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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하던 오후.mp3 (7.23 MB) 다운받기]
꽃별선생님~~~
오늘은 음악계에 대해 쓴소리 좀 하려고 해요. 음악을 전공하는 분들을 보면요.. 시간당 얼마의 돈을 내고 음악을 배우죠. 점점 학년이 올라갈 수록 시간당 내는 돈이 많아집니다. 그리고는 대학을 가서 수만명의 음악인들이 쏟아지지만.. 정작 노래를 만드는 이들은 거의 없고 그동안 배운 돈을 다시 누군가에게 음악을 갈쳐주며 돈을 갈취합니다. 나 이만큼 들였으니 너도 음악좀 배우려면 그정도는 내라는 식인거죠. 돈이 없으면 음악도 배울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저는 음악이 돈에 종속되면 왜곡되고 온전한 음악이 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음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아마추어니까 이런 생각이 가능할겁니다.
꽃별선생님도 국악고를 나오셨겠지만.. 제가 볼때는 국중국고 나온 이들이 마피아처럼 국악계를 점령하고 나눠먹고 있어 국악은 언제나 정체된 듯이 보이고 있어요. 저는 은행열매를 돌려서 당첨된 중학교와 인문계고를 졸업했습니다. 80년대 후반 고1때 운동장을 울리던 북소리에 심장이 두근거려서 무턱대고 사물놀이 써클을 가입했지요. 거의 초창기 맴버인데.. 우리 학교가 주축이 되어 다른 고등학교에 사물놀이를 전파시켰습니다. 연습실은 계란판 붙여놓은 지하 골방이었는데.. 데모하다 짤린 대학생 형들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가끔 선배형들에게 줄빠따를 맞아가며 웃다리, 영남가락과 설장고 가락을 마스터하였죠. 그리고는 군입대 전까지 다합쳐 10여년을 사물악기를 연주했어요.
그때 함께 연습했던 선후배들 중 일부는 전문 연희패 활동을 20여년 넘게 하다 최근 코로나로 공장에 취직하였고 민예총 등지에서 다른 활동하고 있어요.
국악중학교, 국악고등학교는 본인이 좋아서 진학하는 곳이 아니고.. 재능이 있거나 부모님의 권유로 가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고등학교에서 국악을 접한 이들은 정말로 본인들이 좋아서 국악을 배우게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물론 국중, 국고를 위해 어려서부터 배운 이들의 기량을 고딩때 좋아서 무작정 국악을 배우는 학생들이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기량면에서요. 그러나 국악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무슨 인간문화재 전수 제자도 아닌 단지 국악이 좋아서 고딩때 배우게된 이들은 수십년이 지나고 보니 귀가 트여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국중, 국고 나온 사람이 치는 화려한 가락의 문제점을 감각으로 알아차립니다. 정말 마음으로 치는지 아닌지를요. 오래된 명인의 영상을 보면 왜 그분이 명인인지도 감각적으로 알아차리게 되고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ㅇㅇ누나 국악대 나온 그 음악감독 형님이 치는 장구는 뭔가 답답하게 들리고 한박자 늦는 느낌이예요."
"응??? 너도 그걸 느끼는구나?...!"
"ㅇㅇ누나 가락이 더 정확해요."
"그래? ㅋㅋ"
암튼 저는 처음 음악을 배울때 자존심 상하게 돈을 내고 음악을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럴거고요. 음악은 돈에 종속되면 안된다는게 저의 일관된 생각입니다. 종속되면 왜곡되니까요. 예전 체코나 러시아 오케스트라 음악이 좀 다르게 들리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거예요. 돈에 종속되지 않은 음악이요. 음.. 사실 많은 돈을 내고 음악을 배울만한 금전적 여유도 없어요. ㅠㅠ 그래서 심들어도 영상을 통해 지영희 해금산조를 독학하려고 하고 있어요.
꽃별님같은 음악가가 일본에서 음반을 처음 냈다는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꽉맥힌 국악계에 레프트 어퍼컷을 날리신거 같아 속이 후련하기도 합니다. 전에 국악방송 하실때도 꽃별님은 이러저러 틀에 얽메이지 않고 늘 깨어 있으셨던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다시 듣기가 안되서 아쉽지만요. 다음번엔 꽃별님의 라이트 훅을 기대하고 있어요. 이제 자녀가 초등핵교 즈음 들어갔을것 같은데.. 6학년까지는 곁에서 좋은 어머니로 잘 보살펴주시고 시간이 되시면 좋은 음악으로 다시 만나 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혼자서 연습을 하다보면 해금을 그냥 모셔놓게되는 시간이 생기는데요.. 이번 학기에는 평생교육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배우며 연습을 이어가고 있어요. 꽃별님의 해변의 노래를 이제는 그럴듯 하게 연주할 수 있게도 되었어요. 3년 연습하니 드디어 연주가 되네요. ㅋ 근데 평생교육원 선생님은 시립국악단에서 연주하고 계신데요.. 얼마전 노은아 곡을 정간보로 옮겨가니 악보를 잘못 연주하였습니다. 제가 옮겨간 G음이 맞는데.. F#으로 잘못 연주해서 저는 제가 잘못 옮긴 줄 알았더니.. 선생님이 잘못 연주한게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어요. D 음에 샵이 붙으면 반음이 올라가서 E와는 반음 차이가 나는건데 선생님은 姑(G)를 夾(F#)으로 잘못 연주하고 정간보가 잘못되었다고 한거예요. 권위에 의해 내가 잘못한 줄 알았지만.. 따지고 보니 제가 옳았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거지만요. 이렇게 권위에 의해 자행되는 잘못이 얼마나 많을까요? 특히나 이 국악계에서는 누구의 제자니 어쩌구하며 사부의 지시를 절대시할테니 더 심하겠지요.
내일 김장이라 오늘 퇴근하고 무수를 닦았습니다. 무수를 벼먹으니 가을 무수만의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건강하세요.
언제나 아무런 이유없이 꽃별 선생님을 응원하는 별많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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