㅋㅋ
진지한 와중에 실소를 터뜨린 적도 몇 번 있었는데, 첫번째가 인셉션을 의뢰받고 나서 팀이 모여서 엄청 신중하게 계획짤 때...
아니, 사람 마음 바꾸려면 꼭 힘들게 인셉션 해야 하나? 한국 드라마에 자주 출몰하는, 나라말아먹은 셀레브리티 환관이나 후궁, 아니면 궁극의 이간질 퀸 악녀들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비행기 회사를 인수하고, 평생 정신질환자처럼 살아야 하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인셉션을 할만한 사안인가 하는 의심이.... 팔랑귀 달린 사람들 천지인 세상에 뭐 그리 힘들게나.... ㅋㅋ
결국 타겟의 무의식 세계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가짜 화해를 연출하는데, 이 상황에서 의뢰인이 아니라 오히려 타겟한데 수수료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인셉션 팀원의 대사에 정말 혼자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게나 말여!!!
그나저나 킬리언 머피는 언제 주연으로 나오나? 안타까워 죽겠네.....
출퇴근 시간이 길다보니 술렁술렁 책 진도가 자~알 나간다.
근데 정리할 시간이 왜 이리 없나 모르겠다.
대전 살 때는 저녁 모임 거의 제끼고 살았는데
서울에 오니까 저녁 시간에 웬 모임이 그리 빈번한지.... ㅡ.ㅡ 집이 아까워...
의보사 후배들 왔을 때는, 저녁 먹고 함께 집으로 걸어오다가 골목길에서 길을 잃을 뻔했다.
해지기 전에 돌아다녀본 적이 별로 없어서 길이 낯설게 느껴졌음 ㅋㅋ
하여간, 이러저러해서 책을 읽어도 조용히 숙고할 시간이 없다는 게 좀 문제...
#1. 장 아메리 지음, 김희상 옮김. [자유죽음] 산책자 2010

자살의 다른 이름, 자유 죽음에 대한 이야기.
책의 성격은 저자의 머리글에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은 심리학이나 사회학과는 거리가 멀다. '자살학'이라는 과학이 끝나는 곳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이 책의 많은 대목에서, 내가 자유죽음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다. 그 같은 오해는 단호히 말해두지만 삼가주기 바란다. 변론처럼 보일 수도 있는 것은 다만 자유죽음을 좇는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살'이라는 현상만을 추적하는 과학적 연구에 대한 반작용일 따름이다...."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구절들은 이것...
"희망이라는 원리를 놓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로 모순이지만 피할 길이 없는 허무라는 운칙도 함께 인정하는 게 우리의 새로운 휴머니즘이다"
"살아야만 하기 때문에 살아야 하는 인생이라는 것은 없다."
"... 한편으로는 사회가 냉혹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발적으로 인생의 고리를 끊겠다고 할 때 필요 이상의 과열된 관심과 근심을 보이며 소동을 떠는 이중성으로는, 인간을 올바로 이해할 수없다는 것이다. 개인이 사회의 소유물인가?... 그래서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꼭 찾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에게 속하는 존재인가?"
"잘못이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어쩔 수없이 품어야 하는 헛된 희망이라는 게 무엇인지는 지나온 나날을 돌이켜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리라."
장 아메리는 열정적인 레지스탕스 활동과 그로 인한 투옥, 고문, 그리고 홀로코스트를 견뎌낸 생존자로서 스스로 자유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자살한 호텔방의 숙박료와 폐를 끼쳐 미안하다는 메모까지 남겨놓고... 엄청난 시련을 모두 통과한 이후, 노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의 행보는 프리모 레비의 죽음과 함께 자유의지로 살아간다는 것, 삶의 의미에 대해 엄청나게 부담스런 숙제를 던져준다.
어떠한 자살도 모두 부당하다거나, 혹은 꼭 막아야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개인의 실존적 결단이 어떤 사회적 유형으로 나타나고 그것이 사회의 불공정한 질서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면, 그건 충분한 개입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자살에 다 사연이 있고 통계로 쉽게 간과해버릴 수 없는 삶의 진실이 숨어있겠지만,
모든 선택이 다 장 아메리나 프리모 레비와 같은 그야말로 '자유' 죽음이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에게 속하지 않는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사회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운 존재도 아니지않은가...
어쨌든, 자살에 대해 공부를 하는 이들, 더구나 계량적이고 실증주의적 자료 분석에 집중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2. George Orwell [The Road to Wigan Pier] Harcourt (1958 copyright)

내가 생각하는 오웰 식 글쓰기의 가장 큰 미덕은 객관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주어'를 버리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
Homage to Catalonia 에서도 그랬지만, '세상에 노동자들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요' 이렇게 무조건 호들갑을 떨지도 않고 본인이 본 것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최대한 충분한 근거들을 확보하려는 노력, 그리고 본인만이 노동자의 편이라고 혹은 진짜 사회주의자라고 강조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회의와 의심, 현재 운동에서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점은 정말 매력....
달리 본다면, 리버럴하고 나이브한 사회주의자..... 주변 운동가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ㅡ.ㅡ
이 책은 Left Book Club의 청탁을 받고 오웰이 북부 실업자들의 생활 모습을 직접 탐사하여 기록을 남긴 것인데, 창탁 의도와 달리 실업자들은 물론 취업 노동자들의 삶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담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제 2부는 통째로 현재 사회주의 운동이 왜 힘을 못 쓰고있나 개인의 생각을 담고 있다. 본인이 devil's advocate 라는 전제 하에, 아주 신랄한 어조로.... 그래서 정착 원고를 맡긴 북클럽은 아주 난감해했다고.... 북클럽 대표가 쓴 서문에 이런 딜레마가 잘 드러나 있다.
어쨌든 지금의 내가 보기에는 노동자 북클럽에서 이런 르포를 스스로 기획하여 작가를 파견하고, 또 내부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북클럽 이름으로 출간하고 그걸 서문에 담아냈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참신해보인다.
오웰은 정말 꼼꼼하게 사실을 기록하고 (노동자 가정의 주간 생활비, 방의 넓이, 식품의 목록 등등), 그러면서도 결코 노동자들을 대상화시키거나 혹은 신비화시키지 않고 삶의 본질적인 조건에 대해 아주 위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후반부의 사회주의 운동에 대한 비판은, 그것을 오늘 날 한국사회 진보운동에 대입한다고 해도 그리 틀릴 것 같지 않을만큼 생생하면서도 '상식적'이다. 그런 거 보면 과연 운동의 방식이라는 게 발전을 하기는 한건지 좀 의심이....... ㅡ.ㅡ
책에서 오웰은 임박한 파시즘에 대해 몇 번이나 경고를 했고, 아니나 다를까 원고를 넘기자마자 스페인 전선으로 달려간다. (그러니 자신의 책이 가져온 북클럽 내부의 대혼란도 본인은 몰랐을 것.... 북클럽 운영자들만 불쌍해 ㅜ.ㅜ)
이래저래 할 만은 많지만, 어쨌든 이 책은 삶의 진정성으로 가득차 있고, 감동적이며,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무조건 강추!!! 심지어 영어로 된 원서도 도전해볼만함... 쓸데없는 기교와 복잡한 문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음. 간결하면서도 위트있는 문장들 작렬.....
#3. 최민섭 등. [우리시대의 희망찾기 - 주거 신분사회 ] 창비 2010

뭐 나쁜 책은 아닌 거 같은데, 손낙구 선생의 책이나 최근에 언론에서 많이 다루어진 내용들, 사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 정말 오랜만에 구입한 책이었는데 (그것도 새책!!!) 은근 돈이 아까워 ㅜ.ㅜ
좀 기다렸다가 대출해서 볼 걸....
(이걸 지금 독후감이라고.........)
앞으로는 빌려 읽는다, 헌책 산다 원칙을 꼭 지켜야지...
생일을 앞두고 어떤 선물을 원하냐는 질문이 (폭주하지는 않지만 ㅡ.ㅡ) 심심찮게 들어오는지라 친절한 답변 올려봅니다...
혹시나 발생할 중복 사태(응?)를 막기 위해 해당 선물을 고르신 분은 저에게 미리 귀뜸을 해주시길...
평소에 가지고 싶었으나, 없으면 말지 뭐 이런 마음으로 묵혀뒀던 것들이예요.
사실, 없어도 죽는 물건들은 아닙니다.... ㅡ.ㅡ
1. 이거 벌써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ㅋㅋㅋㅋ
첫번째 품목은 직화오븐(?) 냄비인지 프라이팬인지, 하여간 오븐 없이도 구이를 맛나게 해준다는 그 신비의 조리기구.....
채널 돌릴때마다 홈쇼핑에서 몇 백만개 돌파 어쩌구 하면서 광고하는데다,
심지어 주변에 구매자들도 넘쳐나고 이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
저것만 있으면 각종 맛난 구이요리를 저렴하게 해먹을 수 있다 하니 나도 한 번....
선물을 주시는 분께는 감자와 버섯, 가지 구이 풀옵션 접대 예정!!! (연어 스테이크도 가능하나 이 경우, 스테이크용 연어는 드시고 싶은 분이 직접 사오셔야 함 ㅡ.ㅡ)
2. HDMI selector or gender
TV 에 HDMI 슬롯이 하나뿐이라 광케이블 셋톱박스와 DVD 플레이어를 동시에 연결할 수 없어서
필요할 때마다 매번 TV 를 돌려서 변경설치해야 함...
다른 집도 다 그런 줄 알았더니만 요즘 TV 들에는 슬롯이 최소한 두 개 이상이라더군!!!
분명히 무슨 방법이 있을게야 하고 찾아보니 셀렉터나 두 갈래 젠더를 사용하면 되는디, 가격은 천차만별...
가장 싼 것... 가급적 셀렉터보다 저렴한 젠더를 더욱 선호... 사실 셀렉터 놓을만한 공간도 없음...
이거를 장만해주시는 분께는 무한도전 다시보기 서비스 (물론 1주 지난 것) 혹은 주성치 명작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 ㅋㅋㅋ
3. 전기파리채
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스프레이를 뿌려서 잡는 것도 그닥 아름다운 일은 아닌 것 같고, 파리채로 치는 것은 사체 훼손의 우려 때문에 기피...
집안에 모기나 벌레가 많은건 아닌데 가끔 출몰할 때마다 식겁....
비상용 서바이벌 킷트로 장만해 둘 필요가 있음...
근데, 선물해주신 분께 마땅히 보답할 게 없네... 모기 박제라도? ㅡ.ㅡ;;
4. 책....
웬만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있는데 그래도 가지고 싶은 책들이... (소유의 욕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ㅡ.ㅡ)
홍두승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한국사회의 계층을 말한다] 동아시아 2010
서준식 [옥중서한] 노사과연 2008
지안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읽기], 조계종출판사 2010
책을 선물로 주시는 분들께는.........보답으로 기부자의 생일에 (올 가을에 나올 예정인) 번역서 선물로 드릴께요....
5. 그밖에 휴대전화 같은 필요 물품도 있기는 하지만
이거 이야기했다가는 밤길에 테러당할까봐 그냥 조용히 ㅡ.ㅡ (라고 하면서 다 이야기함)
자주 바꾸라고 일부러 허술하게 만드는 건지, 제품의 사용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느낌... 버튼이 잘 안눌러지는데다 혼자 전원이 나가서 리셋이 되기도 함...
혹시 주변에 복권이라도 당첨되거나 눈먼 돈이라도 주우신 분은 저에게 넥서스원을 ㅋㅋㅋ
(돌 날아온다!!!!)
도전적인 제목의 책이다.
야마다 마사히로 지음, 장화경 옮김.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 - 오늘날 일본 가족의 재구조화 ] 그린비 2010

전적으로 동의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고 뭔가 정치적으로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상당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일본사회 가족과 결혼의 문제를 경제적,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 부부 개별 성 쓰기와 이혼 자유화라는 민법 개정을 모티브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지만, 이들 사건은 향후 벌어질 사건들의 원인이라기보다 최근까지 변화된 일본의 사회상황이 나은 결과물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
저자는 제 1장에서 이러한 현상을 '가족의 규제완화'라고 표현했다. 애정의 고도성장과 경제의 저성장 속에서 '싫어진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불합리성'을 제거한 조치이자 '감정표현의 자유화'라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와 애정, 가족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애정 이데올로기, 연애결혼의 제도화가 사실은 아주 최근의 산물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
제 2장과 3장은 '점차 없어지는 전업주부', '저출산과 기생적 싱글'이라는 제목으로 경제적 저성장이 초래한 미혼화 현상과 결혼난 (그로 인한 저출산) 문제, 그 원인들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현재 저출산의 원인이 (기혼 가구의 출생자녀수가 줄어들어서가 아니라) 미혼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단호하게 그 원인을 여성의 수입이 어중간하여 혼자 살 수는 있지만 가정을 유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 전업주부 지향성, 부모와의 동거를 통한 생활수준 유지 (소위 기생적 싱글)에서 찾고 있다.
전업주부 지향성이라.... 21세기에 이게 뭔 일인가 싶다만 실제 조사 결과가 그런 걸 어쩌랴.
사실 근대 사회에서 지지리 고생하던 농촌 여성에게, 도시에서 샐러리맨 남편을 둔 전업주부야말로 로망 중의 로망이라 할 수 있었다. 집안 일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새벽부터 가혹한 육체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농사일에 비하랴.... 하지만 놀랍게도, 일본사회에서 오늘날까지도 여성들의 이러한 전업주부 로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대졸 여성이라고 특별히 다르지도 않았다.... ㅡ.ㅡ 오히려 지방에 거주하는 비교적 저학력, 혹은 저소득 계층의 여성이야말로, 예전의 그 여성농민들처럼 어쩔 수없이 숙명적인 일을 해야 하는 처지...
이러다보니, 여성의 직장진출이 미혼화나 저출산의 원인이 될 수 없고, 한편으로 가정-직장 양립이 저출산의 해결책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맘이 편한 것은 아니지만, 또 부정하기도 어려운 듯 싶다. 최근에 읽은 한 논문에서는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하고 싶어하고, 일을 통해 자기실현을 하고싶어한다는 게 'femist myth' 의 일종이라는 지적을 했더랬다. 업무 몰입도가 남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흔히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다수의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떠나있기에, 현재 노동시장에 남아있는 여성들은 매우 선택된 집단이고, 그걸 토대로 여성일반과 남성일반의 업무 몰입도가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이야기도....
사실 여성들이 가진 일자리의 질이 높거나, 임금이 높거나, 혹은 자기성취감을 높일만큼 대단한 것이 아니기에 쉽게 떠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만한다. (그럼 남성들은 일자리가 다 괜찮아서 떠나지 않는 것인가?) 하지만 사실 그렇게 쉽게 떠나서 전업주부의 '로망' 을 실현할 수 있는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대로 취업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여성의 증대가 미혼화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 '고생스럽게 직장일을 하지 않고도 풍족하고 여유있게 자녀를 양육하고 싶다는 전업주부 소망을 가진 여성이 눈에 차는 배우자를 찾지 못해 (그리고 부모와의 기생적 동거) 미혼화 현상이 초래되었고, 이러한 여성들의 존재는 오히려 취업과 가사/육아를 양립하려는 여성과 생계를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는 여성들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은 전적으로 부정하기만은 힘들듯하다.
미혼화가 그렇게나 사회망조인지 동의하기는 어려우나, 최소한 사회경제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여성들의 이해가 단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보인다.
어제 한 의과대학에 강의를 가서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쪽지를 돌렸는데 놀랍게도 '현모양처 겸 교수'라는 답변이 나왔다. 기업적 마인드로 교수들을 쪼아대는 요즘의 대학에서 교수하면서 현모양처 되기란 일단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21세기에, 그것도 여성전문직의 상징적 존재인 미래의 여의사에게 듣는 현모양처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참으로 굉장했다. ㅡ.ㅡ
#.
기생적 싱글이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게 바로 이 저자라고 하는데, 이 또한 선후관계에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유있는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 부모에게 기생하는 (!) 비혼자들이 물론 많은 것도 사실이겠지만, 독립을 하고 싶어도 일본이나 한국사회의 빌어먹을 부동산 시세가 이를 허용하지 않기에 또다른 많은 이들이 눌러앉는게 아닐까??? 어쨌든 저성장 추세 속에서 자신의 부모세대만큼 남편이 경제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그래서 기생적 싱글은 물론이거니와 결혼 후에도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 현상은 '신분제' 부활의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래도 백퍼센트 동의!!!
사족이지만, 내 주변을 돌아보면,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로부터 통제나 간섭을 받는 경우는 대개 경제적 의존 때문이다. 안 그런 것 같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해주는 것도 없이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자신의 규율을 강제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이를테면 드라마에서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전까지 운운하며 성인자녀들을 휘두르는 경우 예외없이 경제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이고, 현실에서도 이건 마찬가지이다. 성인자녀 입장에서도 받았으면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제적 행동이다.
하여간, 그래서 미혼화/저출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미혼 성인자녀와 동거하는 가구에 대해 세금을 매기자는 제안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개인의 선택들이 온전히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만은 동의....
#.
제 4부는 개호, 가사, 육아 문제를 현황을 진단하고 진정 바람직한 가족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있다. 가사가 부인의 애정표현으로 간주되거나, 자녀양육에 목숨거는 형태가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것이다.
한편 5부에서는 앞으로 일본 가족이 어디로 갈 것인지 전망하는데, 간략한 가족의 사회사와 함께 가족제도의 규제완화가 가져올 파장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나 전후 일본 사회에서 가족은 동원, 총력전의 대상이 되었던 경험을 지적한다. 반전집회에서 우리 아이를 위해 전쟁에 반대한다는 슬로건만큼이나, 주전론자들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자는 것 또한 설득력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가족 지상주의적 태도, 사회질서와 결부된 가족주의가 가져온 오랜 갈등의 미봉... 세기말적 위기 속에서 한편으로 가족원리주의가 다시금 부활하기도 했는데 이건 어쩌면 최후의 단말마...
이제 일본사회는 '아내 전업주부, 남편의 고수입'이라는 비현실적 꿈을 버려야하고 가족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로 책은 끝을 맺는다
#.
이 책에서 그리고 있는 일본 사회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의 우울한 전망들은 사실 약간의 시차를 둔다면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미혼화나 저출산이 문제다"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 또 현재 여성들의 전업주부 지향이나 노동시장으로부터의 후퇴, 부모와의 기생적 동거를 편하게 살아보려는 여성의 선택 (심지어 약사빠름?)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없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과연 오늘날 한국사회에서의 가족 특성과, 또 그러한 특성이 가져온 사회적 영향은 무엇일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없다. 특히나 사회적 불평등과 관련하여............ 어디 좋은 책이 있으려나?
점심먹다 나눈 이야기인데 기록해두는게 좋을 것 같다
----------------------------------------------------------
며칠 전 의보통합 10주년 기념식에서 한 산별노조 간부가 나와 전문가들이 안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그거 가지고 열심히 싸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잠깐 내 귀를 의심했다.
사회 이곳저곳이 퇴행을 일삼다보니, 여기도 그 도도한 큰 흐름에 동참하자는 것인가... ㅡ.ㅡ
근데 사실 돌아보면, 이러한 문제가 내 안에도 없는 건 아니다.
건강보험료 11000 원 캠페인이 사회적 관심을 끌면서,
지난 달 성수노동자 건강센터 월례포럼 주제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로 잡았더랬다.
강사섭외를 맡은 J 가 전화를 해서, 이게 도대체 뭔 일이냐 묻는다..
L 국장한테 강사섭외를 의논하려했더니만 어떻게 이런 민감한 주제를 잡았냐며 엄청(?) 면박을 주더라는 것이다. 팩트가 틀린 건 없다. 보건의료 운동 진영 내에서 운동 노선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살짝 걱정이 되었다. 아이구, 누구한테 강의를 부탁한다냐....아직 합의가 도출된 것도 아닌데 지역운동가 노조활동가들 대상으로 섣불리 이런 거 교육해도 될까?
J는 우리한테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항상 전문가들이 완성된 답이나 합의된 최종안을 만들어서 현장에 줘야 된다는 생각은 좀 버리라고..... ㅡ.ㅡ
강의 듣는 사람들이 바보냐고...
그러게나 말이다....
머리로는 아는데,
때로는 온정주의적 책임감에서 혹은 때로는 덜된 주제파악 때문에
이런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그나마 누가 옆에서 싫은 소리라도 해주니 망정이지, 아니면 나도 모르게 사고 칠수도 있을 것 같다...ㅜ.ㅜ
# 생일 어택
지난 토요일, 내 생일이 아니고 주먹도끼 생일이었다.
하지만 만남의 장소는 주먹도끼네 집이 아니라 우리집...
거의 일방적인 장소 통보에 1차로 깜딱 놀랐다.
2차로 깜딱 놀란 것은, 내가 세미나 땜시 좀 늦게 들어왔는데
이 인간들이 주인보다 먼저 입성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짐작했더랬다)
무한도전 봐야하는데 TV 가 작동을 안 한다고 전화로 난리를 피워대는 것이었다.
우리 집은 모뎀을 작동시켜야 TV 가 나오는데 평소에 전원을 내려놓고 다녀서 손님들은 좀 찾기가 힘들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깜딱 놀란 것은,
자정이 지날 무렵 갑자기 벌떡들 일어나 미친 듯이 집으로 가버리더라는...
집안은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거기에 보너스로,
얼마 안 남은 내 생일에 또 우리집에서 모이기로 정해버리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떠나버렸다. .
왜 이런 일이?
그들의 전광석화 같은 신속한 몸놀림과 잘 짜여진 팀플레이는 이런 데 쓰기 아까울 지경이던데???
나의 복수혈전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어디서 쓸개라도 구해다 씹으면서 대책을 마련해야겠다!
# 아이스크림 만행
블로그 댓글은 엄청 젠틀하게 달아주는 노신 또한 가끔 나를 깜딱 놀래키는 인물 중 하나...
오늘 생계형 프로젝트 때문에 눈이 빠질 지경이었는데 뜬금없이 메일을 보내서 데이터 변환을 부탁하며, 그 댓가로 무려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노라는 엄청난 은덕을 베풀었다.
하하하.... 내 몸 값은 아이스크림 한개...
더욱 놀라운 것은 나의 불평에 대한 점잖기 그지 없는 답신...
"....얼마전에 부모님 집에 갔더니
어머니가 하드를 한 개 사서 주시더라. 그 이름도 유명한 “쌍쌍바”
깜짝 놀라 아직도 쌍쌍바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누가 나에게 아이스크림을 준다는 것도 놀라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게 최근 몇 년간 아이스크림과 요쿠르트를 ‘강권’ 한 이는 어머니 밖엔 없었던 것 같다.
애기인 즉
아이스크림을 고마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까만 비닐봉지에 안에는 아이스크림 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지….."
편지글에 의하면,
아이스크림에는 엄청나게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고,
심지어 그가 사줄 것은 아마도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하드'?
어쩌면 나는 배스킨라빈스의 베리베리스트로베리와 레인보우 샤베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누가바와 쌍쌍바, 아니면 돼지바 중에서 사은품을 선택해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이다.
오호 통재라..........
오호 통재라..........
착한 심성이 나를 이런 곤경에 빠뜨리는구나.....
지난 주에 전공 학회가 열리는 시애틀에 다녀왔다.
이틀 먼저 가서 오랜만에 놀았다!!! (마치 그동안 전혀 안 놀았다는 뉘앙스를....)
물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초치기 포스터 출력, 환전도 안 하고 출국해버린 정신줄 등 소소한 문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연발표가 아니니 발표 직전까지 긴장할 것도 없고, 날씨도 어찌나 좋던지 룰루랄라.....
날씨는 무려 이렇게 좋았다
# 시애틀커피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시애틀이다.
그 1호점이 있는 퍼블릭마켓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사진찍고 주문하느라고 아주 북새통이다.
하지만 워낙 시애틀은 커피 많이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딱히 통계를 본적은 없는데 다들 우울한 날씨 (여름에만 환상적) 때문일 것으로 이야기하며, 그래서 심지어 앞바다 돌고래들도 불면증에 걸려있다는 믿지못할 이야기까지...
원래는 PEETS coffee 를 가려고 했다가 걸어가기 좀 멀길래 구글에 검색해보니 나름 유명한 지역 커피집들이 있었다. 가보니 어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할만큼 신선도는 끝장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진한 스타일...
물론 한국보다 값도 싸.... ㅡ.ㅡ
그래도 이들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서울의 몇몇 커피집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사진은 Seattle Coffee Works, 아래는 Ladro - 둘 다 한적하면서 여유있는 분위기는 꽤 좋음
#. 시내 구경
기차타고 교외로 나가볼까도 생각했으나 뭐 관광레포트 쓰러 간 것도 아닌데 설렁설렁 다녀보자는 생각에 이틀 반 동안 시내만 돌아다녔다. 예전에도 학회 때문에 한 번 가본적이 있어서 그닥 새로운 것은 없얼지만 그냥 청명한 날씨에 낯선 곳에서 거닌다는 것만으로도 오케이!!!
시애틀의 상징으라는 우주 바늘 (space needle) - 전망대가 자랑이라지만 저 정도 높이가지고 무슨....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들보다 낮아보임...ㅋㅋ
과학센터 건물... 이 곳의 보잉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허블3D 영화봤다.
다분히, 예산과 위상을 지키려는 NASA의 홍보영상 같기는 했지만 작년에 수리보완한 허블에서 포착한 저 먼 우주의 풍경들이란................................. 정말 엄청났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모습은 수백만년, 수십억년 전에 출발한 빛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시내에서 발견한 초콜렛가게 - 멀쩡한 과일을 저렇게 먹어야하는 이유는 도저히 이해 불가...
사실, 처음 미국에서 살게 되었을 때 과자의 엄청난 단 맛에 머리가 어질했었음 ㅡ.ㅡ
좌파 서점인 Left Bank Books - 보스턴에 있던 서점도 그랬는데 미국의 좌파 서점들에게서는 오타쿠의 정취가 물씬.... ㅡ.ㅡ
보스턴 서점은 마오이즘 책들이 주류였다면 이 곳은 68 즈음한 아나키즘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고 거기에 덧붙여 기념비적인 시애틀 전투를 다룬 책들이 눈에 띄었다.
책을 잘 팔아보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이고 동호회 같은 분위기랄까... 망하지 않는 비결이 대궁금!!
#. SF 박물관
예전에 갔을 때도 들렀었는데, 그때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규제가 없어졌더라. 아마도,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규제를 포기하게 된 게 아닐까...
여기는 소장품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상당히 조직화가 잘 되어있다.
소주제별로, 배경지식과 사회적/과학적 의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전자 통제, 시간여행, 대안역사 등등등...
아래 사진은 생명공학 기술에 관련된 섹션..
어쨌든 '박물관'이니만큼 SF 팬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들도 꽤 모아두었다.
이를테면 영화 스타트랙의 대본, Blade runner에서 안드로이드들이 입었던 의상, 데커드의 총.. (이런 거에 열광하는 나는 덕후인가?), 그리고 T1의 손과 머리....
영화말고 책과 관련된 자료들도 쏠쏠...
이를테면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차펙의 책이라던가, 기존의 프랑켄슈타인적 공포를 벗어나 인간과 로봇의 친근한 관계 (인간 입장에서ㅋㅋ)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던 아시모프의 I, Robot
내가 젤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발명풍 Babel Fish...
아마도 SF 만큼 팬덤이 강력한, 또 일찍 발달한 장르도 없는 것 같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인데, 독자들이 각종 동인지와 소식지를 발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컨퍼런스도 열었음 ㅡ.ㅡ 작가들은 한편으로 강력한 지지세력을 얻기도 하고, 또 시달리기도 하고 ...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음)... 어려서부터 독자였다가 본인이 직접 전업작가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대표적인 사례가 Ackerman, Asimov 등이라네...
아마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상을 수여하는 것도 다른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일..
투박하지만 나름 당시로서는 가장 앞서가는 이미지로 도안된 제 1회 휴고상 트로피가 보인다..
SF 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 혹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주요 주제로 다루다보니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는 세간의 억측과 달리 ) 상당히 사회현실에 민감하다.
그 유명한 SF 작가들의 베트남전 찬성/반대 서명을 나란히 모아 놓았다.
가까운 곳에 이런 박물관 하나 있음 정말 좋겠네....
이건 돈이 많아 비싼 소장품들 수집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문제....
힘겹게 사진 정리하고 보니, 작년에 다녀온 이집트 여행 나머지 반쪽 사진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나 날랑가 몰라... ㅡ.ㅡ
댓글 목록
관리 메뉴
본문
제가 지안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 읽기'를 보내드릴게요. ^^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참고로 직화오븐은 설거지가 엄청 복잡하고 짜증난다오. 그 맛이 그 설거지를 감당할만큼 훌륭한 것은 아닌 것 같소.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직화 뭐시기는 불꽃이 직접 나오는 레인지에다 해야 된다는데, 가스레이지는 있남? 안 사줄 거지만 그냥 궁금 ㅋㅋㅋ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이럴 때는 침묵하는 게 상책인디, 왔다가 그냥 가기 섭해서 댓글만 답니다.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생일이 언제인가요? 너무 늦었나? 전기파리채 선물할께요..ㅋㅋ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이렇게 생일 선물을 용의주도하게 챙기고 있을 줄이야. 서준식 [옥중서한] 고릅니다. 방금 전에 보낸 메일은 무시하세요.부가 정보
관리 메뉴
본문
전 남는 것 중 하나 고를려고 기다렸는데요. 어느 분께서 그러다가 최고가 담청된다고 하셔서 부랴부랴 씁니다. 근데, 댓글로는 도통 남아있는 리스트를 알 수가 없네요. 제사정에 맞게 하나 골라주셔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