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새학교
- 득명
- 11/10
-
- 쉬어가기 105.
- 득명
- 10/23
-
- 쉬어가기 104.
- 득명
- 10/17
-
- 쉬어가기 103.
- 득명
- 10/16
-
- 쉬어가기 102. 1987
- 득명
- 10/14
9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08 - Vangelis - Voices - Messages.mp3 (7.02 MB) 다운받기]
명절이 코앞인데.. 금요일인데도 매장과 주차장이 텅텅 비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이런 사태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심합니다. 작년은 30%줄었다면 올해는 작년에 비해서도 한 25% 매출이 줄었다고 난리?입니다. 마트는 이미 포화입니다. 이러면 외국자본은 한 10% 이익이라면.. 15%이상 이익을 내는 곳으로 눈길을 돌릴 것 입니다. 가장 최적의 시점에 팔고 뜬다는 얘기입니다. 위에 나오는 노랠 잘 들어보시면.. '홈에버 쳇!!!' 하는 말이 나오는데요.. 2007년 이랜드 사태를 예견한 노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니 왜.. 조끼를 벗어셨어유?"
"조끼입고 앞치마 매고 하니 너무 더워서유."
"허긴.. 안에 옷입고 조끼입고 앞치마하니 그렇쥬. 그려유. 근디 이거 잠정합의안 설명드릴게유.
시간 괜찮으셔유?"
"야.. 시방 쉬러 올러가는거니께.. 여기 매대 보단 후방이 조용하니 후방으루 가유."
"예.. 큰건 시급제서 인제 월급제 호봉제로 배뀌는거여유. 그람 정규직과 급여차두 거의 웂어지고유 ...&%$#@.... 회사서 이르키 하는거 우떠냐해서 지부장들이 모여서 그정도만 그만해두 되겄다해서 잠정 합의예유. 근디 이른 결정은 조합원이 하는거여서.. 담주에 이거 우떠냐고 찬반투표할거여유. 그래서 찬성나오믄.. 그제서야 투쟁조끼 벗는거쥬"
"잘 됐네유.. 그라고 오래 끌믄 뭐햐.. 노조원 느는건 지가 필요를 느끼면 가입하는 건디"
"예.."
그건 그렇고 우리의 파업이라던지 어떤 이슈에 대한 흐름을 관찰한 바에 의해 살펴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일진 모르지만.. 거시적으로 들어맞습니다. 물론 한 사안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지는 기사가 있느냐 없느냐가.. 해당 이슈가 뭍히고 확장되느냐도 결정합니다.
구글 검색 뉴스 0개 : 지방신문 1~2개 실림.
구글 검색 뉴스 1개 : 지방신문 3~5개 실림.
구글 검색 뉴스 5~15개 :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한 단계.
구글 검색 뉴스 30~60개 : 일부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함.
그글 검색 뉴스 80~90개 : 관심있는 이들은 대부분 알게되는 단계.
구글 검색 뉴스 100~120개 : 이미 알고 있는 관심있는 사실에 대해 확장되는 단계.
구글 검색뉴스 150개 : 국민 절반 이상이 알고 있게 되는 사안.
구글 검색 뉴스 180개 이상 : 1면 머릿기사. 거짐 대부분 국민들 알게됨.
사안에 상관없이 이런 비스무리한 추이를 갖습니다. 국내 포털은.. 네이트가 좀 정확한 편이고 나머지는 좀.
예를 들어볼까요? '유병언 사망' 치면 구글 검색뉴스.. 190 articles 쏟아집니다. '프란치스코' 하면.. 271 articles 가 쏟아지는군요. 조카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단 뉴스는 152 articles네요. '수사권 기소권'하면? 와.. 많은건 468 articles 이 쏟아집니다. 그러다면 아무런 매체를 접하는 이는 모두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경품 사기'를 쳐볼까요? 117 articles 가 검색됩니다. 이래서 장사가 더 안되고 있나 봅니다. ㅋㅋ
'재능교육' 을 쳐보면.. 학습지교사는 노조법상 근로자아니란 판결이 42 articles 검색되고 있습니다.
암튼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검색의 갯수가 국내 언론의 추이와 이슈화를 파악할때 조금은 도움이 됩니다. 이래서 싸이버 투쟁, 여론전이 중요한 거 같슴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포털의 영향력이 공중파를 넘어선지 오래고요.
이 싸이버 공간으로 나쁜 새끼들에게 소송을 걸 수도 있고, 재판의 진행상황도 알 수 있고, 사실과는 무관하게 어떻게 알려지고 있나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영양사님같이 청와대 신문고를 통해 빼앗긴 연차를 되찾을 수도 있고요. ㅋ 물론 어느 사안이건 기사화되었다는건 이미 어떠한 현상이 상당히 진행 완료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권정구 - 04 빛을 찾아서.mp3 (4.90 MB) 다운받기]
파업 1달이 지나자 드뎌.. 한 분이 조끼를 벗으셨습니다. 동료랑 락카실을 나오는 바람에.. 평소와 같이 인사를 드리고는 걍., 지나쳤습니다. 파업 반대하신 두 분은 조끼를 입고 계신데.. 평소 후임 지부장으로 몰래 생각하고 있던 분이셨습니다. 마트의 노조원들은 전국에 걸쳐서 있는 점포중에.. 한 개의 점포를 지부로 분류합니다. 본조서 하루에 한 점포만 돌아도 한달간 전국일주를 해야합니다. 그건 그렇고.. 태업을 너무 열심히 한 까닭인지 노조원이 늘지않는 이유는 간부인 제가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예요. 잘 아는데 왜 열심히 안하냐고요? 첨에 몇년은 잼있었는데.. 지금은 사실 도를 깨닫는 일에 관심이 더 많거든요. 노조활동은 별루 재미가 없어졌어요. 이래서 민노총이건 단위노조건 간부를 3년 이상 하면 않된다는 얘기하시는거 같아요. 그럼 다른 사람이 간부하면 되는거 아니냐고요? 음.. 하실 분이 안계십니다. ㅠㅠ 갱신히 노조 가입은 해도 간부는 죽어도 안하신다 합니다. 저두 안하면.. 지부도 첨에 그렇게 흐뭇해했던 노조게시판도 없어지는 거예요. ㅠㅠ 휴무를 내어 한달에 한 번 중앙회의하러 꼬박 서울 대녀오는것도 쉬운일이 아니실거예요.
오늘은 퇴근해서 계란후라이에 밥도 배불리 먹었고 해서 잘될지 모르지만 도를 깨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런 얘기가 황당하게 들리는 분들을 위해.. 전에 있던 본드공장 얘기를 좀 드리겠습니다. 새로들어온 운전기사님은 막대기를 들고 수맥을 잘 찾으시는 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환속한 수사님이라고 하고.. 형수님도 무척 선하게 생기셨는데 순대집에서 일하셨죠. 암튼 이분이 들어오고 회사가 다 밝아졌었습니다. 한 번은 내기를 했죠. 저는 아무것도 안 들고 찾으니.. 이 공장안에 수맥찾기 내기를 하자고요. 다 찾으면 동시에 그곳을 지적하는 거였습니다. 일단은 저부터 이곳저곳 살펴보고는 밖을 나가고.. 기사님은 ㄱ자 막대기를 들고 찾으러 대녔습니다. 그런후 둘은 동시에 타이루 자르는 다이 아래를 동시에 가르켰죠. 그분은 저 산에서 부터 수맥이 내려온다고 덧붙이셨고요. 수맥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그걸 어떻게 찾았냐고요? 평소 호흡과 마음을 통해 그런 감각을 느끼는 것을 계발 했었거든요. 이런 것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무슨 웃기는 소리냐 하셔도.. 몸으로 느끼는데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예요. 아주 위험한 공간은 피할 수도 있지만.. 쓸대없이 이런걸 느낀다면.. 일상이 피곤합니다. 음. 지구나이 43억년, 인류 2만년?.. 산업혁명 이후 현대문명은 고작 200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직 모르는 자연현상이 엄청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예요. 컴피타 어쩌구 하며 첨단시대 첨단시대 하지만.. 감기하나 고치지 못하는 우스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저는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며 일부는 느끼기도 합니다.
만약.. 수만년이 흘러 그때도 지구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다면.. 이렇게 쑤근거릴지도 모릅니다.
"수만년전 인간들은.. 예수나 부처님의 얘길 들으며 죽으면 어딜간다고 기도나 염불같은걸 했대며?"
"죽어서 뭘 죽어서야? 그거 다 뻥인데... 우습다. ㅋㅋ"
그러나 이러한 쑤근거림은 지금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면 그 뻥이라는 예수나 부처, 종교의 가르침대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 순간순간의 삶들은 어디로 없어지는게 아니니까요. 그리스도교의 종말은 종말이 오니 다 부질없다가 아니라 부활이란 희망을 갖고 현재를 잘 살아가라는 가르침입니다. 부처님은 현생을 어떻게 사냐하는 결과에 따라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으로 윤회한다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다 뻥이어도.. 고심고심 살아낸 그 삶들은 어쩌지도 어쩔 수도 없는, 한 사람의 최선의 순간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다 뻥이어도 후회는 있을 수 없습니다.
삼악치 (저는 첨에 삼악취라고 알았습니다.ㅋ) 란 지옥, 아귀, 축생을 말합니다. 지옥이 뭐냐는 네이버웹툰 '신과 함께' 라는 만화에 아주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최소한 이런 곳으로 태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잠들기전, 잠깬후, 쉬는때. '염불'을 해야한다고 요앞에서 말씀드렸었죠. 염불은 해서 뭐해? 라고 의심을 품으실 분도 계실텐데요..염불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마음을 바꾸어 결국 선한 열매를 낳는 '행동으로 변하게 되니까 그런거예요.
염불을 통해 삼매심으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런 후엔.. 탐진치의 소멸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것만 남았습니다. 열반이죠. 잠재된 심층번뇌를 맑히고 버려야할 욕심을 버리는 겁니다. 선업은 짓지도 않고 먼가를 바라는 마음을 없애는 겁니다. 나는 열심히 조직활동을 하지도 않고 노조원이 많아지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없애야합니다. 그리고는 무조건 욕심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은 악업에 대한 악과에 대하여 화를 내는 것입니다. 연장근로나 퇴직금을 안주는 사장님한테는 분노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영원하지 않은 즐거움을 영원한 즐거움처럼 집착하는 허탐을 버리고 즐거움이 영원한 세계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고요히 앉아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가는 건 중요합니다. 나를 노예로 몰아넣는 것이 어떤 일들인지 정신바짝차려 알아차리고는 '비정규직 10년째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란 조그만 몸벽속의 해방구처럼 스스로의 인간해방을 이뤄가는 것일 것입니다.
이상은 파업과 동시에 시작하여 퇴근후 회사근처 절을 찾아가 매주 저녁때 배운 "법구경[남전 제183 게송] 제불통계게의 해설과 연찬 " 를 복습해 보았습니다. 잘 모르겠는 곳도 많았지만.. 열반에 이르는 설계도인 팔만대장겨을 압축해놓은 말씀이랍니다. 단 네줄의 경전을 가지고 총 12시간동안 무슨 강의를 하실까 궁금했었는데.. 이어지는 가르침에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아쉽게도 마지막강의는 강의가 녹음된 파일로 대체하였습니다. 다음은 지난 8월에 몰래가서 배워온 모든 부처님들의 공통된 가르침인 제불통계게 경전입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해
스스로 그 마음을 맑게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미안하다. 얘기 나왔을때 걍.. 잡으러 가야하는데..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겨서..."
"아녀유.. 그럼.. 담주에 가쥬 뭐..."
입추가 지나니 신기하게도 찬바람이 불고 연하고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느껴집니다. 새뱅이 대신 다른걸루 몸 보신을 해야겠다며 식품매장을 돌고 있는데.. 휴가를 다녀오신 ㅅ조합원님이 계셨습니다. 내심 걱정? 했었는데.. 조끼를 입으시고 매장입구 앞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계셨습니다.
"복숭아 ㅇㅇ원 깜짝 쎄일중입니다. 네.. 고객님 감사합니다. 복숭아가 ㅇㅇ원....."
"휴가는 잘 댕겨오셨어유?"
"그르츄 뭐.. 근디.. 트레이 다 떨어져가고 낼 쓸 롤백이 웂어유. 원제 들어오는겨?"
"아....."
태업방침 1번 효과가 아무도 눈치채지 않게 성공리에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본사서 넣어주는 물품은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자세한 설명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롤백은 대짜리가 창고에 조금있는데... 좀있다 갈건디 갖다드릴께유. 나머진 지달려 보세유. 본사서 보내주겄쥬 뭐..."
"아이구.. 그랴주믄 고맙지.. 농산창고 앞에 놔줘유.. 트레이두 급해유."
"알았어유.."
이달 쓸 물량은 명절전이라 얼른 신청해야 제때 받을 수 있는데요. 상품을 담을 트레이 그릇이나 비닐봉다리, 계산대 영수증 롤지가 없고.. 인근 점포서도 빌려오지 못한다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는 전면파업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음.. 그랬다간 직원들 뿐만아니라 조합원님들에게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만 같습니다. 어차피 일주일이나 물품 입고가 지연되었으니 태업은 성공한거고.. 요청을 할까? 냅둘까? 고민하던차에 본사, 파트장, SM 한테 갑자기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일단 태업방침3에 의해 속터지게 아무 전화도 받지 않고 휴게실에 있는데.. 헐레벌떡 SM이 찾아왔습니다.
"본사서 전화두 안받고 재고파악한거 안보냈다고.. 명절때 물건 못받을 수 있다고 연락왔어요!!! 어떡하실거예요?"
"아.. 깜빡했는디.. 어짜피 주말에 업체들 쉬니 낼 보낼께유.. 금방 보내줄거여유."
"보내고 본사에 전화 꼭 하세요!!!"
"네네...(ㅋㅋ)"
합법파업이라 하면.. 회사대표랑 노동조합대표가 근로조건에 대해 교섭을 하다..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노동부에 조정신청을 하고.. 그래도 합의가 않되어 최종결렬되면.. 조합원 전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규약에 나온대로의 찬성표가 나왔을때 하는 파업입니다. 그러면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데요.. 쟁의행위는 얼른 빨리 교섭을 타결하라는 의미로 합법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단체 행동입니다. 거의 그런 일은 없지만.. 여기서 만약에 반대표가 더 많이 나와 파업이 결렬된다면.. 열심히 교섭하고 있는 지도부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지도부가 교체됩니다.
흔히 말하는 불법파업이란 위에서 얘기한 이런 과정들이 하나라도 생략된 것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하는 모든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부릅니다. 이러한 사회법을 인정하지 않고 언론이든 법의 방맹이든 경찰이든 사회든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사유재산의 보호'에 우선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파업을 하면.. 일을 안해서 월급이 안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반드시 따라오는게 업무방해/손해배상/가압류 등 법의 구속입니다. 월급쟁이 한달 벌이가 없으면 가정이 파탄나기 시작합니다. 법이란 무형의 규칙이란게 사람을 감옥에 가둘 수도 있고.. 돈을 빼앗아버려 가정을 파탄내며 삶을 지탱해 갈수 없게 만들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놈입니다. 돈많은 사람이 그냥 걸면 걸리는게 법이니까요. 이런걸 보면.. 아무것도 가진게 없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때 파업을 힘있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가진게 너무 많습니다만 가진게 없더라도 지금 같은 손배가압류 제도를 피해서 노조원이 할 수 있는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빌미를 주지 않기위해.. 본사에서 넣어주는 품목을 빵꾸내기로 선정한 것이고요.. 왜 발주안했어? 하면 그건 본사서 넣어주는거고 다른 자잘한 물건들은 다 발주요청하지 않았니? 내가 의도적으로 일을 안한게 아냐.. 하려는 거였습니다. 혼자서 하는 태업도 이렇게 고민되는데.. 다른 비조합원 동료랑 일하는 곳은 동료를 설득하지 않고는.. 태업이란 잘못하면 욕만 태배기로 먹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전면파업을 한다해도 협력업체, 용역직원으로 매장은 잘 돌아가므로.. 어찌되었건 매장에서 해결해야되고 매장을 벗어나면 안됩니다.
'노조 지침이니 무조건 입어야해요..'
'그래야.. 위원장, 지부장에 심도 실릴거 아니예요?'
'이거하나 못입으면 회사가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요'
'분노하세요?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거 아니예요? 그럼 입으세요'
'단결해야 합니다'
등등은 많이 듣게되는 말이다. 제조업이 아닌 고객을 상대로하는 서비스업에선 조끼를 입는다는게 그리 만만찮은 일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타 업장도 마찮가지 이리라.
노동조합의 심은 결국 조직력과 동원력에서 나온다. 조직력이란 직원중 얼마나 가입되어 있냐.. 이고 동원력이란 다른 말로 현장 장악력이라고도 표현한다. 회사사 시키는대로 하지않고 얼마나 노동조합 지시를 조합원 모두들이 잘 따르냐는 얘기다.
이럴땐 판단해야할 일들이 참 많이 발생한다. 그럴때 기준이 되는 건.. 분명히 조합원 개개인이다. 노조를 위해 감내하란 판단, 과반의 의견에 개인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하게 강요한다면.. 결국 조직도 개인도 와해되어버린다. 이는 비간 노조란 단체에 국한되는건 아니다. 요즘 개콘서 유행하는 렛잇비? 코너같은 예를 들자면.. 회사서 팀의 목적을 위해.. 정말 중요한 팀원들 개개인의 일들을 묵살하고 헌신을강요하며 이끈다면 곧 팀은 망가진다.
좀 확대 해석하여..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하는게 직접적인 일일까? 두말 할거 없이 선생님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잡무없이 공부하는 선생님, 휴식하는 선생님. 선생의 처우를 더욱 높여주는게 교육개혁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여기유.."
"어머.. 이걸 워티기 입어? 난 못햐. 지금 날짜지난 빵 팔었다고 난리났는데.. 담당 직원 관두고 그 일까지 하니.. 왔다갔다.. 알투씨 치다 숨어있던 빵을 못본 거예요. 먼저 이거 해결하고 워티기 할게유"
"예.. 쉬엄쉬엄 하세유"
하시던 ㅁ조합원이 사복에 조끼를 갈아입고 출근하셨다.
"ㅇㅇㅇ님~ 입은거 워뗘유?"
"와.. 멋지세요. 어색하진 않으세유?"
"어제 하두 ㄴ조합원이 씩씩하게 입고 일혀서.. 걍 입었어유. 철판 까는거쥬 머. ... 고객님 할인되신거예요~~ 즐건 쇼핑 되세요~~"
" ... 엄칭 빨리 싸시네유"
투쟁조끼를 입으시고 초밥에 가격표를 붙이고 랩을 두르고 비닐 봉다리에 순식간에 넣으시는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주변서 잘헌다.. 어쩐다혀도 가입할 놈은 하나두 웂어.. 죄다 말 뿐이여"
"예.. 사실 이번 단체협약 목표가 자동선임 전환.. 정규직 하란 얘기지만.. 그거보다 중요한건 이르키 조끼입고 노력해서 조합원이 더늘어 나는게 중요한 일 같어유. 한편으루는 저만 입을 줄 알았는데.. 4분 모두 입으시니 점장이 움찔 했을거여유. 이렇게 함께 조끼를 입으시는 노력들이 결국 개개인들을 지켜내는 심이 될거예요. "
"근디.. 점장은 나만보면 피햐.. 눈도 안마주칠려구 한다구."
"이르키 입자고 할때 조끼를 다 입으니 점장은 노조원 단 한 명만 있는데서는 절대 망말을 못하고 피하는 거예유"
"워찌됐건.. 빨리 타결됐음 좋것네.."
"울산, 순천, 서울권 점포들은 다 이른조끼 입은 조합원이 100명 가까이되니 매장이 다 셰카마대요.. 회사도 오래 끌고 싶진 않을거여유"
"그래유.."
내일 연차서류를 느닷없이 인사과에 제출하고 퇴근하였다. 연차사유 '휴식'. 오늘은 책을 읽지 못하였다. 담배도...
"파업 가결되었고요.. 어제부터 이렇게 조끼 입고 일하기로 했어요.."
"그리키 됐으믄 입으야지 뭐.. 워틱햐..."
"여기유.. 하나 드릴께유.."
"ㅅㅇㅇ꺼도 줘.. 낼 나오믄 주게"
"예.. 등에 붙이는 것도 달아서 드릴께유. 이거 입었다고 누가 머라믄 저한테 바루 알려주세요. 이건 완전히 합법적인 거니께유."
반대표를 던지셨던 올해가 정면이신 ㅇ조합원님께 2벌을 건네드렸다. 창고 입구서 나머지 조끼에도 달고 있는데.. ㄴ조합원님이 L카에 과자를 한짐 싣고 가신다.
"저기.. 이거 입기루 결정했어유. 조합원은 다 이거 입고 일해는 거여유. 속은 유니폼말고 단정한거루 아무거나 입으믄 돼유. "
"더워 죽것는데.. 뭘 또 입으라는겨..? 얼른 줘유"
바로 유니폼을 벗어던지시고 투쟁조끼를 걸치시면서.. 얼굴에 땀이 범벅인채로 매대서 까대기를 하기위해 급한 걸음을 옮기셨다.
이제 ㅁ조합원님만 남았다. 잠시후 ㄴ조합원님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일까?
"창고에 사다리 있어유? 나같이 작은사람은 워틱하라구 일키 쪼맨 사다리를줘.. 있음 하나 과자매대로 갖다줘유"
"예.."
사다릴 들고간 과자매대 사이 복도는 "비정규직 10년째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란 글씨가 2개가 넘실넘실 춤을 추었고.. 몇몇 고객은 의아한 듯 멈췄다가 카트를 끌고지나갔다.
"그람.. 수고하세유"
갑자기 8년전 일이 주마등처럼 스처지나갔다. 위원장님이 내려와 갱신히 식당서 투표해 지부를 설립한 일.. 지부게시판을 휴게실 복도에 달아놓고 울컥했던일.. 회사옆 국밥집에서 하는 간담회 오다가 서있는 회사간부 보고는 다들 돌아 갔서 순자이모랑 위원장님이랑 꾸역꾸역 국밥을 먹었던 일.. '이르키 할거면 다 관둬야뒤야' 라고 화내시던 몸아파 그만두신 순자이모..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잘 할 수 있을까?
"합법적인 쟁의행위기간에 노동조합 지시로 사복/조끼 등을 입는건 지극히 정당한 활동입니다. (단,위생용구 장화,앞치마,두건은 조끼위 반드시 착용)
누가 뭐라고 하면 언제고 저에게 알려주세요. "
식품매장을 괜히 들락거렸다.
"아이구.. ㄴ조합원은 지금 입구 일허는 디.. 누군입고 그라믄 안돼유. 입을라믄 다입구 해야 돼유.."
"퇴근 1시간 남아 안입었는디.. 그람 지금 입지 뭐.."
"그래유.."
음.. 다시 문자 발송.
"합법적인 쟁의행위기간에 노동조합 지시로 사복/조끼 등을 입는건 지극히 정당한 활동입니다. (단,위생용구 장화,앞치마,두건은 조끼위 반드시 착용)
누가 뭐라고 하면 언제고 저에게 알려주세요. "
오늘은 근무중인 전 조합원이 투쟁조끼를 입었다. 9년이 지나서...
9년전.. 비밀조합원이었던 나는 부천의 본조 사무실서 조합조끼를 받아와 입고 출근하였다. 이내 사무실은 뒤집어졌고.. 흥분한 나는 누구던 조금만 걸고 넘어지는 인간들이 보이면 개같이 짓고 물어뜯었다. 린치를 당하는건 종종 있는 일이었고 따르던 부서원조차 눈치를 보며 계급열외? 같은걸 하였다. 내가 가는 곳이면 여지없이 CCTV 카메라에 보안직원이 따라 붙었다. 나만 살기위해서일까? 시선도 외면하던 동료들로 부터의 고립. 같이 하진 않더라도.. 전과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는게 나를 가장 심들게 하였다. 나는 하나의 섬이었고.. 전화로 5분간 위원장에게 부당노동행위란걸 첨으로 설명듣고는..지니고 있던 녹음기와 사진기 그리고 본조의 도움으로 점장을 날려보낸후 비교적 잠잠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무인도에서의 삶같은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갔다. 누군가 세월을 아주 빨리 흘려보내고 싶다면.. 주저없이 마트에서 일하시라 추천한다. 당시 나는 비장하였고 완전히 옳기만한 정의, 그 자체라 되뇌곤 했다. 아무튼 옳다는건 강박적이랄만치 중요한 일이었다.
9년의 시간이 흘러갔고.. 한 때 23명이던 조합원은 모두 탈퇴하였고.. 곧 은퇴를 바라보는 '큰언니' 조합원과 나 둘만 남았다. 이 분른 왜 탈퇴하지 않으실까.. 궁금했지만 여쭤보진 않았다. 나중에 알은건 젊어서 70년대 서울서 동일방직에 다니셨었다는 것.. 주변에서 옥바라지를 하였다는 것일뿐 얼마전 큰아들 장가를 보내신 너무나 평범하신 어머니같은 분이다. 초밥기계에 손가락이 잘려나갔을때 쉬쉬하며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려던 회사의 실체를 목격한후 집에단 얘기도 못하고 애끓이시다 산재종료후 가입하신 ㅁ조합원.. 단협에 나온 직무외병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인사과장에 반해 노조원들은 100% 적용된단 말씀에 가입후 적용받으신 ㅇ조합원, 뭔가 불안하다 가입하신 ㅅ조합원. 모두는 무기계약직, 난 정규직 이렇게 다섯이 다시 파업을 맞게 되었다.
매장을 돌다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은..
"어머.. 비정규직이셨어요?"
"아뇨.. 전 정규직인데요.. 우리노조 파업이라 다 이렇게 입고일 하는거예요. 선임으로 자동전환해달라 교섭했는데.. 얘기가 잘 않된 모양이예요"
"ㅋㅋ 멋지다.. 화이팅~~!"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 노조에 이러는걸 진귀한듯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데.. 난생 처음 가입한 푸르미노조는 이랬고 나에겐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모습이다. 회사의 칼끝은 언제나 비정규직을 내쳐 손아귀에 넣은 다음 정규직을 겨냥한다. 집안밖에서 갖은 고초를 감내하며 살아가시는 우리 어머니. 남성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우리 어머니들의 강인함과 포용력이 이 모든 난관을 슬기롭게 넘고도 남은 듯 하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그리스도교는 핍박받던 히브리노예들의 역사이며 구세주의 강생과 부활사건으로 완성된 가장 보잘것 없는 노예들의 계시 종교였다는 사실이 우연의 일치일까? 가만 살펴보면 부당함에 저항한 기억에 남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모두 핍박받던 힘없는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노조이름과 단결 투쟁이 크게 세겨진 남색조끼, 사실상 비정규직이 철폐하자는 의미의..자동선임 전환하라 고 씌어진 노란 리본, 비정규직 10년째다! 해도 너무한다! 라는 몸벽보 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끝나자 본조서 신라면 박스에 보내왔다.
별 준비가 없었던 나는.. 리본만이라도 모두 착용해 순차적으로 모두 입자는 계획을 세웠다. 물론 난 다입고. 최후.. 나 하나 입고 매장을 휘젖고 다니는 것도 아주 의미가 없진 않을 듯 하였다.
"노조원들은 파업기간에 자율복을 입으며 조끼, 리본을 착용합니다. 물론 입기가 거북하신 분도 계실텐데.. 조끼를 입고 일하는건 결국 나를 위한 일이예요.
모두 통일해서 결정했음하는데.. 의견주세요. ㅇㅇㅇ 올림"
오늘은 출근을 모구 안하신 듯 몇시간이 지나도 의견 메세지가 없다. 이번에도 혼자 입을건가.. 9년이나 흘렀는데... 휴.
<전면파업 전까지 행동 방침>
1. 제3자와 관련한 업무는 정상진행한다. (미화/시설용역사, 비용처리업무)
2. 출근시 이멜 한 개씩은 보낸다.
3. 틈나는대로 읽고 싶었던 책을 갖고다니며 읽는다. (독서 투쟁)
4. 무얼 해달라는 짜증내는 요구를 받았을땐 온화하고 공손히 지원부서에 요청하라 말씀드린다.
5. 투쟁조끼 착용이나 기타 지침을 조합원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함께살 수 있는 길임을 끝까지 설득하고 평소와 같이 생활한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