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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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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 안녕하세요? 아저씨는 요즘 김정호 할아버지 노래에 푹 빠져 있어요.  아침밥먹고 담아간 도시락을 등사실서 혼자 까먹고 있을때 조용히 흘러나오던 바로 그 노래가 김정호 할아버지 노래들이예요.  2급 발암물질을 취급하는 먼지 많은 등사실 구석에서 선풍기와 함께 졸졸 물이 흐르는 맑은 숨 2호를 처음본 친구들은 흘러나오던 노래 또한 무척이나 궁금했을 것 같아요.

 

  김정호 할아버지는 국악 집안에서 태어나셨다합니다.  외조부가 박동실이라는 김소희명창을 가르치신 서편제 국악 대가이시라는데 월북하시는 바람에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하죠.  지금 의술이라면 고칠 수 있는 폐결핵으로 1985년 33세로 요절하셨습니다.  아저씨가 이 가수를 알게된건 막내 외삼촌이 좋아하던 가수여서였어요.  길다란 도끼빗?을 뒷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연신 앞가르마를 쓸어넘기던 우리 외삼촌이요.  김정호 가수를 무척이나 좋아하셨습니다.  지금은 체육교사로 정년하셨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아저씨는 가수라는 직업은 노래를 통해 듣는 이에게 위안을 주는 직업이라 생각해요.  그 위안을 갖고 또 한평생을 잘 살아가도록요.  마치 좋은 일이 있기를 하며 복을 마음으로 빌어주는 사람.  그러면 먼저 내가 위안을 받아야 하죠.  나는 하나도 안슬프고 안기쁜데 그런 노래는 듣는 이에게 또한 마찬가지일겁니다.   일단은 내 노래를 통해 내가 위안을 받아야합니다.   그리고는 그 받은 위안을 듣는 이에게 '난 이렇게 느끼고 있어요' 하며 스스로 위안받는 모습을 보여주었을때  '아~ 나도 그래' 하며 공감과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이 생기는 거거든요. 이것을 가수와 듣는이의 '상호작용'이라 표현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때 듣는 이는 '아~ 이래서 나는 공감해' 하는 별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감성은 따지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며 느끼는 것이니까요.  또한 우리 뇌는 이런 거시여 하면 실제 바보같이 그런 거구먼 하고 받아들이는 기질이 다분합니다.  더군다나 감성과 함께 전달되는 노랫말은 무방비로 다가와 듣는 이에게 쉽게 내면화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생각한다면 가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할까요?  아저씨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노래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머니가 정한수 떠놓고 간절히 비는 그런 마음으로요.  때론 내 아픔을 노래할 수도 있고, 누군가의 행복을 빌 수도 있지만 살아보니 결국 이런 모든 의지가 내가 뜻한대로 되는 건 아니예요.  그래서 아주 슬퍼한대도 아주 기뻐한대도, 결국 가수는 모두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나를 더 자주 돌아봐야하는 피곤한 직업일 수도 있겠습니다. 가수란 나를 돌아보아야 제대로 노래할 수 있는 수도자 같아요.

 

  봄이 오는가 싶더니 바람이 심하게 불고 눈이 내린다 합니다.   노래를 듣다보니 갑자기 눈물이...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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