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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수익자 부담이란 희한한 용어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쓰는 놈이 돈내라는 얘깁니다. 어떤 사업을 진행할때 그 돈을 우리가 내는 교육세가 아닌 학생들 호주머니서 돈을 내서 일을 진행하는 겁니다. 그런 일로는 학교서 고용한 기숙사 사감 선생님 월급부터 수학여행 경비 등 다양합니다. 한마디로 내돈 내서 니가 써라 하는 제도인데 우리가 사는 세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이 교실 유리를 한장 깨먹으면.. 이 원리가 적용됩니다. 수익자 부담, 깬놈이 돈내기. 언제부터인가 이런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한번은 말이 좀 어눌한 통합지원교실 소속 학생이 교실 유리를 깼다고 풀이죽어 아저씨를 찾아왔습니다. 옛날 문이라 한장에 5만원하는 유리입니다. 요즘 유리는 단열유리라 한장에 10여만원 이상 하고 있습니다. 집에가서 유리값으로 십여만원 내라면 그 친구가 격을 상황이 불보듯 뻔합니다. 그러나 아저씨에게 주어진 유일한 권한으로 아저씨는 절대로 친구들에게 돈을 물리지 않아요. 열받으면 말죽거리잔혹사 영화처럼 유리한장 주먹으로 깨먹을 수 있어요. 그걸 왜 개인이 부담해야하죠? 우리는 그런데 쓰라고 교육세를 열심히 내고 있는데요. 유리가 깨졌다면.. 아저씨가 출동해서 유리를 치우며 사진도 찍고 감정?을 합니다. '음.. 이건 금이 갔는데 건들여서 깨진 것이여.' 혹은 '문이 노후되서 열고 닫다 그냥 깨진 것이여' '강화유리는 얼먹었다 온도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다가 지가 허물어져 깨지기도혀' 하고 진단을 하고는 걱정하고 있는 친구와 담임선생님께 알리고는 품의를 올려 유리를 갈아놓습니다. 왜냐면 이 친구들이 일부러 상습적으로 부셔먹는게 아니니까요. 물론 자기가 잘못해서 깼으면 자기가 물어내야지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아저씨가 갖는 유리에 대한 생각은 상습 파손이 아니고는 개인에게 절대 물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깨먹을 수도 있지뭐. 근디 다음부터 깨먹으면 안뒤야~~~'하면 다시 깨먹는 친구를 지금껏 못 봤습니다.
이렇게 유리를 깨먹고 주눅들어 왔었던 친구가 얼마전 복도서 아저씨에게 얘기했습니다.
'으.. 저희..반 ..어.. 2학년4바..안 추 출입.. 문이 아.. 안에서..언 안 장겨.. 요'
옆에 있던 친구는 답답했을텐데 친구가 말하는 걸 묵묵히 듣고는 아저씨에게 다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알았어요. 이따가 주무관님이 가볼게요.^^'
학생들의 요구는 1순위로 여깁니다. 사실 이 친구가 통합지원실에서 교육을 받는지는 거기 문고리를 갈러가서 알게되었습니다. 수업이 끝날즈음 가서 출입문을 손보고는 저를 기다리고 있던 친구에 설명을 해줬습니다.
'네..^^ 여기는 출입문이 1개 뿐이라서 안에서 잠그면 안되는 문이라 안에서 안잠기는게 맞는거예요. 바깥에서는 잘 잠글 수 있게 주무관님이 다 손 봐놨어요' 라고 담임선생님이 있는데서 그 친구에게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 친구는 담임선생님의 칭찬에 다시 한번 어께가 으쓱해졌습니다.
'선생님이 부탁하기도 전에 ㅇㅇ이가 주무관님께 직접 고쳐달라 말씀드렸구나~'
일부러 그 친구한테만 다음에 다시 고장나면 얘기해달라며 교실을 조용히 나왔습니다.
얼마전 핵교서 큰 시험이 있었지요? 그래서 아저씨가 친구이 잠자기 편하라고 기형적으로 낮춰놓은 의자 수백개를 다 높여놓았습니다. 그때 원성이 대단했지만.. 아저씨가 잠깐 거짓말을 했었어요. 다음에 높여줄테니 담인선생님께 얘기하라고요.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건 아예 바닥에 큰대자로 누워자건 선생님들은 아동학대처별법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아무말도 하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자건, 바닥에 큰대자로 누우건요. 이건 친구들에게도 아주 큰 불행입니다. 그래서 아저씨는 얼마전 문따는법에 나왔던 파이프렌치라는 공구를 이용해서 친구들이 돌려서 낮출 수 없게 의자를 높이고는 꽉 조여놨습니다. 미안합니다. 근데 친구들이 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순간들이라는 생각에서 아저씨가 친구들 잘때 허리가 좀 아프도록 의자를 높여서 조여놨습니다. 앞으로 의자를 다시 낮춰달라면 알았다고 가보지도 않거나 대충 해보고는 안된다고 할거예요.
오래된 콘테이너 2대가 수돗가 옆에 있죠? 열쇠가 되는 한쪽에는 아저씨도 가끔 이용하는 청소도구, 염화칼슘 잡동사니가 들어있고 그 옆엔 아무도 모르는 번호키에 잠겨있는 컨테이너가 있죠? 아저씨가 갓다로 번호키를 잘라버리고 그옆과 똑같은 동일키로 열쇠를 바꿔놓고는 헷갈리지 말라고 컨테이너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흥부네 곳간', '놀부네 곳간'
흥부네 곳간은 아저씨도 종종 가는 청소도구 잡동사니였는데.. 놀부네 곳간에는 검도부 친구들 잡동사니가 들어있었죠. 매트리스, 졸업생들 것으로 추정되는 호구, 대나무칼 등등이요.

그리고는 며칠후 지나다보니 검도부 선생님과 친구들이 잡동사니를 다 꺼내고 치우는 걸 보았습니다. 놀부네 곳간엔 뭐가 있는겨? 하고 교장선생님이 궁금해서 열어봤다가 빼곡한 검도부 잡동사니를 보고는 사단이 난걸로 여겨졌습니다. 친구들 미안합니다. 아저씨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이름없는 공간에 대해 단지 실이름을 뭀 ㅐ지 않게 코팅해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해도 잘 붙어있는 우레탄 실리콘으로 붙여준 것 밖에는 없었어요. ㅠㅠ 근데 놀부네 곳간은 금새 몰라보게 훤해졌습니다. ^^

AI 가 활성화되면 지식전수는 교사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겠으나 훈육의 일은 절대로 대신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요즘 선생님들은 지식전수만 하겠다고 합니다. 창조적인 학교 시설관리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AI가 대신하지 못하지만 천시를 받습니다. 촉탁이다 수익자다 용역이다 무기계약이다.. 다양한 학교 구성원 고용의 질이 나빠질 수록 교육의 질은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의 질'은 학생과 접점에 서있는 '교직원의 질'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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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초상권을 이유로 사진을 찍지 않으면 졸업 앨범에는 사진 없이 이름만 올라가는 건가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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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남기지 않습니다. 3학년 담임선생님의 경우 안찍는 경우는 못 봤고요. 아마도 사진찍을 각오?를 하고 3학년 담임을 맡는 듯 합니다.학생들 중에는 '아.. 나는 내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사진찍는데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사진도 찍지 말아야지' 하는 학생은 못 봤습니다.
이런건 개인권익을 찾아가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 입장에서 보자면 평생 하나뿐인 졸업앨범을 조각내버리는 그냥 싸가지 없는 짓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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